닼 서양화가 이순형씨, 의정부 예술의 전당서 전시회

헨델이 작곡한 메시아를 그림으로 만나는 이색 전시가 열린다. 서양화가 이순형씨는 헨델 메시아의 음악적 요소에서 찾은 조형성과 작가적 창의성을 발휘한 평면회화와 조형작품을 10일부터 19일까지 의정부 예술의전당 전시장에서 연다. 주제는 ‘음악미학 - 헨델 메시아에의 은유’. 작가는 헨델 메시아에 등장하는 예수의 생애를 새롭게 조명하고, 음악을 미술로 표현한 작품세계를 펼친다. 음악적 영감을 작품에 담아낸 이씨는 KBS 제1 FM ‘나의 사랑, 나의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방송인이자 미술인이다. 이씨는 14회의 국내외 개인전과 100여회의 국내외 초대전을 통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견 작가로 클래식 음악 이미지를 다양한 조형방식으로 담아내는 것이 특징. 그 동안 클래식 음악을 통해 감동되는 주제, 형식 등을 회화적으로 재해석해 평면, 설치 등의 방식으로 표현해 왔고 월간 수필문학 등에 ‘그림 있는 에세이’를 연재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이순형 그림이 있는 동물환상곡’전에서 작곡가 신동일이 곡을 쓰고 전시회장에서 작곡자의 해설을 곁들인 콘서트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순형씨는 “예술언어는 이제 음악, 미술, 문학, 영상, 연극 등 각각 다른 예술 장르의 벽을 허물고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하고 있다”며 “이번 헨델 메시아도 통합적 예술체험의 한 형체를 통해 또 다른 환타지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예수의 생애를 이씨의 독특한 음악적 해석으로 담아냈다. 특히 최근에 시도해 온 여러 개의 나무기둥 연출은 합창음악이 갖는 입체성과 동일하며 관람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메시아를 쉽고 즐겁게 접근한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한편 전시기간 중인 17일 오후 7시 전당 대극장에서는 국립합창단과 한·중·일 3국 솔리스트들이 출연하는 ‘한·중·일 송년음악회-헨델의 메시아’ 공연이 열려 전시의 감흥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다. 828-5841~2 /이형복기자 bok@kgib.co.kr

화성시 청소년 오케스트라 17일 창단연주회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아이들이 장래 화성 지역사회의 차세대 클래식 연주자가 될 것입니다” 지난 8월 설립한 화성시 청소년 오케스트라(단장 안철호·지휘자 윤왕로)가 오는 17일 협성대 대강당에서 창단연주회를 연다. 단원들은 10월초 오디션을 거친 관내 양효원양(악장·진안중 1년) 등 초·중·고생과 대학생 70여명을 선발, 화성시는 물론 인근 지역의 클래식 저변확대를 위해 출범했다. 창단 이후 단원들은 매주 토요일 한 음악학원에서 윤왕로 지휘자(협성대 관악지휘 겸임교수)와 함께 창단 공연에 매진하고 있다. 윤 지휘자는 “현재 화성시에는 협성대와 수원대, 수원여대, 장안대 등 4곳에 음악전공학과 있어 주변 여건은 좋은 편”이라며 “지역대학의 교수로서 지역주민과 대학이 연계하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 지휘자는 지난 2000년 매향리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을 때 지역연주단체가 아닌 서울 연주단체가 서울서 매향리 음악제를 개최한 것을 보고 평소 지역음악계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윤 지휘자는 단원들의 기량이 제각각인 것을 감안, 실력 향상을 위해 연주연습은 물론 공개레슨과 세미나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연간 2회의 정기연주회와 초청·순회연주회 등 8회에 걸쳐 화성에 클래식 향연을 펼칠 계획. 특히 순회연주회는 화성시 소재 학교를 대상으로 권역을 나눠 ‘찾아가는 음악회’를 개최, 동년배 학생들에게 맛깔스런 음율을 선사할 예정이다. 현재 화성시 청소년 오케스트라는 외부지원 없이 단원들의 월회비로 운영하는 상황이지만 다른 시립청소년교향악이 외부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것에 비해 화성지역 청소년들을 주축으로 열정을 발휘한다는데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윤 지휘자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재능 있는 단원들이 많다”며 “현재 아이들이 10년 정도 성장하면 전문 연주자로서 손색 없는 수준을 자랑할 것”이라고 희망찬 비전을 제시했다. 225-5977, 011-761-2334/이형복기자 bok@kgib.co.kr

공연리뷰/도립국악단 음악극 ‘토지’를 보고

강산이 한번 바뀌며 일궈낸 값진 부활이었다. 지방 단체가, 중앙 조차 섣불리 도전하지 못했던 예술 영역에 실질적인 시발을 끊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분명 족했다. 지난달 30일 김영동 지휘자와 경기도립국악단이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올린 음악극 ‘토지’는 700여 객석이 가득 찼을 만큼 높은 관심을 끌었다. 공연 전 이미 국내 최고의 국악관현악단이라 평가받는 도립국악단과 역시 국악계 최고의 카리스마를 갖춘 김영동이 뭉쳤다는 이유로 화제가 됐으며, 특히 작품은 초연 이후 10여년만에 재탄생돼 세인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게 했다. 막이 오르자 음악은 역시나 나무랄데 없었다. 보름이라는, 그리 길지않은 시간을 갖고 연습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쌓아온 노하우가 여실히 드러났다. 무대 좌우와 앞 쪽 하단에 위치한 연주자들이 휴식시간 없이 한 시간 삼십여분간 보여준 호흡과 그 선율은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여기에 주인공 ‘서희’역의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여창가곡 이수자 강권순, ‘길상’역의 전주대학교 연극과 박성찬 교수, 그리고 객원으로 참여한 도립무용단을 비롯한 출연진들이 드러낸 소리와 연기는 대체로 잘 조화가 됐으며 시대상을 보여주기 위해 시작과 중간에 삽입한 스크린 샷은 감칠맛을 안겼다. 하지만 준비 기간이 짧았던 탓인지 곳곳에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먼저 작품의 성격상 음악뿐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데 이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다. ‘극’을 전개하는데 힘이 부친 것. 원작인 대하소설을 읽지 않았다면 인물 설정이나 전체적인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 일정 부분을 제외하고 이야기를 대사가 아닌 노래로 이어나가는, 오페라를 연상케 하는 형식이었지만 외국말도 아닌데 전광판을 봐야 알아 들을 수 있었던 건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도중에 어디선가 새어나온 잡음을 잡지 못한 세심함의 부족함 또한 옥의 티였다. 어쨌거나 작품은 관객들의 박수와 찬사를 받으며 막을 내렸고, 끝이 아니라 시작을 알렸다. 순수 예술의 침체기에, 우리의 것을 갖고 우리만의 방식으로 현대화 시키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더군다나 여타 국악단이 아닌, 지역 예술단체라 할 수 있는 경기도립국악단이 그 선두에 섰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작품의 전곡을 작곡한 김영동 지휘자의 말처럼 ‘레퍼토리화’하는 과정에 희망을 걸어 본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화성시 고문서 전시회 ‘화성사람들, 정조를 만나다’

정조대왕의 최대 업적 중 하나가 화성 축성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화성은 단순한 성곽이 아니다. 1794년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묘를 양주에서 수원읍 현륭원(융건릉)으로 옮기고 당시 최첨단 과학기술과 민본사상 등이 접목한 계획도시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화성문화원과 화성시사편찬위원회가 주최한 화성시 고문서 전시회 ‘화성사람들, 정조를 만나다’는 정조대왕과 함께 화성을 건설한 주변 인물들을 조명한 전시. 12월 5일까지 경기문화재단 2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화성시에 남아 있는 수많은 고문서들을 통해 화성을 오늘날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한 화성사람들의 주체적 삶을 부각하기 위해 마련했다. 화성시사편찬위원회는 지난 2년여에 걸쳐 화성시내 고문헌을 조사했으며, 이 중 매송면 야목리의 풍양(들목) 조씨를 비롯 해풍 김씨, 연안 차씨, 단양 우씨 문중의 고문헌을 집중 전시하고 있다. 이들 집안은 정조와 화성축성에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문신집안인 풍양 조씨의 세거지가 수원 신읍치에 자리잡게 된 계기를 제공한 사람이 바로 정조다. 정조는 수원 신읍치에 사람을 모으기 위해 신읍치의 사대부를 대상으로 과거를 실시했고 이에 중앙무대로 진출하고자 했던 풍양 조씨가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 화성의 무신가문인 해풍 김씨는 화성축성의 감독관으로 활동했으며, 당시 정조친위부대인 장용외용에 대거 배속돼 정조의 수족으로 성장했다. 또 현륭원 인근에 거주하던 연안 차씨의 후손도 정조와 인연이 깊다. 정조는 차도항을 현륭원 어진봉안각 위장으로 임명한 이후 차씨들은 공신의 후예로 인정받아 사회적 지위 상승에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실학자 우하영도 정조가 전국 사인에게 시무책을 구했을 때, 상소를 올려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인물. 조사에 참여한 김혁 정신문화연구원은 전시도록 서문에서 “화성시는 경기 일대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볼때 비교적 많은 양의 고문헌들이 소장돼 있으며, 특히 이 지역 집안들은 한결같이 정조의 화성경영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전시와 함께 펴낸 도록은 컬러판에 지도와 도표, 가계도 등 다양한 자료가 체계적으로 잘 정리돼 있으며, 한글설명을 붙여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 231-7228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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