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누보 클라리넷 앙상블’ 창단연주회

고양 일산에서 클라리넷 연주활동을 하는 연주자들이 모인 ‘아르누보 클라리넷 앙상블(Arts Nouveaux Clarinet Ensemble·이하 아르누보)’이 창단돼 첫 정기연주회를 연다. 아르누보는 오는 12일 오후 7시30분 고양 덕양어울림 별모래극장에서 한국클라리넷협회 고양지부의 후원으로 창단연주회를 열고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예정이다. 아르누보는 고양에서 활동하며 새로운 꿈을 가진 클라니넷 연주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만들어 낸 단체로 윤가영 악장을 중심으로 최광섭·박은경·우정아·이현호·박정희씨와 알토 클라리넷 박영자, 베이스 클라리넷 김경환 등 8명이 뭉쳤다. 아르누보는 클래식에 의존하지 않고 재즈, 팝, 가곡 등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클라리넷이 가진 목가적인 목소리를 아름답고 섬세하게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창단 연주회에서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우리에게 익숙한 아리아 만을 골라 클라리넷곡으로 편곡한 ‘La Flute Enchantee’를 비롯, 에스파냐에서 시작된 17~18세기 유명했던 고전 춤곡과 경쾌한 2박자의 춤곡, 영국의 기악용 무곡 등을 차례로 연주하는 프랑스 춤곡 모음곡 ‘French Suite’ 등을 선사한다. 인터미션 후에는 롯시니의 유명한 서곡을 클라리넷곡으로 편곡한 ‘Italian in Algiers’, 맨델스존의 피아노곡을 클라니넷으로 연주하는 ‘3 Lieder Ohne Worte’에 이어 연주 마지막 곡으로 오페라 ‘맘마미아’ 중 우리에게 익숙한 멜로디를 클라리넷 연주곡으로 편곡한 ‘MAMMA MIA’를 피아노와 드럼이 합류해 화려하게 장식한다. 전석 1만원. 문의(031)907-0889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비발디의 ‘사계’ 달라진 그녀를 만나다

타고 난 천재, 그의 변신(?)이 궁금하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사라 장)가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달리 실내악 레퍼토리를 들고 5월의 무대에 선다. 장영주는 오는 13일 오후 5시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오르페우스 챔버 오케스트라와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한다. 그는 최근 2~3년 전부터 실내악에 관심을 갖고 음반이나 무대에 서 왔으며 이번 국내 무대에서 바이올린이 주도하는 가장 아름다운 실내악으로 유명한 비발디의 ‘사계’를 오르페우스 챔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고 음반으로도 녹음할 계획이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작곡자가 원하는 것을 최대한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면서도 작곡가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신만의 색깔이 묻어나도록 할 생각이다. ‘사계’가 갖고 있는 신선하고 아름다운 맛을 그대로 살려낸다는 각오도 보이고 있다. 장영주와 함께 연주하는 오르페우스 챔버 오케스트라는 33년 전 구성된 실내악 단체로 지휘자 없이 자체적으로 리더와 수석을 선정하는 등 각자 솔로이스트이며 지휘자란 생각으로 책임감 있는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아이작 스턴, 기돈 크레머 등 내로라 하는 우리 시대 아티스트들과 함께 연주를 해왔고 고전은 물론 엘리엇 카터, 윌리엄 볼콤 등 현대 작곡가의 작품 초연을 통해 세계적인 입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번 도문화의전당 공연에서는 골리요프의 ‘Last Round’와 수크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Serenade for sings)’와 함께 장영주가 바이올린 독주로 비발디의 ‘사계’를 들려준다. 12만~3만원. (031)230-3440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아버지들 왕년의 연주실력 ‘다시 한번’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아버지들의 힘찬 악기소리가 공연장을 채운다. 직장과 가정에서 소외 받기 쉬운 60대 전후의 가장들이 화음을 맞춰 옛 향수를 다시 한번 자극한다. 주인공은 지난 1월 결성된 수원레인보우경음악단. 수원예총 연습실에서 틈틈히 짬을 낸 단원들은 한번쯤 악기를 다뤘던 실력파들이다. 전자음악이 주류를 이루는 요즘 정감 넘치는 악단의 연주를 라이브로 듣는 기회도 많지 않다. 수원레인보우경음악단은 9일 오후 7시30분 장안구민회관 한누리아트홀에서 창단연주회를 연다. 박장길 단장의 지휘로 김병권·홍순화·김경찬·김학용(트럼펫)과 정창문·김원조·윤종길·임성식(트럼본), 심재혁·김주혁·김학철(알토색소폰), 김순경·현관수(테너색소폰), 서홍원, 남도희(드럼) 등 20여명이 참여한다. 공연은 3부로 나눠 진행된다. 흥겨운 삼바댄스를 시작으로 가곡 ‘봄처녀’와 ‘보리밭’, 외국곡 ‘베사메무쵸’, ‘Espania caNi’, ‘Flower of salegirl’ 등을 선사한다. 2부는 그룹사운드 규모로 7080 가요들을 들려준다. 탐 존스의 ‘Proud Mary’와 카펜터스의 ‘Top of the World’, ‘불꽃놀이’, ‘오브라디 오브라다’ 등을 마련했다. 마지막 3부는 가수이자 신디사이저 연주가인 편세정이 가요 ‘김밥’을 부르고 ‘Blue Sky’와 ‘In the Moon’, ‘Cabaret’ 등 주옥 같은 연주곡들을 무대에 올린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창작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 경희궁 공연을 보고

꿈길의 따라 간 듯한 조선으로의 여정…. 200여년 전 정조의 꿈이 경희궁에서 다시 한번 실현됐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제작한 창작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Royal Dream of the Moon)’가 5일 어둠이 내려앉은 조선시대 고궁인 경희궁을 대낮같이 환하게 밝히며 첫 고궁나들이를 성공리에 마쳤다. 경희궁 숭정전 앞 야외무대. 야외무대 앞에는 왕이 정무를 집전하던 용상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어둠이 서서히 경희궁을 감싸안을 즈음 ‘화성에서 꿈꾸다’ 테마가 흐르는 가운데 궁내에 간이의자로 설치된 1천500여 객석이 하나둘씩 메워지더니 어느새 관객들로 빼곡히 들어찼다. 무대 중앙에 마련된 객석에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비롯, 홍사종·표제순 전 도문화의전당 사장, 오인수·이건왕 도문화의전당 본부장 등이 자리를 잡았고 일반 객석에는 손을 꼭 잡고 입장한 부부와 연인들, 간간이 한국인과 함께 한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5월의 무더운 날씨를 식혀주듯 산들바람이 불어오면서 오후 7시30분 공연이 시작됐고 배우들의 움직임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서막 ‘한중록 그 후’에서 어린 정조가 뒤주에 갇힌 아비를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장면을 시작으로 진한 감동이 서서히 관객들의 가슴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오후 8시가 넘어서면서 어둠이 짙어질 무렵 운치를 더해갔다. 정조가 ‘달의 노래’를 부를 때, 정조와 장덕이 러브스토리 ‘사랑의 힘으로’를 합창할 때는 객석에서 환호성과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고 정조가 장덕에게 등창 치료를 받는 장면에서는 민영기(정조)의 장난기(?) 어린 대사가 이어지자 폭소가 터져나왔다.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가 무대스케일이 큰 공연임에도 숭정전과 무대 앞을 기가 막히게 잘 활용했다. 숭정전의 용상이 무대소품으로 변하고 숭정전 내부에 조명을 설치, 무대의 운치를 더해 주었으며 빔으로 자막까지 쏘는 등 숭정전 전체가 야외무대로 변해 다른 실내공연장 못지않은 세트를 보여줬다. 야외공연의 장점을 살려 예술의전당 공연에서 사용하지 않던 장대비가 퍼붓는 장면을 연출한 ‘화성이 무너지는 장면’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무대전환을 위한 암전은 자연스럽게 5월의 밤하늘이 담당했고 탁 트인 하늘과 숭정전을 배경으로 살랑거리는 바람결에 대신들의 옷깃이 자연스레 날리면서 실내무대와는 또다른 맛을 전해줬다. 야외무대인데도 황포돛배 등 웅장한 무대 소품들은 숭정전과 어우러진 조명과 멋진 조화를 이뤘다. 역시 이날 공연에서의 히어로는 민영기였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가창력까지 ‘화성에서 꿈꾸다’를 이끌어 가는 동력이 느껴졌고 정조가 마지막 부른 ‘달의 노래’에서는 뭉클한 감정이 솟구치게 하는 등 지난해 아쉽게 놓친 뮤지컬대상의 남우주연상을 보상받으려는듯 혼신의 연기를 펼쳐 객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다만 일부 배우들의 캐스팅이 급조(?)된 듯 곳곳에서 매끄럽지 않게 진행되고 일부 배우들의 노래와 대사가 엉키는등 극의 감동을 반감시킨 것은 못내 아쉬웠다. 대표적인 게 혜경궁 홍씨역이었다. 예전 고미경씨가 맡았을 때 불렀던 소름이 돋을 정도로 아름다운 ‘산유화’는 온데간데 없었고 2장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마지막 장면에서의 독창은 가창력은 둘째치고 노래다운 노래가 아니어서 극 전체를 망치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섰다. 또다른 아쉬움도 있었다. 이날 객석을 찾은 많은 외국인들을 위해 영어로 된 홍보자료를 만들어 나눠줬으면 좋은 홍보가 됐을 거라는 생각과 함께 도립무용단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었던 혜경궁 홍씨 진찬례가 무대여건상 없어진 것은 아쉬움을 달래기엔 부족했다. 그러나 이같은 아쉬움도 배우들의 원숙한 연기와 코러스가 고궁의 아름다움과 어우러져 멋진 무대와 감동을 선사, 도문화의전당이 정말 멋진 뮤지컬을 하나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해 준 것은 큰 즐거움이었다. 5월 밤하늘을 수놓은 고궁에서의 멋진 공연이 계속 이어지길 기원해 본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갤러리 아지오, ‘마나스 아트센터’로 변신

한국 조각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민간 차원에서 열린다. 남한강이 유유히 흐르는 양평군 강상면에 자리한 갤러리 아지오가 2년에 걸친 리모델링을 거쳐 본관을 마련했고, 인근에 신관도 건축했다.<사진> 이름도 ‘마음’이나 ‘영혼’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인 ‘마나스 아트센터’(대표 이영두)로 새롭게 명명하고 입체미술 전문 갤러리를 표방했다. 오는 12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열리는 개관 기념전 ‘대한민국 현대조각의 정신, 어제와 오늘’은 한국조각을 이끈 29명의 원로 및 중견 조각가들이 참여한다. 초대작가 중 1세대 원로작가들은 한국 고대 설화 등을 형상화하는데 관심을 보였다. 전뢰진은 동심과 우화를 소재로 정면성의 얼굴과 형태를 추구했고, 최종태는 고졸미 넘치는 측면성의 두상을 통해 원초적인 한국인상을 만들었다. 70년대 근대화의 세례를 받은 2세대는 인체와 오브제를 중심으로 구상과 비구상을 병행했다. 이들은 전통과 기호, 실존과 시간, 영혼과 현존을 다루며 개인의 익명성을 강조했다. 반면 3세대 작가들은 경제 성장에 따른 소비사회와 더불어 등장한 개인주의에 초점을 맞췄다. 전 세대가 존재에 대한 물음표를 던졌다면 이들은 밝고 낙관적인 세계를 부각시켰고, 질량이 가볍고 경쾌한 작품을 제작했다. 같은 기간 신관에는 인천 가톨릭대 교수로 재직중인 김승환의 개인전이 열린다. 김 교수는 ‘영원성 탐구-유기체’란 주제로 뫼비우스띠처럼 시작과 끝이 없이 연결된 형태의 작품을 선보인다. 최근 그는 인체의 두상과 손에 이어 꽃과 토끼 등 자연생명체를 다뤘으며, 이번 전시는 꽃과 함께 가시, 바람개비, 불가사리 등의 형태를 안과 밖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어 제작했다. 여기다 공예관은 흙으로 만든 도예작품을 전시한다. 변규리·윤영수·양상근·곽노훈·노진주 등이 실용성과 조형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을 선보인다. 김복영 미나스 예술감독(홍익대 교수)는 “조각전은 우리 현대조각 명인들의 지형도를 조감하고 현대조각사의 작은 역사를 펼치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문의(031)774-5121 /이형복기자 bok@kgib.co.kr

전·현직 교사·학부모들 ‘창밖의 그림전’

“몇 시간 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그림을 그려도 전혀 지루하지 않아요. 그림을 그리는 그 순간은 모든 잡념이 사라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하얀 캔버스나 종이를 마주대하며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어떤 수행보다 더 아름답고 거룩한 시간을 맞이하는 사람들. 비록 미술대학에서 정규과정을 거치지 않았지만, 열정만큼은 그에 못지 않은 아마추어 화가들. 올해 14회째를 맞는 ‘창밖의 그림전’ 회원들이 그렇다. 서양화가 허영옥씨가 지도하는 ‘정천회’와 ‘율현회’, ‘목화회’는 초등학교 학부모와 교사들이 주된 멤버들이다. 이들은 회원간의 친목과 화합을 넘어 자신만의 독특한 그림세계를 펼친 작품들을 5일부터 10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대전시장에서 선보인다. 96년 4월 수원 정천초등학교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출발한 ‘정천회’는 재학생 학부모들이 참여했다. 현재 20여명이 활동하는 정천회는 매년 교내전시회에 참여하고 비엔날레 형식의 ‘창밖의 그림전’을 마련한다. 이들은 구체적인 사물을 묘사하기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발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공중에 매달린 꽃바구니를 지상에서 올려다본 길혜원씨의 ‘공간’과 캔버스를 12개로 분할한 후 거친 질감의 타원을 쪼갠 이순애씨의 ‘생명’, 입학과 결혼 등 인생에서 잊혀지지 않는 추억의 선물을 소재로 선택한 조경미씨의 ‘기억의 저편’이 인상적이다. 지난해 창립한 율현회는 수원 율현초등학교 학부모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미술의 기초인 연필이나 파스텔 등으로 풍경을 주로 담았다. 연필로 처리한 명암과 부드러운 파스텔이 고즈녁한 농촌의 평화로운 정경들을 잘 드러냈다. 이어 목화회는 전·현직 교사들이 중심인 그림동호회다. 지난 2000년 창립한 이후 2002년 수원청소년문화센터에서 ‘칠판위의 그림전’을 시작으로 다양한 소재와 재료를 통해 실험적인 작품을 펼쳐왔다. 방은희씨는 한 무더기 마늘을 클로즈업했고, 이국선씨는 붉은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시들어버린 꽃의 허망함을 담았다. 또 정진숙씨와 조현주씨는 꽃을 소재로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 3단체는 서양화를 추구하며 파스텔화와 드로잉화 등의 다양한 작품을 섭렵했다. 특히 회원들의 미적체험을 바탕으로 유화와 수채화기법을 접목시켜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그림을 지도하고 있는 허영옥 작가는 “그림은 성실히 배우고 배운 것을 화면 안에서 완성시키면 된다”며 “감상자와 작품을 통해 교감할 수 있다면 그림은 결코 어려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의(031)230-3292 /이형복기자 bok@kgib.co.kr

수원大 ‘화성시민을 위한 팝스콘서트’를 보고

연예인도 부르고 성대하게 퓨전 콘서트를 열었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사물놀이팀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수원대가 지난 2일 교내 벨칸토아트센터에서 개최한 ‘화성시민을 위한 팝스콘서트’에 대한 나름대로의 평가다. 전체적 흐름은 클래식으로 수원대 음대 학생들로 구성된 윈드 오케스트라단이 클래식을 퓨전형식으로 이끌고 여기에 섹소폰, 가수 김현철, 수원대 사물놀이팀 등이 양념을 가미해 지루하지 않았다. 윈드 오케스트라 단원은 80여명으로 무대를 가득 메웠다. 뱅머리를 한 귀여운 여대생들, 군대도 아직 가지 않은 듯한 남학생들이 제법 솜씨있는 연주실력을 선보여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일반 오케스트라에 비해 앳된 이들은 정장을 입었던 1부와 달리 2부엔 흰셔츠와 청바지로 바꿔 입고 등장해 젊은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콘서트 마지막 즈음 선보인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OST는 급변하는 영화 뮤직 사운드를 잘 살려 가장 자신있고 아름답게 연주했다. 1부 마지막 공연으로 네번째 무대에 등장한 수원대 사물놀이팀도 젊은 에너지는 마찬가지였다. 대학생 4명이 오케스트라 앞에 자리를 깔고 앉아 함께 ‘농촌의 아침’을 신명나는 가락으로 선보였다. 클래식으로 시작해 동물소리를 흉내내는 듯 희한한 소리를 갖춘 악기들이 분위기를 띄웠고 막판에는 사물놀이팀이 신나게 두드리는 에피소드로 마무리했다. 여느 사물놀이가 그렇듯 머리를 흔들며 신나게 악기를 두드리는 모습에 난타 못지 않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프로 사물놀이팀 공연에 비하면 다소 인위적이긴 했지만 열정적으로 사물놀이를 선보인 이들에게 관객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대학생 관객들이 기다리던 가수 김현철이 무대에 올라 미리 정해진 곡 ‘연애’와 ‘그 언젠가는’ 등을 특유의 약간 하이톤으로 불렀다. 대중가요가 곡당 3분 정도 소요되는만큼 두 곡은 금새 지나가 버렸다. 아쉬운 마음에 앵콜을 연호하며 다시 그를 부르는 관객들을 위해 김현철은 앵콜곡으로 ‘춘천가는 기차’를 불러줬다. 사회를 본 이숙영 MC는 화려한 의상과 20여년이 넘는 방송경력을 살린 유려한 말솜씨로 콘서트에 익숙하지 않아 어수선한 객석 분위기를 무리없이 이끌어 나갔다. 이날 공연이 펼쳐진 벨칸토 아트센터는 교내 공연장이라는 고정관념을 넘어 훌륭한 음향과 1천석이 넘는 객석을 갖춰 젊은이들과 함께 앞으로 더욱 즐거운 공연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골동품…鄕愁…그리고 문학

옛 가구와 골동품으로 자리를 매김한 갖가지 생활도구들이 시와 수필 등과 만났다. 동남문학회(회장 전영구)는 ‘먼 기억의 흔적 그리고 지금’이란 주제로 이같은 의미를 담은 작품들을 오는 4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소전시실에서 선을 보이고 있다. 동남보건대학 평생교육원 출신 수강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동남문학회는 단순한 시화전을 넘어 옛 것에 대한 향수를 눈으로 직접 만끽할 수 있는 유물들을 전시하고 그에 걸맞는 소재를 선택해 문학작품들을 창작했다. 시인과 수필가들은 시골집 대청마루에 놓여 있었을 뒤주나 다듬이, 옷장, 고서, 망건 등 옛 물건들을 선보이고 이와 걸맞는 작품들을 준비했다. 육고간에서 어머니가 홍두깨살을 샀다/ 장조림 짭쪼롬하고 달큰한 냄새가/ 부엌 봉창을 타고 들어와/ 연신 코를 벌룸 거리게 한다// (서선아 작 ‘할어버지의 진지상’) 웃어른을 먼저 챙겼던 시절, 귀한 음식에도 순서가 있었다. 불을 지폈던 부엌은 사라졌지만 코를 자극하며 호기심을 자극했던 추억은 시인의 내면에도 남아 있지 않을까. 김영미는 ‘시루’에 얽히 이야기를 풀어냈고 이선숙은 수필 ‘바가지’에서 초가지붕을 수놓았던 박에 대해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전영구 회장은 “조상들의 흔적을 가까이 어루만질 수 있는 전시와 더불어 여기서 열감을 얻은 시와 수필 등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도문화의전당, 어린이날 ‘줄인형 콘서트’

경기도문화의전당이 5월 어린이 달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경험 ‘줄인형 콘서트’를 준비했다. 줄인형극은 섬세한 표현으로 바탕으로 한 고도의 기술과 함께 감성적인 연기를 보여주는데 효과적인 인형극으로 이번에 도문화의전당이 기획한 ‘줄인형 콘서트’는 기존 드라마 중심의 다른 인형극과는 달리 콘서트 형식으로 여러 인형들의 쇼를 감상할 수 있는 콘서트로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줄인형을 감상할 수 있다. 인형들의 쇼는 관객들이 인형들의 도시에 놀러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인형들은 마치 사람이 움직이는 것처럼 가요와 클래식, 팝송을 통해 관객과 함께 호흡하면서 여느 콘서트에서나 느낄 수 있는 흥겨움을 선사한다. 인형극은 어린이극이란 편견을 떨쳐내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인형들의 움직임과 접목시켜 어른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어린이들에게는 눈을 즐겁게 해준다. 줄인형 콘서트는 독특한 목소리의 사회자 인형이 콘서트의 시작을 알리며 시작한다. 이 콘서트는 제목 그대로 인형들의 콘서트 장이다. 40여가지 인형들이 사회자의 소개에 맞춰 등장, 공연시간 60분동안 인형의 특징을 음악과 함께 노래와 춤으로 표현한다. 동·서양 인형들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서양 인형들은 무대 위에서 빠르고 신나는 춤 연기를 선보이고 동양 인형들은 섬세하면서도 우아한 춤을 선보인다. ‘사물놀이’ 인형 연기자가 인형과 함께 실제 우리나라의 전통 사물놀이를 연주하고 ’선녀와 나무꾼’과 ‘엿장수’ 등 작은 드라마를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며 코믹한 무대로 이끈다. 오는 5일 오전 11시, 오후 3시 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 문의(031)230-3440~2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내일 화성 시민과 함께하는 ‘팝스콘서트’

개나리, 진달래, 철쭉 등 꽃들의 향기가 가득한 5월 수원대가 화성 시민들과 함께하는 팝스콘서트를 마련했다. 수원대 음대 윈드오케스트라(상임지휘자 박성수)는 2일 오후 7시 수원대 벨칸토아트센터에서 MC 이숙영씨 사회로 화성시민을 위한 팝스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날 콘서트는 수원대와 화성시가 시민들에게 보다 나은 문화와 예술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했다. 흥미로운 레퍼토리와 관악만의 아름다운 선율로 생동감 넘치는 무대를 펼치며 가수 김현철과 수원대 사물놀이팀이 참여해 색다른 무대를 이끈다. 이번 공연 1부에선 Kess Viak가 인류에게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음악으로 표현한 ‘Israel Shalom’를 들려주고 Arr. K. Urata가 70년대 팝송계를 주름잡았던 카펜터즈의 ‘Top of the World’를 열창한다. 섹소폰니스트 김형용이 영화 ‘마이 웨이’ 주제곡과 아일랜드의 민요 ‘대니보이’ 등을 선사하고 수원대 사물놀이팀이 농촌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린 코리안 판타지 ‘농촌의 아침’을 서정적인 아름다움으로 그린다. 이어 2부 첫 곡으로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 나단조 작품 23을 서두로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드보르작 등 한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가들의 대표적인 곡들을 모아 관악협주를 펼치며 가수 김현철을 초청, ‘연애’와 ‘그 엔젠가는’ 등 감미로운 가요들도 들려준다. 이외에도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의 OST를 관현악으로 편곡한 곡과 로베르타 플락의 팝송 ‘Killing me Softry’를 감미로운 목소리로 들려준다. 지난 2000년 창단된 수원대 음대 윈드오케스트라는 교내외 정기연주회와 초청음악회, 정기 오페라 공연 등은 물론 지난 3월에는 대만 순회공연을 통해 우수한 평가를 받는 등 연주력을 다져왔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