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내복 대신 여성용 밴드 스타킹을 사려다가 여자의 삶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문득 생긴 남자가 1년간 여자로 살아보기로 마음먹는다.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은 저자 크리스티안 자이델이 여장을 하고 살아가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남자와 여자의 삶을 모두 살아본 경험을 통해 어떤 점이 불편하고,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감정을 주는지 등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일화들을 책에 담았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졌고, 멋진 아내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던 저자가 여장을 하게 된 엉뚱한 동기와 이 행동을 통해 겪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대체로 유쾌하게 푼다. 하지만 여자로 변신한 자신의 다리를 훔쳐보는 남성들의 시선에 대해서는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은근히 몸을 만지는 남성들의 손길에는 분노와 역겨움으로 표현한다. 1년여 여성 경험을 마치고 다시 남자로 돌아온 저자는 남자와 여자에게 강요되는 여러 가지 고정관념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이것이 어떤 문제를 가져오는지 정면으로 드러낸다. 저자의 경험은 지난해 독일의 한 방송에서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방영되기도 했다. 과감한 도전이나 새로운 경험에 목마른 이들이라면 흥미를 가질 만하다. 하지만 읽다보면 흥미롭지만은 않다. 남성과 여성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들이 얼마나 깊게 스며들었는지 느끼게 된다면 꽤 오랜 시간 고민하게 될 것이다. 값 1만3천원. 신지원기자
이주의 베스트셀러 1. 비밀의 정원 | 조해너 배스포드 | 클 2.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 인플루엔셜 3. 대통령의 시간 | 이명박 | 알에이치코리아 4.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5.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채사장 | 한빛비즈 6. 원피스. 76 | Eiichiro Oda | 대원씨아이 7. 센트럴파크(Central Park) | 기욤 뮈소 | 밝은세상 8. 에디톨로지 | 김정운 | 21세기북스 9. 트렌드 코리아 2015 | 김난도 | 미래의창 10.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민주화 및 통일운동가로 잘 알려진 고은 시인이 한신대학교(총장 채수일)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한신대는 오는 13일 오산캠퍼스에서 열릴 201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고은 시인에게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수여한다고 11일 밝혔다.이번 수여는 고은 시인이 우리나라의 사회와 역사, 문화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해 한신대 대학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됐다. 1933년생인 고은 시인은 한신대 장공 김재준 목사와 신학과 안병무 교수, 문재린, 문익환, 문동환 목사와의 인연 등 한신대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특히 1970년대 민주화 과정에서 한신대 출신 인사들과 반독재, 민주화 등 사회참여운동을 활발하게 펼친 바 있다. 채수일 총장은 사회와 역사성이 담긴 고은 시인의 문학은 우리나라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며 문학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는 고은 시인에게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전할 수 있어 영광이다고 말했다. 오산=강경구기자
경기도 화성시에 오래 거주한 주민이 직접 지역을 소개하는 책이 나왔다. <화성소나타>는 누구보다 지역을 잘 아는 전 화성 시장 우호태와 50년 넘게 화성에서 살아온 신현정이 직접 곳곳을 누빈 노력의 흔적이 담긴 책이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뉜다. 1부는 무봉산에서 제부도까지 지역 명소에 대한 소개와 감상을 담았다. 지역민이 아니면 알기 힘든 떡전거리, 당상 망해루 등을 오랫동안 이곳에 거주한 지역민이 직접 소개해 관광 명소로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다만, 이 책은 단순히 지역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지역 내 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반도체, 중소기업이 줄줄이 늘어선 마도단지도 언급한다. 지역민과 상생하는 기업의 노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면서도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새로운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지역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화성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저자의 바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또 6ㆍ25 전쟁 당시 화성을 지키던 51사단도 다룬다. 아픈 역사 속에 희생당한 영웅을 떠올리며 그 분들의 넋을 추모하고,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안보 교육의 필요성도 설명한다. 2부는 변화해가는 지역사회의 모습과 그 변화 속에서의 일상을 그렸다. 동네 빵집 대신 들어선 브랜드 제과점, 작은 간이역에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전철역으로 바뀐 병점역 등 개발 광풍으로 변하고 있는 화성의 모습을 서술하며 사라진 옛 풍경을 추억한다. 글과 함께 곁들여진 사진을 보면서 화성 곳곳에 숨은 명소를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흑백으로 간결하게 그린 삽화는 어느덧 잊혀지고 있는 옛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꼭 화성시에 거주하지 않아도 이 책은 의미있다. 오랫동안 한 지역에 거주한 지역민의 고민과 소망은 독자 각자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신지원기자
기존의 시간 나열식 기록 탈피해 동문들의 생생한 구술과 사진으로 지역 공동체수원시 변화 한눈에 6ㆍ25전쟁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못한 1954년. 어느학교에서도 받으려 하지않던 앙카라고아원생을 수용하기위해 서둔동, 평동 등에 거주하던 매산초, 세류초교생을 전학시켜 설립한 우리모교는 개교후 1년 넘도록 교사는 물론 책걸상도 없이 미군이 쓰던 빵공장 건물 마루바닥에 엎드려 공부했고, 점심을 굶은 고아원생들의입장을 생각해 긴긴 여름날에도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고, 점심시간이면 학교운동장 끝에 있는 잠업시험장 뽕나무밭으로 앞다투어 달려가 오디로 배를 채우고 시꺼멓게 물든 얼굴을 서호천에서 미역감으며. 서호초등학교 제2회 졸업생인 김진표 전 국회의원의 모교에 대한 기억이다. 김 전 의원은 <서호초등학교 60년사-읽어버린 추억을 찾아서>의 축사를 통해 개인의, 초등학교의, 수원의, 한국의 역사를 읊조렸다. 그 생생한 기록은 읽는 이의 머릿 속에 뿌연 흑백 사진을 띄우며, 가난했지만 함께하기에 더 찬란했던 그 순간의 빛으로 마음을 파고든다. 이처럼 한 사람의 기억 한 조각이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들추고, 또 전부가 된다. 수원의 서호초등학교 총동문회는 바로 이 점에 주목했다. 모교의 개교 60년을 기념해 <서호초등학교 60년사-읽어버린 추억을 찾아서>를 발간하면서 기존의 시간순 나열식 기록 대신 학교를 둘러싼 지역 공동체와 수원시의 변화를 사진과 생생한 구술을 적었다. 책 구성에서도 기획 의도가 드러난다. 1부 화보-사진으로 본 서호 60년, 2부 서호초등학교 60년과 서둔동의 역사, 3부 서호초등학교 동문들의 이야기 : 학교와 마을의 추억 등으로 구성했다. 여느 기념책자와 차별화된 제목이다. 내용 역시 동문이 아닌 누구나 재미를 느끼고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새마을운동 초창기 서둔동은 농촌진흥청을 기반으로 새마을운동의 가장 큰 지도자들을 육성하는 곳이었다. 때문에 지난 70년대 권농일 행사, 모심기 행사, 벼베기 행사, 새마을 행사 등이 있을 때면 대통령이 빠지지 않고 들러 갔던 곳이 서둔벌이다. 수원의 대표 음식 왕갈비가 유명세를 타게 된 것도 이런 행사에 참여하러 왔던 박정희 대통령이 화춘옥에서 식사를 하고 간 것이 계기가 되었다.-(p.173)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고 등장인물이 많아지다가 다시 적어지는 화보 부분은 시대 변화를 적확하게 드러낸다. 1940년대 수원에서 출발해 이제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SK(구 선경) 등 기업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한다. 일본의 대륙 침략 야욕에 설치된 철길과 기차를 비롯해 고속도로와 영화 <빨간 마후라> 촬영장이었던 비행장 등 수원의 교통 역사도 다뤘다. 특히 서호초 동문이 문답 형식으로 말하는 그대로 적은 구술사 부분(3부)은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구수하고 정감있다. 삼형제가 모두 서호초 졸업생인 최다 동문 가족부터 총동문회장, 육성회장, 동창회장, 학부모회 등 서호초에 얽힌 다양한 사람들의 보석같은 이야기가 그득하다. 이처럼 서호초의 60년사는 대중적인 우리의 이야기로 구성해 유사 기념책자들의 롤모델이 될 만한다. 이와 관련 편집위원으로 참여한 유문종 서호초 총동문회 총무국장은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각 학교의 총동문회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이번 기념책자는 이 같은 시대흐름을 반영해 새로운 감각으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류설아기자
설탕중독에 빠진 이들이라면 주목해야 하는 책이 나왔다. <설탕 디톡스>는 크리스틀 피들러와 내과전문의 제이콥 테이텔바움 박사가 책 제목처럼 설탕에 중독된 몸을 해독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책을 크게 3부로 나눠 설탕중독 유형, 유형별로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 치료법을 차례대로 담았다. 1부에서는 과학적 근거를 들어 설탕중독의 유형 4가지에 대해 설명한다. 각 유형별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독자들이 어떤 유형에 속해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또 유형별로 생기는 건강상의 문제점에 대한 설명을 넣어 체크리스트만으로 판단이 안 되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각 유형에 대한 설명 끝에는 주요 내용을 간추린 요약본을 실어 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2부에서는 설탕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다룬다. 각 유형에 맞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어려운 의학용어에 대한 설명과 간단한 건강 팁도 실었다. 30년간 설탕 관련 질병을 연구해온 저자는 전문성을 갖춘 자연의학과 영양요법을 치료법으로 제시한다. 푹 잠자기(Sleep), 호르몬 보충하기(Hormonal support), 영양소 보충하기(Nutritional support), 운동하기(Exercise)로 구성된 SHINE 치료법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이 방식을 행해야 하는 이유와 나타나는 효과까지 자세히 설명했다. 저자는 책의 모든 내용을 읽으라고 하지 않는다. 유형 파악을 위한 체크리스트 항목에 체크를 해보고 해당이 안 되면 과감하게 다음 유형 체크리스트로 넘어가라고 말한다. 자신의 유형에 해당하는 내용만 골라 봐도 된다. 저자가 책 서두에 밝힌 것처럼 이 책은 건강을 향해 가는 지도다. 설탕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길을 나섰다면 이 책은 목표점으로 인도하는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신지원기자
1천관 박물관ㆍ미술관 시대가 코앞이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2014년 전국문화시설 총람>에 따르면 전국의 등록 박물관과 미술관의 수는 950여 개에 달한다. 급증한 박물관의 숫자만큼 내적 기능 변화도 엄청나다. 유물 연구ㆍ보존ㆍ전시에 주력했던 박물관은 이제 그 유물을 토대로 활발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복합문화예술기관을 지향한다. 이제 박물관 기행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하지만 누구나 같은 감동을 받을 순 없다. 수없이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는 야누스적인 존재인 박물관 소장품은 아는 만큼 보이기도 하고 상상하는 만큼 마음을 열기 때문이다. 좀 더 친숙하게, 좀 더 쉽게 박물관과 유물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나라 근대 박물관의 산증인 배기동 전곡선사박물관 관장이 최근 펴낸 <(대한민국)박물관 기행>(BM책문)이 안내서가 될 만하다. 저자 배기동은 서울대에서 고고인류학을 전공하고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30년 넘게 전 세계 구석기 교과서를 뒤바꾼 전곡리 구석기유적을 발굴, 조사했다. 현재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이자 전곡선사박물관장, 한국박물관교육학회장, 국제박물관협회(ICOM) 한국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관록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박물관 대표선수는 어렵게 느껴지는 박물관을 좀 더 친숙하게, 무심코 지나쳤던 박물관과 유물의 가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책은 8개 테마의 41곳 박물관으로의 기행을 이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국공립 또는 대규모 박물관만 편식하는 가운데 중소 규모의 테마박물관과 그 안의 놀랄만한 유물을 소개해 흥미롭다. 10가지 국가 보물을 간직한 출판박물관에서 종이의 향기에 마음껏 취하도록 하고, 미국인도 놀라워하는 에디슨의 발명품을 보여주고, 인간을 제물로 바칠 때 심장을 파낸 마야의 칼을 마주하며 서늘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이 목판은 일본에서 발견했습니다. 일본인들이 이 목판으로 차를 달이는 일본식 화로(이로리)를 만들었던 거지요. 그래서 네모상자 형태가 되었답니다. 이 귀중한 것으로 어떻게 차화로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남의 문화재를 멸실하여 자신들의 즐거움을 채우다니. 지금도 그때가 떠오르는 듯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던 한 관장을 향해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 사들이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나요? 긴 줄다리기 끝에 현금을 싸들고 가서 담판을 했지요. 부르는 값을 다 준 셈이지요.」-p.512 치악산고판화박물관장이 일본에서 <오륜행실도> 목판을 얻기 위해 부르는 값을 다 주고 수집한 사연에서는 분노가 끓어 오른다. 신안 보물선에서 동아시아 국보급 도자기들이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에서는 손발에 땀이 날 것 마냥 긴장과 흥분이 교차한다. 이처럼 저자는 전국의 보석같은 박물관에서 만난 귀한 유물에 얽힌 역사적 사실을 탐정처럼 추적하며 흥미롭게 전달한다. 여기에 그의 에피소드를 더해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편안하게 서술했다. 한편 이 책으로 일반인에게 자상하게 박물관 관람을 독려하는 저자는 박물관을 향해선 날카로운 쓴소리를 남겼다. 박물관은 꼭 교육이 아니더라도 관람객이 박물관에서 즐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값 1만9천800원 류설아기자
경기무형문화유산 학술조사보고서 시리즈 12권 / 김종대, 정형호 지음/ 민속원 펴냄 잊혀져가는 경기도 지역 내 전통유산을 재조명하는 책이다. 1권은 수확의례로서 풍요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담은 동시에 수명 장수를 기원하는 성격을 가진 거북놀이에 대해 다뤘다. 경기도와 함께 거북놀이가 행해진 충청 북부 지역과 비교하면서 경기도 지역만의 특징을 살핀다. 값 1만8천원. 2권은 풍도에 남아 있는 민속 문화에 대해 설명한다. 역사적으로 중국의 사신선이나 상선이 지나는 중요한 길목이었던 역사적 배경을 가진 풍도는 풍어 굿, 마을 당산제 등 민속 문화가 발달했다. 점차 잊혀져 가는 전통 민속 문화를 기록으로 남겨 전통 유산의 계승과 발전을 이끈다. 값 1만5천원. 길 위의 오케스트라 / 가레스 데이비스 지음 / 아트북스 펴냄 1904년에 창단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가 펼친 공연 중 두 번의 순회공연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하나는 1912년에 첫 미국 순회공연을 가졌을 때 이야기다. 저자인 가레스 데이비스는 LSO 단원이 남긴 일기와 런던과 뉴욕 기록보관소에 남아 있는 자료, 당시 신문 기사 등을 참고해 생생하게 재구성했다. 또 다른 하나는 지난 2012년 전 세계 순회공연 때의 에피소드다. 100년 전과 현재의 오케스트라 순회공연 모습을 비교해볼 수 있다. 값 1만8천원. 보고 싶다는 말처럼 아픈 말은 없다 / 최인숙 지음 / 매직하우스 펴냄 인터넷 블로그에 주기적으로 짧은 시를 게재해 많은 사랑을 받은 최인숙 시인의 시를 담은 시집. 최인숙의 시는 휴대전화 문자로 주고받기 좋을 만큼 짧고, 난해하지 않은 쉬운 언어와 기발한 표현으로 구성됐다. 대중들의 삶을 파고들어 많은 공감과 찬사를 이끌어낸 시에 어울리는 이진의 그림도 가미됐다. 창문, 꽃, 나무 등 쉽고 익숙한 그림은 친근감과 함께 시를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값 1만3천원. 이주의 베스트셀러 1. 비밀의 정원 | 조해너 배스포드 | 클 2.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 인플루엔셜 3. 원피스. 76 | Eiichiro Oda | 대원씨아이 4.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5. 에디톨로지 | 김정운 | 21세기북스 6. 트렌드 코리아 2015 | 김난도 | 미래의창 7. 센트럴파크(Central Park) | 기욤 뮈소 | 밝은세상 8.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채사장 | 한빛비즈 9. 지금 여기 깨어있기 | 법륜 | 정토출판 10.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소설 <빠레, 살라맛뽀>(작가정신 펴냄)는 납치해줘서 고맙다는 재벌 노인과 심신이 유약해 납치했으나 죽이지는 못하는 사기단의 살기 위한 고군분투기다. 2014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독특한 캐릭터와 통통 튀는 스토리가 눈길을 끈다. 비폭력 대화의 중요성을 그려 평단으로부터 호평받은 <헤밍웨이 사랑법>의 한지수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한 작가는 평택 출신으로 한신대 문예창작대학원을 졸업했으며, 2006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의 중편 <천사와 미모사>로 등단했다. 그의 신작 <빠레, 살라맛뽀>는 친구, 고맙네라는 의미다. 나와 대니가 납치한 재벌 노인이 자수 밑에서 떨어지는 야자열매에 맞게 하기, 피나투보 화산의 호수에서 찢어진 보트에 태우기, 경비행기에서 떨어뜨리기, 옷을 홀딱 벗겨 사탕수수밭에 버리기 등 납치범들의 기상천외한 살인 계획에서 살아나 건네는 말이기도 하다. 제임스 박으로 불리는 납치범 나는 10년 전 한국에서 사기당한 후 필리핀에 정착한 인물이다. 자기에게 사기쳤던 대니와 함께 한인을 대상으로 소소한 사기나 치며 생계를 연명하고 있다. 그러던 중 재벌 노인의 며느리로부터 살인을 의뢰받는다. 거액의 사례금 35억원과 함께. 작가는 생존하기 위해 살인을 선택한 제임스 박과 처절한 생존과정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고 비우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노인 캐릭터를 통해 부도덕을 요구받는 부도덕한 사회를 들춘다. 특히 속도감이 돋보이는 전개에 허를 찌르는 유머와 풍자는 블랙코미디 한 편을 보는 듯 하다. 정실비 문학평론가는 어떠한 주의주장도 내세우지 않고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환경에 적응하려는 남자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사회 풍자에 성공한다.고 평했다. 값 1만2천800원. 류설아기자
평범한 경험에서 느낀 삶의 가치를 책에 담았다. <풀꽃에 머무는 바람의 노래>는 수원에서 활동하며 문예지, 동인지 등에 자신의 글을 발표해온 유선자 작가의 첫 수필집이다. 작가는 이 시대 중년 여성의 일반적인 정서와 삶을 노래한다. 특별한 무언가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5월이 되면 그 시간이 주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저 그릴 뿐이다. 누군가에겐 스쳐지나가기 좋은 지금은 쉴 때입니다라는 화장실 문에 붙은 문구에는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다. 고장난 옛 수동식 전화기를 보면서는 그동안 이야기를 들어주고 말을 전해줬던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평범한 사물에 의미만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유 작가는 삶을 살아가면서 처음 배우게 되는 것에 대해서도 말한다.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그동안 알지 못한 인생의 무상을 배웠다고 고백하고, 오십을 넘기면서는 모르고 살던 술을 배우며 즐거워한다. 작가는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도 책에 담았다. 전문 작가의 솜씨에는 미치지 못하고 거칠지만 글에 담긴 감정이 그대로 이어진다. 작가는 이 책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세상 누군가가 몇 편의 글에 공감을 가진다면 고마울 따름이라고 덧붙인다.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의 삶이 책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쳇바퀴처럼 도는 삶이 무료해져 점차 의미가 희미해져 간다면 일독을 권한다. 값 1만5천원. 신지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