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이 행복한 세상 꿈꾸던… 인간 박문수의 철학과 인생

주몽을 도와 고구려를 세운 국모를 조명한 <소서노>를 시작으로 <소설 광해군>, <소설 대조영>, <선덕여왕> 등을 펴낸 소설가 이기담의 신작이 나왔다. 숨겨진 우리나라 역사와 그 속의 다양한 인간상에 주목해온 작가답게, 이번에도 역사 속 인물을 내세웠다. 조선시대 대표적 암행어사로 회자되는 박문수가 주인공이다. 소설가 이기담은 그간 부지런한 역사 발굴 및 수집에 탁월한 상상력을 더해 수 백 년 전 인물을 현재로 호출해 왔다. 사랑과 권력을 모두 쟁취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을 비롯해 소서노, 광해군, 대조영 등이 작가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그려져 주목 받았다. 역사적 사실과 추론을 바탕으로 한 생동감 있는 장면 전개와 섬세하면서 힘있는 문장으로 역사 속 인물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신작 <나, 박문수>(옥당 刊)에서도 이기담표 매력은 이어진다. 일단 암행어사 아닌 인간 박문수를 파고든 작가적 관점이 돋보인다. 어사 박문수는 학문이 깊고 진중하며 정의로운 인물로 각인돼 있다. 그러나 그가 어사였던 기간은 고작 1년 남짓. 박문수의 나이 서른일곱이 되던 해 관찰사로 초고속 승진을 하기 1년 전 처음 어사가 됐고, 4년 뒤인 영조 7년(1731)에 호서어사가 된 것이 전부다. 그럼에도 그는 600명이 넘는 조선시대 어사의 대명사가 됐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그 답을 찾아 박문수가 관직에서 펼친 정책을 살폈다. 그 결과, 박문수는 시집 장가를 가지 못하는 가난한 젊은이들의 혼인길을 열어주고, 재해로 고통받는 백성을 위해 나라 법을 어겨 곡식을 보내고, 자신의 재산을 털어 굶주린 백성을 돕는 등 어사가 아닐 때에도 언제나 백성곁에 있던 개혁가였다. 욱하는 성격 탓에 조정 대신의 견제 대상이었고 학문이 부족하다고 영조로부터 공부하라고 닥달 받아야 했던, 그럼에도 백성을 구하는데 확고한 원칙과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나, 박문수는 언제나 너그럽고 똑똑한 어사보다 매력적으로 읽힌다. 작가는 또 소설에 망자가 된 박문수를 등장시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중구조로 전개, 21세기 독자와의 공감대를 확보하는 데 안착했다. 민심을 헤아리기보다 당리당략을 따지고 의미없는 원칙을 고집하는 역사 속 양반네들의 모습은 죽은 박문수가 내려다보는 지금의 정치인과 다를 바 없다. 역사와 인물을 소재로 한 역사소설이지만, 그 속의 얽히고 설킨 정치와 당파 지도 및 등장 인물도 등을 보노라면 당장 마주하는 뉴스처럼 거리감이 없다. 안타까운 현실에,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힌 박문수의 삶이 불안과 혼돈이 가득한 시대에 작은 빛이 되기를 함께 희망해본다. 죽은 박문수가 소설가 본인의 연구 및 집필 과정을 지켜보는 장면을 통해 작가의 내면을 고백하고 작업실 광경을 노출시킨 대목도 이색적이다. 값 1만3천원. 류설아기자

따뜻하게 가슴 감싸는 사랑

겉으로는 돌아가신 부모님이 계신 곳에 소나무가 두 그루밖에 없다며 슬퍼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 속에는 부모님과의 오랜 추억이 담겨 따뜻한 사랑이 묻어난다. 박용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백화산 풀벌레는 총 58편의 시가 담겼다. 시를 문자 그대로 읽으면 쓸쓸하고, 외로운 듯한 감정이 전부인 듯하지만 곱씹어보면 다르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면서 따뜻해진다. 아버지 편지는 제목처럼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린다. 그리워하는 감정보다 아버지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기억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어머니의 빈자리에서도 마찬가지다. 늘 기억하고, 떠올리는 게 일상생활이 된 지금은 그리움보다 사랑의 감정이 더욱 짙다. 시인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사회 전반에도 확장한다. 다만, 사회에 대해서는 아쉬워하는 모습이 조금 더 두드러진다. 너무 빨리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들 찔레꽃가뭄에서 그런 시인의 감정이 잘 드러난다. 지금은 빌딩의 숲이 가뭄 모른 채 크고 있다는 시구는 비판적이기까지 하다. 안타까운 감정이 강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이 또한 사회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표현이다. 시인의 이번 시집 백화산 풀벌레는 첫 시집 선운사 이팝나무을 낸 지 10년 만의 신작이다. 10여년 동안 시인이 바라본 세상과 느낀 감정이 시집에 가득 담겼다. 시인이 엮고 보니 새롭지 못하고, 미숙함이 많아 마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아쉬워하는 것과 달리 그리운 감정이나 비판적인 표현까지 따뜻하게 감싸는 그의 시구가 감동을 선사한다. 값 1만원. 신지원기자

개그맨 최형만이 들려주는 책으로 통한 세상

삶의 동기에는 책이 있었다. 작가보다 개그맨으로 알려졌으나 최형만에게 책은 개그 아이디어를 얻고, 세상에 대한 시각을 넓히는 하나의 창이었다. 방송이 없어 휘청할 때도, 인생의 좌표를 잃었을 때도 책은 답이 됐다. 해답이 됐다. 2003년 동양학 열풍을 일으켰던 도올 김용옥 교수 패러디로 전성기를 누렸다. 밑줄 쫙~ 돼지꼬리 땡땡 유행어도 이때 나왔다. 점차 독서에 빠지면서 3천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 덕분에 책읽기 전에는 몰랐던 인간과 사회, 역사, 문화, 종교 등에 대한 관점과 시각을 갖게 됐다. 불혹을 훌쩍 넘겨 50을 바라보는 나이. 최형만은 그간 자신의 경험과 사유를 한권의 인문학 책으로 엮어 출간했다. <북세통>(베가북스 刊). 북으로 세상과 통하다는 의미다. 저자 최형만은 현실과 이상의 간극에 좌절하는 청춘부터, 퇴직 후 인생2막을 열어가야 하는 중년의 불안, 흔들리고 뒤틀려버린 황혼의 그늘까지, 이 시대의 우울한 초상을 담아냈다. 그렇다고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개그맨 특유의 해학과 풍자, 그리고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이 곁들어져 남녀노소 부담 없이 읽어나갈 수 있다. 그는 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서는 먼저 책을 읽고, 시대의 흐름을 읽어 인생을 보는 안목을 넓혀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누군가의 인생을 흉내 내며 따라 가는 삶을 버리고, 스스로를 믿고 날라리 벌이 되어 제2, 제3의 새로운 인생을 찾아 떠나라고 한다. 여기에 <북세통>에는 최형만이 28년 동안 방송 생활을 하며 겪은 재미있는 이야기와 그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생하다. 1980~90년대를 풍미했던 스타 개그맨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그 시절 청춘에게 또 하나의 추억을 선사한다. 값 1만3천500원. 박광수기자

[이주의 신간도서] 크리에이터 外

크리에이터 / 이신조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데뷔 18년차 작가가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영감을 준 예술가 12명의 하루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화가 오스카어 코코슈카와 쉬잔 발라동, 사진작가 애니 리버비츠, 시인 김수영과 가수 마이클 잭슨, 배우 틸다 스윈턴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가 일반인과 다르지 않은 삶 속에서 크리에이터가 되는 순간을 포착했다. 우리와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크리에이터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값 1만2천원. 36계 36책 43혜 / 이송 지음 / 팬덤북스 펴냄 유교 문화와 사회주의로 무장하고, 비즈니스에서는 제갈량마저 속인다는 중국인들을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30년 이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중국 시장 개척과 조사 업무를 맡아온 중국통이다. 그런 저자가 파악한 중국인의 사고방식, 행동 양식, 가치관 등을 소개한다. 중국 최고의 병법서 <손자병법>, 13억 중국인의 처세 바이블 <삼십육계> 속 계략과 책략, 지혜를 통해 비약하고 있는 중국에서 실패하지 않는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방법을 배운다. 값 1만4천원. 우리 아이들, 안녕한가요 / 윤태규 지음 / 내일을여는책 펴냄 한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책이다. 저자인 윤태규는 한 학교의 교장이 되면서 더 이상 아이들과 어울릴 수 없다는 아쉬움을 털기 위해 늘 고민했다. 저자는 고민 끝에 아침마다 교실로 편지를 띄우는 방식을 택했다. 책에는 저자가 1년간 쓴 편지가 담겼다. 참 교육이 뭔지, 교육자는 또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값 1만3천원. 이주의 베스트셀러 1.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 인플루엔셜 2.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채사장 | 한빛비즈 3. 7번 읽기 공부법 | 야마구치 마유 | 위즈덤하우스 4.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 | 생각의길 5. 하버드 새벽 4시 반 | 웨이슈잉 | 라이스메 6. 원피스 77 | 오다 에이치로 | 대원씨아이 7.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너머 편 | 채사장 | 한빛비즈 8.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9. 그림의 힘 | 김선현 | 에이트 포인트 10. 허즈번드 시크릿 | 리안 모리아티 | 마시멜로

“詩처럼 진심이 통하는 세상 꿈꿔요”

기쁘죠. 하지만 이제 저 혼자 좋아서 쓰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작품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도 들어요. 욕심 부리지 않고 개인시집을 출간하는 날까지 차곡차곡 공부하려고요. 시 <불청객>으로 계간지 서울문학에서 신인상을 꿰찬 안녕(45ㆍ수원시 팔달구 매탄동ㆍ사진)씨의 소감이다. 그는 수 년간 학습지 교사를 하며 틈틈이 시작(詩作)에 매달려 이 같은 쾌거를 이뤘다. 앞서 동인지를 통해 작품을 발표했지만 수상은 처음이다. 소감은 담담하다. 선배 시인인 친정 엄마의 뒤를 잇게 돼 기쁜 만큼 제대로 써야한다는 사명감의 무게도 크기 때문이다. 안 시인에게 수상의 영예와 문인으로서의 부담을 동시에 안긴 작품은 새치를 염색하면서 겪은 감정을 유쾌하고 편안한 시어로 표현한 것이 돋보인다. 「측은지심에 /올 때마다 새 옷 입힌지 수 년/이제 정 들때도 되었으련만/아직은 곁에 두고 싶지 않기에/오늘도 새 옷을 입혀 보낸다//언젠가는/원초적 모습 그대로의 이 놈들마저/온 가슴으로 품어야 할/그 날을 기다리며//소이야 엄마 염색약 좀 발라 줘」 -<불청객>中 삶의 단편을 이 시대 중년층의 보편적인 감정으로 풀어내 독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일상에서 소재를 길어올린 작가적 시각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심사위원단은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절제된 언어로 내면화하는데 성공하고 있다고 총평했다. 시처럼 아름다운 세상, 진심이 통하는 세상을 꿈꾼다는 안녕 시인이 창조할 시 세계가 기대된다. 류설아기자

우리네 삶을 빼닮은 ‘신들의 이야기’ 속으로

유재원의 그리스신화Ⅰ 북촌 刊 우리의 관심 속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 옛 이야기들이 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다가 밤새기 일쑤고, 본 걸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그리스 신화도 그 중 하나다. 첨단 문명을 누리고 있는 현재, 조금은 믿기 힘든 신들에게 관심이 가는 건 그들의 모습이 개연성 없이 말도 안 되는 일이 수없이 일어나는 우리들의 삶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유재원의 그리스신화Ⅰ>은 올림포스 신들이 탄생한 배경과 각 신들의 자세한 이야기를 일부 왜곡되고 오염된 요소들을 모두 제거하고 진짜 그리스 신화를 담은 책이다. 저자인 유재원 한국외대 그리스학과 교수는 어릴 때부터 신화를 좋아해 그리스 아테네 대학교에서 유학을 했다. 그러면서 신화가 한낱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사건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후 <신화로 읽는 영화, 영화로 읽는 신화>, <그리스>, <그리스 신화의 세계> 등 그리스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그런 그리스 전문가가 말하는 신은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영역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신의 자존심을 버리고 인간에게 도움을 빌리는 제우스, 석류 한 알을 먹고 지하 세계와 영원한 인연을 맺은 페르세포네, 인간 안키세스에 반해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사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아프로디테, 올림포스의 2인자지만 한 여인을 두고 인간과 경쟁하다 패배하는 아폴론, 남편의 연인들에게 질투의 화살을 쏘는 헤라 등은 지금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친근감과 동질감을 준다. 책은 총 2부 19장으로 구성됐다. 현재 남아있는 신과 관련된 해외의 유적과 유물 사진도 책 곳곳에 배치해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또 기원전 8세기 말경 호메로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리스의 대표적 서사시인인 헤시오도스가 정리한 신들의 족보도 책 앞 부분에 담아 신들의 관계도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 한번쯤 이름은 들어본 신들과 얽힌 여러 이야기들을 살펴보다 보면 어느새 그리스 신화의 현장에서 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신지원기자

지구촌 구호 활동… 스펙보다 마음으로

누구나 이타적인 삶을 꿈꾼다. 하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모두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만 시간과 돈이 없다는 이유로, 직장과 학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늘 뒷전으로 밀려난다. 최근에는 스펙 쌓기의 수단으로 봉사활동이 변질되면서 진정성을 가진 사람도 찾기 힘든 게 현실이다. 이런 시국에 겁도 없이 국제 구호의 세계에 뛰어는 이가 있다. 바로 <뚜제체>의 저자 김여정씨다. 저자는 1996년부터 3년간 국제엠네스티에서 인턴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국제구호 활동세계에 뛰어들었다. 또 1999년에는 동티모르 독립투표 당시 선거감시단원으로 2002년에는 국내 한 정당의 국제협력 담당자로 일하며 국제개발협력기본법 제정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여기까지 넘치지는 않아도 부족하지 않은 삶이었다. 국내외 권위 있는 기관과 단체의 구성원으로 일했으니. 문제는 그 이후였다. 정당 국제협력 담당자로 일하면서 필리핀에 추진했던 마닐라 통근열차 사업으로 쫓겨난 빈민들이 서울에서 원정시위를 한 것이다. 충격적이었다. 필리핀 국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겼던 일이 결과적으로 그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 일이 됐기 때문이다. 자괴감에 빠진 저자는 사직서를 내고 히말라야로 떠났다. <뚜제체>는 일곱 명의 외국인 활동가 이야기이자 구호단체에서 겪은 저자의 눈물 겨운 경험을 담은 책이다. 한비야 같은 유명 구호 활동가의 무용담은 아니다. 의욕은 있으나 서투른 초보 활동가가 현장에서 겪은 좌절과 분노, 열정과 깨달음이 담긴 책이다. 저자는 영어 실력이 있다고 활동가가 되는 것이 아니며, 스펙을 쌓으려고 구호 활동을 해서도 안 된다고 말한다. 세계를 드리운 빈곤과 전쟁의 그림자를 포착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도 감정도, 보람도 느낄 수 없다고 강조한다. 박광수기자

[이주의 신간 도서] 맛있는 한끼 外

맛있는 한끼 / 주영욱 지음 / 덴스토리 펴냄 2012년부터 중앙선데이에 연재 중인 주영욱의 맛있는 이야기 중에서 저자가 뽑은 47곳의 서울 맛집을 소개하는 책이다. 친구들과 함께 하기 좋은 맛집, 지친 몸과 마음을 위한 힐링 맛집, 부담 없이 즐기는 골목 맛집, 혼자라도 괜찮은 맛집, 미팅하기 좋은 맛집, 가족과 함께 하기 좋은 맛집 등 6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사람들의 마음과 시장을 파악하고, 대안을 분석해 최적의 답을 찾아내는 마케팅 리서치 분석가로 일한 경험에 타고난 미각과 음식에 대한 지식이 더해진 저자의 추천은 뭘 먹을지에 대한 고민을 무의미하게 한다. 값1만4천원. 부모가 알아야 할 사교육의 비밀 / 황치호 지음 / 스토리하우스 펴냄 부모에게 변화된 교육환경에서 입시나 교육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책이다. 특히 책은 직장에서의 치열한 업무로 지쳐 자녀들의 교육에 대한 무지한 아빠들에게 좀 더 체계적이고 입체적인 교육 정보를 전달한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사교육 전문가인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체득한 장점과 단점을 솔직하게 논한다. 또한 교육 문제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을 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해 현 교육의 문제점을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값 1만5천800원. 산골농부의 자연밥상 / 자운 지음 / 한문화 펴냄 강원도 산골에서 농사짓고, 요리하며 글쓰는 산골농부인 저자 자운의 자급자족 라이프를 담은 책이다. 도시에서만 살던 저자가 개인 사정으로 귀촌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결실이 모두 담겨 있다. 직접 땅을 갈고, 씨앗을 뿌리면서 체득한 농사 정보와 자신이 재배하면서 얻은 음식과 요리 정보는 귀촌을 꿈꾸는 이들에겐 꼭 필요한 지침서다. 값 3만7천원. 이주의 베스트셀러 1.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 인플루엔셜 2. 하버드 새벽 4시 반 | 웨이슈잉 | 라이스메이커 3.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채사장 | 한빛비즈 4. 7번 읽기 공부법 | 야마구치 마유 | 위즈덤하우스 5.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 | 생각의길 6. 대화의 신 | 래리 킹 | 위즈덤하우스 7. 경영의 모험 | 존 브룩스 | 쌤앤파커스 8.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9.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너머 편 | 채사장 | 한빛비즈 10. 1그램의 용기 | 한비야 | 푸른숲

힘든 청춘에게 띄우는 희망의 메시지

유영만의 청춘경영 새로운 제안 刊 취업, 자격증 공부 등 누구보다 힘든 현실에 놓여 있는 청춘들에게 인생의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 나왔다. <유영만의 청춘경영>은 공고출신 용접공에서 대학교수 자리에 오른 유영만 한양대 교수가 실제 겪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한 희망의 메시지를 청춘들에게 전하는 책이다. 저자는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마침내 역경을 뒤집어 경력으로 만들었다는 성공담을 들려주려는 게 아니다라며 오히려 성공한 결과를 보여주기보다 성장하고, 성숙하면서 아팠던 내 삶의 굴곡과 얼룩을 진솔하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실제 저자는 듣기 좋은 말보다는 질책하는 듯한 어조로 경각심을 일깨우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정말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가?, 내 생각은 과연 진짜 내 생각인가?, 틀에 박힌 생각을 계속하면서 새로운 생각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등 청춘들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또 저자는 사회가 이렇게 때문에, 기업이 스펙을 보기 때문에 등 ~때문에라고 이유를 대기 시작하면 답이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안 되는 방법을 먼저 찾아 자기합리화하기 전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 앞에 놓인 힘든 현실을 헤쳐 나갈 방법을 찾아보라고 제안한다. 결과적으로 청춘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답은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저자가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들은 책에 제시된 조언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게 한다. 책 중간중간 삽입된 시와 사진은 빡빡한 삶을 살고 있는 청춘에게 작은 여유를 선사한다. 값 1만5천원. 신지원기자

사랑하는 사람 보낸 조선시대 선비들의 가슴 절절한 슬픔

홀로서서 길게 통곡하니 신정일 著 / 루이앤휴잇 刊 조선 후기의 학자 다산 정약용은 6남3녀의 자녀 중 6명을 잃었다. 특히 그의 막내아들은 다산이 강진에 유배됐을 당시 세상을 떠났다. 소식을 전해들은 다산은 남은 두 아들에게 쓴 <답양아>라는 편지에서 간장을 후벼 파는 슬픔이라며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홀로 서서 길게 통곡하니>는 다산 정약용의 이야기를 비롯해 조선시대 선비들이 자식이나 아내, 형제ㆍ자매, 친구, 스승 등 삶을 공유했던 가까운 이들을 잃는 슬픔을 마주했을 당시의 속마음을 담은 책이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씻을 수 없는 슬픔을 느끼고 있을 유가족과 국민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기획됐다. 인세의 일부는 관련 사업에 기부한다. 책은 체면과 절제를 중요시했던 선비들도 지금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이 남긴 편지를 보면 슬픔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그들의 표현대로 창자가 끊어지고 눈이 멀 정도의 참혹한 아픔에 소리 없이 통곡한다. 조선 후기의 문인 이하곤은 자신의 딸 봉혜를 잃고 심장이 찔리고 뼈가 깎이는 참혹한 고통이라며 슬퍼했다. 딸을 떠나보내고 남긴 <두타초>에는 그의 절절한 심경이 잘 담겨 있다. 갑작스럽게 손쓸 틈도 없이 떠나보낸 안타까운 상황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조선시대 시조문학의 대가 윤선도는 귀양에서 풀려나 해남으로 돌아가던 길에 여덟 살 난 아들의 죽음 소식을 전해 듣고, 헤어나올 수 없는 슬픔을 한 편의 시에 담았다. 밥 앞에 두고 눈물은 수저에 흘러내리고 말에 올라타면 눈물이 고삐를 적시노라라는 구절에서 온종일 눈물이 멈출 수 없는 그의 심경을 엿볼 수 있다. 책에는 이들의 이야기 외에도 사랑하는 자식과 아내, 가족, 친구, 스승의 죽음 앞에 소리 없이 울었던 조선시대 선비들의 절절하고 슬픈 문장과 글 40여편의 원문과 번역본이 담겼다. 경전을 옆에 끼고 늘 체면만을 중시했던 선비들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또 따뜻한 마음을 지닌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 그들의 속마음을 마주할 수 있다. 값 1만5천800원.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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