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에 담긴 땀…열정…신명나는 판소리에 녹였네

한국산업기술대학교(총장 최홍건)가 최근 대학 내에 305석 규모로 완공한 연극전용 공연장 KPU아트센터를 지역 내 전문극단 ‘기린’(대표 이성범)에 운영을 위탁, 장기공연과 다양한 레퍼토리로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 향수를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문 공연 공간이 태부족한 시흥지역의 열악한 문화환경 속에 연극전용 공연장이 탄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대학과 극단 기린은 연극, 영화, 뮤지컬, 퍼포먼스 등 다양한 공연을 통해 지역내 문화적 위상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극단 기린은 오는 28일부터 3월 18일까지 KPU아트센터 개관 기념으로 창과 극의 어울림 ‘한단고기’를 무대에 올린다. ‘한단고기’는 환인과 단군시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오래된 기술, ‘씨름’을 모티브로 바우네 가족과 치우천황에게 비춰진 당당하고 역동적인 우리 민족의 자화상을 통해 우리 민족의 도전정신, 정정당당한 승부정신, 건강한 정신에 기초한 공동체의식을 회복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국악 오케스트라의 반주와 전문 연주자들의 라이브 연주가 조화를 이뤄 웅장한 판소리의 진면모를 보여줌으로써 국악에 대한 이해와 호감을 갖도록 해주며 판소리 소리꾼과 배우들간의 대화와 몸짓으로 연출되는 독특하고 다양한 춤판은 공연장을 신명나는 놀이판으로 만들어 준다. 극단 기린은 씨름을 기본으로 다양한 전통 무술이 묻어나는 역동적인 장면을 위해 고경철 전 백두장사를 초빙, 씨름을 지도하고 무술 전문가들의 씨름훈련과 장사선발대회를 통해 젊은 장사들의 패기 넘치는 기상과 용맹스런 자태 등 배우들의 연기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또한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열린 연극을 위해 관객들이 판소리 소리꾼의 소리에 추임새를 넣는 고수역할과 함께 자연스레 소리꾼과 작품을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하기도 하며 씨름 훈련과정에서는 주인공 ‘바우’의 상대역으로 참여하는 등 관객들이 공연 내내 자유롭게 끼어들고 참견하고 환호하는 열린 연극으로 꾸며진다. 오는 28일~3월18일 평일 오후 7시30분, 토·휴일 오후 4시·7시30분, 일요일 오후 4시, 월요일 공연 없음. 일반·대학생 1만5천원, 청소년 1만원. 문의 (031)431-2995)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안산문예전당 ‘밸런타인데이’ 이벤트참여 접수

“발렌타인데이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특별한 방법으로 사랑을 전해보세요.”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하 전당)이 발렌타인데이와 설날특집 공연으로 선보이는 댄스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와 함께 하는 두가지 특급 이벤트를 마련한다. 사랑을 고백하는 프로포즈 이벤트와 춤실력을 뽐낸 UCC(User Created Contents:사용자 제작 동영상) 공모가 그것. 먼저 14일 발렌타인데이에 마련되는 이벤트는 ‘나만의 스타에게 보내는 달콤한 프로포즈’. ‘사랑하면 춤을 춰라’ 티켓을 구매한 관객들이 오직 나만의 스타에게 보내는 사랑고백을 e-메일로 접수하면 선정된 관객들에게 14일 ‘사랑하면 춤을 춰라’ 공연이 끝난 후 무대 위에서 깜짝 고백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외식상품권과 공연관람권 등 기념선물들이 증정된다. 혼자만 가슴 앓았던 짝사랑에게 고백하거나 사랑을 확인하고픈 연인,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부모 등을 13일까지 e-메일(wangwoori@gmail.com)로 접수하면된다. 두번째 이벤트는 ‘메이킹 어 스타(Making a Star)’란 주제로 열리는 ‘춤 UCC 공모’. 춤 실력을 뽐낸 UCC를 접수받아 5팀을 선정, ‘사랑하면 춤을 춰라’ 공연이 오는 19일 오후 5시 끝난 후 관객들에게 상영,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승팀에 대해선 푸짐한 상품들과 함께 안산시의 대표 여름 문화상품인 ‘여르미오페스티벌’과 전당 특별프로그램인 ‘움직이는 문화교실’ 무대에 설 기회가 주어진다. UCC 작품은 오는 18일까지 공모하며 UCC는 3분 이내 분량 동영상으로 제한된다. e-메일(wangwoori@gmail.com) 또는 방문 접수도 가능하다. 문의(031)481-4023 한편 ‘사랑하면 춤을 춰라’는 준·선·빈 세 주인공 사랑을 옴니버스 형식의 춤으로 표현한 댄스뮤지컬로 전문 댄서 16명이 강렬한 비트와 다양한 춤을 펼친다. 오는 14일 오후 7시30분, 19일 오후 2시와 7시30분 전당 달맞이극장. 전석 2만원.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경기필 예술의전당 정기연주회

그동안의 모든 어려움을 헤치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듯한 연주회였다. 지난 8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보헤미안의 자유와 낭만’이란 주제로 열린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경기필)의 제82회 정기연주회는 경기필 마니아들이 1층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러시아의 떠오르는 지휘자 마크 카딘의 힘찬 지휘로 신세계를 향한 새출발을 선언하는듯 했다. 이날 정기연주회는 바이올리니스트 구본주의 협연 무대와 함께 러시아의 떠오르는 차세대 지휘자 마크 카딘이 경기필을 객원 지휘하는 자리로 그의 지휘력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차이코프스키의 ‘Festival Coronation March(대관식 행진곡)’이 포문을 열었다. 이 작품은 축전음악의 하나로 1881년 러시아의 알렉산더 3세 황제의 대관식을 위해 지은 곡. 지휘자와 함께 보라색 롱드레스를 입은 바이올리니스트 구본주가 등장했다. 구본주는 짧은 고요함 속에 정적을 깨는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G단조 Op.26 바이올린 독주를 선보여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빠르게, 또 격정적이면서도 감미로운 선율이 흐를 때에는 객석에선 기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그의 독주에 빠져들었다. 때때로 오케스트라가 침묵하는 사이 울려퍼지는 구본주의 독주는 고요를 깨는 외침같기도 했고 조용한 호숫가에 한 마리 백조가 춤을 추듯 감미로운 음이 객석으로 고스란히 전달됐다. 3악장 Allegro energico(정력적인 빠르기로)에서 구본주의 독주는 빛을 발했다. 경기필의 협연도 군더더기 없이 지휘자의 손끝을 따라 멋진 화음을 이뤄냈고 관객들도 25분간의 독주가 끝났을 때 우뢰와 같은 3번의 커튼콜로 멋진 연주에 화답했다. 다만 지휘자 마크 카딘이 연주를 끝낸 구본주와 인사할 때 짖궂다고 생각들만큼 키스세례(?)를 퍼붓고 3번씩이나 커튼콜을 유도한 모습에선 연주자가 약간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일라이트는 짧은 휴식시간 뒤에 마지막으로 선보인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E단조 Op.95 ‘신세계에서’. 아마 최근 경기필의 상황을 한방에 날려 버리는듯한, 경기필의 새 출발을 의미하는 선곡이었다.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등장한 마크 카딘은 기존 엄숙한 분위기의 지휘자와 달리 연주회 중간중간 뛰어오르기도 하고 손에 힘을 모아 뻗기도 하며 맺고 끊고 때로는 물흐르듯 마치 춤추는듯한 몸놀림으로 객석을 묘하게 끌어당기는 맛을 느끼도록 했다. 2악장에서 우리 귀에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올 때에는 차분하고 감미운 선율이 객석까지 전달돼 왔다. 준비된 연주가 끝나자 마크 카딘은 개그맨 같은 동작으로 단원들과 악수하고 손을 흔들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고 관객들은 2번의 커튼콜로 화답했다. 그러나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No2’로 앵콜곡을 이끌어냈지만 감동을 이어가려던 바람은 짧은 연주로 아쉬움으로 남았다. 최근 경기필은 단원들의 오디션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오디션에 탈락한 단원들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이날 공연의 빈자리는 객원연주자 24명으로 채워 연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작은 가능성도 엿보였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미술작가들의 톡톡 아이디어 담아 ‘해몽-돼지꿈’ 전시…30여점 선봬

“꿀!꿀!” 돼지들의 합창이 목소리를 높인다. 인천 신세계갤러리는 올해 돼지해를 맞아 ‘돼지’를 테마로 한 전시를 기획했다. 오는 10일부터 22일까지 인천 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는 ‘해몽(亥夢)-돼지꿈’전은 미술작가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담긴 작품들을 선보인다. 돼지는 흔히 신통력을 지닌 동물로 신화에 등장하거나, 제사의 의식에서 길상이나 희생의 대상이다. # 돼지는 재산이나 복의 근원으로 여겨 각별한 동물로도 각인돼 있다. 흔히 돼지꿈은 재물과 복을 선사하는 길몽으로 해석된다. 이번 전시는 인천, 서울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 11명이 참여하며 30여점이 선보인다. 김진희는 특유의 몽환적인 색채를 사용해 ‘즐거운 돼지’를 담았고 유성훈은 동화적 이야기를 익살스럽게 표현한 작품을 선보였다. 최용선은 목재를 재료로 야생돼지의 형상을 재구성했고 홍선웅은 추녀마루에서 대웅전을 지키는 저팔계 모습을 익살스레 담았다. 돼지작가로 유명한 최석운은 나비넥타이를 맨 분홍색의 ‘돼지들’을 의인화해 인간의 탐욕스러운 모습을 풍자했고 한윤기 역시 다양하고 독특한 형태로 만든 숟가락조각 ‘돼지밥’을 통해 인간세상의 복잡함을 풍자했다. 이어 박인우의 ‘Gate-황금돼지’는 황금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노란색 색채를 사용, 돼지에 인간의 욕망을 투사했다. 행운과 복이란 돼지의 상징적 의미에 초점을 맞춘 최혜정은 ‘복(福) 놀이 프로젝트’, 전승용은 ‘복(福) 나누기 프로젝트’ 등을 선보여 관람객들에게 행복한 돼지를 선사한다. 백병기는 돼지 형상의 종을 만들어 ‘복(福) 소리’를 전하고 오경영의 ‘꿈도야지’는 돼지가족의 유쾌한 꿈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번 전시는 돼지를 테마로 한 어린이들의 작품들을 함께 선보여 동심에 비친 돼지들의 즐거운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문의(032)430-1157~8 /이형복기자 bok@kgib.co.kr

<공연리뷰> 서울시향 정기연주회

절반의 성공이었다. 7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서울시향 정기연주회에 음악애호가들은 호칸 하르덴베리에르가 황홀한 트럼펫 음색을 선보인 전반부에는 매료되었다가 앙상블 난조를 보인 서울시향의 후반 연주에는 실망했다. 그러나 당초 이번 정기연주회 초점이 이 시대 최고의 트럼펫 연주자로 손꼽히는 하르덴베리에르에게 맞춰졌으니만큼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음악회는 스트라빈스키의 발레음악 '요정의 입맞춤'에 의한 디베르티멘토로 시작했다. 스트라빈스키는 원시주의 리듬과 전위적인 관현악 색채로 20세기 음악혁명을 주도한 작곡가로 잘 알려졌으나 이 작품만큼은 차이코프스키의 발레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아 동화적이고 환상적이다. 프로그램 구성상 차이코프스키와 관련한 작품을 첫 곡에 배치해 후반부에 연주할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과의 유기적 연관성을 보여주고자 한 기획은 적절한 선택이었다. 연주는 대체로 무난했으나 객원지휘를 맡은 미샤 산토라는 단순히 박자를 맞추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지휘로 일관해 이 곡의 환상적인 관현악 색채와 춤곡 리듬의 활기를 충분히 살려내지 못했다. 첫 곡이 끝나고 이 시대 최고의 트럼펫 연주자 호칸 하르덴베리에르가 무대에 나타나자마자 음악회 분위기는 돌연 뜨겁게 달아올랐다. 플뤼겔호른과 C조 트럼펫, 그리고 피콜로 트럼펫까지 세 대 악기를 들고 등장한 '트럼펫 제왕'은 그 모습만으로도 청중을 환호와 열광으로 몰아넣었다. 그가 연주한 터니지의 트럼펫협주곡은 이 악기의 다양한 음색과 기교를 보여주는 독특한 작품으로 하르덴베리에르를 위해 특별히 작곡됐다. 그는 낮고 어두운 음색의 플뤼겔호른부터 찬란하고 화려한 소리를 내는 피콜로 트럼펫에 이르기까지 악기를 바꿔가며 트럼펫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음색의 가능성을 실현해 냈고, 또, 그가 창조한 경이로운 '소리의 우주'를 경험한 관객들은 이 놀라운 트럼펫 주자에게 폭발적인 환호와 경탄의 박수로 보답했다. 협주곡 연주를 마친 하르덴베리에르는 앙코르로 재즈 작품인 'My Funny Valentine'과 스웨덴 민요 한 곡을 들려주었다. 그는 앙코르곡 모두 약음기를 낀 트럼펫으로 연주했는데, 그 소리는 이제까지 상상할 수 없던 섬세한 관능의 극한이었다. 그 순간 청중은 여린 소리로 끊어질 듯 나지막이 연주되는 트럼펫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깊은 음악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짧은 휴식 후에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6번 '비창'이 연주됐다. 불안하게 출발한 첫 저음현의 도입부부터 고요한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오케스트라의 앙상블은 계속 삐걱거렸다. 4악장에서는 지휘자와 사인이 맞지 않아 몇몇 단원이 앞질러 연주하는 대형사고도 있었다. 큰 원인은 오케스트라를 장악하지 못한 지휘자에게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같은 악단이 지휘자에 따라 이토록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 데는 좀 더 생각해 볼 만한 대목이 있다. 오케스트라는 단원 개개인이 지휘자 한 명에게만 의존하는 단순 조직이 아니다. 그 거대한 조직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중간 관리자'의 역할이 필요하다. 좋은 오케스트라일수록 악장과 파트 수석들의 리드가 훌륭하고 곳곳에 중간관리자 격의 리더들이 전체 앙상블에 기여하기 때문에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 오디션을 통해 단원 구성을 재정비한지 얼마 되지 않고 몇몇 파트 수석은 공석인 채로 남아있는 서울시향의 현실을 감안할 때 아직까지는 지휘자 한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서울시향이 앞으로 국내 정상을 넘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앙상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여러 가지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연합뉴스

EBS '스페이스', 정민아ㆍ더 문샤이너스 소개

EBS TV 공연 프로그램 '스페이스'가 1월에 이어 '2007 그들을 주목한다'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공연에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인터넷(www.ebsspace.com)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공연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EBS 스페이스에서 펼쳐진다. 가능성 있는 신예들을 소개하는 '그들을 주목한다'의 세번째 주자는 15~16일 오후 7시30분 공연을 펼치는 가야금 싱어송라이터 정민아. 국립국악고와 한양대 국악과를 졸업한 후 2003년까지 숙명가야금연주단에서 활동한 정민아는 록과 인디음악에 매료돼 서양 화성학을 공부하며 곡을 쓰기 시작했고 2005년부터 홍대앞 라이브 클럽에서 가야금 선율에 맞춰 노래를 불러왔다. 자체 제작한 싱글 앨범 '애화(愛花)'(2005)에 이어 정규 1집 '상사몽(相思夢)'(2006)을 발표했다. '상사몽'은 '새야 새야' '노란 샤쓰의 사나이' '상사몽'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모던 가야금 선율에 실은 것이 특징이다. '그들을 주목한다'의 네번째 주자는 20~21일 오후 7시30분 무대에 오르는 더 문샤이너스(The MoonShiners). 기타리스트 차승우, 베이스 연주자 최창우, 드럼 연주자 손경호가 진정한 로큰롤 세상을 만들기 위해 뭉쳤다. 차승우는 2002년까지 '노브레인'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했고 그 후 일본 도쿄 스쿨 오브 뮤직에서 공부하다 귀국, 최창우를 만나 2006년에 더 문샤이너스를 결성했다. 일렉트릭, 어쿠스틱 베이스 연주에 모두 능한 최창우는 버클리 음대를 졸업하고 '3호선 버터플라이'를 거쳐 밴드 '버튼'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손경호 역시 버클리 음대 출신으로 밴드 '외인구단' '원더버드'를 거쳐 현재 '뜨거운 감자' '3호선 버터플라이'에서 활동 중. 더 문샤이너스는 로큰롤과 펑크를 공통분모로 개라지(솔에 성악 요소를 도입한 하우스뮤직의 일종), 컨트리 등 다양한 요소들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조합해 에너지 넘치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연합뉴스

공연리뷰/‘환우 위안의 밤’ 인순이 공연을 보고

조명과 백댄서, 훌륭한 음향이 갖춰진 방송을 통해 본 가수 인순이는 열정 덩어리였지만 조건 없이 텅빈 무대 위의 가수 인순이는 언제 어디서나 콘서트가 가능한 만능 엔터테이너였다. 지난 6일 오후 수원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원장 차영미 글라라 수녀)은 개원 제40주년 및 제15차 세계 병자의 날 기념 ‘환우 위안의 밤 행사’를 열었다. 병실과 치료실만 있는 줄 알았던 성빈센트병원 별관 5층에 가면 객석 600여석을 갖춘 공연장이 있다. 이날 공연장은 환자와 노인들 그리고 각계 유명 인사, 관객 등으로 빼곡이 채워지고 자리에 앉지 못한 이들은 객석 주위 복도에 둘러 섰다. 이들의 목적은 가수 인순이를 보기 위해서 였다. 별관 꼭대기 층에 위치한 공연장에 가면서 여기저기 불만들이 터져나왔다. 꼭대기까지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는 1대뿐인데 유명 인사들을 위해 대기중이어서 대부분의 관객들은 3층까지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머지 3층부터 5층까지 걸어서 올라가야했기 때문이다. “헉! 힘들어서 어떻게 걸어올라가”하면서도 낑낑대며 공연장에 도착한 관객들은 500여명 정도. 객석도 많은 관객을 감당하기에 미흡했고 음향도 연신 “웅웅”댔지만 VIP석을 객석 중간쯤으로 잡아 환우들을 제일 앞자리로 앉힌 주최측의 자세가 보기 좋았다. 차영미 원장, 이용훈 주교, 김문수 도지사 등의 인사말 등 짧은 식순이 지나고 드디어 인순이가 소개됐다. 학예회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텅빈 무대 위 거추장스러운 그랜드 피아노가 3분의 1을 차지하고 특별한 조명도 없는 상태에 백댄서도 없이 인순이 혼자 무대에 선다면 어색하지 않을까 싶은 불안감은 잠시, 간결한 반주에 맞춘 인순이의 걸출한 목소리와 함께 ‘Fly me to the moon’을 부르며 등장했다. 감칠나는 가벼운 몸동작을 보이며 인순이가 무대 가운데 서자 언제 그랬냐는듯 조금씩 객석의 불만은 사라졌다. 인순이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뒤늦게 공연장에 도착한 관객들로 객석은 700여명에 달했다. 첫 노래에 이어 ‘님은 먼 곳에’, ‘무인도’ 등 다양한 세대들의 귀에 익은 노래들이 퍼져나갔다. 반주에서 쿵쿵쿵 거리는 음향과 함께 인순이의 강렬한 목소리가 관객들의 가슴을 두드리면서 흥분은 고조됐다. 손에 꼽을만큼 몇곳에서 음이 플랫된 것을 빼면 마치 음반을 틀어놓은듯 인순이의 노래는 거의 완벽했다. 한동안 노래를 부르던 인순이가 갑자기 마이크를 들고 어릴 적 추억과 젊을 적 개다리 춤, 17인치 교복, 야전 전축 등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그의 입담에 관객들은 연방 흐뭇한 미소와 함께 과거로 돌아가면서 느끼는 행복한 감흥을 느끼고 있었다. 1~2곡 부르고 자리를 떠날 줄 알았던 그의 공연은 흡사 콘서트에 가까웠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객석을 차지한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그는 ‘사랑가’와 같은 국악부터 ‘사공의 뱃노래’, ‘소양강 처녀’ 등 트롯트, 그의 신곡 ‘열정’ 등 신세대풍의 가요까지 신나게 불러댔다. 10여곡을 연달아 부르면서도 지치지도 않는지 끝까지 힘을 다하던 그가 갑자기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들을 일으켜 세우고 함께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하이라이트는 하얀 옷을 입은 한 수녀와 함께 춘 인순이의 춤 대결. 공연이 극에 달했을 때 객석의 관객들은 경악할 정도로 즐거워하고 있었다. 갑자기 시작된 인순이의 공연은 예정된 1시간을 조금 넘은 1시간 20여분동안 진행됐지만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아쉬움을 표시하면서 자리를 떴다. 다시 힘들게 북적거리며 계단을 내려가면서도 관객들은 하나같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즐거움에 “인순이는 프로”라고 말하고 있었다./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사·비·타’포천 간다

창 밖에는 하염없이 비가 내리고 오해를 풀고 감정을 추스린 형과 아우는 서로의 마음을 받아들이며 창가 앞에서 화해의 피아노 연주를 한다. 이윽고 피아노 연주가 끝나고 사랑을 확인한 형제는 서로 감싸 안으며 두 사람의 소망을 모아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끈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본 관객들은 이 장면에서 가슴 찡한 감동과 사랑을 느끼며 뮤지컬 최고의 장면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 96년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남우주연상과 음악작곡상 등 4개 부문을 석권, 흥행성과 작품성 등을 인정받은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가 오는 13~14일 문화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포천을 찾아 문화의 향수를 선사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국내 최초 2천회 공연의 대장정의 첫발을 내딛는, 국내 창작뮤지컬 역사에 큰 획을 긋는 무대.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는 대부분 외국작품 번안물들이 잠식한 국내 뮤지컬시장에서 순수 국내 창작 뮤지컬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10여년동안 롱런하면서 남경주·최전원·김장섭·박건형·엄기준·양소민 등 뮤지컬 스타들을 배출해 왔다. 이번 공연은 11주년 기념 앵콜공연으로 주인공 동욱과 동현이 피아노 치는 장면에서 피아노 세트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함께 형제의 어릴 적 사진이 창가에 그려지는 영상이 이어진다. 무대 전면에서 비가 내리는 장면이 보완돼 객석에서도 사랑의 비를 느낄 수 있어 예전 무대보다 새롭고 완성된 황홀한 하모니와 감동을 선사한다. 오는 13일 오후 7시30분, 오는 14일 오후 4시와 7시30분 포천 반원아트홀 대극장. 2만~1만원. 문의(031)538-2938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조폭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한 연예계

한동안 권상우는 소속사와 관련된 분쟁 때문에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권상우뿐 아니다. 그의 어머니도 서울에 있지 못했다. 이를 두고 조직폭력배의 협박이 이어졌고, 권상우 역시 보디가드와 함께 다닌다는 소문이 돌았다. 소문은 사실이었다. 6일 검찰이 발표한 연예계 조폭 관련 수사 결과에 따르면 권상우는 오랜 기간 무시무시한 협박을 당해왔다. 스캔들을 볼모로 매니저 계약 관계를 유지해야 했고, 일본 행사와 관련해 김태촌 씨에게 "안 만나주면 (집이) 피××가 될 텐데 상관없다 이거지?"라는 협박을 당해야 했다. 권상우 사건과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리는 폭력 조직만 세 곳이며, 이들은 연예기획사와 얽혀 있다. 검찰은 이날 "조폭이 기획사 인수를 통한 우회상장, 이벤트 행사, 매니지먼트 권한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폭력 조직이 연예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오래된 일이다. 나이트클럽 등 주로 밤무대를 중심으로 연예계에 손을 뻗었다. 또한 영화계에서도 예전에는 '주먹'을 쓰는 이들이 주로 배우들의 스케줄을 관리하는 제작부장을 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암암리에 연예계와 관계를 맺었던 폭력조직이 양지(?)로 나오게 된 시점은 2000년대 초반. 주먹구구식의 매니지먼트에서 벗어나 서서히 체계화를 갖추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또한 아시아 지역에 한류 열풍이 불게 되면서 연예기획사가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고,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일부 폭력 조직 자금이 유입되기도 했다. 폭력 조직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급속히 세를 확장했으며, 어엿한 사업가로 자리하기 시작했다. 꽤 오래 전부터 자리잡았기 때문에 이미 폭력 조직의 그림자를 벗어난 인사들도 있지만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는 연예계와 폭력 조직과의 연관성으로 인해 그 그늘은 여전히 남아 있다. 작년 2월 유명 가수 J씨의 공연이 끝난 뒤 뒤풀이에서 공연기획사 대표가 폭력배들을 동원해 술자리에 오라며 J씨를 위협하자 J씨 역시 칠성파를 동원한 것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또 신촌이대식구파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유명 연예인들이 연계된 사실이 드러났고, 교도소 수감 중인 거물급 조직폭력배가 시의원 출마자의 선거운동을 돕는 과정에서 기획사를 통해 연예인들을 동원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연예계에는 기획사가 폭력 조직의 협박을 받거나 이들과 결탁해 연예인들을 밤무대에 서게 하거나 팬 사인회 등을 갖게 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한 연예인의 경우 지방 폭력 조직이 연계해 벌이는 팬 사인회에 참석하느라 전국을 돌아야 하기도 했다. 한 매니저는 "웬만한 매니저들은 친하든 친하지 않든 조폭 중간급 보스 정도는 알게 된다. 오랜 기간 연예계와 연관을 맺어온 사람들이어서 인맥도 상당하다"며 "정식 기획사를 차리고 이제는 사업가로만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전히 연예계에서 무슨 사건이 벌어지면 폭력 조직과 연관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한류 열풍이 불면서 일본과 중국 등 현지 폭력 조직도 국내 연예산업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가수들의 공연이나 배우들의 팬 사인회 등 공식 활동 외에 이벤트성의 행사에 한류 스타를 끌어들이기 위해 폭력 조직간의 연계가 행해지는 것. 김태촌 씨가 권상우를 협박한 것도 일본 행사 때문이었다. /연합뉴스

조폭 등쌀에 허리 휜 '몸짱' 권상우

한류 스타 권상우씨를 협박해 매니지먼트 권한을 독차지하려던 폭력조직 출신 매니저가 구속 기소됐다. 서방파 옛 두목 김태촌씨도 권씨를 위협해 일본 공연을 강요한 혐의(강요미수)로 함께 기소됐다. 권씨의 전 소속사 대표는 권씨의 새 소속사를 협박해 수십억대 돈을 뜯어낸 혐의로, 다른 기획사 사장은 회사 공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각각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6일 이런 내용의 연예계 조폭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 조폭 위협에 `진땀' 흘린 스타 = 검찰에 따르면 양은이파 부두목의 아들이자 신학동파 조직원 출신인 백모(28)씨는 2003년 5월부터 2년간 권씨의 매니저로 활동했다. 백씨는 권씨가 소속사인 I사와 계약이 끝나는 올해 9월부터 자신과 2년간 전속 계약을 맺지 않으면 언론에 약점을 폭로할 것처럼 위협했다. 권씨는 이에 'I사에 소속된 기간 매니지먼트를 백씨에게 맡기고 이를 어기면 10억원을 준다'는 내용의 각서를 강제로 써줬다. 결국 백씨는 강요 혐의로 구속됐다. 김태촌씨는 일본 팬사인회 문제로 권씨를 괴롭혔다. 김씨는 일본인 친구인 N씨에게 "권씨가 팬미팅 행사를 하기로 하고 시계를 받아놓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지난해 4월 권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협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태촌씨가 수차례 자기 이름을 밝히고 권씨를 위협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교도관 뇌물 공여 혐의로 창원지검 진주지청에 구속됐던 김씨는 권씨에 대한 강요 미수 혐의로 추가기소됐고 현재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 연예 기획사는 `사금고' = KMTV와 유명 연예 기획사를 운영하던 조모(45)씨는 회삿돈 수백억 원을 개인적으로 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 수사결과 조씨는 2002년 1월 KMTV 명의의 50억원짜리 약속 어음을 발행해 개인적으로 진행하던 오피스텔 부지 매입에 쓰는 등 KMTV 어음 167억원을 발행해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3년여 간 회삿돈 4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조씨가 횡령 혐의로 수배중인데도 조씨에게 차량을 제공하는 등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P사 대표 임모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권씨 소속사였던 I사 전 대표 한모씨는 I사가 Y사에 넘어가게 되자 권씨 등 I사 소속 연예인들의 약점을 폭로할 것처럼 Y사를 협박해 25억원의 채권을 포기하도록 하고 추가로 8억원을 받아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한씨가 신학동파 비호 세력으로 검찰의 관리 대상이라고 밝혔다. 한씨는 그러나 "Y사측에서 받은 33억원은 협박해서 받아낸 게 아니고 적법하게 받았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2번이나 기각됐는데 33억원이라는 거액을 갈취했다면 벌써 구속됐을 것이다. 재판에서 무죄가 밝혀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과거 기획사와 연기자간 부당한 `노예 계약'이 문제됐다면 최근엔 조폭 세력이 기획사에 침투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조폭이 기획사 인수를 통한 우회상장, 이벤트 행사, 매니지먼트 권한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한류 스타 등 국내 문화산업 보호를 위해 한류 스타의 해외 활동, 캐릭터 상품 판매 등 해외 조폭의 이권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수사해 나가기로 했다. /연합뉴스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