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신간도서] 공부가 되는 흐름 한국사 外

■ 공부가 되는 흐름 한국사 / 조한서 著 / 아름다운사람들 刊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역사적 순간은 어떻게 탄생했고, 또 어떻게 소멸하며,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파악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는 의미다. 이 책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그리고 지금 우리가 발디딘 이 땅에 대한 기록이자, 역사학습서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우리 조상이 살라온 발자취가 현재의 우리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알려준다. 또 동북공정, 세도정치, 민주주의, 사회주의 등 늘상 듣지만 정확한 개념이 잡혀있지 않는 용어들도 풍부한 해설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선사시대부터 고려, 조선, 현대에 이르는 시대의 흐름을 3권의 책에 나눠 실었다. 값 3만2천900원 ■ 이케아 Insight / 다테노이 가즈에 著 / 예문刊 내 가구업계와 생활잡화 브랜드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는 이케아의 국내 진출을 맞아 발빠르게 출간된 이케아의 해외진출 노하우와 조직운영방식에 관한 책이다. 일본의 비즈니스 관련 자유기고가인 다테노이 가즈에 씨가 이케아 재팬에 대해 3년여간 밀착 취재를 거쳐 전 세계 27개국에 걸쳐 315개 매장을 내놓은 이케아의 성공 전략을 파헤쳤다. 이케아는 내부정보 공개를 극히 꺼리는 폐쇄적인 기업문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저자는 이케아의 비전과 글로벌 전략, 인사와 조직 관리 전략에 초점을 맞춰 이케아 성공 스토리가 어떻게 확대 재생산되는지 보여준다. 값 1만3천원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금주의 베스트셀러 1. 비밀의 정원 | 조해너 배스포드 | 클 2. 트렌드 코리아 2015 | 김난도 | 미래의창 3.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4.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 인플루엔셜 5.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6. 에디톨로지 | 김정운 | 21세기북스 7. 센트럴파크(Central Park) | 기욤 뮈소 | 밝은세상 8. 꾸뻬씨의 행복여행 | 프랑수아 를로르 | 오래된미래 9. 마법천자문. 30: 눈을 떠라, 전설의 수호자! 용 룡 | 올댓스토리 | 아울북 10. 결혼, 하면 괴롭고 안 하면 외롭고 | 장경동 | 아라크네

역사 품은 남한산성… 너의 기억을 말해다오

지난 6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과 관련된 책이 나왔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은 남한산성 역사자료 조사 정리 및 총서 발간 사업의 일환으로 사료총서 제5권 조선(朝鮮)의 신하(臣下), 남한산성에서 나라를 지키다를 발간했다. 사료총서는 2011년부터 사업단이 추진한 남한산성 역사문화 집대성 사업으로, 남한산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세계유산적 가치 자료를 확보하고 남한산성 관련 고문헌 자료를 분석하는 작업이다. 이번 사료총서 제5권은 제1권 역주(譯註) 남한등록(南漢謄錄), 제2권 고지도 옛사진 자료집:100년의 풍경, 제3ㆍ4권 역주(譯註) 남한수어영중기(南漢守禦營重記) 발간에 이어 다섯 번째 결과물이다. 조선 후기 광주부 및 남한산성에서 행정 및 군사체제의 변화에 따라 광주부윤(廣州府尹), 수어사(守禦使), 광주유수(廣州留守) 약 330여 명의 관리가 거쳐 갔다. 남한산성 사료총서 제5권에는 이들 관리의 초상화와 고유 업무 및 업적, 인물정보, 역대 명단, 선정비(善政碑) 현황 등을 수록했다. 먼저 1부 광주부윤, 행정을 관장하다에서는 광주부윤의 남한산성 축성 및 광주부의 행정ㆍ경영의 업적과 이들의 초상화를 수록했다. 부윤은 종2품(從二品) 외관직(外官職)으로 지방관청인 부(府)의 우두머리로, 임무는 조선시대 지방 수령의 업무와 마찬가지로 교육의 진흥, 농업의 발전, 군인의 양성, 지역의 방어, 재판, 조세 징수, 건설, 지방 행정 등이었다. 2부 수어사, 군병을 통솔하다에서는 병자호란 항전, 한봉성 및 봉암성 외성의 축성 과정, 무기 주조, 둔전(屯田)의 설치와 운영, 수어청 군병의 육성 및 훈련, 군량(軍糧)의 조성 및 관리 등 수어사의 주요 업무와 논의 과정, 관련 인물 초상화를 수록했다. 수어청(守禦廳)은 조선 후기 5군영(五軍營)의 하나로 1626년(인조 4) 서울 경기 동남부 지역의 방어를 위해 남한산성을 개축하고 관리하기 위해 설치됐다. 수어사는 수어청 으뜸벼슬로 종2품의 품계를 가졌다. 3부 광주유수, 산성도시를 경영하다에서는 광주부윤의 행정 권한과 수어사의 군사 권한을 겸하게 된 광주유수의 활동상과 관련 인물의 초상화를 담았다. 유수는 조선시대 개성(開城)강화(江華)광주(廣州)수원(水原) 등 수도의 외곽을 방어하는 배도(陪都)로서의 기능을 갖추기 위해 각 요충지를 다스리게 하던 정이품(正二品) 또는 종이품(從二品)의 경관직(京官職)이다. 유수는 군사적 위치가 중요할 뿐만 아니라 부내(府內)에 축적된 많은 병선병기미포와 병기제조와 관련된 막대한 예산을 관장하는 직책이었으므로 정권을 담당한 당파와 척족에게 매우 중요한 관직이었다. 이외, 4부 역대 광주부윤 및 광주유수, 수어사 인물정보, 5부 한국체육대학교 교양학부 심승구 교수의 논고 조선 후기 도성 방어와 남한산성 수어청, 부록으로 역대 광주부윤 및 광주유수 명단, 역대 수어사 명단, 선정비 현황, 남한산성 연표, 남한산성 지정문화재 현황 등을 수록했다.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 관계자는 이번 사료총서 발간을 통해 병자호란 이후 약 260여 년 간 남한산성의 행정 및 군사 체계의 운영 변화를 고찰하는 것은 물론 관련 분야의 연구와 문화재 활용 콘텐츠 개발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값 1만5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끝나지 않는 부조리극… ‘모스크바예술극장의 기립박수’

2014년 제33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모스크바예술극장의 기립 박수(민음사刊)가 출간됐다. 지난 2010년 시인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데뷔하고 201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을 통해 문학평론가로도 등단한 기혁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기혁 시인의 첫 시집이기도 한 이번 시집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이미지의 연쇄를 통해 이제껏 본 적 없는 기이하고 아름다운 시적 무대가 된다. 시인은 이러한 시적 무대의 연출자 겸 배우, 혹은 조명 기사 겸 관객이 되어 연극을 만들어 낸다. 이 무대의 시들은 시차가 있는 명사들의 투척, 사회적 현실, 우주적 형상, 개인적 상념, 언어적 현실, 이미지의 현상을 뒤섞어 하나의 정서적 현실에 이르거나 미적인 유희, 편집의 묘미를 가진 연극적 장치들로 분한다. 시인은 시적이면서도 극적인 여러 장치와 요소들을 섬세하게 배열하고 견고하게 구성해 개성적이고 일관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끝내 스스로의 연극을 부조리극으로 구체화시킨다. 시인이 각본과 연출을 겸한 한 편의 부조리극은 시집을 덮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기립 박수는 끝내 유예될 것이다. 조재룡 문학평론가(고려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는 그의 무대는 라이브 단막으로 끝나지 않는, 아니 그 끝을 에고할 수 없는, 끝을 예고하는 행위가 벌써 부조리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무대와 같다며 이 무대 위에는 말을 구성하고 제어하는 이지적인 능력과 기인한 착안에서 당도한 섬뜩하리만큼 신선한 실험들이 자리한다고 평론했다. 값 9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마음의 허기 든든히 채워 주는 맛있는 글

사람들은 힘들 때, 아플 때 음식을 찾는다. 그냥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음식 말고 추억이 있고, 정이 담긴 음식을 그리워한다. 어머니가 끓여준 구수한 된장찌개, 친구들과 학교 앞에서 먹던 라면 한그릇, 할머니가 구워준 가래떡 등이 그러하다.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이 쓴 뜨거운 한입―박찬일의 시간이 머무는 밥상은 창비 문학블로그 창문(blog.changbi.com)에 박찬일의 영혼의 주방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됐던 글을 엮은 책이다. 저자 특유의 재치와 통찰력으로 채워진 뜨끈하고 맛있는 추억의 밥상이 한상 가득히 차려져 있다. 홍합, 부대찌개, 곱창, 대구탕, 아귀찜, 조개탕, 어란, 떡볶이, 라면 등 그가 맛보고 추억하는 음식들을 통해 우리는 요리에 대한 그의 열정과 철학을 느낄 수 있고, 따뜻한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인간적인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박찬일의 문장은 잘 튀겨진 닭껍질보다 더 파삭하고 감각적인 문장으로, 홍합탕보다 더 얼큰하고 은근한 유머로 아무리 먹어도(읽어도) 물리지 않고, 두고두고 먹어도(읽어도) 질리지 않도록 허기진 우리의 마음을 따뜻한 추억이 서린 음식으로(문장으로) 든든하게 채워준다. 그래서 그의 글은 첫술부터 마지막 한입까지 식는 법이 없다. 그저 뜨겁고 맛있다. 인간에게 소중한 음식의 의미와 역사를 읽어내도록 하는 박찬일 작가의 끊임없는 노력들은 음식을 귀하게 여김으로써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문화운동이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으면 우리의 영혼은 건강해지고, 헛헛한 마음은 채워지고, 추억은 더욱 맛있어진다. 값 1만4천원. 강현숙기자

혼돈의 시대, 문학인생 45년 조정래의 시선은?

인터뷰강연칼럼 등에 공개한 의견 엄선 미처 전달되지 않은 내용 보충한 산문집 작가의 문학론인생관민족의식 등 담아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정글만리로 우리나라 근현대 비극을 예리하게 그려낸 조정래 작가의 인생관과 사회 인식을 한눈에 꿰뚫는 책이 나왔다. 조정래의 시선: 지금 우리는 무엇을 주시해야 하는가(해냄刊)는 문학과 우리 역사 그리고 사회적인 긴급한 문제에 한해 발언한다는 원칙을 문학인생 45년간 지켜온 작가가 인터뷰와 강연, 신문 칼럼 등에 공개한 의견을 엄선하고 미처 전달되지 않은 내용을 보충해 정리한 산문집이다. 작가는 책을 내면서 매 순간 진정을 다 바친 내 인생의 결정들을 구슬 꿰듯이 하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 이번 책이다. 여기 여러 국면의 이야기들은 나의 문학론이기도 하고, 인생관이기도 하고, 민족의식이기도 하고, 민족사에 대한 견해이기도 하고, 사회 인식이기도 하고, 인간다운 세상을 향한 염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회구성원이자 치열한 문학인, 그리고 후회 없는 생을 살아온 한 사람으로서 소설에서 직접 말하지 않은 문학론, 인생관, 민족의식, 사회 인식을 담은 이 책은 인생이란 자기 스스로를 말로 삼아 끝없이 채찍질을 가하며 달리는 노정이고, 두 개의 돌덩이를 바꿔 놓아가며 건너는 징검다리라고 정의한 작가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1990년대 중국 방문 이후 중국의 자본주의적 속성을 간파하고 20여 년 이상 고민해 온 작가가 장편소설 정글만리를 쓰게 된 동기에서 시작해,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한국과 중국의 관계와 상호 협력해야 할 두 나라의 미래에 대한 통찰과 전망이 등장한다. 또 지난 100년간 여러번 시도되었으나 불가피하게 좌절된 한국의 영세중립국화에 대한 견해, 세계 곳곳에서 역사를 창조해 온 이름 없는 민중에 대한 깊은 애정과 믿음, 노동의 가치는 소중하기에 현시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비정규직 문제 개선, 약소국 국민으로서 방어적공생적개방적 민족주의의 지향 등에서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고, 미래를 밝혀주는 등불이라는 작가의 민족의식과 사회 인식을 피력한다. 소설이란 타인의 영혼을 흔드는 것이므로 이를 위해 하루 16시간 이상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작가로서의 책무,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이라는 격언에 따라 재능보다는 노력을 믿는 인생관, 문학은 세상을 변화, 발전시킬 수 있기에 인간에게 기여하기 위한 소설을 쓴다는 문학론 등 작가의 핵심적인 사유와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치밀한 취재와 끊임없는 글 쓰기로 오늘날 놓쳐서는 안 될 문제의식을 일깨우는 현재진행형 작가 조정래가 어떤 관점에서 이 시대를 진단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값 1만3천500원 강현숙기자

“현대예술 성취 의미·세계관 포괄적 이해를”

예술사가 단지 작품의 분석에 지나지 않는 것, 동일한 양식임을 분석에 의해 이해하는 것― 이것이 모든 예술사라는 사실이 저를 불만족스러운 초조감 속에 밀어 넣었습니다. 학자는 저술로서 평가받아야 한다라는 신념으로 미디어를 통한 모든 활동을 거부하고 오직 저술을 통해서만 독자를 만나 온 조중걸 교수가 서양예술사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이 담긴 역작을 탄생시켰다. 저자가 새롭게 정리한 총 다섯 권의 서양예술사; 형이상학적 해명 중에 현대예술 편에 이어 근대예술 편이 지혜의 정원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그가 쓴 서양예술사는 이제껏 그 누구도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것으로서, 구석기 시대 예술에서부터 고대와 중세와 근대의 예술을 거쳐 현대예술에 이르는 인류의 장엄한 성취에 대한 형이상학적 해명이다. 이번 근대예술 편은 예술양식의 흐름으로 구분해 첫 번째 권에서는 르네상스부터 매너리즘, 바로크, 로코코를 다루고 있고 두 번째 권에서는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까지를 담고 있다. 조중걸 교수는 예술양식이 형이상학적으로 해명 가능하고 또 해명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가 30여 년간 이 작업에 몰두한 이유였다며 누구도 예술양식의 형이상학적 해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나 저는 예술양식이 그러한 해명을 입지 않는다면 도상학도, 양식사도 궁극적으로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간의 저술에서 보여 왔던 것처럼 이 책에서도 저자는 예술과 철학, 논리학, 기호학, 언어학, 역사 등 다양한 인문분야를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과 통찰을 바탕으로 이제껏 누구도 할 수 없었던 서양예술사에 대한 형이상학적 해명을 시도한다. 한 시대의 예술양식과 세계관이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예술적 성취 이면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형이상학적 세계관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을 담은 이 책은 현대에 시도된 다채로운 예술적 성취들의 의미와 현대예술의 세계관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구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한편, 저자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재학 중 프랑스로 유학해 파리 제3대학에서 서양문화사와 서양철학을 공부했다 미국 예일대학에서 서양예술사(미술사음악사문학사)와 수학철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 부설의 시각예술대학 교수로 미술사를 강의하면서 새로운 예술사 집필에 대한 포부를 키웠으며, 그때부터 그와 관련한 연구에 몰두해오고 있다. 값 각권 3만5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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