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관객 시대… 한국영화의 씁쓸한 현실

천만 영화의 탄생은 이제 뉴스거리가 아니다. 일년에 한, 두편 천만 영화가 매년 탄생하고 있다. 2천만 영화의 출현도 더이상 비현실적 예측이 아니다. 불과, 10여년 전 한국영화의 존폐를 언급하며 스크린쿼터 확대를 주장했던 그 때의 영화시장이 아니다. 혹자는 이러한 배경에 대기업 프랜차이즈 극장의 수직적 계열화를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수직적 계열화가 성립되지 않는 영화도 많고, ‘몰아주기’로도 실패한 영화도 많다. 과연, 천만 영화의 배경에 ‘시장논리’만이 작동하는 것일까?.전작 나쁜 세상의 영화사회학(강 刊)에서 영화와 사회의 관계에 집중했던 저자 김경욱이 이번에는 한국 영화는 무엇을 보는가(강 刊)을 통해 ‘천만 관객 영화’를 분석했다.저자는 1천4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국제시장의 흥행을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보고, 국제시장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한국사회 쟁점과 현상으로까지 이어지는 ‘박정희 시대의 귀환’이라는 징후를 포착한다. 이 책에서 우리는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IMF체제, 그리고 신자유주의 경제 노선으로 이어져 마침내 ‘헬조선’까지 도달한 한국사회의 현실과도 맞딱뜨리게 된다. ▲ 한국 영화는 무엇을 보는가? / 김경욱 著 / 강 刊 블록버스터 시대를 넘어, ‘천만 관객 시대’에 직면한 오늘날의 한국 영화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왜 하필, 이 시기 국제시장이 개봉했으며, 또 흥행에 성공했는가? 저자는 천만 관객 시대, 현상 이면에 존재하는 영화 혹은 사회에 물음을 던지며, 스크린에 투영된 우리 시대의 욕망과 무의식을 독해한다.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해운대와 국제시장으로 쌍 천만 감독에 올라선 윤제균의 흥행 전략, 즉 하이콘셉트에 대해 다룬다. 저자는 윤 감독을 “한국 관객의 영화적 정서에 매우 정통한 감독”이라 평가하며, 데뷔작인 두사부일체부터 국제시장에도 이러한 정서가 반복된다고 지적한다. 최대한 많은 흥행 요소를 집적하되, 현실 같은 판타지를 제시하고, 관객들을 웃고 울린다. 또 한국의 많은 흥행작이 할리우드 영화의 흥행 요소를 차용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승자 독식 시장으로 전락한 한국 영화 산업의 현실을 꼬집는다. 멀티플렉스를 찾는 관객에게 영화는 비용 대비 만족도가 크게 나쁘지 않으면 그만인 ‘상품’으로 소비된다. 여기에 경쟁이 내면화된 사회에서 무엇이든 뒤처지면 안 된다는 강박이 만들어낸 쏠림 현상이 천만 영화 출현의 배후라는 지적도 빼놓지 않는다.책은 영화 속 가부장제의 잔재부터, 신파 영화의 사회적 효용 등 다양한 프레임 분석을 통해 천만 관객 시대에 내밀히 접근한다. 값 1만4천원박광수기자

전쟁과 사회의 관계 폭넓은 연구 기록

강창부 공군사관학교 군사학과 교수가 군사·역사학 분야에서 유명한 영문도서 근현대 전쟁사(한울 刊)를 번역해 발간했다. 원제는 다. 지난 2005년 영국 옥스퍼드대가 전쟁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연구 기록을 담아 출간했다. 찰스 톤젠드 킬대학교 국제사 교수, 데이비드 프렌치 런던대 역사학 교수, 존 하텐도프 미군 해군대학 해양사 교수, 애덤 로버츠 옥스퍼드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 등이 저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현대 전쟁이 비단 군사적 기량이나 군사기술에 의해 창조된 것이 아닌 것을 주목한다. 이에 전략과 전술에 관심을 가지던 전통적 군사사는 전쟁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더 폭넓고 깊이 있는 연구로 진화했다. 책은 전쟁이 어떻게 근현대 사회를 형성해왔는지, 근현대 사회는 어떻게 전쟁을 형성해왔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10개 장으로 구성된 제1부에서는 역사적·시대적 맥락 아래 근현대 전쟁의 형성, 근대 군사 혁명기~19세기의 군사적 변화와 전쟁, 20세기의 총력전, 냉전, 인민전쟁 등을 다뤘다, 8개의 장으로 구성된 제2부에서는 기술, 해전, 항공전, 총력전의 사회적 영향, 전쟁과 여성, 반전운동을 다룬다. 또 최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테러리즘과 그보다 넓은 개념인 현대 ‘비정규전’, 또는 ‘4세대 전쟁’을 살핀다. 또 근현대 전쟁이라는 구성물을 기술, 개인과 사회의 전투경험, 해전, 항공전, 여성, 반전운동 등과 같은 구성요소의 관점에서 다양하게 관찰해 근현대 전쟁의 실체를 드러낸다. 값 4만3천원류설아기자

[이주의 신간도서] 세상에서 가장 쉬운 두뇌심리학 外

세상에서 가장 쉬운 두뇌심리학 / 세노 다케하루 著 / 스타북스 刊 이 책은 심리학을 다양한 실험을 통해 유쾌하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책은 총 5장으로 나뉘어 있다. 1장 ‘남자와 여자 그리고 심리학’에서는 남녀의 차이로 보였던 구조에도 함정이 있음을 폭로하고, 2장 ‘새로운 심리학’에서는 성공과 살의 관계, 화장실과 돈의 관계 등 사회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심리학을 소개한다. 3장 ‘동물과 아이’에서는 동물 심리학과 유아 심리학의 유사성과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엿보고, 4장 ‘뇌과학과 심리학의 틈새’는 말 그대로 뇌과학을 통해 심리학을 살펴본다. 마지막 5장 ‘심리학으로부터의 메시지’는 마지막 장으로서 무의식과 뇌과학, 다양한 연구자들의 연구와 심리학의 허점 등을 짚어본다. 값 1만4천원 오늘의 랭킹 / 한국비즈니스정보 著 / 어바웃어북 刊 우리가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세상의 모든 것들에는 저마다 순위(랭킹)가 매겨진다. 경쟁사회에서 순위는 필연적인 것이다. 순위는 정계, 재계, 스포츠·연예계 등으로 대표되는 셀러브리티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진학, 취업, 성적, 진급 등에 목매여 사는 일반인들의 삶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순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순위에 들지 못해 진학과 취업에서 고배를 마시는가 하면, 순위를 통해 땀과 노력의 결실을 보장받기도 한다.이 책은 지금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키워드와 이슈, 인물들에 관한 랭킹사전이다. 3천개가 넘는 키워드와 이슈, 인물들을 156가지 리스트로 나누어 각각의 순위를 탐사한다. 아울러 해당 키워드와 이슈들에 담긴 사회적·경제적 함의를 통찰함은 물론, 그들의 역사적 배경까지 친절하게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이 시사와 교양의 시야를 넓히도록 돕는다. 값 1만3천500원 언니는 맥주를 마신다 / 윤동교 著 / 레드우드 刊이 책은 마트에서 맥주를 사다가 혼자 집에서 즐기는 여성들, 맥주 코너에서 서성이며 뭐가 뭔지 몰라 답답해하는 여성들, 세계 맥주집에서 색다른 맥주를 골고루 마셔 보고 싶은 여성들을 위한 코믹하고 발랄한 맥주 지침서다. 맥주의 색, 재료, 향, 맛, 나라에 따른 분류를 과감하게 깨고 여자들의 다양한 상황에 맞춘 카테고리로 맥주의 신세계를 열어 보인다. 맥주의 원료, 맥주 라벨 읽기, 밀맥주의 상식, 맥주 순수령, 수많은 전용 잔이 존재하는 이유 등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맥주의 기초 상식도 명쾌하게 설명하고, 각각의 맥주에 얽힌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코믹한 만화로 보고 읽는 이들의 오감을 한껏 자극한다. 값 1만5천원이주의 베스트셀러1.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혜민 | 수오서재2.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 인플루엔셜3.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채사장 | 한빛비즈4.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5. 라플라스의 마녀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6.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 돌베개7. 법륜 스님의 행복 | 법륜 | 나무의마음8. 담론 | 신영복 | 돌베개9. 트렌드 코리아 2016 | 김난도 | 미래의창19.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55년 증보판) | 윤동주 | 소와다리

[이주의 신간도서] 되고 싶고 하고 싶고 갖고 싶은 37가지 外

되고 싶고 하고 싶고 갖고 싶은 37가지 / 김태광 외 36명 著 / 시너지북 刊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어느샌가 꿈을 잊고 사는 뜨뜻미지근한 어른이 되지 않았는가. 이 책은 37인의 꿈과 신념이 담긴 책이다. ‘5년 동안 500명의 작가 배출하기’ ‘메신저가 돼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 심어주기’ ‘1인 기업가로 전 세계에 영홈의 힐링 쉼터 운영하기’ ‘인재교육양성 드림에듀케이션 설립하기’ 등 각자 다른 꿈을 꾸고 있는 37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들은 되고 싶고, 하고 싶고, 갖고 싶은 것을 외칠 수 있는 용기를 냈다. 그리고 이 책에 인생에서 무엇을 열망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담아냈다. 특히 꿈과 신념을 향해 열정적으로 노력하며 꿈이 실현된 자신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저자들의 이야기를 따라 가다보면 ‘언젠가 갖게 되겠지’ ‘언젠가는 이루겠지’라고 미뤄두었던 당신의 꿈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값 1만7천원 이젠 책쓰기가 답이다 / 김태광 著 / 위닝북스 刊 자신이 평범하다고 생각된다면 ‘무조건’ 책을 써야 한다. 평범하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보다 비범하지 않다는 탓에 언제든지 조직에서 밀려나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책을 써야 한다는 말이다. 책을 써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없는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이 책의 저자 김태광은 이 시대의 샐러리맨들, 특히 근속 연수가 10년차에 가깝거나 그 이상의 사람들에게 책을 써볼 것을 적극 권유한다. 마흔이 되기 전에 가능한 한 내 이름 석 자를 알릴 수 있는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의 주제, 콘셉트 설정, 목차 구성, 원고 집필, 사례 찾기, 원고 첨삭, 출판사 계약까지 세세하게 알려준다. 값 1만8천원 명랑 시인의 귀촌 특강 / 후지와라 히로유키 著 / 씨비브릿지 刊 이 책은 귀촌하려는 사람들, 시골생활을 꿈꾸면서도 선뜻 도시생활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곤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했고, 시인(詩人)이기도 한 저자는 자신이 귀촌 과정을 겪으면서 얻은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이 책을 썼다. 책에는 시골집을 구하고 수리하는 과정에서 얻은 정보와, 농사일을 하지 않고도 귀촌해서 먹고살 수 있는 방도, 시골에서 왕따당하지 않고 어울려 사는 방법까지 저자가 실전에서 겪은 생생한 고생담을 에세이처럼 풀어내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귀촌할 마음은 있는데 길이 보이지 않는 귀촌 희망자들에게 분명히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값 1만4천원이주의 베스트셀러1.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 인플루엔셜2.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채사장 | 한빛비즈3.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4. 트렌드 코리아 2016 | 김난도 | 미래의창5. 라플라스의 마녀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6.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 돌베개7. 담론 | 신영복 | 돌베개8.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55년 증보판) | 윤동주 | 소와다리9. 법륜 스님의 행복 | 법륜 | 나무의마음10. 지금 이 순간 | 기욤 뮈소 | 밝은세상

낭비 없이는 진화도 없다

‘통합’의 아이콘 최재천 교수가 컬럼집 거품예찬(문학과지성사 刊)을 펴냈다. 사회적으로 부정적 요소가 다분한 단어 ‘거품’을 ‘예찬’한다는 제목이 눈길을 끈다. “진화에서 거품은 기본이다. 자연은 스스로 지극히 낭비적인 삶의 방식을 택했다. 조개나 산호 같은 해양무척추동물들은 엄청나게 많은 알을 낳지만 그중에서 성체로 자라는 개체는 종종 1퍼센트도 채 되지 않는다.식물도 엄청나게 많은 씨를 뿌리지만 극히 일부만 발아하여 꽃을 피운다. 몸집이 큰 생물일수록 자식을 덜 낳지만 확실하게 기를 수 있을 만큼만 낳아 모두 성공적으로 길러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무모하리만치 많이 태어나고 그중에서 특별히 탁월한 개체들만이 살아남아 번식에 이르는 과정에서 바로 자연선택의 힘이 발휘된다. 그 결과로 적응 진화도 일어나는 것이다.” 세계적인 생물학자이자 국립생태원 원장인 최 교수는 낭비로 보이는 거품을 살아남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전략으로 본다. 자칫 저자가 인간사회에서의 약육강식이나 적자생존과 같은 자연의 논리를 옹호하는 듯 보인다.하지만 최 교수는 곧, 생태와 환경을 뛰어넘어 인간의 삶과 사회를 향한 색다른 시선을 드러낸다. “자연에서 자연스러운 일이 반드시 인간 사회에서도 자연스러울 수는 없으며, 모름지기 인간으로 태어난 그 누구도 자연선택 따위에게 낭비될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알면 사랑한다”를 좌우명으로 삼은 저자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결국, 그 동안 꾸준히 설파해 온 ‘공존과 공생의 길’이다.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행동하게 된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이웃과 자연에 대해 보다 많이 알려고 노력하며 그렇게 얻은 앎을 보다 많은 이웃과 나누다 보면 이 세상은 점점 더 아름답고 밝은 곳이 되리라 믿는다. 배움과 나눔보다 더 인간적인 행동은 없다.” 값 1만3천원 류설아기자

작은 마을공동체에서 ‘행복 찾기’

“근대사회는 ‘국민국가’라는 구상과 ‘주식회사’라는 구상을 전제로 발전했다. 이 두 가지 체계를 근간으로 구축된 다양한 제도는 ‘모든 경제는 성장하고 문명은 도시화를 향해 발전한다’는 믿음을 공유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 (중략) … 예를 들어 현재 1,000원은 1년 뒤 1,100원이 된다는 전제를 염두에 두고 제도가 설계된 것이다. 경제 성장은 근대 국민국가 성립 이후에 생긴 조건으로 누구도 경제가 성장을 멈추는 시대가 오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기승전 경제’의 사회다. 정치, 사회, 문화, 안보할 것 없이 ‘경제’라는 표제어 속 ‘성장’이라는 명제로 수렴된다. 산업화를 거쳐 지금의 한국경제의 외형을 구축해온 시간까지 경제성장의 담론은 효과적이고 강력하게 한국사회를 주조했다. 경제가 모든 분야를 지배하고 주식회사가 경제를 견인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성장은 절체절명의 과제이지만, 상품은 넘쳐나고, 시장은 포화되어 더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의 저자 히라카와 가쓰미는 신작 고양이 마을로 돌아가다(이숲 刊)에서 자본주의와 주식회사 체계의 본질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경쟁과 탐욕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특히 보수 우익 정권이 집권한 현재 일본 사회를 타산지석으로 우리 현실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이 책의 매력이 있다. 영속할 줄 알았던 경제 성장의 신화가 무너지자 암울하고 불길한 효과가 사회 전반에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다. 저자 가쓰미는 사회비평가로서 자본주의 본질을 자본과 경영이 분리된 주식회사 체계의 작동 방식에서 찾는다. 주주의 주머니를 계속해서 불려줘야만 존속할 수 있는 주식회사의 운명이 바로 이 ‘불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해야만 하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설명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 같은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인간성’ 회복을 제시한다. 전작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와 비슷한 맥락이다. 저자는 번잡하고 소란한 도쿄 중심가에 있던 현대식 사무실을 떠나 조금 후미진 동네로 이사한다. 그곳에는 작은 가게들과 골목길이 여전히 남아 있고, 주민은 서로 인사하고 왕래하며, 길고양이들이 한가롭게 돌아다닌다. 저자는 동네 상인이 만든 음식을 먹고, 마을 장인이 만든 옷을 입고, 지역 수공업자들이 만든 물건을 쓴다. 길고양이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그들과 대화하고, 몸이 부실한 유기견을 입양해 노심초사하며 기른다. 저자는 인간이 사물과 맺는 이런 관계가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 경제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말한다. 고전 경제학자들이 말한 ‘정상 상태’란 생활필수품이 충족돼 더는 경제를 발전시킬 필요가 없는 상황으로, 이런 상태가 되면 이전에 욕구 충족과 생활의 편의에 사용하던 자원을 삶의 풍요와 정신적 충족을 위해 사용하는 획기적인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는데, 지금이 바로 이런 전환이 필요한 시기임을 역설한다. 궁극적 해답이 아니라도,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요소다. 값 1만3천원 박광수기자

경기도박물관, 일제강점기 ‘죽암일기’ 번역본 출간

경기도박물관(관장 전보삼)은 2014년 안성이씨로부터 기증받은 전적과 고문서 중 지방사 연구에 사료적 가치가 높은 이석우(李錫祐ㆍ1863~1941)의 죽암일기(竹巖日記)를 번역 출판했다. 죽암일기는 한말 일제강점기 안성의 유생이었던 죽암 이석우가 1926년에 쓴 일기다. 돌아가신 시어머니의 회갑, 누이의 상사(喪事ㆍ사고사), 자제의 출생과 혼인, 집안의 제사와 묘소 단장 등 해마다 있었던 집안의 대소사 등을 기록했다.또 향교의 전교(典敎)를 맡아 분향(焚香)한 일, 공역의 시작과 역할분담, 비용 충당 등에 대해 서술했다. 특히 이석우가 충주, 음성, 괴산 등의 유적지를 여행하면서 만난 인물과 시, 그리고 지역의 명승지 기록 등은 당시 선비들의 풍류 사상을 보여주고 일제 강점기 당시 안성 지역 연구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등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대해 도박물관 관계자는 “앞으로도 새로운 자료를 발굴, 번역 발간해 도민들에게 질 높은 문화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 도박물관은 지난 20여 년 동안 기증받은 고문서와 전적 중 가치를 따져 번역 사업을 진행, 연행일록ㆍ입조일기ㆍ여산송씨기증고문서 등을 펴낸 바 있다. 류설아기자

쏟아지는 대중문화 우리 현실과 관계는

대중문화의 홍수시대다. 그야말로 쏟아진다.과거 공중파만 수신했던 텔레비전 수상기는, 이젠 세련된 디자인의 셋톱박스와 결합해 리모컨 하나만 있으면, 수백, 수천 개의 채널과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창’이 됐다. 대중은 이제 텔레비전을 통해 세계를 인지하고, 때론 응답하며 무의식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이 책 덕후감(북인더갭 刊은 대중문화와 현실, 이미지와 개인이 맺는 관계를 정치적 무의식이라는 관점으로 서술한 책이다. 일반적인 대중문화비평서와는 다른 접근이다. 대중문화는 자본주의사회에서 가장 흔하게 소비되는 상품이다. 지금,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대부분의 것들이 대중문화로부터 파생됐거나, 유발됐다. 응답하라 1988을 한 회라도 놓치면 어딘가 허전하고, 나 무한도전을 보지 않고서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소녀들은 남성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팬픽을 쓰고, 삼촌 팬들을 여성 아이돌을 관음하며 끊임없이 욕망한다. 그 뿐인가. 잘 생기고, 매너까지 좋은 스타 셰프의 등장에 집밥과 먹방, 킨포크가 유행하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 일상 가까이에 용해된 대중문화지만, 정작 대중은 그것이 우리의 현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그것은 대중문화란 우리 현실과 동떨어진 어떤 판타지에 불과하며, 그거 소비의 대상으로만 존재한다는 의식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사회학자로서 대중문화를 연구해온 저자는 “대중문화는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대중문화는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으며, 오히려 현실에서 달아나려는 소망을 재현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그 예로 막장 드라마를 든다. 남편에게 버림받고, 친구에 배신당한 채 시어머니에게 쫓김까지 당하는 여성의 이미지. 막장드라마의 진부한 설정이지만 현실에서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그러나 이 악몽 같은 상황은 우리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TV 앞을 떠나지 못하게 한다. 말하자면 한 사회에 쉽사리 해결될 수 없는 모순이 있을 때, 대중문화는 그러한 모순을 ‘불안’과 같은 왜곡된 상징을 동원해서라도 드러내고야 만다. 이 책의 목적은 대중문화라는 집단적 욕망불안 안에 감춰진 정치경제적 요인을 파헤치는 데 있다. 책에는 문화와 관련된 사회학적 분석이 돋보이는 글도 있다. 하인스 워드 신드롬을 바라보며 다문화주의의 도래와 그 한계를 지적한 글, 소비문화를 통해 계급문화와 공공성이 재구성된 면면을 밝혀낸 글 등도 경청할 만한 논의를 담고 있다. 값 1만5천원.박광수기자

과천 출신 송인관 수필가 ‘내 고향의 어제와 오늘’ 펴내

여든을 앞둔 황혼이 바라보는 세상은 격세지감 투성이다.전형적인 농촌 마을이 불과 몇 십 년 만에 도시화로 확 바뀌었고, 그 때 그 사람들도 사라졌다. 이제 영양실조에 걸려 바짝 마른 먼 이국땅의 어린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가난했던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린다. 급변한 현대사를 관통한 노인의 삶과 그 속의 추억은 곧 이 시대의 생생한 기록이다. 송인관(79ㆍ사진)씨가 펴낸 두 번째 수필집 내 고향의 어제와 오늘(천우 刊)이 그렇다. 저자는 1938년 과천에서 태어나 2010년 73세 때 수필, 2011년 74세 때 시로 문예지 ‘문학세계’를 통해 등단했다. 현재 과천문인협회 감사, 과천 율림문학회 회장, 문학세계문인회 정회원 등 고령에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10회 문학세계문학상 수필, 경기문인협회 문화공로상, 한국예술문화단체연합회 예술문화공로표창장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수필집은 총 4부로 구성했다. 제1부 ‘잔솔밭’은 어린 시절 고향 과천의 정서로 수놓았고, 제2부 ‘양재천은 흐른다’에서는 향토에 얽힌 인문정신을 일깨운다. 제3부 ‘붉은 노을처럼’을 통해 인간애를 전하고 4부 ‘쉬고 또 쉬면서’를 통해 기행수필을 선보인다. 특히 ‘달팽이와 인간’, ‘여인의 목각’, ‘무릎’ 등 주옥같은 작품에서 저자 특유의 관조와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먼저 인생을 겪은 선생으로서의 비판의식은 날카롭고, 젊은 독자를 향한 위로는 따뜻하다. 값1만2천원 류설아기자

2박3일 마음 비우니 Feel Good

‘내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보다 나을까’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같은 고민을 하던 30대 후반의 남자가 2박3일의 특별한 여행을 했다. ‘나는 왜 이 모양일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고민하던 그는 여행의 첫째 날 즐기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알아차렸다. 과거가, 생각이, 신념이 자신을 얼마나 옭아매고 있는지를. 둘째 날에는 털어버릴 용기를 선택했고 자신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마지막 날 누구보다 자신과 같이 울고, 웃을 수 있는 자신, 삶의 중심에 설 수 있게 됐다. 행복연구소에서 진행한 ‘2박3일의 행복여행’의 실제 사례다. 2박3일의 행복여행은 지난 15년간 웃음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행복연구소’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한국웃음연구소 공동 소장인 이요셉, 김채송화 부부는 웃음치료 시행으로 수많은 암 환자와 불면증, 우울증 환자에게 건강과 삶의 기쁨을 전파했다. 또 웃음을 통해 수많은 이들의 자신감, 자존감을 회복시켜 행복이 넘치는 삶과 가정을 만들도록 도와왔다. 특히 ‘2박3일의 행복여행’은 그동안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 새로운 자신감과 자아 정세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행복연구소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나만 나처럼 살 수 있다(스타리치북스 刊)는 ‘2박3일 행복여행’ 사례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짧다고 생각하면 턱없이 짧은 시간, 그럼에도 인생의 터닝 포인트 맞이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삶을 주체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이요셉 소장은 “2박3일의 짧은 시간동안 많은 이들이 변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FEEL GOOD’ 즉 즐거움을 선택했기 때문”이라며 “이 책은 즐거움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는 힘을 주고, 세상을 다시 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책은 2박3일의 일정을 그대로 따라간다. 첫째 날 ‘살아갈 열정 깨우기-행복으로 초대’ ‘변화할 공간 만들기-환한 모습으로 변화’ ‘끌어당기는 힘 키우기-긍정으로 습관’과 둘째 날 ‘털어버릴 수 있는 용기 키우기-내면으로 여행’, 그리고 마지막 날 ‘살맛 나는 인생 만들기-만남으로 성공’을 각각의 장으로 나눠 보여준다. 무엇보다 변화를 위한 방법들을 친절히 안내하고 있어, 간접적인 경험을 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책이 가진 장점이다. 이 소장은 “아무리 좋은 것을 주입한다 해도 기분이 좋지 않으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생기지 않는다. ‘FEEL GOOD’은 모든 변화의 시작”이라며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경험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값 1만8천원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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