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모닝콘서트, 나도 맛볼까~

‘달콤한 오페라를 맛있게 먹어보자’ 사랑과 이별이라는 오페라의 영원한 주제와 익숙한 오페라 명곡들로 요리된 오전 음악회 ‘2008 아람누리 마티네콘서트 2’가 오는 17일 오전 11시 고양 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아침의 여유와 향기를 느끼고 싶어하는 관객을 기다린다. 광고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많은 음악들, 그래서 어딘가에서 한번 쯤 들어본듯 우리 귀에 익숙한 오페아 아리아는 400년이라는 기간동안 수많은 명곡들이 만들어졌다. 알아 들을 수 없는 말로 노래한다고 어려운 음악으로 치부해 듣지 않으면 인류 역사의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없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던진 너무나 극적인 사랑이야기 ‘토스카’, 애인을 위한 이별과 불치의 병으로 가슴시린 결말을 보여주는 ‘라 트라비아타’, 중국 황실을 배경으로 한 흥미진진한 러브스토리 ‘투란도트’ 등의 유명한 아리아들을 들려준다. 특히 오페라 속에 담겨진 사랑이야기들을 성악가들의 아름다운 음악과 친절한 해설을 곁들여 여름날 수박화채와 같은 예쁜 빛깔로 전해진다. 만 7세 이상 관람 가능. 전석 1만5천원. 문의 1577-7766 /임명수기자 mslim@kgib.co.kr

7080 추억속으로 한여름밤 콘서트

한국 포크의 대모, 양희은이 고양시 이주 15년 만에 콘서트 집들이를 한다. 고양문화재단은 오는 18일과 19일, 양일간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 무대에 ‘양희은의 15년만의 집들이’를 마련한다. 이사를 하면 가족들과 친구들, 회사 동료 등을 초대하고 이웃에 떡을 돌리는 풍습인 집들이, 이를 통해 이웃들과 정을 나무며 친해지곤 하는데 양희은이 고양시 이주 15년만에 정성을 가득 담아 콘서트로 집들이다운 집들이에 나선 것. 집들이 음식도 중·장년층의 청춘과 젊음을 같이 해 세월이 갈수록 더욱 진국이 우러나는 그녀의 주옥같은 히트곡들로 채워진다. 70년대 청년문화를 선도했던 ‘아침이슬’,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위시해 80년대 암투병을 겪으면서도 노래의 끈을 놓지 않았고, 대중들과 함께 했던 ‘하얀 목련’, 미국 생활을 접고 귀국해 다시 열정을 불사르며 선보인 ‘한계령’ 등 대표곡들로 여름밤 하늘에 수놓는다. 또 90년대 들어서며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못다한 노래’, ‘내 나이 마흔살에는’ 등 40여년 동안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곡들이 선보인다. 청바지에 생맥주, 포크 음악으로 대변되는 7080 청년문화, 그 시대를 같이 호흡했던 중장년 관객들과 세월을 반추하며 격정의 세월을 노래와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만 7세 이상(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18일 오후 8시, 19일 오후 7시. R석 7만원, S석 6만원, A석 4만원. 문의 고양문화재단 1577-7766 /임명수기자 mslim@kgib.co.kr

컴퓨터·TV 끄고 공연장으로 가자!

거침없는 하이킥(?). 유쾌! 상쾌! 통쾌! 기막힌 웃음과 재미가 있는 마당극이 어린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극단 해밀은 재미있는 전래 동화 ‘콩쥐 팥쥐’를 새롭게 현대적으로 재각색, 웃음과 해학을 자아내는 가족 마당극으로 만들었다. 일명 거침없는 가족마당극 ‘콩쥐 킥! 팥쥐 Shock!’. 오는 16일부터 27일까지 복사골문화센터 내 환타지아극장 무대에 올려진다. 마당극은 시종일관 온가족이 유쾌하게 관람할 수 있는 현대극과 시대극이 잘 조화된 퓨전마당극으로 북과 장구의 신명나는 리듬에 맞춰 진행되는 극의 진행 요소요소마다 현대적 음악과 아이들에게 친숙한 리듬을 사용해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에 양분된 공간 속에 연기자와 관객이 아닌 주체와 객체가 하나 되는 공유된 공간을 조성한다. 줄거리의 뼈대는 전래동화를 그대로 아간다.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계모 슬하에서 자라는 콩쥐, 이를 괴롭히는 팥쥐, 콩쥐를 도와주기 위해 등장하는 두꺼비 등등 콩쥐 팥쥐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줄거리로 끌고 간다. 하지만 이 마당극에선 두꺼비가 아닌 심봉사가 등장해 심청전이 되기도 하고, 마당쇠가 나와 구수한 입담으로 극 전체를 해설한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계모 슬하에서 자라게 된 콩쥐, 계모는 자기가 데리고 온 팥쥐만을 감싸며 콩쥐를 학대한다. 하지만 원작에서 나오던 착하고 순하기만 한 콩쥐의 이미지는 여기서부터는 잊어야 한다. 다소 아둔하고, 단순한 팥쥐는 콩쥐를 구박하며 자신이 늘 콩쥐를 지배한다고 착각하지만 알고 보면 늘 지혜로운 콩쥐에게 거침없이 하이킥을 당한다. 고을 원님의 잔칫날, 계모는 팥쥐만 데리고 가면서 감당할 수 없는 집안일을 숙제로 남기고 그것도 모자라 콩쥐를 완벽한 얼꽝으로 만들어 놓는다. 이때 콩쥐 앞에 나타난 사람은 엉뚱하게 이야기를 잘못 찾아들어 온 심청전의 심봉사, 콩쥐를 심청이로 착각해 아버지 대접을 실컷 받다가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져 죽었단 소리를 듣고는 놀래 두 눈을 뜨게 된다. 눈을 뜬 심봉사는 은혜를 갚기 위해 콩쥐를 얼짱으로 만들어주고 떠난다. 심봉사가 준 옷과 신발을 신고 잔치에 간 콩쥐는 냇가에서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리고, 이 신발인 인연이 돼 원님과 혼인하게 된다. 마지막 결말부분, 콩쥐에게 제대로 하이킥을 당한 팥쥐와 계모는 쇼크를 받고 죄를 뉘우치며 선한 삶을 살아간다. 공연시간 60분. 24개월 이상 관람가능. 전석 8천원. (032)320-6335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공연리뷰>‘뮤지컬 新행진 와이키키’를 보고

4일부터 6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무대를 뜨겁게 달군, 7080세대의 꿈과 사랑 그리고 인생을 그린 뮤지컬 ‘新행진 와이키키’는 즐겁고 흥겨운 콘서트장에 온 것같은 흥분을 맛보게 해준 자리였다. 빳빳하게 카라깃을 세우고 모자를 삐딱하게 머리에 얹고 홀쭉한 가방을 옆구리에 찬 그. 양갈래 땋은 머리에 통넓은 플레어 치마를 입고 수줍은 미소만큼 하얀 양말과 둥근 코, 검정 구두를 신은 그녀….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학창시절 꿈과 성장통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1부에서는 70, 80년대 학창시절 음악에 대한 열정과 무대에 대한 꿈 그리고 유명세에 대한 환상에 인생을 걸었던 꿈 많고 순수했던 모습을 그려나갔고, 2부에서는 학교를 졸업한 뒤 세상의 풍파 속에 묻혀 학창시절의 꿈을 접고 현실과 타협할 수 밖에 없는 모순된 상황을 춤과 노래로 들려줬다. ‘新행진 와이키키’의 매력은 단연 음악이다. 송골매의 ‘세상만사’로 시작해 끝을 맺는 이상은의 ‘언젠가는’까지 친숙한 음악들이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무대와 배우들의 활기찬 춤·노래솜씨 또한 관객들의 손뼉을 절로 울리게 만든다. 특히 70, 80년대 사랑받았던 록그룹 디퍼플, 송골매의 노래와 대중가요 등을 적절하게 상황과 매치시켜 쏟아내는 무대는 그야말로 콘서트장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2부에서는 무대 배경을 아예 대형 콘서트장으로 꾸며 관객들에게 록밴드는 물론 오케스트라의 웅장함과 섬세한 연주까지 펼쳐 배우와 관객이 함께 열광하는 무대로 만들었다. 롤라장, 고고장, 예술제, 응원단 등 추억의 장소를 그대로 무대 위에 재현, 관객들을 추억의 장소로 이끌었으며 특히 응원단은 노란색 상의와 빨간 머플러를 매치시켜 10대의 발랄함과 함께 싱그러움을 발산했다. 고고장신에서 통넓은 나팔바지에 장발머리를 날리며 하늘위로 손가락을 찍어대며 엘비스 플레슬리를 흉내내는 장면에서는 젊은 시절 추억들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볼거리와 사운드의 선물은 2분마다 한 번씩 터져나오는 다발성으로 인해 희소성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고, 2부의 애절하고 호소력 있는 노래는 이미 1부에서 느꼈던 감동을 오히려 무디게 해 공연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었다. 여기에 공연 중간중간 ‘퍽’ 소리가 날 정도로 음악소리가 튀는 등 음향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움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70~80년대 젊은이들이 왜 음악에 저토록 열광하는지에 대한 사전 설명이나 무대연출없이 곧바로 음악에 신들린 듯한 열기를 보이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극을 처음 접하는 관객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뮤지컬 新행진 와이키키는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화려하고 볼거리가 풍부한 공연이었다. 매 회 더욱 새로운 시도와 무대로 관객들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이종현·권소영기자 ksy@kgib.co.kr

웅장한 오케스트라에 가곡 향연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오는 8일 오후 7시30분 오산문예회관 대극장에서 한국전력 주최로 오산시민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희망 사랑 나눔콘서트’를 연다. 이날 공연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하고 있는 최선용의 지휘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소프라노 유미숙, 감미로운 음성의 테너 이영화의 협연 무대로 꾸며진다. 프라임필은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서곡 연주로 이날 공연의 문을 연 뒤 테너 이영하가 임준희의 ‘긴 아리’와 타글리아비니의 ‘나를 잊지 말아요(Non ti scordar di me)’를 들려주고, 소프라노 유미숙은 김규환의 ‘님이 오시는지’, 비제의 ‘마음을 열어주오(Ouvre ton coeur)’를 열창한다. 이어 서울대학교 기악과 교수로 재직중인 호른니스트 김영률과 함께 모차르트의 호른협주곡 제3번 내림마장조 작품447을 협연한다. 인터미션 후에는 P.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으로 시작해 테너 이영화가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소프라노 유미숙이 레하르의 오페레타 ‘쥬디타’ 중 ‘너무나 뜨겁게 입맞춤하는 내 입술’ 등 감미로운 아리아를 들려준다. 또 소프라노 유미숙과 테너 이영화가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에서 ‘파리로 떠납시다’를 듀엣으로 부른다. 마지막 무대는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서곡 등 경쾌하고 밝은곡으로 마무리 한다. 전석 초대. 문의 프라임필 (031)392-6422 초대권 배부 농협 오산화성지부(031)370-4450 오산 서울병원 (031)375-0081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일상의 기쁨·슬픔… 화폭에 담긴 추억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감정의 변화를 겪으며 살아간다. 때론 기쁨과 즐거움에 뛸듯이 가슴이 벅차올랐다가도 때론 슬픔과 쓸쓸함에 마음속 깊은 구석으로 자신이 처박히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이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을 화폭에 담아온 이선미 작가가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연다. 그는 이번 전시에 대해 “먼 훗날 내가 살아온 길을 되돌아볼 때 아름다움, 행복, 기다림, 싸늘한 고요함 등 잊고 싶지 않은 이 모든 감정을 화폭에 담아 기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그가 중년의 느즈막한 나이에 미술계에 발을 들여 놓은 이후 8년 동안 느꼈던 감정의 변화를 그대로 옮겨 놓은 작가의 모든 작품세계가 펼쳐진다. 2006년 작품 ‘긴 여운’은 새벽녘 강가의 공장들이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불빛을 하나 둘 켜고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그러나 강위에 떠있는 배 한 척은 활기차야 할 아침 정경에 어딘지 모를 쓸쓸함이 밀려온다. 바라는 것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언가가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작가의 마음이 작품 속에 스며있다. 이선미 작가의 또다른 작품 ‘설레임’은 설레이는 감정만큼이나 화사하고 들떠 있다. 작가는 꽃을 자신이 좋아하는 파란색 계열의 색깔을 통해 세련된 느낌으로 표현함으로써 설레이는 감정을 드러냈다.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꽃, 좋아하는 색깔로 소녀시절 느꼈던 설레임을 다시 한번 추구한다. 작가는 “같은 공간에서 같은 광경을 보더라도 기분에 따라 보여지고 그려지는 것의 느낌은 너무나 다르다”며 “이번 전시는 내 자신의 내면 세계를 세상밖으로 끄집어 내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윤철원기자 ycw@kgib.co.kr

수원 장안구에 공연장 들어서나

수원시가 장안구 정자동 SKC 공장 이전부지에 1천석 규모의 공연장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수원지역 문화공간 부족현상이 크게 해소될 전망이다. 30일 시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25일까지 정자동 SKC 공장부지 46만2천611㎡ 가운데 현재 공장이 가동 중인 14만1천417㎡(향후 추진예정)를 제외한 32만1천194㎡를 지구단위구역으로 변경하기 위한 공람공고를 실시했다. 시는 이 기간동안 공고와 관련, 이의신청이 접수되지 않음에 따라 본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이달 중 시의회 정기회에 안건을 상정, 의견을 청취한 뒤 정부부처 협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다음달 결정공고를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SKC는 공장 부지의 지구단위구역 지정이 확정될 경우 해당 부지를 주거용도로 변경,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KC의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주거용으로 신청하면 부지면적의 40%를 기부채납 해야 한다’는 도시계획위원회의 협의사항에 따라 수원시는 40%에 해당하는 12만8천477㎡를 귀속받는다. 시는 이 부지를 공공부지로 활용, 1천석 규모의 공연장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용서 수원시장도 지난달 21일 삼호아트센터 개관 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 “장안구 일대에 1천석 규모의 공연장을 내년 하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라고 밝혀 이를 뒷받침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해당 부지에 대한 지구단위구역 변경을 위한 공람공고를 한 것은 사실이나 현재 더 이상 공식화 된 것은 없다”면서도 “북수원의 문화공간 확충 필요성과 시장의 의중에 따라 그 방향으로 흐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임명수기자 mslim@kgib.co.kr

<공연리뷰> ‘피렌체…’ 단조롭고 밋밋 ‘아내들의…’ 박진감 돋보여

“단막 오페라의 한계와 동시에 그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지난 24일 오후 8시 30분,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객석은 ‘피렌체의 비극 & 아내들의 반란’이라는 두 편의 단막 오페라를 관람하기 위한 관객들로 가득 메워졌다. 단 3명만이 등장하는 ‘피렌체의 비극’은 자신들의 불륜에 시치미를 떼고 아무일 없는 듯 행동하는 비앙카와 귀도, 이들의 관계를 알면서도 모른척 하는 비앙카의 남편 시모네의 심리전이 극의 흐름을 주도한다. 자신의 사랑만큼은 빼앗기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에서 표출되는 시모네의 고도의 심리전은 귀도 스스로 불륜을 인정하게 만들고 급기야 검을 들게 함으로써 심리전을 승리로 이끔과 동시에 사랑을 되찾아 온다. 하지만 극은 심리전의 기본인 스릴이나 반전 등은 찾아볼 수 없었고, 클라이막스라 할 수 있는 두 남자의 결투 장면도 너무 단조롭게 처리되는 등 내용이 전반적으로 밋밋해 관객들을 작품 속으로 빨아들이지 못했다. 여기에 “당신이 그렇게 세다는 것을 왜 말 안했어요?”, “당신이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왜 말 안한거야?”라는 생뚱맞은 대사는 극의 재미를 더욱 반감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 두 번째 작품인 ‘아내들의 반란’은 전작과 달리 극중 박진감과 반전 등이 돋보였다. 특히 배우들의 익살스러움과 그 속에서 묻어나는 자연스러운 애드리브는 배우들이 극중 인물에 몰입했음을 보여줬고 탄탄한 연기로 이어지면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쌀쌀맞음으로 남편들이 전쟁터로 또다시 나가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아내들의 맹세, 하지만 이런 아내들의 행동을 눈치챈 남편들의 반전이 담긴 맹세를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담아냈다. 여기에 겉으로는 쌀쌀함을 보이면서도 내면에서는 그리움에 대한 갈망을 표출하는 장면은 연출 의도와 배우들의 환상적인 연기가 조화를 이뤄 극의 재미를 더했다. 다만 자신의 여자친구를 통해 아내들의 반란 내용을 남편들에게 전달하는 일종의 배신자 역인 우돌린역을 여성이 맡은 것과 남편들과의 기싸움에서 아내들이 사랑을 지나치게 애걸하는 듯한 인상을 풍긴 점은 2천500여년 전 쓰여진 작품임을 감안하더라도 여성의 권위가 상당히 낮게 묘사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두 편의 단막 오페라는 국내 초연이라는 점(피렌체의 비극)에서, 성에 대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가볍고 익살스럽게 펼쳤다는 점(아내들의 반란)에서 단막오페라의 가능성을 보여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2006년 마술피리, 2007년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 그리고 올해 ‘프렌체의 비극 & 아내들의 반란’으로 이어지는 성남아트센터만의 오페라 계보는 이제 실험정신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색을 찾아가는 노련함이 가미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명수기자 msl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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