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무료한 아침을 싱그럽게…

아침부터 아이들 학교보내랴, 남편 출근시키랴 한바탕 전쟁을 치른 김모 주부. 오전에 청소를 마치면 마땅히 할 일이 없어 ‘뭔가 좋은 공연이 없을까’ 생각해 보지만 마땅히 갈 곳도 없어 오늘도 예전처럼 부족한 잠을 자거나 TV 앞에 앉는다. 이처럼 주부들의 무료한 아침시간을 싱그러운 아침으로 깨워주는 따뜻한 차와 이야기가 있는 특별한 무대가 마련된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이하 전당)이 현대생활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기획한 따뜻한 차와 이야기가 있는 특별한 무대 ‘모닝콘서트’. 전당은 매월 둘째주 화요일 오전 11시 소극장에서 상설공연으로 클래식과 따뜻한 모닝커피가 있는 ‘모닝콘서트’를 준비했다. 이 프로그램은 주부들의 생활시간대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관객층을 확보하고 능동적으로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 연주자가 공연 중 작품에 대해 직접 해설해주고 공연 후에는 자신의 삶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 주부층 관객들이 클래식과 음악에 대해 친근감을 갖도록 다양하게 구성했다. 저녁에 공연을 관람하기 어려운 주부들에게는 부담없는 입장료로 점심까지 해결할 수 있고, 문화향수도 만끽할 수 있어 1석3조의 효과 만점 콘서트. 첫 모닝콘서트는 오는 13일 오전 11시 건반 위의 자유를 꿈꾸는 피아니스트 박종훈이 이끈다. 피아니스트 박종훈은 정통 클래식부터 뉴에이지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작곡, 편곡, 연주, 프로듀싱까지 1인 다역을 소화해 내는 피아니스트. 이번 무대에선 어렵고 지루한 클래식보다 우리에게 친근한 레퍼토리로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멜로디와 사랑이 묻어나는 선율들을 선사한다. 박종훈은 ‘White love’, ‘Fly me to the moon’, ‘Etude’, Andante Tendery’ 등을 들려준다. 한편 4월(10일)의 모닝콘서트는 해금연주자 김애라가 해금의 신비한 매력을 전해준다. 김애라는 다양한 장르와의 만남을 통해 해금이 갖고 있는 다양한 매력을 국악 애호가 뿐만아니라 일반 관객들에게 소개해온 연주자로 이번 콘서트에서는 ‘in loving memory’, ‘my story’ ‘scent of Wind’ 등 자신이 낸 3장의 앨범에 수록된 정통국악은 물론 크로스오버 곡들을 연주한다. 관람료 1만5천원. 문의(031)828-5801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타인의 삶 ● 22일 개봉

수십 년간 삶의 목적이었던 신념을 바꾼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 궁금증이 독일영화 ‘타인의 삶(The Lives of Others)’을 수작으로 승화시킨 힘이다. 올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비롯해 지난해 독일 아카데미상과 유럽영화상·로카르노 영화제·밴쿠버 영화제 등을 휩쓴 이 영화는 끝까지 균형을 잃지 않는 연출력과 관객의 시선을 스크린 속에 붙잡아 매는 연기력으로 박수받는 영화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1984년 동베를린. 경찰학교 교수인 비즐러(울리히 뮈헤)는 악랄한 취조로 유명한 동독 비밀경찰기구 슈타지의 요원이기도 하다. 사회주의에 대한 굳은 신념은 그가 슈타지 요원으로 명성을 얻는 데 일조를 했다. 어느날 비즐러는 경찰학교 동기이자 이제는 상사가 된 그루비츠와 우연히 연극을 보게 된다. 유명작가 드레이만(세바스티안 코흐)이 작품을 쓰고 그의 애인이기도 한 유명 여배우 크리스타(마르티나 게덱)가 출연한 작품이다. 공연장에는 문화부 장관 햄프도 자리했다. 장관 또한 슈타지 요원 출신이다. 반체제 인사 색출에 일가견이 있는 비즐러는 드레이만이 의심스럽다며 감시를 제안한다. 그러나 그루비츠는 “그럴 리 없다”며 제안을 묵살하지만 장관의 명령에 따라 도청작업이 시작된다. 이 일을 맡게 된 것은 비즐러. 그는 드레이만과 크리스타가 함께 사는 집을 24시간 도청하게 된다. 비즐러는 이후 도청작업이 크리스타를 차지하려는 장관의 음흉한 속셈에서 비롯됐음을 알게 된다. 그는 도청작업이 진행되면서 드레이만의 반국가적인 행동을 알게 되지만 눈감아준다. “이번 한번만 봐준다”라고 되뇌던 혼잣말은 드레이만과 크리스타를 끝까지 보호하는 데까지 이른다. 감독은 국가권력 앞에서 자유롭지 못한 예술인의 현실과 고뇌, 그리고 자유를 향한 이들의 몸부림 등을 보여주면서도 비즐러가 어떤 이유로 이들을 보호하게 되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시종일관 관심을 끄는 것은 비즐러의 심경변화 원인. 대부분의 영화에서 가볍게 설명되는 이런 부분을 감독은 끝까지 관객을 사로잡는 무기로 사용하고 영화는 이를 통해 긴 여운으로 관객의 머릿속에 남는다. 열린 해석의 공간을 마련하고 그 속에 풍부한 상상력을 담아낸 ‘타인의 삶’은 신예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타인의 삶’은 시드니 폴락 감독, 앤서니 밍겔라 등에 의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유리상자 ‘화이트데이 프로포즈 콘서트’

“여자 친구나 아내한테 사랑받고 싶은 남성들은 여기로 오세요.” 시대가 바뀌면서 전통 세시풍속은 사라지고 신풍속이 속속 등장했다. 대표적인 게 특정 날짜를 무슨무슨 기념일로 만드는 것. 2월14일 발렌타인데이와 3월14일 화이트데이가 대표적이다. 초콜렛과 사탕에 지쳤다면 조금 색다른 사랑 표현법을 고민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결혼 축가 섭외 1위곡 ‘사랑해도 될까요?’로 주가가 높은 ‘유리상자’ 공연은 어떨까. 화이트데이를 맞아 오는 14일 밤 8시와 11시 2차례 걸쳐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화이트데이 프로포즈 콘서트’를 연다. 유리상자의 감미로운 음악선물은 물론 관람객들을 위한 선물들도 준비했다. 유료관객 중 커플 전원에게 커플티 및 포츈쿠키 등을 증정하고 특급호텔 숙박권 2매 혹은 귀금속 액세서리, 대형 곰인형 10개, 여성의류 쇼핑몰 상품권 4매 등을 선물한다. 특히 귀금속 액세서리는 보석 디자이너이자 귀금속공예연구원 원장인 최우현씨의 작품으로 화이트데이 선물로는 제격. 또다른 이벤트는 ‘프로포즈’ 코너. 평소 사랑에 대한 의사표현이 부족하거나 특별한 프로포즈를 원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매회 한 커플을 선정해 무대서 즉석 프로포즈를 할 수 있고, 유리상자의 축가도 곁들인다. 여기다 신청에 탈락한 커플을 위해 모든 커플들의 이름을 공연 포스터에 게재해 공연장 곳곳에 부착한다. 이날 공연에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 10쌍을 무료로 초청, 사랑의 메신저 유리상자의 푸짐한 화이트데이 선물 보따리를 한껏 풀어놓을 계획이다. 문의(02)3446-3225/이형복기자 bok@kgib.co.kr

인터뷰/군포문화예술회관 남길우관장

“군포문화예술회관의 1년 예산이 4억1천만원으로 한정돼 있어 좋은 공연을 많이 마련하진 못하지만 1년에 1~2번은 이름있는 좋은 공연을 유치해 군포의 위상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모든 직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지난달 22일 취임한 남길우 군포문화예술회관 관장(45)은 지난 2000년 도문화의전당에서 예술단 담당으로 쌓은 경험을 살려 군포문화예술회관을 업그레이드, 군포의 위상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포문화예술회관이 설립된 지 10년이 지난만큼 이제는 한번쯤 큰 공연을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운을 뗀 그는 이를 위해 우선 직원들의 부족한 홍보와 관객들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를 개선,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한편 시민들이 자유롭게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찾아 ‘좋은 공연 하나 보고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남 관장은 1천여 후원회원들이 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부들을 위한 상설강좌를 개설하고 문예회관에 입주한 군포 프라임필과 함께 학생과 주부들을 새로운 관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생각이다. 그는 “이를 위해 우선 지역 내 학교들과 아파트단지 등을 방문, 좋은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회원으로 유치하는 등 솔선수범는 모습을 보여주고 선진 극장 관계자들을 초빙, 선진기법을 배워 이를 군포문예회관과 접목시켜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초석이 되겠다”고 밝혔다. 남 관장은 올해 군포 프라임필과 협력해 주부들이 1시간 동안 여유있게 공연을 관람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상설화해 주부들을 고정 관객화하고 수준높은 공연을 유치해 시민들과 더 한층 가까워지는 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그는 이어 “설립된 지 10년이 지나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음향반사판 등 시설물이 낡고 오래돼 일부 시설물을 임대해 사용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며 “추경에 예산을 확보해 점차적으로 이를 개선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