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신간]찰코 外

■찰코(정선교 著/한누리미디어 刊) 제4회 세계문학상, 대통령감사장, 문화예술 공로상 등을 수상한 정선교 작가의 책이다. 지난 2월 출판된 명기와 진기에 뒤이은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순수 우리말인 찰코는 사냥기구의 일종으로 덫을 의미한다. 작가는 사랑의 괴로움처럼 기쁜 것은 없고 사랑에 죽는 것처럼 행복한 일은 없다는 내용을 소설을 통해 이야기한다. 값 1만3천원. ■독도가 우리 땅인 이유 33가지(참어린이독서연구원 著/세용출판 刊) 어린이를 위한 책 똥 치운 막대기, 너 혹시 이거 아니? 등을 기획하고 진행한 참어린이독서연구원이 엮은 책이다. 독도는 어떤 섬이며 왜 우리 땅인지에 대한 확실한 근거와 이유를 총 3부로 나누어 실었다. 어린이의 눈 높이에 맞춘 33가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독도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값 1만2천원. ■수리 논술을 위한 두뇌훈련(양재갑 著/좋은땅 刊) 수학공부에 흥미를 잃은 학생, 산만하고 집중력이 부족한 학생, 창의력과 사고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책이다. 성냥개비문제, 게임, 도형, 스토리텔링 등을 이용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관찰력과 집중력을 키우며,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사물들의 모습에 다양한 지식이 숨겨져 있음을 깨닫게 하고, 한쪽 면만 바라보았던 획일적인 사고에서 다각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값 1만5천원. <이번주 베스트 셀러> 20일 오전 9시 기준 교보문고 제공 1.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양장본 HardCover)/ 무라카미 하루키 /민음사 2. 정글만리. 1(양장본 HardCover) /조정래/해냄출판사 3. 꾸뻬씨의 행복여행/프랑수아 를로르/오래된미래 4.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 스님/쌤앤파커스 5. 인페르노. 1/댄 브라운/문학수첩 6. 살인자의 기억법/김영하/문학동네 7. 관점을 디자인하라/박용후/프롬북스 8.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한성희/갤리온 9.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1: 규슈/유홍준/창비 10. 관찰의 힘/얀 칩체이스/위너스북

은지성ㆍ이형진 著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운명을 겁내는 자는 운명에 먹히고, 운명에 부닥치는 사람은 운명이 길을 비킨다. 대담하게 자신의 운명에 부딪쳐라! 그러면 물새 등에 물이 흘러버리듯 인생의 물결은 가볍게 뒤로 사라질 것이다. 인터뷰 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은지성씨와 이형진씨가 공동 집필한 자기계발서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황소북스 刊) 에서 읽을 수 있는 말이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 같은 자기계발서 속 듣기 좋으나 실천하기 어려운 말들에 책을 덮을 것이다. 하지만 몇 장 넘겨보면 다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 역경을 이겨낸 실존 인물들의 감동적인 삶과 철학이 마냥 허공을 떠다니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스티비 원더, 에이미 멀린스, 루트비히 판 베토벤에게는 장애가 있었다. 오프라 윈프리, 찰리 채플린, 조지 워싱턴 카버에게는 불행한 과거가 있었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 혹은 현대사회의 롤모델로 꼽히는 사람들 모두 나름의 문제가 존재했다. 저자는 그들의 장애를 꼬집고 극복하는 과정, 그 속에서 길어올린 삶의 자세를 일목요연하게 알려준다. 예를 들어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를 만든 루이 부라유의 인생을 전달하며 최고의 발명품은 남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끄집어낸다. 불행한 소녀에서 세계적인 방송인이 된 오프라 윈프리를 통해 불행 뒤에는 반드시 행복이 방문한다고 말한다. 평범한 주부에서 살림의 여왕이 된 마사 스튜어트의 일화를 통해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멋진 것인지를 강조하기도 한다. 저자는 수 많은 사람들의 삶을 통해 운명을 받아들이고 부딪히며 오롯이 자신이 주도하는 것으로 만들기를 강권한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가을 기운이 느껴지는 요즘, 더위에 느슨해졌던 마음을 다잡게 만드는 한 권의 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값 1만3천800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감추고 싶은 중국판 ‘설국열차’, ‘1942 대기근’

최근 화제의 영화는 단연 설국열차다. 살아남기 위해 사람을 사냥해 인육을 먹었던 사람들이 등장하는 설국열차 이야기와 닮은꼴 책이 나왔다. 극한의 배고픔에 내몰린 인간,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모습은 영화와 책이라는 장르를 넘어 맞닿아있다. 1942년 중국 허난성에 몰아닥친 대기근의 참상을 다룬 1942 대기근(글항아리 刊)이 그것이다. 1942년 중국 허난성에 몰아닥친 대기근은 결국 인육을 얻기 위한 인간 도살 끝에 300만명 이상의 죽음으로 귀결됐다.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엄청난 가뭄이 이 지역을 덮쳤고, 작물은 전부 타들어갔으며, 그럼에도 정부는 군량미를 거둬 갔다. 이것도 최악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먹을 수 없는 것을 먹기 시작했다. 털을 제거한 소가죽을 끓여먹자 복통을 겪었고, 각종 곡물의 버려졌던 끝부분을 말린 후 빻아 먹자 하혈하기까지 했다. 그마저도 없자 사람들은 더 이상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피난민들은 손톱을 씹고서야 자신이 먹은 것이 인육으로 만든 만두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누구도 상관하는 이가 없었다.() 차오리 사에 기거하던 어느 부부는 친딸을 먹었다. 아내는 남편에게 잡아먹힐 것이 무서워 어두운 밤을 틈타 도망가다가 길에서 굶어 죽었다.()야생의 성질을 되찾은 들개 무리가 여기저기서 시체를 제멋대로 뜯어먹고 있었다. ()어느 집은 가산을 모두 내다 팔아 마지막 한 끼를 배불리 먹은 뒤 일가족이 자살했다. 이 참혹한 이야기는 1942년 실제 중국 허난성에서 일어난 일이다. 300만 명 이상이 굶어 죽었지만 중국 역사책에서는 단 한줄로 기록돼 있을 뿐이다. 멍레이, 관궈펑, 궈샤오양 등 중국의 기자들은 간헐적으로 남겨놓은 취재기와 지방지 등에 몇 줄로 남아있는 사실을 근거로 참상을 복원하기 시작했다. 생존자 인터뷰를 통해 감추고 싶은 과거를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1942년의 대참사는 국민당의 수괴 장제스의 실정과의 연관성을 끄집어낸다. 장제스는 1938년 일본군이 쳐들어오자 진격을 지연시키기 위해 황하의 둑인 화위안커우 제방을 폭파하기로 결정한다. 이 결정으로 89만 명이 사망하고 1250만여 명이 피해를 입었다. 이것이 바로 화위안커우花園口 사건인데, 1942년 중국 허난성의 대기근이 연결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 책은 300만명이 죽은 대기아가 결코 자연의 탓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과 무책임함으로 비롯된 인재라는 점을 환기시킨다. 저자들은 말한다. 우리가 끝내 잊는다면, 또 다른 대기근이 우리를 덮칠 것이다. 값 1만9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이천문화원, ‘설봉문화’ 49호 발간

경기도 이천시 지역문화에 관한 유일한 전문서적 설봉문화 49호가 발간됐다. 이천문화원(원장 조명호)이 발간하는 설봉문화는 지난 1989년에 창간돼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천의 향토문화를 소개해 왔다. 특히 지난 2003년, 일본에 빼앗긴 이천오층석탑의 존재를 처음 알려 지역 내 이천오층석탑 환수문제를 공론화시키는 등 지역문화 발전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이번에 발간된 설봉문화 49호는 흥과 정이 넘치는 곳, 시장(市場)이라는 제목으로 이천 지역의 전통시장과 5일장을 집중 조명한다. 한강유역에서 파주 봉일천장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였던 장호원장을 비롯한 전통시장의 변천사, 이천관고시장장호원전통시장사기막골도예시장의 숨겨진 이야기, 문학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천의 장터와 지금은 사라진 우(牛)시장을 소개하는 등 이천의 전통 시장을 다양한 관점에서 다룬 콘텐츠가 담겨 있다. 특히 동덕여대 한국화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이천 양정여고 출신의 젊은 예술가, 고은주씨가 제작한 이천 전통시장 지도가 부록으로 수록돼 눈길을 끈다. 또 단순히 이천의 전통시장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점차 쇠퇴하는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안이 실려 있어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대형마트의 틈바구니에서 전통시장이 갖는 의미와 상생의 방법을 고민하게 한다. 조명호 원장은 설봉문화는 이천의 문화를 주제로 시민이 직접 만들어가는 책을 표방한다며 앞으로 이천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설봉문화가 지역문화의 아카이브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매트 케프니스著 ‘하루 50달러로 세계 여행하기’

생활비보다 여행비가 더 적게 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여행가의 알짜배기 비법을 담은 책이 나왔다. 미국의 인기 여행 블로거인 매트 케프니스가 펴낸 하루 50달러로 세계 여행하기(동양북스 刊)는 세계 여행을 꿈꾸지만 현실적 이유로 좌절하고 포기한 이들을 독려한다. 저자는 23살 때 첫 해외여행을 경험한 후 유럽,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동남아시아, 아메리카 대륙까지 8년째 전 세계 곳곳으로 하루 50달러 예산으로 누비고 있다. 50달러면 최근 환율로 따졌을 때, 5만5천원 꼴이다. 겨우 이 돈으로 저자는 짠돌이처럼 아끼면서도 여행지의 참된 묘미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고급 호텔에 머무는 대신 다양한 무료 숙박 시설을 이용하면서 피지에서는 스쿠버다이빙을, 그랜드캐니언에서는 하이킹을, 갈라파고스제도에서는 크루즈 여행을 하는 것이다. 정말 가능할까. 의심많은 독자를 위해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알뜰하면서도 현지인처럼 제대로 매력을 즐길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준다. 우선 1부에서는 여행에 유리한 은행 계좌 만들기, 무료 항공권을 얻기 위한 마일리지 확보 노하우, 여행에 필요한 장비 구입과 짐 처리법 등 비행기에 오르기 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전한다. 이어 숙박비, 식비, 교통비, 체험 활동비 등 일반적 여행비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는 지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여행지를 꼽아 지역별 정보를 제공한다. 숙소, 교통, 관광 명소, 문화체험 등 각 정보와 하루 예산을 상세하게 썼다. 경제적 부담에 성수기를 피해 해외 여행을 계획중인 휴가족이나 패키지 여행에 지친 이들, 장기 해외 배낭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 하다. 값 1만2천500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이번주 신간]삶의 마에스트로 外

■삶의 마에스트로(루트비히 著/박이정 刊)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괴테의 슬픈 가족사와 그의 우울했던 삶의 모습을 가감 없이 전하는 책이다. 또 고통을 행복으로 받아들인 세네카, 좌절과 장애물을 성공의 발판으로 이용한 디즈레일리, 가난과 불안정에서 행복을 꽃피운 폰타네 등의 이야기를 총 6부에 걸쳐 함께 실었다. 저마다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극복하고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여섯 사람들의 이야기는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값 9천원. ■왜 나는 아이와 자꾸 부딪칠까? (김성은 著/팜파스 刊) 아이의 특성과 기질은 살피지 못한 채, 자신도 모르게 아이와의 관계에서 충돌하며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부모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이와 엄마의 기질 충돌로 인한 갈등과 문제를 생활 전반의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이 책은 그동안 내 아이가 문제고, 아이의 행동과 문제를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엄마들에게 색다른 일깨움과 현실적인 대응법을 알려준다. 값 1만3천원. ■잠만 자는 남자, 메마른 여자의 성영양 플랜(김청호, 김천규, 엄수려 著/BG북갤러리 刊) 검증되지 않은 유사건강기능식품이나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하는 약물 없이도 과학적으로 성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최적의 영양섭취와 인체시스템 케어에 관한 정보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세계 각국의 성영양 전무가들의 최신 연구를 통해 검증된 안전하고 효과적인 성기능 회복방법을 소개하며, 우리 몸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종합 관리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이 책은 성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성영양의 개념을 파악하고 본인의 영양섭취와 생활습관을 꾸준히 돌본다면 젊었을 때의 에너지와 즐거움은 반드시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값 2만원. <이번주 베스트 셀러> 13일 오전 9시 기준 교보문고 제공 1.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양장본 HardCover)/ 무라카미 하루키/ 민음사 2. 꾸뻬씨의 행복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오래된미래 3. 정글만리. 1(양장본 HardCover) / 조정래/ 해냄출판사 4. 인페르노. 1/ 댄 브라운/ 문학수첩 5. 28/ 정유정/ 은행나무 6. 관찰의 힘/ 얀 칩체이스/ 위너스북 7.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 스님/ 쌤앤파커스 8. 관점을 디자인하라/ 박용후/ 프롬북스 9. 원피스. 70: 도플라밍고 나타나다/ Eiichiro Oda/ 대원씨아이 10.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1: 규슈/ 유홍준/ 창비

편혜영 작가 네번째 소설집 ‘밤이 지나간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한 편혜영 작가의 네 번째 소설집 밤이 지나간다는 인간의 내밀한 고독을 보여준다. 2010년부터 최근까지 발표한 단편을 묶었다. 각 단편은 사회의 부조리와 현대인의 일반적 불안 및 고독을 이야기했던 2011년 소설집 저녁의 구애(2011)와 겹쳐 보인다. 재산을 모두 축낸 아들 탓에 철거를 앞둔 아파트에서 삶을 연명하는 노년의 여인(야행), 오점 없는 삶을 파괴할 비밀을 안고 사는 중년남(밤의 마침), 말년을 함께하자며 찾아온 여동생을 요양원에 보내면서까지 일상을 지키려는 노인(비밀의 호의), 층간소음에 시달리는 이혼남(개들의 예감) 등 여덟 명의 주인공은 서로 다른 고독을 품고 있다. 공통점이라면 이들 모두 자신만의 비밀이 있다는 것. 이번 소설집에서 줄곧 인간의 어둠에 주목했던 작가는 그 너머 은밀히 찾아오는 희망 한 줄기를 심었다. 해물 1킬로그램과 가장 처음의 일, 두 작품 속 생을 비관하던 주인공들은 어둠 밖으로 한 발 내딛는다. 예로 해물 1킬로그램의 엠은 실종된 아이가 시신으로 발견된 이후 형벌같은 삶을 사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남편과 함께할 식사를 위해 신중하게 해물을 산다. 이와 관련 조연정 평론가는 일상의 삶 깊은 곳에 내재되어 있는 파국의 조짐을 묘사하며 불안을 축조해내던 편혜영의 소설은 이제, 파국의 끝장에 다다른 죽음과도 같은 허무의 공간을 그리며 그 안에서 거꾸로 삶의 기미들을 찾으려(한다)고 평했다. 값 1만2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著 ‘작가의 얼굴’

작가의 얼굴(문학동네 刊)은 셰익스피어를 시작으로 괴테, 안톤 체홉, 카프카, 귄터 그라스 등 세계 문학 거장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이 책을 흥미롭게 하는 것은 저자 때문이다. 저자는 독일에서 문학의 교황이라고 불리는 문학평론가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다.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독일 최고의 문학비평가로 꼽히는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독일인의 98%가 그 이름을 안다는 설문 결과가 있을 정도로 스타다. 올해 93세의 늙은 비평가인 그는 폴란드계 유대인으로 소설같은 삶을 살았다. 문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유대인 탄압 정책에 독일 나치의 강제 수용소이자 폴란드에 있는 유태인 수용소로 이송되기 직전 아내와 극적으로 탈출해 한 농가에서 열 달 넘게 숨어 지냈다. 전후 1949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학평론가의 길에 들어섰다. 1988~2001년 방송된 텔레비전 서평 프로그램 문학 4중주를 통해 지금의 인지도를 얻었다. 하지만 솔직하고 거침없는 비평과 대중친화적 태도에 영향력 있는 작가들이 등을 돌리기도 했다고. 지난해 1월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에 독일 연방의회에서 유대인 대표 연설을 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의 작가의 얼굴은 유명 작가의 초상화를 함께 보는 독특한 매력의 문학 에세이다.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가 평생 수집한 작가 초상화 60여 점을 실었다. 철판화, 석판화, 에칭, 드라이포인트, 연필 스케치 등 그림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브라질의 그래픽 아티스트 카시오 로레다노의 잉크 드로잉 작품과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귄터 그라스가 그린 뛰어난 그림도 있다. 때문에 이 책 한권을 전시회로 본다면, 마치 초상화로 보는 독일 문학 특별전 같은 느낌이다.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또 자신이 수집한 작가들의 초상화와 함께 해당 작가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솔직하고 독선적이지만 뚜렷한 비평관을 살리고, 다른 평론가와 달리 에둘러 말하기 보다 쉽고 재미있게 썼다. 이를테면 셰익스피어와 햄릿에 대해 이 같이 평했다. 과연 이 작품을 뭐라 불러야 할까. 심리 드라마, 역사물, 살인극, 혹은 시대를 망라하는 정치극, 아니면 철학적 비극? 그렇다. 이 모두에 다 해당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라는 한 사람이 써낸 바로 그 한 작품이 말이다. 어떤 세대든 햄릿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자신의 문제와 고초, 자신의 좌절을 찾고자 한다. 그리고 대개는 찾던 것을 발견해낸다. 바로 이 점이 대단하고 기막히고 놀랍다못해 가히 불가해하며, 바로 이런 까닭에 햄릿은 세계문학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최고의 극작품으로 꼽힌다. 쉬운 문학 입문서를 찾기 어려운 가운데 평생 독일 문학에 헌신해 온 한 늙은 비평가의 책이 고전으로 향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값 1만8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고전 ‘아기장수바위전’ 펴낸 정재현, 10일 독자와 만난다

고전 아기장수바위전을 펴낸 정재현 부천시 언론팀장은 오는 10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더 숲, The soop cafe(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소재)에서 독자와 책 이야기를 나누는 저자와의 대화를 마련한다. 출판사 리젬의 생각이 깊어지는 우리 고전의 7번째 결과물로 출간된 아기장수바위전은 부천 도당산 큰 바위 위에 새겨진 발자국 2개에 대한 전설을 어린이들이 알기 쉽게 쓴 책이다. 이 발자국은 아기장수가 인천 계양산에서 껑충 뛰어 도당산에 발을 디딜때 생긴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오고 있다. 책은 이 전설을 바탕으로 과거 어려운 시대에 백성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 임금에게 맞서 싸우는 아기장수의 무용담을 다뤘다. 화살에 맞아 숨진 아기 장수의 희생에 백성들이 절망하지 않고 억새풀처럼 다시 일어선다는 교훈을 준다. 저자는 전국 몇 군데에서 내려오는 아기장수바위 전설은 아기 어깨에 날개가 달려있고 힘이 장사이며 불의에 맞선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위정자는 백성이 근본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뜻에서 책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팀장은 월간 잡지 말, 한겨레리빙, 경기일보 등에서 기자를 지냈다. 부천=김종구기자 hightop@kyeonggi.com

9인9색 연애 이야기… 단편 모음집 ‘쓰다 참, 사랑’

소설을 공통분모로 모인 9명의 작가들이 아홉 가지 각기 다른 빛깔의 연애 이야기를 썼다. 소설창작 커뮤니티 소행성B612가 펴낸 단편 모음집 쓰다 참, 사랑(난다 刊)이 그것이다. 소행성B612에는 1988년 스러지지 않는 빛으로 데뷔해 소설집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과 연작소설 호텔 캘리포니아 등을 펴낸 박상우 소설가를 중심으로 2006~2011년 등단한 젊은 작가 8명이 살고 있다. 장편 워저드 베이커리로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에 당선한 구병모를 비롯해 김민주, 박혜상, 이시은, 이지영, 임수현, 정재민, 진보경 등이다. 연애를 테마로 한 소설집에는 9명 작가의 다채로운 사랑을 풀어냈다. 이별이 치명적 상처가 되는 과정을 그린 파상풍, 자신의 감정에 확신을 갖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사랑을 잃은 주인공의 후회를 담은 세상의 모든 고백, 연애를 갈망하던 주인공이 한 여자를 통해 오히려 자신의 내면에 눈을 돌리게 되는 연애-메모-랜덤 등 다양한 형태의 연애를 이야기한다. 주인을 사랑하고 질투한 휴대전화의 시선을 보여주는 저기 누가 간다와 사랑에 빠진 한 셰프의 심리를 음식과 함께 표현한 아름다운 석양의 달콤함, 서로 다른 상대를 사랑하는 이들의 엇갈린 감정을 게스트하우스라는 공간에서 풀어낸 게스트하우스 등 독특한 시각이 돋보이는 작품도 있다. 다채로운 화법으로 펼쳐지는 선문답 같은 연애담이 독자의 핑크빛 상상을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값 1만2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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