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걸린 뒤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완치 판정 후에도 오랜기간 신체적 이상 징후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확진 후 최소 2개월 이상 지속되는 증상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감염 시점으로부터 4주 후에 보이는 증상을 ‘롱코비드(Long Covid)’로 정의했다. 롱코비드 증상은 피로감, 무기력증, 호흡곤란, 기침, 근육통, 두통, 흉통, 어지러움, 후각·미각 상실, 우울·불안, 수면장애, 발열, 탈모, 인지장애, 성기능장애 등 신체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중증도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 직후부터 증상이 발생해 회복 후 수주간 이어지거나 감염 직후 없었던 증상이 회복 후 새롭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다수 확진자는 후유증을 회복하지만 20% 정도 환자는 다양한 증상을 중장기적으로 경험한다. 코로나19 후유증은 국내외 연구 결과로 확인되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병원, 연세대의료원과 각각 실시한 후유증 조사에서 피로감·호흡곤란·건망증·수면장애·기분장애 등이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조사 대상자 20∼79%가 후유증을 겪었다고 했다. 미국 CDC가 5월에 발간한 주간지(MMWR) 최신호에도 감염자 중 최소 5명 중 1명꼴로 후유증을 앓는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2020년 3월부터 18세 이상 감염자 수십만 명의 건강상태를 최장 1년간 추적한 결과다. 롱코비드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차원을 넘어 신체적·정신적 고통과 함께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정부가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해 소아·청소년부터 일반 성인까지 포함한 국민 1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치료·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올 하반기에 추적 조사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 예정이다. 원인·증상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치료를 하는 지침이 없어 안타까웠는데 다행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는 표준화한 정밀 자료를 확보하고 지침을 만드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데이터를 근거로 한 ‘과학방역’으로 재유행에 대비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오피니언
이연섭 기자
2022-06-12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