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씨 집중조명

뉴욕타임스가 은퇴 기념 전국 순회공연에 나선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씨의 굴곡 많았던 인생을 집중조명했다. 뉴욕타임스는 4일(현지시간) '한국 록의 대부 재기하다'라는 제목의 대구발 국제면 기사를 통해 한국전 직후 미군부대에서 '재키 신'으로 출발한 그가 은퇴공연을 통해 기나긴 음악인생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씨가 미국언론의 조명을 받은 것은 지난 7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 판에 이어 두번째. 한국의 아티스트가 미국 유력지 2곳으로부터 소개된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로 한국 록음악의 선구자로 살아온 그의 음악인생에 대한 미국 언론의 찬사인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전쟁과 군사독재 시절을 거쳐 새로워진 한국사회가 그를 당황케 하고 다소 실망시키는 면도 없지 않지만 그 속에서 그와 그의 음악이 재발견되고 있다면서 대구 공연 전후 신씨의 심정과 함께 '한국 록의 대부'가 되기까지 화려하지만 힘들었던 그의 인생사와 음악인생을 전했다. 이 신문은 그가 일제강점기에 서울에서 태어난 뒤 11세 때 부모를 잃고 어렵게 생활했던 10대 시절과 기타와 처음 접하게 된 사연, 미군 부대에서 공연하던 시절의 에피소드, 미 8군 최초의 여성 드럼연주자이자 부인이 된 명정강씨와의 만남 , 가수 데뷔와 전성기 때 찾아온 그의 불운 등에 대해 소개했다. 신문은 비틀스와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던 그가 전성기를 열어가던 지난 1972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 찬양곡을 만들라는 지시를 어긴 뒤 마약소지 혐의로 복역하고 그의 노래가 금지곡으로 지정되는 고초를 겪었다면서 박 대통령 서거 후에는 디스코 열풍에 밀리면서 잊혀가는 존재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그의 음악이 재발견되기 시작한 것이 최근의 일이라면서 후배 가수들의 헌정앨범 발표하면서 그의 음악이 재평가받고 있지만 그의 잃어버린 시간은 경제적인 면을 포함해 그에게 아물지 않는 상처로 남아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미군부대에서 공연하던 시절 신씨가 영어 악센트를 잘 흉내 내 영어를 아주 잘하는 것으로 오해받기도 했다면서 그는 그와 함께 한 세대의 많은 사람들처럼 젊은 세대의 반미정서에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있으며 젊은 세대의 음악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그러나 젊은 시절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그와 그의 음악에 대한 팬들의 사랑은 여전하다면 서 그 역시 대구공연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기타를 연주하고 히트곡을 열창했으며 대형 화면에 비친 그의 얼굴은 기쁨으로 빛났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공연리뷰/경문협 제작 오페라 ‘나비부인’

지역의 문화단체들도 열악한 제작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딛고 대작 오페라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무대였다. 지난 3일 오후 7시30분 지역문화예술기관의 모범적인 연합체로 손꼽히는 경기지역문화예술협의회(이하 경문협)가 지난해 이어 두번째로 공동 제작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Madame Butterfly)’의 첫 공연이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부천시민회관이 오페라 전용극장이 아니어서 어떻게 무대를 만들었을까 궁금했는데 부천필오케스트라를 위해 객석 앞부분까지 과감하게 포기하면서까지 자리를 마련하는 등 훌륭하게 무대를 변신시켰고 무대 위 세트 또한 여느 전용극장 못지않아 제작진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공연은 김덕기 지휘자 연출로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면서 막이 올랐다. 막이 오르자 무대 위에는 일본의 전통 가옥을 본딴 독특한 세트가 나타났고 미 해군 중위 핑커톤(이재욱 분)과 몰락한 귀족의 딸로 게이샤가 된 어린신부 초초(노정애 분)와의 결혼식 장면이 이어졌다. 결혼식 장면에서 게이샤들이 펼친 춤은 이번 공연을 위해 일본에서 전문안무가 하나야기 스케타로씨를 직접 초빙해 동작을 익혀 많은 연습을 한 탓인지 동작 하나하나가 진짜 일본인이 연기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만큼 자연스러웠다. 배우들의 열창도 이어져 제1막에서 슬픔에 잠긴 나비부인을 위로하며 부른 ‘사랑의 이중창’과 2막에서 떠난 핑커톤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나비부인의 아리아 ‘어떤 개인 날’ 등을 열창할 때는 객석에서 박수가 이어졌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제2막 1장에서 핑커톤이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며 나비부인이 아들과 함께 핑커톤과 재회하는 꿈을 꾸는 장면. 이 장면에서 무대 위에서 어느 사이 꽃이 만발한 벚나무가 천천히 펼쳐지더니 봄바람에 나부끼는 벚꽃을 연상시키듯 꽃가루가 날렸고 잔잔하고 은은한 아리아가 흐르는 사이 재회하는 장면은 조명을 살려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 연출됐다. 이번 공연은 전석 초대권이 아닌 예매와 현장판매 등을 통해 매진을 기록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받을만하다. 배우들도 다른 ‘나비부인’ 공연에 비해 연기부분이 많았는데도 풍부한 감정을 실어 표현했고 작품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6차례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주연배우를 캐스팅하는 노력과 일본 게이샤의 세세한 몸동작을 익히기 위해 일본인 안무전문가를 초빙하는 열의를 보였다. 다만 이날 공연이 첫 공연이어서인지 관객들을 위한 자막처리 스크린에 오자가 보이고 화면이 자주 꺼지는 등(무려 25차례) 매끄럽지 못했다. 또 B팀이어서였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스즈끼역의 메조소프라노와 핑커톤역의 남자배우 성량 등이 약간 부족한듯 종종 오케스트라 연주에 묻혀버리는듯한 느낌이 옥의 티였다. 오는 17~18일 고양어울림극장, 다음달 8~9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다음달 16~17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이어질 오페라 ‘나비부인’의 성공을 기대해 본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심수봉, 성남의 가을밤을 적신다

중학교 때 첫사랑 가정교사로부터 받은 일본 가수 ‘미소라 히바리’ 레코드로 노래를 익힌 가수, 어느 특별한 파티의 10.26사건 현장 한가운데 있었던 가수, 이후 발표한 신곡 ‘무궁화’가 박정희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며 금지곡이 된 가수…. 78년 대학가요제에서 ‘그때 그사람’으로 가수로 데뷔한 가수 심수봉(52)이 데뷔 27주년을 맞아 오는 25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사랑이 시로 변할 때’란 주제로 가을밤을 적시는 추억의 콘서트를 연다. 서늘한 바람이 귓가를 스칠 때면 옛 추억과 함께 그 누군가가 그리워지는 가을 한가운데에서 마음 한 자리를 차지하며 옷자락이 날릴 때마다 가슴을 싸~하게 쓸고 가는 가슴속 사랑을 마음껏 추억해 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홀로 거닐고 싶은 쓸쓸함이 자리하고 몸을 감싸는 외투의 따뜻함과 바람에 흩날리는 스카프, 낙엽을 밟으며 거니는 거리에서 흘러가 버린 가을날을 가슴 속에 새기는 풍경들, 그런 날 적어보는 사랑의 시를 심수봉의 사랑의 시와 함께 해보자. 굳이 거창한 수식어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심수봉의 노래는 우리 삶에서 요한하지 않고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무수한 트롯트 가수들 중에서 유일한 여성 싱어송라이터인 심수봉은 본인이 직접 작사, 작곡하고 노래하는 진정성이 오랜 세월 많은 이들로 부터 사랑받아온 원동력이 되고 있다. 리드미컬 하면서도 한과 흥을 함축한 단조 멜로디와 직설적이면서도 평범한 그러면서도 가슴을 찡하게 하는 노랫말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심수봉만의 ‘심수봉표 노래’로 자리매김 했고 일반인들이 힘들어 하는 어려운 노래를 편안한 발성으로 열창하는 심수봉만의 가창법도 국내 대중음악에서 찾아보기 힘든 스타일을 갖고 있다. 이번 심수봉의 추억의 콘서트 ‘사랑이 시로 변할 때’는 40~50대 중년의 감성을 자극하는 아련한 첫사랑의 설레임과 지친 일상의 전환을 위한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가을 정취와 마음을 흔드는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공연으로 꾸몄다. 최근 발매한 심수봉의 ‘Best of Best’ 앨범 수록곡 중 ‘사랑이 시로 변할 때’와 제목을 같이 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는 심수봉의 사랑에 대한 깊은 생각을 담은 곡들을 선곡해 그녀 가슴 속에 담겨있는 사랑과 그녀의 드라마 같은 삶을 노래에 실어보낸다. 오는 25일 오후 4시·7시30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VIP석 8만8천원, R석 7만7천원, S석 6만6천원, A석 5만5천원. 문의 1566-3839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다시 일어선 카리스마 뮤지컬 매력에 푹~

일년 반 전 개그콘서트에 잘 나오던 둥글둥글 백재현이 갑자기 방송에서 사라져 버렸다. 후문은 몸이 아파서, 혹은 이혼으로 등등 흉흉하기 그지 없었다. 그런 백재현이 며칠 후면 뮤지컬을 들고 수원을 찾아온다니, 먼저 연락을 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여보세요~.” 방송에서 사라진 백재현이 보고 싶기도 하고 해서 대뜸 개그맨 시절을 물어봤더니, 이제는 뮤지컬 매력에 푹 빠져버린 백재현 발끈한다. 개그맨보다 뮤지컬 연출가, 아티스트로 불리고 싶은가보다. 흉흉한 소문과는 달리 뮤지컬에 빠져 거의 2년간 방송에 나오지 않던 백재현,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단다. 지난해 가정문제도 있었고, 청각장애도 겪었다. 기분 좋은 얘기도 아니고 또 발끈할까 조심스레 하나하나 최근 근황을 물었다. ■인터뷰/백재현 방송을 관두고 2년여간 백재현은 전재산을 털어 그의 소중한 첫 창작뮤지컬 ‘루나틱’을 만들었다. “‘루나틱’은 창작뮤지컬입니다. 수입된 다른 공연들처럼 원숭이가 사람 흉내내는 것 같은 그런 작품이 아니에요.” 이건 무슨 말인가 해서 계속 물었다. “뮤지컬 캣츠를 보면 셋째 고양이가 텝댄스를 춰요. 그 역을 당시 캣츠를 연출한 연출가와 친한 할머니 배우가 했었죠. 그 할머니 배우가 텝댄스를 잘 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전 그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런데 캣츠를 지금 한국에서 공연을 하려면, 젊은 배우가 억지로 할머니 분장을 하고 텝댄스를 배워야하죠. 그게 바로 원숭이가 사람을 흉내내는 것이죠.” 백재현은 자신의 창작뮤지컬에서는 모든 배우들이 본인의 장기를 자연스럽게 연기한다고 말한다. “마술을 하는 친구는 한쪽에서 마술을 하고, 춤을 잘추면 춤을 추고, 배우들은 자기 장기를 보여주니까 신이 나고, 보는 사람도 그렇지 않겠어요?” 뮤지컬에 푹 빠져도 보통 빠진 게 아니었다. “지금 얼마를 버는지는 자세히 몰라요. 하지만 여전한 것은 제가 아직도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원 내는 집에 살고 있다는 것이죠.” 그럼 그동안 벌어들인 소득은 어쨌느냐고 물었다. “소득은 고생하는 뮤지컬 식구들과 나눠 가져요. 남는 돈은 관객에게 할인도 해주고요. 시민들 월급이 얼만데 10만원짜리 공연을 보겠어요. 나중에 7천원 뮤지컬을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백재현은 일년 반 전 방송생활의 일상에 지쳐가던 무렵, 정말 하고 싶던 뮤지컬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고 말한다. 백재현이 뮤지컬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던 시기, 전 재산을 다 털어서 뮤지컬에 투자를 하고 공연 많은 대학로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품주기 마케팅을 펼친 일, 그리고 운영 초기 과도한 스트레스로 안면마비 증세까지 겪었단다. 하지만 백재현의 긍정적인 마인드가 주는 힘은 컸다. 안좋은 일들이 겹쳤지만, 이겨낸 만큼 백재현에게 좋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6월달까지만 20억원을 벌어들였을만큼 그의 첫 창작 뮤지컬 ‘루나틱’이 성공을 거뒀다. 이어 지난 10월말 백재현은 직접 만들어낸 창작뮤지컬로 대한민국연예예술상 문광부장관 표창도 받았다. 슬슬 대화가 무르익어, 이런 저런 사적인 이야기까지 시작됐다. 백재현은 결혼 3년만인 지난해 구 모씨와 이혼을 했다. 결혼 전에는 다 포용하겠다고 한 구 모씨가 백재현의 바쁜 방송생활이 상상을 초월하자 힘들어하던 나머지 일어난 일이라는 소문. 특이한 것은 이혼 후 원수처럼 지낸다거나 만나기를 껄끄러워 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백재현과 구 모씨가 아직도 연락하고 잘 지내는 사이라는 사실. “둘 다 여행마니아들이라, 결혼시절에는 1년에 10번 정도 여행을 다녔었어요. 지금은 뮤지컬 일로 바빠서 자주는 못하지만, 친구로 지내면서 여행도 두번 정도 같이 갔죠. 지금은 그냥 좋은 친구죠. 요즘 소원해져서 좀 미안하긴 하지만….” 지금의 백재현은 이혼의 아픔을 건너뛴 모습이었다. 수원을 찾아오는 백재현의 ‘루나틱’은 10일부터 11일까지 2일간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문의(031)243-6616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道여성회관, 개관 36돌 행사 다채

깊어가는 가을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경기도여성회관(이순희 관장)이 개관 36주년을 맞아 풍성한 결실을 선보이는 기념행사들을 준비했다. 지난 1970년 설립된 경기도여성회관은 오는 8일 오전 여성평생학습과 관련된 유관기관 단체장 및 각계각층의 주요 인사, 수강생, 학습동아리 회원 등 모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기념식을 치른다. 또 8일부터 3일간 개관기념식에 따른 기념행사와 이벤트도 있을 예정이다. 이번 기념행사에서는 수강생과 학습동아리회원, 지도강사 등 직접 출품하고 공연하는 작품전시회와 발표회, 학습동아리 활동을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학습동아리 홍보관 및 체험학습장, 여성평생학습기관 수강생의 실력과 자질을 견주어 볼 수 있는 경기도 여성외국어경연대회, 경기도여성문예백일장, 여성평생교육 프로그램 경진대회가 진행된다. 이와 함께 먹거리 행사와 아나바다 장터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공연장에서 열리는 개관기념식에 이어 경기도여성회관 작품발표회가 마련되며 개그맨 이용식과 가수 김국한을 초청, 작품발표회에 참석한 이들을 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주요 행사로 스포츠댄스, 난타, 한국무용, 클래식 기타 등 15작품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작품 발표회 후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한국화, 서양화, 비즈공예, 꽃꽂이, 현대의상 등 여성회관 교육과정 중 탄생한 600여점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순희 경기도여성회관 관장은 “경기도여성회관이 36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했다”며 “경기도여성회관 관련인들만 참석하는 자리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참여해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031)249-5370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중국 우한 황학루에 울려퍼진 나라음악

중국 양쯔강(長江)과 그 지류인 한강(漢江)의 합류 지점에 자리잡은 도시 우한(武漢). 우한에는 한국 음악과 문학작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황학루(黃鶴樓)가 있다. 1일 오후 황학루 앞에는 한국 공연단을 위한 무대가 붉은색 카페트와 함께 마련됐다. 하얀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시 낭송 전문가 공혜경 씨가 등장해 최호(崔顥)의 한시(漢詩) '황학루'를 우리말로 읊었다. "옛사람이 황학을 타고 떠나니(昔人已乘黃鶴去) 이곳에는 텅 빈 황학루만 남았네(此地空餘黃鶴樓)…." 나라음악큰잔치 추진위원회(위원장 한명희)가 중국 우한 일대에서 여는 '적벽대전의 환몽(幻夢)-한국음악 속의 적벽사화(赤壁史話)' 황학루 공연이 이날 한국과 중국 문화 관계자를 비롯해 중국 관객 2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렸다. 이번 공연은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를 증진시키고, 한국이 중국문화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 아니라 우리 것으로 소화해왔음을 중국인들에게 보여주는 자리였다. 공씨에 이어 중요무형문화재 30호 여창가곡 이수자 황숙경 씨와 41호 가사 이수자인 김병오 씨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각각 우조지름시조 '황학루'와 사설지름시조 '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ㆍ이백의 시)'를 노래했다. 한국의 창작 생황 독주곡 '풍향(風香)'(생황 허지영)과 중국의 비파독주곡 '십면매복(十面埋伏)'(비파 호북성 영시 신성 예술단)은 양국의 전통 악기를 비교하면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뜻 깊은 무대였다. 마지막 순서로 국악을 전공한 젊은이들로 구성된 퓨전 타악 그룹 '공명'이 나서 태평소로 죽음을 상징하는 까마귀 울음소리를 표현한 '전쟁과 평화'와 목탁, 바라, 쉐이크 등 다양한 타악기를 사용하는 '보물섬'을 연주해 큰 호응을 받았다. 한편 전날(10월31일) 저녁 우한음악학원 편종음악청(700석 규모)에서도 중국 관객들이 공연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공연이 펼쳐졌다. 표를 받지 못한 100여 명은 선 채로 끝까지 공연을 주시했다. 특히 조갑용(수원대 한국음악과 겸임교수) 씨가 이끄는 사물놀이 공연은 공연 중간 네 차례에 걸쳐 박수가 터져나올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타악그룹 '공명'도 공연이 끝난 뒤 중국팬들의 사인 공세에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할 정도로 한류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끌었다. 앵콜 공연은 실내공연장 밖 교정에 마련됐다. 사물놀이팀이 상모 돌리기 등 묘기를 선보이자 이웃주민까지 가세한 1천 여명의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탄성이 절로 터져나왔다. "편종음악청 공연을 본 뒤 황학루 공연도 보러 친구와 일부러 왔다"는 루롄(18ㆍ우한음악학원 피아노과 1년) 씨는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가끔 보는데, 한국 전통 음악을 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상당히 재미있었고, 공명의 공연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3일에는 제갈공명이 칠성단을 쌓고 동남풍을 빌었던 적벽공원(赤壁公園) 내 남병산(南屛山)과 적벽바위 위에 자리잡은 주유(周瑜) 동상 앞에서도 공연이 진행된다. /연합뉴스

<인터뷰> '로맨틱 홀리데이' 캐머런 디아즈

할리우드의 몇 안되는 여성감독 낸시 마이어스의 새 로맨틱 코미디 '로맨틱 홀리데이(The Holiday)'에서 주연을 맡은 여배우 캐머런 디아즈를 만났다. 미국 LA 베벌리 힐스의 에르미타주 호텔에서 만난 캐머런 디아즈는 영화 속에서 늘 보아오던 금발머리를 밤색으로 물들이고, 요즘 한창 유행하는 스키니진이 가장 어울리는 대표적인 미인으로 거론되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스키니진에 반소매 재킷을 입은 산뜻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스키니진의 브랜드를 묻는 질문에 "윌리엄 라스트"라고 대답했다. 참고로 윌리엄 라스트는 가수이자 디아즈의 연인인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만든 청바지 브랜드다. 21살 때인 1994년 짐 캐리와 공연한 '마스크'로 데뷔한 후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존 말코비치 되기' '미녀 삼총사' 갱스 오브 뉴욕' '슈렉'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할리우드 최고 여배우 중 한 명으로 떠오른 디아즈는 줄리아 로버츠에 이어 두번째로 영화 한 편의 개런티가 2천만 달러가 넘는 여배우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로맨틱 홀리데이'는 '왓 위민 원트' '사랑할 때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 등 성공적인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을 만들어온 마이어스 감독이 쓰고 연출한 크리스마스 영화. 미국과 영국에 각각 사는 두 여성이 인터넷을 통해 서로 집을 맞바꿔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로 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다. 캐머런 디아즈, 케이트 윈슬렛, 주드 로, 잭 블랙 등 호화 캐스팅으로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는 이 영화에서 디아즈가 맡은 역은 미국 여성 아만다. 성공적인 커리어 우먼이지만 연인의 배신으로 즉흥적으로 떠난 런던에서 집을 맞바꾼 영국 여성 아이리스(케이트 윈슬렛)의 오빠 그레이엄(주드 로)와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디아즈는 '로맨틱 홀리데이'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것은 낸시 마이어스 감독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이어스는 대단한 작가로 정말 좋은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마이어스 감독이 대단한 것은 우리에게 영화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작품들을 만든다는 점이지요. 낭만적인 옛날식 영화 말입니다. 영화 속에 멋진 로맨스가 들어 있는 그런 영화 말이에요." 로맨틱 코미디에 잘 어울리고 또 역할을 잘 소화하는 비결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도 역시 그 공을 마이어스 감독에게 돌렸다. "마이어스 감독의 비전을 담은 영화이므로 많은 부분이 그녀의 몫이지요. 시나리오 자체가 정말 대사 하나하나 완벽할 정도로 잘 쓰였습니다. 그래서 배우로선 시나리오가 잘 설정해놓은 세계 속으로 들어가 그 느낌과 흐름에 맡기면 되는 것이지요. 그녀가 이전에 만든 영화들에 대해 아는 것도 한 몫을 합니다. 마이어스가 만드는 작품들은 기복이 없어요. 항상 재미있거든요." 마이어스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네 명의 배우를 염두에 두고 집필을 했다는데, 디아즈는 "다행히 네 명의 배우가 모두 출연하게 돼다"고 흡족해하면서도 "케이트 윈슬렛과는 같이 나오는 장면이 없어 만나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속에서 디아즈는 런던으로, 윈슬렛은 캘리포니아로 각각 집을 바꿔 휴가를 떠나니 말이다. "딱 한 장면에서 두 여자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하지만 그것도 마이어스 감독이 상대방 대사를 해주었기 때문에 윈슬렛과는 만날 기회가 없었지요. 그녀는 대단한 배우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의 한 사람이에요. 주드 로 또한 칭찬할 말이 모자랄 정도로 성실하고, 매력적이며, 매우 편안한 상대였습니다." 자신이 맡은 아만다 역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했다. "한 캐릭터를 맡아 연기하다보면 자신과 비슷한 점들을 발견하게 되곤 하지요. 아만다는 매우 의지가 강한 여성이지만 누구나 그렇듯 복잡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커리어 우먼으로선 자신이 해야할 일이 무엇이고 또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 확실히 알고 있는 성공적인 사람이지만, 사생활에서는 확신이 덜하고 성공적이지 못한 인물이에요. 누구나 그렇듯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나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지 못하고 또 평생 알지 못할 겁니다. 그들이 뒤에서 귀엣말을 하는 것을 듣기 전엔 말이지요. 아만다 역시 사람들이 냉철하고 차가운 사람이라고 오해할 소지가 많은 여성이지만 자기 자신을 채 알지 못하고 알아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히 알지 못하는 나이인 탓도 있지요. 우리 모두 그런 과정을 겪지 않았나요." 어려서부터 다소곳한 여성적인 이미지를 가꾸기보다는 과격한 스포츠를 즐기는 등 바깥에서 노는 것을 더 좋아했다는 디아즈는 자신이 휴가를 보낸다면 친구들과 스노보드를 타는 것이 가장 좋다고 대답했다. "20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일을 매우 열심히 했어요. 그러면서 제가 영화를 사랑하는 것만큼이나 야외 스포츠를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됐지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도 많고. 숲을 거니는 것 만으로도 좋고, 스노보드나 서핑 등을 하는 것도 좋아요. 특히 스노보드는 스릴 만점입니다. 전 스피드를 좋아합니다." 스노우보드를 타던 중 누가 와서 부딪치는 바람에 손목이 부러진 적이 있는 디아즈는 어려서부터 활동적이어서 코를 네 번 부러뜨리는 등 말괄량이로 컸다고 했다. 아버지가 아들을 원했지만 딸을 둘 얻어 그 딸들이 온갖 스포츠를 하도록 장려하는 분위기에서 컸다고 한다. 디아즈는 자연산 금발에 푸른 눈을 지녀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사실은 라틴계 뿌리를 지니고 있고, 그 점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버지가 쿠바 이민 3세이고, 또 쿠바인들이 많은 동네에서 컸기 때문에 쿠바는 어렸을 적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지금도 쿠바 음식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으로 늘 먹고 지내야 합니다." 그는 "내 어린 시절은 아직 비디오게임이 나오기 전이어서 바깥에서 스케이트보드나 자전거를 타고 언덕 아래로 질주하면서 놀았다"고 털어놓았다.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성장한 그는 '인디아나 존스'가 처음 나왔을 때 거의 매일, 어떤 때는 하루 두 차례 극장에 보러 가 "아마 한 80회는 보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래서 영화에 나오는 모든 것들을 거의 외우다시피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생에서 가장 감동적이고 깊은 영향을 끼친 영화로는 '컬러 퍼플'을 꼽았다. "지금도 그 영화 이야기를 하면 눈물이 글썽할 정도로 감동이 우러난다"면서 "자매간의 유대감 등 처음 볼 때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아마도 내가 영화를 보면서 나 자신을 연관시켜 생각할 수 있었던 첫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독이 만족하는 연기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 감독을 위해 연기를 합니다. 감독 의존도가 매우 큰 배우에 속하지요. 첫 영화인 '마스크'를 찍을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라 척 러셀 감독에게 모든 것을 의지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감독과의 관계는 제게 매우 중요했지요. 다른 모든 사람들이 제 연기가 엉망이었다고 말한다고 해도 감독이 좋다고 하면 전 괜찮아요. 그만큼 감독에게 인정받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슈렉3'의 목소리 연기를 한 그는 "애니메이션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매번 만들 때마다 이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더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로맨틱 홀리데이'는 미국에서는 12월8일, 한국에서는 6일 뒤인 14일 개봉된다. /연합뉴스

인형극단 시소, 천리경 공연

“얘들아! 함께 가자. 눈을 크게 뜨고 생각을 활짝 열고 저 넓은 세상을 보렴.” 아주 오래 전 변화를 꿈꿨던 우리 역사 속 잊혀진 한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창의적인 사고와 주체적인 삶의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 지 느껴보고 올바른 역사의식을 새겨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인형극단 시소는 오는 14~16일 오전 11시, 오후 4시 수원 장안구민회관 한누리아트홀에서 경기문화재단 후원으로 2006년 경기실학축전 초청작인 창작인형극 ‘천리경’을 무대에 올린다. ‘인형극 ‘천리경’의 시대적 배경은 백성의 가난을 해결하고 유학의 한계를 대체할 실학사상이 새롭게 선보인 18세기 조선시대. 전화도 없고 자동차나 비행기 등도 없던 그 옛날, 변화를 꿈꿨던 실학자 박 선비는 청나라에 다녀와 천리경과 자명종을 필요로 하는 백성들에게 나눠준다. 한편 정체모를 큰 호랑이가 한양에 나타나 못된 양반들을 잡아먹는데 박 선비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소년 용이는 호랑이와 친구가 되고 함께 여러나라를 여행한다. 백성들이 잘 살기 위해선 양반도 일을 해야 한다며 개혁을 주장한 박 선비가 대신들의 모함으로 위기에 처하자 용이와 호랑이는 박 선비를 구하러 가는데…. 개혁이란 말은 예나 지금이나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용어이지만 한편으론 위험하게 들리는 용어로 늘 유지하려는 세력과 바꾸려는 세력간에 항상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역사는 지속적인 변화를 통해 환경에 적응하고 발전해 왔다. ‘새로운 정신이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주제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한 실학자의 새로운 정신과 불굴의 삶을 통해 현실을 보다 발전된 모습으로 개혁하려는 정신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관객들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인형을 통해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다른 인형극에서는 볼 수 없는 숨은 감동과 교훈을 주고 있는 인형극단 ‘시소’는 춘천국제인형극제, 경기국제인형극제 등에 참가, 호응을 얻었으며 경기도 문화의전당 객원예술단체, 수원화성행궁 특화사업팀 등을 비롯, 현재 국립국악원 수요상설공연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R석 1만원, S석 8천원. 문의(031)241-6780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록밴드 앰프, 공연 포스터에 전신 누드

4인조 록밴드 앰프가 일을 냈다. 공연 포스터에서 보컬 KB의 전신 누드를 공개했다. 엉덩이를 전기 기타로 가린 아찔한 뒷모습의 알몸이다. 앰프는 11월17일 오후 7시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 롤링홀에서 데뷔 후 두번째 단독 공연인 '위대한 탈출'을 개최한다. 자유로운 음악성을 강조하고, 아낌없이 모든 것을 공연에서 보여주겠단 의지로 파격적인 누드 사진을 찍기로 결정했다. 앰프의 리더 유건형은 "누구에게도 속박받지 않는 앰프의 음악성을 상징할 포스터를 고려하다 누드 촬영 아이디어가 나왔다"며 "당초 멤버 전원이 벗기로 했으나 결국 가장 몸매가 좋은 KB가 발탁됐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인천광역시 용유도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진행된 촬영에선 해프닝도 있었다. 다른 멤버 유건형, 김좌영, 오영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KB는 촬영에 임했으나 주위 낚시꾼들이 출몰하는 통에 옷을 걸치기를 반복했다. 또 어디선가 나타난 낚시꾼은 '지금 뭐하는 짓이냐'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촬영을 마친 KB는 "우리가 미친 듯이 공연할 때만큼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며 "공연 타이틀이 '위대한 탈출'인 만큼 한번의 일탈로 너그러이 봐달라"고 당부했다. 앰프는 싸이의 '위 아 더 원(We are the one)'을 쓴 작곡가 겸 건반주자 유건형, 밴드 '시베리안 허스키' 출신의 베이시스트 김좌영, '크래쉬' 출신의 기타리스트 오영상, 시나위의 객원보컬 출신 KB로 구성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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