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엄기영)은 경기도 대표인물 평전 발간사업의 첫 성과물로 율곡 이이(李珥) 평전(민음사 刊)을 간행했다고 12일 밝혔다. 문화재단은 도의 정체성 확립과 도민의 자긍심 고취를 위해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경기도 출신 인물의 평전 발간 보급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5천원권 지폐의 모델로 잘 알려진 율곡으로, 경기도 파주가 고향이다. 파주에는 그를 모신 자운서원(紫雲書院)을 비롯하여 묘역, 율곡이 8살 때 올라 시를 지었다는 화석정(花石亭) 등 관련 유적이 남아있다. 평전의 저자인 한영우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율곡을 모르면 조선후기를 알 수 없다며 조선후기의 정치와 사상은 율곡이 뿌린 씨앗을 거두는 과정으로 봤다. 그는 또 율곡을 나아가서는 임금의 결단을 촉구하여 혁신에 앞장서고, 물러나서는 제자들을 교육시켜 위기의 조선을 일깨운 선각자로 결론짓고 있다. 한편 재단은 앞으로 정조, 정약용, 김육, 안재홍 등 역사적인 선각작들의 평전을 발간할 계획이다. 값2만3천원. 문의(031)231-8575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12살 소녀 꽃님이의 눈으로 바라본 5ㆍ18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장편동화 자전거(북멘토 刊)가 출간됐다. 5ㆍ18기념재단이 기획한 책은 박상률 작가가 글을 쓰고 이욱재 화가가 그림을 그렸으며 어떤 정치적, 역사적 편견도 없이 당시의 광주를 순수하게 그리고 있다. 1980년 5월 어느 아침, 꽃님이네 아침 밥상에는 곧 태어날 동생을 품은 엄마와 꽃님이 뿐이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아빠는 한 달에 한 번 집에 오고 대학을 졸업한 고모는 서울로 취직해 떠났다. 모처럼 아빠가 집에 온 날, 꽃님이는 아빠와 고모와 함께 탔던 자전거를 타고 나가 본다. 봄이면 뭐든 다시 살고 싶어지기 때문에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는 아빠의 말을 꽃님이는 알아들을 듯도 하다. 공수부대가 도시를 점령해 일터로 갈 수 없는 아빠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려고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다. 꽃님이는 아빠를 찾기로 결심하고 병원에서 장례반 일을 도와주고 있던 아빠를 가까스로 만난다. 꽃님이가 목격하는 장면들은 담담한 어조로 그려지고 있지만 잘못된 국가 권력이 개인의 삶을 얼마나 망가뜨릴 수 있는가를 단적이고도 충격적으로 보여 준다. 특히 신발도 신지 못한 채 맨발로 죽은 여성들에게 동료들이 양말을 신겨주려 했으나 퉁퉁 부어 양말이 잘 들어가지도 않아 절규하던 모습을 꽃님이가 묵묵히 바라보던 장면은 당시 어린 아이였던 작가 박상률의 목격담이기도 하다. 꽃님이와 내내 동행하는 자전거는 세계와 꽃님이를 이어 주는 매개체이자 지난 시대의 아픈 역사를 상징한다. 한 소녀의 순수한 마음으로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중요한 역사적 페이지를 생생하고 정직하게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큰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박상률 작가는 모두들 5월의 봄을 잊고 싶어하는데 그동안 동화책, 청소년소설, 어른용 소설과 시집에 이르기까지 그해 봄을 줄곧 이야기해 왔다며 그런 까닭은 그때 그 시절, 그 자리에서 죽음조차 마다하지 않고 정의와 희망을 부르짖은 이들 덕분에 이만큼 이나마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5월의 봄을 억지로 묻어 두기만 해선 안되고 어린 독자들이 제대로 알아야 하며, 제대로 알아야 털어 버릴 수 있고 제대로 알아야 미래를 생각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편 본지 필진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상률 작가는 1959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1981년 전남대학교를 졸업했다. 1990년 한길문학에 시 진도 아리랑과 동양문학에 희곡 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97년 펴낸 소설 봄바람은 우리나라 첫 청소년소설로 여겨지고 있으며 광주의 5월을 다룬 책으로는 아빠의 봄날, 너는 스물 살, 아니 만 열아홉 살, 하늘산 땅골 이야기, 나를 위한 연구 등이 있다. 값1만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김수영의 연인(김현경 著, 실천문학사 刊) 시인 김수영의 아내 김현경씨가 80여 년 삶에 대한 독백부터 남편과의 일들을 회고한 에세이집. 저자가 간직해 온 김수영 관련 사진, 강의록, 서신 자료 등도 실었다. 아내로서 저자만이 알고 있는 시작 배경과 관련 일화 등이 시인의 작품에 대한 관심도를 환기시킨다. 한편, 이 책은 실천문학사가 책의 가치 회복을 위해 론칭한 인문ㆍ교양 에세이 책 읽는 오두막의 첫 권이다. 값 1만2천원. ▲대학생을 위한 히든취업 트레이닝(최지은 著, 아인북스 刊) 대학생활과 취업고민을 풀어줄만한 49가지 전략을 담았다. 인천 출신인 저자는 청춘들을 대상으로 취업 지원과 커리어 코칭을 통한 입사 멘토링 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 인천고용센터,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 마이스터고등학교 등에서 강연하고 있다.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활 중 누구나 겪을 필수 사항을 다양한 상담 사례로 보여주고 팁을 제시한다. 값1만3천500원 ▲만다라 미술치료 워크북(김영옥 著, 비움과소통 刊) 마음자리 그림숲 힐링센터의 김영옥 원장이 5회의 만다라 개인전과 미술치료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내놓은 책이다. 원형, 변형, 확장 만다라를 비롯해 새, 용, 식물, 눈동자 등 다양한 문양과 그 모체가 된 드로잉을 실었다. 저자는 드로잉 회화로부터 나온 문양에 집중 몰입함으로써 명상과 치유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한편 김 원장은 오는 10월 인사아트센터에서 6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값 1만4천원 <이번주 베스트셀러> 12일 오전 9시 기준 교보문고 제공 1. 꾸뻬씨의 행복여행/프랑수아 를로르/오래된미래 2.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 스님/쌤앤파커스 3. 어떻게 살 것인가/유시민/아포리아 4. 김미경의 드림 온(Dream On)/김미경/쌤앤파커스 5.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현대문학 6.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샘 혼/갈매나무 7. 습관의 힘/찰스 두히그/갤리온 8. 그래도 사랑하라/전대식/공감 9.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강세형/쌤앤파커스 10.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강수진/인플루엔셜
사라져간 마을의 문화와 역사를 되살리고자 한 마을공동체의 움직임을 담은 책이 발간돼 화제다. 바로 오산시 신장동 금암마을향우회(회장 김상호) 회원들이 3년여의 제작기간을 들여 내놓은 책 내 고향 금암동(우리동네사람들 刊)이 그것. 책은 201쪽 분량으로 지난 1960년대 마을모습과 주민들의 생활상을 400여 장의 사진으로 기록했다. 상여를 이용한 전통 장례식과 제사, 전통혼례, 효도잔치 등 현대에 찾아보기 장면을 볼 수 있다. 금암동의 역사와 전설, 유물, 지명유래, 세시풍속까지 기재해 사료적 가치도 높다. 특히 주민 스스로 자료수집부터 편집출판까지 동참해 마을 문화를 알리고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고자 노력한 순수창작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한민규 편집위원은 책은 10여 년전 세교 택지개발로 흔적조차 없어진 마을의 옛 원형을 복원하고 지금은 뿔뿔이 흩어진 금암동 마을주민들에게 추억을 선물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미래의 후손들에게 금암동의 산 역사를 말해줄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비매품. 문의(031)375-1767 오산=강경구기자 kangkg@kyeonggi.com
사회가 발전하면 사회구조와 제도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다양하고 복잡해진다. 이렇다 보니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 생성된 인간의 욕망 속에서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발생한다. 사회문제는 한국 사회의 일반성과 특수성, 객관성과 주관성을 모두 고려할 때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서구의 이론을 토대로 한국사회를 설명한 자료만 있을 뿐 한국적 특수성에 대한 적절한 분석은 없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대표 진보학자, 개혁성향 학자, 현장 활동가 등 33명이 한국적 시각으로 바라본 사회학에 대한 책 사회문제를 보는 새로운 눈(선인 刊)을 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회문제에 대한 한국적 탐색과 대중적 접근을 시도한 이 책은 사회구조와 사회문제, 세대와 사회문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공생공락 등 6개 주제로 나눠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또 국내 학계에서 제대로 실행에 옮겨진 적이 없는 사회문제론의 한국적 이론화와 적용이라는 새로운 기획으로 다양한 관점에서의 사고와 대화의 필요성을 전한다. 저자 김광남 한국도시행정학회 이사ㆍ극동대학교 겸임교수는 사회학을 강의하다 보니 한국 현실에 외국 이론이 어울리지 않다는 걸 느꼈다며 현실에 맞는 이야기를 쓰고자 1년 동안 준비했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사회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모두의 문제라는 의식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값 2만8천원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2011년 한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영화 도가니의 원작자인 공지영의 소설이다. 이 소설은 2005년 발표됐다. 그런데 뜻밖에도 책 주인공은 사형수와 수녀님, 그리고 가족에게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던 15세에 정체된 설흔살이 넘은 노처녀 얘기였다. 이야기의 시작은 나(유정)의 세 번째 자살 시도가 미수로 끝나자 고모가 날 방문한다. 그리고 자신과 몇 달간 동행을 할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 그리고 사형수인 정윤수를 만나기 시작한다. 그 만남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유정이 열 다섯의 나이에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그것도 매우 가까운 친척에게 성폭행 당한 사실을 맨 처음 털어 놓은 것이 사형수 정윤수라는 사실이다. 엄마께 얘기를 꺼냈을 때 무시해 버렸던 그 기억. 어쩌면 이 책은 딸과 엄마의 대화가 메마른 오늘날 사회를 대변해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빠도 몰랐던 깊은 내면을 아주 어렵게 꺼낸 그런 것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지만 진심어린 얘기를 들어 줄 수 있는 것, 바로 그런 것이 가족인데 오늘날의 가족은 과연 서로 소통하며 살고 있는가. 우리 모두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로 읽혀졌다. 또한 자의나 자연사가 아닌 타의에 의한 사형의 공포를 안다면 이 땅에 기초수급을 해결하지 못하는 생계형 범죄에 대한 국가적인 책임을 우리는 외면해서는 안된다. 소설은 타인의 감성을 어루만져 새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슬픔을 공감케 하거나, 내가 느끼지 못했던 시대의 아픔을 보여준다. 그 시대의 아픔은 당사자들에게는 고통이지만 현실에 힘든 일을 겪는 우리에겐 위로가 되기도 한다. 공지영 작가의 특징은 극한의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아픈 이야기를 통해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당신 지금 힘들어, 이 이야길 봐. 더 죽을 것 같은 사람이 아주 많아! 조금 견디다 보면 좋은 시간이 올 거야. 밝은 마음이 찾아 와. 암 오지, 오지 말고. 문의(031)257-5067 전방하 동화작가독서특훈하나로 저자
■못의 사회학(김종철 著/문학수첩 刊) 이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못들이 사회 구성원은 자기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한 사회, 더 나아가 이 세계 전체의 삶과 연결되어 있음을 말한다. 못의 관계학, 즉 못의 사회학은 그동안 김종철 시인이 못을 통해 발견한 사색의 언어들이 촘촘한 관계망 속에서 사는 우리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깊이 있는 기록물이다. 값 1만원 ■인문학으로 창조하라(김상근 著/멘토 刊) 기원전 5세기 플라톤 아카데미로 돌아가 시대를 관통하는 인문학의 본질이 진선미(眞善美)에 있음을 파헤친다. 호메르스의 오디세이아를 통해 끊음없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자문하며 다가오는 험난한 운명을 담대하게 헤쳐가는 호메로스 정치학을 제시한다. 또 인격과 기술을 겸비한 아레테의 힘이 창조원천임을 유도하며 이 시대 절대불변의 진리인 인간을 중심에 세우고, 인문학으로 창조할 것을 역설한다. 값 1만3천원 ■내 아이의 꿈의 목록 포트폴리오(차경희 著/한울림 刊) 99% 아이들의 숨겨진 재능을 일깨우는 꿈찾기 로드맵이다. 기술적이고 일률적인 포트폴리오 작성법을 담은 것이 아니라, 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하는지, 포트폴리오는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교육학자로서 저자의 풍부한 연구와 교육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교사나 부모가 실제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자료도 함께 제공한다. 1만3천원 <베스트셀러 순위> 교보문고 인터넷 제공 1. 꾸뻬씨의 행복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 오래된미래 2.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 스님 지음 /쌤앤파커스 3. 김미경의 드림 온(Dream On) /김미경 지음 /쌤앤파커스 4.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현대문학 5. SELCA BOOK By BEAST /비스트 지음 | 페이퍼북 6. 습관의 힘 / 찰스 두히그 지음 / 갤리온 7.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샘 혼 지음 / 갈매나무 8. 메이플 스토리 오프라인 RPG. 57 /송도수 지음 / 서울문화사 9. 그래도 사랑하라 / 전대식 지음 /공감 10.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 강세형 /쌤앤파커스
2000년부터 국내 공연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공연예술 분야가 새로운 산업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라이선스 뮤지컬에 버금가는 국내 창작뮤지컬이 나오기도 하고, 세계인의 찬사를 받은 공연도 무대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그간의 국내 공연 성장기를 문자로 정리한 기록은 없었다. 이런 가운데 10여 년 동안 공연기획에 몸담고 있는 전문가가 성공작과 실패작을 분석한 무대의 탄생(소홍삼 著/미래의창刊)이라는 책을 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저자 소홍삼은 국내 공연예술사에 큰 획을 그은 연극열전, 러프컷, 뮤지컬 대장금 등 다양한 분야의 10개 작품을 엄선해 하나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수많은 사람이 흘린 땀방울 하나하나를 기록했다. 여기에 기획배경, 추진과정, 비하인드 스토리, 홍보마케팅 실행, 성공ㆍ실패 원인 분석 등을 더해 예술경영현장 관계자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는 2009년 말부터 공연 관련 자료를 정리하기 시작해 2011년 2월부터 쓰기 시작했다며 공연 관련 기록이 없어 자료 수집이 가장 힘들었다고 집필 배경을 전했다. 그는 또 이 책이 공연계의 발전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관객들은 공연의 제작 과정을 이해하고 앞으로 공연에 더욱 애착을 갖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저자 소홍삼은 현재 의정부예술의전당 경영지원부장을 맡고 있으며 천상병예술제 총괄기획, 의정부국제음악극 축제 기획의원ㆍ사무국장을 역임했다. 값 1만5천원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수원시인협회 최연숙 시인(57ㆍ여)이 생애 첫 시집 밥차리미 시인의 가을(예술의숲 刊)을 발간했다. 갈비집 불판을 닦으면서도 음식점 계산서와 대리운전 메모지 등 빈 공간에 창작욕을 불태운 결과다. 2006년 월간 예술세계로 등단한 그는 자신의 인생의 궤적을 솔직담백한 시어로 엮었다. 시집은 꿈, 기다림, 사랑, 아픔, 그리움, 함께, 존경과 기도 등 총 7부로 구성돼 있다. 시인의 일터에서 가장 친한 친구인 주인집 손녀딸부터 매일 밥상을 차려주며 마주하는 손님들, 늦은 귀가길에 만난 추억과 가족 등이 등장한다. 그는 힘들고 고단한 하루하루를 평온하게 시어로 빚고 시간의 흐름에 무심한 듯 보이면서도 그 찰나를 부숴 맛깔스럽게 버무렸다. 쉰 살이 넘은 나이에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불판 닦아 번 돈으로 다닌 평생교육원 문예창작과에서 쌓은 실력은 세상살이를 담백한 관조로 풀어낸 시에서 빛을 발한다. 최연숙 시인은 솔직하게 아픔을 쓰고 그렇게 아픔을 시로 비워 내면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상처가 아물게 된다며 오랜 기간 임신했다가 드디어 아이를 낳은 기분이며 세상에 나와 무엇인가 이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값 8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쿠웨이트 시집 한글 번역본이 처음으로 출간됐다. 국내 한 인터넷 신문에 아랍의 시향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연재해 온 쿠웨이트 수아드 알 사바 시인의 시집 쿠웨이트 여자(아시아엔 刊)가 그것이다. 2012년 만해대상 문학부문 수상을 기념해 1986년에 발간된 여자 부스러기와 내 아들 너에게 등 2권의 시집을 합본한 시집이다. 지난 2011년 쿠웨이트 알아라비 매거진 포럼에서 시인으로부터 시집을 선물받은 이상기 아시아엔 발행인이 적극 한국어 발간 작업을 벌여왔다. 번역은 장세원 단국대 교수와 이동은 한국외대 교수가 맡았다. 쿠웨이트 왕족인 시인은 조국에 보내는 긴급전보ㆍ장미와 권총의 대화ㆍ분노의 꽃들 등 더 많은 시와 시집을 발표하는 한편, 쿠웨이트에서 출판사 퍼블리싱 하우스를 설립해 문학과 역사ㆍ사회 전반에 걸친 이슈를 다룬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특히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당시 책 내 조국을 사랑해도 되겠습니까를 통해 걸프전쟁을 신랄하게 비판해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또 이집트 카이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1989년 영국 써리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4권의 경제 전문서적과 15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처럼 시를 통해 여성문제와 사회적 모순을 끄집어낸 수아드는 시 그대는 알고 계십니까로 2001년 아랍시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2006년 Bobtime 시인대회에서 유네스코의장상을 받은 바 있다. 한글 번역본에서도 수아드의 시어는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빛난다. 이데올로기 차이와 전쟁에 고통 받는 아랍 여성의 아픔은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도 페미니즘과 조국애로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드러낸다. 낯선 아랍 특유의 정서를 접할 수 있는 시집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아드 시인은 서문을 통해 한국 독자들에게 솔직 담백한 사랑을 고백한다. 시는 한 영혼에서 다른 영혼으로 주행하는 재빠른 빛과 같습니다. 나는 여기서 쿠웨이트의 갈매기가 되어 한국의 강둑으로 날아갑니다. 한국은 걸출한 작품을 지어낸 진지하고도 빛나는 문화인을 낳은 멋진 나라입니다. 부디 내 사랑을 받아 주시기를. 값1만2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