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이 유승민을 거물이라 한다. 내가 거물 아니라고 썼다. 그랬더니 분노의 댓글이 붙었다. 그지같은 사설이라고 막 퍼붓는다. 이런 얘기도 섞여 있다. 유승민이 거물이 아니면 누가 거물인가요. 왜 거물인지 설명은 없다. 그냥 유승민 거물론 비난이 잘못이란다. 이도 저도 유치한 논쟁이다. 이런 거물론에 정답이 있겠나. 반박하고 있는 것도 한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논쟁은 좀 다르다. 경기도지사 후보를 전략 공천하자는 논리로 등장했다. 1천300만 도민의 대표로 뽑자는 근거다. 선거가 바뀌고, 도정이 바뀌는 얘기다. 그러니 거물 맞는지 살펴야 하는 것이다. 왜일까. 혹시, 경제 능력 때문일까. 한국개발연구원 출신의 경제학 박사다. 현실 정치에서 경제를 말하는 드문 정치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붙을 때도 증세론이었다. 여기서 역대 경기도지사 선거를 보자. 임창열 후보는 경제부총리였다. 진념 후보도 경제부총리였다. 김진표 후보는 경제부총리도 했고 교육부총리도 했다. 진대제 후보는 장관에 반도체계 신화였다. 경기지사 선거마다 이런 경제 거물들은 있었다. 그런데도 그들 스스로 거물이라 칭한 건 못 봤다. 앞서 간 면면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경기도지사 선거 역사에 유승민 거물이란다. 맞나. 혹시, 정치적 이력을 말하는 건가. 4선 국회의원을 했고, 정당의 대표도 했다. 보수의 성지, TK 출신의 성골이기도 하다. 그래서라면 이것도 경기도지사 선거로 보자. 김문수는 민주화의 상징이다. 그런 그도 후보가 된 건 부천에서 수십 년 검증 받은 뒤다. 남경필 3선 때 유승민 초선이었다. 그 남경필도 5선을 하고서야 기회를 얻었다. 김진표는 부총리, 5선, 국정기획자문위 위원장까지 했다. 그런 그도 겨우 후보만 경험했다. 이인제, 임창열,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이재명-. 당선자들이다. 후보 때 이미 잠룡들이었다. 이들조차도 거물이니까 공천 거져 달라고는 안했다. 혹시, 경쟁력 1등 거물이라고 말하려는 건가. 선거의 현실적 목표는 이기는 거다. 당선 가능성이 최우선 조건이다. 다행히 그의 경쟁력을 짐작할 지표가 남아 있다. 많이 알려진 자료는 아니다. 5년 전 대선에서 남긴 경기도 득표 현황이다. 문재인 후보가 1등이다. 331만9천800표로 42.08%를 휩쓸었다. 2등은 안철수로 180만7천300표, 22.91%다. 3등은 홍준표로 163만7천300표, 20.75%다. 늘 그랬듯이 패배자엔 인색하다. 1등만 기억한다. 끽 해야 2, 3등 정도만 얘기한다. 그래서 유 후보 기록이 안 보였다. 그렇게 안 봤던 통계를 선관위에서 봤다. 사실인가 싶다. 5등이다. 54만표, 6.84%를 얻었다. 심상정 후보(54만6천300표6.92%)에도 밀린다. 의외다. 그해 대선은 탄핵 선거였다. 보수-홍준표-가 몰락한 선거였다. 바른미래당은 좀 달랐다. 차별화를 위해 독립한 정당이었다. 거기 대표가 유 후보였다. 그런데 경기도에서 정의당에도 졌다. 전국에선 안 그랬다.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순이다. 경기도에서만 심상정-유승민으로 바뀐 것이다. 하필 경기도에서 크게 밀려난 득표율이다. 현실적 목표가 선거 이기는 거라 했나. 경기도에서 5등하고 6.84% 기록한 전력이 확인 된다. 거물이라며 경선 안 하고 공천줄 수 있겠나. 그 댓글이 따진다. 도민이라는 기준이 뭐냐. 맞다. 그래서 뺄란다. 내 생각으로 끝낼란다. -역대 경기지사 선거를 본다. 진짜 경제 전문가, 진짜 다선 정치가. 다 있다. 거기 어떤 기준에서도 유 전 의원은 특출하지 않다. 공천 주고 싶으면 주면 된다. 중앙당이 흘리고, 중앙 언론이 뿌리고, 다시 중앙당이 받는 자가발전 정치로 쇼 할 필요 없다. 지켜보는 사람 우롱하는 짓이다. 열흘 여 전, 3월9일 밤에서 10일 새벽을 기억하잖나. 그 날 경기도는 수도권이 아니었다. 경기도만의 목소리가 있었다. 서울 5%p와 경기도 5%p로 갈라섰다. 이걸 안다면 거물론 장난 못 칠 텐데.- 主筆
오피니언
김종구 주필
2022-03-21 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