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지금은 트라우마 시대

#몇년전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안성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앞서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급정거하는 바람에 뒤따라오던 대형 트럭에 받혀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찌그러진 차량이야 수리해서 고치면 되고, 몸이 다친 거야 치료를 통해 완치되는 거라 별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자를 괴롭히는 것이 있다. 바로 하얀색 트럭이다. 사고 가해차량이 흰색 트럭인 탓에 도로를 달릴 때 비슷한 차량이 붙으면 나도 모르게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긴장된다. 도로 위에서 우왕좌왕하던 기자의 모습까지 겹치면서 영원 같은 순간을 종종 경험한다. #친분이 있는 한 선배는 엘리베이터를 아예 타지 못한다. 수십 층의 고층 빌딩도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 남들에게는 건강을 생각해 엘리베이터를 안 탄다고 해명하는 이 선배의 말 못할 사정은 이렇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 부모에게 다락방에 갇혀 체벌을 당한 것이 주원인이라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엘리베이터나 창문이 없는 방 등 막힌 공간에만 있으면 숨이 꽉 막혀 버리는 공포감이 생겨버렸다는 것이다. 트라우마는 일반적 의학용어로는 ‘외상’을 뜻한다. 심리학에서는 ‘정신적 외상’이나 ‘영구적인 정신 장애를 남기는 충격’을 말한다. 사고로 인한 외상이나 정신적인 충격 때문에 사고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됐을 때 불안해지는 것이다.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를 동반하는 일이 많고, 장기간 기억되는 것이 특징이다. 트라우마가 대한민국 전체를 뒤덮고 있다. 나라 안팎으로 충격적이고 괴이한 사건, 공포감을 조성하는 상황 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정신적 외상을 호소하는 국민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병행, 한반도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키며 전쟁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굉음을 동반한 비행기 소리만 들어도 뉴스 속보를 뒤지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하루 이틀을 멀다 하고 동반자살, 백골상태로 발견된 딸, 낙동강변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초등생 아들, 여섯 살배기 입양 딸을 죽여 유기한 엽기적 양부모 등. 연일 발생하는 끔찍한 사건들도 정신적 충격을 가하면서 매번 헤어나올 수 없는 답답함을 안기고 있다.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은 트라우마 시대의 정점을 찍었다. 지난달 12일 발생 이후 현재까지 458회의 여진이 일어나면서 경주시민은 물론 한반도 전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많은 사람이 SNS를 통해 지진 발생시 꾸려야 할 짐 목록과 대처 방법 등을 공유하며 불안감을 드러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상처는 상처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휴식운동 등 자신을 사랑하기, 친구와 가족 간 대화 등을 제안한다. 대중매체와 인터넷 사용 중단도 있다. 반복적으로 정신적 충격을 준 장면이나 관련 소식을 재생하면서 더 깊이 상처 속으로 빠져들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기나 인터넷이 되지 않는 산속으로 들어가면 모를까. SNS 한 두 개쯤은 필수로 운영하고 원하지 않아도 각종 정보에 노출된 현대인에게 비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가장 현실적인 트라우마 극복 방안은 ‘사람’에 있다. 깊어가는 가을, SNS로 소식을 전하는 대신 내 친구 혹은 내 가족과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이용성 사회부장

[데스크 칼럼] 김영란법과 국회의원

대한민국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전국을 휘몰아치고 있다. 김영란법이 당초 취지대로 자리 잡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김영란법 대상 400만 명의 국민들은 시행 첫 날, 도청·시청 등 관공서 구내식당을 찾고 더치페이 하며, 고급 음식점서 접대 받지 않기 위해 저녁 약속을 피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였다. 우선 시범케이스 1호에 걸리지 않기 위해 몸사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불편할 수 있지만 김영란법을 지켜보려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안쓰럽기까지 하다. 또 지자체, 초·중고교, 언론사 등은 김영란법 시행에 맞춰 청탁방지담당관을 임명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강화하는 등 달라지려 하고 있다. 김영란법은 상식선에서 생각하면 된다고 김영란법 강사들은 강조한다. 이처럼 국민들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 # 하지만 김영란 법을 통과시킨 국회의원들도 변화하고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추석을 앞두고 선물을 받지 않는 등의 모습은 보여줬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잃고 있다. 국민들의 신뢰다. 20대 국회가 출범한지 4개월이 지났지만 19대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시작은 좋았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역시다. 20대 국회가 양보없는 협상으로 원구성 법정시한을 넘기자 국민의당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 세비를 받지 않기로 결정하고, 국회 최다선(8선)인 서청원 의원(화성갑)이 통큰 결정으로 답답했던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의 물꼬를 트게 만든 모습 등은 신선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첫 국감은 파행을 맞고 있고, 강 대 강 대치 속에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바랐던 협치는 보이지 않고 중재자도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국감을 마친다면 일하는 국회가 아닌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린 역대 최악이라 불리워졌던 19대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20대 국회에 대한 기대가 커서 그런지 실망도 크다. ‘20대 국회 임기 4년 중 4개월 밖에 지나지 않아 조금 더 기다려 달라’, ‘아직은 역대 최악 19대와 비교·평가하기에 이르다’는 말이 국회의원들간 회자되면 모를까. 될 성 싶은 나무 떡잎부터 안다고 했다. 이 말이 틀리기 바랄 뿐이다. 또한 19대 대통령 선거가 15개월 정도 남았지만, 이미 대선 정국 블랙홀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선심성 정책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잠룡들은 대선이라는 목표를 향해 줄을 서고 있다. 단체장들도 임기는 아랑곳 않고 100m 달리기 출발선에 선 주자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는 듯 해서 아쉽다. 20대 국회는 그야말로 일하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 여소야대 속에 출범한 20대 국회는 협치를 내세우고, 협치를 통해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식물국회로 전락한 19대 국회를 심판한 결과가 바로 3당 구도다. 여야 모두 협치를 요구한 국민들의 2016년 4월13일 선택을 명심했으면 한다. 정근호정치부장

[데스크 칼럼] 반복되는 쌀값 폭락 언제까지 지켜볼 텐가

올 추석에 받은 선물 중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경기농협 여성복지실서 보내온 쌀과자다. 맛이 좋은 데다 추석을 앞두고 쌀값이 폭락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오는 때에 농심(農心)을 생각한 마음이 예뻐서다. 허기를 달래는 데도 그만이었다. 밀가루로 만든 과자에 비해 쉽게 부스러지긴 했지만, 우리 땅에서 재배한 쌀로 만든 거라는 장점을 넘어설 정도는 아니었다. 본격적인 추수를 앞두고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쌀 농가들은 해마다 떨어지는 쌀값에 가슴에 멍이 들었다고 하소연한다. 경기농협 등에 따르면 올 추석 이전에 생산돼 지역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수매한 조생종 벼(40㎏) 1포대 가격이 지난해보다 3천~4천 원가량 떨어졌다. 산지에서 여주 조생종 벼(40㎏) 수매가는 지난해 7만3천 원 하던 것이 올해 7만 원으로 3천 원 하락했고, 이천 RPC 역시 지난해보다 가격이 3천 원 내려간 6만7천 원에 수매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경기미 전체 평균가(20㎏)도 지난해 4만7천~8천 원 선보다 5천 원가량 내려갔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가을볕이 좋은 데다 태풍도 비켜가면서 대풍(大豊)을 예고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쌀 생산량이 평년보다 3.5% 많은 418만4천t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만생종 벼가 나오면 쌀 가격은 더 내려갈 게 뻔하다.햅쌀은 그렇다 치고 남아도는 쌀이 더 걱정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경기도를 포함한 전국 쌀 재고량은 175만t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시기 143만t보다도 많아졌다. 경기도내 21개 미곡처리장 창고에만 2만1천700t의 쌀이 재고로 남아 있다.생산은 느는데 소비가 줄어드니 당연한 결과다. 지난 1985년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28.1㎏이었는데, 2015년에는 62.9㎏으로 30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대신 밀가루는 통계가 잡힌 2012년을 기준으로 1인당 연간 소비량이 35kg으로 쌀의 절반을 넘어섰다. 국민의 식생활이 밀가루 의존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벼 대신 콩 등 타 작물 재배와 농지제도 개편, 직불제 개선 방안, 고품질 쌀 생산촉진, 사료용 벼 재배, 쌀 가공산업 활성화 등을 포함한 ‘중장기 쌀 수급 안정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올해 수확기를 앞두고 쌀값 폭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정부와 청와대, 새누리당이 지난 21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절대농지’로 묶여 있던 농업진흥지역의 해제 등을 통해 벼 재배면적을 줄여 쌀 공급과잉에 따른 대책을 세우겠다고 발표했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쌀이 남아도는 것은 일시적 현상이지만 쌀 재배면적을 줄이는 것은 영구적이어서 자칫 식량안보를 위협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쌀 소비를 늘리는 거다. 그렇다고 국민을 향해 쌀 소비를 늘려달라고 애원할 수도 없다. 이미 입맛이 달라진 세대에게 밥 많이 먹으라고 호소한다고 식생활이 바뀔 리 없다. 밥보다 과자나 빵, 특히 피자나 햄버거, 파스타 등을 선호하는 신세대가 좋아할 만한 음식을 쌀을 이용해 개발하고 소비가 촉진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만 한다. 대세 프로그램인 ‘쿡방’, ‘먹방’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쌀을 이용한 음식이나 가공품을 자꾸만 보여주고 먹고 싶게 만들어야 소비가 이뤄진다. 경기농협 여성복지실처럼 기특한 생각을 한 기업이나 개인을 포상하는 것도 방법이다. 농민들이 자식처럼 가꾼 논을 갈아엎는 모습을 매년 되풀이해서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박정임 경제부장

[데스크 칼럼] 김영란법 시행과 2016년 추석

말 많던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이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시행령이 의결돼 28일부터 시행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012년 8월 처음 김영란법을 발표한 지 4년1개월 만에 법적 절차가 마무리된 것이다. 주요 내용은 그동안 알려졌고 정부 부처에서 논의됐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공직자와 언론인 등이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부조의 목적 등으로 받을 수 있는 음식물·선물·경조사비의 상한액이 각각 3만 원, 5만 원, 10만 원 그대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개한 기준에 따르면 적용대상 기관은 총 4만919개이고 관련인원도 대략 400만 명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공공 분야에서는 국회(국회의원 일부 조항 제외), 법원, 헌법재판소, 감사원, 선관위, 인권위, 42개 중앙행정기관,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 국공립 및 사립학교 등이 총망라됐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공직 유관단체 982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은 321개도 포함됐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언론사도 1만7천210개가 적용대상이다. 김영란법 시행령이 발표되자 여기저기서 난리다. 예측을 못 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 여파가 피부에 와 닿으면서 걱정은 더욱 심각한 듯하다. Y시에서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을 운영하는 친구놈이 전화해 왔다. 이 친구는 10여 년을 넘게 인연을 맺어 그동안 명절 때면 서로 나이에 맞게 선물을 주고받으며 정을 돈독히 해온 터다. 그런데 첫 마디가 “올해는 그냥 넘어가자”였다. 그놈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괜스레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서운함과 동시에 뭔지 모를 찜찜함이 사라지는 개운함이 함께 몰려왔다. 또 다른 중학교 동창생 녀석은 “언제 법이 국민사정 봐줬느냐? 난 보낼 테니 버리든 말든 네놈 맘대로 해”하며 퉁명스럽게 전화를 끊는다. 서로 당사자이니 참으로 혼란스럽다.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를 준비하던 유통 전 분야는 더욱 아우성이다. 지역 곳곳에서 송고해 오는 기사를 보면 그 실상이 짐작 간다. 과천 화훼농가는 김영란법이 시행도 되지 않았는데 그 여파로 7~8월 인사철 매출이 이미 10분의 1로 떨어졌다 하고, 한과제조업체는 10만 원 이상 고급품에 대한 주문량이 거의 없어 단가를 크게 내렸는데도 문을 닫을 판이라 한다. 지역 특산물을 가공한 건강보조식품 역시 ‘받지도 말고 주지도 말자’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그저 실수요자만 찾고 있을 정도다. 아마도 2016년 추석, 아니 앞으로 돌아올 모든 명절은 ‘온정’보다는 법을 피하는 ‘걱정’이나 아예 이도 저도 하지 않는 ‘매정’을 나누는 명절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것도 있다. 젊은이들의 사고다. 엊그제 군대를 제대한 아들 녀석과 친구들에게 제대 턱을 내는 자리에 동참했는데, 이놈들 모두 “김영란법을 왜 하느냐?”고 묻는다. 기존 법만 잘 지켰으면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일반 서민 생각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맞는 말인지라 왠지 부끄러움도 없지 않다. 김영란법 적용 대상자는 이유가 어떠하든 이 사회의 기득권층이나 특권층이 대다수다. 만만치 않은 저항을 했던 언론 역시 예외일 수는 없다. 이해당사자는 이런저런 걱정과 불만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첫 시행되는 김영란법을 준수해 제2의, 제3의 김영란법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나름의 자기성찰을 해야 할 때다. 이번 추석을 기점으로 등 뒤에 와 닿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지 않도록 해보자. 정일형지역사회부 부국장

[데스크 칼럼]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

작금의 글로벌 경제는 미래를 가늠키 어렵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저성장·저소득·저수익률 국면을 일컫는 뉴노멀(New Normal)의 파고를 넘기 위해 세계 각국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찾고 있다. 경제강국들은 글로벌경제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자국산업 보호와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른바 신고립주의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브렉시트(Brexit)가 현실화된 것도 같은 맥락이고, 미국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공약들은 신고립주의 궁극(窮極)을 보여주는 듯싶다.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도 주춤하는 기세다. 오히려 FTA로 무너진 경제영토를 각종 비관세 장벽과 불공정무역 구제수단인 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을 활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무역장벽을 쌓는 모양새다. 반덤핑 과세와 조사가 급증하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제는 지구력 싸움이다.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준비하는가에 따라 국가의 미래가 달렸다. ‘자신의 꿈을 만들어가지 못하면, 언젠가 남의 꿈을 이루는 데 이용될 것이다’ 다가올 미래의 새로운 변화를 수동적으로 따르기보다는 능동적으로 변화를 창조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2000년대 이전의 중국은 우리나라의 고도 성장기를 벤치마킹하여 많은 성과를 이뤄냈고, 이후에는 유럽과 미국을 바라보며 10퍼센트 대의 고도 성장기를 이어갔다. 뉴노멀에 맞닥뜨린 중국은 급작스러운 경착륙을 대비하며 수출위주의 경제정책을 내수위주로 전환하였고, 이러한 기조변화는 다시금 한국을 바라보게 하였다. 필자는 그 이유를 첫째로는 중국의 한류가 중국의 소비를 진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고, 둘째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한국과 중국의 기술력과 자본력이 결합하고 14억 인구와 경제영토를 공유함으로써 글로벌 변동성에 흔들리지는 않는 안정적이고 견고한 경제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찾아본다. ‘한손으로는 매듭을 풀 수 없다’ 뉴노멀의 파고를 한중FTA 플랫폼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극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 시진핑 정부의 일대일로 정책은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의 재현이라 할 수 있고, 단일 경제권을 목표로 유라시아 국가 간 교통·물류·에너지 등을 연계하는 정책인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Eurasia Initiative) 또한 일대일로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필자는 양국 정상의 핵심 정책을 구현하는 수단으로서의 ‘한-중 해저터널’과 한·중FTA시범지구의 전략적 활용 방안에 대하여 제안해보고자 한다. 인천 영종도에서 중국 위해시까지 이어지는 340㎞의 해저터널은 20년간 약100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육상교통뿐만 아니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까지 연결되어 있는 KTX를 연결한다면 그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며,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은 AIIB(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를 통해 조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는 한·중FTA시범지구를 비관세장벽 제거 및 공동인증제도 도입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급변하는 글로벌 변화의 기류 속에서 속수무책의 혼돈에 빠져들 수도 있는 중차대한 기로에 서 있다. 정부는 전략적 경기부양 정책과 민심을 다독이고 국론을 안정시켜야 할 것이고, 국민은 위기의 인식과 정부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응집된 힘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제각각의 목소리로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김창수 인천본사 편집국장

[데스크 칼럼] 정몽구·정의선 부자의 代이은 양궁사랑

17일간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이 지난 22일 폐막됐다.남미 대륙에서 최초로 열린 이번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당초 목표했던 ‘10-10(금메달 10개 이상 메달 순위 10위 이내 진입)’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8위에 올라 4회 연속 ‘톱10’에 들었다.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임을 입증한 셈이다. 그러나 리우 올림픽을 통해 나타난 몇몇 종목의 안일한 준비와 원활치 못했던 지원체계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유도와 레슬링, 배드민턴, 펜싱 등 전통적인 효자종목들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정보와 전략 부재 등의 문제가 이유로 꼽히고 있고, 배구, 레슬링 등은 협회의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외로운 싸움을 펼쳐야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양궁의 사상 첫 남녀 전 종목 석권은 이와 대비된다.흔히 국민들은 1984년 LA 올림픽 이후 꾸준히 금메달을 쏟아내고 있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인 것을 당연시한다. 하지만 양궁이 이처럼 32년 동안 세계 정상을 지키고 있는 것은 선수와 지도자들의 부단한 노력에 회장社인 현대자동차 그룹의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1970년대 초에 우리나라에 도입된 양궁은 서구인들의 체형에 맞는 스포츠로서 상완(上腕ㆍ팔꿈치 위쪽)이 전완(前腕ㆍ손목쪽)보다 긴 한국인에게는 불리한 종목이다. 이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양궁은 그동안 다양한 훈련 방법과 환경에 대한 준비, ‘올림픽 금메달보다 어렵다’는 혹독하고도 공정한 국가대표 선발과정 등을 통해 세계 최강으로 우뚝 서 있다.여기에 정몽구ㆍ정의선 부자가 대를 이어 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아낌없는 지원이 어우러졌다. 지난 32년 동안 현대자동차는 4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양궁 발전에 지원해오고 있을 뿐 아니라, 회사의 최첨단 기술을 양궁 장비 개발과 훈련에 동원하는가 하면 실업팀 창단으로 우수선수 육성에 기여해 왔다. 특히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삼보드로모 양궁경기장에 선수들의 휴식 공간이 없는 것을 알고, 인근에 창고를 임대해 리무진버스를 개조한 최고급 레스토랑과 같은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고 한다.또한 회사의 현지 주재원 부인들을 동원해 선수단 및 응원단의 도시락을 만들어 공급하는가 하면, 숙소 앞 레스토랑을 임대해 저녁시간 김치찌개 등 한식을 제공하는 등 ‘금메달 환경’ 조성에 힘썼다. 또한 대회 기간 동안 정의선 회장이 현지에서 선수단을 격려하고, 부친인 정몽구 회장이 수시로 상황을 체크하며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을 독려했다는 후문이다.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대자동차는 조만간 선수단에 대한 거액의 포상금 제공과 함께 전 종목 제패를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또한 리우 올림픽 전 종목 석권을 기념해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면서 한국양궁을 반석 위에 올려놓은 정몽구 전 회장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딴 ‘왕중왕전’ 대회가 거액의 시상금을 내걸고 개최될 예정이다. 한국 체육은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를 기점으로 경기력이 크게 향상돼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이 팀 육성과 종목 단체장을 맡아 지원하는 등 기여해 왔다. 그러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로 기업들의 스포츠에 대한 지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스포츠에 대한 지원보다 기업 경영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는 당연한 결정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한국양궁 발전을 위해 30여 년간 대를 이어 변함없는 지원을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그룹 정몽구 회장ㆍ정의선 부회장 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이자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이다.황선학 체육부장

[데스크칼럼] ‘High Level을 목표로 한 삶’ 꿈꾼 옛 사람들

수 천 년 전 부터 불교에서는 우리들의 생명이 지닌 경계를 10가지로 나누었다. 지옥(地獄)·아귀(餓鬼)·축생(畜生)·아수라(阿修羅)·인간(人間)·천상계(天上界)와 성문(聲聞)·연각(緣覺)·보살(菩薩)·불계(佛界)의 십계가 그것이다. 이 중 앞의 지옥~천상계 6가지를 육도(六道)라 하고 뒤의 성문~불계를 사성(四聖)이라고 한다. ‘육도’는 인도에서 발생한 브라만교 이래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으로 원래는 생명이 윤회 유전하는 세계를 여섯가지로 분류한 것이다. ‘사성’은 이러한 윤회와 번뇌를 벗어나기 위해 인간이 불도수행으로 깨닫는 경애의 단계라고 한다. 육도는 삼악도(三惡道 지옥, 축생, 아귀계), 삼악취(三惡趣 아수라, 인간, 천상계)로 다시 나눠진다. 지옥계는 원래 ‘지하 감옥’이라는 뜻으로 괴로움에 속박되어 있는 최저의 경애다. 아귀계의 ‘아귀’의 본 뜻은 ‘죽은 사람’이다. 탐하는 것, 즉 끝없는 욕망에 휘둘려 그 때문에 마음이 자유롭지 못하고 괴로움을 만드는 경우다. 축생계는 성질이 무지하여 식욕과 색욕만이 강하고 부자 형제의 차별이 없이 서로 잡아먹고 싸우는 본능 그대로의 상태이다. 삼악취 중 ‘수라’는 원래 ‘아수라’ 라고 하며 싸움을 좋아하는 인도의 신 이름이다. 자신과 타인을 비교해 항상 타인에게 이기려고 하는 승타(勝他)의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이 수라계의 특징이라고 한다. 겉으로는 덕망을 모두 갖춘것 처럼 보이는 선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남과 자신을 비교해 자신이 뛰어나고 남이 열등하다고 여겨지면 만심을 일으켜 남을 업신여기고, 남이 뛰어난 경우에도 그것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특징을 갖는 경애다. 이 수라계는 번뇌나 본능에 휘둘리는 지옥, 아귀, 축생의 삼악도와 달리 자아의식이 강한 만큼 삼악도를 넘어섰다고 한다. 인간계는 온화하고 평정한 생명상태이며 사물의 선악을 판별하는 이성의 힘이 분명하게 작용한다. 천상계는 원래 천인이 사는 세계라는 뜻으로 욕망을 충족시켰을 때 느끼는 경지다. 그러나 4성(성문, 연각, 보살, 불계)에 못 미치며, 진실한 행복 경애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한다. 4성 중 우리가 자주 접하는 말이 ‘보살’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보살’은 가장 이상적인 수도자의 표본으로, 깨달음을 추구하는 사람이며 남을 깨우치고자 노력하는 존재이다. 보살은 터득한 이익을 타인에게 나누어 주는 ‘이타(利他)’의 실천이 특징이다. 자비를 근본으로 타인의 괴로움을 함께 아파하고, 기쁨은 항상 나누는 마음이다. 그런데 이 6도와 4성은 고정불변이 아니라, 변화하는 개념이기도 하다고 한다. 지옥계의 중생도도 불계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생명은 하나의 고정된 틀에 갇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항상 괴로움에 허덕이지만 그 상태를 이겨 내려고 하지 않고 원망만 하는 상태가 지옥계인데, 이런 고뇌에 빠져 있더라도 연(緣)이 닿으면 불계를 용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돈과 출세, 시험공부 등으로 괴로워하는 우리들은 6도와 4성 중 어느 한 단계에 머물러 있을 까? 4성은 커녕 삼악도와 삼악취 등 하위레벨에서 바둥거리며 안타까운 현실을 지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옛날 사람들은 지금보다 High Level을 목표로한 삶을 꿈꿨다. 이러한 때 내 자신의 경향을 보다 높은 경애로 끌어 올리는 것을 삶의 목표로 한다면 어떨까? 필자도 내 자신이 항상 한심하다. 그렇기에 이같은 내면의 변혁이 요원하다.

[데스크 칼럼] 경기도 체육단체 임원심의 잣대 엄격해야

▲ 황선학 체육부장 2016년 체육계를 뜨겁게 달군 키워드는 ‘체육단체 통합’이다. 지난 3월 전문 체육을 관장하는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을 다루는 국민생활체육회가 하나된 ‘통합 대한체육회’가 출범했다. 이에 발맞춰 지방 체육단체들도 잇따라 통합됐고, 각 종목 경기단체들의 통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진 시ㆍ도 또는 시ㆍ군 체육회의 통합과는 달리 경기단체 통합은 전국적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 주된 원인은 통합 초기 단계에서 주도권을 잡아 소위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임원들의 힘겨루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경우 통합 대상 경기단체 가운데 4~5개 단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통합을 마쳤지만, 일부 단체는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소수 ‘체육 권력자(?)’들의 전횡에 통합이 요원하기만 하다. 당초 대한체육회는 2013년 말 정관개정을 통해 체육단체 임원의 임기를 1회 중임만 가능토록 했다. 또한 파벌주의 방지를 위해 경기단체 임원 구성비율도 ‘동일대학 출신 또는 재직자의 수를 재적 임원의 20%이내’로 제안했다. 이는 만연된 국내 체육계의 비정상적인 관행을 정상화하고, 체육단체의 사유화에 따른 비리 발생을 사전에 차단키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그리고 이 제도는 전국의 체육단체가 통합돼 새롭게 출발하는 시점에서 처음으로 도입됐다. 따라서 대한체육회와 전국 광역ㆍ기초 체육회는 체육 단체 통합에 앞서 ‘임원심의위원회’를 구성, 회원 종목단체와 하급 체육회 임원에 대한 중임 자격 여부를 심의토록 규정돼 있다. ‘체육웅도’를 자부하는 경기도는 지난해 12월 29일 전국 3번째로 통합 체육회를 출범시켰다. 이어 31개 시ㆍ군 체육회가 상반기 중 모두 통합을 마쳤고, 종목 단체 통합도 막바지에 이르러 외형적으로는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적으로는 상당수 단체들이 완벽한 통합을 이루지 못한 채 여러가지 갈등의 불씨가 잔존해 있다. 특히 임원들의 중임심의를 통한 적격여부 판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경기도체육회는 그동안 3차례에 걸쳐 임원심의위원회를 개최, 17개 종목 50여명의 중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심의위원회가 각 종목단체에서 올린 중임심의 대상자 중 단 한 명도 거르지 않고 요청을 모두 수용했다는 것이다. 경기도체육회는 이와 관련해 검증 기간 부족과 여러 이유를 내세워 차기 임기 때부터 중임을 제한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체육계 일각에서는 경기도체육회 스스로 ‘개혁과 변화’ 대신 ‘무사안일과 관행’을 택해 경기단체 갈등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또한 체육계 비리의 원인이 되고 있는 특정 임원들의 장기 재임을 근절시킬 수 있는 호기를 놓칠 경우 경기체육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중론이다. 물론, 중임을 용인한 경기단체 임원들 중에는 장기간 재임하면서 종목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는 경우도 있고, 일부 군소 종목의 경우 전문성을 지닌 임원들의 중임을 제한할 경우 임원구성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부득이하게 중임을 허용해야 하겠지만 수십년 동안 경기단체를 맡으며 제왕적 임원으로 군림하고, 직을 악용한 직업형 임원들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잣대로 심의를 강화했어야 옳았다. 초기 세 차례의 심의위원회가 모두 임원들의 중임을 인정하는 첫 단추를 잘못 꿰는 바람에 앞으로도 임원심의위원회는 앞선 결정과 관련된 형평성 문제 등으로 제 구실을 못할 공산이 커졌다. 이제라도 도체육회가 잘못을 바로잡고, 이를 거울삼아 시ㆍ군체육회도 엄정한 중임 심의의 잣대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황선학 체육부장

[데스크 칼럼] 배려하면 편해진다

예의라곤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다급한 상황이 아닌데도 경적을 마구 울려 행인은 물론 운전자를 놀라게 하는 경우도 그에 속한다. 심지어는 자신이 잘못해 놓고선 창문까지 내리며 삿대질을 해대고는 쏜살같이 달아나는 운전자도 있다.식당에서 큰 소리로 웃고 떠드는 바람에 대화마저도 어려워 조금만 조용해 줬으면 좋겠다고 하면, 그 순간부터 목소리가 더 커져 민망함에 서둘러 자리를 뜬 때도 있다. 운전이야 그 상황만 벗어나면 되고, 식당이야 옮기면 그만인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속만 끓이는 게 있다. 층간 소음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다. 층간 소음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모른다. 오죽하면 “아래층, 위층 주민 잘 만나는 게 부모 잘 만나는 것보다 백배 더 중요하다”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나도 한때 위층 때문에 심각하게 이사를 고려한 적이 있었다. 하루는 딸 아이가 “시도 때도 없이 들리는 피아노 소리에 머리가 아프다”며 하소연을 했다. 공부하기 싫으니까 별 핑계를 다 댄다고 했는데, 막상 아이 방에 앉아있어 보니 심각했다. 바로 위가 피아노가 있는 방이었던 거다. 피아노 소리가 독주회 수준은 아니어도 제대로 된 곡을 연주하면 그나마 나으련만, 이제 갓 배우기 시작했던지 ‘도미 도미 도솔 도솔…’ 그것도 틀려 다시 치기를 반복하는데 짜증이 났다. 결국, 딸아이는 근처 독서실행을 택했다. 사실 그때 윗집에 부탁도 했었다. 망설인 끝에 찾아가 “우리 집에 고3이 있는데, 피아노 치기는 될 수 있으면 낮에 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윗집 여자의 표정이 싸늘해지면서 “얼마나 자주 친다고 그러세요?” 하는 거다.자칫 싸움이 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러게요, 근데 우리 애가 예민해서…” 하며 애꿎은 딸아이만 이상한 애 만들고 돌아왔는데 다행히도 한밤중에 들리는 피아노 소리는 줄어들었다. 더 다행인 건 위층이 오래 살지 않고 이사한 거다. 우리나라서 아파트를 포함한 공동주택은 전체 주택의 80%에 이를 정도로 보편화한 주거 형태다. 상하좌우로 벽이나 천장을 맞대고 살아야 하니 소음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문제는 층간소음은 단순한 갈등에서 그치지 않고 살인이나 방화 같은 강력범죄로 이어져 피해자는 물론 피의자 가족도 심한 상처를 받는다는 데 있다. 지난 2일에도 하남시의 한 아파트에서 아랫집에 사는 30대 남성이 위층 노부부에게 흉기를 휘둘러 할머니를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주말이면 노부부 집으로 손주들이 찾아오는데 그것이 갈등의 원인이 됐다는 거다. 환경부에 따르면 층간소음 상담건수가 2013년부터 매년 2만 건 안팎이 접수되고 있다고 하니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도 같다. 건설사들이 생활소음이 많은 거실, 주방 등에는 바닥의 소음차단제를 2배 정도 더 두텁게 하고 윗집 화장실 배관 소음이 아랫집에 들리지 않는 새로운 배관공법을 적용하는 등 소음방지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그건 새로 짓는 아파트에 한한다.또한, 사람마다 소음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른데 강력한 법 규제를 통해 층간소음재만 두껍게 시공한다면 결국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서민들의 내 집 장만 꿈만 멀어지게 한다. 이웃끼리 서로 소통하며 배려하면 생활이 편해진다. 어린 자녀를 두었으면 1층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다세대주택이나 아파트는 1층 가격이 더 싸다. 놀이터도 얼마나 잘 만들어져 있는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해주면 일찍 잠들 수 있다. 그래야, 키도 큰다.위 아래층 입주민의 특성을 파악해 배려하면 얼굴 붉힐 일도 사라진다. 나는 초저녁에 잠드시는 아래층 노부부를 위해 퇴근하면 까치발로 걷고 있다. 걸음걸이가 콩콩거려 시끄럽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박정임 경제부장

[데스크 칼럼] 흥미진진한 남지사의 행보

남경필 경기지사의 행보가 흥미진진하다. 지난 4월13일 실시된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부터 더욱 그렇다. 선거결과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참패를 당하며 현 정부와 당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지면서 차기 대권을 겨냥한 ‘새 인물론’이 일자 그동안 움츠렸던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처음엔 그저 자당을 생각하는 전직 5선 국회의원으로서, 집권당 출신의 현직 경기지사로서 총선 민의를 반영해 당과 정부의 변화와 개혁을 주문하는 쓴소리려니 했다. 국회의원시절 당내 젊은 정치인의 리더로 변혁을 주도했던 만큼 당이나 청와대가 가야 할 길을 나름 제시하는 충정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당과 청와대가 혼선을 빚고 총선 민의를 제대로 수용치 못하자 그의 행태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물론, 거기에는 벌써 불거진 차기 대권 후보론이나 잠재적 대권 주자론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한몫한다.2년 전 경기호 선장이 된 이후 남 지사는 이랬다. 정치적으로는 경기도의회를 중심으로 한 ‘연정’, 도민의 아픔을 달래는 복지로 ‘따복’, 행정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으로 ‘오디션’ 등을 통한 경기도와 경기도민의 변화상 구현에 매진했다. 물론, 이는 현재까지도 진행형이고 남 지사 역시 70~80점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성과를 거뒀다고 어느 정책토론회를 통해 자평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제는 “경기도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1등이다. 경기도지사는 대한민국을 걱정해야 하는 자리다”며 청와대호 승선을 준비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의 서울 집중화로 발생하는 폐단을 치유해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개헌론을 제기하더니 구체적인 방안으로 청와대와 국회의 세종시 이전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어 지난 21일 경기언론인클럽 초청 정책토론회에서는 역대 정권이나 정치세력이 말로만 주창해 온 영호남 지역감정을 바탕으로 한 양당 체제를 깨는 선거구제를 개편하자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깨끗한 권력의지, 모범적인 자기 관리로 큰 스캔들이 없었다”면서도 “변하지 않는다. 국회와의 협력이 아쉽다”는 등 가감 없는 질타와 평가를 하고 있다. 무례할지는 모르지만, 지난 1996년 부친 남평우 의원의 갑작스러운 유고로 치러진 수원 팔달 보궐선거에서 첫 금배지를 달면서 꼬리처럼 따라붙었던 ‘여의도 오렌지’가 맞나 싶을 정도다. 여하튼 대권과 관련해 남 지사는 “내년에 슛을 때릴지, 어시스트를 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왕이면 슛을 때려 ‘골’을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았다. 넘어야 할 산도 높고 품어야 할 인재도 많다. 경기도민을 비롯해 개혁과 변화를 갈구하는 국민에게도 답을 주어야 한다. 특히, 1등 경기처럼 1등 대한민국을 만드는 비전과 전략도 준비해 여론의 심판도 받아야 한다. 아마도 남 지사는 슛을 하든 어시스트를 하든 이런 준비 때문에 결정의 순간을 내년으로 미뤘을 것이다. 그의 결정에 사족을 달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 어떤 결정도, 결정 후의 행보도 혼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혼자 꾸는 꿈은 그저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했다. 꿈을 이루기 위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남 지사가 보여줄 또 다른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 이왕이면 경기도민을 넘어 국민과 함께 꾸는 꿈이었으면 한다. 정일형 지역사회부 부국장

[데스크 칼럼] 유정복 시장! 내치부터 살펴야

요즈음 인천시 시정(市政)을 보노라면 왠지 우려감을 지울 수 없다. 주요 시책(施策)은 관계기관 간 입장이 얽히고설켜 실마리를 찾지 못하거나 설익은 이벤트행정으로 흐지부지 사라지는 듯하고, 내부 조직시스템은 보조(보좌)기관 간 삐거덕대며 부자연스런 모습을 연출하고 있고, 구성원인 공무원들의 눈빛에서도 활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것이 단지 필자만의 기우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정책을 시행함에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고 상생방안을 모색함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어느 일방만의 지고지순한 선(善)이 다른 일방에게는 그러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一方)행정을 필자는 갑질행정이라 칭하고 싶다. 예전에는 흔치 않았던 근래 행정의 트렌드(trend) 중 하나가 MOU 등의 업무협약 체결이다. 갑질행정이 아닌 상생행정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행정의 대상이나 목적이 되는 이해당사자들과의 거시적 안목에서의 협치는 과정에서 생기는 소소한 문제들을 사전에 해소하여 불필요한 간접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업무협약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당사자들 간의 충분한 소통을 통하여 공동의 비전을 공감함은 물론일 것이다. 협약체결에 이르기까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후의 과정에 방점(傍點)을 두고 실천해 나가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주객이 전도되어 실적에 치우치거나 세레모니(ceremony)를 위한 것이라면 안타깝기 그지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행정을 필자는 이벤트행정이라 칭한다. 우리 인천시 행정에 이와 같은 갑질행정과 이벤트행정이 인천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지는 않은지 곰곰이 성찰해 볼 일이다. 계층제 구조의 행정시스템은 권한과 책임의 정도에 따라 이를 등급화하고, 상하 조직간의 지도·감독관계를 유지하는 안정적·유기적 시스템이다. 이러한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것이 권한과 책임이 비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은 지지 않거나, 권한 밖의 일을 월권하여 행하는 경우에는 조직이 제대로 작동될 수 없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개인비리가 아닌 업무와 관련한 위법·부당행위에 대하여 실무자가 아닌 지도·감독권자가 본인에게 주어진 권한 범위 내에서 책임을 지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권한과 책임의 범위 내에서 정당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시스템 마저도 부재하다. 시장의 눈에 들기 위해 실적에 급급해 타인의 권한에 속하는 행위를 월권하여 행사하는 것 또한 경계해야 될 일이다. 필자는 우리 인천시 조직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원인을 여기서 찾아본다. 공무원들은 주권자인 국민의 위임에 따라 관련 법령 등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다. 그런 까닭에 과거의 경우에는 국민의 신망과 존경의 대상이 되고, 국가발전의 최일선에서 선도한다는 자긍심과 성취감으로 밤낮의 구분 없이 업무에 정진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이러한 얘기는 지금의 현실하고는 너무도 동떨어진 아주 오래된 추억일 수 있을 터이지만,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지금의 공무원들에게 예전과 같은 동기부여(動機附輿)를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최소한 자기가 한 일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보상이 전제되지 않고, 연공서열(年功序列)에 의해서 평가되고 보상된다면 그들에게 과연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준비된 공무원의 눈빛을 흐리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아닐까 싶다! 지금의 인천시 외부환경이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 정부의 차기 지방발전 전략인 ‘규제프리존’ 정책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당연시 배제되고, 인천발전의 동력인 경제자유구역은 동력을 잃은 지 오래다. 내치(內治)부터 추스르지 못하는 한 외부환경에 대한 대응도 인천의 미래도 가늠키 어려울 것이다. 김창수 인천본사 편집국장

[데스크칼럼] 사랑의 기술

“사랑은 기술인가? 그렇다면 사랑에는 지식과 노력이 필요하다.” 에리히 프롬이 그의 저서 사랑의 기술 첫 머리에서 밝히는 말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부터 의문스럽다. 서로 반대편에 있을 것 같은 두 단어가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감정적인 ‘사랑’과 가장 이성적인 ‘기술’이 한 문장안에 있다. 이성이 사랑을 이끌어 간다는 명제. 우리가 흔히 ‘인간은 누구나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태어나면서 부터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해 온 것과는 다른 측면이다. 그는 ‘사랑할 수 있는 기술은 습득하고 훈련을 거쳐 숙달해야 제대로된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나는 이 책을 뒤늦게 마흔이 넘은 2003년에 처음 읽고 많은 충격을 받았다. 누구나 사랑에 대해서 특별히 배워야 할 기술이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에리히 포름은 이 책 전체를 통해 ‘배우고 제대로 훈련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랑할 수 없는 인간이라니? 사랑은 온전히 마음의 문제, 감정적인 문제로만 쉽게 생각해 왔던 터 이었다. 결혼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당연히 ‘사랑은 주고 받는 것’이라고만 보는 인식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듯 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아가페적인 사랑, 모성애와 같이 이유없이 끊이없이 무조건 주는 사랑의 의미를 이미 잊고 있었던 것이다. 무조건 주려는 방법을 생각하는 트레이닝. 그게 에리히 포름의 ‘사랑의 기술’ 이었다. 그리고 또 한 말씀, “인간을 비롯해 모든 생명에는 가치가 있다. 그 생명의 가치를 승화시켜주려 노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선이다”. 이 말은 불교계에 있는 한 선배님의 한 말씀이다. 이 말은 생명의 가치와 존재의 고귀함을 인정하는 휴머니티 그 자체로 보인다.상대방, 경쟁자, 미운사람 모두다 각자 가치를 가진 존귀한 인생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 나아가 그의 행복을 기원하는 것. 20년 전에 들은 이 말씀 또한 에리히 포름이 말한 진정한 ‘사랑의 기술’을 연마하는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말은 곧 힘이다, 인생은 말로 시작해 말로 끝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화술, 직장인 말 잘해야 성공한다, 조직에서 성공하는 대화법, 어떻게 대화로 사람의 마을을 얻을 것인가”. 위에 나열된 말들은 시중에 있는 대화술에 대한 여러 책의 제목들이다. 이 책들은 대부분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사랑’을 바탕으로한 여러가지 대화기법을 전개하고 있었다. 거짓된 대화의 테크닉을 결코 권하지 않는다. 대화법 저자들이 권하는 성공적인 대화의 핵심 KEY는 ‘상대방을 진정으로 위하는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하라’ 였다. 이것도 사랑의 기술일 것이다. 에리히 프롬에 의하면, 사랑의 첫 번째 요소는 보호다. 사랑이 ‘보호’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은 어머니의 사랑에서 가장 명백해진다. 어머니는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아기를 보호한다. 사랑의 두 번째 요소는 책임이다. ‘내가 나를 책임지듯 상대를 책임질 수 있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세 번째 요소는 존경이다. 사랑의 요소에 존경이 빠진다면 책임은 손쉽게 지배와 소유로 타락할 것이다.존경은 오직 자유를 바탕으로 성립될 수 있으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자유를 구속하고 있지는 않는가도 생각해 볼 일이다. 사랑의 네 번째 요소는 지식이다. 어떤 사람을 존경한다는 것은 그를 아는데서 시작된다. 위의 네 가지 구성 요소인 보호(노동), 책임, 존경, 지식(이해)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위의 네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사랑을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내면적인 힘에 바탕을 둔 성숙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신호 인천본사 경제부 부국장

[데스크 칼럼] ‘그들’만을 위한 통합이 아니다

2016년 대한민국 체육계의 최대 ‘화두’(話頭)는 체육단체 통합이다. 1991년 국민생활체육회의 출범으로 분리됐던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25년 만에 대한체육회라는 하나의 단체로 통합되면서 중앙 경기단체는 물론, 광역 시ㆍ도와 기초 시ㆍ군ㆍ구 체육 단체까지 통합의 과정을 거치며 대한민국 체육계는 ‘통합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는 대한민국 체육을 선도하는 ‘체육웅도’ 답게 지난해 12월 29일 전국 시ㆍ도 가운데 세 번째이자 실질적으로는 가장 먼저 통합 체육회를 출범시켰다. 이를 계기로 시ㆍ군체육회와 생활체육회 간 통합, 전문 체육을 담당하는 경기단체와 생활체육 종목별 단체가 통합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체육회는 자체적으로 시ㆍ군 체육회의 통합과 가맹경기단체의 통합을 오는 6월 30일까지 가능한 마치도록 권고하고 가이드라인을 지난 1월 배포했다. 이에 따라 도내 31개 시ㆍ군 가운데 26개 시ㆍ군이 통합체육회 출범을 완료했고, 경기단체는 33개 통합 대상 종목 가운데 7개 종목이 통합 창립총회를 마쳤을 뿐 나머지 26개 종목은 추진 중에 있거나, 일부 종목은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통합 방식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ㆍ군 체육회와 생활체육회 간 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달리 경기단체 통합이 더딘 것은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간 이해 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시ㆍ군 체육회의 경우 수장이 당연직인 시장ㆍ군수이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을 받는 생활체육회와의 통합은 순풍에 돛을 단 듯 순조로울 수 밖에 없다.이에 반해 같은 종목이면서도 20여년 간 상이한 길을 걸어온 경기단체는 서로의 이해득실을 놓고 조정과 합의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같은 표면적인 이유보다도 이면에 깔린 양 경기단체 구성원(임원)들의 태도가 더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다른 단체에서 행사하던 작은 권력과 경제적인 이득 등 실리를 포기하지 않은 채 하나라도 더 챙기려는 ‘밥그릇 싸움’이 통합의 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합 지연 경기단체들의 유형은 대략 이렇다.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을 관장하는 양 단체의 핵심 임원들이 균형있는 임원구성을 거부한 채 자기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통합을 이끌려 하는 데 따른 상대방의 반발이다. 또한 생계형 임원들이 통합 단체에서도 핵심 직책을 유지하려는 것과 그에 따른 상대 단체의 견제가 통합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수다.결국 통합을 이루지 못하는 경기단체들이 갈등과 반목 속에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주된 이유는 소수 임원들이 자신이 쥐고 있는 권력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몽니’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체육 단체는 영리 단체가 아니다. 단체 구성원들과 체육발전을 위해 희생과 봉사를 필요로 하는 비영리 단체다. 전문체육을 담당하는 체육단체와 국민체육을 관장하는 생활체육 단체의 통합 배경은 유사한 중복 업무를 담당하는 기구를 일원화 함으로써 예산 절감과 비효율적인 측면을 개선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활체육 저변 확대를 통해 엘리트 체육인을 육성하는 선진국형 선순환 체육구조로 전환하기 위함이다.이 같은 체육단체의 통합 배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영리만을 위해 ‘몽니’를 부리고 있는 일부 체육인들의 태도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체육인이라면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 건강과 체력 향상, 엘리트 후진 양성을 위한 통합의 길에 동참해야 한다. 또한 차제에 엘리트 체육과 마찬가지로 ‘그들만의 리그’에 익숙해진 생활체육인들의 패러다임 전환도 필요하다.동호인과 동호인 단체들을 세력화해 선출직 공직자들의 ‘표심’을 이용,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적을 이루려는 그릇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선출직 공직자들 역시 전문체육의 육성과 생활체육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균형감 있는 재정 지원과 체육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 시발점이 체육단체의 합리적인 통합인 것이다. 황선학 체육부장

[데스크 칼럼] 청년 예스 프로젝트

유럽 국가들의 주요 고민 중 하나는 청년들의 일자리다. 스페인과 그리스의 청년실업률은 50%를 넘어서는 등 심각하다. 2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달초 경기도 유럽대표단과 이탈리아 토스카나주를 방문했다. 이탈리아도 여느 유럽국가처럼 청년실업에 자유로울수 없었고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이탈리아 남부는 경제가 빈곤상태로, 남북간의 차이가 크고 청년실업도 45%에 달했다. 중부에 위치한 토스카나주에서 시행하고 있는 GIOVANI SI(지오바니 시ㆍ청년 예스)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었다. 이 프로젝트가 탄생된 배경도 청년실업률을 낮추려는데서 시작됐다. 지난 2011년 유럽 전체가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청년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자 젊은이에게 소통의 장을 만들고 기회의 장을 만들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청년이 성장해서 일을 하고 역할을 하도록, 미래 청년을 상상하도록 말이다. 지오바니 시 프로젝트는 청년의 창업과 독립을 도와주는 사업으로 2011년 6월 도입됐다. 다양한 청년 정책들을 통합 운영하고 있으며 40세 이하 청년이 대상이다. 분야에 따라 연령제한은 조금씩 다르다. 인턴십(18~30세), 창업(18~40세), 주거(18~34세), 주민서비스(18~29세), 취업, 교육훈련 등 6개 분야에서 36개의 정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6개 분야 사업 중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인턴십 교육이다. 인턴십을 하면매달 800 유로(300유로는 기업에, 500 유로는 청년에게 지원-최대 1년)를 지원한다. 어린 나이에 첫발을 사회에 내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동안 인턴은 1회용이라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많았다. 이에 관계자들은 잠재력 있는 인적자원을 키우는 일이라고 기업을 설득시키는 것이 힘든 과정이었다고 한다. 이제는 청년과 기업 모두의 인식 전환으로 3만5천명이 인턴십에 참여했으며, 이중 40%가 취업하는 데 성공했다. 놀라울 만한 성과다. 기업에 계속 다니는지 모니터링 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만들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효하고 있다. 지오바니 시 프로젝트는 EU기금 80%와 중앙정부, 주정부가 분담하고 있지만 기업과 시민들이 청년들의 교육, 훈련 등을 위해 기꺼이 후원금을 내주었기에 프로젝트가 연착륙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본다. 토스카나주의 인재양성을 위한 후원이 활발한 것은 15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최고의 예술가 미켈란젤로와 천문학 발전에 공헌한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있기까지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피렌체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빼놓을 수 없다. 메디치 가문의 안목과 후원이 없었다면 이들을 볼 수가 없었을 것이다. 지오바니 시 프로젝트처럼 국내 기업들도 자발적인 참여후원으로 젊은이들에게 일자리와 교육을 제공해주길 바란다. 젊은이들도 대학진학만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사고부터 전환해야 한다. 유럽연합 중 가장 낮은 청년실업률을 보이고 있는 독일에서도 지오바니시 프로젝트와의 공통점이 보인다. 어릴 때부터 적성에 맞는 직업교육, 사회분위기 조성이다. 남 지사는 귀국하자마자 지오바니 시 프로젝트에 대해 벤치마킹 하도록 했다. 일자리재단 대표가 결정되면 관계자들을 파견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각종 일자리 사업을 통합, 수행하게 되는 경기일자리재단을 하반기 출범한다. 진정한 일자리의 오픈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낙하산이 아닌 진정한 일자리 전문가 영입부터가 일자리 창출의 첫단추다. 정치부 부국장

[데스크 칼럼] 꿈 때문에 아픈 청춘, 격려가 필요하다

피천득 시인은 오월이라는 시에서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참신한 얼굴’이라고 했습니다. 시인의 말처럼 5월은 깊어지는 초록도 싱그럽거니와 참으로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경기일보 편집국도 최근 11명의 수습기자가 대거 입사하면서 5월만큼 싱그러워졌습니다.보통 네 명에서 많아야 여섯 명 정도였는데 파격적인 채용입니다. 인근 언론사까지 통틀어서 이렇게 많은 수습기자를 뽑은 걸 본 적이 없으니, 청년 일자리 창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셈입니다. 면접관들의 말을 빌리면 ‘똘망똘망한 눈빛에 반해 모험(?)을 감행했다’라고 하는데, 전 직원회의에서 똑 부러지게 자신을 소개하는 모습이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출근하면 ‘안녕하십니까?’ 하는 11명의 경쾌한 목소리가 하루의 시작을 즐겁게 만듭니다. 이제 대학을 갓 졸업한, 오랜 취업난에 2~3년 준비기간을 거쳤다 해도 20대 후반의 청년들은 소설가 민태원의 ‘청춘예찬’을 절로 떠오르게 합니다. 글 머리에 쓰인 ‘청춘, 듣기만 해도 설레는 말이다’ 라는 말은 정말로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청년은 열차의 기관처럼 힘이 있다’ 란 말에도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런데 이런 청년들이 졸업을 미루고, 취업 걱정에 고통받는 5월을 보내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국가가 나서 내수활성화를 위해 임시공휴일까지 지정하면 무엇하겠습니까. 나흘간의 황금연휴를 앞두고 집에서 시간을 보낼 때 이용하기 좋은 ‘집콕’ 상품을 구매하는 20대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는 조사결과만 봐도 그렇습니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5월 6일이 임시공휴일로 확정된 이후 일주일간(4월 27일∼5월 3일) 20대 고객의 즉석식품, 특히 봉지라면과 컵라면 구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4%, 55%나 급증했다고 합니다. 연휴기간 집에서 컵라면에 물 부어 먹는 20대들에게 언제까지 아프니까 청춘이라며 위로해야 할까요. 많은 대학생들이 졸업을 미루는 이유가 졸업해도 바로 취업이 되지 않으니 차라리 학생 신분으로 남아있으면서 취업 준비를 하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랍니다. 경력을 우선시하는 기업의 채용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채용해 가르치는 것보다 일할 줄 아는 사람을 채용하는 게 낫다’는 건 너무나 당연합니다. 하지만, 경력이라는 게 누군가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건데 너도나도 경력자만 찾으면 그 경력을 어디 가서 쌓을 수 있겠습니까. 어려워도 수습, 인턴사원 많이 뽑아 제대로 가르쳐 정식 직원으로 만들어 줘야 합니다. 사실 한 명의 기자를 키우려면 들여야 하는 수고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특히 사건 캡인 사회부장의 노고는 보는 것만으로도 가히 짐작이 갈 정도입니다. 짧게는 6개월에서 1년 수습기간 동안 기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부터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취재원 대하는 법, 기사 작성은 기본이고 식사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구내식당을 이용하면 되지만, 매번 식당 밥을 먹게 한다는 게 사건 캡으로서의 가오가 안 선다는 생각에서인지 간혹 주머니 사정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가정의 달 5월엔 기념할 날이 많아 걱정도 많은 달입니다. 물질적인 선물 마련이 어렵다면 ‘격려’라는 선물은 어떨까요? 열심히 해보겠다는 후배에게 열심히 하면 잘하게 될 거라고 응원하고, 취업 못해 걱정하는 자녀에겐 눈높이를 낮춰 보라고 조언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무쪼록 수습기자들이 어려운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예민하면서도 정의로운 경력기자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정임 경제부장

[데스크 칼럼] 정조특별시를 주목하자

정조(正祖) 대왕은 1776부터 1800년까지 재위했던 조선의 제22대 왕이다. 정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당시 조정은 각 붕당은 나라의 이익보다는 자당의 이익을 앞세우고, 임금까지 간택하려고 하는 등 큰 혼란을 겪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정조는 당파싸움에 밀린 할아버지 영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이는 모습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그는 재위하자 정세를 ‘나라가 큰 병을 앓는 사람처럼 원기가 다 빠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개혁이 필요했고 그 수단이 바로 천도였다. 오랫동안 정권을 잡고 있던 노론의 저항에도 정조는 노론의 근거지인 한양(漢陽)을 벗어나 철저한 개혁, 새로운 개혁을 도모했고 실행에 나섰다. 정조는 천도지로 수원을 선택했고 이곳에 화성을 지었다. 화성이 개혁의 중심지가 된 것이다. 수원을 중심으로 한 화성, 오산은 그렇게 정조와 인연을 맺었고 현재도 그의 개혁정신을 기리며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 지난 4월13일 실시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4선에 성공, 당당히 중진 반열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오산)이 정조의 정신과 통치이념을 계승하는 ‘정조특별시’를 주창하고 나섰다. 본사를 방문한 짧은 시간에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을 듣지는 못했지만, 그의 구상은 대략 이렇다. 정조의 숨결이 살아있는 수원ㆍ화성ㆍ오산을 가상의 정조특별시로 묶어 각 지자체 간의 이해와 갈등 요소를 제거하면서 상생 협력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굳이 행정구역 개편이라는 제도적 틀을 앞세우기 전에 3개 시가 합쳐 정조특별시라 명명하고 문화, 체육, 교육 시설 등 기본적인 기반시설들을 공유하는 작업부터 시작해 보자는 것이다. 현재 산수화(오산ㆍ수원ㆍ화성의 정치인, 종교인, 학자들의 모임)가 운영되고 있는 만큼 각 지자체가 약간의 재정적 지원만 하면 산수화를 중심으로 정조특별시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안 의원의 생각이다. 5~6년 전 이미 수원ㆍ화성ㆍ오산은 통합론에 휩싸여 심한 갈등을 빚은 끝에 무산되는 경험을 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서도 행정구역 개편 논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민의 관심과 기대를 낳았지만, 결국 경기도 내에서는 단 한 곳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핵심은 각 지역의 정치권과 자치단체장을 중심으로 한 지역이기주의와 감정의 골이었다. 안 의원의 정조특별시 제안 역시 초반부터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수원ㆍ오산은 일단 긍정적인 모양인듯하다. 결국, 정조특별시는 광역시 추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시민들에게 더욱 질 좋고 풍족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려 그동안 통합을 통한 광역시를 꿈꿔 왔던 만큼 첫 단추를 끼우는 모양새는 다르지만, 결과는 같을 수 있다는 기대를 표출하고 있다. 화성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아직도 함백산메모리얼파크 조성, 행정구역 편입 등 현안을 둘러싼 수원시와의 갈등이 풀리지 않는 상태에서 정조특별시라는 가상의 행정체제로 상생이나 통합을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3개 지자체가 모두 환영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첫술에 배부를 수도 없다. 분명히, 정조특별시는 시간을 두고 심도있는 논의와 구체적인 추진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다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산수화 시민들의 바람이 어디에 있는지 좀 더 빨리 파악해 달라는 것이다. 지난 통합론이나 행정구역 개편과 같이 변죽만 울리다가 아무런 성과 없이 갈등의 요소만 또다시 남긴다면 자칫 정조문화권의 통합이나 상생은 두 번 다시 꿈꾸지 못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제안자인 안민석 의원의 발 빠른 행보가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 정일형지역사회부 부국장

[데스크 칼럼] 문화예술의 가치와 경영합리화

요즘 경기도 산하기관들이 뒤숭숭하다. 경기도가 산하기관 경영 합리화를 한다면서 기관 통폐합을 추진하기 때문이다.도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공공기관이기에 단 한 푼이라도 허투루 사용하면 안 된다. 보다 효율적으로 소중하게 사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공공기관 조직에 문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메스를 꺼내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며 조직기능과 성격에 맞게 재편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경영합리화 논리를 각각 개성과 역할이 다른 모든 기관에 일괄적으로 적용한다면 되레 해당 분야 발전 저해는 물론 도민들에 대한 서비스 질도 떨어져 결과적으로 안 하니만 못한 구조조정이 되고 만다. 몇개 기관을 몇개로 줄여 예산을 얼마 절감했다는 수치상 성과에 몰입돼 더 큰 가치를 상실하는 걷잡을 수 없는 과오를 범하게 될 수도 있다. 경기도가 최근 발표한 산하기관 통폐합 용역안은 산하 24개 공공기관을 12개로 통폐합하는 것이 골자다. 이미 용역은 나왔고 폐지 대상 기관도 지목됐다. 통폐합 대상기관에는 유독 문화, 체육, 여성 관련 기관들이 포함됐다. 경제 논리로만 따진다면 예견된 결과다. 공공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에서 수익을 내면 얼마나 내겠는가. 이런 기관을 흠 잡는다면 ‘예산 잡아먹는 하마’라고 호도하기 딱! 십상이다. 문화예술 분야를 경제적 논리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 경기도예술단, 박물관, 미술관이 돈을 못 벌어서, 예산만 축낸다고 해당기관을 폐지하거나 민간에 떠넘기는 것이 오른 선택일까. 공공기관의 존립 가치는 무엇인가. 민간에서 할 수 없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는 무형의 가치 평가가 중요하다. 경기도의 특성에 맞는 문화예술 사업을 수행하는 것을 산술적, 경제적 가치로만 평가해서는 안된다. 수익을 못 내거나 성격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통폐합만 강조한다면 문화예술계 인사들이나 해당 공공기관들은 서운할 수밖에 없다. 최근 각 분야별 기관 관계자들의 전화가 잦아졌다. 가뜩이나 도정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소외돼 온 문화예술 기관들이 이제는 아예 폐지하거나 구조조정이 대상이 됐다는 처지에 대한 하소연과 분노다. 조직을 없앤다는데 가만히 있을 기관은 없다. 반발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생존본능이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단순한 반발 차원으로 외면하기엔 일리 있는 점이 많다. 이들은 공공기관 통폐합 용역 자체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심하고 있다. 민감하게 폐지를 거론한 기관에 대한 용역보고서는 조직 기본 현황과 실적조차 축소되거나 오기됐다.지난 15일 열린 도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공청회는 어떤가. 통폐합이 가장 많이 거론된 문화예술계나 여성계 전문가는 패널에서 배제됐다. 청중석 현장에 있던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의 비난 목소리가 커 질 수 밖에 없다. 마치 모든 것을 다 짜놓고 형식적인 의견 수렴만 하는 모습에 해당 기관은 분개할 수 밖에 없다. 경기도 공공기관들은 그동안 경기도 행정이 아우르지 못하는 분야를 전문적으로 전담하기 위해 그 시대와 정권의 상황에 맞게 공공기관을 설립됐다.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역할과 성과가 미흡한 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은 필요하다.그러나 구조조정의 전제 조건은 기관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의견 수렴이다. 이것 없이 이미 정해진 방향과 계획대로 마녀사냥식 구조조정을 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도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선호 문화부장

[데스크 칼럼] 선거는 끝났다… 지금부터 중요하다

20대 총선은 집권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한마디로 이번 총선 결과는 박근혜정부와 여당에 대한 분노가 야당을 향한 표몰이로 준엄한 심판을 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거듭된 승리에 취해 잊고 있었던 성공 비법을 되살려 낼 수 있다면 패배는 약(藥)이 될 수 있다.그러려면 12년 전 천막 당사 시절처럼 쇄신(刷新)하는 것밖에 달리 길이 없다. 박 대통령이 그간 위기의 순간마다 선보였던 극적인 변화와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박 대통령에게 던진 질문이다. 문제는 선거 이후의 국정과 정치의 운용이다. 국정은 단판 승부가 아니다. 상대를 매도하는 것만으로 국정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순간적인 꼼수로 선거에서 이길 수는 있지만, 그것이 경제를 살리는 묘수가 될 수는 없다. 선거 기술이 탁월하다고 정치를 잘하는 것은 더구나 아니다. 선거에서 승리한 야권이 국민으로부터 만능 키를 받는 것도 아니다. 지역주의가 판을 치는 소선거구제하에서 국민의 의사가 극도로 왜곡된 결과임을 알아야 한다. 선거 결과와 달리 정치는 상대를 인정하고 대화하고 설득하고 타협하는 지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야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는 산적해 있다. 북한 핵과 안보문제는 여전히 엄중한 상태이다. 안보장사라고, 종북세력이라고 서로 비난만 해서 풀릴 문제가 아니다. 추락하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도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들려오는 소식은 온통 잿빛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 1970년 이후 최장기인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4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5.7%나 줄었다. 30대 그룹 고용 인원이 1년 사이 4천500명가량 감소해 고용 감소율 0.4%를 기록했다. 늘어도 시원찮은 수출과 고용이 더욱 암담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박근혜정부를, 국회를, 여당을 심판하기만 하면 좋아질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정치권이 모두 나서 지혜를 모아도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따라서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여권은 초상집 분위기고 야권은 벌써부터 내년 대선에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여야 모두가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는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 살리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는 듯하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 발전, 정권교체는 의미 없는 메아리일 뿐이다. 수년간 이어온 글로벌 경제 위기로 국민의 삶은 이미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다. 끝을 모르고 뛰어오르는 집값으로 인해 서울에 살던 이들은 경기도와 인천시로 밀려나고 있고, 전세를 구하지 못해 월세방살이로 전전하고 있다. 실질 소득은 늘지 않았는데 장바구니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며 밥상은 헐벗고 있다. 선거 때 들었던 국민의 한결같은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외침을 소중히 받아들여 여야는 국민이 현재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국민은 자신들의 뜻을 읽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기를 바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다. 단순히 4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축제는 아니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당선자들은 선거 기간 중 귀담아들었던 소중한 민의(民意)를 국회에서 법안을 통해 실천하면 된다. 다가오는 20대 국회는 치고받고 하는 구태를 벗고 민생을 살피고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는 그런 국회가 되길 바란다. 또한, 20대 국회는 국민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아이디어의 대결장이 되어야 한다. 투표와 선거만이 정치가 아니다.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 강해인 정치부 부국장

[데스크 칼럼]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

20대 총선에 나선 후보들과 지난 지방선거에 나섰던 정치인들이 앞다투어 인천의 미래와 발전역량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인천의 항만과 공항이 그것이다. 그러나 과연 항만과 공항이 우리 인천의 자산으로써! 자원으로써! 활용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인천의 항만과 공항은 그 자체로서 훌륭한 자원이기도 하지만 물류산업의 핵심 기반시설로써 연관 산업도 다양하기에 국내 그 어느 도시와도 비견될 수 없고, 국외 그 어느 도시에도 뒤떨어지지 않는 훌륭한 인프라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세계공항서비스평가에서 10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국제화물 2위, 국제여객 8위의 글로벌 공항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개항 15주년을 맞아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오는 2020년까지 공항서비스 1위는 물론, 국제여객 5대 공항, 국제환승 10대 공항, 매출액 3조 달성 등 ‘세계 5대 공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또한, 인천항의 2015년 컨테이너 물동량은 237만4천TEU로 전년 대비 1.7% 증가하였고, 올해에는 6% 증가한 250만TEU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듯 인천공항과 항만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발전이 인천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그 속에 인천의 정책이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분명, 인천시 본청 조직에 13개 국(局)단위 중 항만과 공항, 해양 정책을 담당하는 ‘해양공항국’이 존재하기는 하다. 항만 및 공항과 관련된 정책의 부재(不在)에 대하여 논하면 항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항만과 공항 관련 업무는 국가사무이기에 지자체에서 정책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이다. 그러나 국가사무라 하더라도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기간산업(基幹産業)의 경우에는 해당 지자체와의 협업이 필요하고, 지역의 실정에 밝은 지자체의 상생을 위한 정책에는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거기에 더해 연관 산업을 육성하여 시너지(Synergy)를 극대화하고, 당해 산업이 가진 강점을 레버리지(Leverage)로 활용하는 정책을 마련하여 시행한다면, 그때야 비로소 인천의 자산이자 자원이라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항만과 공항을 기반으로 물류산업의 동북아 허브(Hub) 더 나아가 글로벌 허브도시 도시로 도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단기적 지렛대는 중국이라 할 수 있고, 중장기적 지렛대는 북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과 북한의 물류는 황해의 배꼽에 해당하는 우리 인천이 최적지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 중국 대륙과 유럽을 잇는 기반시설이 이어진다면 시너지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그 수단은 바로 한·중 열차페리와 한·중 해저터널이 될 것이고, 그 출발은 인천이 될 것이기에 말이다. 공항의 인천 입지는 자연스레 항공정비산업(MRO)의 집적을 필요로 하고, 연간 700여만 명에 이르는 환승객은 잠재된 인천 관광객이다. 지금 당장은 인천방문을 직접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아 별다른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문화관광·레저관광·쇼핑관광 등 테마별·시간대별 관광프로그램을 만들고, 스토리텔링으로 감칠맛을 더해 국가별 기호에 맞는 맞춤식 홍보를 한다면, 다음에는 인천관광을 직접 목적으로 방문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우리 인천은 해양도시이다. 해양은 그 자체로써 훌륭한 산업자원이기도 하고, 미래의 먹거리인 해양레저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보고임에도 해양도시임을 잊고 지내지는 않는지 뒤돌아 볼 일이다.그렇지 않고서야 이리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가 되고, 다이아몬드 원석도 갈고 닦아야 영롱한 빛을 발하는 보석이 된다! 김창수 인천본사 편집국장

[데스크 칼럼] 기울어진 운동장과 이상한 공천

20대 총선이 19일 앞으로 다가왔다. 24~25일 본격적인 후보등록과 함께 여야가 최대 승부처인 경기인천지역의 73석 국회의원 뺏지를 놓고 쟁탈전에 나선다.그러나 현재 정치권에는 공천과정에서의 경선불복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 신인들이 주장하던 기울어진 운동장이 입증된 공천이었다. 새로운 정치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당당히 나선 신인 예비후보들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선거일 것이다. 홍보물 발송 제한을 비롯해 선거구 획정도 늦어지고, 특히 비중이 높은 여론조사의 한계를 느낀다고 예비후보들은 한 목소리 내고 있다. 특히 상향식 공천으로 실시된 새누리당 총선후보 경선에서 경기지역 현역의원 생존률이 어느지역보다도 높다. 친유승민계 이종훈(분당갑)의원 탈락 이외에는 찾아 볼수 없다. 여론조사가 정책이나 인물 등에 앞서 지지도가 아닌 인지도 조사로 머물렀기 때문이다. 정치 신인이 인지도를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어깨띠를 두르고 당을 상징하는 점퍼를 입고 하루종일 다녀봐야 몇명의 시민을 만날 수 있겠는가. 이런 방식으로는 인지도를 높일 수 없고, 현역 의원을 이길 수는 없다. 상향식 공천의 형태라면 신인들의 각종 제약을 완화하거나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을 제한, 공평한 운동장에서 경쟁을 시켜야 보다 나은 인물을 공천할 수 있다. 유승민 공천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도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는 여야의 이상한 공천이 묻히고 있다. # 새누리당은 2년전인 2014년 6월4일 지방선거중 경기지역 한 대도시의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무참히 패배했다. 개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승부가 갈렸다. 박빙의 여타 도시와 달리 너무 빠른 승부였다. 예견된 일이었다. 당원투표에서는 졌지만 일반인 여론조사에서 월등히 앞선 인지도 높은 A후보가 신인 경쟁자들을 꺾고 공천장을 받은 것이다. 당으로서는 다소 열세지역인데도 불구, 후보의 나이 등을 고려치 않은 채 인지도 높은 후보에 유리한 여론조사 가중을 많이 준 것이다. 신인들은 경선에서 맥없이 무너질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컷오프 없이 여러명의 후보와 함께 경선에 나설수 있도록 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기때문이다. # 2005년 1월. 대법원은 토석 채취업자에게서 사업허가와 관련, 사례비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경기지역 기초자치단체장인 B씨에게 징역 5년에 추징금 5천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B씨는 이날로 시장직을 잃게 됐다. 11년뒤인 올해 3월 B씨는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로 결정됐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눈에 띈다. 그는 선거구 변경지역 추가 공모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복당이 추가공모 3일뒤에야 이뤄졌기 때문이다. 복당과 후보신청, 면접, 여론조사 경선참여 등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B씨는 말한다. 공관위는 최고위의의 재검토 요청을 반려하면서 문제 없는 것으로 일단락했다. # 국민의당은 용인정에서 경선에서 이긴 유명욱 예비후보를 후보로 결정했었다. 하지만 경쟁력이 약하다는 이유를 들어 단수추천지역으로 변경한 뒤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김종희 에비후보를 공천하는가 하면 돌려막기 공천이 도내 곳곳에서 이어졌다. 더민주당도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에 올라 컷오프 시켰다가 재공천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공천이 이어졌다. 여야 가릴것 없는 이상한 공천, 꼼수 공천을 두고 유권자들은 어떻게 판단할지. 투명해야 할 공관위가 오히려 투명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한 새누리당 당직자의 말이 뇌리에 떠오른다. 새누리당만의 일은 아닌듯싶다. 정근호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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