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봉, 성남의 가을밤을 적신다

데뷔 27주년 맞아 25일 성남아트센터서 추억의 콘서트

중학교 때 첫사랑 가정교사로부터 받은 일본 가수 ‘미소라 히바리’ 레코드로 노래를 익힌 가수, 어느 특별한 파티의 10.26사건 현장 한가운데 있었던 가수, 이후 발표한 신곡 ‘무궁화’가 박정희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며 금지곡이 된 가수….

78년 대학가요제에서 ‘그때 그사람’으로 가수로 데뷔한 가수 심수봉(52)이 데뷔 27주년을 맞아 오는 25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사랑이 시로 변할 때’란 주제로 가을밤을 적시는 추억의 콘서트를 연다.

서늘한 바람이 귓가를 스칠 때면 옛 추억과 함께 그 누군가가 그리워지는 가을 한가운데에서 마음 한 자리를 차지하며 옷자락이 날릴 때마다 가슴을 싸~하게 쓸고 가는 가슴속 사랑을 마음껏 추억해 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홀로 거닐고 싶은 쓸쓸함이 자리하고 몸을 감싸는 외투의 따뜻함과 바람에 흩날리는 스카프, 낙엽을 밟으며 거니는 거리에서 흘러가 버린 가을날을 가슴 속에 새기는 풍경들, 그런 날 적어보는 사랑의 시를 심수봉의 사랑의 시와 함께 해보자.

굳이 거창한 수식어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심수봉의 노래는 우리 삶에서 요한하지 않고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무수한 트롯트 가수들 중에서 유일한 여성 싱어송라이터인 심수봉은 본인이 직접 작사, 작곡하고 노래하는 진정성이 오랜 세월 많은 이들로 부터 사랑받아온 원동력이 되고 있다.

리드미컬 하면서도 한과 흥을 함축한 단조 멜로디와 직설적이면서도 평범한 그러면서도 가슴을 찡하게 하는 노랫말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심수봉만의 ‘심수봉표 노래’로 자리매김 했고 일반인들이 힘들어 하는 어려운 노래를 편안한 발성으로 열창하는 심수봉만의 가창법도 국내 대중음악에서 찾아보기 힘든 스타일을 갖고 있다.

이번 심수봉의 추억의 콘서트 ‘사랑이 시로 변할 때’는 40~50대 중년의 감성을 자극하는 아련한 첫사랑의 설레임과 지친 일상의 전환을 위한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가을 정취와 마음을 흔드는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공연으로 꾸몄다. 최근 발매한 심수봉의 ‘Best of Best’ 앨범 수록곡 중 ‘사랑이 시로 변할 때’와 제목을 같이 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는 심수봉의 사랑에 대한 깊은 생각을 담은 곡들을 선곡해 그녀 가슴 속에 담겨있는 사랑과 그녀의 드라마 같은 삶을 노래에 실어보낸다.

오는 25일 오후 4시·7시30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VIP석 8만8천원, R석 7만7천원, S석 6만6천원, A석 5만5천원. 문의 1566-3839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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