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온다 리쿠著 ‘Q&A’… 무더위 싹 가실 오싹한 반전

서늘한 일본 소설이 찾아왔다. 미스터리부터 청춘소설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으로 폭넓은 독자층을 구축한 일본 온다 리쿠의 소설 Q&A가 그것이다. 저자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집필한 소설 여섯 번째 사요코로 데뷔했으며 국내에도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는 작가다. 데뷔작을 비롯해 2001년 네버랜드와 2002년 목요조곡 등이 잇달아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Q & A는 미스터리 소설로 제58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에 노미네이트됐던 작품이다. 매혹적인 전개와 오싹한 반전으로 승부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소설은 제목처럼 질문(Q)과 대답(A)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대형 마트에서 일어난 참사의 진실을 쫓는다. 고급 주택단지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진상을 추적하는 J.G. 밸러드의 소설 러닝 와일드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도쿄 교외의 대형마트에서 일어난 의문의 사건은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의혹만 커져가는 상황에서 피해자와 목격자를 대상으로 은밀한 인터뷰가 진행된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여성과 할아버지, 초등학생, 신문 기자, 소방대원, 고문 변호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소녀의 어머니 등 평범한 인물들은 그날의 기억을 털어놓는다. 죽음과 환상, 집단공포, 신, 음모론 등 현대사회에서 흔히 마주치는 주제를 녹여냈다. 12번의 Q&A를 통해 진실은 밝혀질 것인가. 무더운 여름에 오싹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값 1만2천800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박용후 著 ‘관점을 바꾸면 미래가 바뀐다’

당신은 크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만약 당신이 10~30대의 여성이라면 화장품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화장에 관심이 없는 10대 또는 20대의 남성이라면 아이스크림이나 빙과류를 떠올릴지 모른다. 제과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빵이나 케이크를 장식하는 크림을 떠올릴 것이고, 아침마다 면도하는 남성이라면 면도 크림이 떠오를 것이다. 이렇듯 단어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많은 이미지, 즉 자신의 관념을 이끌어낸다. 결국, 우리가 경계해야 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옳다거나 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단 하나의 단어임에도 그 의미는 참 다양하다. 사람들의 머릿속 생각 터널을 통과하면서 그 의미는 무한대로 확장된다. 그것은 없는 것이었을까, 못 본 것이었을까. 본보 월례회의에서 관점을 바꾸면 미래가 바뀐다는 주제로 강연했던 박용후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는 책 관점을 디자인하라(프롬북스 刊)에서도 제안한다. 단어의 의미가 달라지듯 고정관념을 버리라고. 관점을 바꿔야 미래가 바뀐다고. 구체적인 사례와 방법을 기록한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 연일 베스트셀러 순위를 갱신하며 화제다. 책은 일본에서 태풍에 살아남은 10% 사과에 합격 사과라는 브랜드를 부여해 수익을 올린 사례나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의 창업자 커널 샌더스가 수 차례의 거절에도 세계적 프랜차이즈 창업자가 된 예를 통해 관점을 바꾸고 성공하는 방법을 전한다. 박용후는 기업 뿐만 아니라 개인도 당연함을 부정하면 주어지는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내용도 구미당기지만, 관점 디자이너라는 이색 직업을 가진 저자 박용후에 대한 독자의 관심도 베스트셀러 진입에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박용후는 한 달에 월급 13번 받는 남자로 유명하다. ㈜카카오의 홍보이사와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을 역임했고, 아이러브커피의 개발사인 (주)파티게임즈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ㆍ(주)다날의 커뮤니케이션 총괄이사ㆍ뽀로로를 만든 (주)오콘의 커뮤니케이션 총괄이사ㆍ애니팡을 개발한 (주)선데이토즈 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 등으로 일하고 있다. 사무실과 직원도 없는 그이지만 단 하나는 분명히 갖고 있다. 상품은 파는 것이 아닌 대중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과 직업관이다. 정치계의 숱한 러브콜에도 흔들림없이 대중의 곁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그의 다음 책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값 1만4천800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이번주 신간]엄마들의 유쾌한 반란 外

■엄마들의 유쾌한 반란(안양문화예술재단 著/뿌리와 이파리 刊) 엄마연극단 엄반의 연극 집에는 좋은 일 있을 겁니다가 안양아트센터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순간들을 기록해 엮은 책이다. 엄마들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를 유쾌한 반란으로 표현했다. 이 책은 크게 3개의 트랙으로 구성됐다. 엄마들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든 연극 대본을 시작으로 캐스팅ㆍ연습과정ㆍ이론수업 등의 프로젝트 과정, 그리고 엄마연극단원들이 직접 구술한 삶의 이야기와 연극에 대한 소회를 실었다. 값 1만5천원 ■야생을 말리다(박경숙 著/고요아침 刊) 2003년 문예비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박경숙 시인의 시편을 총 5부로 나눠 쓴 시집이다. 암덩어리 퍼진 할머니를 생각하는 봄날, 목메듯 먹는 모시송편, 고무신을 가리고 찍은 비밀사진 등 많은 시편들에서 시인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시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 현재 시인은 경기펜 운영위원, 경기시인협회, 수원문인협회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값 1만원 ■풍신난 도시농부 흙을 꿈꾸다(정화진 著/삶창 刊) 소설가 정화진이 초보 도시농부가 되면서 겪은 소소한 일상과 농사 이야기를 책속에 담았다. 저자는 1980년대 노동문학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1992년 문단을 떠나 20년 동안 펜을 놓았다. 이번 책은 그가 지난해부터 한 출판사 블로그에 연재한 농사 일기를 엮은 것이다. 풍신난은 하는 짓이 어리숙하되 보기에 밉지 않다는 뜻의 사투리다. 작가로 다시 돌아온 저자는 소설이 아니라 눈 앞의 생명과 자신의 땀방울을 기록하며 삶의 활력을 되찾는 과정을 꾸밈없이 담았다. 값 1만1천원 <금주의 베스트셀러> 16일 오전 교보문고 기준 1.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무라카미 하루키 지음/민음사 2. 꾸뻬씨의 행복여행 /프랑수아 를로르/오래된미래 3. 인페르노. 1 /댄 브라운 지음 / 문학수첩 4. 28/정유정/ 은행나무 5.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 스님 / 쌤앤파커스 6. 해커스 토익 Reading/David Cho/해커스어학연구소 7. 해커스 토익 보카 /David Cho /해커스어학연구소 8. 해커스 토익 Listening / David Cho /해커스어학연구소 9. 소문의 여자/오쿠다 히데오/오후세시 10.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故박재건 교수의 사진미학 도서 ‘사진, 사랑과 진실’ 발간

박재건기념사업회는 故박재건 교수의 사진미학 도서 사진, 사랑과 진실(푸른세상 刊)을 펴냈다. 박 교수는 서라벌예술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중앙대 사진학과와 홍익대 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09년까지 인천재능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사진용어사전, 고등학교 교과서로 사진기술일반과 사진기술ㆍ사진미학강의 등을 내놨다. 그는 또 한국사진학회 부회장, 남북공동사진전 추진위원회 집행위원(1997), 동북아사진문화교류협회 부회장과 인천재능대학교 도서관장, 한국고사진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로 4주기를 맞아 추모 사업의 일환으로 출간된 사진, 사랑과 진실에는 박 교수가 생전에 쓴 출판 서문, 전시 서평, 전문 월간지 연재 등을 5개의 소주제로 구분해 총 42편의 글과 44점의 사진이 담겨 있다. 최용백 박재건기념사업회 회장은 이 책이 사진을 공부하는 후학들에게 귀감과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갈망하며 그 학문적 열정과 성과가 우리나라 사진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하기를 기원한다고 출판 소감을 밝혔다. 한편 박재건교수추모사업회는 1주기인 2010년에 박재건 교수 추모비를 건립하고, 박재건 교수 논문 모음집 사진예술의 본질(2주기)과 박재건기념사업회 창립(3주기) 등의 추모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 값 2만원 박준상기자 parkjs@kyeonggi.com

[이번주 신간]고정관념이 개똥벌레에게 끼치는 영향 外

■고정관념이 개똥벌레에게 끼치는 영향(윤명수 著/문화의전당 刊) 시인이란 뚜렷이 존재하는 모든 물상(物象)이 자신과 무관하지 않다고 믿는 사람이다. 윤명수 시인 역시 그러하다. 그는 이번 작품집에서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관계와 의미를 천착, 그 연결고리를 담담한 언어로 풀어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자연물과 유기체, 생명력을 소진한 모든 것을 시적 소재로 끌어왔다. 한편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경기지부 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다. 값 8천원 ■천사표 내 친구(권타오 著/주니어RHK 刊) 권타오 작가가 오랫동안 서울시립어린이병원에서 중증 장애아들을 돌본 경험을 토대로 쓴 작품이다. 다운증후군을 겪는 아이와 보통 아이의 우정을 이야기하며 병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고 그들을 우리 사회의 소중한 한 구성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주인공 강토를 비롯해 등자인물의 표정과 행동을 부각한 그림이 눈길을 끈다. 어린이 책과 벽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장연주가 그렸다. 값 9천500원 ■자연주의 출산 보고서: 1%의 선택 행복한 출산의 권리(신정현 著/마더북스 刊) 준비된 계획임신과 몸 관리, 그리고 휴먼프로그래밍을 이해하고 태교의 본질을 깨달아 임신과 출산의 감동을 맛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안내서다. 병원 시스템 중심의 일률적인 출산 문화를 비판하고 있다. 또 자연주의 출산이라는 새로운 출산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온 방송 내용을 소개하며 대안을 제시한다. 책을 읽는 엄마들이 자신만의 출산을 설계하고 이뤄나가는 데 도움이 될 만 하다. 값 1만5천800원 <이번주 베스트셀러> 9일 기준 교보문고 제공 1.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무라카미 하루키/민음사 2. 꾸뻬씨의 행복여행/프랑수아 를로르/오래된미래 3. 해커스 토익 Reading(전면개정판)/David Cho/해커스어학연구소 4. 해커스 토익 Listening(전면개정판)/David Cho/해커스어학연구소 5. 28/정유정/은행나무 6. 인페르노. 1/댄 브라운/문학수첩 7. 해커스 토익 보카/David Cho/해커스어학연구소 8.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 스님/쌤앤파커스 9. 여덟 단어/박웅현/북하우스 10. 고구려. 5: 백성의 왕/김진명/새움

휴식찾아 떠난 바캉스… 지식 충전, 감성 충전

여름은 뜨거운 태양과 쏟아지는 장맛비로 불쾌한 계절이다. 하지만 여름을 그 어떤 계절보다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 있다. 바로 여름 휴가다. 멋진 휴양지에서의 달콤한 하루는 그간의 피로를 날리는 기회니 말이다. 다가오는 휴가철에 짐을 싸기 전, 지식과 감성을 충전시켜줄 책 한 권을 골라보자. 분야별 추천 도서를 소개한다. 창업을 준비중이거나 나아질 것 없는 경제적 환경에 무기력해진 휴가족을 위한 추천도서로는 나는 골목의 CEO다(이갑수 외 著, 삼성경제연구소 刊)가 제격이다. 해마다 여름휴가 중 CEO가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 온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최근 발표한 여름추천 신간 도서다. 잘되는 장사를 원하는 이들에게 진짜 상인을 만날 것을 제안하며 상인 이야기 12편을 담았다. 양복지 판매상임에도 저렴한 두루마기 한복지와 실용적인 승복지를 개발해 시장을 넓힌 상인부터 외국인 근로자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여러 나라의 현지 시장을 돌아보며 그들의 요리법을 직접 체험한 식육점 상인, 인근에 대형마트가 들어선 후 대형마트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다양한 신발을 구비해 오히려 매출을 늘린 상인 등 골목상권을 지켜온 이들이 등장한다. 값 1만3천원 IT리더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도서도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디지에코와 함께 한 달간 설문조사를 통해 올 상반기 출간 도서 중 14권의 여름휴가에 읽을만한 책을 추천했다. 그 중 하나는 소통의 힘을 강조한 공개하고 공유하라(제프 자비스 著, 청림출판 刊)다. 공유할 것을 요구당하는 열린 인터넷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공유한 지식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각자의 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끈다. 이 주장은 전립선암 투병 생활을 하며 다른 사람들이 공유해 준 정보를 통해 도움 받았던 자신의 사례에서 비롯됐다. 값 1만6천원 지난 2007년 발간 1년만에 50만부 이상 판매고를 올린 경청의 저자 조신영의 신작 고요한 마음(비전과리더십 刊)은 경쟁 사회에서 평화롭고 고요한 마음을 찾는 방법을 알려준다.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모범적 영어선생이었던 주인공 고요한은 제자의 투신 사건과 췌장암이라는 인생의 위기에서 자신을 되돌아본다. 한 마리가 먹이를 찾아 뛰기 시작하면 그 뒤를 쫓아 결국 바다로 떨어진다는 쥐과 동물 레밍의 속설에서 사는 이유를 잊은 채 질주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는 진짜 고요한 마음을 찾기 위한 몽골 초원으로의 여정을 시작한다. 지친 일상에 여름 휴가지에서 쉼표를 찾는 이들을 격려하는 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값 1만3천원 이 밖에 스마트폰만 있으면 읽을 수 있는 책도 많다. 스마트폰 전자책 어플 북팔(www.bookpal.co.kr)은 추리, 미스터리,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의 전자책을 무료로 제공한다. 프랑스 국민은 연간 평균 11권의 책을 읽는데, 그 중 3권은 휴가지에서 읽는다고 한다. 올 여름 휴가지에서 스트레스를 날리며 체력을 보충하는 한편 지식과 감성을 충전하는 기회로 삼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최성 고양시장 시정일기 ‘울보시장’ 출간

최성 고양시장이 취임이후 숨가쁘게 달려온 민생현장 3년을 시정일기식으로 기록한 울보시장을 출간했다. 울보시장은 최 시장이 주황색 점퍼차림에 초록색 소형자를 타고 현장을 다니며 수첩에 조각 조각 메모했던 내용과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틈틈이 연재했던 목민관의 눈물어린 일기와 자신의 개인적 삶의 굴곡과 아픈 가족사를 담았다. 최 시장은 시민들을 접하면서 항상 웃고 있지만 민생현장에서 만난 눈물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가족 이야기로 시정에서 말할 수 없는 답답한 심정을 최대한 솔직하고 과감없이 담고 싶었다며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상처받고 위로 받아야하는 우울증 공화국에 사는 시민들을 힐링해야 하는 무한책임의 시장으로서 가슴과 가슴으로 소통키위해 발간했다고 말했다. 최시장은 식칼을 들고 시장실로 들어온 민원인,청사앞에서 장송곡을 틀고 관속에서 잠을 자며 단식투쟁을 한 부부,눈물어린 세자매사건 등 민생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삶이 깊이 천착에 있다며 이들이 결국 삶의 행복을 찾아 어였한 참시민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고 시장으로서 행복과 자긍심,자신을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고 피력했다. 책의 마지막에서 최 시장은 청렴을 토대로 소통의 가치를 실천하고 평화에 대한 확신을 갖고 정의를 실현하며 통합의 무게를 감당하는 리더가 되고싶다고 강조했다. 고양=유제원기자 jwyoo54@kyeonggi.com

에드워드 테너著 ‘사물의 역습’

첨단 소재를 이용한 운동화가 등장했지만 신발에 발을 고정시키는 신발끈은 200년이 넘는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 수세대에 걸쳐 많은 발명가가 운동화의 다양한 잠금장치를 발명하려 했으나 여전히 신발끈이 독보적이다. 태어나 가장 먼저 접하는 사물 중 하나인 인공 젖꼭지는 입으로만 빨아도 우유가 나오므로 턱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이 쉬운 방식에 익숙해진 유아는 모유 수유 때에도 입으로만 젖꼭지를 빨아 젖을 잘 먹을 수 없게 된다. 인공 젖꼭지가 초래한 부작용이다. 부상을 막는 군사 도구였던 헬맷은 1980년대 평평한 아기의 뒤통수가 맘에 들지 않은 부모들의 요구에 유아용으로 제작됐다. 심각한 증상을 고치기 위해 특별 제작된 소아과 헬멧이 등장한 것이다. 이처럼 일상 속 사물은 신체를 보호하고, 자세를 잡아주며, 우리의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해왔지만 뜻하지 않은 결과를 낳기도 했다. 국립미국사박물관의 레멜슨 발명 혁신 연구 센터의 에드워드 테너 수석연구원은 사물의 역습(오늘의 책 刊)을 통해 의도치 않은 결과를 가져온 사물을 집중 분석했다. 젖병, 운동화, 안락의자, 건반, 안경, 헬맷 등 우리가 고안하고 발전시킨 9가지 물건이 그 주인공이다. 저자는 우선 일부 혁신이 사물의 발명 그 자체보다는 새로운 사용법의 발전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논증한다. 테크놀로지와 테크닉이라는 두 단어를 통해 일상의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다. 여기서 테크놀로지는 인간에 의해 변형된 자연 세계로 구조물, 도구,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테크닉은 우리가 이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관점을 토대로 수많은 도구가 우리 몸에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 사례를 나열한다. 유머와 통찰력이 돋보이는 저자의 신선한 접근은 단조로운 일상에 지친 독자에게 익숙한 사물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만 하다. 값 1만6천500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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