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창작집단 뛰다 ‘하륵 이야기’

더 깊고 넓은 상상의 세계로

연극적 상상력이란, 특히 어린이의 그것에 있어서는 무대 위 상상 세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더 깊고 넓은 세계에 대해 스스로가 상상력을 펼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무대 위에서 상상의 모든 세계가 드러난다면 보는 이로 하여금 더 이상 상상력을 필요로 하지 않게 만드는 이치다.

오는 25~26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하륵이야기’는 이같은 전제 아래 유에서 무를 창조하는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것에 대한 새로운 인식력을 심어준다.

재활용 소품과 악기들은 단지 버려진 물건의 재활용이란 친환경적인 개념 이외에 한 가지 용도로 익숙하게 보아왔던 사물들을 인형이나 악기 등 전혀 다른 형태로 선보인다. 즉, 사물에대한 ‘다르게 보기’ 혹은 ‘다시 보기’ 등을 통해 다각적 관점에서의 능동적 상상력을 불러 일으킨다.

사뭇 거칠어 보이기도 하는 소품과 인형들은 한지와 볏짚, 신문지, 석고 등 자연친화적인 재료로 정교하게 만들어져 볼수록 독특한 매력을 자아낸다. 하륵 인형과 노부부 가면 등 은 북청사자놀음이나 안동하회탈 등과 같은 전통의 요소에서 영감을 얻어 친숙하다.

모든 배경음악과 효과음 등을 만들어 내는 악기들은 놋쇠그릇이나 생수통, 페트병 등 버려진 물건들로 만든 재활용 악기들. 때리고, 두드리고, 흔들고, 비비면서 울리는 화음은 공연의 흥을 한껏 돋궈주기도 한다.

관객을 기다리는 악사 6명은 연기도 하면서 인형도 조종하고 가면도 놀리면서 악기도 연주한다. 어린이든 어른이든 관객 하나 하나와 눈을 마주치며 따뜻한 시선만큼이나 뜨거운 땀을 흘리는 그들의 연기는 무대와 객석을 하나로 조합한다.

갈수록 업그레이드를 더해가는 ‘하륵이야기’의 이번 버전의 악사들은 예전보다 1명 더 많아진 6명이다. 악사들은 전문적인 연기훈련과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마스크와 꼭두각시 워크숍’(Mask & Puppet Workshop) 등을 통해 오랫 동안 호흡을 맞춰온 배우들로 작품 전반에는 풍성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연극적 장치가 곳곳에 배어 있다. 문의(031)828-5841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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