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 안에는 희중의 아내 조안과 그들의 어린아이가 타고 있었다. 조안은 기차에서 아이를 살리고자 창밖으로 던졌으나, 바로 그 판단 때문에 아이가 죽고 그녀 혼자만 살아남는다. 희중은 소중한 존재를 모두 잃을 뻔했지만, 사랑하는 아내가 살아 돌아왔기에 묵묵히 그녀를 돌본다. 조안은 사고의 충격과 상실의 슬픔으로 심인성 기억상실증에 빠지고 자신이 아이를 죽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대해 잊는다. 이제 극심한 비통함은 오로지 희중의 몫으로 남는다. 김인숙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모든 빛깔들의 밤(문학동네刊)의 일부 내용이다. 소설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이어 소설은 23년 전 희중의 과거까지 끄집어낸다. 우연한 사고, 필연적인 만남 그리고 상실을 둘러싼 비극과 미스터리는 이 소설 전체를 장악한다. 지난 2012년 문학동네 카페에 마침내 모든 빛깔을 밤이 당겨갈 때라는 제목으로 연재됐던 당시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이 소설은 심연을 겨냥하는 시선과 마음을 파고드는 문장으로 언제나 삶의 중심으로 걸어들어가는 작가의 경향을 그 어떤 때보다 분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책에는 작가의 말이 없다. 대신 작가가 연재를 시작하며 했던 말이 있다. 혹시 상심하는 날이 있으면, 혹시 뜻밖에 상처받는 일이 있으면, 이렇게 말해줘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무서워도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고. 그럴 수밖에 없으니 그렇게 하라고. 값 1만3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생각의 크기만큼 자란다 / 장석만 著 / 유아이북스 刊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공이다. 세상을 바꾸려면 남들과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미래를 짊어지고 갈 10대에게 세상은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그 남다른 생각이란 것이 대체 뭘까. 창의력이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이 같은 물음에 70명의 위인들이 답한다. 남들과 다른 생각, 앞선 생각으로 세상을 바꾼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창의적 사고란 어떤 것인가를 답한다. 이를 통해 인물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해답을 스스로 찾고, 실천으로 옮기기 위한 세 가지 교훈에 대해 배울 수 있다. 값 1만2천원 아빠, 마케팅이 뭐예요 / 심윤섭 著 / 예문당 刊 청소년은 더 이상 소비의 변두리가 아니다. 엄연한 경제적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 인터넷과 텔레비전에는 10대 청소년을 겨냥한 수많은 광고와 소비재로 가득하다. 그만큼 청소년의 구매파워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지만 정작 커진 수요와 마케팅에 비해 올바른 소비를 하는 청소년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부모 의존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 올바른 마케팅에 배우지 못하며 제대로 된 소비활동을 할 수 없다. 이 책은 아이가 경제학의 주요개념을 키워드 형태로 쉽고 재미있게 대화식으로 구성한 청소년 경제서다. 값 1만2천원 배움이 일어나는 수업디자인 / 이인숙 著 / 명지출판사 刊 가르침의 방법에 대한 시각과 철학을 담은 책이다. 용인 고림초 수석교사이기도 한 저자는 배움이 일어난다는 것은 가르쳐서 배우는 학습지도 방법보다 학생들의 생각을 깨워서 배우는 수업으로 관점을 바꿔야 한다 역설한다. 이를 통해 교사의 역할을 명확히 한다. 이 책에서는 수업 주제에 따라 9가지로 분류하여 제시했다. 또한 분류에 따른 방법을 28가지의 실제 수업 사례를 통해 친절하게 제시한다. 일반적인 수업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전 학년, 전 교과, 보건수업과 영양수업까지 모두 망라하고 있다. 값 1만6천원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이주의 베스트셀러 1. 비밀의 정원 | 조해너 배스포드 | 클 2. 미생 완간 세트 | 윤태호 | 위즈덤하우스 3.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4. 트렌드 코리아 2015 | 김난도 | 미래의창 5. 마법천자문. 30: 눈을 떠라, 전설의 수호자! 용 룡 | 올댓스토리 | 아울북 6.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7. 에디톨로지 | 김정운 | 21세기북스 8. 여자 없는 남자들 |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9. 꾸뻬씨의 행복여행 | 프랑수아 를로르 | 오래된미래 10. 결혼, 하면 괴롭고 안 하면 외롭고 | 장경동 | 아라크네
세계적 명성의 사회학자 5인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체제, 500년을 이어온 자본주의 체제의 미래를 전망한 자본주의는 미래가 있는가(창비刊)에서 등장하는 미래상은 대체로 암울하다. 이매뉴얼 월러스틴과 랜들 콜린스는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가 필연적이고 최종적인 위기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하며, 2050년을 전후한 시기에 자본주의 이후로의 이행이 일어나리라고 예측한다. 반면, 마이클 맨과 크레이그 캘훈은 현 세계가 큰 전환의 시기에 들어섰다는 데 동의하지만, 자본주의가 종말을 향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위기에 대한 진단은 다를지언정 5명의 저자 모두 자본주의 체제를 현 상태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데에는 동감한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때, 우리 세계 앞에 놓일 선택지는 무엇일까. 의외로 간단명료하다. 위계질서착취양극화 등 현 체제의 특징을 그대로 지닌, 현재의 자본주의보다 더 나쁜 체제, 또는 그보다 상대적으로 민주적이고 평등한, 그러나 아직까지 현존한 적이 없는 체제의 두 갈래다. 자본주의 이후는 죽음 같은 정체기도, 영원한 유토피아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다가올 도전의 시기에 더 좋은 방향의 선택이 가능하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우리의 정치적 의지와 무관하게 필연적으로 닥쳐올 미래란 없으므로. 더 민주적이고 평등한 가능성을 선택하도록 하는 인간사회의 노력과 의지, 이것이 이들 다섯 학자들이 서두에서 결론까지 일관되게 강조하는 바다. 값 2만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50대는 아직 청춘이다. 남자에게 50대는 그 동안 젊음을 바쳤던 직장에서 은퇴하면서 비로소 어려서부터 꿈꿔왔던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나이이고, 여자에게 있어서는 아이들이 독립하면서 비로소 삶의 여유를 찾게 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허나, 대한민국 50대는 슬프다.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돈이 없다는 것. 고생 많이 한 50대에게 위로와 함께 50대를 고생 끝 행복 시작으로 만들어준 실천서가 출간됐다. 50대 재테크에 다시 한 번 미쳐라(머니플러스刊)는 효율적인 재테크뿐만 아니라 50대 이후 닥쳐올 금전문제, 자식문제, 건강문제, 이웃과 친구문제 등을 거론하고 이에 따른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한 도서다. 저자는 노후를 대비하는 확실한 방법은 자기보험뿐이라고 설명한다. 자기보험은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는 것. 그는 50대가 노후 준비를 시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재테크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의 조언과 방법은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예를 들어 △자식에서 올인하는 어리석은 짓을 더이상 하지 마라 △국민연금ㆍ퇴직연금ㆍ개인연금이라는 3가지 연금으로 노후생활비를 확보하라 △애완동물을 길러라 △규칙적인 운동을 하라 등 일상생활에서 바로바로 실천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또 주식투자, 펀드투자, 부동산투자의 성공실패 사례를 자세히 분석해 절대 따라하지 말아야 할 재테크 금기를 소개한다. 또 인생 라이프 사이클과 개인 투자 성향에 따른 투자 방법을 설명해 각 개인에 맞는 투자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돕는다. 이 책의 저자 신동훈씨는 50대는 지금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인생 100세 시대에 나머지 후반전을 즐겁게 살 수도, 비참한 인생을 살 수도 있다며 50대는 청춘이다. 이제부터라도 몸을 추스르고 최대한 도움닫기 멀리뛰기를 해보자고 말한다. 노화는 크게 성공적인 노화와 긍정적인 노화, 창조적인 노화의 3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노화는 창조적 노화다. 창조적으로 늙어가는 것은 단지 돈이 많다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건강하고 인간관계가 좋아야 한다. 틈틈이 산을 오르며 주위를 둘러보고 명상을 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만 창조적인 노화가 가능하다는 게 바로 저자의 생각이다. 값 1만4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베스트셀러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영화로 찾아온다. (주)메인타이틀픽쳐스는 박민규 작가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출판사인 위즈덤하우스와 영화 제작 계약서를 체결, 오는 2016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이 작품은 못생긴 여자와 못생긴 여자를 사랑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20대 성장소설 형식으로 그렸다. 제목은 프랑스의 작곡가 모리스라벨의 동명 피아노 연주곡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감성적 스타일로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제작사 측은 곧 영화 감독 선정에 들어갈 예정이며, 외모 지상주의에 빠진 현 세대를 꼬집으며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설아기자 사진=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메인타이틀픽쳐스 제공
음식으로 읽는 한국 생활사 / 윤덕노 著 / 깊은나무 刊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와 역사,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우리내 삶과 문화를 되돌아보는 책이다. 음식의 유래와 문화, 역사 속의 이야기기를 중심으로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 100가지에 얽힌 이야기를 모았다. 동짓날 팥죽을 먹는 이유, 잔칫날 국수를 먹는 까닭, 50년 전만 해도 돼지고기를 구워 먹지도 않았도, 삼겹살이라는 말도 없었다는 사실 등 책에서 소개하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우리가 먹는 음식에 선조들의 지혜와 슬기, 낭만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값 1만8천500원 행복탐닉 / 닐 파스리차 著 / 깊은나무 刊 사람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져 가고 있음을 느낀 저자는 어느날 천가지의 신나는 이야기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개설한다. 특유의 해학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쓴 글들을 게재하면서 팍팍한 일상에 힘들어 하는 이들을 유쾌하게 응원했다. 행복탐닉은 저자의 블로그에서 엄선한 170가지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실었다. 음식, 집, 놀이, 탈것, 일상, 함께하는 삶이라는 7개의 테마로 글들을 나누어 소개한다. 값 1만5천원 물에 쓴 詩, 바람결에 그린 풍경 / 이해균 著 / 고요아침 刊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의 풍광은 늘 같은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보는 이의 감정과 심성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전달된다. 지역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세상을 유랑하며 보고, 느낀 것들을 그만의 언어로 화폭에, 시에, 글에 담아냈다. 경기일보에 매주 연재하고 있는 이해균의 스케치여행에 실렸던 73편의 글들이 실렸다. 지난 2012년 출간된 시가 있는 풍경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글과 그림의 대상과 배경이 된 지명과 건물의 사진과 주소지를 함께 실어 독자들이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1만3천원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이주의 베스트셀러 1. 미생 완간 세트 | 윤태호 | 위즈덤하우스 2. 비밀의 정원 | 조해너 배스포드 | 클 3. 여자 없는 남자들 |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4.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6. 에디톨로지 | 김정운 | 21세기북스 5.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7. 트렌드 코리아 2015 | 김난도 | 미래의창 9. 어떤 하루 | 신준모 지음 | 프롬북스 8.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개정판) | 파트릭 모디아노 | 문학동네 10. 결혼, 하면 괴롭고 안 하면 외롭고 | 장경동 | 아라크네
안산문화재단은 2016년 연극으로 제작할 순수 창작 희곡을 2015년 10월 30일까지 공모한다. 공모 작품은 미발표 순수 창작품으로 안산을 배경 또는 소재로 하는 100분 내외의 희곡이면 된다. 당선작에는 1천만원의 상금을 고료로 지급, 연극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접수 서류는 공모신청서, 작품개요서, 창작희곡 원고 사본 4부, 창작원고 파일 1개 등으로 방문 또는 우편 접수하면 된다. 재단은 지난 2011년부터 첫 공모로 당선된 염전이야기를 제작 공연했으며, 2013년 두번째 공모 당선작 엄마의 이야기를 오는 12월 상연할 예정이다. 문의 (031)481-4026 류설아기자
인도를 대표하는 대문호이자 편집자, 저널리스트이기도 한 쿠쉬완트 싱(사진)의 장편소설 델리(아시아刊)이 출간됐다. 인도를 넘어 영어권 문학사에서 절대적 위치에 있는 이 작품은 특유의 음란하고 신랄하고 해학적인 스타일로 델리를 추적한 쿠쉬완트 싱의 최고 걸작으로 통한다. 25년여에 걸친 문학으로의 유랑을 거친 끝에 탄생시킨 만큼 작품성이 뛰어나고, 일단 읽기 시작하면 놓기 어렵게 만드는 대중성도 지녔다. 저널리스트이면서 때론 관광가이드 노릇도 하는 화자는 600여 년 전으로까지 거슬로 올라가는 델리의 역사를 누구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추적한다. 언뜻 보기에 이 소설은 늙은 시크교도의 눈에 비친 델리를 중세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연대기적으로 기술한 역사소설이다. 허나, 그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일 뿐이고 조금만 더 파고들어 보면 작가는 픽션과 논픽션 사이에서 가능한 모든 창조적, 문학적 기법을 총동원해 절묘하게 균형을 잡아가며 각기 다른 시대에 다른 인물들이 말하는 다른 이야기들로 델리라는 도시의 역사를 투시화처럼 조망한다. 소설적 흥미 외에도 인도의 신화, 역사, 문화, 풍물 등을 포괄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방대한 스케일을 캐치할 수 있다. 페이지마다 역사가 생생히 살아 있으며, 같은 사건을 놓고도 각자의 시각에 따라 서로 다른 견해를 제시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무엇보다 한국 최고의 번역가 황보석이 우리말로 옮겨 믿고 읽을 수 있다. 값 1만7천800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예로부터 바다는 세계와 소통하는 개방의 상징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고려는 바다를 잘 활용했다. 9세기 중엽 장보고는 동아시아 해상 무역의 패권을 잡고 신라의 정계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918년 태봉의 궁예왕을 축출하고 고려를 건국한 왕건은 해상무역으로 성장한 세력답게 바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후백제와의 외교 및 해상 무역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했다. 그가 세운 고려왕조는 바다를 통해 세계와 소통하는 개방적인 국가 운영을 이어갔다. 이처럼 고려의 바다는 열려 있었다. 바닷길, 곧 해양실크로드를 통해 세계와 상대하고 교류했으며, 고려라는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 이 같은 고려시대 무역과 바다를 해양사, 교역사, 교류사적인 시각에서 설명하는 교양서 고려시대 무역과 바다(경인문화사刊)이 나왔다. 총 6장으로 구성돼 있는 이 책은 시대적 특징이나 무역에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수록했다. 더불어 사진과 그림자료를 곳곳에 배치해 글의 이해를 도왔다. 책은 고려 초 오대십국 시기부터, 거란ㆍ송ㆍ금ㆍ원 등을 거쳐 고려말 명에 이르기까지 중국왕조의 변화 및 여진과 일본의 영향을 받아 고려의 바다에는 어떠한 일이 일어났으며, 교류의 공간으로써 어떠한 기능을 했는지를 시기별로 세분해서 살펴보고 있다. 책의 말미에 참고문헌을 많이 실었으며 그 동안 읽었던 고려시대 외교사, 무역사, 해양사와 관련 연구업적을 국내와 국외로 구분해 정리해 놓았다. 저자 이진한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교수는 고려시대 한반도의 서해ㆍ남해ㆍ동해는 언제나 그대로 있었으나, 중국 및 주변 국가의 건국과 멸망 등 정세 변화에 의해 때로는 자유로운 소통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갈 수 없는 곳이 되기도 했다며 이 책은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교양서로서는 내용이 쉽지 않지만 사진과 그림자료를 관련된 곳에 배치했으며 해양사, 교역사, 교류사적인 시각에서 조금은 다르게 서술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값 2만1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21년간 왕성한 작품 활동을 계속해온 김경욱(43)은 자기 스스로를 체험형 작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고백형 글쓰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김경욱은 소설에 대해 애초부터 허구적으로 만들어내는 건축적인 장르였으며 자신은 소설을 당대에 대한 인문학적인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정치, 사회, 철학적 주제를 아주 구체적이고도 일상적인 이야기로 형상화한다. 오로지 인물로, 이야기로만 말하겠다는 신념은 이번에 출간된 작가의 일곱번째 소설집 소년은 늙지 않는다(문학과 지성사刊)에서도 유효하다. 하드보일드적 색채가 점차 농밀하게 무르익은 김경욱의 스타일은 이 책에 수록된 염소의 주사위나 아홉번째 아이에서도 그 연결점을 찾아볼 수 있다. 입사 이래 한 번도 결근한 적 없으며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사극을 즐기는 사내(「염소의 주사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월남에 갔다가 화랑무공훈장을 받을 뻔했으며 이제는 제시간 맞추려고 양팔에 각각 시계를 두르고 다니는 노인(「아홉번째 아이」), 뇌물을 굳이 돌려주다가 상사에게 밉보여 좌천된 남자(「승강기」) 등 가장 지독하게 선량하고 원칙적인 이들은 자신의 신념에 복무하느라, 아니 자신이 믿는다는 행위를 믿느라 영원히 크지 못하는 소년이 된다. 이처럼 김경욱의 소설에는 하나같이 지독하게 고지식하고 병적으로 결벽스런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빙하기의 도래로 눈 덮인 마을에 유기된 채 살아가는 소년의 일상을 담은 소년은 울지 않는다나 방사능에 오염된 지구를 버리고 달에 정착한 사람들이 다시 지구를 탐사하러 떠나는 이야기인 지구공정(地球工程) 등에서 종말론적 상상력을 펼쳐 보인다는 점이 새롭게 눈에 띈다.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 군상의 면면, 특히 사회적으로든 생태적으로든 합리적 질서가 붕괴된 채 오작동되는 세계 속에서 성장을 멈춰버린 소년들이 보여주는 반전도 있다. 값 1만3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