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신간]공범들의 도시 外

● 공범들의 도시 / 표창원ㆍ지승호 共著 / 김영사 刊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씨가 한국적 범죄를 테마로 국내 1호 경찰학 박사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와의 대화를 담은 책이다. 이들의 대화는 연예인 인권의 그늘부터 CSI신드롬, CSI이펙트, 범죄 영화 등에 대한 분석 그리고 현 정국의 핵심 쟁점인 국정원 댓글과 국정원 개혁 등 정치적 테마로 이뤄졌다. 표 교수는 묻는다. 이웃집에서 벌어진 단순 강도에서 국가 기관의 부정까지 범죄라는 불편한 사건에 대해서 애써 외면하고 침묵하는 사람들의 사회, 혹시 당신도 공범이 아닌지를. 값 1만4천원. ● 엄마, 엄마들 / 성향숙 著 / 푸른사상 刊 지난 2008년 시(詩) 전문 계간지 시와반시에 신인상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성향숙 시인의 첫 시집이다. 모두 4부로 구성된 122편의 시에는 대체로 현실의 부정과 이상의 실현이 씨줄과 날씨처럼 복잡하게 엮여 시인만의 염세적이며 허무적인 세계를 독특한 상상력으로 표현해냈다. 그렇다고 시인의 시적 상상이 비극적 세계에 머문 것만은 아니다. 해설은 쓴 임동확 한신대 교수의 말처럼 풀린 대극을 중재하려는 노력으로 회귀한다. 값 8천원. ● 조선에서 온 붉은 승려 / 정찬주 著 / 김영사 刊 이 책은 1927년 광저우 봉기의 주도자이며 김산의 사상적 스승이었던 조선에서 온 붉은 승여 운암 김성숙의 생애를 그린 소설이다. 운암은 1919년 3ㆍ1운동 당시 봉선사 승려 신분으로 독립운동을 주도하다 체포돼 8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책은 조선에서 승려 생활을 하다 사회주의 운동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 무정부주의, 민족주의 혁명가로 활동한 운암의 삶을 추적한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고증과 속도감 있는 전개가 매력이다. 여기에 베일에 감춰진 운암의 러브스토리와 마오쩌둥과의 만남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녹여 재미를 더했다. 값 1만3천원.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이주의 베스트셀러> 1. 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해냄출판사 2. 관계의 힘(상처받지 않고 행복해지는) | 레이먼드 조 지음 | 한국경제신문사 3. 1cm+ 일 센티 플러스 | 김은주 지음 | 허밍버드 4.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 이중섭 지음 | 다빈치 5. 원씽(The One Thing) | 게리 켈러 지음 | 구세희 옮김 | 비즈니스북스 6. 꾸뻬씨의 행복여행 |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 오유란 옮김 | 오래된미래 7.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양억관 옮김 | 민음사 8.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 지음 | 쌤앤파커스 9. 폭풍우 치는 밤에(가부와 메이 이야기 1) | 키무라 유이치 지음 | 김정화 옮김 | 아이세움 10.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이번주 신간]시간의 빛깔 外

■시간의 빛깔(최일화 著/문학의전당 刊) 안성 출신으로 1986년 무크지에 시를 발표했던 최일화 시인의 시집이다. 2011년 인천남동고등학교 영어교사를 정년퇴임한 후 2013년 인천문화재단 문학창작기금을 받고 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총 4부로 구성된 시집은 1ㆍ3부에 일상생활 주변에서 느낀 것을 쉽게 형상화한 작품으로 채워졌다. 2부에는 70여 일 인도 동북부 산티니케탄에 머물며 쓴 작품이 주를 이룬다. 4부에서는 가족 갈등 문제를 다룬 작품이 펼쳐진다. 시인은 쉬우면서도 문학적 감동이 내포된 시를 쓰려고 한다며 작품을 소개했다. 값 8천원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최낙언 著/예문당 刊) TV, 언론, 책 등을 통해 퍼진 기존의 식품첨가물에 대한 오해를 풀도록 진짜 식품첨가물의 모습을 설명하는 책이다. 20년 이상 식품 첨가물을 다루고 분석해 온 저자는 우리나라만큼 식품법규가 까다로운 나라도 없지만 여전히 식품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을 꼬집는다. 소비자의 높아진 눈높이를 돈벌이의 기회로 삼으려는 일부 건강전도사와 기업, 언론에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식품첨가물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많은 지식과 사례를 소개한다. 식품공학을 전공한 저자는 제과 회사와 향료회사에서 근무했으며, 불량식품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 등을 펴냈다. 값 1만3천800원 ■결괴(히라노 게이치로 著/문학동네 刊) 1999년 교토 대학 재학 당시 중세시대 수도사의 신비체험을 그린 소설 일식으로 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작가의 신작 소설. 전 2권으로 이뤄진 장편소설은 실제 범죄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충격적 소재와 스릴러적 요소로 독자를 유혹, 출간 당시 일본 베스트셀러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엘리트 공무원 형을 둔 평범한 회사원 동생이 속마음을 인터넷 일기장에 기록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느 날 출장지에서 실종된 동생은 전국 각지에서 의문의 범행성명문과 함께 토막사체로 발견되고, 형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받는다. 값 각 1만3천800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이주의 베스트셀러> 1. 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해냄출판사 2. Ls Bravo Viewtiful Part. 2(그룹 인피니트 엘의 포토에세이 북) |엘 지음 | 울림엔터테인먼트 3.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양억관 옮김 | 민음사 4. 원씽(The One Thing) | 게리 켈러 지음 | 구세희 옮김 | 비즈니스북스 5. 관계의 힘(상처받지 않고 행복해지는) | 레이먼드 조 지음 | 한국경제신문사 6. 꾸뻬씨의 행복여행 |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 오유란 옮김 | 오래된미래 7. 폭풍우 치는 밤에(가부와 메이 이야기 1) | 키무라 유이치 지음 | 김정화 옮김 | 아이세움 8. 1cm+ 일 센티 플러스 | 김은주 지음 | 허밍버드 9.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 지음 | 쌤앤파커스 10. 진격의 거인. 11 | Hajime Isayama 지음 | 설은미 옮김 | 학산문화사

윤수천 성인시집 ‘쓸쓸할수록 화려하게’ 출간

원로 동화작가 윤수천(71)이 반백년 이상의 문인 생활의 두 번째 성인시집 쓸쓸할수록 화려하게(월간문학 출판부 刊)를 펴내 눈길을 끈다. 윤 작가는 1974년 소년중앙문학상 동화부문에 당선된 뒤 최근까지 교과서에 실린 창작동화 꺼벙이 시리즈와 인사 잘하고 웃기 잘하는 집, 고래를 그리는 아이 등으로 사랑받아 왔다. 1975년 소년 중앙문학상과 1976년 조선일보신춘문예에서 동시부문에 당선돼 초기에는 동시를 쓰기도 했다. 동시집으로는 아기 넝쿨과 겨울숲 등이 있다. 성인 대상 시집은 내면의 깊은 연애 감정을 주소재로 한 작품을 엮은 너에게는 나의 사랑이 필요하다(하문사 刊, 1998년) 이후 15년만이다. 고등학교 3학년 까까머리 시절, 문총 주최 전국고교백일장에서 시 하늘로 장원을 차지했던 소년이 일흔 넘어 다시 한 번 시인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쉬운 언어로 동심(童心)을 아름답게 채웠던 작가의 농익은 필력은 이번 시집에 담긴 70여 편의 시편에서도 오롯이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2~3년간 지은 시편들로 대부분 3~4행으로 짧지만 울림은 길다. 추운 겨울날/문틈으로 들어온 햇살 한 줌/지상에서 가장 따슨 이불 한 채. - <햇살 한 줌> 전문 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어와 소재로 보편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작가이자 인생 선배의 감성이 담뿍 담겨있다. 그래서인지 서늘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가을의 길목에서 따뜻함을 보탠다. 옛 사람들은 아침에 눈이 뜨이면/빗자루를 들고 나가 길을 쓸었다/그것은 하루의 삶을 주신/신에게 드리는 감사의 표시였고/이웃에 보내는 아침 인사였다. - <한길 청소> 전문 한편 윤 작가의 시집 출간과 함께 오는 31일까지 수원의 전통찻집 시상(장안구 영화동)에서 시 작품 40점을 전시하는 윤수천, 詩와 놀다를 진행한다. 값 8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이번주 신간]별밤 징계골의 사중주 外

■별밤 징계골의 사중주(박완숙 著/오감도 刊) 시집 섬강을 지나며, 그리움으로 그리는 그림 등을 저술하고 문학시대 시 부문 신인상을 등단한 박완숙 시인의 책이다. 저자의 두 아들들의 어린 시절 일기장을 책으로 엮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아이들이 보고 느낀 감정을 그대로 담았다. 아이들의 순수하고 맑은 동심을 엿볼 수 있는 이 책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책의 후반부에는 아버지, 참회록 등 저자의 시 14편과 부군 진광용씨의 서예작품을 함께 실었다. 값 1만원 ■철조망과 농구공(배봉기 著/산하 刊) 산하어린이 시리즈의 159번째 어린이 동화책이다. 너랑 놀고 싶어, 영어왕 가족, 새 동생, 난 이게 좋아, 무지개 색 초콜릿 등을 저술한 배봉기 작가의 책이다. 어른들의 욕심이 불러온 일방적인 생각과 행동 때문에 상처받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그린 세 편의 중편동화다. 저자는 철조망과 농구공, 이상한 꿈나무, 황금아파트와 꿈나무등의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친구들의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값 1만원 ■국가재테크(유상오 著/다할미디어 刊) 귀촌창업부자들, 은퇴하면 뭐 먹고 살래, 3천만원으로 은퇴 후 40년 사는 법 등을 저술한 유상오 작가의 책이다. 이 책은 은퇴 이후의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소득과 복지를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의도를 담고 있다. 저자는 책에서 21세기 새로운 국가재테크의 비전을 제시한다. 국가재테크는 개인의 재테크를 지원하고 보호하는 국가적 틀을 의미한다. 저자는 먼저 대한민국의 경제 사회적 성장과정을 살펴보고 그에 대한 교훈을 제시한다. 값 1만5천원 <이번주 베스트 셀러> 24일 오전 10시 기준 교보문고 제공 1. 정글만리 1/조정래/해냄출판사 2.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무라카미 하루키/ 민음사 3. 원씽(The One Thing)/게리 켈러/비즈니스북스 4. 꾸뻬씨의 행복여행/프랑수아 를로르/오래된미래 5. 관계의 힘(상처받지 않고 행복해지는)/레이먼드 조/한국경제신문사 6.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 스님/쌤앤파커스 7.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요나스 요나손/열린책들 8. 아크라 문서/파울로 코엘료/문학동네 9. 살인자의 기억법/김영하/문학동네 10. 1cm+ 일 센티 플러스/김은주/허밍버드

구효서 소설집 ‘별명의 달인’

드디어 가을이다. 이상기온으로 짧아진 가을, 그래서 더 아쉬울 계절이다. 여유를 만끽하며 즐겼던 독서의 계절이라는 타이틀마저 내려놓아야 할 지경이다. 머뭇거리지 말고 책으로 손을 뻗자. 때마침 우리나라 대표 전업작가 구효서의 따끈따끈한 신간 소설집이 나왔다. 올해로 등단 26년을 맞은 작가의 농익은 깊이와 유머가 버무려져 쉽게 읽으며 사색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주목된다. 삶이 깊어갈수록 소설세계 또한 다채로워진 구효서(56)의 신작 별명의 달인(문학동네 刊)은 8편의 단편소설을 담았다. 다양한 삶을 꾸려가는 화자를 내세워 우리네 이웃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시계가 걸렸던 자리(창비 刊)와 저녁이 아름다운 집(랜덤하우스코리아 刊)을 잇는 이번 소설집은 작가가 천착해 온 탄생과 소멸의 문제에서 벗어나, 삶 그 자체를 조망한다. 표제작의 화자는 학창 시절 자신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었던 친구 별명의 달인을 찾아간다. 당신은 제대로 아는 게 없어라고 말하던 아내가 갑자기 떠난 뒤다. 주위 사람의 특징을 잘 찾아내 별명의 달인으로 꼽힌 옛 친구라면 아내의 말 뜻을 알고 자신에게 무엇인가 말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하지만 그를 만나 지난날을 회상하던 화자는 옛 친구에게 별명 짓기는 재미가 아닌 공포와 고통을 모면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었음을 깨닫는다. 타인에 대한 빈틈없는 파악이 불가능한 데서 오는 두려움을 발견한 것이다. 구효서는 표제작의 화자와 별명의 달인 간의 이야기를 통해 타인과 관계 맺으며 자기만의 틀로 상대를 규정하는 우리를 꼬집는다. 타인에 대한 이해의 영점에 서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새로운 질문을 던지라고 말하는 듯하다. 옛집에 있던 책 한 권에 대해 형제들이 제각각 다르게 설명하는 것은 무엇일까. 수록작 모란꽃의 화자는 자신의 기억이 옳다고 주장하지만 기억을 되짚어가며 책은 한 권이 아니라 여러 권인 셈이었고, 내용을 조금씩 달리 알고 있다 해도 그것 모두 모란꽃이었음을 깨닫는다. 작가는 불변의 원본은 없으며 서로 다른 기억의 판본이 각각의 삶의 본질임을 전한다. 사랑하는 여자에게서 온 메일들을 제목만 읽고 지워버리는 화양연화의 남자, 병실에서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형과 지체장애자 동생과의 소통을 그린 6431-워딩.hwp, 애증의 관계이던 남편과 아끼던 딸을 잃고 가슴속이 텅 비어버린 여자를 지켜보는 누군가의 시선을 쫓는 저 좀 봐줘요 등 작가 특유의 절제된 감정와 정갈한 문체로 엮여 있다. 값 1만2000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이기주著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말을 의미하는 한자 언(言)에는 묘한 뜻이 숨어 있다. 두 번(二) 생각한 뒤에 입(口)을 열어야 비로소 말(言)이 된다는 것이다. 사람에게 품격이 있듯 말에도 품격이 있다. 그게 바로 언품(言品)이다. 언품을 강조하는 남자가 있다.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자로 일했던 전직 기자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이기주씨가 주인공이다. 이씨는 최근 펴낸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황소북스 刊)을 통해 한 명의 적을 만들지 않는 언품을 강조한다. 회사와 집에서 활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소도구와 구체적인 대화 요령을 담았다. 주요 지자체와 기업체, 문화센터 등에서 강연해 온 저자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한 팁들이다.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51초 침묵 연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돌직구 화법 ▲박지성 선수의 변화구 화법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요령 ▲세종대왕의 화술 ▲원스턴 처칠의 연설 등 효과적인 대화법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 사례를 소개한다. 저자는 이 책이 단순히 말하는 기술만을 다룬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험담을 잘하는 사람은 칭찬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분석한 일본의 심리학자인 시부야 쇼조의 설명 등을 토대로 한 주장을 통해 진심을 읽는 방법을 전한다. 시부야 쇼조는 열등감에 시달리는 사람이 동료와 상사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는 걸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상대를 견제하고 뒷담화를 늘어놓게 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저자는 상대의 말을 진심으로 듣는 자세,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진정성을 녹여내는 태도야말로 책에서 얘기하고자 했던 골자라며 이 책은 진심을 전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라고 말했다. 한편 저자는 현재 유명인의 화법과 PI(Personal Identity)를 컨설팅하고 있다. 값 1만2천800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박청자 시집 ‘달빛 흐르는 밤’ㆍ수필집 ‘숲이 만든 그늘에서’ 동시출간

시인이자 수필가인 박청자 시인이 시집 달빛 흐르는 밤과 수필집 숲이 만든 그늘에서를 동시에 출간했다. 수필은 11번째, 시집은 9번째다. 용인시 처인구에 거주하며 글을 벗 삼아 일상을 보내는 시인은 올해 혼인 한지 반백년이 된 계사년 금혼해를 기념해 책을 출간했다. 한겨울 은빛 단상, 꽃은 웃고 새는 우네에 이은 시집 달빛 흐르는 밤은 정원 뜰앞을 시작으로 아쉬움만 남기고, 따듯한 구들장 등 시인의 시적 감성을 엿볼 수 있는 70여 편의 시를 담았다. 어디를 가든 머릿속에는 온통 글을 쓸 생각 뿐이라는 시인은 소소한 일상을 특유의 섬세함으로 풀어내 독자로 하여금 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동이트기전이 더 어둡다, 추억의 원두막에 이은 수필집 숲이 만든 그늘에서는 봄, 빗소리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토대로 시인의 감성을 그대로 풀어냈다. 시인은 금혼(金婚)기념으로 시집과 수필집을 내면서 설레이기도 하고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하다며 글을 쓰는 것을 즐거움이라고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글쓰기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인은 국민포장, 여성부 장관상을 수상했으며 경기문학상, 한국수필문학상(27회) 등 다수의 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현재 한국여성문학회, 경기시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값 1만원 박준상 기자 parkjs@kyeonggi.com

주영하著 ‘식탁 위의 한국사’

생물학적인 음식에는 물질이 담겨 있지만, 문화적인 음식에는 생각이 담겨 있다. 출판사 휴머니스트가 출간한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민속학 교수의 신간 식탁 위의 한국사(메뉴로 본 20세기 한국 음식문화사)는 우리나라 음식을 통해 한국사를 본다. 지금 당신 식탁 위에 오른 음식 또는 오늘 당신이 선택한 외식 메뉴도 그냥 먹지 말자.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그 음식에도 한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그 무엇이 깃들어 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지난 100년간 한국인의 식탁에 오른 메뉴를 주목했다. 시대에 따라 어떻게 왜 변화해왔는지 그 탄생과 기원을 추적하고,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적 변동이 끼친 영향을 분석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람은 잘났건 못났건 누구나 먹어야 살고, 먹기 위해 경제활동은 물론이고 사회활동도 정치활동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한 개인이나 사회가 무엇을 어떻게 먹고 살아왔는지를 알면 그 사회의 역사가 보인다. 특히 20세기 세계 체제에 편입된 대한제국의 한국과 식민지 시기. 그리고 대한민국의 한국이 겪은 음식의 역사는 거시사와 미시사의 절묘한 조합이다. 이 같은 관점을 토대로 저자는 음식사를 독창적으로 구분했다. 첫 번째 분기점은 강화도조약을 계기로 외국인이 대거 유입된 1880년대부터 1900년까지다. 서로 다른 음식문화가 국경을 넘어 한반도의 음식 생산과 소비 문화를 변화시킨 시기다. 이어 1890년대 이후부터 1940년까지, 근대적 외식공간이 탄생하고 수많은 조선 음식이 식당 메뉴로 변모하는 시기로 구분했다. 최초의 근대적 외식업이라 할 수 있는 국밥집과 일본식 고급 요리옥의 변형인 조선요리옥, 산업화 시기에 끼니 겸 안주로 서민의 배를 채워줬던 대폿집 등이 등장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음식사도 변화한다. 남북의 인구가 교차 이동하면서 특정 지역의 토속 음식이 다른 지역에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1960년대 말부터 1980년대까지 급격한 이농과 도시화로 향수를 달래기 위한 고향음식의 대유행, 도시 구축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며 세계화를 맞는 1990년대 값싼 배달 음식과 다국적 음식의 인기,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드러나는 음식 민족주의 등 물질 음식이 문화 음식이 되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책을 다 읽고나면 우리집 밥상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생각에 잠기는 독자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값 2만9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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