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우씨 릴레이 전시회

‘스펀지(sponge)’란 단어를 인터넷 검색창에 입력했더니 ‘고무나 합성수지 따위로 해면 모양으로 만든 것. 쿠션·그릇닦개 따위로 쓰임’이란 글이 나타났다. 그렇다. 손가락으로 꾹 누르면 부피만큼이나 쑥 들어가는 물체, 무언가 독자적인 역할을 하기보다는 주방기구로, 일종의 소모품이다. 작가 안진우씨(35·고양시 덕양구 행신동)는 이 스펀지로 설치작업을 한다. 가변적이며 이동성이 용이한 스펀지로 현대인의 단면을 작품에 담아낸다. “스펀지는 이동하는 현대인과 작가적 삶을 대변합니다. 스펀지처럼 불안전하고 가변적인 특성이 마치 작가의 삶을 함축하고 있죠” 작가는 올해 릴레이 전시회를 마련했다. 물론 스펀지를 소재로 펼쳐지며, 1~7일 큐브 갤러리에서 ‘짐을 싸다’란 주제에 이어 문화일보 갤러리(4월19~30일)와 고양 정글북 아트갤러리(7월1~10일)에서 연속 3회 마련한다. 지난 2003년부터 스펀지 작업을 해온 그는 샤넬백과 소주병, 노트북, 분첩 등을 만들고 미술작가의 도구인 붓과 조각도 등도 등장시킨다. 전시회는 ‘짐을 싸다’와 ‘짐을 풀다’란 주제로 2차례 진행되고 마지막으로 ‘어느 조각가의 방’을 테마로 마무리된다. “짐을 싸고 푸는 과정은 안정되지 않은 삶과 유동적인 변화를 상징하죠. 조각가의 방은 제 작업장 일부를 보여주기보다는 작가적 삶에 대한 메타포를 던져주고 싶습니다”/이형복기자 bok@kgib.co.kr

“매월 넷째 토요일엔 미디어 감상하세요”

부천예술정보도서관 ‘다감’과 문화자원봉사 동아리 ‘2%’ 회원들이 함께 엮어가는 ‘토요미디어감상’이 오는 11월까지 매월 네번째 토요일마다 열린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미디어감상은 ‘다감’이 소장하고 있는 DVD나 CD 등 공연 및 음악 자료들중 선정된 우수작들을 무료로 감상하는 프로그램으로 부천문화재단 문화학교를 이수하고 공연장 자원활동과 공연모니터링 활동을 펼치고 있는 문화자원봉사 동아리 ‘2%’가 해설을 맡는다. 올해는 또 청소년·어린이 특별 프로그램 등 3회씩 별도로 배정해 단순한 감상 차원을 넘어 예술교육 차원까지의 확대를 노렸다. 세부별로는 지난 25일 오후 2시에는 1984년 캐나다에서 결성된 서커스단 ‘태양의 서커스’ 공연을 감상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능가하는 화려함과 무대의 짜임새로 서커스 예술이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세계적인 공연단체. 그들의 대표작인 ‘퀴담’을 비롯, ‘솔스트롬’, ‘드라리온’ 등을 만났다. 다음달부터는 오페라 ‘라보엠’, 영상화보 빛의 화가 ‘인상파’, 월드뮤직 ‘Love Song’, ‘다양한 장르 속 모차르트’, 뮤지컬 ‘지킬&하이드’, 문명의 이기를 활용한 음악과 영상을 선보이는 ‘일렉트릭, 디지털로의 초대’, 발레 ‘심청’, 청춘의 추억을 되짚어보는 ‘추억의 음악다방’, 발레 ‘세 가지색 호두까기 인형’ 등이 이어진다. 특별 프로그램은 각각 3·7·10월(청소년)과, 3·8·11월(어린이)로 예정돼 역시 네번째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 참가는 무료이며 4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사전 예약도 가능하다. 문의(032)320-6362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수원시립합창단 정기연주회 ‘모차르트를 그리며’

클래식 음악계의 신동이라 불리웠던 모차르트가 올해로 탄생 250주년을 맞는다. 수원시립합창단(상임지휘자 민인기)이 다음달 3일 오후 8시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마련하는 제102회 정기연주회는 두 말이 필요없는 그의 음악성을 기리는 자리다. 특히 합창단 공연인 만큼 종교적 색채가 짙은 음악을 골랐으면서도 모차르트 음악 속에 밴 합창음악의 정통적 노하우를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그램으로는 우선 ‘C단조 미사’(Missa in C miner k.427)가 주목되는데, 오스트리아 빈 시대의 대표적 교회 작품 중 하나로 교회음악 장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하다. 바하와 견줄만한 모차르트 최고의 교회음악이라고도 칭송되며 그의 일생을 통해 얻은 모든 창작기법과 종교적 체험이 녹아 있다 평가받는다. 이 보다 앞서 들려줄 ‘아베 베룸 코르푸스’(Ave Verum Corpus)는 레퀴엠과 거의 같은 시기였던 1791년, 35세 때에 만들어 졌다. 비참하게 죽은 천재의 마지막 기도를 담은 종교 합창곡으로 합창이 그리는 화성의 아름다움과 높고 낮게 기복하는 선율의 변화는 듣는 이로 하여금 신에 대한 강한 기도의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연주회에는 모차르트의 명성에 걸맞는 출연진이 포진한다. 민인기 수원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으며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립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을 거친 석현수와 이태리 밀라노 베르디국립음악원을 졸업한 전효신이 소프라노를 맡는다. 테너에는 스페인에서 펼쳐진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모차르트상을 수상한 바 있는 조성환이 나서며 수원시립합창단과 함께 수원시립교향악단이 호흡을 맞춘다. 수원 공연에 이어 8일 오후 8시에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같은 내용의 제103회 정기연주회가 예정돼 있다. 문의 (031) 228-2814~6/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공연창작집단 뛰다 ‘하륵 이야기’

연극적 상상력이란, 특히 어린이의 그것에 있어서는 무대 위 상상 세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더 깊고 넓은 세계에 대해 스스로가 상상력을 펼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무대 위에서 상상의 모든 세계가 드러난다면 보는 이로 하여금 더 이상 상상력을 필요로 하지 않게 만드는 이치다. 오는 25~26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하륵이야기’는 이같은 전제 아래 유에서 무를 창조하는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것에 대한 새로운 인식력을 심어준다. 재활용 소품과 악기들은 단지 버려진 물건의 재활용이란 친환경적인 개념 이외에 한 가지 용도로 익숙하게 보아왔던 사물들을 인형이나 악기 등 전혀 다른 형태로 선보인다. 즉, 사물에대한 ‘다르게 보기’ 혹은 ‘다시 보기’ 등을 통해 다각적 관점에서의 능동적 상상력을 불러 일으킨다. 사뭇 거칠어 보이기도 하는 소품과 인형들은 한지와 볏짚, 신문지, 석고 등 자연친화적인 재료로 정교하게 만들어져 볼수록 독특한 매력을 자아낸다. 하륵 인형과 노부부 가면 등 은 북청사자놀음이나 안동하회탈 등과 같은 전통의 요소에서 영감을 얻어 친숙하다. 모든 배경음악과 효과음 등을 만들어 내는 악기들은 놋쇠그릇이나 생수통, 페트병 등 버려진 물건들로 만든 재활용 악기들. 때리고, 두드리고, 흔들고, 비비면서 울리는 화음은 공연의 흥을 한껏 돋궈주기도 한다. 관객을 기다리는 악사 6명은 연기도 하면서 인형도 조종하고 가면도 놀리면서 악기도 연주한다. 어린이든 어른이든 관객 하나 하나와 눈을 마주치며 따뜻한 시선만큼이나 뜨거운 땀을 흘리는 그들의 연기는 무대와 객석을 하나로 조합한다. 갈수록 업그레이드를 더해가는 ‘하륵이야기’의 이번 버전의 악사들은 예전보다 1명 더 많아진 6명이다. 악사들은 전문적인 연기훈련과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마스크와 꼭두각시 워크숍’(Mask & Puppet Workshop) 등을 통해 오랫 동안 호흡을 맞춰온 배우들로 작품 전반에는 풍성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연극적 장치가 곳곳에 배어 있다. 문의(031)828-5841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김광원의 타악기 콘서트’

팀파니, 실로폰, 첼레스타, 차임, 비브라폰, 마림바, 글로겐슈필, 캐스터네츠, 큰 북과 작은 북, 트라이앵글, 공, 탐탐, 심벌즈…. 전문 공연장이 아닌, 약간은 특별한 장소에서 이같은 타악기들의 선율을 들을 수 있는 색다른 콘서트가 열린다. 오는 25일 오후 7시 안양 평촌에 위치한 새중앙교회 내 비전센터 5층 가족극장 비전홀 무대에 올려지는 ‘김광원의 타악기 콘서트’. 금관·목관악기 등과 앙상블을 이루는 타악기 특성상 타악기만의 공연은 평소 타악기를 접하기 어려운 관객들에게 타악기 매력에 푹 빠지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다른 종교에 비해 비교적 흥겨움을 바탕으로 한 선교활동이 진행되는 교회 특성상 타악기가 전하는 선율은 어느 때보다 친근하다. 실상 타악기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타악기를 뜻하는 퍼커션(Percussion)은 흔들거나 두드리는 충격으로 소리를 내는 악기 일체를 말한다. 동양에서 서양에 이르기까지, 고대 문명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에 나타났던 ‘흔들거나 두드리는 충격으로 소리 내는 악기’는 모두 확인할 수 없을 정도다. 어원적으로 퍼커션이란 용어 자체에는 악기란 뜻은 들어 있지 않은데, 타악기가 악기인 것과 악기가 아닌 것 사이의 구별에서 모호성을 띠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타악기를 분류할 때는 음높이가 조절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으로 나뉘지만 북 종류는 일단 음 조절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오케스트라에서 사용되는 타악기 수는 과거로 갈수록 제한되고 현대로 올수록 다양해진다. 타악기 연주를 담당할 김광원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현재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타악기 부수석을 맡고 있다. 성신여대와 한세대 등에 출강하고 있는 김영혜가 피아노를 맡는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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