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식량자급은 국가가 해결해야 할 국민과의 약속이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먹을거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먹을거리 해결을 위하여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여 실천하는 것이 국민 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첫걸음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국내외 농업환경은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세계적으로 이어지는 태풍, 폭우, 한파 등 이상기상에 따라 세계 식량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고, FTA 대상국 확대, 고령화 등 우리 농업농촌의 여건 또한 갈수록 어려워만지고 있다. 국민 식량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하여 식량작물의 생산 예측시스템을 구축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지구 온난화에 대비하여 적합한 품종을 개발 보급하고,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을 실용화해 후손들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 줄 수 있도록 한발짝 앞서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식량작물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급선무임에는 틀림없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온난화, 이상기상 등에 대비하여 권역별 맞춤형 재배법을 지역 실정에 맞게 보급하고, 경지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작부체계를 재설정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소품목 소면적에 알맞은 기계화를 추진해 식량자급화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고부가가치 농업 실현을 위해 1차(생산), 2차(가공 등), 3차(유통 등) 산업이 융복합된 6차산업을 확대해 베이비부머들에게 필요한 귀농귀촌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도시민들의 농촌체험, 자연관광, 휴식처 제공 등 도농의 상생협력을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국민행복시대를 열어 가는데 초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농업 관련산업이 홀대 받는 국가는 없다. 농업을 바탕으로 국가 일자리 창출이라든가 국가 기반시설의 기초가 되는 농업에 투자함으로써 선진국의 기틀을 다져가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식량자급은 국가가 해결해야 할 국민과의 약속이며 국민 중심의 농정을 펼치기 위해서는 연구된 성과물이 현장에 빨리 보급되어 농가 소득에 직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을 보급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실증사업이나 시범사업, 교육 등을 통하여 현장 중심의 농정을 추진하고 보고, 먹고, 느끼고, 즐기는 고부가가치의 종합적인 산업으로 발전시켜 우리 농업이 새로 부각되는 블루오션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새정부의 농업 5대 국정과제인 농림축산업의 신성장 동력화, 안정적 식량체계 구축,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복지농촌 건설, 농가소득 증대,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농촌진흥청이 국민 속에서 농업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식량자급에 대한 선구자가 될 것을 다짐해 본다. 김완석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기술지원과 과장

[기고] 마이 웨이

자, 이제 나의 공직생활의 마지막이 가까워졌군. 내 공직생활의 마지막 순간을 대하고 있어. 후배 공직자들이여! 분명히 해두고 싶은 게 있어. 지금부터 내가 확신하는 바대로 살았던 삶의 방식을 이야기해 볼게. 다른 모든 공직 선배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난 그동안 충만한 삶을 살았고, 정말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살아왔지. 그러나 그보다 훨씬 더 굉장했던 것은 난 항상 내 방식대로 살았다는 거야. 때로는 후회할 일도 있었지. 그렇지만 달리 보면 끄집어내어 이야기할 정도로 그렇게 많았던 것은 아니지.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그것들을 끝까지 해냈었지. 청년시절에는 청운의 꿈을 안고 신성한 국토방위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하여 사관의 길을 택했지만 뜻하지 않게 일반 행정이라는 샛길로 걸음을 변경했지. 그러나 이보다 더 가치가 있었던 것은 난 내 방식대로 살았다는 거야. 어떤 때는 지나치게 일에 대한 욕심을 부린 적도, 원칙을 너무 강조한 적도 있었지. 하지만 이런 모든 것들을 겪는 동안 불의와 꼼수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난 당당했고 내 방식대로 해냈던 거야. 안전행정부의 전신인 내무부의 밀어붙이기 식 감사와 파견 직원의 전직을 위해 꼼수를 쓰는 행태에 맞서서 싸웠고, 2006년 벽두에는 특정인과 특정출신을 위한 끼리끼리의 인사행태를 불식시키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사령장 수령을 거부하고 언론에 기고를 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지. 또한 안하무인의 도의원의 행태를 법의 심판대에 올려놓고 3년이 넘는 기나긴 재판의 싸움도 해보았고, 잘못된 민선 시장의 권한행사에 경종을 울리기 위하여 인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인사명령을 거부하는 등 어려운 일도 많이 있었지. 그러나 경기도 최초로 앉은뱅이 출장을 없앴고, 경기도 행정전산화 10개년 계획도 직접 만들어 시행했고, 40년 만에 바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의약분업을 위한 원활한 업무의 추진과 이천광주하남여주양평의 쓰레기를 공동으로 처리하는 전국 유일무이의 이천시 광역자원회수시설을 설치하는 등 나름대로 보람된 일들도 많이 있었어. 이제, 공직을 마무리하면서 되돌아보니 모든 것이 그저 추억일 뿐이야. 때로는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면서 부드럽게 살아오지 못하고 강하게 살아온 나의 삶의 자세에 대하여 아쉬움도 가져보지만 역시 나는 태어날 때부터의 DNA와 후천적 교육의 결과로 인하여 안일한 불의의 길보다 어려운 정의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 따라서 내가 걸어왔던 길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말투로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 난 내 방식대로 살았어라고 과연 공직자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가진 게 뭐겠어? 국가와 국민을 위한 투철한 사명감이 없다면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거지. 비굴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영달을 위하여 하는 말이 아니라, 법과 양심에 따라 자신이 진실로 느끼는 것을 말하고 행동하는 게 진정한 이 시대의 공직자가 아니겠어? 나의 경력이 말해주듯이 난 어려움을 결코 피하지 않았고 항상 내 방식대로 해결했었지. 그래 그건 바로 내가 살아온 나만의 삶의 방식이었지.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지. 이는 특히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복리증진을 위해서 일하는 공직자의 인사가 잘못되면 나라가 거덜날 수가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말이기도 하지. 따라서 공직자의 인사는 공정하고 합리성이 있어야 해. 그러나 안타깝게도 민선시대를 거치면서 인사의 원칙과 합리성이 많이 훼손된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야. 공직자는 입문할 때의 각오와 마찬가지로 떠날 때가 되면 미련 없이 과감하게 떠날 줄 알아야 해. 그리고 지금까지 국가와 국민이 베풀어준 은혜에 감사하면서 남은 인생 또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책임과 의무에 온 정성을 쏟아 국가발전의 초석이 되어야 해. 난 이제 꿈에 그리던 농촌으로 내려갈 거야. 어차피 인생이란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기에 미리 연습을 해두는 것도 좋을 것이고 해서 말이야. 항상 마음속에 있는 말이 생각나네. 도심에 사는 군중 속의 고독은 사람의 마음을 가난하게 만들지만, 자연 속의 고독은 사람의 마음을 충일하게 한다라는 말이지. 이제 온 가족이 직접 지은 벽돌집에서 365일 태극기 펄럭이며 사과나무와 함께. 2013년 6월 모든 공직을 마감하면서. 이재동 경기개발연구원 전 사무처장

[기고] 디트로이트의 농업

한 도시의 경제 성장을 이끌면서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 줄 주력 산업에는 무엇일까? 서울하면 여의도를 중심으로 한 금융이, 부산은 항만, 수원은 전자, 울산은 자동차, 포항은 제철소 등 여러 곳에서 각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과 그와 연관된 산업들이 떠오를 것이다. 각 지역의 활력과 성장을 이끌어 가기 위해 지금 세계는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세계의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어떨까? 미국의 대표 산업하면 자동차라고 하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세계 1위의 자동차 회사 GM(General Motors)와 자동차 산업의 원조인 Ford의 본사가 있는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는 지금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디트로이트시는 미국과 캐나다가 맞닿은 오대호의 주요 도시로서 한때 미국의 4대 도시였으며 약 500만명의 인구가 그 광역권에 거주하고 있고 매년 1월이면 전세계의 자동차 기업들이 참여하는 모터쇼가 펼쳐져 미래 자동차를 놓고 세계의 주목을 끄는 곳이다. 오대호를 배경으로 해운과 철도, 고속도로 등 우수한 물류 인프라와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의 제조업과 부품, 연구 등 관련 산업이 집적된 곳으로서 미국의 번영과 경제력을 대표하는 주요 지역이다. 그러나 이 도시는 미국 내에서 크게 변했다. 미국 주요 신문 기사에 실린 디트로이트는 가난한 도시, 위험한 도시 등으로 묘사되어 있고 고등학교 중퇴율, 강력 범죄 발생률 등에서 거의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내 가장 비참한 도시 1위(Americas Most Miserable City)의 불명예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후퇴하고 일본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이 커지는 배경 속에 자동차 공장이 폐쇄되거나 타지역으로 이전하면서 생긴 지역 공동화에서 연유한 것이다. 도시의 활력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대가는 가혹하다. 2010년 현재 인구는 1950년대의 1/3 수준으로 감소했고 빈집과 빈 공장이 속출해 도시면적의 30%가 빈 공간으로 방치되어 있다. 이 면적은 부천과 안양시를 합한 면적과 유사하다. 빈 건물은 관리가 안된 채 도시 미관을 해치고 청소년 범죄 등에 악용되고 있으며 시의 재정이 열악해지면서 교육, 보건, 교통 등에 대한 투자도 중단되어 있다. 도시 전체가 후퇴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정부와 민간을 중심으로 한 도시의 재건 계획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미시간 주 정부에서는 투자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르네상스 구역을 설치하고 참여 기업에 대하여 각종 세제 혜택과 행ㆍ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는 가운데 시 정부와 주민들은 빈 공장들을 그린하우스로 바꾸고 빌딩과 주택의 옥상을 농장으로 전환하며 유휴지에 공동 농장을 만들어 유기농 작물을 재배하고 지역 레스토랑과 계약 재배를 하면서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첨단 기술을 활용한 수직농장, 양어장, 과수원 등을 갖춘 관광농원단지를 도입하는 등 생산과 관광을 연계한 농업도시로 재편하자는 아이디어들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역에 따라서는 살기 좋은 곳으로 인식되고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시의 재정도 점차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이제 도시의 활력과 미래를 마을 주민과 지방정부가 손잡은 1차, 2차, 3차 친환경 로컬 농업에서 찾고 있고 유사한 상황에 놓인 다른 대도시들도 디트로이트의 변화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김충범 경기도 농식품유통 과장

[기고] 지방 고교의 인재반과 내신 밀어주기 관행

입시에 초점이 맞춰진 고등학교의 내신 정책은 한마디로 말해본다면 불평등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와 교육부는 해마다 입시제도를 개선, 불평등 해소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학교 내에서는 불평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각 고등학교들은 입시를 위해 이른바 인재반을 운영하고 있다. 많게는 90명에서 적게는 30명까지 학교마다 자율에 의해 SKY에 갈 수 있는 가망이 있는 인재들을 대부분 성적순으로 선발해서 키우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선발된 학생들을 중심으로 모든 정책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다른 학생들은 들러리가 되어 여러 면에서 불평등으로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는 상태다. 암암리에 특정학생들을 밀어주는 관행은 곧 대다수의 다른 학생들에게 큰 피해로 돌아 온다. 이러한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한 교육계의 혁신은 기대할 수 없다. 공부를 못한다고 수행평가까지 깎으려 드는 것은 학교를 위한 일도 아니며 국가를 위한 일도 아니다. 더욱이 인재반을 위한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불평등을 동원해서 인재반을 밀어주기 하는 관행은 언제 사라질 것인가? 온 나라가 밀어주기 관행에 몸살을 앓고 있다. 형제그룹을 물량으로 밀어주기, 교장공모제에서 특정인 밀어주기, 펀드에서 계열사 밀어주기, 가족회사 밀어주기, 아파트 관리업체 밀어주기, 건설사의 입찰을 건설사끼리 밀어주기, 특정업체 밀어주기, 선거로 특정인 밀어주기 내신성적 밀어주기 등의 관행은 실패 가능성이 높은 밀어주기 관행이다.(<다이아몬드 딜레마>, 타릭 후세인. 2006, 랜덤하우스 코리아) 지금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점 중에 대기업만 살아남는 지배구조가 이때 형성된 셈이다. 지금 대다수의 중소기업은 기업하기 힘든 나라가 되지 않았는가? 또 하나의 시대착오적 정책은 특정분야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파악하여 선정하는 것이다. 일본의 경제정책은 특정 산업 우선 지원의 영향으로 어떻게 실패했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 가능한 한 공정하고 동등한 기회를 보장받는 정책을 기본으로 하되, 경제 성장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국민적 합의를 반드시 이끌어 내야 한다.(같은 책 266~267면) 마찬가지로 고등학교의 인재반 역시 가능한 한 공정하고 동등한 기회를 보장받는 정책을 기본으로 실행하여야 한다. 이것이 한국의 열린사회, 열린 경제, 열린 학교로의 도약을 한 발짝 더 앞당기게 할 것이다. 반복하지만 성적이 전부는 아니다. 수능이 실시된 이후 각 학교들은 수능점수에 연연해왔다. 대학입시 성적과 내신성적에 집착하여 조금만 성적이 떨어져도 마치 미래를 잃어버린 것처럼 망연자실한다. 이른바 SKY대학에 들어간 학생숫자가 그 학교의 상태를 의미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에 학교들은 좀더 장기적이면서 큰 이상으로 교육대계를 설계해야 한다. 인재반의 학생들을 특별관리하고 그들에게 편중된 밀어주기를 하는 것은 다른 학생들에게는 고통이다. 학교에 가기 싫고, 대화하는 것도 의미를 잃을 뿐만 아니라 공부라는 잣대에 묻혀 한사람 개개인의 인성이나 개성은 무시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학생들이 가장 불행하다는 통계지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 이상 밀어주기 관행이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의 밀어주기 관행으로 학생들의 불행지수를 높이는 일이 없어져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을 것이다. 김신영 전 이천시 중학교학부모회 회장ㆍ시인

[기고] ‘정당공천제’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욱 쟁점이 되고 있는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 되짚어보고자 한다. 2006년 지방선거부터 도입되었던 정당공천제는 여야를 막론하고 끊임없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문서 없는 노예다라고 할 만큼 주민들을 대신해 지역 일에 몰두해야할 기초의원들의 입장에선 폐단이 많은 제도임엔 틀림없다. 2003년 당시 공직선거법에 대해 유권자의 알 권리와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그 결과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이 허용된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19대 대선에서 세 후보의 공통 공약으로 내세워진 정당공천제 폐지는 그야말로 민심을 사기 위한 공약(空約)이었던가. 위헌 결정이 내려진 이유도 납득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위헌 결정이 내려진 사항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없이 공약으로 내세운 세 후보들의 생각을 듣고 싶다. 중앙의 편협된 공천이 아니라 어떠한 대안도 없이 이루어지는 국민들을 우롱하는 탁상공론이나 정치적 발언은 높아져 가는 시민의 정치 의식이나 성숙된 정치 발전을 생각할 때 이제 사라져야할 모습이 아닌가. 공약으로 세워지고 여러 정치 주체들이 뜨거운 논쟁거리로 세우고 있는 만큼 그대로 묻혀지지는 않겠지만 가던 길만 돌릴 뿐이지 종착역은 같아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편 정당공천제 폐지 위헌 판결 이유 중 유권자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고 하는데 실상 유권자들은 중앙에 예속되어 중앙당의 손과 발이 되어 일해 줄 사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의 눈으로 일할 사람을 보고 판단하고 그들을 위해 진정으로 일해 줄 사람을 필요로 할 뿐이다. 더구나 정치판에서나 큰 화두로 떠오를 뿐이지 정작 유권자들에게 정당공천제에 대해 질문을 한다면 대답할 수 있는 유권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아마도 정당공천제가 무엇인지 또 관행이 어떻게 흘러 왔는지 조차 관심도 알지도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따라서 유권자의 알 권리를 진정으로 생각하다면 중앙에서 뽑아 내려주는 후보들 중 선별하여 던지는 한표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보고 판단하여 한 표 던질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주는 것이 진정으로 유권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유권자를 생각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진 공천은 이제까지 시행되어진 중앙의 편협된 공천이 아니라 주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상향식 공천이어야 한다. 다만 상향식 공천이 지역의 유권자들이 중심이 되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 명목만 세우고 변함없이 관행처럼 흘러 온 공천제도의 눈가리고 아웅식의 절차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정당공천제가 실시되어 온 이래 일일이 열거하지는 않겠지만 드러나는 여러 문제점들을 본다면 정당공천제가 계속 실행되는 한 결국 기초의원들은 지역을 위해 일하기보다는 중앙의 눈치를 보며 공천 받기 위해 벌어지는 여러 폐해와 비리만이 난무할 뿐이며 진정한 독립된 지방정치보다는 뒤떨어진 중앙정치에 예속된 지방정치만이 존재할 뿐이다. 주민의사 반영된 상향식 공천돼야 진정으로 지역 주민을 위해 일해야 할 우리 정치인들이 각자 개인의 밥그릇만 더 챙기기 위해 혈안된 모습만 보여질 뿐이며 결국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우선이 아니라 정치인들의 놀이판만이 굴러갈 뿐이다. 정당공천제 하에 중앙당의 손과 발이 되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된 지방행정을 이루어 지자체의 집행부와 지방의회 사이의 견제 및 감시의 활성화 속에서 지방자치의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으며 책임 행정에 전념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일명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문제이나 속단할 문제는 아니며 현명하고 합리적인 판단과 결정으로 진정한 책임정치와 책임 행정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바이다. 지역 주민 나아가 국민을 위한 성숙된 정치가 이루어지는 날을 기대하며 더불어 유권자들로부터 4년 동안의 지방 행정 책임을 묻고 당당히 답변할 수 있는 지방정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노영관 수원시의장ㆍ경기도시군의장협의회장

[기고] 건보, 부분틀니와 치석제거 혜택을 누리세요

대다수 국민들은 건강보험하면 아프면 치료받기 위하여 필요한 제도로 인식하고 있다. 예방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결국 치료비용을 낮출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법에는 질병치료에 따르는 보험급여의 관리와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건강유지와 증진을 위하여 필요한 예방사업을 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예전에 의료보험 명칭이 건강보험으로 바뀐 것도 예방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뜻이 숨어져 있다고 본다. 최근에 공단에서는 지난 10년간 보유하고 있는 국민의 질병정보를 가지고 전 국민의 맞춤형 건강서비스, 즉 질병발생을 예견하고 대비하는 체제로 업무의 큰 방향을 잡고 있다. 따라서 의료이용 패턴도 질병의 치료에서 질환의 예방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보험급여혜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7월부터 부분틀니 건강보험 적용 그동안 특히 치과분야는 건강보험 급여부분에서 치석제거가 건강보험이 되지 않아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고 치석 제거는 잇몸질환이 있어서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었고, 정기적인 치석 제거와 예방 목적의 치석 제거는 모두 환자가 전액 부담했다. 이제 7월부터는 잇몸치료 등이 동반되지 않고 치석 제거만으로 치료가 종료되는 전악치석제거도 만 20세 이상, 연 1회에 한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종전까지 치석제거는 비급여로 병원마다 가격이 제 각각이었다. 의원은 본인부담 1만3천원, 병원은 본인부담 1만9천원 정도 부담하면 치석제거에도 보험혜택이 된다. 또한 지난해 완전틀니 보험적용을 시작으로 7월부터는 부분틀니도 보험적용이 확대 된다. 만 75세 이상이 일부치아가 남아있는 경우 남아있는 치아에 고리를 걸어 장착하는 부분틀니가 건강보험에 해당되고 보험적용을 받으면 이전에 환자가 부담하는 금액이 잇몸당 120만원에서 60여만 원 정도로 비용부담이 줄어든다. 7월 이전에 윗니에 완전틀니를 한 분이 아래 잇몸에 치아가 남아있어서 틀니 장착을 못했던 분들도 이젠 부분틀니 장착이 가능해진다. 틀니의 장착뿐만 아니라 장착 직 후 틀니조정 및 이물제거를 위해 방문하는 경우도 진찰료에 대하여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유지관리를 위해서도 건강보험 혜택이 늘어난다. 치석 제거도 연 1회 보험 혜택 이처럼 의료 보장성 강화 및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서는 부과체계개선에 의한 재원 확보가 필수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건강보험의 새로운 재원확보 방안은 가입자와 의료인이 진료비 걱정 없이 질병치료에 힘쓸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방을 강화 하려면 재원투입과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보험혜택이 늘어나려면 그 만큼 재원 부담은 증가되기 때문이다. 치과분야에서 시작된 예방중심의 보험급여는 우리나라 건강보험분야에서 예방효과를 입증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정범길 국민건강보험 경인지역본부 보험급여부장

[기고] 받아들이고자 하는 이에게 행운이 오나니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한 인간을 규정하는 데 정확한 척도가 될 수는 없고, 현상과 사물을 정의함에 있어 보여지는 것만이 팩트며 진실이 아니라는 사실은 오랫동안 경험을 쌓으면서 생긴 통찰의 결과물이다. 즉 모든 것의 근간은 외형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상의 본질과 원형에서 찾아야 진실을 알 수 있다. 최근 필자의 삶을 규정한다면,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코칭교육 전과 후로 나뉜다. 외견상 달라진 점은 없다. 그러나 필자는 분명 달라졌다. 정체되어있던 정신적 키가 어느새 훌쩍 자란 것이다. 삶을 관조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30, 40대를 관통하면서 필자의 삶은 성공이라는 척도로 모든 것을 재단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공신력 있는 소속사와 사회적 위치 또한 어느 정도 이루었다. 그러나 늘 정신적인 허기는 멈추지 않았다. 더 큰 메이저로 진출하고 싶었고 더 큰 지위를 얻고 싶었다. 따라서 만족스럽지 않았다. 정체되어있는 느낌이 지속되었고, 늘 깨어있던 의식은 언젠가부터 시들어 있었다. 필자의 답답한 마음을 눈치 챈 남편은 코칭교육을 받아보라고 권유했다. 큰 기대는 없었다. 이틀동안 교육을 받는다고 뭐가 달라질 것인가 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교육을 받으면서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시들어가고 있던 의식이 생생하게 살아났고, 가슴속을 꽉 채운 충일함과 수많은 영감이 떠올랐다. 11년 전 대학원 다닐 때 강의듣고 공부하면서 느꼈던 충만한 느낌이 되살아났다. 담당 교수님 말씀처럼 현재시점에서 3년 이내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은 사람은 인생을 점검해 봐야 한다라는 말씀에서 깨달음이 왔다. 뭔가 채워가는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기쁘고 에너지가 넘쳤다. 대학원 졸업 후 방송위원회 심의원, SBS 방송모니터, 대학 강사, 칼럼니스트, 논설위원, 문화원 이사로 열심히 살았다. 다양한 커리어를 쌓고 사회적 위치도 얻었지만 충전을 시키지 못한 채 소모만 했던 것이다. 교육 이후 필자가 삶을 규정하는데 한 차원 높고 넓게 바라보게 해 준 것이다. 앞만 바라보며 성공지향적인 삶을 살아온 자신에게 이제 좀 더 세상을 포용력 있게 바라보라고 내면은 속삭이고 있었다. 경쟁상대가 아닌 함께 가는 세상, 타인을 분석하고 비판하기 보다는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인드로 바뀌었다. 함께 교육을 받았던 용희씨는 교육 둘째날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이사님, 어제와 오늘 이사님 표정이나 행동이 확 달라지셨어요. 어제는 얌전하게 계시더니 오늘은 모든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시고 표정도 밝으시고 제가 어제 생각했던 이사님이 아니세요. 그랬나...? 하룻만에 달라진 필자의 모습에 그녀의 판단이 헷갈릴 정도로 교육을 받으며 자신도 모르게 긍정적이고 고무된 감정들이 표정으로, 행동으로, 말로 표현될 정도로 달라진 것이다. 강의를 듣고 팀별 과제와 개인 과제를 수행하면서 두뇌와 정신은 자극을 받고 의식은 열렸으며,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가운데 처음 보는 타인들이지만 이해와 수용하는 마음이 생겼다. 이제 코칭교육 받은 지 한 달이 넘었다. 외형적으로 달라진 게 없지만 자신과 타인과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는 달라졌다. 관대하고 여유롭고 너그러워졌다. 정신적 균형을 찾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세상은 어느 한 순간 변하는 것이 아니다. 가랑비에 조금씩 젖듯이 아주 조금씩 가치관이 변화하고 행동이 변화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코칭교육 자체가 필자를 변화시킨 것은 아닐지 모른다. 아마도 변화에 대한 강렬한 갈망, 조금만 건드려주면 열릴 것 같은 의식, 더 높은 차원으로 향하고자 간절히 원했던 필자의 마음을 코칭교육이 슬쩍 찔렀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것은 코칭이 추구하는 목표와도 일치한다. 즉, 교육기간은 필자의 현재를 인식하고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하고 자신을 새롭게 발견해가는 과정이었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자에게 행운이 있나니! 이국진 칼럼니스트ㆍ의정부문화원 이사

[기고] 한전 신중부변전소 입지 재검토해야

한 사회의 의사 결정 방법이나 형태는 그 사회의 성숙도를 가늠케 한다. 역사의 발전 형태를 두고 흔히 권력 분배의 과정이라고 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자율적 토론과 민주적 결론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의 의견이 수렴되는 사회를 희망한다. 하지만 발밑을 내려다보면 현실은 우리의 희망사항과는 전혀 딴판이다. 필요하지만, 선뜻 추진하기 어려운 국책사업들을 추진하려고 하면 사업 예정지에서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주민들이 거친 반대를 시작한다. 때로는 10년 가까이 대립하며 사회적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일을 볼 때마다 지방자치단체의 수장으로서 느끼는 안타까움도 크다. 행정의 최일선에서 주민들이 느끼는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피부에 와 닿기도 할뿐더러 당장 내 지역만의 이익이 아닌 10년, 100년 후의 국익을 함께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대의적인 사업이라 해도 지역 주민과의 소통이나 통의 없이 진행하는 것은 부작용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당장 공사기간에 급급해 사업 추진을 강행한다면 훗날 더 큰 문제를 떠안게 됨은 불을 보듯 훤하다. 범을 피하려다가 호랑이 소굴로 들어가는 형국이다. 그러니 길이 아니면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의를 위해서도 맞는 일이다. 님비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소통의 부재다. 정부나 공기업 등 사업주체들의 내부 결정을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반발은 당연시되며 이때부터 사업주체와 주민들 간의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그 싸움이 언제 끝날지는 좀처럼 알 수 없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갈등을 겪는 기간 내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정책이 결정되고 난 이후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말미암아 사업을 철회하는 경우에 생겨나는 정책 자체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다. 단 한 번의 사례라고 해도 그 파급력은 엄청나다. 이번 765kv 신 중부변전소 후보지 선정도 그렇게 청원 지역의 반발 탓에 애초 계획과는 달리 광역입지 선정으로 바뀌며 안성이 포함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애초 지식경제부는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해 충북청원지역에 2018년까지 765kv 신 중부변전소를 준공하기로 계획했었다. 그러나 추진과정에서 청원지역의 민원이 거세지자 진천으로 건립 지역을 검토하다가 다시 건립부지의 광역화 명분을 내세워 안성을 새롭게 입지 후보지에 포함했다. 지금 안성시에는 전국에 5기뿐인 765kv 변전소 가운데 한 개를 포함해 모두 5기의 변전소가 있다. 송전탑도 340개에 이른다. 전체를 합치면 전국 최대규모다. 이쯤 되면 안성시민들의 반발은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원칙이 흔들리면 원칙을 지키는 사람은 손해를 본다는 의식이 팽배해진다. 반대하면 다시 바꿀 수 있는 결정에 대해 어떤 지역에서 대형 변전소가 들어오는 것을 묵인할 것인가. 전체 사회를 위해 일정부분을 희생해야 하는 지역 사회에 원하는 사업을 추진하려면 지역민들의 마음을 먼저 읽어야 하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님비를 해결하는 가장 결정적인 열쇠는 주민 참여이다. 여기에 꾸준한 대화와 설득으로 주민들의 마음을 돌린다면 혐오시설을 우리 국토 어딘가에 들여야만 하는 일도 지금보다는 한결 수월한 방법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사업의 주체인 한전은 다시 제로세팅에서 시작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라도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결론을 내는 것이 국익에도 들어맞는 것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황은성 안성시장

[기고] ‘치안도 3.0시대’ 찾아가는 치안서비스 필요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결혼, 취업, 이민, 교육 등 다양한 이유로 국내에 유입되는 외국인의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국내 치안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법무부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150만 명을 넘어섰고, 이중 다문화 가정의 구성원이 70만 명에 이르고 있다. 다문화 가정은 문화와 환경적으로 다양한 사회적인 변화를 수반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가정폭력이다. 대다수 다문화 가정은 내국인 부부 이상으로 화목한 생활을 하지만 일부 다문화 가정은 남편의 폭력 때문에 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의 폭력문제는 가부장적 성향이 강한 일부 한국 남성들이 외국인 아내와의 문화적 갈등을 폭력으로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이주여성 긴급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가정폭력 상담건수는 총 8천417건으로 2007년 1천674건에 비해 무려 5배나 증가하였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결혼 이주여성들이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경찰 신고로 인해 한국 국적취득에 불이익을 받거나 남편의 폭력이 악화 될 것을 우려해 신고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고, 서툰 한국어로 인해 경찰에 신고해도 자신을 변호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도 낮은 신고율에 한몫을 하고 있다. 얼마 전 남편의 잦은 폭력에 시달리다 찾아가는 외국인 범죄예방 교실을 통해 과천경찰서에 도움을 요청한 캄보디아 출신 여성도 경찰신고로 인해 이혼을 당하면 한국 국적도 못 가진 채 자식과 이별을 하고 본국으로 쫓겨나가는 것을 염려해 신고 자체를 주저했다고 한다. 지금은 외사요원의 지속적인 상담으로 정서적 안정을 되찾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경찰이 가정폭력 및 각종 범죄 피해로 고통 받고 있는 다문화 가정에 대해 언어통역이나 법률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에게는 경찰관서나 공공기관과 소통하는 일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이제는 그들이 공공기관을 자연스럽게 방문하여 생활의 불편함을 호소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 먼저 찾아가 손을 내밀고 다가가는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이러자면 경찰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안 된다. 관계부처가 칸막이를 없애고 함께 머리를 맞대어야 한다. 다문화 가정의 안정적인 정착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거라는 학자들의 지적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피부색과 문화, 언어는 다르지만 다문화 가정의 구성원들은 이미 도시 산업현장이나 농촌 할 것 없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득수준과 문화수준이 높고 낮음을 떠나 장차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중요한 성장 동력임에는 분명하다. 우리 스스로가 다문화 가정을 이방인이 아닌 이웃이자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의 변화부터 시작하자. 나아가 그들이 우리 사회에 살면서 힘들어하는 것들을 세세하게 찾아내어 개선해 주는 노력도 배가해야 한다. 다문화 가정이 폭력에 노출되기 전에 먼저 손을 내밀고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주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맞춤형 선도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것이 정부 3.0 이자 치안 3.0 아니겠는가. 변관수 과천경찰서장

[기고] 이땅에서 수확한 목화솜이 옷이 되기까지

녹음 짙은 초여름이다. 봄을 맞아 대청소를 하고, 못자리를 준비하느라 북적이던 시간이 방금 전 같은데 논밭의 작물이 쑥쑥 자라 농부들에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면 수확을 얘기 하는 날이 올 것이고 그때 우리는 수확물을 놓고 보람을 얘기하게 될 것이다. 수확물을 어디에 쓸 것인지는 수확물의 종류, 품질에 따라 다르고, 더 중요한 것은 쓰려는 사람의 의지가 중요하다. 얼마 전 시민의 참여 속에 읍ㆍ면ㆍ동별로 목화를 심었고 고읍지구 농지에서는 목화가 쑥쑥 자라고 있다. 지난해에도 목화를 심어 많은 수확을 했다. 목화 수확을 위해 애써 주신 많은 시민과 공공근로 참여자분들의 땀과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의 노고로 수확한 목화는 그 가치를 평가 받는데 극과 극을 이뤘다. 외국산 목화와 비교해서 화폐 가치로 계산하면 보잘 것 없지만 건조제 살포 없이 수확했다는 사실, 국내 유일의 국산 목화라는 점으로 논하면 귀하기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존재이다. 여기에 중요함이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 귀하게 사용 수확한 목화를 귀하게 여길 것인지, 보잘 것 없게 여길 것인지는 그 용처를 정하고 어떻게 목화솜의 실타래를 풀어나가는가의 문제이다. 수확한 목화로 이불을 만들어 보았다. 포근하고 정말 정감가는 이불인데 올 1월1일 우리시에서 첫 번째로 태어난 아기에게 탄생을 축화하는 의미를 담아 선물했다. 목화로 실을 만들어 보았다. 수입산 목화보다 발의 길이가 짧아 국내 공장의 기계로 실뽑기가 어렵다는 보고를 받았다.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더니 지방의 어느 공장 재래식 기계로 실이 만들어졌다. 옷을 만들어 보라고 했더니 아기가 잠잘 때 입을 수 있을 정도의 아주 간단한 저고리가 만들어졌다. 비록 디자인은 투박해도 우리나라에서 심어진 목화로 실을 뽑고 옷을 만들어 낸 유일한 의복이다. 이 옷은 이 땅에서 씨앗을 틔워 자란 목화로부터 우리 손으로 채취한 솜을 이용해 우리가 직접 만든 우리의 옷이다. 전통적인 베틀을 이용하지 않고 니트로 만들었지만 이 땅에서, 우리 지역에서 만들어낸 유일한 의복인 것이다. 최근 가까운 지역에서 만들어진 식재료를 이용한 로컬 푸드가 몸에 좋다고 난리들이다. 의복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의복 재료를 우리 지역에서 가공하고 이를 입고 살면 아토피가 없어지고, 피부에도 좋을 것이라고 우리 모두가 믿는 것이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 손으로 생산한 농산물 목화를 우리 스스로 귀히 사용되어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양주목화 세계 최고 패션으로 재탄생 이를 위해 나는 시장이라는 지위가 아니라 양주지역에서 태어난 사람으로서, 농사에 관련된 일을 평생 해 온 사람으로서 의류의 지역화를 얘기하고 목화를 귀히 쓰이게 하고 싶다. 지금 만들어져 있는 아이의 수면 조끼가 대한민국 최고의 유아복으로 발전하고, 지금 만들어져 있는 실로 전통 무명이 짜여지고, 이것이 디자이너 손에서 전통의상으로 탄생해 대통령께서 세계의 정상들과 만날 때 입는 최고의 옷이 되기를 바란다. 지난해 목화 축제에 참여해 주시고 목화에 관심을 가져주신 시민님들께 감사 드리며 양주의 목화는 슬로우 Cloth(옷)로, 세계 최고의 옷감으로, 세계 최고의 패션으로 태어나는 중이며 만들어 진 옷과 이불은 올해 개최되는 2013 양주 목화섬유축제 기간 중에 판매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현삼식 양주시장

[기고]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정부의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의하면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천277㎜로 세계평균(807㎜)의 1.6배이나, 1인당 연강수총량은 2천629t으로 세계평균(1만6천427t)의 약 6분의 1 수준이고, 1인당 이용가능한 수자원량은 1천533t에 불과(세계평균 8천372t)하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 수자원총량은 1천297억t이며, 이 중 증발산 등 손실량을 제외한 이용가능한 수자원량은 수자원총량의 58%인 753억t에 불과하다. 이는 지역별연도별로 강수량의 편차가 심하고 홍수기(69월)에 강수량이 편중(강수량의 74%)되어 물이용 및 치수 측면 모두 취약함을 경고하고 있어 수자원관리의 필요성이 절실함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최근의 기습적인 집중호우와 오랜기간 지속된 극심한 가뭄 등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그만큼 높아졌다. 그 중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농업용저수지는 5천만 국민의 먹거리와 직결되어 있어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전국에 농업용저수지는 크고 작은 것 모두 합해 1만7천505개가 있으며 수혜면적은 45만㏊이다. 그 중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는 3천372개소로 총저수지의 19%이나 수혜면적은 34만㏊, 76%에 달해 비교적 규모가 큰 저수지를 유지관리하는 명실상부한 물관리 전문공기업이라 할 수 있다. 저수지 둑 높이기사업은 바로 물관리 전문공기업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시행하고 있다. 축적된 농업토목 전문기술로 안전하고 튼튼한 저수지를 최소의 비용으로 온 국민이 즐겨 찾도록 저수지를 만드는 것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미래 물 부족시대에 대비해 풍부한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고, 온난화 등 환경변화로 지구촌에 이상 기후가 자주 발생해 우리나라도 기록적인 국지적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이때에 확보된 저류공간에 물을 더 담을 수 있으므로 하류부 홍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사업이다. 경인 지역에서는 5개 저수지의 둑을 높이고 있는데, 지난 2010년 4월에 착수한 여주 금사 및 양평 대평저수지가 공사완료 되었고, 안성 마둔, 양주 봉원, 강화 고려저수지는 2010년 11월 착수해 2015년까지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어, 사업이 완료되면 총 454만t의 수자원이 추가로 확보된다. 특히 금사저수지는 1989년 축조된 저수지로 금사면 일대 황금들녘의 자양분을 공급하는 곳으로 178.9㏊의 수혜면적에 농업용수를 공급해 왔으며, 이 사업을 통해 저수용량 확보와 하류하천 수질 및 환경을 개선하는 목적으로 시행했다. 또한 저수지 제당 사면에 국내 최장인 192m 미끄럼틀을 설치해 랜드마크화 하였고,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수변개발 협의체를 구성운영해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계획에 반영함으로써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명품 공간으로 조성했다. 농업용저수지 둑높이기사업은 기존 저수시설을 보강하는 사업으로 신규 댐 개발보다 환경적 위해(危害) 요소가 적어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 하면서도 재해예방이라는 사업고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맞춤형 사업이라 생각한다. 전종생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장

[기고] 아이들의 웃음과 꿈에 감사하며

신풍동에서 고등동으로 그리고 지금 광교산자락에 자리를 옮겨가며 전쟁고아들을 데려다 키운 지 어언 60여년이 지났다. 그동안 초롱초롱한 눈빛을 가진 아이들을 떠나지 못해 아직도 그 자리에 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한 것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 11월쯤이다. 스물네 살 어미의 모정(母情)은 전쟁고아를 볼 때마다 죽은 자식을 떠올리며 아이들을 살리는 전쟁으로 젊은 시절을 보냈다. 전염병이 돌면 밤을 새워 간호하고 아이들이 아프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한 채 쪽잠으로 지새운 날이 별처럼 많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의 경동원은 대궐이고 천국이다. 적어도 하루하루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게 되었잖은가. 하지만 부모의 사랑을 담뿍 받고 자라는 일반 가정의 아이들보다 결코 부족하지 않게 키우고 싶은지라 늘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아이들 마음의 깊은 응어리와 아픔을 씻어주고 자존감을 끌어올리려면 몇 곱절 사랑을 쏟아 부어야 했다. 부모 한 사람이 1~2명의 자녀를 돌보는 것 보다 더 많은 손길이 필요한 것이다. 수십 명의 아이들을 24시간 먹이고 기른다는 것은 결코 녹록치 않은 일이다. 돈도 사람도 늘 부족하다. 보육사업을 접을 고비도 있었다. 1970년 도시구획정리사업에 따라 고등동 건물 한가운데 도로가 뚫리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가뜩이나 재정 여건도 열악한데, 아이들은 소음과 먼지에 시달려야 했고 그만두겠다는 나를 남편이 말렸다. 일단 보육사업을 시작했으니 끝까지 하라고 격려해주었다. 남편과 나는 사재를 보태어 광교산 자락에 땅을 사고 건물을 신축했다. 남편이 직접 재료를 구입하고 벽돌을 쌓으며 9개월 간 손수 건물을 지었다. 경동원을 거닐며 남편의 손길이 깃든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애틋하다. 생후 36개월이 되면 아이들을 떠나보내는 것이 아이들 성장 발달에 어려워 1995년 경동어린이집을 개원했지만, 아직도 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된 아이들을 떠나보내는 이별을 되풀이 한다. 이 일대가 상수원보호구역 와 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지정돼 추가시설 확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별도의 수익사업 없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금과 후원에만 의존하다보니 늘 재정 마련에 골몰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겨울을 나려니 난방비도 부담이 되고 노후된 시설공사 등을 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튼튼한 어린이, 명랑한 어린이, 정직한 어린이라는 원훈처럼 모든 일에 감사하고 행복한 어린이로 자라날 수 있도록 아이들을 직접 지켜보고 있다. 주눅 들지 않고 늘 자신감 넘치는 아이로 커가는 걸 볼 때 마음 뿌듯함을 느낀다. 지난달 말 아이들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고양 킨텍스에 경기국제보트쇼를 다녀왔다. 그래서 우리 아가들 잘 갔다 왔어? 하니 아이들이 할머니! 하고 달려들면서 완전 좋아라 크게 외치면서 웃음가득 얼굴에 행복감을 꽃피운다. 한 명 한 명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리며 안아 주면서 남은 인생 아이들과 365일 함께 생활하며, 아이들의 행복가득 웃음 가득한 모습에 감사하며 아이들 뒷바라지에 정열을 태우고자 한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밝고 명랑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우리 보육사님 여러분, 여러 후원기관과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지면을 빌어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정의순 경동원 원장

선관위 창설 50주년, 한표의 가치

손바닥 만한 크기의 종이로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메모지를 만들어 쓸 수도 있고, 작은 종이비행기를 접어서 날릴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우리가 한 장의 종이로 할 수 있는 일마다 각각의 가치를 부여할 때 비교적 큰 가치를 담고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세상을 바꾼 한 표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1649년 영국왕 찰스 1세는 135명의 재판관 중 67명이 처형에 반대하고 68명이 찬성함에 따라 결국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게 되었다. 또한 1923년 아돌프 히틀러는 단 한표 차이로 나치당을 장악하게 되었는데 이 한 표가 세계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편, 미국 메사츄세츠 주지사 선거 당시 현직 주지사였던 에드워드 에버렛이 자신의 선거운동 때문에 투표시간을 놓쳐 투표를 하지 못하고 결국 경쟁자 마커스 몰튼에게 한 표 차이로 패배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드라마틱한 소설처럼 들릴 수 있겠으나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한 표의 위력을 말하고자 굳이 예전, 먼 나라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강원도 지역 기초단체장을 선출하는 보궐선거에서 박빙의 두 후보자 중 한 후보자는 상대 후보자보다 단지 한 표를 더 얻게 됨으로써 당선되었고 2002년 전국 동시지방선거에서는 두 후보자의 득표수가 동수였는데 법 규정에 따라 연장자인 후보자가 당선된 사례도 있다. 앞서 언급한 사례들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한 표가 갖는 가치는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한 표에 따라 당선자가 바뀌고 이에 따라 정책이 바뀌고 이는 결과적으로 지역 주민 더 나아가 국민의 삶의 질까지도 달라지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 표의 가치를 모든 유권자들이 잘 알고 있는 것일까? 1993년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뀐 13대 대선 당시 투표율은 89.2%였으나 점차 줄어들어 17대 대선 당시 63.0%까지 하락하였다가 최근 18대 대선에서 75.8%로 반등하였다. 그나마 대선은 투표율이 높은 편이고, 국회의원 선거 등 다른 선거에서는 이보다 낮은 투표율을 보인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는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지극히 당연한 말이자 헌법 제1조에서도 천명하고 있는 말이다. 투표는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권력을 보여주는 행위이다. 이 소중한 행위! 행사하지 않고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다시 서두로 돌아가자. 종이로 만들어진 투표용지 한 장의 가격은 100원이 채 되지 못 하지만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가치는 실로 엄청나다. 우리가 투표용지에 기표를 하는 순간 종이에 엄청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한 장의 종이에 어마어마한 가치를 불어넣는 일, 대한민국 모든 유권자에게 부여된 소중한 권리인 것이다. /박인혜 안산시단원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임

[기고] 민간외교의 꽃

성남문화원은 최근 중국 심양시에서 2006년부터 연례적으로 추진 해온 문화행사를 여덟 번째 개최하였다. 심양시 지역의 조선족 및 한족, 소수민족 학생 500여 명을 대상으로 우리 고장 인물인 둔촌 이집 선생의 고매한 인품을 기리는 둔촌 백일장을 개최하여 우수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수여해 왔다. 또한, 2009년부터는 한중 문학인 만남과 시낭송회를 개최하기 시작하여 올해 다섯 번째 행사를 통해 현지 동포 문인들과 학생들로부터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특히, 이번에는 성남문화원의 제11회 학술토론회를 중국에서 개최하여 한중 문화교류의 발자취를 회고하고, 그 의미를 평가하는 자리도 갖게 되었다. 이는 성남문화원이 추진해온 한중 문화교류의 영역을 넓히고, 오래전부터 긴밀하게 진행해 온 문학교류에 대한 회고와 앞으로의 한중 문화교류의 발전 방안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되었다. 성남문화원이 중국 심양시와 문화교류를 하게 된 배경은, 요녕성의 성도(省都)인 심양시와 성남시가 자매결연을 한 연고가 있기 때문이다. 심양은 병자호란(1636. 12~1637. 1) 당시 청나라의 수도였고, 삼학사(홍익한, 윤집, 오달제)가 순국한 곳이다. 우선 한중 문화교류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면, 한중 수교 이전, 88올림픽 개최 직후, 두 가지 경이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하나는 중국 내 조선족(소수민족) 사회에 한글판 신문과 문학지가 발행되고 있더라.는 것과, 그리고 또, 그 문학지에 시조문학이 발표되고 있더라.는 사실이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수소문 끝에 1989년 2월, 연길시 문학지 천지와 장춘시 북두성의 중국 주소를 통해 그곳 젊은 소설가 김재국과 그의 장인 역사학자 송정환 시인, 그리고 천지의 총편 리상각 시인의 편지 한 장씩을 받게 되면서 교류가 시작되었다. 그 해 12월에 리상각 시인, 이듬 해 김재국 소설가의 한국 초청이 이루어져 두 사람과 의형제 결의를 하면서 속 깊은 유대를 유지하게 되었다. 그 후, 리상각 시인은 중국 작가협회 연변분회 주석단 회의에서 연변시조시사단체 조직을 가결하여 3년 후에는 주정부로부터 비준되었다.(1993. 10) 이와 더불어 나는 후원회장이 되어 1993년 12월부터 문학상 시상, 문인 시조집 발간 지원, 작품과 논문발표, 공동시조집 발간, 강연회, 학교순회 백일장, 문학토론회 등의 다양한 사업비를 2002년 8월까지 10년 동안 후원하였다. 다시 만나도 그리운 사람 공동의 10주년 행사비와 출판식 일체를 부담한 이후에 연길시와의 관계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후원 사업 중, 조선족 문인 최초의 시조 시선집인 하얀 마음, 그 안부를 묻습니다 발행은 중국 조선족문단에서나 한국 시조 시단의 영원한 기념비적 시조 시집이라고 생각한다. 연변시조시사와의 인연에 이어 심양시에 거주하는 리창인 시인의 요청으로 심양시와의 교류와 후원을 하게 되었다. 2002년 9월 서탑에서 심양 시조문학회가 설립되어 리창인 시인이 초대 회장으로, 내가 후원회장으로 추대되었다. 곧 이어 심양시와 성남시의 자매결연이 성립되었고, 제자 손성종 회장과 김정진 사무국장이 솔선수범해 모든 일의 기초를 준비해 주면서, 성남문화원장 직분을 최대한 보탠 결과, 문학행사를 연례행사로 정착시켜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아내 신정길과 함께 심양시를 여러 차례 방문하여 자매도시 문화교류의 목적과 방침을 세우고, 둔촌백일장과 학술토론회, 문인작품 시낭송회 개최를 합의하기까지 준비를 철두철미하게 하였다. 여기에는 심양시 교육국 관계자 및 주선양대한민국총영사관, 한국국제학교, 심양한인회 등 여러 단체 임원들의 지원과 협조가 있었다. 성남문화원의 문화교류 사업이 민간외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우리 시와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 한춘섭 시조시인ㆍ성남문화원장

[기고] 이천만원짜리 철수세미

작은 철수세미 하나 잘 분리하면 이천만원을 아낄수 있다. 생활쓰레기를 분리하지 않고 종량제봉투에 담아 배출할 경우 이것의 기회비용은 얼마나 될까. 그 가치가 많게는 이천만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시민은 많지 않다. 우리 가정에서 버리는 쓰레기는 폐기물 관리법상 생활폐기물로 분리된다. 이 폐기물은 다시 일반생활폐기물, 음식물류폐기물, 공사장생활폐기물, 가정유해폐기물로 분류한다. 이러한 분류기준에 따라 수집 운반 처리방법이 모두 다르다. 일반 생활폐기물은 재활용 가능 폐기물과 소각용 폐기물로 분류한다. 소각용 폐기물의 처리과정은 각 집안에서 분류하여 종량제 봉투에 담아 집 앞에 내놓으면 수집 운반 업체에 의거 수집되어 화성시 그린환경센터내 소각장으로 들어오게 되어 있다. 소각 처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우리시의 경우 가스용융화 방식에 의거 처리하고 있다.다. 가스용융화 소각 방식은 수집 운반업체에 의해 반입된 쓰레기를 1차 파쇄기내에서 잘게 파쇄 한다. 파쇄된 쓰레기는 가스화로에서 일천도 이상되는 고온으로 가스와 불연물질로 분류된다. 다음 단계에서 분리된 가스는 가스화로의 고온을 유지하는 열로 사용되고 남는 열은 온수를 생산하거나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여 팔고 있다. 이렇게 높은 온도에서 소각하여야 하는 이유는 각종 유해물질 특히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등을 소각하여 유해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만약에 철수세미나, 우산, 옷걸이 등의 인장강도가 센 강철 등이 분류되지 않고 그대로 파쇄기에 반입되면 파쇄 되지 않은 채 넓게 늘어나거나 펼쳐진 상태로 변형 된다. 이렇게 된 상태에서 소각로에 반입되면 소각로에서 타지 않는 철이기 때문에 소각되지 않고 하단에 지속적으로 쌓이게 된다. 이렇게 쌓인 불연물질은 그리 크지 않은 주기적으로 자동 배출되는 불연물질 배출구를 막게 된다. 이 때문에 가동을 정지할 수밖에 없다. 불연물질 제거를 위해서는 인력으로 밖에 할 수 없어 소각로를 완전히 식혀 제거작업을 해야 된다. 너무나 높은 온도이기에 가동상태에서 제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불연물질의 제거후 정지시킨 소각로를 재가동을 위해서는 소각로의 온도를 다시 일천 도까지 높여야 한다. 이때 많은 유류 연료를 투입해 소각로의 온도를 높여야 하고 이때 재가열비용이 이천만원 정도 발생한다. 이 비용은 우리 시의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이러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현재로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설비 기술이 개발되어 있지 않다. 향후 근본적으로 기술적면을 해결하는 연구와 노력이 있어야 하고 이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다른 방법으로는 반입 전에 전처리 과정으로 쓰레기 분리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이 또한 추가 시설과 인력시간이 소요되고 비용을 발생시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각 가정에서 시민들이 세밀하게 분리 배출하면 된다. 이 방법이 가장 효율적인 절세 방법이다. 쓰레기의 분리 배출의 수준은 시민의 수준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다. 시민 모두가 조금만 관심을 갖고 분리 배출을 한다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우리 화성시민의 높은 의식수준을 기대해 본다. 유동근 화성시 환경자원과 환경관리담당

[기고] 미군반환기지를 경기북부 창조경제 실현의 장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새 정부 국정목표 중 하나가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이다. 이러한 창조경제를 이뤄나갈 기회의 땅이 경기북부에 있는 미군반환기지이다. 그러나 이를 달성하려면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우선 반환기지를 팔아 평택기지 이전비용으로 충당하려는 모순된 정책이다. 정부는 전국에 산재한 미군기지를 평택 등지로 통합ㆍ이전하면서 미국 측 요청에 의해 이전하고 비용도 미국이 부담하는 도내 미군기지는 매각해 기지건설비용으로 충당하는 반면, 한국 측 요청에 의해 이전하고 비용도 한국 측이 부담하는 서울 용산기지는 매각하지 않고 국가 예산으로 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기지이전사업에 대한 정부의 모순된 정책 때문에 재정여건이 열악한 지자체들은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반환기지 매입 및 개발사업을 추진할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이러다 보니 주한미군이 떠난 지 7년이 지났음에도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다. 또 중앙정부의 지원이 미약한데다 반환기지 개발도 지지부진하다. 특별법에 따라 중앙정부는 반환기지 내 도로ㆍ공원ㆍ하천 토지매입비 60~80%와 주변지역 도로사업비 50%를 국비로 지원하고 있다. 지자체는 나머지 토지매입비와 시설 공사비 전액을 부담해야 하며 주변지역 도로사업비 50%도 감당해야 한다. 미군기지로 내어준 땅이 많은 지자체일수록 재정이 열악해 개발에 필요한 예산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동두천시의 경우 올해 재정자립도는 19.6%이다. 경기도 내 지자체 중 꼴찌이며 전국에서도 최하위권이다. 이러다 보니 지역발전에 필요한 기반시설 건설은 지연될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지역발전이 정체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물가상승 등으로 주변지역 도로사업비 증가분도 고스란히 지자체에 전가되는 이중고로 정부의 추가 재정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달라진 부동산시장 환경에도 국방부가 높은 토지가격 매각 입장 고수하고 있어 주변지역시세보다 싼 가격을 예상했던 투자자들은 투자를 꺼리고 있다. 국가 안보는 국민이 공평하게 누리는 공공재이며 이를 위해 특정 지역이 희생했다면 그에 대한 합법적인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하고 고통을 감내해 온 지역에 대한 국가차원의 적절한 대책이 없다면 앞으로 어떤 지역도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경기북부지역의 미군 반환기지는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을 치르면서 얻은 소중한 자산으로 경기북부 지역 발전의 성장 동력으로 활용될 중요한 땅이다. 정부는 더 이상 지역발전을 지자체에 맡겨둬서는 안 된다.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반환기지에서 추진하는 공공사업에 대한 토지만이라도 지자체에 무상으로 양여하고 건설비용을 지원해주는 등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국가정책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 국가가 정당하게 보상해주는 구조가 만들어져야만 불필요한 갈등과 사회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반환기지가 정부의 과감한 패러다임 전환으로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창출하고 새 정부의 국정비전처럼 경기북부 주민들의 행복과 희망의 새 시대를 열 창조경제의 핵심 전초기지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진수 경기도 균형발전과장

[기고] 식량안보 위해 체계적인 대책 필요

농업환경이 급속도로 달라지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의 아침, 점심, 저녁식사시 국산원료로 하는 재료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면서도 이를 정확히 아는 분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아마도 우리 식탁에 수입산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시간이 지날수록 급증하고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식량이 앞으로 최대의 무기라고 생각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20% 정도라고 하니 정말 이를 믿어야 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우리나라는 최근 칠레, 아세안, EU, 미국 등 곡물과 과일, 축산물 등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국가들과 자유무역 협정을 맺고 있어 앞으로 이런 수입양은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아진다. 특히 우리가 자주 접하는 음식중 벨기에산 삼겹살, 노르웨이산 고등어, 칠레산 홍어와 포도, 미국산 오렌지 등은 이미 보편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이런 제품을 수출하는 국가들이 향후 수출규제를 할 경우 수입국가들은 더 비싼 값에 사들여야 한다는데 문제가 심각해 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와 달리 인구증가와 식량위기, 환경오염, 기후 온난화 등 문제가 전 세계적인 위기로 몰아가고 있어 전 세계의 가장 무서운 무기가 매일 먹고 살아가야 하는 식량위기로 보아도 틀린말은 아닐 것 같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1950년도부터 2000년도까지 50여년동안 세계인구가 143% 증가한 반면, 세계 곡물량은 6.5억t에서 19억t으로 192% 증가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와 환경영향적인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 현상으로 농작물 피해가 심각해지는가 하면 개발도상 국가들간의 곡물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식량부족 사태가 심각한 수준에 직면하게 되었다. 한 예로 중국의 식량자급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양상이다. 중국은 최근들어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소비량이 생산량을 앞지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최근 5년간 중국의 식량 순 수입량이 연평균 20%씩 늘면서 중국발(發) 식량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중국의 식량자급률 하락은 중국인들의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식량 생산 증가율보다 훨씬 높은 소비 증가율에 원인이 있다. 이처럼 중국의 곡물 수입 증가 추세가 지속되면 세계 곡물 시장이 요동치며 곡물값 파동이 야기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주식이라 할 수 있는 쌀, 옥수수, 밀 등 곡물이 중국으로 인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중국이 꽃게와 쇠고기까지 대량수입으로 가격을 올려 중국발 식품 인플레이션 주의보까지 오는 실정이다. 세계국가들은 식량과의 전쟁을 위해서 절치부심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안정적 식량수급 체계 구축을 위해 국내 생산기반 확대를 통해 자급률을 제고하고 식량위기 사전대응시스템을 마련 식량안보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기로 한 것은 식량안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시사점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주곡인 쌀 자급률이 1990년 108.3%에서 2011년에는 83%로 하락했다. 앞으로 쌀 생산기반을 강화하는 등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불금 등을 통해 쌀 생산을 강화해 나가고 농업인들의 영농의지를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후변화로 인한 흉작에 따른 국제 곡물시장의 불안성에 대비 우리나라도 식량안보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식량자급률이 떨어지지 않도록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철화 경기도북부청 공보신문팀장

[기고] 아베노믹스에 대한 불안과 테일리스크

최근 일본 외환 및 증권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작년 11월16일 일본 중의원이 해산된 이후 금년 5월22일 까지 미달러화에 대한 엔화가치는 21.3% 하락했고 주가는 무려 77%가 상승했으나 5월23일 이후 갑자기 주가는 폭락세로 돌변하였고 엔화가치도 다시 상승하고 있다. 미국경제의 회복으로 미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금년 1/4분기 일본의 GDP성장률이 예상보다 좋게 나와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돌변한 시장상황은 충격 그 자체였다. 시장전문가들과 언론에서는 연일 일본의 최근 시장상황 급변 원인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 동안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너무 급격하게 오른데 대한 이익실현 차원의 조정이라 의견에서부터 주가 상승기에 보이지 않았던 부정적인 요인 즉 홍콩 중국경제의 둔화 우려와 미국의 양적완화규모 축소시 외국인투자자금 순유출 가능성 등이 제대로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라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그 중 가장 설득력이 있는 분석은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을 총동원하여 투자를 늘리고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려는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수도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5월23일 시장의 이 같은 불안에 불을 지핀 것이 바로 일본 장기국채수익률 급상승 뉴스였다. 5월초만해도 0.5%대에 머물고 있던 10년물 국채수익률(시장금리)이 급상승하여 일시적으로나마 1%를 넘어섰던 것이다. 그것도 전일 일본은행 총재가 장기금리의 급상승을 방지할 수 있다고 발언한지 하루만에 급상승하였으니 시장의 불안은 극도로 커졌다. 일본은행이 막대한 자금을 풀어 국채발행액의 70%이상을 매입하고 있음에도 장기국채금리가 당국이 통제할 수 없는 속도로 상승할 수도 있다는 점은 쇼크였다. 이미 알려진 대로 일본 중앙정부의 채무규모는 2012년말 현재 일본 GDP의 약 210%수준인 1000조엔에 육박한다. 한해 예산중 일반 조세수입의 절반이상을 채무이자로 지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 채무의 77%를 차지하고 있는 중장기국채의 금리가 급상승한다면 일본의 재정이 과연 버텨낼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이 큰 것이다. 일본정부가 2015년 10월 까지 소비세율을 현행 5%에서 10%로 인상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국채금리가 급상승하면 할수록 불안감은 높아진다. 국채를 대량 보유한 금융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의 평가손실이 눈덩이처럼 증가하여 금융시스템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고 투자자들의 국채시장 이탈을 불러와 국채발행을 통한 일본정부의 세수 부족분 보전이 어렵게 될 수 있다. 중앙은행이 국가채무를 떠안는 부채의 화폐화로는 오래 지탱할 수 없다. 테일리스크(tail risk)는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일단 발생할 경우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말한다. 2008년 금융위기중 신용평가회사가 AAA로 평가한 채권이 부실화되어 휴지조각이 된 것이나 유럽의 선진국이었던 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등에서 채무위기가 발생한 사실 등은 테일리스크가 현재화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현재 3조달러에 달하는 순채권국이다. 이 때문에 미국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여 리스크자산에 대해 투자를 꺼리는 상황이 되면 엔화자산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어 수요가 몰린다. 그러나 아베노믹스가 막대한 유동성만 늘린 상태에서 흐지부지 끝나게 된다면 경제회복은 되지 않으면서 물가와 금리가 상승하여 일본경제가 더욱 파탄되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일본의 최근 상황을 보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금융시장이 일본발 테일리스크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명희 한국은행 경기본부 부본부장

[기고] 쓰레기 사랑과의 전쟁 1개월, 그후…

수원시는 쓰레기 사랑과의 전쟁 사업의 일환으로 무단투기 제로화 시책을 시작한지 1개월이 지났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는 쓰레기는 수거하지 않음에 따라 시행 초기인 5월 중순까지 시청은 물론 구청과 동 주민센터 직원들이 각종 민원을 접하였으며 주민, 단체원, 무단투기감시원등이 주민을 계도하고 홍보한 결과 종량제 봉투 사용률이 4월대비 26% 지난해 5월대비 32% 각각 증가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러한 성과는 빌라 주민간의 쓰레기 관련 분쟁을 반상회를 개최해 해소한 송죽동 주민과 매일 교대 근무를 하면서 쓰레기 분리수거 및 홍보를 해주신 각동 통장협의회등 단체원들의 노고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매탄4동에서는 올빼미 감시단을 운영 KBS에 방영되는 성과를 이루었으며 인계동에서는 통별로 무단투기 감시원을 위촉하는 등 자율적인 자정 활동이 이루어짐은 고무적인 일이라 평가할수 있을 것이다. 주민 자율적 자정활동이 시책으로 또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특수시책이 구별로 시행되고 있는데 장안구에서는 전봇대가 상습 투기 지역이 되는데 착안하여 전봇대 한평 텃밭을 조성하였으며 권선구에서는 초등학교와 협의 학생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발송 쓰레기 배출 방법에 대해 안내했다. 또한 팔달구에서는 무단투기 지역 양심텃밭을 19개소에서 운영중이며 영통구에서는 재활용품 배출방법이 인쇄된 재활용 투명봉투를 제작 활용중이다. 이 모든 시책들은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품 수거가 늘어나는 시책으로 연결될 것이 틀림없다. 시는 지난 4일 쓰레기 사랑과의 전쟁 추진실적 평가 보고회를 개최하였는데 공무원끼리 모여서 자화자찬하는 형식이 아닌 환경운동 단체와 무단투기 감시원, 대행업체 대표와 열린시장실 등에 정책 건의를 한 시민대표 등이 함께 모여 지금까지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과제에 대하여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눈 소중한 자리였다. 그중 시민의식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과 1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실시하여야 한다는 사항과 쓰레기는 내집앞에 놓도록 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또한 분리수거 홍보가 미흡하니 가가호호 방문하여 자세히 안내해 주었으면 한다는 의견은 공감이 가는 부분이어서 앞으로 시 행정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무단투기 제로화 시책을 시행한지 1개월이 경과함에 따라 일부 시민들이 시에서 종량제 봉투를 많이 팔려고 하는 사업이라든가 한달 지나면 도로 원상태가 될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종량제 봉투 사용은 1995년부터 시행되는 제도인데 아직까지 정착되지 않아 무단투기된 쓰레기에 재활용품이 섞여 소각장에 반입될 경우 해당 지역 쓰레기가 반입 정지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함이고 본 사업은 한달이 아닌 정착될 때까지 계속 진행될 것이다. 환경수도 긍지 시민의식 변화가 중요 시행한지 1개월로 결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른감이 있으나 각종 지표는 개선되고 있음이 틀림없다. 이 시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무단투기가 근절되고 재활용품 분리 배출이 생활화되어 환경수도 시민의 자긍심이 함양될 수 있도록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윤성균 수원시 제1부시장

[기고] 행정을 디자인하자

행정의 본질은 공익입니다. 그러나 행정이 무엇인지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한 분야에서 30년 정도 일을 하면 전문가 반열에 오른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입니다. 그러나 30년 넘도록 공무원으로 살아왔지만 아직도 행정이 어렵고 힘들다는 걸 절감할 때가 있습니다. 법과 규정에 따라 일하지만 때에 따라서 현실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지요. 정무적 판단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일이 생기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히고 어떻게 풀어 가야하는지 그림이 그려지긴 합니다. 그런데 가끔 떠오르는 생각만으론 부족하다는 걸 실감할 때가 있지요. 행정을 감각만으로 처리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주변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입체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그게 그리 간단치 않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종합적인 판단 능력을 갖춘 행정기술이 필요한 일이지요. 자그마한 광고물에서부터 건축물은 물론 도시계획에 이르기까지 제 각기 다른 여건을 반영해야만 합니다. 산지개발에 따른 경사도를 지역 여건에 따라 달리 적용하는 경우가 좋은 사례지요. 법과 규정을 준수하되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행정을 펼쳐야 된다는 말입니다. 현장을 찾아 민원인의 마음을 읽고 본질을 올바르게 보고 일을 처리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스스로 자만심을 버리고 幅 넓게 생각하는 識見을 키워야 합니다. 디자이너는 설계나 도안 등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지요. 이제 행정도 전문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디자인해야 합니다. 디자인 속에는 반드시 주민들의 생각이 담겨져야만 합니다. 행정은 모든 주민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지요. 잘 디자인 된 일은 공익적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발전적으로 작용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고 손해를 끼치게 되지요. 행정의 공익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입니다. 작은 인허가 업무에서부터 건축물과 도로를 건설하고 신도시를 건설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현수막 게시대의 플래카드가 태풍이 닥치거나 장마 때 아래로 내려오게 해서 훼손을 막는 것을 보았지요. 작은 일이지만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큰 차이가 난다는 말입니다. 행정이 국가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능동적인 생각으로 규범을 뛰어넘어서야 합니다. 따라서 어떤 일을 처리할 때 씨앗을 심고 싹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까지의 과정을 디자인 할 필요가 있습니다. 행정은 모든 국민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지요. 잘 디자인 된 일은 공익적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발전적으로 작용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고 손해를 끼치기 때문입니다. 주민이 공감하질 않지요. 공무원들이 월급의 1%를 추렴해 복지시설 어린이와 기초생활수급자녀, 한부모와 祖孫가정자녀를 지원하는 곳이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복지시설에 성금을 기탁하고 봉사활동도 하는 공무원 동아리도 많습니다. 말 그대로 公僕으로 무한봉사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지요. 이 같은 노력이 또 다른 감성행정의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넘어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감성행정을 펼칠 때입니다. 단순히 법규나 규정을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보다 입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행정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말이지요. 잘 디자인 된 행정은 주민들을 행복하게 하고 새롭고 수준 높은 미래발전을 담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행정을 잘 디자인해야만 하는 이유와 명분이 여기에 있습니다. 홍승표 용인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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