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고등학교 교장이 국내 최초로 쓴 우리말 형태소 사전(박이정 刊)이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25년간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친 백문식 용인 보라고등학교 교장은 우리말을 집대성해 우리말 형태소 사전을 펴냈다. 일반 국어사전의 전형적인 틀을 따랐지만, 낱말 위주가 아닌 형태소를 표제어로 삼은 것이 특징이다. 형태소는 무엇일까? 뜻을 지닌 가장 작은 말의 단위다. 예를 들어 꽃이 피었다라는 문장은 꽃, 이, 피-, -었-, -다의 형태소로 이뤄졌다. 이들 중 꽃은 홀로 설 수 있는 자립형태소이며, 나머지는 다른 말에 기대어 쓰이는 의존형태소라고 저자는 전한다. 저자는 우리말 형태소 사전을 펴내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우리말 파생어 사전, 우리말 부사 사전, 우리말의 뿌리를 찾아서, 우리말 표준 발음 연습을 출간하며 끊임없이 우리말 연구를 해왔다. 백문식 교장은 우리말 형태소 사전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그간 펴낸 책들이 밑거름돼 마침내 나온 종합결정판이라며 국내 사전은 물론, 북한 사전, 중국 연길 등 30~40개의 사전을 취합해서 완성했다고 전했다. 사전은 표제어의 정확한 풀이와 용례를 함께 제시해 사전을 찾는 독자들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마치 줄기를 잡아당겨 고구마나 감자를 한꺼번에 캐듯이, 형태소에 딸린 말뭉치 공부로 낱말의 뜻을 쉽게 익힐 수 있게 구성됐다. 학습자들이 사전을 통해 낱말 만들기 규칙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 어휘력 증진과 언어 활용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백 교장은 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하는 딸의 도움을 5개월 동안 교정을 봤다.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어 계속 수정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책을 또 펴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어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값 7만5천원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출판·도서
장혜준 기자
2012-09-18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