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한 철학·과학적 질문과 성찰 담아
괴물의 심연 제임스 펠런 著
우리는 화가 나면 ‘죽여 버린다’ ‘너 죽을래?’ 같은 말을 무심히 던진다.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이들은 거의 없지만, 돌이켜 보면 참 무서운 말이다. 누군가 죽고, 죽이는 상황은 그 자체로도 지옥이다.
살인을 저지른 이들은 일반적인 짐작처럼 우락부락하게 생긴 괴물이 아니다. 우리 주변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이들이다. 너무 흔해 기억에도 남지 않는. 오히려 평균보다 ‘멘탈’이 나약한 사람도 있다. 계획적 살인자들도 그렇다.
물론 죄책감과 자기혐오, 무기력, 불안, 불면, 우울 등 다양한 정신병리학적 증상과 원인이 자리하고 있지만 겉으로는 보통 사람과 다름 없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괴물의 심연> (더 퀘스트 刊)의 저자이자 신경과학자인 제임스 펠런 역시 이 부분에 집중했다. 그의 전문 분야는 ‘사이코패스’ 살인마의 뇌 구조였다. 괴물의>
어느날 그는, 자신의 본질뿐 아니라 연구를 뒤흔든 ‘실수’와 마주한다. 살인자의 뇌 스캔 사진을 연구하다 우연히 사이코패스의 특징이 명확히 드러나는 한장의 사진을 발견한 것이다. 그것은 놀랍게도 자신의 뇌 사진이었다.
그는 머지않아 자신이 악명 높은 살인마의 후손이라는 사실도 알게된다. 자신 안에 명백한 ‘사이코패스’ 유전자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저자는 도발적 실험을 감행한다. 자신의 ‘뇌’를 들여다 보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의 유전자와 일상과 생각 하나하나를 대입해 분석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TED 강연에서 발표한다.
반향은 거셌다. 동영상은 141만 클릭을 기록했고, <월 스트리트저널> 에 대서 특필되는 것을 비롯 미국 범죄 드라마인 <크리미널 마인드> 의 소재로 쓰이는 등 반향을 일으킨다. 크리미널> 월>
그 같은 연구 기록은 담은 이 책 <괴물의 심연> 은 인간 무의식과 뇌에 관한 심오하고 흥미있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사이코패스의 뇌를 지닌 제임스 팰런은 어떻게 범죄자가 되지 않았을까? 부모의 양육이 그의 사이코패스 기질을 어떻게 누그러뜨렸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은 왜 모두 그가 사이코패스란 사실을 곧 알아차릴 수 있었을까? 괴물의>
인구의 2%를 차지하는 ‘사이코패스’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이며, 왜 대자연은 계속해서 이런 사람들이 태어나도록 내버려두는가? 등 보다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기존 사이코패스 분석서와는 괘를 달리한다. 1만3천500원.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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