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더불어 사는 사회

로빈슨크루소는 영국의 작가 다니엘 디포가 1719년에 발표한 장편소설이자 주인공 이름이다. 모험항해를 하다 배가 좌초되어 무인도에 표류하면서 혼자의 힘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기 때문에 3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가 살아가자면 로빈슨크루소처럼 외딴섬에서 혼자 산다는 것은 상상조차하기 힘든 일이고 이웃과 협력하고, 기초자치단체간 협력, 더 나아가 광역경제권간 협력이 필요함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정부에서는 지역의 특성에 맞는 발전과 지역간의 연계 및 협력 증진을 통하여 지역경쟁력을 높이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제정하고 수도권을 비롯하여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 동남권과 강원, 제주도에 광역경제발전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광역경제발전위원회는 최근 지역간, 계층간 갈등심화 및 사회경제적 양극화 해소의 필요성에 따라 지역이 중심이 되는 상생 및 동반발전에 대한 욕구가 한창 높아감을 인식하여, 중앙정부 중심의 하향적 균형발전으로부터 지역이 중심이 되는 상향적 상생발전을 위해 「미래를 창조하는 지역간 상생협력과 공동발전 전략」이라는 연구용역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는 전국의 모든 광역경제발전위원회가 참여하여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머리를 맞대었다. 지역과 계층간 경계를 뛰어넘는 연구로서, 내용을 보면 상생협력의 제약요인이 되는 사회적 신뢰성 부족 등 지자체간 협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상생협력 네트워킹 사업과 지자체별로 보유하고 있는 교통정보센터와 대중교통정보시스템에 기반하여 교통정보를 효율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방안, 외래관광객을 위한 대중교통 이용체계를 구축하고 국내외 유통시장에서 새로운 IT기술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를 기반으로 하는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시장이 등장하면서 소비자 구매형태의 변화가 있어 전국의 향토특산물을 소셜커머스를 통하여 향토특산품의 대국민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방안 등을 제안하였다. 또한, 국내외 문화관광 패러다임이 빠름, 소유, 단절의 문화에서 느림, 존재, 소통의 문화로 바뀜에 착안하여 이야기가 있는 전국 옛길 복원사업을 제안하는 한편, 베이비붐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로 귀촌 귀농인구가 도시에서 농촌으로 원만하게 이주하여 정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였다. 이와 같이 지역간, 계층간 벽을 뛰어 넘어 권역간 협력을 기반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여러가지 사업을 각 광역경제발전위원회에서 직접 추진하기에는 조직의 제도적 기반, 기능, 재원 등의 측면에 한계점이 있다. 정부에서는 광역경제권발전위원회의 권한과 조직을 개편한다고 약속했다. 광역경제권발전위원회에서 계획수립, 사업관리 및 평가, 조사분석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가 개선되고, 위상과 기능이 재편되어 지역의 중심에서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데 중추적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는 기관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 태 복 수도권광역경제발전위 사무총장

[기고] 습관화 교육이 세상을 바꾼다

뉴욕타임스 전문기자 찰스 두히그가 스마트한 습관 사용법을 제시한 습관의 힘이 베스트셀러로 떠오르고 있다. 이 책은 누구나 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의 중심에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왜 우리가 후회할 줄 알면서도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에 따라 판명되는 존재다. 탁월함은 단일행동이 아니라 바로 습관에서 온다고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처럼 습관은 개인뿐만 아니라 가정, 기업, 사회, 국가의 흥망성쇠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교육은 바람직한 행동의 변화, 나아가 변화된 행동의 반복을 통해 습관화되었을 때 참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기까지의 거의 모든 행동은 무의식적인 습관에 의해 반복되며, 습관 아닌 행동은 흔치 않다. 많은 사람이 아침에 기상습관에 따라 일어나서 식사습관, 운동습관, 인사습관, 언어습관, 작업습관, 공부습관, 독서습관, 질서습관, 청결습관, 성격이 급하거나 느린 습관 등에 따라 하루의 삶을 영위하고 밤이 되면 잠자는 습관에 따라 잠들곤 한다. 각을 이루는 두 변의 1도 차이는 시작점은 같으나 진행할수록 그 간격이 점점 커지며 하루 동안의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의 차이는 미미하지만 하루하루가 쌓여 1년, 10년, 30년이 지나면 결국 습관에 따라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이 결정된다. 이 중에서도 운동ㆍ독서ㆍ언어 습관은 상상도 못할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핵심 습관으로 몸에 밸 때까지 습관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첫째,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사람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덕담 중에 가장 많은 어휘는 건강과 행복이다. 그런데 건강과 행복의 근원은 바로 운동이다. 적당한 운동은 생동감, 인내심, 질병예방, 노화방지 등 그 중요성과 좋은 점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따라서 줄넘기, 달리기, 구기운동 등 자기에게 맞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아침운동을 통해 건강과 성적향상, 학교폭력예방을 실현하고 있는 몇몇 학교의 사례는 일반화 가치가 있는 좋은 사례이다. 둘째, 학생 스스로 자신의 꿈을 찾는 독서습관을 형성하는 것이다. 시카고대학이 학생들에게 책속에서 영원불변의 가치를 발견하고 발견한 가치관을 실현시킬 꿈을 찾도록 하여 미국에서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처럼, 인간의 잠재능력을 개발하는 가장 큰 동력은 독서이다. 독서습관이야 말로 삶의 질을 높이는 최고자산이며 국력이다. 셋째, 바른 언어습관을 길러주는 것이다. 언어는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여 나눔과 배려, 공감과 소통, 대화와 협력, 참여와 자치로 더불어 살아가게 해준다. 또한 정제되고 순화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에게서 고매한 품격을 느끼듯, 언어는 인간의 품위와 정신세계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런데 2011년 한국교육개발원의 한 연구보고서에서 욕설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청소년은 5.4%로, 불량 청소년뿐 아니라 착하고 성실한 우리 주변의 청소년들조차도 아무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욕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청소년이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올바른 언어습관을 길러주어야 한다. 사람이 습관을 만들지만 나중에는 습관이 사람을 지배한다는 말처럼 매일 무의식적으로 반복했던 버릇들은 습관이 되어 상상보다 훨씬 더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 습관은 쉽게 만들어지지는 않지만 한번 길들여지면 고치기도 힘들며, 이미 길들여진 나쁜 습관을 고치려면 몇 배의 고통이 따른다. 아이들의 미래가 보다 행복해질 수 있는 기본은 바로 습관화 교육이다. 개개인의 습관이 나와 내 이웃을 성장시키고, 사회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습관은 우리의 삶을 배신하지 않으며, 습관화 교육이 고통 없이 행복하게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정 종 민 성남교육지원청 교수학습국장

[기고] 미국에도 없는 감동복지, 무한돌봄

나는 2009년부터 경기도와 명예대사로 연을 맺고 경기도정에 도움을 주고자 도정 현장을 방문하곤 했다. 지난 3월 아주 인상 깊은 경험을 하고 많은 감동과 놀라움을 느꼈는데, 바로 경기도 광주시 무한돌봄 행복나눔센터를 방문하고서였다. 이렇듯 기가 막힌 시설과 프로그램이 있는 줄 몰랐기 때문이다. 광주시 무한돌봄 행복나눔센터는 위기가정 사례관리를 총괄하는 콘트롤 타워(Control Tower)로서 역할하고 있었으며, 이를 위해 광주시 특수시책으로 푸르미마켓과 지역사회 내 네트워킹과 사례관리를 하는 2개의 네트워크팀이 있었다. 푸르미마켓은 장애인, 독거노인 등을 지원하는 무료 마켓으로 매월 1인당 2만 포인트씩 쓸 수 있도록 적립된다. 이 적립금으로 본인 스스로가 필요한 물건을 선택하여 바구니에 담아 카운터에 가져가면 캐시어가 적립금에서 사용액을 자동 삭감하는 슈퍼마켓이다. 사회적 약자 위한 道의 복지 그물망 이곳은 후원자로부터 생활필수품을 기탁받아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공간으로 진열된 물건도 말끔히 정돈되어 있고 주로 식료품 등 다양한 생활 필수품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내가 센터를 방문했을 때 마침 어르신 두 분이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이는 미국에는 없는 제도이다. 물론 미국에도 저소득층을 위한 푸드 스탬프(Food Stamp)라고 어느 시장에서나 현금같이 쓰는 제도가 있지만 이렇게 노인들만을 위해 따로 깨끗이 마련된 마트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허구한 날 TV에서 노인 학대에 대한 뉴스만 보다가 이 모습을 보고 역시 TV에서 본 노인 학대 뉴스는 극히 일부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무한돌봄센터의 프로그램은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지난 2010년부터 경기도가 시작한 경기도무한돌봄센터가 이젠 결실을 맺어 경기도내 31개 시군에 무한돌봄센터와 95개 네트워크팀을 만들어 공무원과 민간기관 전문가들이 함께 위기가정들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불행한 가정들, 특히 가정폭력으로 멍든 가정들을 직접 방문상담하고, 이 가정을 치유하기 위해 여러 관련기관들이 모여 사례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참석자 중에는 젊은 직원이 더러 보였다. 위험을 무릎 쓰고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이 있는 가정을 찾아가 그와 대면하다니 나는 무서워서 도저히 할 수 없을 듯싶었다. 더욱이 이 가정의 위기사항에 대한 상담내용과 서비스 제공계획을 대해 듣고 나는 또 다시 깊은 감명을 받았다. 대개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자살 시도를 해 본 적이 있는 정신허약자들이 가정폭력을 일삼는 사례가 많았다. 이런 가정폭력 사례에 대한 개입방안들을 하나하나 듣고 나는 놀람과 동시에 그 민간사례관리자들이 참으로 자랑스러웠다. 대한민국 넘어 전 세계로 펼쳐지길 그것도 광주시자원봉사센터 3층에 자그맣고, 초라한 방에서 가정폭력가정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보자 나는 정부가 운영하는 거대하고도 화려한 최신식 빌딩과 첨단 컴퓨터로 치장된 수백 개의 봉사 센터와 갖가지 연구소들이 머리에 떠올랐다. 또한, 지난해부터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희망복지지원단이 경기도의 무한돌봄센터를 벤치마킹하여 만들어졌다는 것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경기도가 촘촘히 쳐 놓은 복지 그물망이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로 펼쳐 나가길 기대해본다. 김 창 준 경기도 명예대사 前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하원의원

[기고] 강소기업(G-Star) 육성사업에 거는 기대

강소기업은 강하면서 작은 기업 즉 작지만 강한기업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연원은 전략마케팅가격결정 분야의 권위자인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이 펴낸 히든 챔피언 Hidden Champion이라는 책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는 히든챔피언을 거대 초국적 기업처럼 눈에 잘 띠지는 않지만 세계시장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기업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주요 특성으로 시장지배력이 현저하고 지속적인 성장세, 뛰어난 생존력, 성공적인 기업이지만 결코 단기간에 이룬 기적이 아닌 상당한 업력을 지닌 기업 등을 들고 있다. 독일의 경우 1990년대 중반까지 유럽의 병자로 불렸으나, 2000년대 들어 40-80클럽(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인구 8000만명 이상인 국가)에 가입하면서 글로벌 리딩국가로 발돋움 했는데, 그 이면에는 1천500개가 넘는 히든 챔피언 기업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히든 챔피언 기업들 덕분에 독일은 2004년부터 8년 연속 1천억 달러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유일한 선진국이며, 선진 G7 국가 중 1인당 GDP 성장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사뭇 다르다. 한국 중소기업의 효율성은 세계 50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주요국 기술무역수지배율은 0.33으로 세계 25위 수준이다. 국가 전체로 볼 때 중소기업의 부가가치와 생산액 비중(5인 이상 제조업 기준)은 2010년 기준 47%대에 불과하며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는 2010년 기준 5천100만원으로 대기업 1억 4천500만원의 35%에 불과하다. 독일,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중소기업의 효율성이 오히려 대기업보다 높으며 둘 간의 격차가 크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소기업-대기업 효율성은 그 격차가 크며, 국가별 비교에서도 독일의 53.8%, 미국의 59.7%에 그친다. 중소기업의 효율성이 높을수록, 대중소기업 간 효율성 격차가 적을수록 국가 경쟁력이 높음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가 선진 일류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경기도는 반월시화공단 등의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하여 파주포천 등 북부권, 오산평택 등 남부권에 골고루 중소기업이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300인 이하 중소 제조업체의 35%가 존재하는 곳이다. 또한 국내 우수 대학이 입지하고 있어 우수한 인력이 존재하며, 인천공항평택항인천항 등 물류 인프라 역시 우수하다. 이러한 인적물적 인프라를 잘 활용한다면 기존 중소기업을 세계적 강소기업으로 육성할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다만 기술고도화 등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술사업화, 연구개발 등에 충분한 자금 지원이 필요한데, 국내 기술금융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쉽지 않은 부분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올해 총 24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경기도형 강소기업(G-star기업)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개발, 기술사업화, 마케팅 등 가치사슬상 전 분야에 걸친 지원을 통해 지역 중소기업이 세계적 강소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지원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사전기업진단을 통한 상향식 사업진행, 경기중기센터경기테크노파크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 전문기관의 공동사업수행, 기업지원한도 상향 등 사업추진체계 혁신을 단행했다. 그 결과 기업진단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분야를 지원할 수 있을 전망이며, 이는 곧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기술력을 가진 강소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면서 국가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장 영 근 경기도 기업정책과장

[기고] 완장

어느 대기업 임원이 미국 출장 중 기내에서 여승무원을 폭행해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품격을 갖춰야 할 지도층이 말도 안 되는 일을 저지른 것이지요. 급기야 네티즌들이 신상 털기에 나서 그의 인적사항이 인터넷에 떠돌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상무로 승진해 처음으로 일등석을 타보니 기고만장 뵈는 게 없었던 모양입니다. 급기야 미국 FBI가 출동했고 귀국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지요. 어느 군수가 군청 예산으로 자기 땅에 축대를 쌓은 게 말썽이 되기도 했습니다. 자격이 없고 완장을 권력으로 아는 사람이 완장을 차면 문제가 생기고 세상이 시끄러워지는 게 세상이치인 것이지요. 해마다 시민의 날엔 지역에서 봉사하고 지역을 빛낸 사람을 문화상 수상자로 선정해 시상합니다. 어느 시의 부시장으로 옮긴 지 두달 정도 되었을 때 문화상 심사위원회를 주관하게 되었지요. 저는 아직 후보자들을 알 수가 없어 회의 운영만 하고 평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공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문화상 심사가 공정치 않았다고 항의가 들어왔다는 것이지요. 탈락된 사람이 밤중에 시장에게 전화로 항의를 하고 자신으로 번복되지 않으면 가맹경기단체장을 그만두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기가 막힐 노릇이었지요. 완장은 봉사자들에게 주는 상징물 제가 일갈했습니다. 그런 정도의 근량을 가진 분은 단체장 자격이 없다 봉사가 생명인 단체장 자리를 무슨 벼슬로 아는 사람이 있다는 건 시민들이 불행한 일이라고 말이지요. 사회단체장은 봉사를 하는 분들입니다. 그런데 문화상 수상자로 선정이 안 됐다고 해서 단체장을 그만두겠다고 엄포(?)를 놓은 건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일입니다. 선정된 수상자도 단체장이고 공적이나 경륜을 봐도 공정한 심사결과였는데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지요. 2011년 오사마 빈라덴 사살작전 상황실 사진을 보고 세계인들은 입을 모아 이것이 미국의 힘이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공군 준장이 중앙에 앉아있고 오바마 대통령은 작은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지요. 힐러리 클린턴 장관 등 다른 장관들도 옆자리에 비켜 앉아있거나 서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요. 대통령은 어느 자리에서든 중앙 상석에 앉는 게 머릿속에 고정관념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네 완장 찬 사람들은 어느 곳에서나 대접받기를 원하지요. 심지어 외국에 나가서조차 그런 일이 심심찮게 벌어져 망신을 당하기도 하지요. 사람들은 때로 사람이 완장 차더니 완전히 달라졌어라는 말을 푸념처럼 내뱉곤 합니다. 평소엔 안 그랬는데 일정한 지위에 오르더니 달라졌다는 말이지요. 세상에 완장 찬 사람치고 거들먹거리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축사를 시키지 않는다거나 좌석배열이 잘못됐다고 고함을 치며 행사장을 떠나는 완장을 수없이 보았지요. 통리장, 주민자치위원장직을 완장으로 여기는 분도 보았습니다. 처음엔 안 그랬다가 사람들이 예우를 해주니 자기도 모르게 변하고 완장을 벗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다 잘못되는 일도 생기지요. 자격 없는 사람이 완장을 차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소불위 권력으로 생각하면 안돼 완장은 사회 공익과 질서 유지를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상징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완장을 차면 다른 사람들이 받들어모시고 예우를 해주니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다는 착각과 탐욕이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꿀맛을 맛보면서 이성을 잃게 되고 마약과 같은 중독현상에 빠져드는 것입니다. 완장이 갖는 상징성은 중요하지요. 완장을 달아준 사람들을 보살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완장을 권력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말이지요. 완장을 찰 사람이 차고 완장이 완장답게 쓰일 때 세상이 바로 설 것입니다. 홍 승 표 용인시 부시장

[기고] 소통의 시대, 길의 미학

길과 관련하여 물었을 때 예전 같으면 역사시간에 배웠던 실크로드나 차마고도 등을 먼저 기억했겠지만, 최근에는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 등을 먼저 떠올린다. 길이 갖는 기능과 의미가 많이 변화됐다는 뜻일 것이다. 길은 한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한 사람 두 사람의 발걸음이 모이고 더해지면서 다져지고 넓어져서 생기게 된 것이다. 길이 있는 곳에 마을이 형성되고, 길이 만나는 곳에 시장이 탄생하며, 길옆으로 행인들이 쉬어가는 주막이 생겨나기도 한다. 이렇듯 길 위에 인간의 삶과 문화가 쌓이고, 그 위에서 소통이 이뤄지게 된다. 그러나 교통수단의 발달로 길의 주체가 사람에서 자동차로 변하면서 길의 의미는 이동을 위한 통로로 한정됐고, 길 위에 흐르던 이야기가 상실됐다. 다행히도 최근 건강한 삶, 느린 삶에 대한 가치가 부각되면서 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길이 목적지에 닿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연과 역사, 문화를 이야기하는 소통의 공간으로 기능을 회복하기 시작한 것이다. 길은 여유를 가지고 문화를 향유하며 걷는 사람들에 의해 그 의미가 완성된다. 걷기의 매력은 몸과 마음의 건강뿐 아니라 자아성찰, 자연과의 동화, 문화의 체험, 사람들과의 소통을 가능하게 해 준다는 데 있다. 걷기는 뇌의 자율신경 기능을 원활하게 해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이 된다. 경쟁에서 벗어나 잃었던 나를 재발견하고 새로운 삶의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자아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걷기는 자연과의 소통의 시간을 제공한다. 바람소리와 들꽃의 향기, 자연경관의 아름다움을 몸으로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존재한다. 또한 낯선 문화와의 조우를 통해 다른 문화를 이해하게도 해주고, 각각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같은 듯 다른, 길가의 풍경이 만들어내는 낯설음은 고즈넉한 돌담과 앞마당의 장독대를 통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면면을 떠오르게 하고, 짧은 눈인사까지 하게 되면 그 낯설음은 정겨움으로 바뀐다. 세계 도보여행객들에게 꿈의 코스로 알려진 산티아고 순례길, 이 길의 가장 큰 비밀은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아플 때 약을 나눠주고, 목마를 때 물을 건네고, 배고플 때 밥을 해주는, 마치 자원봉사 협회에서 나온 듯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나눔이 순례자에서 순례자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길을 모티브로 한 제주 올레길에도 방향을 알려주는 리본을 달고 쓰레기를 주우면서 올레코스를 가꾸어가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길이 만들어지고 걷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나눔과 봉사와 같은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쓰레기가 버려지거나 자연과 농작물이 훼손되고, 여행객과 주민들이 사이에 마찰이 생기기도 한다. 길이 갖고 있는 소통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길을 걷는 여행객들의 주의와 주민들의 이해가 함께해야 한다. 자연환경을 가꾸고 풍광을 지켜온 주민들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으로 오며가며 만나는 주민들에게 정다운 미소, 눈인사로 고마움을 표현하자. 그리고 주민들은 농촌을 찾아오는 여행객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또 방문할 수 있게 열린 마음으로 대해보자. 최근 농촌진흥청에서는 농촌의 아름다운 풍경과 따스한 인심을 느끼며 걸을 수 있는 마을길 30곳을 소개하고, 이 길을 농촌주민들이 어떻게 가꾸고 운영해 나갈지 다룬 책을 발간한 바 있다. 길따라 꽃들이 피고 새싹이 돋는 이 봄에 아름다운 풍경과 따스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농촌 마을길을 걸으며 소통의 의미를 새겨보았으면 한다. 안 옥 선 농촌진흥청 농촌환경자원과장

[기고] 디스렉시아(난독증) 관련 지원 조례를 제정하면서

며칠 전 큰 아이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나는 무슨 책이니하고 물었다. 책 제목을 보니 세계 여행을 하며 배운 경제학이란 책이었다. 재미있니하고 물으니 아들은 학교에서 토론한다고 읽어 오라고 했다고 한다. 다 읽었니 하고 묻자 표시한데까지만 읽으라고 했는데 한번 끝까지 읽어보려고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책을 보니 표시한 부분을 이미 한참 지나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 열심히 해라고 격려해 주고 큰 아이방을 나오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아직도 그 책이 책상 위에 놓여 있다. 나는 혹시나 해서 아직 다 읽지 못했니하고 묻자. 아들이 다시 읽는 거예요 몇 번, 세 번이요 그래 세 번 읽으니 내용이 어떠냐라고 묻자 읽을 때마다 다른 것 같아요 재미있어요. 재미있다. 나는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재미보다는 힘들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한 것 같다. 내가 가장 부러운 것은 큰아이의 책 읽는 능력이다. 일전에 군포시장이 주신 가시고백이라는 책을 읽었다. 나는 2주에 걸쳐 읽었지만 큰아이는 단 하루만에 그것을 읽어버렸다. 큰 애는 평소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학원을 보내지 않아도 학교 성적 또한 매우 우수한 편이다. 나는 요즘 디스렉시아(난독증)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경기도의회 차원에서 지원조례를 제정하려고 하고 있다. 디스렉시아(난독증)란 지능, 청력, 시력 등이 모두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언어와 관계되는 신경학적 정보처리 문제로 인해 글을 원활하게 읽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증상으로서 학생 중에는 IQ가 정상 범위이고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성적이 노력한 만큼 나오지 않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런 아이들이 바로 디스렉시아(난독증)를 겪고 있는 아이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디스렉시아(난독증)는 질병이나 장애가 아니고 두뇌의 불균형으로 인해 언어적인 기능이 부족한 것을 말한다. 디스렉시아를 가진 사람 중에는 좌뇌보다 우뇌가 더욱 발달돼 직관적, 정서적, 공간적 기능이 뛰어난 사람이 많이 있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은 좌뇌 편향적인 유형의(암기형식) 교육으로 인해 디스렉시아 학생들은 학습부진 현상이 생기고 이로 인해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학업을 포기하는 상황이 이루어지고 결국 반항, 폭력, 행동장애 등 2차적인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디스렉시아(난독증) 관련 증세를 보이는 학생에 대한 전문적인 실태 조사나 연구가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에서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는 학습부진문제 관련해 학생들의 신경, 생리학적인 접근이 아닌 잘 가르치고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면 학습부진 문제를 해결 할수 있다는 교육적인 문제로만 접근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학습부진 문제 관련하여 다각도로 연구하고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데 ADHD, 디스렉시아(난독증)이다.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은 디스렉시아(난독증)관련 학생들의 실태조사와 연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원해 학습부진학생들에 대한 부모, 교사, 사회의 편견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주고 학생들의 미래 창조적인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디스렉시아(난독증) 관련 지원 조례를 제정하려는 이유는 충분히 공부를 잘하고 사회의 큰 인재가 될 수 있는 아이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신경, 생리학적 원인으로 인해 학습부진요인이 발생하고 결국 학업을 포기하여 사회의 필요한 인재가 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개인과 사회 모두가 피해자다. 조례를 제정하여 수많은 아이들이 디스렉시아(난독증)로 인해 학습과 교육의 기회를 잃지 않게 하고 또한 학습부진원인에 대해 부모 , 교사, 사회가 다각도로 인지하는 계기가 되어 디스렉시아(난독증)를 겪는 학생들이에게 나도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새로운 기회와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정 기 열 경 기도의원

[기고] 학교폭력, 그 근본적인 대안이 없는가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3월 개학 이후 또다시 연일 학교 폭력에 대한 사건 사고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제 그 유형마저 너무 다양하고 흉포화해 놀랍다 못해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심지어 교사가 수능 답안을 빼돌리고 금품이 오가는 사건마저 반복되어 벌어지는 교육현장이 되었다. 사건이 생길 때마다 해당 기관과 많은 사회단체가 대책을 쏟아내고 노력하고 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끝이 없어 보인다. 과연 이렇게 만연되고 있는 학교폭력과 교육현장비리문제 그 해결법은 없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한다. 있다. 없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있다. 다만, 우리는 늘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 하루아침에 해결하려는 조급함과 졸속 대안이 문제였고, 범사회적, 범국가적 근본적인 대책이 부족했던 것이다. 최근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을 이야기하는 책까지 두 종류나 출간된 것을 보았다. 매우 자세하고 잘 정리된 내용이었다. 이러한 분위기로 계속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필자도 용기를 얻어 그간 학교 교육에 직간접적으로 10여 년 이상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 폭력근절을 위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해 본다. 책임있는 교권 지금보다 강화돼야 먼저 교권문제이다. 우리는 어느 날 갑자기 인권과 교권 사이에서 너무 지나치게 인권을 중요시 한 나머지 다소 교권이 약화되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한다. 학교의 주인은 분명히 학생과 교사다. 주인은 분명한 주인의식이 필요하다. 강조된 인권 속에서 약화된 교권은 교사로서의 의무를 다하기보다 방관해야 하는 쪽으로 기울 수 있다. 책임 있는 교권이 지금보다는 강화돼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인권의 강조도 잘못된 것이다. 다음으로, 교사양성제도를 고려할 때다. 현재 초등학교는 교원대학에서 초등학교 전문교사를 양성하고 있지만 중고등학교 교사는 사범대학이 없어지면서 어쩌면 성적 순위의 채용 방식이 아닌가 싶다. 4년제 대학에서 전공보다는 부전공으로 선택한 교직과목과 일정 학점을 이수하고 임용고시를 통해 채용하고 있는 현행 교사채용 방식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고 보인다. 어느 직업도 그렇겠지만, 특히 교사는 천직이다. 처음부터 교사로서의 자질과 학생들을 지도할 품성과 사명감이 있는 사람이 4년간 교사로서의 자격을 연마하고 교육 현장에 서야 한다 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교사에게는 학생들도 더욱 신뢰할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사범대학의 부활을 논의할 때라고 보인다. 셋째, 현재 각 학교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간제 교사채용제도 또한 고려해야 한다. 어떤 형태로든 정교사 제도로 바뀌어 더욱 자긍심과 책임감 있는 교사의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네번째로 가정교육이다. 귀한 자식 회초리 한 대 더 친다했다. 물리적 교육이란 것이 아니다. 오늘날 부모님들께서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 거의 없다. 자녀를 볼 때마다 뭔가 부모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애틋하고 안타까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생각이 짙어지다 보면 자칫 과잉보호가 될 수 있다. 교육과 과잉보호는 냉정히 구별해야 한다. 우리 부모들께서 다시 한 번 깊이 고려할 때다. 마지막으로 범사회적 대책으로 이웃 공동체 형성이다. 안다는 것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 서로가 서로를 알면 언제 어디서나 교육이 이루어지고 또 자연스레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리하여 구체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반상회를 다시 열자고 제안을 한다. 옛날과 같은 반상회가 아니라 자녀와 부모가 함께하는 이웃과의 반상회다. 내 이웃의 어른, 내 이웃의 아이들, 서로 알면 전 지역사회의 청소년 지도교육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나라의 미래, 온국민이 우선 해결을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복지, 노인, 환경, 교통 등 여러 문제는 하루라도 빨리 해결해야 하는 사회구조적 모순이요 문제이다. 그러나 학교폭력 문제, 이것은 그 무엇보다 이 나라의 미래가 걸려 있는 우리 자녀의 문제이다. 그 누구누구가 아니라 온 국민이,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 이 시간부터 당장,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우선 해결되어야 하고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이다. 이에 이 기회에 필자도 지면상에서 말만이 아니라 더욱 열심히 앞장서 현장에서 학교폭력근절을 위해 노력할 것을 지면을 통하여 다짐한다. 이 권 재 오산시학교운영위원 협의회장

[기고] 걸음마 뗀 농지연금 날다

농지연금제도가 도입된 지 3년째 접어들고 있다. 요즘 TV를 틀면 화두가 되는 것이 고령 인구의 급속한 증가로 인한 사회적 문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출범한 농지연금제도가 두돌을 넘기고 이젠 날개가 돋아 제법 날아 오르려한다. 농업인에 대해 노후 대책을 특별히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농지를 담보로 제공하고 해당농지를 계속 영농에 이용하면서 평생 동안 매월 일정 금액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농지연금은 분명 메리트 있는 제도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이러한 기대 속에서 2011년 1월 농지연금 제도가 출범하였고 그간 우리공사는 출범 2년여 만에 2천여건의 계약 실적을 올리고 있다. 먼저 도입된 주택 역모기지론과 비교할 때 도입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월등한 가입 실적을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연금 가입조건을 보면 부부 모두 65세 이상으로 영농경력 5년 이상 소유농지 3만㎡ 이하 농업인이면 족하다. 지원 대상자로 결정된 농업인은 농지은행에 농지를 담보로 제공 후 연금을 지급받게 되며, 연금을 받아오던 농민이 사망할 경우 배우자가 연금을 승계해 계속 받을 수 있으며, 현재 적용되는 이율은 년 4% 고정금리로 매월 받을 수 있는 금액은 300만원 한도 내에서 가입기간은 5년, 10년, 15년형과 종신형 중 할 수 있다. 가입 2년을 맞아 공사에서는 연금가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입동기를 묻는 질문에 자녀에 부담주기 싫어서와 다음으로 노후생활자금 부족을 들었으며 소득 비중을 묻는 질문에는 연금소득이 가구소득의 대부분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입장에서 연금 가입 시 가장 우려된 점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조기 사망 시 자녀에 상속가능 여부를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지연금제도가 조기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올 한해도 더 많은 홍보와 노력으로 연금혜택으로 환하게 웃으시는 어르신들이 늘어나기를 소망해 본다. 윤 상 익 농어촌공사 파주지사 농지은행팀장

[기고] 공무원이 더 힐링해야 하는 이유

얼마 전 TV에서 연예인 이경규씨가 왜 사는가?라는 질문에 내가 잘 되기 위해 산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답했을지 궁금했다. 얼핏 들으면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답변 같기도 하고, 과하게 솔직하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성공을 거둔 유명인이 이야기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경규씨 답변에 대한 궁금증은 우연의 일치처럼, 이경규씨가 진행하는 힐링캠프와 이름이 유사한 힐링아카데미에 참여하며 풀렸다. 힐링아카데미는 경기도청 간부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종의 교육인데, 나는 여기서 내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가족, 직장, 세상에 잘 할 수 있다는 답을 얻었다. 특히 마음에 와 닿은 강사의 말이 있다. 극심한 경쟁 속에 바쁘게 살아가면 몸과 마음에 병을 앓고 있는 우리, 그리고 우리사회는 힐링(치유)이 필요하며, 잠시 중단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보기,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실천하는 것으로 가능하다는 말이다. 생활 속에선 숲 체험, 자연식, 요가, 생활명상이 치유의 방법이 된다. 유기농으로 차린 밥을 먹으며 잠시 눈을 감고 맛을 느끼고 밥상에 오르기까지의 수고를 생각해보자. 운동 삼아 하는 등산길에서도 잠시 멈춰 주위에 귀를 기울이자. 그동안 지나쳤던 물소리, 새 소리, 풀 소리가 들리며 자연과 교감할 수 있다. 공무원은 국민에 봉사하는 책무를 지고 있다. 또한 한 가정의 일원으로,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 머슴으로서 개인이 잘 사는 것에 대해 미안하거나 이를 표현해서는 안 된다는 내면적 억제 속에 갇혀 있기도 하다. 국민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라도 공직자는 스스로를 항상 힐링해야 한다. 몸이 아프지 않고 마음이 행복해야 진심이 담긴 봉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교육은 건강관리의 중요성과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방향을 제시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교육이 보다 많은 분들에게 주어졌으면 한다. 연 제 찬 경기도 환경정책과장

[기고] 영어교사 채용의 혁신

며칠 전 의원간담회에서 오산 시내 6개 초등학교에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수급하겠다는 집행부의 보고가 올라왔다. 한국인 영어전문강사를 뽑는데 전액 시비로 한 학교당 연 3천만원씩 지원하며 주관은 교육청에서 한다고 한다. 교사 채용기준은 어떠한가 물어보자 정교사 자격증에 사범대를 나왔거나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자 중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교육청이나 시장 군수들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최근 열심히 홍보하고 있는 혁신교육은 무엇인데 영어교사채용은 전혀 변한게 없냐고... 우리는 지금까지 정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사범대를 나오고 영문학을 전공한 선생님들에게 영어를 배웠다. 그런데 우리의 영어실력은 어떠한가? 영어교사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영어를 잘하는 것이지 영문학을 전공하고 정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다. 영어통역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하는 것이지 영문학을 전공하거나 교사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다. 자격증 관계없이 누구나 기회줘야 나는 지금까지 영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영어를 잘하는 경우를 별로 보지 못했다. 영문과 출신은 영어를 잘한다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영문과 출신들도 인정하는 바이다. 요즘은 외무고시를 보지 않아도 외교관이 되고 박사학위가 없어도 실무를 인정받아 대학에서 강의할 수 있는 시대다. 적어도 혁신교육도시라면 초등 영어교사든 중고교 영어교사든 영어교사를 채용할 때는 자격증에 관계없이 누구나 영어교사가 될 기회를 주고 엄정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영어교사를 뽑는데 내 아이를 잘 가르칠 실력과 인품을 갖춘 사람을 뽑아야지, 실력보다 자격증 갖춘 사람을 선호하여 실력있는 많은 이들에게 아예 기회조차도 박탈해 버리는 것은 국가적인 손해이다. 여전히 교사자격증 운운하며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영어교사를 뽑으려면 혁신이라는 말을 외치지 말라. 제발 자격증에 얽매이지 말고 맑고 밝은 성격에 올바른 마인드, 출중한 영어실력과 창의력을 갖춘 영어교사를 뽑았으면 한다. 영어교사를 채용할 때는 서류전형을 없애고 아이들 반에 들어가 영어로 수학도 가르쳐보고 과학도 가르쳐 보는 시험을 봤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갖가지 질문을 한국어로 받아내는 과정도 거쳤으면 좋겠다. 이런 선발과정은 어느 학교를 나왔나, 어디서 공부했나와 관계없이 제대로 공부한 사람은 통과할 수 있는 과정이기 때문이고 이것이 진정한 평등이기 때문이다. nose라는 단어가 나온 김에 선생님! 코딱지는 뭐에요?하고 아이들이 물었다고 치자. 대부분의 선생님은 대답이 궁하면 책에 있는거나 제대로 알아라 하고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 자기가 모른다고 화내는 선생님이 아닌, nose나 eyes가 나왔다면 코와 눈 이외에 코딱지, 콧털, 콧잔등, 비염, 쌍꺼풀, 눈동자까지 같이 공부할 수 있는 선생님을 꿈꾸는 것은 과연 꿈일까? 혁신적 선발과정으로 뽑힌 영어교사들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충한 실력ㆍ인성 갖춘 교사 뽑았으면 혁신교사들이 영어로 된 동화 플란다스의 개를 아이들과 같이 읽으며 플랑드르 지방은 어디에 있고 왜 유명한지를 공부하고, 네로가 보고 싶어했던 17세기 플랑드르 회화의 거장 루벤스의 그림을 함께 보며 미술을 이야기하면 얼마나 좋을까? 영어가 미술이 되고 역사가 된다. 그것이 진정한 통합교육이며 혁신교육이다. 한 도시의 시장을 선택하려면 올바른 판단력과 명석함을 따져야지, 시장후보의 조건이 도시행정학을 전공한 자라면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최 인 혜 오산시의원 국제관계학 박사

[기고] 농촌경관을 가꾸어야 농촌이 산다

봄을 맞은 산과 들은 푸른 생명들로 생기가 넘치고 농촌은 분주하다. 흔히 농촌 하면 전원적인 아름다운 풍경이 있어 그곳에 가면 여유를 느끼며 왠지 마음의 고향 같은 향수를 갖게 한다. 도시의 혼잡함과 일상에서 벗어나 농촌을 지나치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가질 것이다. 농촌풍경은 자연적으로 주어진 자원일 수도 있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농촌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공동체나 구성원들이 그 자산을 소중히 가꾸고 만들어 가는 노력이 더 할 때 농촌 환경이 아름답고 새로운 가치를 확대 재생산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농업은 식량공급이외에도 공익적 가치인 대기정화, 수자원함양, 환경보전, 자연경관, 전통문화와 지역사회 유지 등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는데 농촌이 살아나야 하는 이유이다. 따라서 농촌경관을 가꾸는 것은 자원의 낭비와 비생산적인 활동이 아니며 1차 농업생산 활동과는 다른 선진국 농촌으로 가는 지름길일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농촌경관은 자연, 농업, 인공적 환경 등의 상호 작용으로부터 발생하는 가시적 산물이며, 도시경관과는 달리 농업생산과 관련한 공간적 영역이 농촌경관을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가 된다. 그 범위를 더 넓게 해석하자면 농촌경관이란 결국 사회역사문화적 요소인 농촌주민의 가치관, 사회제도, 역사와 관습, 농업기술 그리고 자연과 오랜 세월 작용하여 형성된 촌락의 입지 및 형태, 농지의 형태, 건축의 형태 등을 모두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농촌은 과연 체계적으로 가꾸어 지고 있는가? 겉보기에는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연적인 면이 많을 뿐이며 대부분의 농촌경관은 선진국 농촌처럼 유지보존이 잘되지 않고 있다. 특히 수도권지역 농촌의 내실을 들여다보면 시급히 농촌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되돌릴 수 없는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다. 농촌경관을 외면한 채 마을 구석구석까지 무계획적으로 들어선 창고형 공장들이 농지와 산림을 잠식하여 난개발이 이루어지고 이농과 농촌인구 감소로 발생한 폐농가옥과 망가진 시설물은 흉물이 된 채 방치되고 있고, 물고기가 살던 깨끗한 실개천은 골짜기 마다 들어선 축사에서 흘러나오는 분뇨와 지역 생활하수로 오래전의 추억거리가 되었고, 수거되지 않고 방치된 폐비닐과 농약병 그리고 생활 쓰레기들로 경관은 물론, 생활환경까지도 열악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으로 나온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지역의 전원적인 풍경과 스위스 알프스산맥의 한 폭의 그림 같은 농촌을 보고 정말 부러워 한 적이 있다. 이웃나라인 일본 홋가이도의 비에이(美暎)읍은 경관농업과 연계하여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고 한다. 경기도지역에도 일부이긴 하지만 양평, 이천의 산수유축제와 같이 농산자원을 잘 유지 보존하여 도시민에게 볼거리를 주고 있고 잘 가꾸어진 농촌 체험마을과 관광농원들이 소득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타 지역의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경관직불제 사업을 시범적으로 도입하여 성공한 사례들이 있는데 강원도 평창의 봉평 메밀꽃과 전북 고창군의 청보리를 대상으로 한 경관농업이 성공한 사업으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농촌경관을 보존하고 가꾸기 위해서는 농촌이 생산적 공간의 한계에서 벗어나 어메니티와 농촌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새로운 인식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누구나 머물고 싶어 하는 경관이 아름답고 쾌적한 우리농촌이 있을 때 그것이 농촌의 존재감을 높이고 부를 창출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이 해 길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연구소장

[기고] 不老河(부라오허) 강변의 진혼제

지난해 대학생 30명과 함께 우리 선열들의 독립운동 발자취를 따라 중국 중서부 지방을 탐방하는 기회가 있었다. 학도병으로 끌려갔던 우리 청년들이 일본의 쓰카다 부대를 탈출하여 중경의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찾아가는 구국장정 6천리 길의 험한 여정을 답사하는 코스였다. 7월의 땡볕 아래에서 드넓은 중원 땅을 맨몸으로 일본군의 감시를 피해가며 오직 조국을 구하기 위한 일념 하나로 임시정부를 향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우리는 출발했으나, 처음의 분위기는 다소 관광을 겸한 듯하였다. 그러나 상해임시정부청사를 견학하고 윤봉길의사 거사 장소인 홍구공원을 견학 후, 구국의 길에 들어섰다가 산화하신 선열들을 위한 진혼제를 지내기 위해 강소성 서주시에서 不老河 강변을 찾았을 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엄숙한 분위기로 모두들 경건한 자세가 되었다. 진혼제를 준비하는 동안 우리나라의 60년대를 사는 듯한 중국 현지 동네사람들이 나와서 구경하고 동네 아이들은 남은 음식을 먹기 위해 우리를 빙 둘러쌌다. 진혼제가 끝난 후 단장의 제의로 남학생ㆍ여학생으로 팀을 나누어 즉석에서 태극기를 만들기로 하여, 단장님의 런닝셔츠 2장으로 각자 태극기를 만들었으며 모두들 신중하고 즐겁게 참여하였다. 나뭇가지를 구해서 태극기를 걸고 제단 앞에 세운 후, 그 당시 독립군들이 불렀던 애국가(나라를 빼앗기고 국가가 없어서 현재 애국가의 가사를 외국곡에 붙여 불렀던)를 모두들 목청껏 불렀다. 순간 알 수 없는 감격으로 가슴이 뭉클하였고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코끝이 찡하다. 지도교수의 당시 독립운동가들의 활동무대 및 활약상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굵은 빗방울까지 떨어져 분위기는 더욱 엄숙하여 비장함까지 감돌았다. 선열들은 이 비를 피할 때가 없어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조국 대한민국을 되찾기 위한 구국애족의 길을 걸으며 혼신을 다하였을 것이다. 독립운동가 장준하 선생은 저서 돌베개에서 이렇게 서술하였다. 부라오허의 애국가는 이들의 장정과 독립의 감격을 보여 주는 곳이다. 중국의 아침 햇살이 우리들 눈망울마다에서 빛났다. 한포기 풀잎의 이슬방울처럼 우리들의 순수가 눈망울마다에 맺혔던 것이다. 지고의 순수는 우리를 그토록 감동시켜 주었다. 아직도 나는 그 불로하 강변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잊지 못한다. 가슴에 아로새겨진 조국애의 결의, 애국가의 힘이 그처럼 벅찬 것임은 아직도 감격스러운 회상의 과제로 내 가슴에 남아 있다. 내가 한반도의 자손임은 애국가를 부를 때마다 새삼스러워진다. 그 강변에 선 이후부터.(돌베개 77~78쪽) 지금 우리 세대 대부분은 4ㆍ13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일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한다. 아니 별로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남의 나라 한 귀퉁이 임시정부 청사에 펄럭이던 태극기를 바라보며 전율을 느끼고 남의 나라 곡에 가사를 붙여 애국가를 부르며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태극기가 휘날리도록 하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선열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우리는 잊고 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3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94주년이 되는 날이다. 잠시 짬을 내 자녀들의 손을 잡고 독립기념관이나 서대문 형무소등 독립운동가들의 혼이 깃들어 있는 현충시설을 찾아보는 것도 뜻깊은 일로 여겨진다. 또 중국 여행이 계획되어 있다면 상해임시정부청사를 꼭 들러서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통성을 지키고 국가와 민족을 구한 순국선열들의 얼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기를 기원해 본다. 이 명 숙 국립이천호국원 현충과장

[기고] 사업자등록

요즘은 실업문제가 너무 심각해서 취업을 포기한 청년들과 직장에서 자발적이든지 비자발적인 이유로 퇴사하고 창업세계로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다. 창업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출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창업에서 성공에 이르기까지 여정은 험난하고 고통스럽다는 뜻이다. 창업하게 되면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창업자가 챙겨야 하는데, 창업 시 세무는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문제다. 일단 창업하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사업장 담당세무서에 찾아가서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는 일이다. 사업자등록이란 사업자의 인적사항과 사업사실 등 과세자료를 사업장 담당세무서에 올리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태어나면 출생신고를 해서 주민등록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업자등록이 완료돼야 창업자는 부가가치세법상, 법인세법상, 소득세법상 납세의무자가 된다.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는 방법은 담당세무서 민원실을 방문해 사업자등록신청서를 작성하고 제출하면 되는데 이때 몇 가지 첨부서류가 필요하다. 법령에 따라 허가, 등록, 신고하여야 하는 사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경우 첨부서류로 사업허가증, 사업등록증, 신고필증 등의 사본이 필요하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사업장을 임차해서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는 첨부서류로 사업장 임대계약서 사본이 필요하다. 그리고 1개의 사업장에는 1개의 사업자가 들어가는 것이 세무당국 실무 지침상 원칙인데 간혹 1개 사업장에 2개 이상의 사업자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사업자등록 신청자는 1차 임대인과 맺은 전대계약서와 건물 소유주의 전대동의서가 필수서류로 사업자등록 시 첨부돼야 한다. 이렇게 세무서에서 위에서 언급한 첨부서류 등을 확인하는 이유는 해당 사업장이 서류로만 존재하고 실체가 없는 가공업체가 아닌가 하는 여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 이렇게 사업자가 사업자등록을 담당세무서에 신청을 하고 나면, 담당세무서는 신청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사업자 등록증을 발급해야 한다. 사업자등록증을 받는 순간 해당 사업자는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거나 발행받을 수가 있게 된다. 세법에서는 사업자등록신청 전에 거래에 대한 매입 시 부담했던 부가가치세는 환급을 해주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사업자 등록 전 매입 시 부담했던 부가가치세 중 사업자 등록 신청일로부터 역산해 20일 이내의 것은 환급을 해주고 있다. 실무적으로 볼 때 사업자등록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왜냐하면, 창업하다 보면 사업을 준비하는 기간과 창업 후 사업 초기에 가장 많은 지출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지출에 포함된 부가가치세를 사업자등록을 일찍하면 전부 환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업자등록 전에는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을 수 없으므로 어떻게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느냐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세법에서는 사업자등록 번호가 없는 경우 사업주의 개인 주민 번호를 통해 세금계산서를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러므로 신청일 전 20일 이내에 거래 시 부담한 부가가치세는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참고로, 개인 사업자는 상관없지만, 법인 사업자는 사업자 등록과 법인설립등기와는 전혀 다른 개념임을 알아두자. 법인 사업자 등록은 세무당국의 과세행정 안에 등록하는 절차를 말하지만, 법인 설립등기는 법인격 생성의 기준점이 되는 절차를 말한다. 보통 실무적으로 법인 설립등기를 완료한 후에 법인 등기부 등본을 지참해 담당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신청한다. 세무사로서 사업자등록신청 대행 업무를 수임하고 갓나온 사업자등록증을 납세자에게 가져다줄 때 사장님들의 얼굴을 살짝 엿보면 보통 설렘과 새로운 다짐이 그 표정에 많이 드러난다. 창업하신 사장님들! 부디 오랫동안 그 다짐들 기억해서 대박신화 창조하시길 기원해 본다. 이 범 윤 세무사

[기고] 미래 밥상을 책임질 농업생명공학기술

다가올 미래에는 여러 가지 새로운 변화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점점 나빠지는 작물의 생육 환경이다. 선진국들은 앞 다투어 이산화탄소 배출을 규제하고 탄소거래제를 시행하자고 하나 선뜻 실행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또 하나의 커다란 당면과제는 인구증가이다. 현재 지구상의 인구는 약 72억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데, 최근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는 약 90억 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출산율 저하와 의료기술 발달에 따른 인구 고령화로 점점 경제 활력이 위축되고 있지만, 아프리카나 동남아 지역 등 저소득 국가에서는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이를 부양하기 위한 식량공급이 중요해지고 있다. 식량과 마찬가지로 물 또한 점점 부족해질 것이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의 확보를 위해 아껴 쓰고 재활용해서 쓰는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문제들로 미래는 장밋빛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특히 식량과 관련해서는 인류 생존문제가 달려 있기에 더더욱 염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2011년 말까지 미국, 러시아 등 주요 농산물 수출국이 가뭄 등에 시달렸다. 이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밀, 옥수수, 콩 등 주요 작물 가격이 급상승하였으나, 최근 남미와 미국 등의 농산물 작황이 좋아져 농산물 가격은 다시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쌀을 제외한 곡물 자급률이 낮은(22.6%) 국가는 언제든지 국제 곡물가 상승에 따라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기 쉽다. 만약 수출국으로부터 곡물을 들여오지 못하면 식량 및 사료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것이다. 그럼 앞으로 미래 식량 확보를 위해 어떤 기술들이 개발되어야 할까? 첫째, 작물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이다.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겠지만 단위면적당 높은 수확량을 기대할 수 있는 우량종자의 육성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육종방법 이외에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하여 생산성과 관련된 농업적 특성을 극대화하고 우수한 유전자를 작물에 도입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불량환경에 저항력이 강한 작물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 가뭄, 풍수해 등의 기상재해가 빈번히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한 돌발 병해충 발생은 작물 생육을 저해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앞으로는 불량환경이나 병해충에 강한 유전자를 작물에 도입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시켜야 한다. 최근 미국, 브라질 등에서는 생명공학기술로 가뭄에 강한 작물을 개발하여 상업화를 준비 중에 있다. 셋째는 영양성분의 강화이다. 선진국에서는 주곡작물 이외의 과일과 기타 건강보조성분의 섭취 등으로 주요한 영양성분을 보충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아프리카 등 후진국에서는 유용 영양성분을 섭취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주곡작물에 영양성분을 포함시켜 누구나 쉽게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도 미래에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1960년대 미국의 노먼 볼로그(Norman Ernest Borlaug) 박사는 초다수성 밀을 개발하여 전세계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녹색혁명을 이끌었다. 우리 또한 다가올 미래에 식량 확보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통해 제2, 제3의 녹색혁명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주도하기 위해서 선진국의 다국적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농업생명공학기술의 개발, 전문가 육성에 힘을 실어야 할 때이다. 조 현 석 농촌진흥청 국립농업 과학원 농업생명자원부 생물안전성과장

[기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약속 - 정책선거

약속은 우리의 일생사를 지배하는 하나의 생활양식이다. 약속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약속은 지킨다,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지킬 생각이 없거나 일시적 모면을 위한 것은 약속이 아니라 거짓이거나 속임수와 다름없다. 선거에서 유권자를 상대로 한 약속은 공약(公約)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공약이 지키기 위한 공약이 아니라 공약을 위한 공약(空約)이 난무하게 되면, 유권자의 정치불신을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반드시 고쳐져야 할 일이다. 이러한 현실을 바로 잡기 위해 2006년 5월 31일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매니페스토(정책선거)운동이 시작됐다. 매니페스토는 선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대 포장된 장밋빛 공약 내지는 지킬 수 없는 헛공약과 달리 실현 가능한 선거공약으로 분명한 목표치와 이행기한, 재원확보 방법, 우선순위 등이 망라된 체계적이고 구체화된 선거공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매니페스토 운동은 유권자로부터 큰 호응을 받으며 선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우리의 선거풍토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으면서 그동안의 선거형태에 일대 전환을 가져온 계기가 됐다. 이미 정책선거문화가 정착된 해외 선진국의 예를 보면, 1997년 영국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는 매니페스토 10대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집권에 성공했고, 2003년 일본 가나가와현 지사 선거에 출마한 마쓰자와 시게후미는 매니페스토 37가지를 발표해 당선되기도 하였다. 또한, 매니페스토 운동은 선거에서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되는 것을 넘어 당선자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도구로 사용되고 있는데, 영국에서는 매니페스토에서 제시한 정책이 실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진 사례가 있기도 하다. 돈으로 표를 사고자 하는 후보자나 돈에 표를 파는 유권자가 있는 한 모든 주민이 염원하는 공명선거는 요원해 질 수밖에 없다. 선거는 주민이 참여하여 주권재민(主勸在民)을 실천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다. 우리는 정치인이 돈에 흔들리는 유권자,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유권자를 결코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같은 지역,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표를 주는 연고주의의 장막을 걷어내고, 어느 후보자의 공약이 우리에게 필요한 정책인지, 유권자를 현혹시키기 위한 선심성 공약은 아닌지, 진정으로 지역주민을 위해 봉사할 자세를 갖추고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피고 비교해 보는 관심과 지혜가 모여야 보다 나은 지역대표자를 뽑을 수 있다. 이제 후보자등록이 마감되어 가평군수와 경기도의원 보궐선거의 후보자가 정해졌다. 이제 유권자들은 각 가정에 우송되는 선거공보와 정책공약알리미 홈페이지(http://party.nec.go.kr)를 통해 각 후보자의 됨됨이와 정책을 꼼꼼히 살펴 어느 후보자가 신뢰할 수 있고 실현 가능한 정책을 제시하는지를 눈여겨보아 지역의 참 일꾼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번 보궐선거가 더는 금품이나 흑색선전 등 불법 행위에 물들지 않는 진정한 주민들의 축제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 재 광 가평군 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기고] 도시숲, 숲과 인간이 상생한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를 거치면서 도심 속의 녹지 공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해진 반면 국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쾌적한 생활환경과 생활권 주변의 녹지 공간에 대한 수요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바쁘고 건조한 현대인들에게 숲 속에서 찾는 여유와 휴식은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덜어줄 뿐 아니라 안정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도시숲은 도시 속의 숲, 숲속의 도시를 지향하는 녹색사회기반시설(Green infrastructure)로 생태적으로 건강한 녹색 네트워크 구축과 이용하는 시민들의 문화 공간, 여가공간의 역할까지 담당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도심경관으로 보전가치도 높고, 도시열섬 현상 및 각종 소음 완화, 대기정화 등 우리가 알게 모르게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도시숲 느티나무 한 그루는 연간 1.8t의 산소를 방출하는데 이는 성인 7명이 연간 필요로 하는 산소량과 맞먹는다고 한다. 이렇듯 도시숲은 우리 현대인들이 살아가는데 있어 꼭 필요한 건강과 휴식을 위한 자연 공간이기에 이제는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의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시숲을 조성ㆍ관리하고 있으나 도시숲의 주인은 어디까지나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이다. 조성된 도시숲을 그저 이용하는 단계를 벗어나 도시숲 내의 시설물이나 경관이 훼손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은 물론 숲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그 지역의 특색에 맞는 다양한 이야기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담아냄으로써 테마가 있는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 나아가 지역의 대표 아이콘이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오로지 시민들의 몫이다. 숲은 더 이상 도시생활과 현대 문명으로부터 격리되어 있지 않다. 도시숲은 이제 우리 생활 가까이서 도시생태계 회복과 지역 생활환경의 개선을 넘어 사람들 심신안정을 돕고 피곤한 삶을 치유하는 녹색 생활공간으로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도시산림공원, 도시 공한지와 건물 옥상에 조성된 녹지, 가로수, 학교 숲, 마을 숲, 휴양ㆍ관광지 등에 연접한 경관 숲 등 다양한 형태와 유형으로,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도시숲 만한 곳이 또 있겠는가? 휴양과 휴식이 그리운 도시인들이여! 이번 주말에는 가까운 도시숲을 찾아가보자. 쾌적한 공기와 자연이 주는 무한한 에너지가 바쁜 일상생활에 힘들어 하는 당신의 스트레스는 말끔히 씻어주고, 재충전을 위한 알파파는 증폭될 것이다. 당신을 위한 가장 저렴한 힐링이 바로 거기에 있다. 조 갑 대 서울국유림관리소장

[기고] 문화수지와 문화마케팅에 대한 단상

밸런스(Balance收支,균형)라는 단어를 현실적으로 느끼게 된 것은 대학원에서 국제경제를 공부할 때였다. 수지(收支)라는 개념을 배울 때 무역수지, 관광수지 등을 포함하고 있는 경상수지의 적자흑자로만 표현되었었고 산술학적인 인식의 언어였다. 그렇다면 과연 문화예술에도 수지라는 개념이 적용될까?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정의의 여신 디케(Dike)는 한 손에 저울을, 다른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고 눈은 안대로 가려져 있는데, 이는 밸런싱하면 떠오르는 모습이다. 베르메르(Vermeer.jan1632~1675)의 유화작품 저울을 든 여인에서는 임신부의 여성이 안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밸런싱하려고 하고 있다. 저울판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그 옆에 진주가 보인다. 상기의 두 가지 예가 인문학적인 밸런스로 전환되어가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주위에서 발생하는 예술과 문화, 사람들 간의 불만족에 관한 밸런스(거리감ㆍ균형)를 광의의 의미로 문화수지(Cultural Balance)라고 명명하자. 일반적인 문화수지를 쉽게 풀이하면, 싸이 열풍을 예를 들 수 있다. 싸이를 필두로 한 세계적인 K팝 열기 여파로 지난해 한국은행이 조사한 문화수지는 8천550만 달러(약 933억2천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필자는 광의의 문화수지와 마케팅의 상관관계 및 그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지방자치단체와 문화관련 산하기관이 실시하는 공연의 질과 회수(양)에 대한 시민들의 니즈(Needs)와의 밸런스다. 필자는 초기에는 공연의 횟수가 질보다 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마케팅의 일차원적인 목적을 공공성의 확보라고 전제할 때 이야기다. 두 번째는 지원기관이 시행하는 홍보판촉의 밸런스다. 민간기업의 영업, 조직, 마케팅을 경험한 필자로서 지자체(산하기관)의 홍보마케팅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여기에 관광 활성화란 명제가 삽입되면 해외비지니스 노하우도 필요하다. 10월 개최하는 국제축제를 한 달여 앞두고 해외방송 광고를 하는 것은 전시행정이다. 외국인이 그 광고를 보고 수원방문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광고는 행사 개시를 앞두고 지역방송, 매체, 라디오, 전단지 배포 등의 방법으로 차별화 및 특화된 홍보판촉 밸런스를 유지해야 한다. 세 번째는 민간기업 및 산하기관의 조직운영과 맨 파워(Man Power) 관련 밸런스다. 민간기업에선 팔지 못하면 죽는다라고 말하곤 한다. 신상품 개발, 단가 결정, 홍보판촉 등 일련의 제품수명주기(PLC : Products Life Cycle)의 전 과정을 혼절과 절망감을 느끼면서 최선을 다하는 기업이 생존한다. 마지막으로 지자체와 산하기관 직원 간의 밸런스다. 전문지식 및 역할분담과 관련한 밸런스는 통상적으로 문화수지에 포함되는 항목은 아니다. 지자체와 산하기관은 상호 간에 업무공유 및 지식정보에 관한 수지를 지혜롭게 나누거나 함께 활용해야 한다. 또 완장을 걸치고 위압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았나? 비굴하지 않았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저울판에 여러 장르의 문화예술을 얹어놓고 한 저울판에는 시민이나 관광객이 올라가 있는 상태로 밸런스를 조정해야 한다. 우리만의 리그가 아닌 흥행성이 있는 문화마케팅, 문화수지를 이뤄야 한다. 허접스런 힘은 좀 빼고 저울판의 반짝이는 섬광으로 베르메르 작품의 진주를 담아 보자. 김 춘 일 수원문화재단 경영지원본부장

[기고] 명품 몇 개 가지고 있습니까?

1897년 16살의 이태리 청년은 영국 런던 사보이호텔에 짐꾼으로 취직했습니다. 말(馬)을 모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이 청년은 짐을 들여다 주며 손님들의 최고급 가죽가방을 눈여겨 관찰했습니다. 20살에 고향에 돌아온 이 청년은 공방에서 20년간 가죽기술을 익힌 다음 1921년 고향에서 가게를 열었습니다. 그의 고향인 피렌체는 물론 독일, 영국을 돌며 구입한 질좋은 가죽으로 그가 만든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가방은 이탈리아와 유럽전역에서 큰 인기를 누렸는데, 이 청년의 이름이 구찌오 구찌(Guccio Gucci)입니다. 며칠 전 비오는 날 출근길에 어떤 아가씨가 구찌 가방을 메고 있었는데 가방이 비에 맞아도 가만히 있더군요. 가짜인줄 금방 알았습니다. 진짜 명품 구찌가방이라면 옷이 젖더라도 가방이 안 젖게 가슴에 품었을 건데 말입니다. 또 며칠 전 신문기사를 보니 구찌에서 1천800만원짜리 핸드백을 곧 선보일 예정이랍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사치품에 중독된 나라를 대표하며, 국민의 40%가 고가의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나라로 분류되는데, 사치의 나라 -럭셔리 코리아란 책에서는 한국형 사치품 소비자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분류했습니다. 첫째, 과시형 입니다. 어중이 떠중이와는 동일시 될 수 없다라는 한국인 특유의 체면의식을 말합니다. 둘째, 질시형입니다. 나라고 못하느냐라는 선망의식에다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평등의식이 합쳐진 경우를 말합니다. 셋째, 환상형입니다. 현재와 다른 나, 즉 변신된 근사한 나를 나타내기 위하여 사치품을 통하여 초라한 나의 모습을 감추는 갑옷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넷째, 동조형입니다. 남들이 하니까 뒤 처지거나 따돌림 당해서는 안된다는 불안한 의식에서 출발하여 친구따라 강남 간다라는 한국 특유의 집단문화가 부채질한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유형 중 어디에 해당됩니까? 본인은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사치품 소비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수입명품 천국인 나라로 성인 1인당 평균적으로 9개 정도 가지고 있답니다. 꼭 명품제품을 가지고 있어야 명품이 됩니까? 명품의 가장 큰 죄는 상품인 주제에 예술을 닮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사회에서 자기만 탈속물을 위한 답시고 명품을 구매하는 것은 더욱더 속물적인 몸부림이라고 보여집니다. 저는 꼭 제품만이 명품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명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영국 여왕의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왕비가 2002년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행열이 끝이 없었습니다. 2차대전때 그녀가 남긴 말들이 아직도 영국인의 가슴속에 깊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버킹엄 궁이 독일의 폭격으로 벽이 무너졌을 때 왕비는 국민을 향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오. 독일군 덕분에 왕실과 국민 사이를 가로막던 벽이 사라졌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얼굴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그녀의 재치있는 말 한마디는 실의에 찬 영국국민들에게 안심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히틀러는 전쟁중 곧잘 영국군의 사기를 북돋우는 그녀를 두고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들이 영국여왕이 백성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이고, 또 이러한 것이 진정한 명품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옷 입고, 좋은 신발 신고, 좋은 시계 차고 다니는게 명품이 아니라는 것 만은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근래 인터넷에 떠 돌았던 한국과 프랑스의 중산층 기준입니다. 한국의 중산층 기준은 30평이상 아파트, 월급 500만원 이상, 2천㏄ 이상 승용차, 1년에 해외여행 1번 등 주로 돈과 관련된 것인데, 반면에 프랑스 중산층 기준은 외국어 1개이상 구사, 악기 1개이상 다루기, 남들과 다른 특별한 요리법, 불의에 일어서고 약자를 돕기 등 문화와 관련된 것이 많습니다. 진정한 명품은 이와 같이 물질주의적 가치관을 바꾸고 취향이 고급스러워 지는 것입니다. 문 효 주 건설사업관리사 ㈜전인 CM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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