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출신 시인들이 잇달아 시집을 출간하고 있다.
지난 1995년 ‘열린문학’ 당선 작가로 현재 한국문인협회 시흥지부장을 맡고 있는 안봉욱 시인은 최근 ‘느티, 말을 걸어오다’(문학의전당 刊)을 내놨다.
안 시인은 첫 단행본인 이 시집을 ‘내 섬에 가고 싶다’, ‘물왕저수지의 밤’, ‘거기, 당신이’, ‘한낮’ 등 67편의 시를 4부로 나눠 묶었다.
화려한 글이나 휘발성의 말보다 세심하게 거르고 걸러낸 듯 담백하고 잔잔한 시어로 깊은 그리움과 아득한 감정을 길어 오른다.
특히 일상에서 마주하는 자연과 사물에 대한 단상, 고독과 욕망, 기억, 허무 등 시인의 감성이 담담하면서도 때로는 애틋하게 향기를 전한다.
이와 함께 경기 여주 출신으로 2005년 계간 ‘내일을 여는 작가’(시인동네 刊)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정용주 시인도 작품 64편을 한데 묶어 두 번째 시집을 내놨다.
64편의 시는 ‘불멸의 사랑’, ‘들국화’ 등 모두 4부에 나누어 실었다. 사랑이라는 원초적 혼돈과 필연적 질서를 담담하면서도 간결한 필체로 써내려 간다.
얼핏 거칠어 보이는 시편들은 사랑에 대한 친근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고통과 슬픔을 어루만지며 가슴 한켠을 촉촉하게 적시는 아련함이 있다.
시집의 말미에 해석을 단 우대식 시인은 “시집의 초고본을 공손히 들고 여러 번 읽으며 우수에 찬 사내가 군불을 때는 모습이 그려졌다”며 “그에게서 전해지는 서늘한 기운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슬프고 아름다운 시편들이 다른 이들의 마을을 울린다”고 말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