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에 녹아든 용인경전철

용인지역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이 용인경전철의 각 역사를 소재로 다양한 시(詩)를 창작, 지역문학지에 게재해 논길을 끌고 있다. 용인문학회 소속 15명의 시인들은 용인문학 23호에서 용인 경전철 특집을 통해 15개 경전철 역사마다 얽혀있는 역사적 사실, 산과 하천, 문화예술, 전설 등을 시 속에 아름답게 녹여냈다. 용인 지명 탄생 600년 기념, 문학으로 읽는 경전철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엮은 경전철 특집에는 용인 경전철이 용인의 명물로 자리 잡기를 바라는 시인들의 소망이 담겨 있다. 박후기 시인은 기흥(백남준아트센터)역을 소재로 이번에 내리실 곳은 백남준 역입니다를, 봉후종 시인은 강남대역을 배경으로 강남에 꽃이 피다를 각각 썼다. 안영선 시인은 지석역에서 갈천 풍경을, 이진숙 시인은 어정역에서 맑은 샘을 찾아서를 각각 지었다. 또 김지원 시인은 동백역에서 동백, 꽃 피다를, 이은규 시인은 초당역에서 눈 내리는 초당에서 차를 마시다를, 김윤배 시인은 삼가역에서 용서는 사랑의 깊이였다를, 이동환 시인은 시청용인대역에서 오랜 바람개비 역사를 집필해 올렸다. 시인들은 시민들의 소망이 경전철 활성화에 한뜻으로 결집돼 교통 혼잡까지 해결되는 행복 경전철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를 썼다고 밝혔다. 1996년 창립한 용인문학회는 매년 용인문학 신인상 공모전을 비롯해 약천문학제 등을 열고 용인문학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등 문화 진흥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용인문학 23호 초대작가로는 황동규, 박태일, 이영혜 시인이 실렸다. 기획물 명사 인터뷰에는 김주연 문학평론가가 등장했으며, 회원특집으로는 최근 시와 소금으로 등단한 이원오 시인이 소개됐다. 용인=강한수ㆍ권혁준기자

[이주의 신간도서] 장서의 괴로움 外

장서의 괴로움 / 오카자키 다케시 著 / 정은문고 刊 스마트폰 시대에도 장서가는 있다. 전자책만 살아남을 것 같지만, 돌이켜보면 종이책이 사라진다는 예언은 20년 전에도 있었다. 물성으로서의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자책은 정보일 뿐이지 책이 아니다. 그런데 세대란 말이 존재하는 한, 책을 사랑하고 자신만의 분류로 수집하는 장서가의 존재는 필연이다. 장서의 괴로움은 3만 권을 가진 저자 오카자키 다케시가 장서의 괴로움에 지친 나머지 헌책방을 부르거나, 책을 위한 집을 다시 짓거나, 1인 헌책시장을 열어 책을 처분하는 등 건전한 서재(책장)를 위해 벌인 처절한 고군분투기다. 또 자신처럼 책과의 싸움을 치른 일본 유명 작가들의 일화를 소개하는 덕에 알게 되는 일본 문학 지식도 쏠쏠하다. 값 1만3천원 한국을 지켜온 나무 이야기 / 원종태 著 / 도서출판 밥북 刊 늘 우리 곁에서 함께 해온 나무와 그에 얽힌 우리 역사와 문화를 전하는 책이다. 나무에 얽힌 이야기는 마치 할머니에게서 듣는 것처럼 구수하고 정겹게 서술돼 있어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나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특히 저자가 직접 찍은 현장의 사진이 포함돼 있어 신비감과 생생함을 더한다. 책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용문사 은행나무, 정이품 소나무, 용송 등 수 백 수 천년 먹은 나무가 이야기와 사진으로 등장한다. 이 책은 35년 간 산림조합에 근무한 저자와 그가 사랑했던 나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값 1만4천원 군대생활 사용 설명서 / 권해영 著 / 플래닛미디어 刊 어느 때보다 군에 대한 관심이 많다. 좋은 관심이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통상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으레, 군 입대를 꺼리게 된다. 합당한 고민이고, 당연하다. 그럼에도, 입대 시기는 다가온다. 대한민국에 사는 남자라면 운명 같은 지침이다. 이 책은 그런 고민을 지닌 이 시대 젊은이를 위한 군대 생활서다. 육사 출신으로 전방에서 지휘관 및 참모를 역임했던 경운대학교 군사학과 권해영 교수가 군대생활 멘토로서 군 입대 문제로 고민하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을 위한 성공적인 군생활을 안내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실제 자신의 군 경험을 토대로 어리바리 신병에서 사랑받는 후임병, 존경받는 선임병으로 거듭날 수 있는 내공을 전수한다. 무엇보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군대 내 구타 및 가혹행위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을 소개한다. 값 1만5천원 이주의 베스트셀러 1.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2.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 장하준 | 부키 3. 불륜(양장본 HardCover) | 파울로 코엘료 | 문학동네 4. 미 비포 유(Me Before You) | 조조 모예스 지음 | 살림 5. 어떤 하루 | 신준모 지음 | 프롬북스 6.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7. 나의 한국현대사 | 유시민 | 돌베개 8.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 존 그린 | 북폴리오 9. 뉴스의 시대 | 알랭 드 보통 | 문학동네 10. 두근 두근 내 인생 | 김애란 | 창비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도시문명의 늪… 희생물이 된 여인의 삶

독특한 필치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고발한 2010년 작품 월운리 사람들로 독자와 평단의 주목을 받았던 소설가 이상실씨가 최근 두 번째 장편소설 미행의 그늘(도서출판 개미 刊)을 출간했다. 이상실 작가는 전남 완도 출생으로 지난 2005년 계간 문학과 의식 신인상을 타며 문학계에 등단했고, 현재 인천작가회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등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다. 이 소설 미행의 그늘은 사이버세계에서 집요한 스토킹에 시달리며, 그들의 집착에서 벗어나 치유로 공간으로 닿고자 하는 한 여인과 스토커에 대한 이야기다. 몽롱한 시선으로 관음을 일삼고 비틀거리면서도 편집광처럼 구애의 대상에게 집요하게 다가가는 민규. 사이버의 가상공간을 이용해 유인하고 조롱하는 간교한 수작으로 사랑을 갈구하는 경태 등 독특한 주인공들을 내세운 작가는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순간순간 집요하고 잔악한 행동을 일삼는 그들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다. 여기에 명쾌한 문장, 상징적 의미가 내포된 낙서, 스릴러물과 같은 긴박한 전개가 독자로 하여금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특징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날이 갈수록 깊이와 진지함, 사색이 사라진 검색의 시대에서 길 없는 길과 아득한 길 위에서 인간이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작가는 책의 서두에서 사회는 날이 갈수록 깊이와 진지함이 사라지고, 불손하고 경망스런 껍데기들로 채워진다. 위계질서가 무너진 열린 시대, 사색이 마비된 검색의 시대에 상대는 오직 착취와 유흥의 대상일 뿐이다며 나는 이러한 도시문명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인간이 나아갈 삶의 통로는 없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품고 소설을 썼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값 1만2천원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프렌디ㆍ플대디가 되고 싶다면… 아빠와 자녀 교감 지침서

단언컨대, 요즘 아빠들은 바쁘다. 오늘도 아빠들은 주말에 뭘 하고 놀지 계획을 짜고, 아이와 함께 할 체험활동을 찾아 인터넷을 검색하고, 캠핑 장비들을 정비한다. 피곤하고 힘들지만 그게 아빠의 삶이다. 옛날 생각해서 애는 잘 크고?, 애는 엄마가 잘 키우지, 혼자서도 잘 크더라고와 같은 발언을 했다간 아빠 자리를 내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돈만 벌던 과거의 아빠와는 달리 현대 아빠들은 아이들과 소통을 하며 배우자와 양육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가족의 삶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정서적으로 강한 유대를 만들고 유지하면서 아침 8시까지 직장에 출근할 수 있을까이다. 부양과 양육 사이에서 어떻게 조화로움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하는 아빠들이라면 아빠로 살기 참 힘들다(지혜정원刊)를 추천한다. 이 책은 하버드 교육대학원을 나온 교육자이자 두 아이를 둔 아빠인 저자, 존 바달라먼트가 18년 동안 강의와 교육 활동, 상담 등을 통해 만난 수천 명의 아빠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집필했다. 무엇보다 미국의 아버지 자녀교육 분야의 리더로서 지역의 부모모임에서부터 학교, 종교단체, 교도소에 이르기까지 사회 곳곳의 아버지들의 상담가로서 활동 중이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저자는 자녀 양육에 있어 역할 변화를 겪고 있는 현대 아빠들이 느끼는 혼란스러움과 극복 과정, 해결책을 다양한 직업과 연령, 사회 각층의 여러 아빠들의 인터뷰와 함께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자녀와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모르는 아빠들을 위해 자녀교감 실행노트를 통해 자녀와 좋은 관계를 이끌어나갈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담고 있다. 각 장에서 인터뷰와 함께 소개하는 13가지 실행노트들을 부록으로 모아 따로 제공해 아빠가 직접 실행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나를 위한 자녀교감 실행노트로는 △아빠 비전 선언문 작성하기 △아버지가 물려 준 긍정적인 유산과 부정적인 유산 살펴보기 △긍정적인 유산과 부정적인 유산을 어떻게 물려줄 것인가? △가정의 가사와 육아 전담에 대해 살펴보기 △자녀에게 들려줄 이야기의 주제들 등 다채롭다. 이런 실행노트를 차근차근 수행해 가다보면 어느새 슈퍼대디, 프랜디(Friend + Daddy, 친구 같은 아빠), 플대디(Play + Daddy, 아이와 놀아주는 아빠)가 되어 있을 것이다. 또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아이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고민하지 말고 이 책을 읽어보자. 값 1만4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천명관 두번째 소설집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경기도 용인 출신의 작가 천명관(50사진)이 두 번째 소설집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창비刊)를 펴냈다. 7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소설집은 풀리지 않는 인생, 고단한 밑바닥의 삶이 천명관 특유의 재치와 필치로 살아나는 여덟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고귀하게 태어났지만 처연하게 객사해 중음을 떠도는 죽은 자의 이야기를 다룬 사자(死者)의 서(書), 한때 잘나가던 트럭운전사였지만 이혼 후 가족이 함께 밥도 먹지 않는 하루살이 막노동꾼 이야기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부푼 꿈을 안고 귀농했지만 파리지옥의 끈끈이에 들러붙어 괴로워하는 파탄 난 가족이 등장하는 전원교향곡, 삼만원의 행운을 바라며 매일 밤 어두운 도로를 오가는 대리기사들 핑크, 혹은 섬에서 혹독한 삶을 감내해내야 하는 질투 많은 여자들 동백꽃, 20년 이상 출판사에서 일하며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리며 밤새 잠들지 못하고 길고 외로운 시간을 견뎌내는 편집장이 주인공인 파충류의 밤 등 고통받고 방황하는 절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때로는 통쾌하게 때로는 쓸쓸하게 담아낸다. 게다가 작품 전원교향곡의 경우 젊은 귀농 부부가 꿈꾸던 시골에서의 삶이 유쾌하고 흥겹게 완주되지 못하고 파탄 나는 모습을 서글프게도 그리고 있다. 작가 천명관은 이들에게 그래, 까짓것. 거칠게 한판 살다 가는 거다. 인생 뭐 있나?라고 응원하다.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에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육체노동자들은 목소리가 크다. 화통을 삶아 먹은 것 같다. 술집을 가든 당구장을 가든 제일 큰 소리로 떠드는 이들은 노가다들이다. 그것은 그들이 늘 시끄러운 공사판에서 일하느라 소리를 지르는 게 습관이 되어서이다. 또한 아무도 그들의 말을 귀담아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래고래, 악을 쓰며 고함을 지르는 것이다./이 씨발 것들아, 제발 아가리 닥치고 내 말 좀 들어봐!. 이처럼 천명관의 소설을 읽다보면 그와 밤새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다. 우리는 그의 이야기 속 주인공들을 현실에서 종종 맞닥뜨리기도 하지만 가끔은 그 주인공이 우리 자신이라는 자연스러운 착각에 빠진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거지? 우리는 자주 이 공허하고 막막한 질문 앞에서 머뭇거릴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작가는 조용히 등을 토닥이며 슬프고도 따뜻한 유머를 선사한다. 한편, 천명관 작가는 지난 2003년 문학동네신인상에 소설 프랭크와 나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고래로 2004년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고령화 가족, 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2, 소설집 유쾌한 하녀 마리사가 있다. 값 1만2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소설가 조정래, 제1회 심훈문학대상 수상

소설가 조정래(사진)가 제1회 심훈문학대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상록문화제집행위원회(위원장 한기흥)는 올해 심훈문학대상의 수상자로 지난해 장편소설 정글만리(전 3권)를 발표한 조정래를 최종 선정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심사위원회는 그동안 단편 유형의 땅,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등을 통해 거둔 조정래의 뛰어난 문학적 성취와 최근 발표한 장편 정글만리(해냄출판사刊)를 통해 보여준 변화하는 세계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관심과 통찰력을 높이 평가해 제1회 심훈문학대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평론가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현대사의 굴곡을 넓은 시각으로 포착하여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한 공로와 지치지 않고 집필에 매진하는 조정래의 작가정신에 주목했다고 선정이유를 전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2천만 원을 지급하고 작품의 해외번역, 또는 보급을 지원한다. 심훈문학대상은 오는 9월 20일 당진의 대표축제인 제38회 심훈상록문화제 기념식에서 시상할 예정이며 조정래 작가의 문학강연회도 열린다. 한편, 거대한 중국 대륙을 종횡무진 가로질러 집필한 조정래 불후의 역작 정글만리는 각권당 원고지 약 1천200매로 구성돼 총 3천615매의 전 3권으로 완결됐다. 이는 1990년대 초반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작가가 소련의 갑작스런 몰락과 달리, 중국의 건재한 모습을 보고 중국을 무대로 소설을 써봐야겠다고 마음먹고 20여 년을 꾸준히 고민해 온 결과다. 작가는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되어 G2로 발돋움한 중국의 역동적 변화 속에서 한국,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등 다섯 나라 비즈니스맨들이 벌이는 숨막힐 듯한 경제전쟁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이주의 신간도서] 콧구멍 왕자 外

콧구멍 왕자 / 김희경 著 / 사계절출판사 刊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세상이다. 본질과는 상관없다. 그 사람이 어떤 착한 마음을 지녔는가는 관심 없다. 그저 보이는 데로, 생각하고 따를 뿐이다. 어른의 세계를 지배한 차별은 아이들의 세계에도 그대로 전염된다. 이 책은 그 차별에 대한 이야기다. 콧구멍이 바늘구멍처럼 좁아 슬픈 두랑 왕자의 파란만장한 성장기를 담은 작품으로, 가상의 공간 두랑스텐에서 콧구멍이라는 다소 익살스러운 소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과 화해를 속도감있게 그려냈다.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온갖 수모를 당해야 했던 왕자가 사람들의 편견에 맞서 자신만의 장점과 개성을 발견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이 흥미진진하다. 값 9천원. 빨간 기와집 / 가와다 후미코 著 / 꿈교출판사 刊 이 책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최초의 증언이자, 기록이다. 그러니 과장도 꾸밈도 없다. 이 책의 주인공인 배봉기 할머니(1914~1991)는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주인공이다. 가난한 집의 딸로 태어나 남의집살이를 전전하던 중에 일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데, 나무 밑에 누워 입을 벌리고 있으면 저절로 바나나가 떨어지는 데가 있다는 여자 소개꾼의 말에 속아 자신도 모르는 새 위안부의 길에 들어섰다. 배봉기 할머니는 칼로 목을 콱 찌르고 싶은 심정을 참고 살았다. 이 책은 마주하기 힘든 고통의 기억과 그 날의 진실 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값 1만4천800원. 뉴스의 시대 / 알랭 드 보통 著 / 문학동네 刊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있다. 화장실에서도, 지하철 안에서도, 회사에서도, 학교에서도 현대인의 손에서 잠시도 떠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우리가 들고 있는 것은 단순히 통신기기가 아니다. 대량의 정보다. 4인치, 5인치의 작은 물건이지만 이 안에서 파생되는 정보의 흐름은 거대하고 빠르다. 그야말로 우리는 뉴스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연애, 여행, 직업 등 일상에서 철학적 의미를 찾아내는 데 뛰어난 재능을 선보인 알랭 드 보통이 이번엔 뉴스에 시선을 돌렸다. 책을 통해 저자는 홍수처럼 쏟아지는 뉴스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묘사한다. 동시에 더욱 효과적으로 뉴스의 세계를 항해하는 법에 관해 안내한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역할에 대해 말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값 1만5천원. 이주의 베스트셀러 1.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2.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 장하준 | 부키 3. 불륜(양장본 HardCover) | 파울로 코엘료 | 문학동네 4. 어떤 하루 | 신준모 지음 | 프롬북스 5. 미 비포 유(Me Before You) | 조조 모예스 지음 | 살림 6. 나의 한국현대사 | 유시민 | 돌베개 7.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8. 마법천자문. 29: 힘을 더해라! 도울 조 | 올댓스토리 | 아울북 9. 해커스 토익 보카(2014 전면개정판) | David Cho | 해커스어학연구소 10. 뉴스의 시대 | 알랭 드 보통 | 문학동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브레이크 없는 美 양적완화 슈퍼 글로벌 금융위기 경고

2008년 지구촌 전역을 덮친 금융위기와 금 시장 변화를 정확히 예측해 화제가 됐던 인물이 있다. 바로 국제금융학자 쑹훙빙이다. 쑹훙빙이 2012년, 2013년의 글로벌 경제에 대해 연구한 성과들을 집대성한 탐욕경제(알에이치 코리아刊)를 냈다. 쑹훙빙은 지난 2007년 화폐전쟁을 통해 2008년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와 금시장 변화를 정확히 예측해 정재계와 학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다. 이후 화폐전쟁 시리즈 2~4권에서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금융사를 돌아보고 달러와 유로, 야위안(아시아 단일통화)이 각축하는 화폐 전국시대를 예고해 출간 즉시 많은 화제를 낳았다. 화폐전쟁 시리즈의 5권인 탐욕경제는 금융권력의 탐욕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거대한 자산 거품을 초래했지만 그 누구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현실을 포착, 곧 다가올 슈퍼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고한다. 다시 한 번 세계 경제의 미래에 대한 충격적인 예언을 내놓는다. 책은 과도한 탐욕-부의 양극화-금융위기-몰락이라는 공식이 동서고금에 유효함을 고대 로마와 북송(北宋)의 쇠망사를 예로 들어 보여준다. 또한 2008년 이래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줄곧 양적완화(QE)라는 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양적완화-자산 가치의 무한대 상승-영구적인 경제기관의 발상은 결국 시장에 현금흐름을 발생시킬 자산을 없애 모두를 굶어 죽게 만들 것이라고 꼬집는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최근 1~2년 사이에 일어난 굵직한 금융 사건 및 현상을 분석하여 현재 적용 가능한 최신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즉, 화폐전쟁 시리즈 1~4권이 다가올 화폐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역사를 자원 삼아 금융 지식을 축적하는 이론편이었다면, 이 책은 바로 지금 화폐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실전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화폐전쟁은 전 인류의 일이다. 금 사재기 열풍을 일으킨 중궈다마나 배후에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을 조종하는 금융권력의 일만이 아니다. 화폐전쟁은 서민들의 장바구니와 저금통장 액수와도 밀접히 연관된다. 2014년 글로벌 금융시장은 자산 거품의 유혹에 끌려 이미 이성을 잃었다. 세계 경제의 형세는 언뜻 평화로워 보이지만 사실 큰 비가 내리기 전의 고요함 그 자체다. 이 책은 기형적인 부의 분배 메커니즘을 장악하고 슈퍼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큰 비를 피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것이다. 쑹훙빙이 전 세계 금융계에 보내는 신호탄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값 2만2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여성 킬러가 된 경제학자의 ‘인생역정’

아랍어권에서 최고의 명성을 구축한 작가 타예브 살리흐의 대표 작품이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이 작품은 여성 편력, 살인, 반전과 같은 소재와 탈식민주의, 인종주의 같은 강렬하고 문제적인 주제의식 때문에 대중과 평론, 학계에서도 크게 주목받은 20세기 가장 중요한 아랍 소설로 평가 받는다. 바로 타예브 살리흐의 장편소설 북으로 가는 이주의 계절이 아랍어권 소설로는 처음으로 아시아 문학선(006)에서 출간됐다. 책은 세계문학사를 빛낸 명저, 20세기 아랍의 가장 중요한 작품, 세계 100명의 작가가 뽑은 세계 문학 100선,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등 화려한 수식어가 붙어 세계문학사에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아프리카 소년, 무스타파 사이드가 런던에 건너와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악마적 기질의 여성-킬러가 된 삶과 의식 세계를 추적한다는 내용적 측면에서 봤을 때의 그 소설적 재미 또한 학문적 중요성 못지않게 소설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소설적 재미와 학문적 성과의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는 타예브 살리흐의 글은 탁월하다. 이 소설이 특히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은 주인공의 지극히 개인적인 인생역정이 그리고 수단 북부의 마을이라는 작은 곳을 배경으로 하는 국지적인 일이 인류사의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며 인류 보편적 정서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인류는 끝없이 과거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현재를 살고 미래를 계획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과거를 여과 없이 그대로 답습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 없이 현재를 방황하고 있다. 종족 간, 지역 간, 문화 간의 이동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는 지금, 이 작품의 재조명은 그 가치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과연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했을까?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욕망의 경계에서 고민하지만 결국 비극의 파멸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주인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이 소설을 다시금 곱씹어 봐야하는 이유가 이 질문들에 있다. 소설가 김남일은 추천사를 통해 아프리카 소년이 런던에 건너와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여성-킬러가 된 삶과 의식 세계를 추적한 이 작품은, 그 소재와 강렬한 주제의식 때문에 서구 학계에서도 크게 주목받았고, 특히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과 자주 비교되면서 탈식민주의 논쟁의 단골 소재가 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값 1만2천원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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