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포트폴리오

포트폴리오는 자료수집철, 자료 묶음 등을 뜻한다. 자신의 경력이나 실력을 쉽게 알아보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활동 내역이나 결과물을 모아 놓은 것이다.예전에는 바인더나 스크랩북 등을 이용했지만 이제는 디스켓이나 CD-ROM 등으로 제작한다. 시대의 변화나 평가자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 발전하고 있다.입사 면접 등에 활용되는 포트폴리오가 이제 학부모들에게는 입시제도의 성공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과제물로 떠오르고 있다.대학의 입학사정관제 확대 속에 학생들이 사정관에게 면담 등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지만 가장 확실히 인식시킬 수 있는 것이 포트폴리오다.따라서 프트폴리오의 종류도 다양해 지고 있다. 나는 영어 공부를 이렇게 했다.,자원봉사 활동은 이렇게 했다, 수학공부의 단계별 성과는 이렇다에서 학생회 활동, 동아리 활동 등 각양각색의 포트폴리오가 가능하고 학부모들 사이에는 많을수록 좋다고 한다.문제는 학생들이 이같은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학부모의 몫이다. 이를 두고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소위 SKY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3가지의 조건이 있다고 말한다.첫째가 엄마의 정보력이다. 어떤 학원의 어떤 강사가 잘 가르치고 과목별 개인과외는 누구에게 받아야 한다는 것은 물론 포트폴리오를 잘 만들 수 있는 대회 입상 등을 엄마가 가져와야 한다는 것. 엄마의 발품과 손품으로 포트폴리오는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할아버지나 할머니의 경제력이다. 많은 비용을 부모 벌이로서는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나온 말이며. 세번째로는 아버지의 무관심이라고 한다. 엄마의 활동에 시비를 걸지 말아야 엄마가 곳곳을 누비며 포트폴리오를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사실 이 포트폴리오는 학부모들이 요란스럽게 준비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왜냐면 학교에서 교사들이 기록하는 학생생활기록부가 포트폴리오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많은 학생들의 성적과 활동을 기록하는 교사들이 대학이 원하는 만큼의 기록을 남길 수 없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새해는 말 그대로 지방정치의 해다. 학부모들이 뛰어다니며 준비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를 이제는 정치인들이 만들어야 할 시기다. 그동안 정치인 개별적으로 의정보고서 등의 이름으로 자료를 내놓았지만 유권자들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내놓은 정치인은 거의 없다.당선된 뒤 목소리 한번 내지 않고 정당공천에 줄서서 다시 출마하는 정치인, 정당의 주장만 쫓아 지역민의 목소리는 외면하는 정치인, 공공보다는 개인적 일로 시간을 보낸 정치인 등 유권자에게 보여줄 포트폴리오가 없는 정치인이 부지기수다.퍼블릭 마인드가 중요하게 요구되는 직업군 중의 하나가 정치인이다.그럼에도 공무원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 기업인은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사람, 정치인은 사람이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는 사람(김문수조갑제 저 나는 일류국가에 목마르다에서 발췌)이라는 말이 있다.이 말 속에는 공무원이 그나마 인간적이다.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기업인은 어쩜 존경의 대상이다. 문제는 정치인인데 사람이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 자체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담고 있다.따라서 우리정치가 더 이상 웃음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학입학에서의 포트폴리오가 합격에 중요한 역할을 하듯 정치인 개개인의 포트폴리오가 당락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 정치인은 자기자신의 솔직한 포트폴리오를 유권자에게 제시해야 한다.또 유권자는 내용이 없는 정치인의 포트폴리오, 성의 없이 만들어진 포트폴리오, 거짓 포트폴리오를 제출한 정치인에게 냉정한 심판을 해야 한다. /최종식 정치부장

청계천같은 의정부 ‘행복로’를 기대한다

시골같은 징검다리도 있고햇살을 받은 시원한 물줄기가 도심을 가릅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과 들풀은 가을의 정취를 더합니다.지난 2005년 9월 2일, 완공을 앞두고 공사 2년2개월만에 모습을 되찾은 청계천을 취재한 모방송 리포트의 일부다.하루 7만대가 지나가던 고가도로 자리에 물길이 열리면서 청계천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콘크리트를 없애고 맑은 물, 녹지가 있는 생명의 공간으로 만든 청계천 효과는 실로 대단했다. 일부에선 생태학적 복원이 아니라 3천여억원이라는 돈을 퍼부은 인공조형물에 불과하다고 폄하하기도 했지만 공기를 맑게하고 휴식공간을 제공해 국민정신건강에 기여하고 주변재개발, 상권 활성화, 관광객 유치 등 경제에 도움이 된 것은 틀림없다.청계천은 성공적인 도심디자인 사례로 꼽힌다.우선 청계천이 바라다보이는 아파트와 주변 상가의 가격이 올랐다. 복원의 주인공인 이명박 서울시장은 강한 추진력을 인정받아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됐다.의정부시에도 내용은 다르지만 추진동기와 과정, 예상되는 효과가 비슷한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의정부역앞 오거리 최대 번화가인 중앙로 4차선 650m의 차량통행을 막고 지난 6월부터 90여억원을 들여 벌이는 문화의 거리 공사가 그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소음과 매연에 찌든 도로를 녹색공간으로 만들어 시민에게 되돌려주고 지역경제도 살려보자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교통체증과 주변 상인들의 반발은 처음부터 예상됐다.그러나 친환경웰빙도시로 만들고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김문원 시장의 뜻을 꺾지는 못했다. 김 시장은 신호체계변경으로 중앙로를 폐쇄해도 문제가 없다는 검토가 끝나자 결단을 내리고 추진력을 발휘했다.수십년 묵은 검은색 아스팔트가 사라지고 흙내음이 나기 시작했다. 행복을 선물하겠다는 뜻을 담아 이름도 행복로라고 붙였다.오는 24일 선보일 행복로는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역광장의 시원한 분수와 파발교차로까지 확트인 시야가 후련하다. 잘생긴 적송과 바위, 진달래, 철쭉, 단풍, 산딸나무 등 수십종의 나무가 심어진 동산은 마치 숲같다. 그 사이로 오솔길이 있고 곰취, 하늘 매발톱, 제비꽃, 황금달맞이꽃, 꽃나리 등의 꽃도 심어져 있다. 작은 계곡, 실개천엔 물이 흐른다. 비단 잉어가 노니는 연못에 비보이를 형상화한 조각품 등 볼거리도 많다. 밤이면 형형색색 빛을 발하는 바닥조명에서부터 유럽풍 가로등, 대형 LED화면을 갖춘 공연장까지.행복로는 도심한복판을 시민공간으로 되돌리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녹색도시, 친환경도시란 세계적인 트랜드와도 맞아 떨어진다. 주변 상인들의 불만 목소리도 작아졌다.반면 기대는 커지고 있다. 확 바뀐 환경에 업종전환을 고려하는 점포가 많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공사 초기와는 달리 빈 점포나 이사 가려고 내놓는 점포는 찾아볼 수가 없다. 행복로는 의정부역 제일시장, 녹색, 로데오거리, 부대찌개 거리로 이어지는 보행동선이다. 완공 뒤부터는 찾는 사람이 부쩍 늘면서 주변 상권도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2~3년뒤 경전철 중앙역, 민자역사, 홀링워터공원이 완공되면 행복로 효과는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바람이다. 행복로를 오가는 사람들이 제일시장과 부대찌개거리를 찾고 지갑을 연다는 보장은 없다.한번쯤의 구경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길이 이어지도록 하려면 행복로 문화가 있어야 한다. 음악회, 비보이공연, 판토마임, 마술 등 각종 공연이나 품격을 높이면서 사람들 발길을 붙드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살거리 먹을거리와 함께 나름대로 행복로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시와 시민, 상인 등 모두가 함께 풀어야할 숙제다.

LH, 마구잡이식 택지개발 책임져야

파주시 교하읍에서 공장을 운영하던 박모 사장(47)은 교하읍 일대가 운정3지구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자 공장을 담보로 30억원을 대출받아 인근에 공장 부지를 사두었다가 요즘 호된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 말만 믿고 덜컹 빚을 내 이전부지를 마련했는데 보상은커녕 개발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자만 수억원에 달해 쫄딱 망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양주시 광적면에서 농사를 짓고 살던 김모씨(59)도 이 지역이 택지개발지구로 지정, 8억원의 대출을 받아 대토(代土)로 다른 곳에 땅을 샀다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보상 보류에 이어 사업 전면 재검토 발언이 나오면서 홧병에 몸져 누었다.요즘 양주시 광적면의 풍경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지난 2004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이후 보상을 코앞에 둔 상태에서 사업 포기설이 나돌면서 이곳 농민과 상인들은 파산 직전 상태에 이르렀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군기지 이전지역인 평택 고덕지구도 마찬가지다. 고덕국제신도시사업은 정부가 주한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에 따라 진행하는 평택지원사업의 핵심이다. 특별법까지 제정해 한국 속의 미국 도시로 개발한다며 요란스럽게 장밋빛 청사진을 발표하더니, 최근 LH공사의 사업 포기설이 나돌자 주민들은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 재산권 행사 제한에다 이전할 대체토지 등을 마련하느라 수억에서 수십억원의 대출을 받고 이자를 갚느라 힘겹게 버티고 있는데 보상을 3번이나 연기한 끝에 이제 와서 사업을 포기한다면 죽으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아우성이다.이처럼 도내 곳곳에는 막대한 부채로 허덕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일방적인 사업 보류 선언으로 울분을 토하는 주민들로 들끓고 있다. 최근 경기도에 따르면 LH공사가 시행을 맡은 도내 택지개발사업지구의 토지보상이 지연되고 있는 곳은 평택, 양주, 고양, 파주, 의정부, 안성, 화성, 남양주 등 9곳에 보상예정금만 9조원에 이른다. 보상 지연은 지난해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경쟁적으로 택지개발지구를 지정해왔던 옛 주택공사토지공사의 부채가 85조원이 넘는 등 자금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LH공사는 재무 부실을 해소하기 위해 일부 개발사업에서 손을 뗄 전망이다. 현재 추진하거나 계획 중인 사업의 포기축소연기 등을 포함하는 우선순위 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주민들이 원해서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것도 아니고, LH공사가 맘대로 추진해 재산권 행사 등을 묶어 놓더니 수년이 지나 또 맘대로 사업을 못하겠다고 손을 들고 있는 것이다.이에 경기도지사와 해당 자치단체장, 국회의원들까지 비상이 걸렸다. 평택의 원유철, 정장선 의원은 쌍용차에 이어 또다시 발에 땀이 날 정도로 뛰며 국무총리, 국토해양부 장관, LH사장 등을 만나 계속 추진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약속했으니 당연한 것인데도 사정 아닌 사정을 하며 설득과 촉구에 나선 것이다.이는 김문수 지사도 마찬가지로 김 지사는 고덕광덕지구를 방문, 주민들의 애타는 하소연을 청취하고 원래대로 보상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LH공사의 일련의 행태를 보면서 국민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마구잡이식으로 개발을 추진할 때는 언제고 무책임하게 못하겠다, 늦추겠다, 나중에 봐야겠다는 식의 행태를 어찌 이해하란 말인가. 정부가 약속을 위반하고 국민을 우롱한다면, 그래서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한다면 그 나라의 꼴은 어찌될 것인가.LH공사는 이미 벌려놓은, 보상을 코앞에 둔 사업에 대해 최선을 다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데스크 칼럼

‘실버체육’ 정책·시설 확대돼야

UN은 65세 이상의 인구가 총인구 대비 7% 이상일 때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로 보고 있다.통계청과 보건복지가족부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지난 2000년에 65세 이상의 고령인구 비율이 7.2%나 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해 7월 기준으로는 65세 이상이 201만6천명으로 전체 인구의 10.3%에 이르렀으며, 오는 2018년은 14%로 고령 사회, 2026년에는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에 이르러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이 같은 고령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예전보다 삶의 질이 향상되고 의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앞으로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 고령 인구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노인문제가 최근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면서 주거보건문화여가 등 노인복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고, 고령인구의 사회적 참여와 다양한 활동욕구도 급증하고 있다.이처럼 고령화 인구의 급속한 증가에도 불구, 이들의 사회적인 활동과 제반 여건이 충분한 공급을 이루지 못하면서 미래학자들은 고령화 쇼크 또는 고령화 재앙이 닥쳐올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고령인구의 증가에 따른 가장 큰 관심사는 건강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가 10조7천371억원으로 65세 미만이 지출한 액수보다 4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2002년보다는 약 3배 가량이 늘어났다.고령자들의 노화에 따른 신체기능 약화 지연과 회복, 체력을 증진시켜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건강이 필수요건이다. 고령화시대 노인은 물론 가족들의 가장 큰 바람은 무병장수(無病長壽)일 것이다. 노인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다양한 신체활동을 촉진시킬 수 있는 체육활동이 예방차원에서 우선시 돼야 한다.대부분의 체육학자들은 노인에 맞는 적당한 신체활동과 운동이 건강을 지키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며,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무병장수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한다.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급속히 확산된 생활체육의 붐을 타고 고령자들의 체육활동 참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생활체육 태동 초기에는 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종목이 게이트볼과 궁도, 등산 등 소수 종목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마라톤,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 수영을 비롯, 수많은 종목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그러나 노인들을 위한 실버체육의 진흥을 전담할 부서와 정책, 시설 등은 이 같은 실버 체육인들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노인을 위한 전문 체육시설 이라고는 게이트볼 경기장이 전부이며, 프로그램 역시 최근들어 노인체육 전담지도자를 각 시군에 배치해 노인정을 찾아 간헐적으로 운영하는 노인체육대학, 생활체육교실 정도에 불과하다.체육 업무를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장애인체육을 담당하는 전담부서가 운영되고 있으나 실버체육을 관장하는 부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또한 관련 정부 부처에 노인들의 체육활동에 관한 구체적인 정책사업이 추진 된 경우도 전무한 실정이다.반면 생활체육이 오래전부터 뿌리내린 독일의 경우 독일연방체육회와 주체육회, 각 종목별 협회 등이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노인체육에 대한 정책입안과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암과 심장병, 당뇨병 등 성인병의 재활체육까지 담당하고 있다.이제 우리나라도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가족부 등 정부 관련 부처의 실버체육 전담부서 신설 및 전용시설의 확충, 전담 지도자 양성, 전문 프로그램의 개발보급, 용품지원 등의 통합적인 정책 수립으로 고령화시대의 체육을 통한 노인복지 구현을 앞당겨야 할 때다. 데스크 칼럼

안병직 관장과 실학박물관

크기라야 네평 남짓. 대여섯명이 들어서면 북적거릴 공간에 책상 하나, 책장 그리고 모두 다섯 명이 앉을 수 있는 소파가 전부였다. 바로 안병직 실학박물관장의 방이다.첫 대면이었다. 실천과 실용의 학문인 실학을 어떻게 전시했을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지만 최근 경기도의회 행정감사에 증인이면서도 불출석해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라는데 호기심이 발동했다. 안 관장에 대해 김문수 경기지사는 대학 은사이자 평생의 멘토라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굳이 김 지사와의 인연을 들지 않더라도 뉴라이트 운동의 대부인데다 거물급(?) 정치인들을 길러낸 스승이 아니던가.실학박물관은 건물 착공 후 만 3년 반만인 지난 10월 23일 개관했다. 위치가 수변구역인데다 개발제한구역 규제로 인해 그동안 몇차례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팔당호를 바라보는 정약용의 묘를 가려서는 안된다는 이유로 층수도 2층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박물관에서 실학이라는 학문과 사상을 전시한다는 거였다. 실학박물관을 찾은 소감부터 말하자면, 시대 중심으로 하는 나열식의 전시 구성이 아닌 실학자의 의지, 열정, 역경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주제별 전시가 실학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이런 후한 점수를 준데는 실학박물관이 자리한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의 풍광도 한 몫 했다. 실학박물관은 관람객을 흡인할 수 있는 매력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다산 정약용의 생가를 비롯한 유적지가 있고 수종사라는 전통사찰이 있으며, 무엇보다 국내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팔당호가 한 눈에 들어온다. 경기도에서 실학박물관 일대를 생태공원으로 추진 중이라고 하니 그런 호조건을 갖춘 박물관이 또 어디 있겠는가.안 관장은 지난 3월, 제자인 김문수 지사의 요청으로 초대 실학박물관장 자리에 앉았다. 은사이면서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의 사상을 평생 연구해온 안 관장은 분명 적임자였을 것이다. 안 관장의 말을 빌면 당초 자문 내지는 고문의 역할을 맡아 실학박물관을 좀 어떻게 해달라 였다. 그러나 안 관장은 뒤에서 훈수나 하는 잔소리꾼에 머물고 싶지 않다며 관장직을 달라고 했다. 실학에 대해 자신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은 없다는 자신감에서다. 안 관장은 자료가 대부분 서지(書誌) 유물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전시장을 꾸몄다. 실학의 형성과 전개과정을 전시실 별로 나누어 정리했다. 역사책으로만 봐왔던 정약용의 경세유표 필사본과 조선후기에 중국과 일본을 통해 수용된 서양의 문물인 조총, 천리경, 자명종, 안경 등의 실물(재현품) 등도 함께 전시해 실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유물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서에는 안 관장이 직접 해석을 달아 사상의 참의미를 알 수 있게 했다.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스토리텔링과 다양한 영상 등의 전시기법을 적극 활용한 것도 흥미롭다. 내 사무실은 이만 하면 됐지만 수장고도 필요하고 교육 공간도 필요하다며 부속 건물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안 관장은 직접 예산을 집행한 지 한달도 안됐는데 내가 감사를 받을 게 뭐 있고, 또 내가 가면 아무래도 불편하지 않겠어요?라는 말로 기자의 궁금증을 해결했다.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는 좌파니 중도보수니 하는 이념을 떠나 30년 넘게 연구하고 집중해 온 실학의 결과물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돌려 줄지를 고민하며 그 고민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박물관장 자리는 전문가가 앉는게 맞다는 생각을 했다. /박정임 문화부장

관광인프라 살려 국제행사 유치하길

2010년 11월 한국에서 선진국과 신흥국 등 주요 20개국의 정상회의(G20)가 개최된다. 경기침체 등으로 시름에 빠져 있던 국민들에게는 위안이 되는 희소식이었다.지난 9월말 G20유치 발표와 함께 개최장소를 놓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최근 서울로 낙점됐다.유치경쟁에 나섰던 지자체는 서울과 인천, 제주, 부산, 대구, 경주 등으로 자치단체마다 내세운 전략은 큰 틀에서 차이가 없다. 인천은 인국국제공항에서 이동이 편리한 점, 송도가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상징성 등을 내세웠고 제주도는 2000년 아셈 정상회의 개최 전력, 서울은 우월한 숙박 및 편의시설 인프라 등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지자체의 움직임은 대회유치로 얻어지는 기대효과를 노렸기 때문이다.단군이래 가장 큰 국제행사를 유치할 경우 투자유치 및 일자리 창출 등으로 1조원 이상이 기대된다.지자체간의 경쟁은 교통과 숙박 등 모든 것을 갖춘 서울이 치열한 경쟁후보지인 인천 등을 제치고 선정되면서 한달간의 유치전쟁은 끝이 났다.그러나 1천100만의 세계속의 경기도는 G20유치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정상회의를 유치할 수 있는 특급호텔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이번 G20 개최도시 선정에서 중요한 부분중 하나가 30여명의 국가 원수급이 묵을 수 있는 대형 특급호텔의 유무였다.경기도에는 1천100만 인구에 걸맞게 관광호텔이 80여개에 이른다. 하지만 대형 특급호텔이 없는 것이 문제다. 대부분 2~3급 호텔이다.G20 정상회의 개최도시 경쟁에서 막판까지 갔던 인천만 봐도 송도국제도시에 특급호텔들이 영업중이다. 인천시는 내년 10월까지 송도, 영종도 등에 15개에 4천500실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경기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서울의 호텔을 이용하고 있다. 경기국제관광박람회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외국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중론이다. 서울의 고급호텔에서 머무르기 때문에 도내 관광자원은 단순히 거쳐 지나는 곳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서울시는 지난해 해외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서울관광마케팅주식회사를 설립했다. 민간주주업체의 핵심역량과 경영시스템을 회사 운영에 적극 활용해 기존의 공기업과 차별화 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이와달리 경기도는 최근 도2청 관광담당부서를 본청으로 흡수시켜 관광업계의 아쉬움을 샀다.내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한국방문의 해가 시작된다.국제도시로 부각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언제까지 숙박보다는 경유하는 형태의 관광을 유지해서는 안된다. 경기도에는 DMZ, 에버랜드, 연천 전곡리 구석기유적지, 하남시 미사동의 신석기 유적지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어느 도시보다도 많다.전통 한옥식 호텔 등 테마형 호텔건립이나 특급호텔 유치 등 경기도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활용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G20 정상회의처럼 대규모 국제적 행사도 유치할 수 있기를 바란다. 경기도가 국제적인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정근호 사회부장

장밋빛 경제전망과 ‘스프링 복’의 비극

아프리카에는 양과 닮은 스프링 복이라는 야생 동물이 있다.이 놈들은 수천마리씩 떼를 지어다니며 풀밭을 찾아 뜯어먹고 다 먹으면 또 다른 곳으로 옮겨 간다.그러나 어떨때는 아무 이유없이 내 달리다가 수백m 아래 절벽으로 떨어지는 괴이한 광경을 연출하는 다소 어리석은 동물이다.이유인즉 앞에 있는 동물들이 풀을 다 뜯어 먹거나 발로 밟아 놓으면, 별다른 먹을 것이 없는 뒤쪽에 있는 동물들이 무작정 밀어붙여 이런 꼴을 당하는 것이다.어느 퇴근길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스프링 복이야기는 작금의 국내 경제사정을 보는것 같아 나도 모르게 쓴웃음이 흘러 나왔다. 아무 정신없이 내달리는 스프링 복과 앞뒤 사정없이 좋아지는 수치와 경제성과만을 좇아 달려가는 정부의 경제발표와 일맥상통하다는 느낌이 들어서다.최근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국내경제 실적과 향후 전망은 한마디로 따봉이다.IMF이후 10년만에 쓰나미급으로 들이닥친 금융위기는 어느덧 온데간데 없고 체감경기 훈풍 경제지표 회복세 등 그럴싸한 제목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차 있다.세계경제 불황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제품 경쟁력을 확보, 세계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오면서 전반적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는 없다.게다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업계는 지난달 매출이 전년도 동기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소비심리 회복세를 반영하고 있다.특히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즈 캐피털을 비롯해 해외 주요 투자은행에서는 한국경제에 대해 플러스 성장 전망을 제시하는 등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성과와 전망을 놓고 경제전문가는 물론 상인,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소 그 자체이다.실물 즉 바닥 경제는 아예 땅을 치다 못해 지하 깊숙이 빠져 들고 있는데도 정부와 언론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고 있다는 것이다.이를 반영하듯 도내 제조업(중소기업)의 생산지수는 하반기들어 점차 줄어든데다 중소기업업황지수(SBHI)도 지난달 87.1(100기준)을 기록, 전달(96.5)에 비해 10p가량 하락한 상태이다. 또 대형유통점을 비롯한 SSM(기업형 슈퍼마켓)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연중내내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도내 전통재래시장과 주택가 주변 상가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고 말할 수 있다.10월말 현재 도내에 입점한 SSM은 모두 102곳으로 도내 곳곳을 잠식한 가운데 인근 슈퍼마켓의 폐업 뿐만 아니라 납품 대리점, 정육점, 과일가게, 잡화점까지 연쇄도산이 일어나는 등 소상공인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사정이 이런데도 지자체와 정부당국에선 사전조정협의회를 통한 중재와 입점제한조치 검토 뿐 뒷북행정으로 일관, 피해를 보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 수원시 호매실동 길거리에 수개월동안 나붙은 백화점에 대형마트도 모자라서 구멍가게까지 호랑이 출현에 동네시장 다 죽는다는 현수막 문구에서 이들 소상공인들의 절박한 심정을 엿볼 수 있다.더욱이 금융위기 여파로 자영업과 일용직 일자리는 급감하면서 서민들이 맞는 겨울은 한없이 춥기만 하다. 이렇듯 바닥경제의 중심에 선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일자리를 찾지 못한 서민들의 아픔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뤄낸 실적을 마치 우리 경제 전체가 회복된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오히려 지금이 허리띠를 졸라 맬 시기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성과가 중소기업 등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투자돼야 한다. 또 일시적인 일자리가 아닌 안정적인 고용 창출을 위해 정재계가 지혜를 모으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이용성 경제부장

무상급식 정부가 나서라

김상곤 경기교육감 출범 이후 논란을 빚던 무상급식이 내년도 예산 편성을 앞두고 또다시 논란이다. 1차적으로 논란이 예상됐던 경기도교육위원회는 3개월 전 전액 삭감했던 것과 달리 내년도 예산에 편성된 초교 5~6학년 무상급식을 원안 통과 시켰다. 전체 무상급식 사업비 995억원 중 650억원은 초교 5~6학년 45만명 전원에게 무상으로 점심을 주기 위한 예산이며, 나머지 345억원은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해오는 계속 사업비다. 이와 별도로 도교육청은 무상급식을 위해 31개 시군에 대응예산 495억원을 요청했다. 이제 교육예산은 도의회의 심의를 남겨 두고 있고 대응투자는 일선 지자체의 몫이 되면서 논란은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 무상급식은 학부모가 돈을 내지 않고 급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자 입장에서 대부분 좋다고 답변한다. 현실적으로 내 주머니에서 급식비가 줄어들어 공짜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교육적으로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이 이뤄지는 것은 의미있다. 저소득층 아이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주장도 교육적 근거가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학교운영비는 물론 등록금까지 감면해 주면 더욱 좋을 것이다. 문제는 한정된 예산이다.행정은 예산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의 문제다. 달리 표현하면 예산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하느냐다. 단체장에 따라 이 예산이 교통에 투자될 수도 있고 문화적 기반에 투자될 수도 있으며 복지에 투자될 수도 있다. 교육의 경우 교육계 수장의 정책에 따라 교육환경 개선, 상담교사 확보, 어린이 독서지도를 위한 사서배치, 건강지킴이를 위한 보건교사 확충 등일 수 있다.지금까지 벌어진 경기도교육청의 무상급식 논란은 이처럼 한정된 예산을 염두에 둔 논쟁이었다. 생각이나 처해진 현실에 따라 무상급식이 우선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그러나 무상급식에 대한 논란이 조금은 비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논쟁에서 대응투자에 대한 시군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대응투자비를 요구 받고 대부분이 망설이고 있다. 일부에서 압력성 농성까지 벌이면서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예산을 지원하는 지자체와 달리 거부하는 지자체의 경우 교육지원을 외면하고 있다는 공격까지 받을 수 있어 더욱 그렇다.따라서 일부에서는 도교육청이 좋은 일을 벌였으니 돈은 지자체가 내라는 꼴이라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한다. 내심 돈은 지자체가 내는데 생색은 도교육청이 다 가져간다는 정치적 평가도 하고 있다.이처럼 무상급식과 관련 치열한 고민과 논쟁 속에서 대안을 찾아야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일고 있다. 무상급식을 위해 도교육예산이 투여될 경우 가용예산 부족에 따른 교육환경 악화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 도교육청도 이 같은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지자체에 대응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대안 없이 무상급식이 진행될 경우 중요한 교육현안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무상급식은 개별 시도교육청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나서야 할 문제다. 정부가 학생들의 점심을 제공하기 위해 대규모 급식시설을 세우고 조리장비와 영양사, 조리사 등의 인건비에 수조원의 예산을 사용했고 지금도 계속 투자되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자라나는 아이들의 건강과 건전한 교육을 위한 학교급식의 당위성 처럼 무상급식도 정부가 별도의 예산을 만들어서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무상급식은 분명 의미 있다. 따라서 도교육청과 도의회, 지자체가 서로 논쟁을 벌이는 소모적인 모습보다는 한목소리로 정부가 예산을 책임져 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 /최종식 정치부장

교육감선거, 차라리 러닝메이트제 도입을

내년 6월2일 실시하는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교육감, 교육위원 선거가 추가돼 1인 8표제로 실시된다. 교육감까지 주민직선제로 뽑는 것이 과연 합당한 지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고, 일각에선 학부모, 교직원, 교육청 직원, 학교운영위원 등 교육관계자들만 참여하는 제한적 직선제(준직선제)로 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여러 논란 속에 교육감 선거는 현재로선 정당공천이 배제된 채 시도지사 선거와 함께 치르게 됐다.교육감 선거에서 정당공천을 배제한 것은 교육자치는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교육의 전문성, 자율성, 창의성 등이 정치에 의해 침해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당공천을 하는 시도지사와 교육감 선거를 동시에 치른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정치와 무관할 수 없다고 보는 시각이다. 교육전문성 보다는 사회적 지명도를 중시하고, 교육감으로 하여금 얼굴 알리기에 치중하게 한 점 등도 그렇지만 실제 두 선거가 같은날 직선제로 실시되면서 유권자들은 패키지로 여길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시도지사와 교육감 선거는, 교육감이 정당공천이 안되더라도 내천(內薦)이나 밀천(密薦)을 통한 정당 대리전 양상 등 패키지 선거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올해 4월8일 실시됐던 경기도교육감 첫 직접선거는 정당공천이 없는 선거로 치뤄졌다. 12.3%라는 최악의 투표율이 보여주듯 도민들의 무관심속에 실시된 교육감 선거는 실제로는 정당간의 선거전으로 치러졌다. 그 결과 민주당과 민노당, 전교조 등에서 지지했던 김상곤 교육감이 당선됐다.문제는 선거 이후에도 정당간의 갈등양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교육감은 취임이후 한나라당 소속의 도지사, 한나라당이 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경기도의회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있다. 여기에 여야 국회의원까지 편을 들며 가세하고 있는 상황이다.먼저 교육감 공약인 초등학교 무상급식과 관련, 경기도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민노당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민주당 도의원들이 삭발에 단식투쟁까지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제2라운드는 경기도 교육국 신설을 놓고 교육감이 경기도, 경기도의회와 크게 부딪치고 있다. 도교육청은 교육국 신설에 반대하며 200시간 비상근무 투쟁에 나섰는가 하면 교육국 신설 중지 가처분신청을 대법원에 내는 등 법정소송까지 비화되고 있다. 교육국 신설 문제와 관련해선 민주당 국회의원까지 가세해 교육감을 편들며 경기도지사를 비판하고 나섰고, 교과위 국정감사에서는 도의원과 교육의원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파행을 겪기도 했다.이러한 상황이다보니 교육감은 취임이래 공교육 강화니, 교원 자질향상이니, 학교폭력 근절이니 하는 경기도 교육현안은 못챙기고 너무 정치적이라는 비판이 일고있다.한 지자체에서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교육철학이 다르고 정책이 다르고, 그래서 교육자치와 행정자치가 분리돼 서로 삐그덕 거린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 주민에게 돌아갈 것이 자명하다.이에 정당공천을 안해도 어차피 정당대리전 양상에, 행정과 교육분야 이원화에 따른 비효율성 문제가 높게 제기된다면 차라리 시도지사가 교육감 후보를 지명하는 러닝메이트제로 가는 게 합리적이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도는 현재 김문수-김상곤 양김 싸움으로 뜨겁다. 갈등이 끊이질 않고있다. 이처럼 으르덩대고 삐걱거리는 경기도 현실을 볼 때 교육감 선거는 차라리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다. /이연섭 편집부국장지역사회부장

엘리트와 생활체육 대립 아닌 상생을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앞둔 지난달 29일 대한체육회(KOC) 가맹 57개 경기단체장들이 국민생활체육회의 법정 법인화 추진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하루 뒤인 30일에는 국민생활체육회 전국 종목별연합회 55개 단체 사무처장단이 대한체육회는 체육 선진화를 가로막지 마라는 성명서를 통해 법정 법인화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KOC 가맹단체장들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엘리트체육 행정을 담당하는 KOC 단체들과 국민생활체육회 종목별 연합회가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하는 데는 나름대로의 명분이 있다. 생활체육회측은 법정 법인화를 통한 공공체육시설 사용료의 절감과 각종 세제 혜택, 공공수익사업 등을 통해 국민의 체력과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막대한 국가예산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이에 대해 KOC측은 생활체육회의 법정 법인화는 경기단체 이원화를 고착화시켜 분열과 갈등이 조장되고, 예산과 인력의 중복투자로 체육행정의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이처럼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을 총괄하는 두 단체가 충돌을 빚게 된 것은 지난 7월 이경재 국회의원(인천서구강화)이 생활체육회의 법정 법인화를 포함해 의원입법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부터다.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위원회에 계류중으로 내달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엘리트체육 단체와 생활체육 단체간의 통합론과 반대론은 오래전부터 예고됐다. 국민의 정부 시절인 10여년 전부터 예산 및 인력 중복 등을 이유로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두 단체의 통합론이 대두됐으나, 결국 세 정권을 거치면서 인위적인 통합은 이루지 못했다. MB정부 초기에도 통합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지만 올해 생활체육과의 통합론보다는 독립 법인화 여론이 오히려 탄력을 받고있다.반면 중앙단체의 통합론이 거듭 제기되는 사이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는 상당수의 시군이 자발적으로 엘리트체육을 담당하는 체육회와 생활체육회를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내에는 31개 시군 가운데 용인시, 고양시, 포천시, 평택시, 과천시, 동두천시, 연천군 등 17개 시군이 통합 체육회를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14개 시군은 중앙 단체의 통합에 따른 구체적인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종전대로 체육회와 생활체육로 이원화한 채 운영되고 있다.엘리트 체육단체와 생활체육 단체간의 통합을 둘러싼 논란의 이면에는 밥그릇 싸움이 크게 작용한다. 두 단체의 통합론이 제기되기 이전부터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은 서로의 영역에 대한 선을 긋고 불가침을 천명해 왔다. 생활체육 단체들은 엘리트체육인들의 생활체육 참여를 부정했고, 엘리트체육 역시 소속 단체나 관련자들의 생활체육 참여를 노골적으로 금지하는 경기단체가 많았다.이는 결국 두 집단의 극단적인 이기주의에 따른 갈등으로 보여진다. 물론 엘리트체육이 전문 체육인을 육성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고, 생활체육은 국민체육 진흥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두 분야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닌 상호 협력과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외국의 사례를 볼 때 엘리트 선수 출신이 지도자의 길을 걸으면서 각종 클럽의 지도자로 활약하고 있으며, 이들에 의해 어려서부터 지도를 받은 생활체육인 중에 기량이 뛰어난 회원들은 엘리트 선수로 발탁되는 것이 정상적인 코스다. 결국 엘리트와 생활체육이 다른 영역이 아닌 하나의 사이클(cycle)을 형성하는 것인데도 국내 두 단체는 서로 다른 영역을 주장하며 갈등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과 독립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상호 보완하고 교류하면서 국민체육 진흥과 전문 체육인재 육성이라는 대의 명분을 위해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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