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에 관한 진실 혹은 거짓

괴물의 심연 제임스 펠런 著 우리는 화가 나면 죽여 버린다 너 죽을래? 같은 말을 무심히 던진다.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이들은 거의 없지만, 돌이켜 보면 참 무서운 말이다. 누군가 죽고, 죽이는 상황은 그 자체로도 지옥이다. 살인을 저지른 이들은 일반적인 짐작처럼 우락부락하게 생긴 괴물이 아니다. 우리 주변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이들이다. 너무 흔해 기억에도 남지 않는. 오히려 평균보다 멘탈이 나약한 사람도 있다. 계획적 살인자들도 그렇다. 물론 죄책감과 자기혐오, 무기력, 불안, 불면, 우울 등 다양한 정신병리학적 증상과 원인이 자리하고 있지만 겉으로는 보통 사람과 다름 없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괴물의 심연>(더 퀘스트 刊)의 저자이자 신경과학자인 제임스 펠런 역시 이 부분에 집중했다. 그의 전문 분야는 사이코패스 살인마의 뇌 구조였다. 어느날 그는, 자신의 본질뿐 아니라 연구를 뒤흔든 실수와 마주한다. 살인자의 뇌 스캔 사진을 연구하다 우연히 사이코패스의 특징이 명확히 드러나는 한장의 사진을 발견한 것이다. 그것은 놀랍게도 자신의 뇌 사진이었다. 그는 머지않아 자신이 악명 높은 살인마의 후손이라는 사실도 알게된다. 자신 안에 명백한 사이코패스 유전자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저자는 도발적 실험을 감행한다. 자신의 뇌를 들여다 보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의 유전자와 일상과 생각 하나하나를 대입해 분석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TED 강연에서 발표한다. 반향은 거셌다. 동영상은 141만 클릭을 기록했고, <월 스트리트저널>에 대서 특필되는 것을 비롯 미국 범죄 드라마인 <크리미널 마인드>의 소재로 쓰이는 등 반향을 일으킨다. 그 같은 연구 기록은 담은 이 책 <괴물의 심연>은 인간 무의식과 뇌에 관한 심오하고 흥미있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사이코패스의 뇌를 지닌 제임스 팰런은 어떻게 범죄자가 되지 않았을까? 부모의 양육이 그의 사이코패스 기질을 어떻게 누그러뜨렸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은 왜 모두 그가 사이코패스란 사실을 곧 알아차릴 수 있었을까? 인구의 2%를 차지하는 사이코패스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이며, 왜 대자연은 계속해서 이런 사람들이 태어나도록 내버려두는가? 등 보다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기존 사이코패스 분석서와는 괘를 달리한다. 1만3천500원. 박광수기자

조선시대 권력 정치의 속사정은?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온라인을 통해 쉽게 접하고, 얻을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지식인이 될 수 있다. 이런 때에 이 시대의 한 지식인이 조선 시대의 지식인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위인전처럼 인물을 소개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지식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었던 과정에 주목한다. 더 나아가 오늘날의 지식인들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한다. 역사를 정치적 측면에서 접근해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는 최연식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쓴 <조선의 지식계보학>의 내용이다. 조선시대에는 지금과 달리 지식인의 경계가 분명했다. 지식인이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공인하는 문묘종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문묘종사는 유교의 성인(聖人) 공자의 사당인 문묘(文廟)에 조선에서 유학과 주자학에 위대한 공헌을 한 현인(賢人)들을 모셔놓는 것을 의미한다. 500년의 긴 역사를 가진 조선에서 이 반열에 오른 사람은 정몽주ㆍ김굉필ㆍ정여창ㆍ조광조ㆍ이언적ㆍ이황ㆍ김인후ㆍ이이ㆍ성혼ㆍ김장생ㆍ조헌ㆍ김집ㆍ송시열ㆍ송준길ㆍ박세채 등 단 15명뿐이었다. 저자는 이들이 조선의 대표 지식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정치공학과 투쟁에 뒀다. 조선의 건국을 반대한 고려의 충신 정몽주가 대표적 사례다. 그는 조선 건국에 동의하지 않다가 이방원에 손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하지만 연산군을 폐위시키고 왕위에 오른 반정(反正)의 당위성을 위해 중종은 정몽주를 부당한 권력에 맞선 정의로운 지식인으로 만들었다. 이렇듯 조선시대의 지식인이 국가의 인정을 받는 것은 개개인의 학문적 역량보다는 정치공학이나 투쟁에 가깝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또 이황, 이이, 김굉필, 조광조 등 다른 지식인들이 문묘에 종사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서 조선 권력 정치의 속사정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지식국가 조선의 탄생을 다루고, 2부에서는 정몽주가 조선 지식인의 상징이 된 배경에 대해 자세하게 다룬다. 3부는 김굉필ㆍ정여창ㆍ조광조ㆍ이언적ㆍ이황을 일컫는 5현과 이이ㆍ성혼 등이 문묘에 종사되는 과정을 그린다. 단순히 옛 조선 지식인들의 흥미로운 정치 이야기만 풀어놓은 건 아니다. 어떻게 지식인의 대열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 또 그 계보를 탄생시킨 당시의 문제의식을 살펴보다보면 지식인들의 치열한 정쟁이 한 시대를 건강하게 하는 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이 현재의 지식인들에게 필요한 이유다. 값 1만6천원. 신지원기자

엄마·아빠의 복덩어리, 나에겐 애물단지

나는 여태까지 나만의 새것을 별로 가져보지 못했다. 옷도 학용품도 하다못해 유모차에 딸랑이까지. 윤조가 쓰던 걸 얻어 쓰는 신세였다. 하기는, 태어났을 때 이미 방안의 모든 게 윤조 것이었다. 나는 그저 윤조의 세상에 끼어든 애 같았다. 좋은 건 다 가질 수 있는 얄미운 복덩어리. 이러니 내가 고분고분하게 형 소리를 할 수가 없다. 나, 이 집 애 맞아? 명조는 만사가 부루퉁이다. 형 윤조 때문이다. 고작해야 364일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세뱃돈도 더 많이 받고, 장난감도, 새 옷도, 새 신발도 모두 다 윤조 차지였다. 심지어 열 살 인생의 로망이었던 보이스카웃 단복도 윤조에게 먼저 빼앗겼다. 할머니도 집안의 대들보라며 늘 윤조만 먼저 챙긴다. 삐뚤어진 건 이유가 있다. 아동소설 <고작해야 364일>(포북 刊)은 동생으로 태어난 것이 원죄라고 생각하는 열 살 아이 명조의 성장통을 담은 아동소설이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또래의 아이라면 느낄 수 있는 미세하고 섬세한 감정을 일상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담아냈다. 한국 만화영화사에 220만 명이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남긴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 황선미 선생님의 신작이다. 가족이라는 집단의 연대와 나라는 정체성을 동시에 탐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작들과 분위기와 구성면에서 닮은 점이 많다. 아동소설이지만 독자의 대상이 아이로만 함축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모의 어떤 말과 행동이 아이에게 생채기를 남길 수 있는 지, 아이의 어떤 행동과 말이 부모와 형제에게 상처를 나길 수 있는 지. 쉽지만 어려운 질문에 대해 어른과 아이, 부모와 자식의 시점에서 돌아볼 수 있는 갈등과 화해, 성장의 맥락들을 소설 속에 녹였다. 이로서 아이가 작은 마당을 나와 더 큰 세상으로 향했던 암탉 잎싹처럼 넓고 깊은 마음을 품을 수 있도록 한다. 조금은 아프고, 조금은 억울해하기도 하면서 어른이 된다는 것. 그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단단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조금씩 알아갈 수 있다. 값 1만원 박광수기자

머릿속 복잡한 현대인 철학속 삶의 해답찾기

거친 풍파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아픔과 고민은 어느 때보다 깊다.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철학아! 내 고민 좀 풀어줘>(이체 刊)는 이 같은 고민의 답을 위대한 철학자들에게서 찾아 해결해 보고자 하는 책이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와 오늘날 정치 현실 등을 살핀다. 이를 통해 우리의 고민이 뭔지 되짚어 보고 정직하게 살아갈 것인지, 술수를 부리고 살 것인지 처세법도 생각해본다.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고민에 대한 답을 찾는다. 자연주의, 쾌락주의, 도덕주의, 힘에 의지한 삶 등 동서양 철학자들의 사상을 살펴보고,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살아야 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3부에서는 인생 최대의 고민인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다. 숱한 시련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죽음을 선택하는 이유는 뭔지 알아보고, 철학자들은 죽음을 어떻게 대했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철학의 전문용어를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했고, 철학자들의 사상을 정리 종합하면서 소소한 일화를 담아 지루하지 않도록 신경썼다. 그래도 그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철학을 우리의 인생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동서양의 위대한 철학자들과 함께 떠나는 고민 해결 여정은 독자 스스로 자신만의 철학적 틀을 세우는 데 작은 밑거름 정도가 될 뿐이다. 저자인 철학자 황상규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철학자들도 산다는 것이 고민이었고, 각자 나름의 답을 내놓았다며 삶의 힘든 고비마다 철학은 힘이 되고, 커다란 밑천이 돼줄 거라고 강조한다. 또 우리가 흔히 던지는 철학이 밥먹여주냐?는 질문에 그는 철학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철학을 잘하면 철학이 밥 먹여준다고 반박한다. 과연 그럴까. 철학에서 아픔과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도 흥미롭지만 철학에 대한 저자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이 정말 맞는지 확인하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값 1만5천원. 신지원기자

‘부동산 고수’ 노하우 살짝 엿볼까?

서점에 가면 경매 관련 책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나는 1년에 10배 버는 경매를 한다>(라온북 刊) 역시 경매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어렵고 복잡한 경매 절차를 쉽고 편하게 배울 수 있도록 기초부터 응용까지 경매투자에 대한 실전 노하우를 실었다. 이 책의 저자 임경민은 현재 한국부동산코칭센터 대표로 17년 넘게 부동산 경매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1년 365일 중 65일만 일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으면서도 매년 경매로 억대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경매 고수다. 지난 97년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자, 그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비가오나 눈이 오나 공부를 하고, 현장답사를 다녀오며 실전감각을 익혔다. 그런 고생과 경험, 노하우가 이 책에 차곡차곡 쌓였다. 이 책은 단순 경매의 절차와 요령을 담고 있는 단순 입문서가 아니다. 경매를 시작해야 하는 당위성 부터 경매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 알고는 있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경매에 대한 본질적 접근부터 시작한다. 또 경매 초보자도 따라할 수 있는 내용들이 기초부터 응용까지 단계ㆍ사례ㆍ상황별로 알기 쉽게 정리돼 있다. 알아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알찬 정보들이 빼곡하다. 또 지난 17년간 현장에서 쌓아올린 경험들을 토대로 경매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문제와 논쟁도 유형으로 정리해 복잡한 문제도 어렵지 않게 개념을 정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경매 대출을 받는 방법과 같은 초보자를 위한 내용에서부터 점유자 형태별 명도 전략, 특수물건 처리방법 등 전문가를 통해 컨설팅을 받아야 알 수 있는 내용들도 담겨있다. 현재 입소문을 타고 부동산/경매 부문(예스24)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책 구매자 모두에게 지지옥션 7일 무료 이용권을 증정한다. 박광수기자

[이주의 신간도서] 모바일 SNS 마케팅 外

모바일 SNS 마케팅 / 경호빈 지음 / 행간 펴냄 모바일 SNS 시장의 전체 흐름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8개의 SNS를 어떤 이용자가 많이 이용하는지, 그들이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는지 마케팅 관점에서 살펴보고, 마케팅 실무자 또는 기업의 CEO가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모바일 SNS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한다. 최신 통계자료를 활용해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였다. 값 1만5천원. 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 이어령 지음 / 시공미디어 펴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영상메시지를 유아와 초ㆍ중고생의 인성교육용으로 만든 교재다. 유아용, 초등용, 중고등용 등 3종으로 구분되고, 각 교재는 영상 CD, 교사용 지도서, 학생용 교재로 구성돼 매주 1시간씩 1년동안 수업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영상 CD에는 학생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상이 30~40편 수록돼 있다. 1년 동안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재로 제작돼 값은 비교적 비싸지만 지식 전달보다 감동을 느끼게 해주는 메시지 전달법으로 각급 교육청, 학교, 유치원 등에서 주목받고 있다. 값 유아용 100만원, 초등용 160만원, 중ㆍ고등용 160만원. 먼 데서 오는 여인 / 김원옥 지음 / 황금알 펴냄 인천광역시문화원협회장과 인천시연수문화원장을 역임한 김원옥 작가가 살아오면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모아 기록한 책이다. 1부와 2부에는 국경에서, 문화와 정치 사이, 가을과의 만남, 삶의 갈증해소 등 각종 매체와 신문에 발표한 글이 담겼고, 3부에는 겨울 섬 이야기, 그랜드캐니언 등 아직 발표되지 않은 글이 실렸다. 값 1만5천원. 이주의 베스트셀러 1.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 인플루엔셜 2.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채사장 | 한빛비즈 3. 비밀의 정원 | 조해너 배스포드 | 클 4. 하버드 새벽 4시 반 | 웨이슈잉 | 라이스메이커 5.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6. 대화의 신 | 래리 킹 | 위즈덤하우스 7.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너머 편 | 채사장 | 한빛비즈 8.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9. 센트럴파크(Central Park) | 기욤 뮈소 | 밝은세상 10. 대통령의 시간 | 이명박 | 알에이치코리아

서애 류성룡의 ‘임진왜란 비망기’ 이수광著 ‘소설 징비록’

역사는 반복된다. 그래서 기록을 남긴다. 같은 실수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후세에 경계를 깨치게 하기 위함이다. 서애 류성룡이 참혹했던 전란의 기록을 남긴 연유도 같은 까닭이다. <징비록>의 징비(懲毖)는 <시경>(詩經)의 소비편(小毖篇)의 예기징이비역환(豫其懲而毖役患), 즉 미리 징계하여 후환을 경계한다는 구절에서 따왔다. 의도대로 임진년(壬辰年) 발발한 전란(戰亂)의 기록으로 발발 전 대내외적 상황과 과정, 종전까지의 전란사를 빠짐없이 기록했다. 그 역사적 가치가 높아 현재 국보 제132호로 지정돼 있다. 이수광의 <소설 징비록>(북오션 刊)은 <징비록>을 바탕으로 류성룡의 생애와 임진왜란 당시 전황을 생생하게 그려낸 역사소설이다. 최근 KBS드라마 <징비록> 방영이 시작되면서 함께 출간된 류성룡 관련 서적 중 하나다. <소설 징비록>의 중요 챕터 중 하나는 정치다. 당시 조선 정계는 극단적으로 분열돼 있었다. 노론과 소론의 치열한 당파싸움 속에서 시대의 흐름을 전혀 읽지 못했다. 이는 결국, 임진왜란이라는 비극적인 역사로 이어지는 결정적 원인이었다. 당시 좌의정이었던 류성룡 역시 책임에서 회피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은 후대에 전하는 서애의 비망록인 동시에 철저한 자기반성의 결과물이었다. 그렇다고 고백과 반성에만 머물지 않는다. <징비록> 속에는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자주국가를 향한 서애의 비전이 담겼다. 무기와 병법을 비롯한 일본과 명의 선진무기와 전략을 외국으로부터 배우는 것, 전쟁 속에 피폐해진 민심을 살피는 것, 인재를 등용하는 것 등 전쟁 이전과 이후를 준비하는 서애의 치밀함과 선견지명이 제시돼 있다. 이처럼 <소설 징비록>은 통한의 역사 속에서 국난을 극복하려는 노력과 의지를 후대에도 고스란히 전한다. 여야간 정치적 대립이 민생을 가리는 현대정치와 이기의 사회분위기 속에서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만만치 않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볼로냐 라가치상’ 4개 부문 모두 휩쓴 ‘우리의 그림책’

정유미 작가 내 작은 인형의 집 지경애 작가 담 픽션 부문 수상 김장선오현경 작가 민들레는 민들레 논픽션 부문 관심작 선정 뉴호라이즌, 박연철 떼루떼루 오페라프리마, 정진호 위를 봐요 한국 아동용 그림책들이 이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의 4개 부문에서 모두 입상하는 성과를 냈다. 먼저 픽션 부문에서는 정유미 작가의 나의 작은 인형 상자와 지경애 작가의 담이 수상작에 포함됐다. 특히 정 작가는 지난해 먼지아이라는 작품으로 라가치상 뉴호라이즌 부문 대상을 받은 바 있어 2년 연속 수상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이번에 수상작으로 뽑힌 나의 작은 인형 상자는 라가치상 심사위원회로부터 사진과 같이 섬세하게 구성한 그림을 곁들여, 일련의 자아 정체성 문제들과 공포에 맞닥뜨리는 불편한 심리 상태로 독자들을 몰아넣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같은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뽑힌 지경애 작가의 담은 어린 시절 담 아래에서 놀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그림책이다. 숨바꼭질이나 낙서 등을 하며 놀았던 옛 시절을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아파트에 살고 있는 현재 아이들에게 당시의 풍경과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논픽션 부문에서 관심작으로 선정된 김장선오현경 작가의 민들레는 민들레는 아이들에게 민들레의 한살이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를 통해 민들레는 민들레인 것처럼, 누구나 참다운 제 모습을 지키고 가꾸며 자기답게 살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뉴호라이즌 부문에서 상을 받은 박연철 작가의 떼루떼루는 남사당패의 꼭두각시놀이를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책은 사람의 형상을 띤 목각 인형과 재미와 흥을 돋우는 재담 등 꼭두각시놀이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또 박 첨지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속성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정진호 작가의 위를 봐요는 오페라 프리마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책은 혼자 멀리 떨어져 세상을 내려다 보는 수지와 늘 앞만 보며 가다가 위를 올려다본 한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가오는 올 봄, 미취학 자녀가 있다면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이 그림책을 선물하는 건 어떨까. 신지원기자

[이주의 신간도서] 현대시세계 시인선 ‘슬픈 암살’, ‘이상한 나라’ 外

현대시세계 시인선 슬픈 암살, 이상한 나라 /이능표 지음 / 도서출판 북인, 사람들 펴냄 <슬픈 암살>은 20여 년 만에 시단으로 돌아온 이능표의 두 번째 시집이다. 역사적 현실과 현실 정치에 대한 각성 등 다소 접근이 어려웠던 초기작과 달리 일상적 경험과 생활의 재발견을 그렸다. 값 8천원. <이상한 나라>는 지난 1988년 내놓은 그의 첫 시집이다. 게재 순서를 작시 순으로, 한자를 한글로 바꾸고, 미발표작품 한 편을 추가했다. 두 시집을 통해 이능표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값 8천원. 앨리스의 소보로빵 / 홍명진 지음 / 북멘토 펴냄 치매에 걸린 엄마를 돌보는 14살 소녀 두희의 이야기를 그린 청소년 소설이다. 엄마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가 일곱 살 아이가 되어 돌아온다. 과일 장사를 하는 아빠, 기회만 되면 집을 비우는 오빠를 대신해 두희가 엄마를 보살핀다. 두희는 함부로 떼어 낼 수 없는 혹 같은 존재인 엄마로 인해 눈물을 쏟기도 하지만 꿋꿋하게 삶을 살아간다. 사계절문학상 수상작 우주비행의 작가 홍명진의 신작이다. 값 1만2천원. 나와 마주서는 용기 / 로버트 스티븐 캐플런 지음 / 비즈니스북스 펴냄 골드만삭스 부회장에서 하버드대 교수가 된 로버트 스티븐 캐플런의 강의 내용을 담은 책이다. 학생, 신입사원, 의사 등 다양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만난 저자는 금전적 보상보다는 자신에 대한 탐구가 진정한 행복으로 이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신념 가지기, 타인의 시선 두려워하지 않기, 삶의 주인답게 행동하기, 현실과 타협하기, 꾸준히 배우기를 원칙으로 제시한다. 값 1만3천800원. 이주의 베스트셀러 1.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 인플루엔셜 2. 비밀의 정원 | 조해너 배스포드 | 클 3.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채사장 | 한빛비즈 4. 하버드 새벽 4시 반 | 웨이슈잉 | 라이스메이커 5.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6. 대통령의 시간 | 이명박 | 알에이치코리아 7.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너머 편 | 채사장 | 한빛비즈 8. 센트럴파크(Central Park) | 기욤 뮈소 | 밝은세상 9.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10. 대화의 신 | 래리 킹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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