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훌리건k (최홍훈 著 / 연합뉴스 刊) 올해 처음 제정된 제1회 수림문학상 당선작이다. 훌리건 K는 독특한 세계관을 가졌다. 국민심판 포청천이 야구계의 절대권력으로 군림한 가까운 미래를 다뤘다. 20년 전 고교야구 시작에 있었던 오심에 항의하기 위해 포청천을 찾아가 항의하고 대항하는 전직 야구선수의 이야기를 재치 있고 풍자적으로 담아냈다. 문학상을 심사한 정미경 소설가는 오심에 항의하기 위해 권력자를 찾아가는 전직 야구선수의 일직선 서사는 말 그대로 돌직구라며 여기에 야구의 정보와 언어를 비판적으로 전용하는 재치와 위트가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값 1만2천원 ■ 의사에게 기대지 않고 사는 법 (아쓰미 가즈히코 著 / 한스미디어 刊) 의사에게 의존하면 나을 병도 낫지 않는다. 인공심장 개발의 권위자이자 일본의 대표적 의학자인 아쓰미 가즈히코 도쿄대 명예교수는 의사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사람의 몸은 장기마저 개인 차가 있다며 병원에서 행해지는 의료는 사람들의 인체를 모두 같은 것으로 간주하는 오류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현대적 의료행위가 지닌 치료의 문제와 한계를 지적한다. 의료행위가 불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몸 상태를 관찰하는 방법을 통해 예방과 치료에 나서는 나름의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1만 3천원 ■ 우리 모두 틀림없이 다르다 (김현식 外 4명 著 / 열다 刊)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누구나 동등한 존엄성과 권리가 있다 세계인권선언문 1조의 말씀이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처한 인권의 현실은 선언문 말씀과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누구나 끄덕이지만 누구나 같지 않은 인권 이야기를 다뤘다. 5명의 저자가 인권의 정의와 역사, 세계인권선언, 우리 이웃 이야기 등 4가지 주제를 알기 쉽게 풀어쓰듯 담아냈다. 어린이들 시각에 맞춰진 책이지만 어른에게도 교양서로 유익하다. 값 1만1천원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이주의 베스트셀러 1. 인생수업 | 법륜 지음 | 휴 2. 제3의 인류. 1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열린책들 3. 1cm+ 일 센티 플러스 | 김은주 지음 | 허밍버드 4. 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 해냄출판사 5. 높고 푸른 사다리 |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사 6. 관계의 힘(상처받지 않고 행복해지는) | 레이먼드 조 지음 | 한국경제신문사 7.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 이중섭 지음 | 다빈치 8. 원피스. 71: 괴걸들의 콜로세움 | 오다 에이치로 Eiichiro Oda | 대원씨아이 9. 총 균 쇠 |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 문학사상 10.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 지음 | 쌤앤파커스
팔순의 나이에 할머니 두분이 어린이와 치매노인을 위한 동화책을 펴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선예(81수원 세류동)ㆍ황미숙(80오산시 원동) 어르신들로 최근 할머니가 들려주는 그림 속 이야기를 출간했다. 두 어르신은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회장 신현옥수원시 세류동)에서 10년 넘게 그림을 배우며 우정을 쌓는 둘도 없는 친구지간이다. 두 권으로 제작된 동화책은 최선예 어르신께서 글과 그림을 그린 홍길동전과 견우와 직녀와 황미숙 어르신께서 가사와 그림을 맡은 아리랑, 낮에 나온 반달, 달 따러 가자가 담겨 있다. 어르신들이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은 투박하고 진득하다. 그도 그럴 것이 전문가 도움 없이 줄거리 정리부터 밑그림, 색칠까지 모두 두 어르신이 한 달 넘도록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물. 어린 시절 아랫목에 누워 잠들기 전 할머니 무릎을 베고 듣던 흥미진진한 옛날이야기는 아이들에겐 교육용으로, 어르신들에게는 치매예방 도서로 제격이다. 황해도 개성이 고향인 황미숙 어르신은 그림과는 무관한 삶을 살았다. 어린 시절 나무꼬챙이나 녹슨 못을 주워서 흙바닥을 파며 그림을 그려본 게 전부. 중학교 때 의사가 되고 싶었던 어르신은 스무 살에 결혼해 바느질로 자식 넷을 키웠다. 춘천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최선예 어르신은 2남3녀를 키우며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다 우연한 기회에 성당에서 치매 미술을 접하게 돼 15년째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는 첫 수업 때 그린 새댁 시절의 자화상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어요. 그림 솜씨가 조금씩 나아지면서 가슴에 쌓였던 한과 아픔, 그리고 기억이 정리되면서 정서적 안정감을 얻고 무엇보다 성취감을 통해 누구보다 행복한 노년을 보내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들 어르신이 노년에 동화작가로 변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29년째 치매 미술로 어르신들 정신건강 회복에 앞장서온 신현옥 회장의 역할이 컸다. 이번 책 출간은 과거의 풍부한 경험과 삶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미술 활동을 통해 노인성 치매를 완화시키고 있는 두 어르신의 큰 성과이자, 건강한 노년의 롤모델이라 할 수 있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북한산은 백제 건국과 조선 개국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연 약속과 희망의 산이었다. 삼국시대 북한산과 북한산성은 정복과 전쟁의 땅이었고, 고려시대엔 불교가 꽃을 피운 믿음과 구도의 도량이자 왕도의 나라를 세우려던 혁명가의 숲이었다. 조선시대 북한산성은 전란의 치욕을 딛고 민족의 자존을 세울 부국강병의 초석이면서 왕권과 신권(臣權), 신권과 신권이 부딪치던 권력투쟁의 장이기도 했다. 이 같은 북한산성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대중역사서가 나왔다.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엄기영)은 지난 1년간 조윤민 다큐멘터리 전문작가와 관련 기관의 협조를 받아 북한산성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성과 왕국-북한산성이 전하는 스물여섯가지 한국사 이야기를 펴냈다. 문화재단의 북한산성사업팀은 앞서 대중에게 북한산성의 고고ㆍ역사ㆍ문화ㆍ학술조사 결과 등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대중도서 발간작업을 진행, 그 첫 결과물이다. 이 책은 북한산성을 통해 우리나라의 2천년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다. 북한산성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과 사건을 중심으로 기원전 18년 백제 건국에서 삼국시대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 멸망과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의 각 왕조의 영욕과 흥망성쇠를 다뤘다. 역사 사실을 한 축으로 놓고 그와 연관된 인물의 행위와 에피소드를 다른 한 축을 세워 이야기하며 북한산성 관련 정보와 시대의 흐름 및 성격을 함께 짚어나간다. 북한산과 북한산성을 둘러싼 영토전쟁의 실상과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의 결합 양상을 설명하며 권력유지와 통치의 도구로서의 성(城)이라는 측면도 살폈다. 김성태 문화재단 북한산성문화사업팀장은 고양시에 위치한 연간 500만명 이상이 찾는 국립공원이자 명승인 북한산성과 북한산이 이번 대중서적의 발간을 통해 많은 문화유산이 산재한 역사문화의 성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값 2만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제주4ㆍ3평화문학상의 1회 수상작 검은 모래(은행나무刊)가 출간됐다. 구소은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기도 한 이번 작품은 제주 우도의 검은 모래 해안에서부터 일본의 화산섬 미야케지마까지 4대에 걸쳐 이어지는 한 잠녀 가족의 삶의 역정과 드라마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일제강점기에 제주도 출신 한 잠녀 가족이 일본 바다로 출가물질을 갔다가 도쿄 남쪽의 미야케지마 섬에 정착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 소설에는 잠녀의 신산한 삶과 재일조선인으로서 겪게 되는 민족차별, 모국의 분단 상황에 따른 이념적 갈등 등의 장대한 이야기가 한 편의 영화처럼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일련의 디아스포라 소설들처럼 역사의 부침 속에서 갈등하는 개인의 삶의 궤적을 쫓으면서도, 상처를 헤집어내기보다는 공존과 평화를 전망하는 작가의 깊은 통찰과 역사의식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며 돌올하게 빛난다. 작가는 꼼꼼한 자료 조사와 탁월한 서사 구성 능력, 치열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소설을 써냈다. 소설은 1910년부터 100여 년에 걸쳐 제주도를 중심축으로 삼고 남북한과 일본의 역사를 조망하는 4대에 걸친 가족사 형식을 취하고 있다. 가족사 소설은 대개 가부장제 혈통(아들)을 중심축으로 삼는데 검은 모래는 제주도 여인의 운명과 신분을 상징하듯 모계 중심의 여인(딸)을 주인공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구월(딸)-해금(딸)-건일(외손자)-미유(외증손녀)로 이어지는 서사구조인데, 해금과 미유가 중심축에 놓여 있다. 구월과 해금이 과거 지향적-제주 지향적이라면 건일은 과거 망각형 현실주의자이고, 미유는 과거와 현실의 조화를 통한 미래 지향적으로 일관한다. 현기영, 김병택, 윤정모, 임헌영, 최원식으로 구성된 제주4ㆍ3평화문학상 심사위원단은 이 작품에 대해 소설들이 서사성(이야기)을 잃고, 그에 따라 독자도 잃고 트리비얼리즘의 자기만족에 빠져 있는 것이 요즘의 경향인데, 검은 모래는 소설에서 서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제대로 입증하고 있다며 한 잠녀 가족사에 얽힌 진실과 오해, 화해의 과정을 탁월하게 그려냈음을 강점으로 꼽았다. 구소은 작가는 지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해 5년에 걸친 구상과 집필 끝에 탄생한 첫 소설 검은 모래로 2013년 제1회 제주43평화문학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한국소설의 서사성 회복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와 평을 받았다. 현재 경기도 일산에서 거주하며 다음 소설을 구상하고 있다. 값 1만3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삶의 근원을 천착을 하며 활발한 시작활동을 벌여온 이오장 시인이 최근 11번째 연작시집 인간학 개론(도서출판 엔크 刊)을 출간해 눈길을 끈다. 이 시인은 앞서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를 되짚은 서사시집 조선왕릉과 화석의 울음 날개 아버지 아버지 등 10권의 시집을 통해 인간의 삶을 탐구해왔다. 이번 출간한 시집은 인간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함께 욕망과 갈등, 생존경쟁의 과정을 묘사한 72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이중 시 파도는 인간의 경쟁을 파도에 비유해 경쟁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고 있다. 어둠 속에서/발등에 문질러 날 세운 칼/바람이 앞장선다./일어서서/득달같이 일어서서/제 가슴 갈라 허옇게 쏟아낸 피/오놈에 뿌리고//앞서 가는 놈/치켜든 뒤꿈치 잡아채고/따라 오는 놈/이빨 드러낸 턱밑에 헛발질하며/눈 부릅뜨고 파도같이/달리는 인간//보았느냐/들었느냐/앞만 보고 달리는 삶은/거품의 쏘시개/불꽃 없는 잿불이다 이 시인은 정치가는 독사이지만 독사의 피는 약이다라는 시구를 통해 모순적인 정치현실을 꼬집는가 하면 법은 법을 위하여 존재하지 억울한 자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내 사법현실에 대해서도 서슴없이 비판하고 있다. 한편, 이 시인은 지난 2000년 계간지 믿음의문학에서 신인상을 수상해 등단, 한국문인협회 중앙위원과 한국현대시인협회 사무국장, 사상과 문학 편집위원장을 역임했다. 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강화지부(지부장 한동연)는 최근 강화문단 창간호를 발간하고 강화노인복지관 강당에서 출판기념회와 시낭송회를 개최했다. 출판기념회에는 유천호 강화군수를 비롯해 한국문인협회 정종명 이사장, 각급 기관단체장, 회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인천시 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제작된 강화문단은 지역 내 기관과 단체, 문학에 관심 있는 군민에게 무료로 배부할 예정이다. 한국문인협회 정종명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이제 막 태동하는 강화문단이 어떤 모습으로 자리매김할 것인지 기대가 크고, 좋은 작품을 많이 실어 강화지역을 대표하는 문학지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한동연 지부장은 강화문단이 독창이 아니라 회원들의 아름다운 합창 하모니를 전하는 울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문인협회 강화지부가 지역 문단 발전뿐만 아니라 문학을 통한 지역 문화 창달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의동기자 hhh6000@kyeonggi.com
■ 기룬 어린 양들 (맹문재 著 / 푸른사상 刊) 시인은 책 속에 비문을 세웠다. 전태일, 김진수, 김경숙 . 출석부 같은 시편들. 자의건 타의건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 내몰려 산화한 노동 열사 68위(位)의 처절함을 시를 통해 불러낸다. 현재 안양대 교수로 재직 중이면서 1993년 전태일 문학상, 1996년 윤상원 문학상 등 비범한 문학상들을 수상한 맹문재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머리말을 통해 해 저문 벌판에서 돌아가는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 양들을 생각하며 살아왔다며 전태일 이후 노동을 하다 세상을 뜬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박정희 시대부터 김대중 시대까지 정권별로 나누어 5부로 구성했다고 전했다. 값 8천원. ■ 소울 반띵 (김승일 외 2명 著 / 멘토프레스 刊) 맛있다. 불량식품 같은 중독도 있다. 만화로 치면 방울방울 떠오른 말풍선 속 독백 같은 책이다. 파릇한 청춘을 재료로 버무렸다. 책 제목만큼이나 독특함으로 무장한 소울 반띵은 20대 청춘작가 3명이 특유의 상상으로 담아낸 성장 에세이다. 첫 번째 저자 김승일은 중학시절부터 자신의 삶을 온통 지배해온 홍대 인디밴드 이야기를. 김엄지는 집, 지하철, 꿈속 등 다양한 공간을 오가며 보통의 일상을 콩트형식으로. 박성준은 사색공간 시인의 방에서 끄적거린 잡글을 시처럼 풀어냈다. 값 1만4천원. ■ 지금 공부하는 네가, 모두를 놀라게 할 것이다 (김형중 著 / 프롬북스 刊) 꿈을 잊지 말고, 자신감을 가져라 세계무대로 날고 싶은 10대를 위한 행복한 공부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국내 대표적인 사교육기업 경영자인 김형중씨는 꿈이 정해진 아이는 공부가 필요한 이유를 스스로 찾는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꿈이 꺾이는 순간 공부도 꺾이게 된다고 말한다. 현재 공부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 부모와 단절을 시작한 사춘기의 아이 등 책에 담겨있는 100여건의 다양한 이야기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실제 사례를 담아냈다. 이와 함께 대학입시원서 작성 노하우, 배치표 읽는 메커니즘, 해외대학 진학 팁 등 수험생에게 유익한 정보도 함께 다뤘다. 값 1만4천800원.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이주의 베스트셀러 1. 인생수업 | 법륜 지음 | 휴 2. 제3의 인류. 1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열린책들 3. 1cm+ 일 센티 플러스 | 김은주 지음 | 허밍버드 4. 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 해냄출판사 5. 원피스. 71: 괴걸들의 콜로세움 | 오다 에이치로 Eiichiro Oda | 대원씨아이 6. 관계의 힘(상처받지 않고 행복해지는) | 레이먼드 조 지음 | 한국경제신문사 7.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 이중섭 지음 | 다빈치 8. 행복한 그림자의 춤 | 앨리스 먼로 지음 | 뿔 9. 높고 푸른 사다리 |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사 10. 마시멜로 세 번째 이야기 | 레이먼드 조 | 21세기북스
■ 금서의 역사 (베르너 풀트 著 / 시공사 刊) 지킬박사와 하이드, 돈키호테, 몬테크리스토 백작, 레 미제라블. 이 작품들의 공통점이 있다. 현재는 대표적 고전으로 꼽히지만 출간 당시에는 금서(禁書)로 지정됐다는 점이다. 독일의 문학평론가인 풀트는 금서의 역사를 통해 고대부터 현대까지 당대 논란이 됐던 금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금서를 통해 반체제적 대응을 불식시킬 수 있다 믿었던 독재자, 교회 권력, 세도가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와 함께 체제를 거스르며 창작열을 불태운 작가와 그들의 투쟁의 역사, 그리고 무시무시한 자기검열. 시대적 불운을 타고난 작가와 작품들의 이야기가 쉴 새 없이 펼쳐진다. 값 2만원 ■ 제3의 인류 1,2 (베르나르 베르베르 著 / 열린책들 刊) 특유의 상상력과 독창성으로 수많은 팬을 거느린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신작을 내놨다. 바로 제3의 인류다. 지난달 말 출간 이후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무서운 기세로 베스트셀러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작품은 인류 종말과 새로운 인류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이 담긴 SF소설이다. 파멸을 막기 위해 비밀 프로젝트를 결성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로 베르베르가 전작에서 다뤄온 환경문제, 인류 기원과 미래 등의 주제가 이번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값 각 1만3천800원 ■ 일베의 사상 (박가분 著 / 오월의봄 刊) 세상을 살다 보면 두뇌 구조가 궁금한 사람이 있다. 이는 대상의 특이성 때문일 수도 유별난 오지랖 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집단인 경우 사회심리학적 분석이 뒤따라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상 우파 집합소라 불리는 일베저장소가 그렇다. 인터넷 논객으로 유명한 박가분씨가 펴낸 일베의 사상은 일베를 내재적으로 접근한 최초의 분석서다. 저자는 일베의 탄생과 성장, 사상을 시간적 배열에 따라 서술해나가며 극단적으로 이분화한 한국정치사와 매칭을 시도한다. 저자는 일베에도 나름의 사상적 의제가 존재한다며 비슷한 행동이 반복되는 현상은 사회적 논란과 처벌을 감수하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사상적 의지는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값 1만3천원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이주의 베스트셀러 1. 인생수업 | 법륜 지음 | 휴 2. 제3의 인류. 1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열린책들 3. 1cm+ 일 센티 플러스 | 김은주 지음 | 허밍버드 4. 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해냄출판사 5. 관계의 힘(상처받지 않고 행복해지는) | 레이먼드 조 지음 | 한국경제신문사 6.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 | 이중섭 지음 | 다빈치 7. 높고 푸른 사다리 |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사 8. 행복한 그림자의 춤 | 앨리스 먼로 지음 | 뿔 9.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 지음 | 쌤앤파커스 10. 꾸뻬씨의 행복여행 |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 오유란 옮김 | 오래된미래
경기지역 출신 시인들이 잇달아 시집을 출간하고 있다. 지난 1995년 열린문학 당선 작가로 현재 한국문인협회 시흥지부장을 맡고 있는 안봉욱 시인은 최근 느티, 말을 걸어오다(문학의전당 刊)을 내놨다. 안 시인은 첫 단행본인 이 시집을 내 섬에 가고 싶다, 물왕저수지의 밤, 거기, 당신이, 한낮 등 67편의 시를 4부로 나눠 묶었다. 화려한 글이나 휘발성의 말보다 세심하게 거르고 걸러낸 듯 담백하고 잔잔한 시어로 깊은 그리움과 아득한 감정을 길어 오른다. 특히 일상에서 마주하는 자연과 사물에 대한 단상, 고독과 욕망, 기억, 허무 등 시인의 감성이 담담하면서도 때로는 애틋하게 향기를 전한다. 이와 함께 경기 여주 출신으로 2005년 계간 내일을 여는 작가(시인동네 刊)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정용주 시인도 작품 64편을 한데 묶어 두 번째 시집을 내놨다. 64편의 시는 불멸의 사랑, 들국화 등 모두 4부에 나누어 실었다. 사랑이라는 원초적 혼돈과 필연적 질서를 담담하면서도 간결한 필체로 써내려 간다. 얼핏 거칠어 보이는 시편들은 사랑에 대한 친근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고통과 슬픔을 어루만지며 가슴 한켠을 촉촉하게 적시는 아련함이 있다. 시집의 말미에 해석을 단 우대식 시인은 시집의 초고본을 공손히 들고 여러 번 읽으며 우수에 찬 사내가 군불을 때는 모습이 그려졌다며 그에게서 전해지는 서늘한 기운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슬프고 아름다운 시편들이 다른 이들의 마을을 울린다고 말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눈물 없이 읽기 힘든, 책장을 덮는 마지막 순간에 눈물 대신 희망의 미소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책이 나왔다. 장애인 어머니와 중도장애인이 쓴 글모음집 뜻밖의 여정(이야기너머 刊)이 그것이다. 이 책은 안양 수리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이형진)이 지난 4월 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생애사쓰기 프로그램의 결과물이다. 레녹스증후군, 뇌병변, 다운증후군 등을 겪는 자녀를 둔 어머니들과 사고로 갑자기 장애인이 된 총 8명의 힘겨운 세상살이가 펼쳐진다. 나는 내 아들과 이야기하고 싶다. 아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다. 무엇을 먹고 싶은지, 어떤 장난감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다. 그저 부럽다. 함께하는 그 대화, 그 시간이 눈물 나게 부러울 뿐이다.-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겪는 아들을 둔 정민아씨(42) 어떻게 하면 죽을 수 있을까? 먹는 것을 거부할까? 옥상에서 뛰어내리면 죽겠지. 하지만 올라갈 수가 있어야지.-산업재해로 척수신경이 마비된 김종근씨(55) 남들과 다른 고민, 남들은 상상할 수 없는 감정을 껴안은 채 희망을 다지는 이들의 생애는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생애사쓰기 프로그램을 통한 저자들의 의미있는 변화가 눈길을 끈다. 참여자들은 프로그램 초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는 것조차 꺼렸지만, 생애사를 작성하며 스스로 치유하고 책 출간을 앞두고선 자신들의 얼굴이 담긴 사진과 솔직한 이야기를 적을 만큼 변화했다는 후문이다. 뜻밖의 장애로 매일 재활 치료를 받기 위해 집과 병원ㆍ복지관을 오가는 사람들이 눈물과 한숨으로 힘겹게 내놓은 글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래서 더 진실하다. 이와 관련 복지관 관계자는 죽음을 떠올렸던 수없이 많은 절망의 순간을 딛고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만 다시 일어선 사람이 내뿜는 생의 뜨거운 찬사가 우리를 울컥거리게 한다고 밝혔다. 값 1만3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