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만큼 뛰어난 인간… 신화 속 영웅 이야기

유재원의 그리스신화 ||

“철저하게 준비했지만 메두사의 목을 치기는 쉽지 않았다.

고르곤들이 잠든 틈을 이용해 공격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페르세우스는 황금투구를 써서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기회를 기다렸다. 고르곤이 잠에 빠져들자 페르세우스는 조심스레 다가가 목표물을 겨냥하고 강철 낫으로 재빨리 메두사의 목을 쳤다.”

그리스 신화 속 영웅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물리치는 이야기의 일부다. 실제 그리스 신화에는 위대한 신들 외에 신의 아들이거나 신만큼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간 영웅들이 있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유재원의 그리스신화 ⅱ> 를 통해서다.

앞서 저자 유재원 한국외대 교수는 그리스를 오가며 40여년 넘게 진행한 연구를 바탕으로 그리스 올림포스 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1편을 출간한 바 있다. 이번 2편에서는 인간이었지만 신의 반열에 오를 만큼 탁월한 영웅들, 주제넘게 신들을 넘봤던 1세대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황당무계한 이야기로만 봐왔던 신화에 대한 인식을 뒤집는다.

특히 저자는 신들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던 영웅들의 이야기를 시간적으로 배열해 소개한다. 그동안 신화를 다룬 많은 책에서 신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존재로 바라봤다. 시간적 흐름은 배제하고, 공간에 따른 개별적인 에피소드로만 다뤘다.

하지만 저자는 오랜 기간의 연구를 통해 영웅들을 시간에 따라 4개의 세대로 구분해 독자들이 그리스 신화 속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또 저자는 그리스 신화가 황당무계한 거짓말이 아닌 실제 발생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말하며, 이에 대한 설명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크레타 섬의 주민들이 숭배했던 신 미노타우로스 이야기가 대표적인 예다. 크레타 크노소스 궁전에서 복잡한 미로가 발굴된 사실을 바탕으로 미노타우로스가 살았다는 라비린토스 미로 존재를 입증한다. 값 2만4천원.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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