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애 류성룡의 ‘임진왜란 비망기’ 이수광著 ‘소설 징비록’

▲ 소설 징비록

역사는 반복된다. 그래서 기록을 남긴다.

같은 실수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후세에 경계를 깨치게 하기 위함이다. 서애 류성룡이 참혹했던 전란의 기록을 남긴 연유도 같은 까닭이다.

<징비록> 의 ‘징비’(懲毖)는 <시경> (詩經)의 ‘소비편’(小毖篇)의 ‘예기징이비역환’(豫其懲而毖役患), 즉 “미리 징계하여 후환을 경계한다”는 구절에서 따왔다.

의도대로 임진년(壬辰年) 발발한 전란(戰亂)의 기록으로 발발 전 대내외적 상황과 과정, 종전까지의 전란사를 빠짐없이 기록했다. 그 역사적 가치가 높아 현재 국보 제132호로 지정돼 있다.

이수광의 <소설 징비록> (북오션 刊)은 <징비록> 을 바탕으로 류성룡의 생애와 임진왜란 당시 전황을 생생하게 그려낸 역사소설이다. 최근 KBS드라마 <징비록> 방영이 시작되면서 함께 출간된 ‘류성룡’ 관련 서적 중 하나다.

<소설 징비록> 의 중요 챕터 중 하나는 ‘정치’다. 당시 조선 정계는 극단적으로 분열돼 있었다. 노론과 소론의 치열한 당파싸움 속에서 시대의 흐름을 전혀 읽지 못했다.

이는 결국, ‘임진왜란’이라는 비극적인 역사로 이어지는 결정적 원인이었다. 당시 좌의정이었던 류성룡 역시 책임에서 회피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은 후대에 전하는 서애의 비망록인 동시에 철저한 ‘자기반성’의 결과물이었다.

그렇다고 고백과 반성에만 머물지 않는다. <징비록> 속에는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자주국가’를 향한 서애의 비전이 담겼다.

무기와 병법을 비롯한 일본과 명의 선진무기와 전략을 외국으로부터 배우는 것, 전쟁 속에 피폐해진 민심을 살피는 것, 인재를 등용하는 것 등 ‘전쟁’ 이전과 이후를 준비하는 서애의 치밀함과 선견지명이 제시돼 있다.

이처럼 <소설 징비록> 은 통한의 역사 속에서 국난을 극복하려는 노력과 의지를 후대에도 고스란히 전한다. 여야간 정치적 대립이 민생을 가리는 현대정치와 이기의 사회분위기 속에서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만만치 않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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