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드 알 사바 시인의 시집 ‘쿠웨이트 여자’
쿠웨이트 시집 한글 번역본이 처음으로 출간됐다.
국내 한 인터넷 신문에 ‘아랍의 시향’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연재해 온 쿠웨이트 수아드 알 사바 시인의 시집 ‘쿠웨이트 여자’(아시아엔 刊)가 그것이다.
2012년 만해대상 문학부문 수상을 기념해 1986년에 발간된 ‘여자 부스러기’와 ‘내 아들 너에게’ 등 2권의 시집을 합본한 시집이다.
지난 2011년 쿠웨이트 ‘알아라비 매거진’ 포럼에서 시인으로부터 시집을 선물받은 이상기 아시아엔 발행인이 적극 한국어 발간 작업을 벌여왔다. 번역은 장세원 단국대 교수와 이동은 한국외대 교수가 맡았다.
쿠웨이트 왕족인 시인은 ‘조국에 보내는 긴급전보’ㆍ‘장미와 권총의 대화’ㆍ‘분노의 꽃들’ 등 더 많은 시와 시집을 발표하는 한편, 쿠웨이트에서 출판사 ‘퍼블리싱 하우스’를 설립해 문학과 역사ㆍ사회 전반에 걸친 이슈를 다룬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특히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당시 책 ‘내 조국을 사랑해도 되겠습니까’를 통해 걸프전쟁을 신랄하게 비판해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또 이집트 카이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1989년 영국 써리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4권의 경제 전문서적과 15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처럼 시를 통해 여성문제와 사회적 모순을 끄집어낸 수아드는 시 ‘그대는 알고 계십니까’로 2001년 아랍시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2006년 ‘Bobtime 시인대회’에서 유네스코의장상을 받은 바 있다.
한글 번역본에서도 수아드의 시어는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빛난다.
이데올로기 차이와 전쟁에 고통 받는 아랍 여성의 아픔은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도 페미니즘과 조국애로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드러낸다. 낯선 아랍 특유의 정서를 접할 수 있는 시집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아드 시인은 서문을 통해 한국 독자들에게 솔직 담백한 사랑을 고백한다.
“시는 한 영혼에서 다른 영혼으로 주행하는 재빠른 빛과 같습니다. 나는 여기서 쿠웨이트의 갈매기가 되어 한국의 강둑으로 날아갑니다. 한국은 걸출한 작품을 지어낸 진지하고도 빛나는 문화인을 낳은 멋진 나라입니다. 부디 내 사랑을 받아 주시기를.” 값1만2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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