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자이델著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추운 겨울 내복 대신 여성용 밴드 스타킹을 사려다가 ‘여자의 삶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문득 생긴 남자가 1년간 여자로 살아보기로 마음먹는다.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은 저자 크리스티안 자이델이 여장을 하고 살아가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낸 책이다. 지구에서>
저자는 남자와 여자의 삶을 모두 살아본 경험을 통해 어떤 점이 불편하고,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감정을 주는지 등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일화들을 책에 담았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졌고, 멋진 아내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던 저자가 여장을 하게 된 엉뚱한 동기와 이 행동을 통해 겪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대체로 유쾌하게 푼다.
하지만 여자로 변신한 자신의 다리를 훔쳐보는 남성들의 시선에 대해서는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은근히 몸을 만지는 남성들의 손길에는 분노와 역겨움으로 표현한다.
1년여 여성 경험을 마치고 다시 남자로 돌아온 저자는 남자와 여자에게 강요되는 여러 가지 고정관념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이것이 어떤 문제를 가져오는지 정면으로 드러낸다.
저자의 경험은 지난해 독일의 한 방송에서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방영되기도 했다.
과감한 도전이나 새로운 경험에 목마른 이들이라면 흥미를 가질 만하다. 하지만 읽다보면 흥미롭지만은 않다. 남성과 여성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들이 얼마나 깊게 스며들었는지 느끼게 된다면 꽤 오랜 시간 고민하게 될 것이다. 값 1만3천원.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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