[데스크 칼럼] 철강관세와 한미 FTA 협상의 전략적 접근

미국 발(發) 철강관세 폭탄이 국내 시장에 터질지 모두가 숨죽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수입품 25% 관세 부과 방안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의 ‘바기닝 칩(협상용 카드)’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우리 통상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두 차례에 걸친 방미 설득에도 미국은 한국을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의 효력은 오는 23일부터 발효된다. 이른바 트럼프 발(發) 글로벌 무역전쟁이 선포되는 것이다. 중국과 EU 등 관세조치 대상국들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거쳐 보복 관세로 대항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는 대응할 수단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철강업계는 전체 생산량의 40%를 수출하고 있다. 이 중 대 미국 철강계 수출은 지난해 기준 354만t으로 전체 수출의 10%를 넘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이번 행정명령 발동으로 미국 3위 철강 수출국인 한국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번 관세 부과로 3년간 한국의 경제적 부가가치 손실이 1조 3천여억 원에 달하며 실업자가 1만 4천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피해는 경기도도 예외는 아니다. 도내 소재 철강과 및 철강선 수출 업체는 대다수 중소업체이다. 가뜩이나 국내 수요 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관세마저 높아질 경우 가격 상승에 따른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하다. 최악에는 자금압박으로 인한 줄도산 현상까지 우려된다. 한국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 조사 결과, 지난해 경기도 미국 수출 가운데 철강 관련 품목인 ‘철강관 및 철강선’은 5억 7천700만 달러다. 이는 반도체(25억 1천900만 달러), 자동차(23억 4천100만 달러), 무선통신기기(21억 500만 달러)에 이어 대미 수출 품목 중 4위다. 문제는 이 불똥이 한미 FTA로 자연스럽게 옮아붙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미국과 무역법 232조와 관련된 추가 협의를 하는데 한미 FTA 개정 협상과 시기적으로 겹쳐 상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배제하기 어렵다. 자칫 철강관세의 국가면제와 품목제외 적용을 받기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 자동차 시장 추가개방이나 원산지 기준 강화 등 미국 측의 요구를 두 손 놓고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여기에 우리 정부의 마지노선인 농산물 분야까지 확대될 경우 국내 충격은 메가톤급이다. 이미 미국은 지난해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1차 회의에서 농산물 추가 개방을 요구한 바 있다. 당장 제3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 1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다.한미 양측은 지난 2차례의 개정협상에서 각각의 관심사항으로 제기된 사항들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와 협상 방안 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철강 관세와 한미FTA 협상의 연계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지난 9일 열린 ‘중견기업연합회 최고경영자(CEO) 조찬 강연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철강) 관세가 한미 FTA 협상 기간과 같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틀 안에서 미국과 많이 협의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협상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이후 관세 부과 안이 시행되기까지 유예된 시간이 너무도 촉박하다. 정부가 이번 협상에서 우리나라를 관세 대상국에서 제외하기 위한 묘안 찾기에 주력할 것이다. 이번 주가 고비가 되겠지만 미국은 중요한 안보관계가 있는 국가가 철강 공급과잉과 중국산 철강 환적 등의 우려를 해소할 대안을 제시할 경우 관세를 경감 또는 면제해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경제외교 채널 및 협상라인을 최대 가동하고 다자주의 틀을 활용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창학 경제부장

[데스크 칼럼] 2018년 청년 보릿고개

‘보릿고개’, 지난 가을에 거둬들인 양식이 바닥나고, 올해 보리가 미처 여물지 않은 5~6월을 말한다. 식량 사정이 매우 어려운 시기로 춘궁기(春窮期), 맥령기(麥嶺期)로도 불리운다. 예부터 우리의 농사기법은 천수답으로 하늘에 의지해 왔다. 가뭄이나 홍수로 농사를 망치는 경우가 허다했고 이때는 굶주림이 심했다. 특히 봄에서 초여름에 이르는 보릿고개 기간은 쉬이 넘기기가 어려웠다. 우리는 통일벼를 기억한다. 다수확 품종으로 배고픔을 해결해 준 녹색혁명의 상징이다. 해방 후 보릿고개 시절을 털어내 준 단초다. 경제 발전과 진화된 문명 속에 이제는 추억이 됐지만 말이다. 하지만, 2018년 보릿고개가 청년 실업으로 이어져 답답하다. 미래세대 청년들이 극심한 취업 보릿고개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설문자료를 공개했다. 대학생 5명 중 2명이 올해 1학기에 휴학할 계획이란다. 무려 3학년이 48.3%, 4학년은 45.6%다. 이유는 주로 ‘학자금 마련(43.6%)’ ‘취업 위한 사회경험(26.7%)’ 등이다. 취업에 배고픈 청년들의 실상을 보여주는 결과치다. 청년실업 문제는 통계청의 2017년 4분기 및 연간 지역경제동향 자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말 전국의 실업자는 모두 102만 명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하지만,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9.9%까지 치솟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청년층 가운데 43만5천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은 무려 21.6%에 육박한다. 그렇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청년실업률은 왜 상승하는가?’ 보고서를 보면 짐작이 가능하다. 이 보고서는 치솟는 청년 실업률 배경으로 우리나라 청년인력 수준의 동질성에 초점을 맞췄다. OECD의 국제성인역량조사치를 인용, 우리나라 25∼34세 청년 역량분포가 중간에 밀집돼 있고, 격차가 매우 작다는 점에 주목했다.중간 밀집 층은 취업시장에서도 사무직, 생산직 등 중간수준의 일자리만 고집했으나 정작, 이런 일자리는 기술혁신으로 빠르게 소멸되면서 수급 불균형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동질적으로 양성된 청년들이 3D 등 저숙련 일자리 기피 현상을 보이면서 청년실업의 기폭제가 된 셈이다. 실업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기업의 신규채용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경제적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이 투자에 인색한지 오래됐다. 투자는 제대로 하지 않고 회사 금고에 돈을 쌓아놓고 있다는 얘기다. 채용도 소극적이다.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사업이 효과를 보기까지 일정기간 시일이 필요할 듯하다. 청년 고용에 따른 세제혜택 등 다양한 지원책이 기업현장에서 적절히 소화해 내는 것도 문제다. 여기에다 최저임금 상승, 근로시간 단축이 침체된 고용시장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을까 우려감도 적지 않다. 기업 및 노동환경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불거지는 삼중고다. 청년실업은 관련 지수와 통계 등으로 분명히 사전 시그널이 제시됐다. 그럼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과오는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더 이상 방관만 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 각계의 전방위적 지혜가 필요할 때다. 김동수 지역사회부장

[데스크 칼럼] 가상화폐 대책, 더는 중구난방식이어선 안 된다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의 오락가락 발표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급기야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원금까지 날린 20대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안타까운 상황까지 발생했다. 그동안 금융위원회는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해 유사수신행위를 적용해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법무부는 ‘제2의 바다이야기’를 언급하며 거래소 폐지를 강하게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재화가 아니어서 무관하다는 태도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금융이 아닌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과세에 집중했고, 한국은행은 가상화폐에 부정적 시선을 던졌다. 가상화폐에 정의가 없다 보니 각 부처가 자기 입장만 내세웠다. 특히 정부의 가상화폐 컨트롤타워는 금융위원회에서 법무부로, 다시 국무조정실로 바뀌었다. 이 같은 정부 부처 간 이견과 가상화폐를 다룰 컨트롤타워가 매번 바뀌면서 가상화폐 정책도 오락가락해 시장의 혼란만 가중됐다. 현재 정부의 가상화폐 컨트롤타워는 국무조정실로 일원화되어 있지만 금융위, 기재부, 법무부 간 명확한 정책 조율이 되고 있지 않다. 가상화폐 대책이 더는 중구난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 정부는 가상화폐 시장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실명제와 과세 등을 통해 투기를 막아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시급한 것은 가상화폐에 대한 명확한 정의부터 내리는 것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명확한 규제 방향성을 제시한 다음, 과세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시장의 혼란을 막고 투자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다. 가상화폐 투자자가 300만 명에 달하고 하루 거래액이 수조 원에 이르는 현실을 고려할 때, 해킹에 무방비로 노출된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보안실태를 점검하고 거래의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해킹을 당해 5천600억 원에 달하는 가상화폐를 도난당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거래소 3곳이 해킹사고로 고객정보가 유출됐고, 지난해 말 한 가상화폐 거래소는 해킹으로 파산절차를 밟기도 했다. 특히 정부는 우리나라 일부 가상화폐 거래소가 북한에 해킹을 당해 피해액이 수백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중 가상화폐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가상화폐 규제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지난달 28일 마감됐기 때문이다. 관례에 따라 청와대 수석이나 각 부처 장관은 한 달이 되어가는 오는 27일 전까지 가상화폐와 관련된 정부 입장이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는 가상화폐는 규제하고 블록체인은 육성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해당 기술 분야 전문가들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은 분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중앙의 통제나 간섭을 탈피하는 데서 출발한 공개형 블록체인은 가상화폐라는 보상체계 없이 유지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상화폐 규제가 블록체인 기술의 약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의 부작용은 막되, 기술은 살려야 한다. 가상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은 미래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가상화폐가 투기나 불법거래에 악용되는 일은 막아야겠지만, 가상화폐의 근간인 블록체인 기술이 정부의 잘못된 규제 때문에 사장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투기와 탈법을 법적 테두리 안에서 규제하고 가상화폐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데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이관식 디지털콘텐츠부장

[데스크 칼럼] 수원 아이스하키팀 창단, 큰 틀에서 바라봐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수원이 때아닌 아이스하키팀 창단 논쟁으로 뜨겁다. 수원시가 1월23일 현 여자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데려와 팀을 창단하겠다고 발표한 직후부터다.이날 염태영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결성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평창 올림픽의 평화유산이다. 수원시가 이런 역사적 의미를 계승 발전시키고자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창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수원시의회 야당의원 17명은 즉각 반박 성명을 내고 “유소년 아이스하키팀도 하나 없는 수원시가 왜 정부가 해야 할 실업팀 창단을 하려는지 알 수가 없다. 사전협의도 없이 팀 창단을 결정해 발표하는 건 시민과 시의회를 무시하는 태도”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이 같은 논란의 배경은 시가 연간 20억 안팎의 예산이 들어가는 아이스하키팀 창단을 시의회와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인 발표를 했다는 것에 대한 불쾌감과 함께 사상 첫 남북 단일팀을 승계해 실업팀을 창단하려는 의도가 문재인 대통령의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방문시 애로사항 청취 후 이뤄진 것에 따른 중앙정치권의 영향이 작용했다는 설이 파다하다. 하지만 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수원시의 여자 아이스하키팀 창단 논란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팀 창단을 정치 논리가 아닌 스포츠 논리로 풀고, 업무 처리에 따른 절차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라도 집행부가 명쾌하게 설명하면서 사과와 함께 시의회, 시민사회의 동의를 구하면 된다. 의회 역시 앞으로 창단 과정에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여론을 수렴하고 창단에 따른 이해 득실 등을 꼼꼼히 따져 판단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치러내면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개최에 이어 세계 8번째로 동ㆍ하계 올림픽을 치른 국가다. 이런 관점에서 국내에 단 한 개의 팀도 없는 여자 아이스하키팀 창단은 주체가 누구든 간에 꼭 필요한 일이었다. 더욱이 사상 첫 남북 단일팀인 여자 아이스하키 팀을 인계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담고 있는 의미는 충분하다. 수원시는 그동안 ‘스포츠 메카’를 자부해왔음에도 불구, 동계종목 육성은 외면해 ‘반쪽 스포츠 도시’라는 오명을 썼다. 수원시는 스피드스케이팅의 봉주현, 이재식, 김용미, 최재봉, 박승희, 쇼트트랙 박세영, 노도희와 같은 국가대표 선수들을 배출해 왔으나, 최근 시설부족으로 맥이 끊겼다. 여기에 2002년부터 탑동아이스하우스에서는 전국동계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수원이글스를 비롯, 유치부와 초등부 각 2개, 중등부 1개, 성인 클럽팀 3개 등 총 8개 클럽팀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영통구 하동에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수원복합체육시설의 아이스링크만 건립되면 수원시는 숙원인 동계종목 육성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 의회나 시민사회가 염려하는 막대한 운영비도 꼭 지자체 예산만 고집할 것이 아니다. 국가적으로 필요한 팀을 창단해 운영하는 만큼 정부ㆍ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의 지원을 이끌어내고, 기업의 스폰서쉽을 적극 활용하는 마케팅을 펼친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국내에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전무한 것도, 앞으로 동계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에서 여자 핸드볼처럼 성장하고 활약할 팀을 선도적으로 육성한다는 데서 수원시가 명분을 찾을 수 있다. 대한민국 첫 여자 아이스하키팀 창단을 둘러싼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보다는 명분과 실리를 살리는 데 집행부와 의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시민사회가 성원을 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황선학 체육부장

[데스크 칼럼] 인천시장 선거, 큰 그림으로 승부해라

6·13 지방선거를 통해 ‘민선 7기 300만 인천호’를 이끌 인천시장 후보군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자유한국당 유정복 시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박남춘, 윤관석 국회의원, 김교흥 국회 사무총장, 홍미영 부평구청장, 국민의당 문병호 전 의원, 이수봉 시당위원장, 정의당 김응호 시당위원장 등이 민선 7기 인천호 선장을 자처하며 새로운 인천을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력 후보측 간에 재정건전화 성과를 놓고 벌이는 설전을 보면 이번 선거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마치 재정건전화만으로 시장 선거의 승패를 가르겠다는 기세들이다. 지난 2010년 5회 지방선거 당시 송영길 후보(민주당)가 안상수 시장(한나라당)의 ‘인천시 부채 7조 원’ 문제를 공략해 인천시 입성에 성공했고,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는 유정복 현 시장이 송영길 당시 시장의 ‘인천시 부채 13조 원’을 공격해 승리한 점을 감안하면 후보들 입장에서는 핫 이슈에는 틀림없다. 5, 6회 시장 선거는 재정위기가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재정건전화가 쟁점이다. 그러나 인천이 대구와 부산을 넘어 2대 도시로 도약한다는 마당에 재정건전화를 선거 주요 이슈로 삼기에는 걸맞지 않는다. 재정건전화는 단지 인천 성장을 위한 여러 가지의 필요조건 중 하나일 뿐이다. 유 시장은 자신의 주장대로 임기 중 재정건전화를 이뤘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그 재정건전화라는 도화지에 어떤 큰 인천의 미래를 그릴지를 제시해야 한다. 재정건전화 성과만으로는 대한민국 2대도시를 운운하기에는 궁색하다. 유 시장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재정건전화를 꾀하는 동안, 다른 한 켠에서 목말라 했던 인천의 큰 비전을 이번에는 내놓아야 한다. 나머지 도전 후보군 역시 부채 감소에 흡집을 내기보다는 팩트를 인정하고, 유 시장보다 더 좋은 비전을 제시하는 방법이 더 좋은 인천을 만들겠다는 도전 명분에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인천은 세계 1위 인천공항과 국내 1등 경제자유구역, 항만, 신항 등 충분한 성장 동력을 갖추고도 중앙정부의 규제와 권한에 가로막혀 성장통을 앓고 있다. 인천은 300만 도시를 외치고 있지만 뚜렷한 대표 산업도, 관광도 없다. 특히 관광분야는 랜드마크 하나 없는 관광 불모지나 다름없다. 바다와 섬이라는 천혜의 조건과 인천국제공항, 수도권 인구 2천500만명이라는 단단한 배후 여건까지 갖추고 있지만 대표 관광 상품이라고는 차이나타운 정도가 고작이다. 부천과 통영시 등 인구 100만 이하 도시들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동피랑 마을과 같은 상징성 있는 관광 상품으로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 나서는 시장 후보들이야말로 인천의 수많은 구슬을 어떻게 꿰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도시 인천을 만들어 나갈 계획을 시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시대적으로도 지방분권이라는 호재를 만나고 있다. 각종 수도권 규제를 비롯해 경제자유구역과 항만 정책, 수도권 매립지, 인천국제공항 운영 등 인천의 성장동력 대부분이 중앙정부 권한에 발목이 잡힌 인천으로서는 이번 선거가 더없는 기회다. 인천 시장선거는 더 이상 재정건전화 정도로 승패를 볼 수 있는 동네 선거가 아니다. 보다 큰 그림으로 승부하고, 인천의 비전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데스크 칼럼] 6·13 지방선거 후보자들! 문화에도 관심을

연초부터 6ㆍ13 지방선거 때문에 지역이 어수선하다.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는 물론 기초자치단체들도 차기 단체장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단체장 후보자들은 이미 물밑에서 이름 알리기 등에 나서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승패는 얼마나 민심을 읽느냐가 관건이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은 어떻게 해서든 시민들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후보자 자신을 어떻게 알릴지에 대한 고민 등 선거 전략 수립이 그만큼 중요하다. 최근의 선거 공약 추세를 보면 복지 쪽이 대세다. 무상 복지 시리즈 등을 내세워 재미를 본 정치인들이 많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부터 복지 공약 전략이 중요해졌고, 너도나도 자신만의 복지 분야 공약 수립에 공을 들인다. 자신들의 치적으로 삼을 만한 대형 개발 프로젝트 관련 공약도 빠지지 않는 내용이다. 지역의 풀리지 않는 현안 해결사로 나서기도 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공약 속에 문화 분야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도 경기도지사 후보자들의 공약집을 살펴본 적이 있다. 여ㆍ야를 떠나 문화 분야에 대한 공약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문화 분야는 선거 때만 되면 찬밥신세가 되기 일쑤다. 이번 6ㆍ13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도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문화 분야는 소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단 행정기관, 지방의회에서 문화 분야 관심이 떨어졌다. 일례로 경기도가 몇 년 전부터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며 준비했던 경기 정명 천년 사업 예산이 반 토막 났다. 2018년 경기 정명 천년을 맞았는데도 불구하고 경기도는 물론이고 경기도의회에서도 천년 관련 사업 자체에 시큰둥한 분위기가 반영됐다. 이와 관련, 설원기 경기문화재단 대표는 경기천년 기념사업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시작도 하기 전에 김이 빠진 형국이 됐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쓸 수 있는 예산은 한정돼 있다. 그래서 우선순위가 매겨진다. 그 우선순위를 정할 때 단체장의 역할과 의지가 중요하다. 어디에 관심이 많으냐에 따라 우선순위가 뒤바뀐다. 도시개발, 교통에 관심을 두느냐, 복지에 관심을 두느냐에 따라 민선 단체장의 4년 동안 지자체 사업 순위가 결정된다. 건설, 교통, 복지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분야는 없다. 종합 행정을 하는 지자체들이 모두 신경 써야 할 부분이지만 유독 문화 분야는 정치인들의 관심 밖이라는 점이 아쉽다. 그 생각 밑에는 표가 안된다는 인식과 문화 시설 등에 투자할 경우 전시 행정이라는 비난을 받아 왔던 통상적인 경험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 대형 문화 고증사업을 추진한다거나 수십억원을 들려 중요 유물을 구입하는 일, 수천억원이 드는 전용 공연장을 건립하려면 호화, 예산낭비라는 비난이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고 시민들의 인식도 달라졌다. 어떻게 설득하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지지를 받기도 하고 욕을 먹기도 한다. 그만한 가치가 있고 명분이 있을 때 사업은 빛을 발하고 꼭 필요한 사업이 된다. 시민들도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면서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세대와 세대 사람과 사람을 하나로 만드는 것 또한 문화다. 경기도민으로서 공통의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 31개 경기지역 지자체 주민들이 각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 또한 문화다. 올해 6ㆍ13 지방선거에서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문화 관련 공약이 발표되고, 보다 많은 문화 자치단체장이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이선호 문화부장

[데스크 칼럼] 지방분권 개헌은 국민의 염원

무술년(戊戌年) 정가의 화두는 개헌이다. 오는 6월1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 영향도 있지만 지난해 우리 손으로 뽑은 현직 대통령을 탄핵한 참담함이 더 큰 이유다. 더 이상 대통령제하의 무소불위 권력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민의 뜻이다. 지방 시각에서의 개헌은 지방분권 개헌이다. 대통령 임기를 결정하는 권력구조 개편인 개헌이 아니라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는 지방분권, 자치분권, 재정분권이 전제다.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장 63명이 지난 2일 “지방분권 개헌하라”며 대국민 공동 신년사를 발표했다. 자치단체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동 신년사를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처음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수원시 등 전국 지자체마다 자치분권협의회를 발족,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자치분권 공감대 형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자치단체장의 바람은 권력구조를 바꾸는 동시에 지방이 균형 있게 발전, 상생하는 것이다. 비단 단체장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뜻도 같다. 언론의 신년 여론조사에도 ‘개헌 시기’ 의견이 팽배했지만 ‘개헌’ 그 자체에서는 찬성 응답이 우세했다. 또 응답자 다수가 바람직한 정부형태로 5년 단임제나 분권형 대통령제보다 4년 중임제를 선호했다. 이원집정부제나 의원내각제를 찬성하는 응답도 있었지만 결국 개헌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은 어떤가. 지난해 말 여야는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활동시한을 오는 6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이에 따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청와대 신년인사회에서 만나 한국당이 개헌특위 위원장을, 민주당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합의했다. 개헌에는 뜻을 같이 하지만 개헌안 마련 시기가 여전히 쟁점이다. 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한국당은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야 대치로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양당 간의 틈새를 좁히지 못할 경우 2월 중 국회 개헌안 마련도 물 건너가게 된다. 결국, 절차상 이번 선거에서 개헌이 어렵게 된다. 여기에 부정적인 시각도 상당수다. 지방분권 국가로 운영한 적이 없는 우리나라가 성공할 수 있느냐며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되묻는다. 또 지방분권이 되면 관(官) 주도 정책 결정 및 그에 따른 공직자 비리, 지방의원들의 이권 행사 등을 시기상조의 이유로 꼽는다. 결국, 지방분권이 토착 세력을 위한 세상만 만들 뿐이라는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우리 국민의 시민의식은 이미 세계 선진국도 놀란 수준이다. 지난 촛불집회 때 국민의 역량을 세계에 충분히 보여줬다. 정치권은 지역논리, 당리당략에 매몰되지 말고 지방분권을 전제로 한 개헌에 속도를 내야 한다. 지방자치 20여 년을 지나면서 이미 지방행정의 수준은 중앙정부의 울타리를 넘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정부가 언제까지 지방정부의 보호자 역할을 해야 하는가. 여야가 지방분권 수준과 추진방법 등 쟁점이 되는 사안마다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지방분권 개헌 자체를 어렵게 할 수 있다. ‘물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개헌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높고 정부의 개헌 의지가 결합한 지금이 지방분권 개헌의 최적기, 골든타임이다. 김창학 정치부장

[데스크 칼럼]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학창시절에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를 물으면 주저 없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고 말합니다. 하루에 버스라곤 고작 네 번 지나는 시골서 살다 서울로 전학해 오니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에 놀랐습니다. 시장에 갔는데 간고등어 외에 생선 종류가 너무나 많아 또 놀랐습니다. 그리고 어마 무시한 영화 상영관의 화면 크기에 놀랐습니다. 학교 단체 관람차 간 서대문극장서 본 영화가 마가렛 미첼의 소설로 읽었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습니다. 동시 상영관에서 중국 소림사를 주제로 한 영화나 미 서부극, 얄개 시리즈에 익숙한 여중생에게 실제 같은 음향과 화려한 색깔의 의상, 압도할만한 화면은 눈을 휘둥그렇게 만들었습니다.그건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익숙한 지금 청소년들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특히 깜찍하고 도발적인 여주인공 비비안 리도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잘생기고 남자다운 클라크 게이블도 선망의 대상이었기에 감동은 더했습니다. 하지만, 가슴과 머리에 동시에 남은 것은 오늘 아무리 고달파도 내일은 또 다른 날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강한 메시지였습니다.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의 마지막 대사 ‘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는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스칼렛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사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라고 번역되면서 명대사로 기록됐습니다. 올 한해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사고도 잦았고, 천재지변도 있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올 1년이 10년 같았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얼마나 하루가 길었으면 10년 같다 했을까요. 그런데 어느새 1년이 후딱 지나갔다며 아쉬워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살다 보면 하루가 1년 같은 날이 있고, 1년이 지났는데도 하루를 산 거 같이 아쉬운 날도 있는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니 저도 올 한 해는 좀 길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단한 날이 많았다는 뜻이지요. 비단 저만의 모습은 아닐 겁니다. 취준생의 하루도 그럴 것이고, 육아로 지친 나머지 ‘내 아이는 언제 크나’라며 지켜보는 맞벌이 주부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내년 시급이 오르면 아르바이트생의 얼굴은 밝아지겠지만,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소상공인은 벌써부터 한숨만 난다고 하소연합니다. 금리가 오르고, 내년 더 오를 거라는 예고에 이자로 생활하는 사람들이야 입가에 미소가 번지겠지만, 은행 빚 얻어 어렵게 집 장만한 가장들은 학비에 이자 걱정까지 잠 못 드는 날이 늘어납니다. 1천400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우리 경제의 ‘뇌관’입니다. 국가가 나서 가계 빚을 줄이겠다고 각종 정책을 쏟아내지만, 생계 걱정에 보험마저 깨야 하는 소시민에게는 먼 나라 얘기입니다. 주택자금 대출받아 생활비로 쓴다는 가정이 느는데 가계 빚이 줄을 리 없습니다. 10년 전이나, 5년 전이나, 내년도 경제가 좋아질 거라는 전망은 없습니다. 그래도 잘 버텨온 한 해를 뒤로하며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대사를 떠올려 봅니다. 힘차게 떠오르는 해의 기운을 받아 내년에는 하는 일마다 잘 됐으면 합니다. 일자리가 늘고 월급이 오르면 사고 싶은 것도 다 살 테니 경제도 살아나겠죠. 정동진부터 부산 태종대와 제주의 성산일출봉까지 해맞이 명소들은 많지만, 꼭 멀리 갈 필요는 없습니다. 고양 행주산성도 그렇고 성남 판교공원 마당바위나 수원 광교산, 팔달산도 해를 보며 희망을 품기에는 충분해 보입니다. 내년은 분명히 좋은 일이 많아질 거라 소원해 봅니다. 올 한해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박정임 지역사회부장

[데스크 칼럼] ‘갈길 먼’ 통합 체육단체 2년

통합 경기도체육회가 통합 2주년을 맞이한다. 2015년 12월29일 ‘새로운 시작, 하나된 체육’을 기치로 전국 17개 시ㆍ도 가운데 3번째로 통합돼 거대 체육단체로 탄생한 통합 경기도체육회는 외형상 ‘연착륙’(軟着陸)을 이룬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하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밀어붙이기식으로 이뤄진 체육단체의 통합은 ‘물리적 통합’만 이뤄냈을 뿐, 두 단체가 완전한 통합을 이뤄 체육 발전의 공통 분모를 가지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화학적 통합’은 이루지 못했다. 대한민국 체육을 앞장서 이끈다는 자부심이 충만한 경기도 체육 역시 화학적인 통합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 체육인들의 중론이다. 경기도 체육은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간의 통합 과정에서 ‘선(先) 도체육회 통합, 후(後) 경기단체 및 시ㆍ군체육회 통합’의 명제에 따라 통합 경기도체육회가 먼저 출범하고, 이후 1년여의 긴 시간 동안 종목 경기단체들이 통합을 이뤄냈다.이 과정에서 시ㆍ군체육회와 도의 일부 종목단체들은 비교적 수월하게 통합을 이룬 반면, 일부 단체는 상당한 통합 진통을 겪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심한 산통(産痛)을 겪으며 통합된 종목단체 중 몇몇은 아직도 통합 임원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 등으로 지루한 법정 싸움을 하느라 단체가 양분돼 있기도 하다. 또한 통합 단체들 중에는 전문체육인과 생활체육인 사이 갈등의 미봉합으로 인해 ‘불안한 동거’를 이어가는 단체도 상당수에 달한다. 통합 추진과정에서 우려됐던 여러가지 문제들이 현실화되고 갈등이 심화되면서 통합 목적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당초 두 체육단체를 통합하는 목적은 이원화된 체육단체 업무를 일원화시켜 선진국형 선순환 구조의 체육 발전을 이루려 함이었다. 경기도 역시 생활체육의 활성화를 통한 전문체육의 발전과 전문체육을 통한 생활체육 진흥을 목표로 통합 체육회를 출범시켰다.그러나, 통합 2주년을 앞둔 경기도 체육은 조직의 거대화 속에 내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주체들 간의 밥그릇 싸움 또는 권력 암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체육계에서는 체육단체의 통합으로 인한 발전은커녕 오히려 경기도 체육이 퇴보했다는 자조적(自嘲的)인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체육단체의 통합이 모두 부정적인 결과를 낳은 것 만은 아니다. 일부 종목단체들 중에는 당초 통합의 취지대로 양 분야 관계자들이 슬기롭게 조화를 이뤄 경기도체육회가 표방하는 ‘전문체육의 생활화’와 ‘생활체육의 전문화’를 이뤄내고 있기도 하다. 통합 2주년을 앞둔 경기도체육이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게 느껴지고 있고 화학적 통합 또한 요원하다. 이는 태동 단계부터 화학적 통합보다는 물리적인 통합에 방점을 두고 성급하게 밀어붙인 결과 탓이다. 이제 되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어차피 가야 할 통합의 길이라면 기득권을 내려놓고 다시 한번 올바로 가야하는 길의 퍼즐 조각을 맞춰야 한다. 그 작업은 체육인 스스로 이뤄내야 할 몫이고, 감내해야 하는 과정이다. 아무리 갈 길이 바쁘다고 해서 또다시 ‘바늘 허리에 실 매어 사용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황선학 체육부장

[데스크 칼럼] 2017 청년 농부 공감 토크콘서트

냉기가 제법 살갗을 애인 지난 6일, 청년 농부들이 안산을 찾았다. 미래 경기 농업의 주인공들로 농업 농촌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이날 농업 최일선에서 자신들이 겪었던 애환을 솔직 담백하게 털어놨다. 또 농업의 무한가치에 반해 사회적 관심 부족을 따끔하게 지적했다. 청년 농부들의 이야기가 오간 ‘2017 청년 농부 공감 토크 콘서트’ 현장이다. ‘청년과 농부’란 단어를 생각하면 답답하다. 미래세대의 주인공으로, 또 미래산업의 주역인 이들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탓일까? 청년부터 보자. 지금의 청년들은 장래 목표를 찾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을 찾지 못한 청년들이 부지기수다. 이는 청년 지수로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고용률은 61.3%로 1년 전 61.1%보다 0.2% 상승했지만, 청년 고용률은 1년 전 42.4%에서 42.2%로 역행했다. 실업률 추이도 마찬가지다. 10월 실업률은 3.2%로 1년 전보다 0.2% 줄어든대 반해 청년 실업률은 8.6%로 0.1% 되레 상승했다. 10월 기준으로 18년 만에 가장 높았다. 게다가 체감실업률은 무려 21.7%에 육박, 청년 5명 중 1명이 사실상 실업 상태다. 이들의 아픔은 결국 ‘불행복’으로 이어졌다. 재단법인 행복세상의 ‘국민 행복도’를 보면 20대 청년층의 경우 52.3%가 행복하다고 응답, 6년 전 조사 때 66.2%보다 13.9%p 줄었다. 이 조사에서 눈여겨 불만 한 것은 소득과 행복이 비례했다는 점이다. 청년들의 문제는 이뿐 아니다. 통계청이 올 3분기 1인 가구 평균 소득을 따져보니 1년 전보다 6만 1천 원 줄어든 167만 8천으로 나타났다. 주된 원인이 노령층 증가도 있지만, 취업난으로 혼자 사는 20~30대 청년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한국노동연구원이 OECD 장기실업자를 조사한 결과, 올 들어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가 월평균 14만 4천여 명이었는데 이 중 청년층이 무려 43.6%를 차지했다. 반면 OECD 회원국 평균은 29.5%였다. 농부(농업ㆍ농촌)로 들어가 보자. 지난해 기준 경기도 농가호수는 12만 2천여 가구, 농가인구는 32만 5천여 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농가의 소득은 4천97만 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겉으로 보아 그럴듯한 액수다. 하지만, 실상은 녹록지가 않다. 농업인들이 농사를 통해 벌어들인 소득이 1천만 원 미만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3천여만 원이 농외소득으로 결국 농사가 생활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 농협이 주도하고 있는 농가 5천만 원 소득시대 행보 또한 이런 농촌 농부의 아픔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희망은 엿보인다. 지난해 전국의 귀농과 귀촌 가구는 각각 1만 2천875가구, 32만 2천508가구로 전년도보다 916가구, 5천99가구 늘었다. 이 중 20~30대 청년 귀촌 자는 무려 44.5%를 차지할 만큼 높았다. 또 최근 농촌진흥청이 조사한 귀농 귀촌 실태를 보면, 20~30대 귀농 귀촌 인은 중노년층과 달리 농촌정착에 어려움이 있어도 농촌 정착을 재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농촌에 정착하려는 청년들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청년 농부 콘서트는 미래농업의 희망 소리다. 농촌을 찾고 또 농업을 이야기하는 청년들에게 용기와 격려가 필요하다. 이날 남경필 도지사의 청년 농부 콘서트 방문이 경기 농업사의 한 획으로 남길 기대해 본다. 김동수 경제부장

[데스크 칼럼] 인천시립장례식장은 오로지 시민 복지 몫이다

▲ 유제홍 인천본사 부국장 인천시가 추진 중인 첫 번째 시립장례식장 건립 절차가 심상치 않다. 시는 인천가족공원(옛 부평공동묘지) 내에 지역 첫 시립장례식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자체 예산을 투입해 저소득층 시민을 중심으로 장례비 부담을 대폭 낮추고 원스톱 토탈 장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애인(愛仁)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해왔다. 장례식 비용도 일반 장례식장 비용의 60% 수준이다. 인천가족공원에 시립장례식장이 들어서면 장례식부터 화장과 봉안까지 모든 장례 절차가 한 장소에서 원스톱 서비스로 이뤄진다. 장례시설은 고인과 가족 모두에게 가장 소중한 공간인 만큼 그 어느 복지시설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시설이다. 특히 시립장례식장은 오로지 시민만의 것인 만큼 300만 시민이 기대하는 바 또한 크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예산 확보를 위해 지난해와 지난달 2차례에 결쳐 열린 시 재정투자심사에서 위원회는 ‘수혜 주체를 확정한 사업계획 재 수립’이 필요하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보완조치를 내렸다. 주변에서는 위원회의 보안 조치에 대해 ‘수혜 대상은 당연히 인천시민이고, 장례식장은 비영리 수준의 복지시설 차원인데 무슨 사업계획을 수립하라는 것’이냐며 사실상 부결을 위한 핑계적 결정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 담당 부서 역시 사실상의 부결 의미로 받아들이고 재정투자심사 재 상정을 포기한 상태이다. 이 와중에 시의 또 다른 부서에서는 인천의료원이 건립비를 투입하고 운영까지 진행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만년 적자에 허덕이는 인천의료원의 수입 증대 방안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인천지역 일반 장례식장 업계의 반발이나 보이지 않는 압력이 작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까지 보내고 있다. 시청의 담당부서 간부와 직원조차 ‘잘 모르겠다’라거나 ‘특별하게 할 말이 없다’라며 뒷 걸음질 치기 바쁜 모양새 또한 의아스럽기만 하다. 담당 부서에서 잘 모른다면 누가 알고 있다는 것인지? 만에 하나라도 이 같은 증후들이 사실이라면 유정복 표 ‘애인(愛仁)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시립장례식장 건립 취지는 완전히 퇴색되고 만다. 당연히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추가 배려 폭도 움 추러 들 수밖에 없다. 수원시의 연화장을 비롯해 부산, 울산, 세종, 천안, 창원시 등은 이미 시립장례식장 직영을 통해 양질의 장례 서비스를 복지 차원에서 제공하고 있다. 300만 인구 인천의 추진 시기가 이미 늦은 만큼 타 지역보다 더 나은 시설을 만들어야 하는 마당에 당초의 복지서비스 취지까지 훼손된다면 낭패일 뿐이다. 다행히 인천가족공원은 옛 부평공동묘지 당시의 혐오시설 이미지에서 벗어나 쾌적한 공원시설로 변모했다. 최근에는 온 가족이 함께 찾는 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곳에 저렴하고 편리한 장례식장까지 들어선다면 인천시민에게는 더 없는 복지 서비스가 될 것이다. 장례시설은 인간에 있어 가장 경건하고 소중한 곳이다. 더구나 시민을 위한 시립장례식장이라면 불순한 사심이나 정치적 계산이 어느 틈 하나 끼워들 곳이 없다. 유제홍 인천본사 부국장

[데스크 칼럼]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함께 사는 길

▲ 김창학 부장 세계적 자국 우선주의 흐름 속에 이데올로기 대립의 시대는 가고 경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신(新) 냉전시대’다. 경제 생태계의 생존싸움에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이 급변하는 국내ㆍ외 여건과 시대를 앞서가기 위한 대한민국 리빌딩 해법은 수도권 규제 폐지다. 수도권 규제는 특히 경기도와 다른 광역 시ㆍ도 간에 풀기 어려운 숙원이다. 대한민국 발전에는 뜻을 같이하지만 해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로 견해와 입장을 모르는 바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제도는 지속성장 즉,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완화하거나 폐지를 주장하는 수도권과 지방 경제를 살려 지역 균형 발전을 실현하려면 규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비수도권의 논리가 35년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수도권에 대한 지역 의미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으나 우리나라는 수도권정비계획법에서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서울특별시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변지역인 인천광역시, 경기도로 규정한다. 이 제도는 토지의 이용관리 측면에서는 도입됐다.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제, 그린벨트 규제, 군사시설보호구역 규제, 한강수계규제가 대표적이며 구체적으로는 수정법, 군사시설보호법 등 모두 10여 개의 규제법과 제도가 있다. 외국에서는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등이 수도권에 속한다. 이들 나라도 규제가 있었지만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두 폐지했다. 일본의 경우를 보자. 자국 수도권에 인구와 산업이 과도하게 집중되자 1950년대 수도권 정비계획법, 공업제한법을 제정, 도쿄에 있는 특별구와 무사시노 시, 미티카 시를 공업제한지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지난 1990년대 말 경제 거품 붕괴 여파로 장기불황이 지속되고 기업들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되자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한다. 의회는 첫 단계로 공업제한법을 폐지(2002년)하고 정부는 2009년부터 수도권 정책의 패러다임을 ‘규제’에서 ‘발전’으로 바꾸면서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7개의 국제전략 특구를 지정, 규제 족쇄를 본격적으로 풀었다. 그 효과는 불과 5년 만에 나타났다. 도쿄 도심 등에 3개 특구를 조성했으며 그중 ‘아리아 헤드쿼터(head-quarter) 특구’는 규제 철폐ㆍ과세 특례 등을 통해 남아공의 아스펜 파마케어ㆍ호주 타이거 스파이크ㆍ이탈리아 GVS 그룹 등 모두 41개의 다국적 기업 아시아 본부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둔다. 이후 도쿄를 포함한 6개의 국가전략 특구를 지정, 설비투자ㆍ연구개발(R&D투자) 등에 파격적인 세제 지원을 하며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이분법적 사고의 규제 정책에 묶여 있다. 몇 해 전부터 우리나라가 겪는 수도권 기업의 해외 이전 가속화, 외국기업 투자 외면, 서비스업 위주로의 산업구조 재편 등 사회ㆍ경제 현상이 일본의 수도권 규제 폐지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수도권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까닭이다. 비수도권 논리대로 규제 완화, 폐지가 반드시 해결책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의 수도권 정책변화와 그 성과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광역권의 초강대도시로 육성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할 때다. 한계에 봉착한 대한민국,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성장의 길이 ‘혁신성장’이라는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악마의 사슬’로 불리는 수도권 규제의 굴레를 버리고 광역 시도별로 세계 주요 대도시와 경쟁할 수 있도록 ‘공간혁신’ 전략을 마련, 국토를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 한다. 김창학 정치부장

[데스크 칼럼] 나눔, 기부 활성화, 투명성 확보가 생명

연말이면 등장하는 구세군 자선냄비. 무심히 틀었던 TV 속 불우이웃의 딱한 사정을 보고 눈물을 찔끔거리며 ARS 후원 전화 버튼을 누르기도 한다. TV, 라디오에서 나오는 국내외 알려진 사회복지 지원 단체들의 후원 광고가 마음을 움직이기도 한다. 불행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본인의 잘못이든 아니든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이들을 돕겠다는 기관, 단체들도 과거에 비해 늘어났다. 이상적인 국가라면 불우이웃을 국가에서 다 보살펴 주면 좋으련만 말 그대로 이상적인 국가에서 실현 가능하지 현실과는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민간 구호 단체나 봉사단체들이 사회 안전망의 빈틈을 메우는 소중한 역할을 한다. 구호 단체를 믿고 기부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낸 돈이 필요한 곳에 잘 사용될 것이라고 믿는다. 아니 믿고 싶어 한다. 문득 내가 기부한 돈이 잘 쓰일까 생각이 들다가도 잘 사용될 거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한다. 그러나 가끔 터지는 기부금 유용 사건 등이 마음에 걸린다. 크고 작은 기부금 유용 사고는 잘 정착돼 가는 기부 문화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후원금이 본연의 목적과 다르게 쓰인다고 하면 더 이상 그곳에 기부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은 아직까지 충격 여파가 남아 있다. 억대 기부금을 받은 그의 이중적인 행태에 배신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더 나아가 기부, 후원 분위기 위축도 우려되고 있다. 최근 한 사회복지단체 관계자를 만났다. 후원 업체가 부도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규모가 큰 구호단체들은 국민들의 신뢰가 높지만 중소 사회복지단체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 여파가 돌아올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대부분의 사회복지단체 직원들은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데 일부 부도덕한 사람이나 단체로 인해 사회의 기부, 후원 분위기가 식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들도 최순실 사건 탓에 협찬이나 후원을 줄이겠다고 하니 걱정이 더 늘었다고 한다. 특정 단체에 후원이나 협찬이 쏠리는 현상도 혹시라도 돈이 잘못 사용될까 하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이제 시대가 변했다. 그냥 정으로 믿고, 잘 쓰겠거니 생각하며 지나갔던 시절은 끝났다. 기부를 하더라도 어떻게 사용하고 내가 낸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잘 쓰이고 있다는 수준의 공지로는 안 된다. 구체적인 사용처 통보로 잊을 만하면 터지는 기부금 사고와 기부문화 위축을 예방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회복지단체들은 기부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있지만 기부자들의 작은 의심조차 해소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올해도 2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쌀쌀한 날씨 속에 훈훈한 정을 기다리는 불우이웃들이 있다. 후원자가 사라진다면 이들이 기댈 곳은 없다. 올해 연말연시에도 어김없이 역전에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가 들리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이 온도 탑이 올라갈 것이다. 연말 불우 이웃을 생각하게 하는 계절, 사회 기부 시스템도 보다 투명해지고 기부와 나눔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선호 문화부장

[데스크 칼럼] 막말의 부메랑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 조조의 권세는 그야말로 막강했다. 한(韓)나라 마지막 황제 헌제(獻帝)를 허수아비로 세워놓고 온갖 권력을 향유했다. 그럴 즈음 공융(孔融)이 조조에게 예형(衡)이라는 인물을 천거했다. 공융은 공자의 20대손으로 당시 세간에서는 현자로 알려져 있던 인물이었다. 공융은 “예형의 본성은 도에 합치하며 묘안은 곧 신령을 안고 있는 듯하다”며 극찬했다. 조조 역시 예형의 뛰어남을 알고 있던 터라 공융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러나 예형의 반응은 달랐다. “조조는 신통치 않은 인물”이라며 폄훼하며 만남을 거절했다. 조조는 예형의 말에 기분이 상했다. 그렇지만 공융의 거듭된 설득으로 예형은 결국 조조를 만났고, 그에게 의탁하기로 했다. 당시 조조 곁에는 수많은 책사 중 순욱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러한 순욱을 본 예형은 “초상집 문상과 병든 사람 문병이나 할 인물”이라고 격하시켰다. 또 조조의 책사 순유에 대해서는 “묘지기 노릇이나 할 인물”이라고 했다. 당대의 명장 허저를 향해서는 “말이나 소를 기를 인물”이라고 깎아 내렸다. 그러면서 예형은 조조 곁에 있는 많은 책사와 장수들을 향해 “이들은 옷을 입었으니 몸은 옷걸이요, 밥 먹으니 밥주머니다. 또 술을 마시니 술독”이라며 거침없이 독설을 내뱉었다. 조조와 그의 측근들은 이러한 예형을 두고 이를 갈았다. 단칼에 숨통을 끊어놓고 싶었다. 그러나 조조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조직에 분란만 일으키는 인물을 곁에 둘 수 없었다. 결국 조조는 꾀를 내 형주에 있는 유표에게 예형을 보내기로 했다. 유표 역시 예형의 뛰어난 지식을 동경했지만 사람 됨됨이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기꺼이 예형을 맞이했다. 그러자 예형은 글을 지어 유표에게 올렸다. 글을 본 유표는 “형주에는 예형을 따라올 자가 없다”며 극찬했다. 그러자 유표의 측근들도 유표에게 글을 지어 올렸다. 이를 본 예형은 한심하다는 듯 비웃으며 이들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인물들 곁에 두고 있는 유표가 한심하다며 조목조목 지적했다. 화가 난 유표는 참지 못하고 강하에 태수로 있는 황조에게 예형을 보냈다. 성격이 급한 황조였지만, 그는 예(禮)를 존중하는 인물이었다. 비록 예형의 독설이 상처를 주더라도 예로 대하면 응당 존중받을 것으로 여겼다. 황조는 예형이 올린 글을 보고 감탄하며 극진히 모셨다. 예형을 위한 연회에서 난리가 벌어졌다. 예형이 황조를 향해 “당신은 사당(祠堂)의 귀신이다. 그것도 반만 죽은 귀신”이라며 막말을 퍼부어 댔다. 이를 참지 못한 황조는 결국 예형을 끌어내 목을 벴다. 이를 두고 조조가 한마디 던졌다. 진정 부유설검(腐儒舌劍)이라고. 이 말은 진부한 선비의 혀는 칼이라는 의미다. 고루한 지식인의 독설은 자신을 죽인다는 뜻이다. 언어는 생각의 표현이다. 생각은 그 사람의 세계다. 언어는 그 사람의 세계를 보여주는 표현인 것이다.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을 보여준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정치권의 막말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국정감사장에서의 막말은 물론이고 여야간의 정쟁이 있는 곳에서는 막가파식 언어가 난무한다. 물론 여기에는 유명인도 한몫 거들면서 막말잔치의 정점을 이룬다. 막말은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키고 대중을 선동하는 기능도 있다. 하지만 막말은 결국 자신의 목을 겨냥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정제된 언어로 세련된 토론이 이어지는 우리나라 정치권을 보고 싶다. 이영수 인천본사 부국장

[데스크 칼럼 ] 인천복지재단, 산고를 타산지석으로

지난 10여 년간 추진돼 온 인천사회복지재단 출범이 막바지 산고를 겪고 있다. 그동안 지역 사회에서는 재단 설립의 필요성과 정치적 이용 문제와 기존 민간복지와 업무 중복, 민간 복지시설 관리 상의 옥상옥 문제 등이 엇갈리며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18일 열린 ‘인천복지재단 설립 시민토론회’에서도 역시 복지재단에 대한 필요성부터 관심과 애정어린 지적과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복지재단 설립 필요성에 대한 전반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복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인천시 복지 예산(2017년 기준)도 시의 총예산 8조3천132억원의 28.58%에 달하는 2조3천758억원 규모로 성장한 것이 효율적인 종합 관리를 위한 복지재단 설립 필요성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의 사회복지전문가들은 정책 개발의 기본 자료이자 효율적인 사회서비스 제공을 위한 필수 조건인 사회복지시설 평가 인증제도의 활용을 인천복지재단의 기본 방향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평가 인증이 사회복지시설 전문가와 관계자들은 사회복지 연구와 조사, 정책개발을 통해 양질의 복지 서비스를 수혜자들에게 올곧게 전달하라는 임무를 인천복지재단에 요구하고 있다. 인천이 300만 인구 대도시인데다 복지예산 2조원대로 증가한 만큼 사회복지 관련 연구 조사가 취약한 점을 감안해 연구 인력 증원의 필요성 지적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복지재단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중요한 지적사항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역 시민단체는 기존 민간 복지의 기능 강화와 공공 복지 간의 조화를 요구하고 있다. 인천복지재단 업무에서 제외된 기부 관련 활동과 일부 연구 활동 등은 민간 복지를 활용해 보완적 관계를 유지하는 방안 모색도 필요하다.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활동하고 있는 민간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 방안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민간 복지시설 종사자들이 복지 정책의 기본 수혜 대상(시민)이 아닌 복지서비스 제공자 입장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서비스 공급자에 대한 기본 복지가 이뤄져야 건강하고 양질의 복지 서비스도 제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27일 인천복지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이미 입법예고 한 상태에서 열리는 토론회 의견 반영 여부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지역사회는 수많은 논쟁을 통해 인천복지재단 출범을 담금질하며 막바지에 와있다. 인천복지재단은 인천시민의 선진 복지를 향해 힘겨운 레이스를 달려왔다. 지난 10년 세월 동안 끊임없이 제기된 제안과 지적들은 출범을 앞둔 인천복지재단의 가장 중요한 근간을 이루는 힘이 될 것이다. 이 즈음에서는 복지재단 필요성에 따른 성급함보다는, 우려들에 대한 신중함이 더 절실해 보인다. 인천복지재단, 산고(産苦)를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 힘찬 출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유제홍 인천본사 부국장

[데스크 칼럼] 아이슬란드, 월드컵 본선 진출이 주는 메시지

‘꿈의 球宴’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이 8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각 대륙별 러시아행 본선 진출 국가가 속속 가려지면서 지구촌은 벌써부터 월드컵의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유럽과 남미를 비롯 아시아, 북중미 대륙의 본선 직행 23개국이 확정된 가운데 남은 본선 진출 티켓은 9장으로, 아직 3개조의 진출국이 가려지지 않은 아프리카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확정할 6장만이 남아 있다.지난 한 주 지구촌 축구팬들은 세계축구의 ‘양대 산맥’인 유럽과 남미의 전통적인 강호 포르투갈, 아르헨티나가 호날두, 메시의 활약에 힘입어 극적으로 본선에 오르는 것을 지켜본 반면, ‘4강 단골’인 네덜란드와 남미 챔피언 칠레, 7회 연속 본선 진출국 미국의 탈락이라는 충격도 접했다. 하지만 포르투갈, 아르헨티나의 기사회생과 네덜란드, 미국, 칠레의 탈락보다 더 큰 세계 축구 뉴스는 단연 ‘겨울왕국’ 아이슬란드가 강호들이 즐비한 유럽 예선에서 당당히 조 1위로 사상 첫 월드컵 본선에 오른 것이다. 아이슬란드의 본선행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빅뉴스가 된 것은 수원시 영통구와 비슷한 인구 34만명의 ‘초미니 국가’라는 것과 남한과 비슷한 면적임에도 불구, 국토의 80%가 빙하 또는 호수, 용암지대로 이뤄진 열악한 여건 때문이다. 또한 연중 8개월 이상이 영하권 날씨로 실외 축구보다는 실내 인조잔디구장에서 하는 축구가 익숙한 나라다.적은 인구에 열악한 환경 탓으로 아이슬란드는 불과 7년 전까지만 해도 FIFA 랭킹이 112위에 그칠 정도로 세계축구의 변방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스포츠를 복지의 개념에서 접근한 정부의 과감한 정책 입안과 투자가 지구촌을 강타하는 ‘축구 태풍’을 몰아치게 했다. 아이슬란드 정부는 약물ㆍ알코올 중독과 흡연 등 청소년들의 일탈이 위험수위에 이르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998년부터 국가 차원의 사회복지 사업으로 동네마다 스포츠센터와 체육관을 건립하고, 체육활동을 권장했다. 그 결과 청소년들의 약물 남용과 흡연, 알코올 중독률이 눈에 띄게 감소한 대신 그들의 체육활동 인구는 점차 늘어나 전국민적 생활체육 분위기가 확산됐다.아이슬란드의 스포츠 복지정책 효과는 국민의 심신 건강 증진은 물론,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핸드볼에서의 은메달 획득에 이어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 쾌거까지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이 선순환적 구조로 함께 발전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또한 축구 대표팀 감독의 직업은 치과의사, 두 명의 골키퍼는 영화감독과 법학사 등 직업군도 다양하다. 이는 어려서부터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온 데다 실업률 감소로 인해 운동을 중도에 그만두더라도 쉽게 직업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기에 가능했다. 이는 대한민국 체육이 주목할 대목으로,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은 별개가 아닌 같은 뿌리를 두고 상호 유기적으로 순환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를 단순한 신체적 활동과 건강 유지를 위한 수단만이 아닌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치유하며,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활용하는 복지의 개념으로 정책을 편 것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에 반해 우리의 체육정책은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효과만을 중시하고, 체육을 정치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아직도 변화하고 가야할 길이 멀기만 하다. 학교체육 역시도 입시 교육에 밀려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등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이번 아이슬란드 축구팀의 사례를 통해 스포츠가 우리 사회를 얼마나 변화시키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황선학 체육부장 체육부장

[데스크 칼럼] 아직도 목마른 ‘SK하이닉스’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는 SK하이닉스의 질주가 매섭다. 반도체 시장의 호황세에 틈타, 기업의 가치 증진을 통해 세계로의 도약이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시다. 과거 암울했던 시기를 지나 이제 글로벌 경제의 한복판에서 용트림을 하고 있는 SK하이닉스다. 세계경제는 바야흐로 반도체 시장이 주도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9월호)는 경기도의 주력 유망 업종으로 단연 반도체를 꼽고 있다.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 수출과 투자를 이끌어내며 향후 수년간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확언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2분기와 7월 중 전년 동기대비 각각 71.2%, 94.3% 증가하면서 1분기(54.9%)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런 수출 호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반도체 주력 생산품인 낸드플래시와 D램 제품의 수요가 향후 2~3년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의 중심에 서 있는 국내 대표적 기업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31%에 육박하고 있는 삼성에 비해 아직은 미약하지만, 낸드플래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바 인수 시 그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삼성에 견줘 낸드플래시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낸드플래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뛰어들면서 판도 변화가 예고됐고 현재 5위권인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을 2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발판으로 평가된다. 일본 도시바는 28일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한·미·일 연합과 메모리반도체 사업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투자를 위해 3950억엔(약 4조 원)의 투자금액을 확정됐다. 도시바 메모리 인수 총금액 20조 원 중 20% 규모다. 이럴 경우 향후 도시바 메모리에 대한 의결권 지분율을 15%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도시바 메모리가 상장할 경우 상당액의 자본 이득까지 취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주가도 연일 상승세다. 이날 현재 8만 원대 초반에서 조정국면을 맞고 있지만, 여전히 상승 기조다. 다음달 13일 전후 영업이익이 포함된 3분기 실적 발표까지 앞두고 있어 주식시장에 탄력도 예상된다. 이에 맞춰 이날 또 다른 호소식이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2천억 원을 투입, 본사가 위치한 이천캠퍼스에 R&D센터를 착공키로 결정했다. 낸드플래시 업체 도시바 인수에 발맞춘 과감한 R&D 투자다. 센터는 지상 15층, 지하 5층에 연면적 약 9만㎡ 규모로 조성되고 향후 4천여 명 이상의 고용 창출까지 전망된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이천시 또한 반색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올해 거둬들일 지방세는 지난해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스산했던 이천캠퍼스 주변 부발 아미리 지역 상권도 활활 되살아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래저래 즐거운 비명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949년 국도건설(주)을 뿌리로 현대가를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대시절(하이닉스 반도체)때에는 그룹이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쇠퇴의 길을 걷기도 했다. 암울했던 과거 기억이다. 하지만, 아픔은 옛일이 됐고 이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만이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아직도 목이 마르다. 김동수 경제부장

[데스크 칼럼] 이데올로기보다 도민과 국민이 먼저다

역대 민선 경기지사를 두 글자로 평한다면 임창열 지사는 ‘행정’이다. 도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면 법도 바꾸는 코뿔소 같은 추진력은 경기 공직자뿐만 아니라 중앙 부처 공무원들도 인정하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손학규 지사는 ‘중도’로 정치력과 행정을 절충하는 화합 스타일이다. 김문수 지사는 ‘꼼꼼’이다. 작은 사업 하나라도 직원들의 보고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보고 납득할 때까지 따지고 또 따져본다. ‘7급 주사보’ 별칭도 이 때문이다. 1기 이인제 지사는 임기 도중 사퇴해 제외한다. 그렇다면 민선 6기 남경필 지사는 어떨까. 어느덧 3년의 도정을 이끌어 온 남 지사는 ‘연정(聯政)’이다. 남 지사의 연정은 독일 슈뢰더 전 총리의 개혁과 대타협이 모티브다. 남 지사가 정치적 동지애를 갖고 있는 슈뢰더 전 총리는 2003년 노동시장ㆍ산업ㆍ조세정책 등 광범위한 분야의 ‘아젠다 2010’이라는 국가개혁을 추진한다. 사회민주당 출신의 중도좌파 수상인 그가 노동자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는 정권임에도 복지 지출 감소, 기업 소득세 완화 절세 등 성장 중심의 우파 노선을 택했다. 좌파 수상이 복지ㆍ분배보다 경제 성장을 우선했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지만 결단을 내린 것이다. 당연히 인기는 곤두박질치고 지지기반마저 등을 돌리면서 총선에 패배해 수상직에서 물러났다. 그럼에도 지지기반의 반발을 감수하고 정책을 추진한 이유는 단 한 가지. 자신의 조국 독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위기의식이다.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기보다는 나라와 미래를 위해 선거 패배의 위험을 기꺼이 감수한 이유다. 더 놀라운 점은 슈뢰더 전 총리의 정권을 이어받은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의 메르켈 수상이 정책을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것이다. 당이 추구하는 바는 달라도 국민을 위한 정책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유럽의 병자(病者)’라는 비아냥 소리를 듣던 독일은 유럽 최대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했다. 우리나라 정치현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전 정권의 업적을 지우고 매도하는 것이 우리 정치의 씁쓸한 현실이다. 국민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정치권이 협치(協治)를 외치고 있지만 여야는 “골목대장”, “조폭정권” 등 서로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여전히 쏟아내며 설전(舌戰)을 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기분 좋게 합의, 해결되는 것이 없다. 매사 네 탓만 하며 발목 잡기에 급급해 ‘골든타임’을 놓친다. 그 힘든 일을 남경필 지사가 하고 있다. 연정을 하면서 집행부와 의회, 의회 정당 간 새로운 시스템으로 혼란을 겪고 파행 위기도 여러 번 있었다. 최근에는 ‘일하는 청년시리즈’ 3개 사업을 놓고 집행부와 의회가 팽팽한 기싸움을 하며 본회의가 몇 차례 연기됐지만 양측이 합의문에 전격 서명했다. 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승적 차원에서 남 지사의 역점사업을 모두 수용한 것이다. 청년 실업과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해소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에 공감하고 손을 맞잡는 통 큰 대타협은 우리 정치에 큰 교훈이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차기 경기지사를 운운하며 연정에 대해 섣부른 여러 예측이 떠돈다. 박승원 민주당 대표가 지난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정치를 위한 연정인지, 도민을 위한 연정인지’. 그가 청년 일자리 정책에 합의한 뒤에 올린 글이라 쉬 넘길 수 없다. 알듯 모를 듯한 이 문구 행간에 여러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政治)는 정도(正道)다. 보수ㆍ진보의 이데올로기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도민, 나아가 국민이다. 김창학정치부장

[데스크 칼럼]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귀뚜라미를 양식하는 사업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 무려 650명으로부터 201억원 상당을 가로챈 유사수신 업체 대표와 직원들이 경찰에게 붙잡혔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부천 소재 사무실에서 사업설명회를 열어 제2의 대체식량인 귀뚜라미 사업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투자를 유도했다.피해자들을 전세버스에 태워 시흥시 등에 마련한 귀뚜라미 비닐하우스 양식장에 데려가 작업과정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1계좌당 240만원을 투자하면 3개월 뒤 배당금으로 원금을 모두 돌려주고 이후 9개월간 연이율 212%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였다. 피해자 대부분은 60대 이상 노인이었다. 가상화폐사업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면서 1천명에게서 투자금 16억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단도 적발됐다. 이들은 자체 개발한 한방비누 등을 중국 유명 인터넷 쇼핑몰인 A사에 납품하는 회사라고 소개하고는 A사에 통용되는 가상화폐 1페이당 30~50원이 조만간 200원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고 꾀었다. 가상화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노인들이 대상이었다. 1계좌당 65만원인데 1~2개 계좌씩만 사면 부담이 적을 거라고 했다. 노인들의 쌈짓돈을 노린 것이다. 지난 6일 안성에선 대학교수를 사칭해 주부들을 울린 50대 여성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2012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펀드에 투자하면 2배의 수익금을 주겠다며 주부 10여 명으로부터 모두 5억 8천5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정부 투자펀드와 평창동계올림픽 투자펀드 등을 운영하고 있다는 말에 속아 적게는 2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 8천만원까지 빼앗긴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사회부장으로 있으면서 도내 31개 시군서 올라오는 매일 다른 사건과 사고를 접하고 있지만, 내용만 다를 뿐 똑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당한 사기 관련 기사가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저금리 시대에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투자 유혹에 속아 어렵게 모은 돈을 한순간에 날려버린 내용이다. 피해자들은 외벌이 남편의 부담을 덜어주려한 가정주부나 은퇴 후 이자 수입으로 살던 노인 등이 대부분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특히 노인 대상 범죄는 홀로된 노인들에게 접근해 가족과 같은 유대감을 형성한 다음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전 재산을 가져가서는 소식을 끊어 외로운 노인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삼킨다’는 속담이 있다. 양잿물이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의 독성이 있는데도 받아먹는다고 하니 공짜가 주는 달콤함이 얼마나 큰지 가늠이 간다. 특히 퇴직금을 은행에 넣어놓고 이자로 생활해 온 고령의 은퇴자들은 저금리 시대에 원금마저 까먹어야 하니 고수익 유혹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하면, 우선 높은 수익을 얻으려면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즉시 떠올려야 한다. 그런 기회가 나에게까지 올만큼 운 좋은 사람이었는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가족들은 물론 주변 사람들도 홀로 사는 노인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금융당국도 은행이나 저축은행의 금리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고수익과 원금 보장을 제시하면 일단 투자사기를 의심해 금융감독원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문의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걸 깨닫고 터무니없이 고수익 보장 운운하면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 더는 안타까운 투자 피해 기사는 안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정임 지역사회부장

[데스크 칼럼] 인천시 재정 샴페인, 과하면 독배 된다

민선 6기 유정복 호의 요즘 화두는 재정 전화를 통한 시민행복 실현이다. 지난 3년간 시민과 함께 이룬 재정 건전화를 시민 행복으로 돌려준다는 의미이다. 2014년 최고 39.9%에 달했던 인천시의 채무비율이 3년 만에 재정 정상 단체 조건인 채무비율 25%보다 낮은 24.1%까지 떨어져 재정 위기 주의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 최고 3조 2천581억원이었던 시 본청의 금융채무는 2년6개월 만에 8천956억원 줄었고, 그 밖에 부채 및 공사 공단을 포함한 총 부채는 2조7천억원 감축됐다. 그동안 지급하지 못했던 법정경비 등 감춰졌던 채무 6천283억원 해소까지 포함하면 부채 총 감축액은 3조3천억원이라는 것이 인천시의 설명이다. 유정복 호의 재정 건전화에 대한 평가는 정치적 시각 등에 따라 엇갈리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인천시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알짜 국비’인 보통교부세를 2015년부터 2천여억원씩 증가한 4천억원 이상씩을 매년 확보하는 것은 앞으로의 시 재정 운영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시는 이처럼 재정 운영이 정상궤도에 진입함에 따라 사회복지, 문화, 교육, 환경 등의 분야에 재원을 우선 배정해 재정 건전화의 성과를 시민행복사업으로 실현하는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은 유 시장의 시정 이념인 시민 행복 추구와, 내년 지방선거 준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방편으로 보인다. 물론 지난 3년간 함께 허리띠를 졸라맨 시민에게 재정 성과를 돌려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지나친 샴페인이 자칫 독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看過)해서는 안된다. 유정복 호의 재정 건전화는 역대 최고 수준의 국비와 보통교부세 확보가 큰 역할을 했지만,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힘입은 토지 매각 활성화와 지방세 증대라는 운도 함께 했다.또 기반시설 토목사업이나 SOC사업을 자제한 것도 한몫을 했다. 앞으로도 이 같은 3박자가 맞아 주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정권이 바뀌었고, 부동산은 규제가 강화되고, 도로개설 등 각종 기반시설 토목사업 요구 민원이 쌓여가고 있다. 앞으로의 재정 시계가 지난 3년간의 재정 시계보다 훨씬 힘겨울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듯한 대목들이다. 이미 힘겨운 재정 시계가 돌아가고 있기도 하다. 인천시가 묶은 현안 해결 차원에서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루원시티 개발사업은 벌써부터 ‘재정 폭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년째 지연된 이 사업의 조성원가 3.3㎡당 2천만원에 달하면서 준공 시 2조원 이상의 적자가 우려된다는 것이 주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이 사업은 인천시가 도시공사 등을 거치지 않고 직접 LH와 50대50 지분으로 ‘사업 후 정산’ 방식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적자 예상액의 절반인 1조원의 재정 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재정 투입이 필요한 각종 기반시설 토목사업도 줄을 이어 기다리고 있다. 2014년 아시안게임 지방채도 2029년까지 매년 900여억원씩 총 9천억원 이상을 더 갚아야 한다. 여기에 한번 시작하면 영구적으로 지속해야 하는 복지 예산까지 짜임새를 잃는다면 앞으로의 인천시 재정 부담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불요불급(不要不急)한 곳에까지 샴페인 잔을 채우다가는 자칫 재정 재 악화라는 독배가 될 수 있다. 적절하고 현명한 재정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민과 인천시, 유정복 시장 모두를 위해…. 유제홍 인천본사 정치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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