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평 사무실, 웨딩그룹 성장 비결은?

아내의 첫 직장은 웨딩 이벤트 회사였다. 그날은 모처럼 남들이 모두 쉬는 주말에도 일해야 하는 아내를 격려하러 갔다. 결혼식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소품을 나르고 각자 맡은 분야를 몇 번이고 꼼꼼하게 챙기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태프들의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마침내 그날의 주인공인 신부가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입장하는데 이상하게 내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결혼식은 인생에서 가장 성스럽고 아름다운 무대를 만드는 것과 같겠구나. 결혼식이야말로 그 어떤 무대와 비교할 수 없는 멋진 무대야. 평생 그런 무대를 만들어보면 좋겠다. 한 보험회사 직원이 선남선녀들의 인연을 이어주는 인연지기로 거듭나게 된 계기다. 25평의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해 현재 2만 평 규모의 웨딩그룹으로 성장시킨 신상수 스칼라티움 CEO의 이야기다. 그는 <나는 철학이 있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를 통해 20여년 동안 지역 사회 복합문화공간 창출자이자 행복 메신저로 살아온 이야기를 전한다. 그는 시작만큼은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비즈니스를 찾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1996년 결혼만들기라는 웨딩 이벤트 사업을 시작하면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의 노력은 현재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지역에 5개 지점, 8개 홀을 소유하고, 2곳의 웨딩드레스 사업부를 운영하는 데로 이끌었다. 20여년 간의 경험을 가진 신 대표는 브랜드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매력적인 아이템을 들고 사업에 나서 무작정 달리기만 하면 주변 환경에 휘둘리다 쓰러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왜 창업에 뛰어들었는지,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전하려고 하는지 인식하고,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나아가야 자신이 만족하는 것을 넘어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한다. 실제 그가 운영하는 홀에서 발생했던 일, 성공사례와 책 중간 중간 담은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팁은 웨딩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물론이고, 차별화된 아이템과 서비스를 가지고도 성공의 길로 들어서지 못한 전국의 수많은 창업자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으로 다가온다. 값 1만6천원 신지원기자

13년 공백 깬 시인 김준 시집·에세이집 잇단 발간

감성 시인 김준이 13년의 공백을 깨고 시화선집 <내 하루는 늘 너를 우연히 만납니다>와 첫 번째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아픈데, 왜 그대는 그렇게 아픈가요>(이상 글길나루 刊)를 잇달아 발간했다. 김준은 월간 문학21에 시로, 월간 한맥문학에 수필로 각각 등단했다. 1998년에 발표한 첫 시집 <예스터데이>가 시 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2002년 두 번째 시집 <별이 된 당신에게 하늘 닮은 사랑이고 싶습니다> 역시 5개월 동안 베스트셀러의 한 자리를 차지하며 문단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그러나 돌연 잠적, 지난 13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 5월 시집을 발표한 데 이어 한달만에 에세이집을 연거푸 내놓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시집 <내 하루는 늘>은 이혜민 화가의 그림을 함께 담은 시화선집으로 구성, 감성이 좀 더 풍성해진 느낌이다. 책의 표지도 소녀 이미지와 고향 풍경 등 여러가지 콘셉트로 제작해 독자에게 선택하는 재미를 준다. 첫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아픈데> 역시 김준 특유의 감수성이 돋보인다. 시가 먹은 에세이를 콘셉트로 한 작품은 평범한 일상에서 길어 올린 감성이 마치 한 곡의 노래처럼 선율을 타고 잔잔하게 흐른다. 시집 1만2천800원, 에세이집 1만3천원. 류설아기자

神만큼 뛰어난 인간… 신화 속 영웅 이야기

철저하게 준비했지만 메두사의 목을 치기는 쉽지 않았다. 고르곤들이 잠든 틈을 이용해 공격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페르세우스는 황금투구를 써서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기회를 기다렸다. 고르곤이 잠에 빠져들자 페르세우스는 조심스레 다가가 목표물을 겨냥하고 강철 낫으로 재빨리 메두사의 목을 쳤다. 그리스 신화 속 영웅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물리치는 이야기의 일부다. 실제 그리스 신화에는 위대한 신들 외에 신의 아들이거나 신만큼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간 영웅들이 있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유재원의 그리스신화 Ⅱ>를 통해서다. 앞서 저자 유재원 한국외대 교수는 그리스를 오가며 40여년 넘게 진행한 연구를 바탕으로 그리스 올림포스 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1편을 출간한 바 있다. 이번 2편에서는 인간이었지만 신의 반열에 오를 만큼 탁월한 영웅들, 주제넘게 신들을 넘봤던 1세대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황당무계한 이야기로만 봐왔던 신화에 대한 인식을 뒤집는다. 특히 저자는 신들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던 영웅들의 이야기를 시간적으로 배열해 소개한다. 그동안 신화를 다룬 많은 책에서 신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존재로 바라봤다. 시간적 흐름은 배제하고, 공간에 따른 개별적인 에피소드로만 다뤘다. 하지만 저자는 오랜 기간의 연구를 통해 영웅들을 시간에 따라 4개의 세대로 구분해 독자들이 그리스 신화 속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또 저자는 그리스 신화가 황당무계한 거짓말이 아닌 실제 발생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말하며, 이에 대한 설명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크레타 섬의 주민들이 숭배했던 신 미노타우로스 이야기가 대표적인 예다. 크레타 크노소스 궁전에서 복잡한 미로가 발굴된 사실을 바탕으로 미노타우로스가 살았다는 라비린토스 미로 존재를 입증한다. 값 2만4천원. 신지원기자

[이주의 신간 도서] 역사저널 그날 外

역사저널 그날 / KBS역사저널 그날 제작팀 지음 / 민음사 펴냄 KBS 1TV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역사토크쇼 <역사저널 그날>의 세 번째 권이 출간됐다. 3권에서는 연산군 말년의 폭정을 시작으로 휘청거리기 시작한 조선이 중종반정과 임꺽정의 난, 정여립의 난 등을 거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어 임진왜란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맞기 직전까지의 과정을 다뤘다. 책의 후반에서는 숱한 한계와 모순에서 불구, 조선이라는 나라가 500년 이상 존속할 수 있었던 배경 등 깊이 있는 내용과 시각을 담았다. 값 1만4천800원 죽도록 일만 하다 갈 거야? / 이케다 기요히코 지음 / 올댓북스 펴냄 그것은 우울하고 재미없는 일이다. 일만 하다 여생을 보내는 것은. 누군가는 일에서 돈 이외 존재의 이유를 찾기도 한다지만 그것이 인생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죽도록 일만 하다 갈거야>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의 사회 속에서 일과 휴식, 인생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력과 사유를 제시하는 책이다. 구조주의 생물학자이자 에세이스트인 저자는 느리더라도, 낭비하는 것 같아도, 돈과 나이, 자녀, 건강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나 다운, 나만의 인생을 살자고 조언한다. 값 1만2천원 여전히 글쓰기가 두려운 당신에게 / 이기주 지음 / 말글터 펴냄 글쓰기 책이 범람하고 있다. 인터넷의 어느 카테고리, 서점의 어느 섹션을 찾아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글쓰기는 어렵다. 모두의 숙제다. <여전히 글쓰기가 두려운 당신에게>는 실무자의 입장에서 써내려간 글쓰기 책이다. 경제부와 정치부 기자를 거쳐 청와대에서 스피치 라이터로 활동하며 깨우친 글쓰기의 실천적 원칙과 노하우가 농밀하게 담겼다. 저자는 독자 스스로 글쓰기 능력을 가늠하도록 돕는 동시에 어제의 나 보다 잘쓰는 방법을 깨닫도록 유도한다. 값 1만3천900원 이주의 베스트셀러 1.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 인플루엔셜 2. 오베라는 남자 | 프레드릭 배크만 | 다산책방 3.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채사장 | 한빛비즈 4.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2 | 백종원 | 서울문화사 5. 허즈번드 시크릿 | 리안 모리아티 | 마시멜로 6. 딸에게 주는 레시피 | 공지영 | 한겨레출판사 7. 담론 | 신영복 | 돌베개 8.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너머 편 | 채사장 | 한빛비즈 9. 그림의 힘 | 김선현 | 에이트포인트 10.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큰 소리로 ‘하하하’… 웃음으로 다시 찾는 행복

수술하고 겨우 1년이 지났는데. 암이 재발한 것은 물론이고, 골반까지 전이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 그러다 유방암에 걸린 친구로부터 웃음을 통해 자신감을 찾고 통증도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한국웃음연구소에 전화를 걸어 세미나를 신청했다. 돈을 주고 웃음을 배운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냥 웃고 싶었다. 그리고 3주 뒤 기적이 일어났다. 암세포가 사라졌다. 또 1년 뒤에는 암 자국까지 사라지는 말도 안 되는 일도 일어났다. 웃음은 암세포도 일겨낸 기적의 약이다.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는 50대 여성에게 실제 일어난 일이다. 특별한 약 복용이나 치료는 없었다. 세미나에 참여해 고생했던 지난 날을 떠올리며 억울한 마음에 눈물을 쏟아내고, 행복했던 순간을 생각하며 미친듯이 웃기만 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 속시원해졌다. 세미나가 끝난 뒤에도 고민이나 걱정은 아예 하지 않았다. 울고 싶을 땐 울고, 웃음이 나면 박장대소했다. 그렇게 그녀는 죽음의 문턱에서 새로운 삶을 찾았다. 기적같은 이 이야기는 <웃음이 내 인생을 살렸다>에 소개된 사연의 일부다. 책은 15년 동안 웃음치료를 연구하고, 웃음치료를 시행해 수많은 암환자와 불면증, 우울증 환자에게 건강과 삶의 기쁨을 전한 한국웃음연구소 공동소장 이요셉, 김채송화 부부가 출간했다. 저자는 웃음치료로 기적을 체험한 35명의 이야기를 통해 대형사고와 경기 침체 등 우울한 이야기만 흘러나오고, 즐겁다보다는 힘들다, 슬프다, 속상하다 등의 부정적 말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거나 독자들을 설득하려 들지 않는다. 웃음엔 털어버리는 힘이 있다, 웃음엔 건강 회복의 힘이 있다 등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소제목으로만 넣고, 웃음의 효과나 팁은 책 중간 중간에 짧게 삽입했다. 대신 책의 대부분을 자신들이 마주한 상담자들의 이야기로만 채웠다. 독자들에게 강한 감동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이고, 웃는 방법을 잃어버린 사람, 고민과 걱정으로 가득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값 1만4천원. 신지원기자 웃고 사는 비결 1. 웃는 표정을 연습한다.(거울은 절대 먼저 웃지 않는다.) 2. 작은 것에 감사한다.(욕심을 버리면 세상만사가 즐겁게 보인다.) 3. 주변환경을 밝게 꾸민다.(웃는 사진이나 즐거운 사진을 걸어 놓는다.) 4. 즐겁거나 행복했던 상상을 떠올린다.(상상만 해도 삶은 행복해진다.) 5. 유머나 개그를 자주 본다.(관계의 복이 오기 시작한다.) 6.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린다.(행복한 사람들 곁에 있어야 가장 행복하다.) 7. 하루에 세 번 크게 웃는다.(당신이 나눌 수 있는 최고 선물이다.) 8. 무조건 감사한다.(못 넘어갈 산이 없다.) 9. 취미생활을 즐겨라.(내가 행복해야 남에게 줄 수 있다.) 10.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사람에게 밥을 사라.(모든 복은 관계에서 온다.) 한국웃음연구소 제공

아내와 부모, 가족에 대한 애틋한 감성 드러내

박정구 고양예총 회장(사진)이 세상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지나간 모든 것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시집 <아내의 섬>을 펴냈다. 시집은 총 4부로 구성했다. 1부에서는 평범한 일상과 그 속에서 지나칠 법한 타인을 바라보는 시인으로서의 깊은 시선이 돋보인다. 집 앞 전봇대 그림자를 깔고 앉아 폐지를 모으는 노파의 외로운 마음을 어루만지고 시흥시 신천동 철거 현장에서 목격한 철거민들의 힘겨운 삶을 위로한다. 아내와 부모 등 가족을 소재로 한 시가 대부분을 이루는 2부에서는 시인의 절절한 감성이 폭발한다. 병원 응급실에서 어머니의 손톱에 핀 꽃(매니큐어)을 지우는 등 가족에 대한 기억은 시가 됐다. 항암치료를 받던 아버지의 구두에서 길어올린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구두는/아버지였다/구두에 끌려 다닐 만큼/ 맨몸이 맨땅이었다 등 그리움과 회한 가득한 싯구들은 독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하다. 또 3부에서는 제비꽃과 간이의자, 고추잠자리 등 작고 평범한 것들이 시인만의 감성에 젖어 작품으로 발아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감성이 지배적인 시집에서 산과 산행을 소재로 한 4부를 통해 남성성을 드러낸다. 이와 관련 조동범 시인은 시집 해설을 통해 그리움과 결핍을 드러내고 있는 서정적 자아의 고백록이라고 평했다. 한편 박 회장은 원당 신협 이사장으로 재임중이며, 지난 1995년 <문학과의식> 신인상 수상을 시작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한하운문학상과 경기문학상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작품집으로는 시집 <떠도는 섬>과 <섬 같은 산이 되어>, 산문집 <설악에서 한라까지>, <백두가 한라에게>, <푸성귀 발전소> 등이 있다. 류설아기자

시인 4人, 잊어진 詩의 매력 담다

우리네가 벌써 종점 부근에 왔는가 / 월간 시와 표현 20호 표지에 허형만 시인의 얼굴이 근사하게 실렸다. / 칠순의 삶이 온화하게 보인다 / 양재동 순천식당에서 / 조병기, 정순영 시인과 저녁술을 마시며 / 언제 누가 촬영한 거냐고 물었더니 / 허형만 시인 왈, 무심하게 / 영정용으로 사진관에서 찍었단다. / 모두 함께 웃었지만 / 나는 무슨 미련이 남았는가.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 임병호 시인의 신작 <뒷모습>의 일부다. 시인은 동료들과의 일화를 담담하게 그렸다. 별 다를 것 없이 평범해보이지만 이들의 만남은 특별했던 듯하다. 시인에게 남은 삶에 대한 태도를 고민하게 했고, 시 속에 등장하는 동료들과 뜻깊은 작업을 하는 데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1940년대에 태어나고, 1970년대에 등단한 조병기, 허형만, 임병호, 정순영 시인이 작품집 <4인시>를 출간했다. 이들은 고향이 전남, 경남, 수원 등으로 다르지만 출생과 등단 시기가 비슷한 인연으로 40년 넘게 우정을 이어왔다. 시의 음악성과 서정성을 강조하는 비슷한 시경향도 이들이 깊은 우정을 쌓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평소 한 달에 2~3번 만나 시에 대해 이야기하고, 술잔을 기울이는 네 시인은 최근 만남에서 뜻을 모았다. 점차 난해해지고, 산문화되면서 무뎌진 시의 감동을 다시 독자들에게 전하자고 다짐한 것이다. 허형만 시인의 <난해한 시 읽기>는 이러한 의도를 잘 나타낸다. 눈썰미 깊은 말 주인이야 자기 말을 알아보겠지라는 시 구절에서는 시인 자신만 이해할 수 있는 난해한 시에 대한 풍자적 어조가 엿보이기까지 한다. 시인들은 각자 평범한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담은 신작, 근작 등 20편씩을 소개하면서 시가 주는 감동을 극대화하고, 어느덧 잊혀진 시의 매력을 되살린다. 신지원기자

[이주의 신간 도서] 오늘은 당신의 남은 인생의 첫날이다 外

▲오늘은 당신의 남은 인생의 첫날이다 / 은지성 지음 / 황소북스 펴냄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의 저자 은지성이 3년 만에 펴놓은 에세이다. 이 책은 어려운 역경과 고난을 딛고 자신만의 삶을 일군 사람들의 감동적인 인생 스토리다. <강아지똥> <몽실언니>의 동화작가 권정생,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 20명 인물의 이야기다. 시간을 천금같이 여기고 하루를 목숨처럼 여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잊고 지낸 오늘의 소중함을 되새겨볼 수 있다. 값 1만3천800원 ▲정치적 무의식 / 프레드릭 제임스 지음 / 민음사 펴냄 저자 프레드릭 제임스는 현존하는 최고의 마르크스주의 철학자다. 68혁명을 전후 저서 <마르크스주의와 형식>(1971)을 통해 저명한 철학자 아도르노, 벤야민, 마르쿠제, 샤르트르 등 위대한 사회철학자의 사상을 소개하며 마르크스주의 이론과 실천이 취약했던 당시 미국사회 변증법적 사유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계급적, 집단적, 역사적 차원의 모순적 현실과 역사를 살아내기 위한 무의식적이고 필사적인 의식과 행동을 제시한다. 값 2만5천원 ▲타임푸어 / 브리짓 슐트 지음 / 더 퀘스트 펴냄 워싱턴포스트의 기자 브릿짓 슐트의 책이다. 저자는 기자이기 전에 엄마다. 엄마이기 전에 기자다. 직장과 가정의 역할갈등과 요구에, 일을 해도 줄어들지 않는, 그러면서도 여전히 그대로인, 시간빈곤에 놓인 한 여기자의 솔직하고 냉철한 일상의 기록이다. 그렇다고 허무에만 머물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찢어지고 엇갈린 일상과 시간의 조각들을 다시 붙일 수 있는지, 심리학과 사회학을 동원해 연구하고 분석한다. 개인의 시간을 봉쇄하는 정치적 수사의 모순도 함께 지적한다. 값 1만5천원 이주의 베스트셀러 1.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 인플루엔셜 2.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채사장 | 한빛비즈 3. 오베라는 남자 | 프레드릭 배크만 | 다산책방 4. 허즈번드 시크릿 | 리안 모리아티 | 마시멜로 5. 담론 | 신영복 | 돌베개 6.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2 | 백종원 | 서울문화사 7. 딸에게 주는 레시피 | 공지영 | 한겨레출판사 8.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너머 편 | 채사장 | 한빛비즈 9. 그림의 힘 | 김선현 | 에이트포인트 10.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국민화가 박수근은 자상한 남편이었다

프랑스의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그림을 보며 화가의 꿈을 키운 이가 있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를 아끼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미술 공부를 이어갔다. 그는 주로 시장 좌판에서 물건을 파는 여인, 골목에서 무리지어 놀이를 하는 아이들, 아기를 업고 있는 소녀 등 서민의 삶을 화폭에 그렸다. 단순한 선과 구도, 강한 질감 등으로 우리의 순박한 정서를 표현했다. 국민화가, 민족화가. 서민화가 등 다양한 별명을 가진 한국의 대표화가 故 박수근 화백 이야기다. 이런 그의 이야기를 그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살아온 아내 故 김복순의 회고를 모아 엮은 <박수근 아내의 일기>를 통해 살펴본다. 아내 김복순 씨의 회고는 1980년 선화랑에서 출간하는 잡지에 연재됐던 내용인데, 그동안 일부 책에 발췌본으로 실리기도 했지만 정식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책의 구성은 비교적 간결하다. 아내 김복순 씨의 일기를 중심으로 박 화백과 친분이 두터웠던 故 박완서의 산문과 미술평론가 유홍준의 해설이 곁들여졌다. 책 중간 중간에는 아내의 일기 외에 박 화백이 아내에게 보냈던 실제 편지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로맨티스트였고, 휴머니스트였던 인간 박수근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또 책에는 그가 남긴 대표작 67점의 이미지도 함께 실렸다. 아내가 전하는 박 화백의 이야기와 이미지를 함께 보면서 그의 삶이 작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알 수 있다. 그동안 외부에 알려진 이야기들이 화가로서 박수근의 삶이었다면, 이 책에서는 아내 김복순의 생생한 육성으로 한 인간으로서의 박수근, 한 여인의 자상한 남편으로서의 박수근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들여다본다. 값 1만5천원.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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