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리 著 ‘일상방황’

서울 중산층 가정의 1남2녀 중 장녀, 키 168㎝, 명문대 출신, 30대 여기자.

‘일상방황’(행성:B 잎새刊)의 저자 임주리의 프로필이다. 겉으로 봐선 별 문제없을 것 같은 저자가 자신의 소소한 일기장을 공개했다. 그 내용이 촌스럽기도, 뻔뻔하기도, 발랄하기도 하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청춘이론서라면, 임주리의 ‘일상방황’은 그야말로 ‘청춘 리얼 생존기’에 가깝다.

그리고 30대 초반의 여자로서, 기자로서, 비혼으로서 살아가면서 겪고 있는 삶의 모습이자 방황의 기록인셈.

책은 ‘방황’을 주제로 저자가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겪은 일, 연애, 일상의 일들을 풀어내고 있다. 그저 작은 일에도 지독히 헤매고 불안해했던 20대를 꾸밈없이 털어놓고 헛기침 한 번 없이 찾아온 30대를 마주하는 현재를 담백하게 이야기한다.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하다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결국 다 떨어진 임주리.(떨어진 이유 중엔 얼굴이 ‘까매서’도 있다) 누군가는 언론고시만 몇 년을 준비하는데 아주 운좋게(?) 중앙일보 기자로 입사하면서 그녀의 ‘20대 청춘방황기’가 본격 개막한다.

고된 ‘사스마와리’ 생활을 하면서 “내가 왜 이놈의 기자질을 하겠다고 들어섰는지”하며 후회막심한다. 매일 아침 출근할까 말까를 고민하면서 정장 대신 미니스커트를 입고 출근한다. 바쁜 기자생활을 하면서 사진을 시작으로 춤, 그림, 노래, 피아노, 자전거 등 ‘취미유목민’ 생활로 고된 일상을 겨우 연명해간다. 약간 ‘소심증’과 ‘강박증’이 있는 저자가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으로 ‘오후 3시에 헬스장에 간다는 전업주부 친구’를 꼽는 이유도 알만하다.

 

“누군가를 위로할 때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나 실수담을 꺼낼 때가 있다. 그것이 아프고 슬픈 상대에게 공감의 웃음을 주고, 치유의 힌트를 줄 수도 있다.” 저자는 바로 이 생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다 컸다고 생각했지만 어린 아이로 머무르는 것 같은 자신에 대한 성찰,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는 연애의 기록, 인내심과 열정을 버티는 일과 꿈에 대한 이야기 등을 소녀와 어른을 오가는 속내로 솔직히 털어놓은 것이 이 책의 백미.

진짜(?) 기자생활이 궁금한 이들과 내가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거 맞아 하는 의문에 매일 매일이 고통스러워 하는 청춘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솔직히 저자가 해답을 주진 않는다. 왜냐 임주리의 일상방황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 허나. 공감과 위로를 준다. 그러면 충분한 거 아닌가.

값 1만3천800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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