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작품 엿보기/⑧대구 극단. ⑨충북 극단

⑧:대구 극단 이송희레파토리의 ‘육교에서 시를 읊다’ 육교에 얽힌 民草의 슬픈 이야기 대구시내 중심가 중앙로의 육교. 이곳에서 새벽을 밝히는 장 영감(이동학 분)에겐 장성한 아들이 있었으나 술을 먹고 육교 위에서 잠자다 삼청교육대로 끌려간다. 풀려난 아들은 정신이 온전치 못한 채 육교 주변을 떠돌다 순찰차를 보고 발작을 일으켜 난동을 피우다 미결사건을 모두 떠안고 감방에 간다. 이후 장 영감은 술에 취해 육교 위에서 잠을 자는 학생들을 자신의 숙소로 데려가 재우는데 문학도를 꿈꾸는 나은근(손민수 분) 또한 그런 학생들 중 하나였고 은근은 고교시절을 육교에서 보낸다. 한편 감옥에 간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장 영감은 충격받고 죽음을 맞는다. 많은 사람들이 육교를 떠나고 은근 또한 군에 입대한다. 군에서 제대한 뒤 시를 쓰며 방황하던 은근은 어느날 신춘문예에 당선된다. 소식을 접한 육교의 식구들이 그를 기다리는데…. 21일 오후 4시~5시30분, 오후 7시30분~9시 도문화의전당 소공연장. ⑨:충북 극단 청사의 ‘그것은 목탁 속의 작은 외침이었다’ 3년 공들인 불상을 부수라니… 주인공인 도법스님(이계택 분)은 전직 미대 교수이자 유명한 조각가이다. 그러나 입산한 뒤 예술을 멀리한 채 오로지 선방과 토굴을 전전하며 수행에만 전념해 오고 있다. 그러던 중 큰스님이 “봉국사 불상을 조각하라”고 명을 내리자 3년의 시한으로 불상 제작에 들어가고 그동안 수행에서 얻은 깨달음을 불상에 담기 위해 노력한다. 3년이 지나 불상이 거의 완성돼가던 어느 날 꿈에 망령이 나타나 “불상이 엉터리니 부숴버리라”며 “만약 부수지 않으면 자신이 부숴버리겠다”고 협박하는데…. 22일 오후 4시~5시30분, 오후 7시30분~9시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홀./이종현기자major01@kgib.co.kr

자우림 6집… 허무하지만 아름다운 삶 노래

록 밴드 자우림이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새로 발매하는 6집 음반 ‘애시스 투 애시스(Ashes to Ashes)’를 소개했다. 수록 곡은 ‘유 앤드 미(You and Me)’와 ‘서울 블루스’, ‘러빙 메모리(Loving Memory)’, ‘오, 마마(Oh, Mama)!’, ‘서머 슬럼버(Summer Slumber)’, ‘샤이닝’. 자우림 스스로 “짝수 앨범은 무겁고 우울하다”고 말하듯, 또한 앨범 제목이 암시하듯, ‘하하하쏭’으로 대표되는 5집과는 사뭇 다른 우울한 느낌의 6곡이 연주됐다. 자우림은 이번 음반을 통해 “허무하고 슬프지만 동시에 아름다운 일, 곧 사람이 산다는 것에 대해 노래했다”고 말했다. 쇼케이스 첫곡으로 소개된 ‘서울 블루스’는 그 연장선상에 있는 곡으로 사람이 살아있기 때문에 느끼는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노래한다. ‘샤이닝’은 궁극적으로 인간이 원하는 건 사랑받고 이해되는 것, 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채울 수 있는 무언가를 만나는 것이라고 외친다. ‘오, 마마!’는 세상의 구원은 모성과 사랑에서 온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관객들이 새 앨범에 대해 이리 저리 생각을 해 볼 여유도 주지 않은 채 멤버들은 스스로 입을 모아 이번 앨범을 극찬했다. 자우림은 오는 22일까지 극장 용에서 콘서트를 펼치고 새 음반 수록곡을 소개한다./연합뉴스

공연작품 엿보기 ⑦/인천 극단 10년후의 ‘사슴아 사슴아’

때는 997년 고려. 고려 제7대 목종(문상현 분)은 18세에 즉위하나 목종의 어머니인 헌애왕후(이경미 〃)는 어리다는 이유로 섭정을 선포하고 목종을 대신해 나라를 다스린다. 권력을 잡은 헌애왕후는 성종 때 귀향보내진 자신의 정부 김치양(하성민 〃)을 궁으로 불러들인다. 어머니 헌애왕후를 절대적으로 믿고 따르던 목종은 헌애왕후와 김치양의 놀음 속에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정권으로부터 소외된다. 뒤늦게 사실을 안 목종은 권력을 되찾아 나라를 바로 세우고자 하나 이미 기울어져 버린 운명은 쉽사리 돌아오지 않고 점차 정권에서 소외되어 가자 권력다툼에 환멸을 느끼고 정사를 소홀히 하며 남색에 빠져든다. 누구도 나랏일에 관심이 없고 목종을 총애를 받는 충간(김성필 〃)과 충정(오대성 〃)은 점점 오만해져 정사를 좌지우지하게 되고 목종이 점점 심약해져 가자 헌애왕후와 김치양은 자신들의 핏줄로 왕위를 이을 음모를 꾸민다. 이같은 사실을 알아챈 목종은 강조장군(장경섭 〃)에게 도움을 청해 왕순(대량원군·김원영 〃)을 자신의 후계자로 정하고 김치양을 몰아내고자 하나 목종은 그가 가장 믿었던 강조가 일으킨 변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목종.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사나운 맹수의 먹이가 돼 발버둥치며 죽어가는 여린 사슴을 생각해 보면 그 답을 찾지 않을까. 중국의 속국에서 벗어나 고려의 건국이념을 회복하려는 천추태후의 야심과 열여덟 어린 나이에 등극한 목종의 여린 정치를 통해 결국 아무 뜻도 이루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 비운의 왕 목종을 민중이 바라보는 액자 형식으로 그렸다. “병졸은 변방을 지킬 때 병졸이고, 중은 절간을 지킬 때 스님이고, 임금은 백성을 지킬 때 폐하인데…”라는 목종의 대사에 귀 기울여 보라./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이은미 라이브콘서트

2006년 ma non tanto 전국투어 콘서트에서 국내 여자가수로 최다 공연기록을 세운 ‘맨발의 디바’, ‘라이브의 여왕’ 이은미가 역사와 전통, 현대가 아름답게 어우러져 살아 숨쉬는 양주골에서 공연을 갖는다. 양주시 문화시설사업소는 오는 21일 문화예술회관 실내체육관에서 연인과 가족이 함께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맨발의 디바 ‘이은미 라이브’콘서트를 연다. 1988년 다운타운에서 노래를 시작, 1집 ‘기억 속으로’를 발표하면서 가수 활동을 시작한 이은미는 93년 2집 ‘어떤 그리움’, 신중현 헌정앨범, 97년 Asian Song Festival 한국대표 참가와 98년 히로시마 세계 음악제 한국대표로 초청 참가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로 호평 받는 그는 2000년 리메이크 앨범 ‘Nostalgia’ 발표 후 참여연대 홍보대사와 김현식 추모앨범, 들국화 헌정앨범 등에 참가한 열정이 넘치는 가수로 ‘무대에서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일부분을 떼어내는 아픔을 감수해야 한다’는 이은미의 양주골 공연이 양주시민에게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아름다운 계기를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21일 오후 4시, 7시30분 문화예술회관 실내체육관. 입장료 5천원. 문의 티켓링크 1588-7890 /양주=최종복기자 bchoi@kgib.co.kr

공연작품 엿보기 ⑥/경기 극단 유리 ‘아버지’

췌장암 선고를 받고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중년 남자가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는 눈물겨운 사랑을 통해 우리 시대 아버지의 현주소를 그려 사회 전반에 ‘아버지’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작가 김정현의 장편소설 ‘아버지’를 원작으로 무대화 한 작품으로 용인지역 극단 ‘유리’(대표 김창률)가 지난 6월 열린 전국연극제 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해 경기도대표로 참가하게 됐다. 이 작품은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도 그 때문에 가족들과 멀어질 수 밖에 없는 한국의 전형적인 아버지 한정수란 인물을 통해 그가 겪게 되는 가족과의 갈등, 췌장암 선고를 받은 아버지가 죽음을 앞에 두고 가족에게 보이는 눈물겨운 사랑을 주제로 갈등과 화해를 그리고 있다. 도대회 당시 심사위원들로부터 “소설로도 잘 알려진, 다소 무겁고 진지한 내용이었으나 연출은 이를 침착하게 진행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연기자들의 안정된 연기력이 돋보인 작품’이란 찬사를 받았으며 어려운 시대를 이기고 가족을 지켜 낸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애달픈 삶과 아버지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주인공인 한정수(오병남 분)는 집에서는 가족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가장의 권한을 잊어버린 그런 아버지다. 우연히 친구의 권유로 건강진단을 받게 된 정수는 췌장암 선고를 받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한동안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던 정수는 가장 먼저 가족이 걱정되었다. 대학생인 딸, 이제 대학을 준비하는 아들, 자신만 바라보는 아내. 그러나 그는 가정에서 그리 존경도 신뢰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친구 남 박사(이상민 분)가 전해준 진통제로 얼마 남지 않은 생을 버티며 주변을 정리하던 정수는 가족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이 번지자 자신이 죽으면 남은 가족들은 무얼 하며 살아갈지 걱정이 앞서는데 정수는 밤마다 술에 취해 집에 들어가고…. 19일 오후 4시~5시30분, 오후 7시30분~9시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공연장.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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