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도화지 같은 하늘이 펼쳐진 가을을 맞아 미술감상이란 문화산책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경기·인천 백화점에 위치한 안양 롯데갤러리와 인천 신세계갤러리, 분당 갤러리 삼성플라자에서 작가들의 개성 넘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정춘일 개인전- 삶= 고물이나 폐품을 이용한 ‘정크 아트(junk art)’와 움직이는 작품을 담은 ‘키네틱 아트(kinetic art)’를 결합한 전시다. 21세기 자본주의 환경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인간군상을 통해 삶의 희망과 함께 좌절의 상황을 역동적으로 묘사했다. 작품 ‘산책’과 ‘거리의 악사’, ‘도우미’, ‘번개’ 등은 움직이는 형상을 통해 정주하지 않고 부단히 난관에 도전하는 유목민적 가치관을 담고 있다. 갤러리 관계자는 “작가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 나와 타인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차가운 철재에도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안양점 7층 롯데화랑에서 10월7일까지 전시한다. 463-2715 ▲박승천 서양화전= 화면 분할과 공간해석에 탁월한 서양화가 박승천씨의 아홉번째 개인전이 10월3일까지 인천 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린다. 작가는 공간의 상상적 이미지와 현실 상황을 이중적 구조로 해석한 20여점을 선보인다. 그는 각각의 화면을 다각적으로 배분하며 이미지를 반반씩 혹은 삼분의 일씩 나눈 후 원형 곡선과 크고 작은 공간을 만들어 삶의 다양한 형상들을 보여준다. 특히 작가 내면심리와 사실적 환영을 생략하고 단순화시킨 것이 눈길을 끈다. (032)430-1157 ▲에코 브릿지(eco-bridge)전= 유명 수필가와 화가의 아름다운 만남이 캔버스에 펼쳐진다. 현대수필문학회와 한국수필학회 주최로 10월4일까지 ‘수필과 그림의 만남전’이란 타이틀로 분당 갤러리 삼성플라자에서 열린다. ‘에코 브릿지’는 도로나 철도 건설에 의해 동식물의 이동통로가 단절된 자연을 연결해 주는 ‘생태 연결 통로’다. 주최측은 수필과 그림의 연결통로를 마련, 수필가 윤재천(현대수필 발행인) 외 59명과 화가 임근우, 조병화, 성춘복, 마광수 등 10명이 참여해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글과 그림을 선보인다. 특히 화가 임근우와 수필가 임운경의 합작품 ‘가을여행’은 갈색톤에 여행길에서 만난 소양강의 한적함과 낭만을 작품에 담았다. 779-3835 /이형복기자 bok@kgib.co.kr
풍성한 공연 ‘관객맞이’ ▲우리 춤의 맥을 찾아서 경기도립무용단(예술감독 조흥동)이 경기도국악당의 초청을 받아 준비한 한가위 특별공연으로 화려한 전통무용을 선보인다. ‘태평무’를 비롯해 ‘사물놀이’, ‘부채춤’, ‘진쇠춤’, ‘장고춤’, ‘농악무’ 등 10여가지 테마의 우리 춤을 볼 수 있어 민속명절의 정취를 한껏 고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27·28일 오후5시 신갈 도국악당서 공연. 문의 289-6422~7 ▲악극 ‘사랑장터’ ‘다시 아버지가 그립다’란 부제로 경기도립극단이 25일 오후3시·7시30분, 26일 오후2시·6시 도문화의전당 소공연장에서 공연한다. 아버지를 찾는 자식들은 이미 아버지가 되어 있으며 힘겹게 이 시대를 살아 간다. 물질만능의 시대라 불리는 요즘과 다르게 끈끈한 정으로 이웃이 함께하는 사회상을 보여주고 옛 추억을 돌이켜 볼 수 있다. 시끌벅적한 재래시장과 추억의 가요 등이 세대를 넘은 따뜻함을 안긴다. 문의 230-3200 ▲시민과 함께 하는 중추절 국악한마당 (사)우리소리(이사장 송상범)가 28일 오후7시 수원 장안공원 특설무대에서 풍성한 국악잔치를 벌인다. 사물놀이를 비롯해 꼭두각시 춤, 태평무, 대금 및 해금 독주, 평시조 ‘청산은 어찌하여’ 등 국악모듬을 시민과 함께 한다. 문의 246-1898 ▲김덕수 사물놀이 25주년 기념공연 연휴 다음날인 30일 오후7시30분부터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장고의 명인 김덕수와 함께 장고·꽹과리·북·징 등 사물놀이의 진수가 신명나게 펼쳐진다. 문의 224-7117 ▲서커스 악극 ‘곡예사의 첫사랑’ 아이에겐 서커스의 신기함을, 어른들에겐 악극의 옛 추억을 생각케 한다. 공연장 주변에는 파전이나 뻥튀기, 잔치국수 등 구수한 먹거리 장터와 도서, 신발, 수공예품 등을 구입할 수 있는 벼룩시장이 마련돼 관객들을 즐겁게 만든다. 한국의 대중극인 서커스와 악극을 결합시킨 공연으로 도문화의 전당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25일까지는 오후 7시30분, 26일부터 10월3일까지는 오후2·6시 공연하며 27일은 하루 쉰다. 문의 230-3200 이 밖에 부천문화재단의 ▲2004 사랑손님과 함께 하는 문화사랑 토요음악회- 재즈피아니스트 신관웅의 ‘아직 못다한 이야기’가 25일 오후 4시 재단내 문화사랑홀에서, 청소년 및 아이들을 위한 현악 클래식 연주회인 ▲아이스트링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가 30일 오후7시30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황금연휴 “문화나들이 어때요” 청명한 하늘, 탐스러운 햇과일, 오순도순 정겨운 가족. 민족의 대명절 ‘추석’에는 모든 것이 풍요롭다. 추석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도내 곳곳에서 열리는 공연장과 전시장을 찾는 것은 어떨까. 추석연휴 기간 동안 ‘2004 시민과 함께 하는 중추절 시민한마당’(수원 장안공원)을 비롯 이영미술관의 ‘박생광 탄생 100주년 기념특별전’, 경기도박물관의 전통자수전, 한국미술협회 경기북부지부협의회가 주관한 ‘경기북부 미술의 비상-그 힘찬 날개전’ 등이 눈길을 끈다. 실학을 축제로 풀어낸 ‘실학축전’도 이채롭다. ▲박생광 탄생 100주년 특별전= ‘민족혼의 화가’ 박생광 화백의 작품을 상당수 수집한 이영미술관에서 내달 30일까지 열린다. 박 화백은 우리 민족에 내재된 원색적이고 화려한 색감을 치밀한 구도로 끌어냈으며, 이번에 불교와 토속신앙, 역사적 인물 소재의 작품 200여점을 전시한다. 수원 경기문화재단 전시실에서는 박 화백의 스케치(소묘)와 밑그림 40여점도 선보인다. 213-8223 ▲변시지 화백 특별전= 고양문화재단이 덕양어울림누리(덕양문화체육센터) 개관을 기념해 우성(宇城) 변시지 화백의 특별전을 10월15일까지 어울림미술관에서 연다. 1990년부터 올해까지 미공개 40여점과 시기별 주요작 20여점 및 유럽기행스케치와 화첩 등 총 80여점을 선보인다. 변시지 화백은 제주도를 소재로 우주의 근원적 기운과 동양의 심상을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960-9658 ▲실로 잣는 꿈- 황홀한 우리 자수전= 박영숙·허동화 부부가 소장한 자수 300여점을 선보인다. 용인 경기도박물관 1층에서 12월26일까지 열린다. 전시작품은 왕실의 고귀함을 담은 18세기 ‘왕비용 방석’과 ‘봉황흉배’을 비롯해 깊은 신앙심이 담긴 불교자수 ‘사계분경도’와 생활용품인 골무상자와 보자기, 꽃신 등을 만날 수 있다. 288-5400 ▲경기북부 미술의 비상- 그 힘찬 날개전= 한국미협 경기북부지부협의회가 12월22일까지 경기도 제2청사 1층과 2층에 마련했다. 경기북부지역 작가 101명이 조각, 회화, 서예·문인화 등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전문 큐레이터를 채용, 청사내의 구조를 최대한 활용해 관람객의 감상편의를 도왔다. ▲2004 안양천 프로젝트 FLOW= 안양천의 생태환경을 회복하기 위해 미술작가와 시민단체들이 기획, 내달 17일까지 안양 만안교에서 기아대교까지 6km 구간과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 삼덕제지 등에서 야외설치작품과 실내전시 등을 펼친다. 참여작가는 국내와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4개국에서 59명이다. 안양천 일대 자연물조각 프로젝트와 정원조성프로젝트가 마련되고 고수부지와 하천 등의 공간을 이용한 대지미술을 선보인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풍물굿패 삶터(터장 이성호)가 18일 오후2시 수원 장안공원에서 ‘2004 살맛나는 우리 터전 걸펀지게 벌려보세’란 주제로 마을굿을 펼친다. 마을 공동체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마을굿은 마을 공동체의 맺힘을 풀어내 조화를 회복하고 협동을 다짐하는 마을축제다. 지난 1998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길놀이를 시작으로 문굿, 당산굿과 고사를 치르고, 판굿과 치배별 놀이, 난장굿으로 이어진다. 또 참여자 모두가 함께 하는 합굿과 대형 길쌈놀이, 강강술래 등 대동놀이가 신명나게 펼쳐진다. 238-4189 /이형복기자 bok@kgib.co.kr
오산지역 소년소녀 가장돕기 자선음악회/11일 오산문예회관 연주회를 추진한 피아니스트 김용은씨(46·오산시 오산동·청우수영장 대표)는 그의 제자 김금태(피아노), 백진용(플룻)씨와 함께 11일 오후7시 오산문예회관에서 ‘가을을 여는 음악회’를 연다. 2년전 오산에 거주한 김씨는 “실내수영장을 운영하며 얻은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다”며 “물색하던 중 오산시의원의 도움을 받아 생활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음악회에 초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큰 도움이 아니라도 불우한 청소년들 곁에 도움의 손길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20여명의 후원자들이 쌀과 후원금을 지원했고 공연 당일에는 이들에게 ‘후원리본’을 달아 줄 계획이다. 김씨는 “농사를 짓는 분은 아낌없이 쌀을 지원하는 등 각자의 능력에 맞게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김용은(피아노)·백진용(플룻)씨가 슈만의 ‘세계의 로망스’를 시작으로 쇼팽의 ‘그랜드 폴로네이즈’, 브람스의 ‘헝가리무곡’, 파야와 에르네스토 르꾸에나의 스페인무곡을 선사한다. 공연장에는 소년소녀 가장 및 가정위탁보호세대로 지정된 20여명이 참여하며 수익금은 장학금이나 생활자금 등으로 전달된다. 이와함께 18일에는 김씨가 운영중인 수영장에서 소외된 이웃의 아이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수영교실과 공부·식사시간을 마련하며, 봉사에 참여할 ‘품앗이 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또 12월 중순에는 음악으로 봉사하는모임을 만들고 연말께 서울대 서계숙 명예교수 등을 초청해 두번째 자선음악회를 열 계획이다.377-8860 377-8860 /이형복기자 bok@kgib.co.kr
국내 공연예술축제들의 연합체인 한국공연예술축제협의회(가칭. 준비위원 임수택 외)가 창립된다. 협의회 창설을 제안한 임수택 과천한마당축제 예술감독은 한국공연예술축제협의회는 오는 14일 과천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이번에 만들어진 협의회에는 현재 과천한마당축제를 비롯해 서울공연예술제(예술감독 김광림), 서울세계무용축제(집행위원장 이종호),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장 이종일) 등 각종 장르를 망라한 12개 국내 국제공연예술축제가 동참했으며, 이들은 국내외 공연예술에 대한 정보교류 및 공동제작사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 감독은 “개별 축제 단위를 넘어 축제끼리 교류의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축제 담당자들을 만나 의견을 타진해왔다”며 “홈페이지를 통한 국내외 공연정보교류를 시작으로 외국 단체의 공동초청, 공동작품 제작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외의 경우 유럽에서 축제협의회가 활성화 돼있다”며 “이들은 주로 작품의 국제적인 공동제작을 중심으로 활동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예술단(총감독 신선희)의 음악극 ‘시집가는 날’이 고양문화재단(총감독 이상만)이 설립한 복합문화시설 덕양어울림누리의 개관공연으로 10~19일 어울림 대극장무대에 오른다. ‘시집가는 날’(박만규 극본·이종훈 연출)은 극작가 오영진(1916~74)의 대표작 ‘맹진사댁 경사’를 무대화한 작품으로 지난 56년 이병일 감독에 의해 영화화돼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이번 작품은 뮤지컬보다는 오페레타 형식에 더 가까운 음악극으로 해외무대 진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 작품의 근간을 이루는 한국인의 전통적 생활양식을 보다 쉽게 풀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원작인 ‘맹진사댁 경사’의 소재가 됐던 전래 민담인 뱀서방 이야기를 작품에 직접 등장시키고 무릉도원 설화의 배경을 무대에 옮겨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재현한다. 작품의 주요 공간인 맹진사의 집은 경북 안동에 있는 조선 중기 유학자 유성룡(柳成龍·1542~1607)의 생가인 충효당을 모델로 삼아 제작해 사실감을 높였다. 고증을 통해 재현하는 전통혼례와 60여명의 배우가 참여하는 혼례행렬은 이 작품의 또다른 볼거리. 마당놀이에서 널리 이름을 알린 김종엽(맹진사 역)을 비롯해 김재건 최창주 유희성 민영기 정유희 등이 출연한다.
해설이 있는 청소년음악회 수원시립합창단(상임지휘자 민인기)이 ‘해설이 있는 청소년 음악회’를 23일 오후7시30분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갖는다. 특히 이번 연주회는 ‘합창음악과 대중음악의 만남’이란 컨셉으로 2004 수원시 홍보대사인 가수 리사가 특별 게스트로 초대된다. 방학의 막바지에 다른 학생들에게 즐거운 연주회가 될 뿐 아니라 합창음악에 대한 이해를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그램 또한 다채로운데 정통 합창음악부터 민요, 뮤지컬 및 영화음악, 대중가요까지 광의의 음악장르가 어우러져 있다. 민요 ‘새야새야 파랑새야’를 시작으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중 ‘더 팬텀 오브 더 오페라’, 영화 ‘대부’에 삽입됐던 ‘사랑을 부드럽게 말해요’, 최근 최고의 줏가를 올리며 막을 내린 드라마 ‘파리의 연인’ 주제가인 ‘너의 곁에서’, 가수 리사의 ‘사랑하긴 했었나요’ 등이 주요 레퍼토리. 민인기 지휘자는 “청소년 음악회는 그 음악적 수준만큼이나 저변의 확대에도 중점을 두기 때문에 보다 편안하게 다가가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이번 연주회는 해설을 곁들일 뿐 아니라 친숙한 가수 및 곡을 통해 합창음악의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료는 A석 5천원, B석 3천원이다. 문의 228-2814~5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조명도 없는 시청 로비와 복도에서의 전시가 얼마나 작품을 표현할 수 있을 지 걱정입니다” 미술작품 전시하면 으레 넓은 공간에 조명과 청결한 벽면을 연상한다. 작품에 집중하기 위해 배려다. 작가의 그림이 반드시 전시장에만 걸려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품의 성격과 관람자의 집중을 요하는 것이라면 전시장이란 공간은 필수다. 오산미술협회(지부장 유미자)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광주시 남한산성내에 위치한 산성갤러리에서 일곱번째 회원전을 열었다. 또 오산시청 로비로 장소를 옮겨 16일부터 21일까지 전시를 연다. ‘왜 타지에서 전시를 여느냐?’는 물음에 유미자 지부장은 “그동안 일곱차례 회원전을 열면서 이젤을 놓고 작품을 전시하는 등 제대로 작품전을 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올초 개관한 오산문예회관이 대·소공연장만 갖춘 채 전시장이 없는 이유도 한몫한다. 유 지부장은 “산성갤러리에서 먼저 전시를 연 것은 제대로 전시공간을 갖춘 곳에서 전시를 열고 싶은 바람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산에서 산성까지’란 전시 주제는 똑같은 작품을 전시했을 때 전시공간이 갖는 차이점을 극명히 보여 주기 때문. 전시에는 고정심, 고춘희, 이승렬 등 한국화와 권순미, 김병화, 이애경, 유은숙, 천경보, 임재식 등 서양화 그리고 디자인과 서예분야 40여명이 참여했다. 오산미협은 내달 중순 오산시의 일본자매도시 ‘히다가시’ 작가들을 초대해 교류전을 개최할 예정이며, 연말에 서양화나 서예 등 장르별 테마전을 마련할 계획이다. 374-4503 /이형복기자 bok@kgib.co.kr
‘樂’소리나는 감동… 수원문화원 주최로 12일부터 15일까지 매일 저녁 7시30분 수원야외음악당에서 열린 ‘제17회 수원여름음악축제’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樂! 樂! MUSIC’이란 타이틀로 나흘간 펼쳐진 무대는 찌는 듯한 열대야를 삼키며 그야말로 ‘악’소리 나는 시간이었다. 줄어든 예산에도 불구하고 참신한 기획력을 통한 알찬 프로그램이 돋보였으며 지역 예술단체에게 공연기회를 제공한 세심한 배려 또한 눈에 띄었다. 우선 첫날은 경기도립국악단을 주축으로 진행된 ‘Tradition(전통)’.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예진청소년국악예술단의 가야금 오케스트라를 오프닝으로 도립국악단의 국악관현악과 드라마 ‘대장금’의 주제가로 잘 알려진 신인가수 이안, 소리꾼 김용우 등이 함께한 연주는 관객들에게 우리음악에 대한 열정을 심어주는 듯 했다. 일정때문에 하루 앞당겨 공연한 홍콩윈드필하모닉의 연주 또한 색다른 맛을 안겼다. ‘Harmony(조화)’란 테마의 둘째날은 수원시립교향악단을 주축으로 테너 김성진, 소프라노 박지영, 수원지역 음악단체인 수원레이디스오케스트라, 패밀리클라리넷 앙상블, 코리아팬플룻오카리나 아카데미 등이 무대를 꽉 채웠다. 특히 ‘밥값’만을 받고 교향악을 비롯, 영화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오케스트라 화음을 들려준 수원시향은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를 한 몸에 받았다. 셋째날은 평소 보기 힘든 ‘Fusion(퓨전)’의 향연. 남아메리카 잉카문명의 후손들로 안데스 음악을 들려준 에콰도르 퓨전그룹 ‘SISAY’와 국내 퓨전 재즈밴드 ‘웨이브’, 가수 차은주는 열정과 화려함을 뽐냈다. 또 오프닝을 맡은 수원지역 고교밴드 및 성인밴드의 조화와 캐나다·일본인 등으로 구성된 ‘짜증나 밴드’는 그들만의 독특한 개성을 선보였다.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린 15일 마지막날의 ‘Live(라이브)’는 세대를 넘은 젊음의 기운이 넘쳤다. 수원지역 가수 유진욱과 유승혁 밴드의 오프닝으로 분위기가 고조된 야외음악당은 안치환과 자유, 자전거 탄 풍경, 불독맨션 등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대중가수들을 통해 폭발 넘치는 에너지가 흘렀다. 유병헌 수원문화원장은 “이번 축제를 지역과 시민이 하나되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6월부터 40여개 단체의 참가신청을 받고 엄선했다”며 “앞으로 전국 단위의 음악축제로 발돋움시켜 수원시민뿐 아니라 곳곳에서 수원을 찾아오게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17회 수원여름음악축제- 樂! 樂! MUSIC’은 지난해보다 삭감된 예산에도 불구하고 수원문화원의 노고로 더위 먹고 경제불황에 허덕이는 시민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하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 불황의 늪이 끝나고 좀 더 충분한 예산이 확보된다면 유 원장의 말처럼 명실상부한 전국음악축제로 거듭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