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인 취향과 투명한 감성으로 일상의 윤기를 반짝이게 만드는 소설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예담 刊)가 출간됐다.
49일간 일어난 따뜻한 치유의 기적을 그려낸 소설 ‘49일의 레시피’로 사랑을 받은 이부키 유키의 장편 데뷔작인 이 책은 삶에 지친 두 남녀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애틋하게 사랑을 나눠가는 과정을 투명한 감성으로 담아냈다.
남부럽지 않은 재력과 배경을 갖췄으나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생의 무력감에 휩싸인 서른아홉 살의 남자 테쓰지, 일찍이 남편과 아들을 잃고 홀로 세상을 떠돌며 고단한 삶을 사는 서른아홉 살의 여자 키미코. 각자 아픔을 지닌 동갑내기 남녀가 만나 여름휴가 동안 사랑과 치유를 이끌어낸다.
감각과 취향은 짧은 시간에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 충분히 익히고 숙성돼야 참된 맛이 우러나오는 것. 서른아홉의 해를 지나오면서 주인공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취해온 삶의 방식들이 만나 서로의 빈틈으로 스미고 어우러져간다.
이런 과정 속에서 테쓰지는 본능에 충일한 삶의 기쁨을 배우고, 다소 거칠고 야성적으로 위장하고 살았던 키미코는 단아한 여성의 감성을 회복해간다.
소설 속 키미코는 “30대는 붉은 여름의 마지막”이라고 말하며 여름이 끝나갈 무렵 확인한 그들의 사랑이 쉽사리 식어가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삶의 고단함을 경험한 어른들이 엮어가는 사랑의 끈끈함과 애틋함을 엿볼 수 있다. 값 1만1천500원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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