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구호 활동… 스펙보다 마음으로

저자가 현장서 겪은 눈물겨운 경험담 진정한 활동가의 자세 생각하게 해

▲ 뚜제체  ♣♣김여정 著

누구나 ‘이타적’인 삶을 꿈꾼다. 하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모두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만 ‘시간’과 ‘돈’이 없다는 이유로, 직장과 학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늘 ‘뒷전’으로 밀려난다.

최근에는 ‘스펙 쌓기’의 수단으로 ‘봉사활동’이 변질되면서 ‘진정성’을 가진 사람도 찾기 힘든 게 현실이다.

이런 시국에 ‘겁’도 없이 국제 구호의 세계에 뛰어는 이가 있다. 바로 <뚜제체> 의 저자 김여정씨다. 저자는 1996년부터 3년간 국제엠네스티에서 인턴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국제구호 활동세계에 뛰어들었다.

또 1999년에는 동티모르 독립투표 당시 선거감시단원으로 2002년에는 국내 한 정당의 국제협력 담당자로 일하며 국제개발협력기본법 제정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여기까지 넘치지는 않아도 ‘부족’하지 않은 ‘삶’이었다. 국내외 권위 있는 기관과 단체의 구성원으로 일했으니. 문제는 그 이후였다.

정당 국제협력 담당자로 일하면서 필리핀에 추진했던 ‘마닐라 통근열차’ 사업으로 쫓겨난 빈민들이 서울에서 ‘원정시위’를 한 것이다. 충격적이었다.

필리핀 국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겼던 일이 결과적으로 그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 일이 됐기 때문이다. 자괴감에 빠진 저자는 사직서를 내고 히말라야로 떠났다.

<뚜제체> 는 일곱 명의 외국인 활동가 이야기이자 구호단체에서 겪은 저자의 눈물 겨운 경험을 담은 책이다. ‘한비야’ 같은 유명 구호 활동가의 무용담은 아니다. 의욕은 있으나 서투른 초보 활동가가 현장에서 겪은 좌절과 분노, 열정과 깨달음이 담긴 책이다.

저자는 영어 실력이 있다고 활동가가 되는 것이 아니며, 스펙을 쌓으려고 구호 활동을 해서도 안 된다고 말한다.

세계를 드리운 빈곤과 전쟁의 그림자를 포착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도 감정도, 보람도 느낄 수 없다고 강조한다.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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