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천 성인시집 ‘쓸쓸할수록 화려하게’ 출간

원로 동화작가 윤수천(71)이 반백년 이상의 문인 생활의 두 번째 성인시집 ‘쓸쓸할수록 화려하게’(월간문학 출판부 刊)를 펴내 눈길을 끈다.

윤 작가는 1974년 소년중앙문학상 동화부문에 당선된 뒤 최근까지 교과서에 실린 창작동화 꺼벙이 시리즈와 ‘인사 잘하고 웃기 잘하는 집’, ‘고래를 그리는 아이’ 등으로 사랑받아 왔다.

1975년 소년 중앙문학상과 1976년 조선일보신춘문예에서 동시부문에 당선돼 초기에는 동시를 쓰기도 했다. 동시집으로는 ‘아기 넝쿨’과 ‘겨울숲’ 등이 있다.

성인 대상 시집은 내면의 깊은 연애 감정을 주소재로 한 작품을 엮은 ‘너에게는 나의 사랑이 필요하다’(하문사 刊, 1998년) 이후 15년만이다. 고등학교 3학년 까까머리 시절, 문총 주최 전국고교백일장에서 시 ‘하늘’로 장원을 차지했던 소년이 일흔 넘어 다시 한 번 시인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쉬운 언어로 동심(童心)을 아름답게 채웠던 작가의 농익은 필력은 이번 시집에 담긴 70여 편의 시편에서도 오롯이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2~3년간 지은 시편들로 대부분 3~4행으로 짧지만 울림은 길다.

“추운 겨울날/문틈으로 들어온 햇살 한 줌/지상에서 가장 따슨 이불 한 채.” - <햇살 한 줌> 전문

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어와 소재로 보편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작가이자 ‘인생 선배’의 감성이 담뿍 담겨있다. 그래서인지 서늘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가을의 길목에서 따뜻함을 보탠다.

“옛 사람들은 아침에 눈이 뜨이면/빗자루를 들고 나가 길을 쓸었다/그것은 하루의 삶을 주신/신에게 드리는 감사의 표시였고/이웃에 보내는 아침 인사였다.” - <한길 청소> 전문

한편 윤 작가의 시집 출간과 함께 오는 31일까지 수원의 전통찻집 ‘시상(장안구 영화동)’에서 시 작품 40점을 전시하는 ‘윤수천, 詩와 놀다’를 진행한다. 값 8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