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동요' 품바축제서 선 보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동요'가 충북 음성군의 '품바축제'에서 첫 선을 보인다. 음성군 생극면의 '음성 동요학교'는 오는 20일 열리는 '제8회 품바축제'의 음성읍 설성공원 야외음악당 특설무대에서 반 총장 노래 발표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반 총장 노래는 이 학교가 청소년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만든 것으로 반 총장이 어린 시절부터 외교관의 꿈을 키워왔다는 '반기문 총장의 노래'와 반 총장이 고향마을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내 고향 행치 마을' 등 2곡이다. 이 학교는 지난 1월 부터 음성군 금왕읍의 유치원생 4명, 용천초등학교 1학년생 3명 등 7명으로 합창단을 구성, 3개월여 동안 연습을 해 이번에 첫 발표회를 갖게 됐다. 또 앞으로 각종 문화행사 등에 합창단이 공연을 펼치는 한편 이 학교에 동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노래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음성군도 이 노래를 CD로 1천여개 제작해 군내 초.중학교와 품바축제 참가자 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음성동요학교 관계자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반 총장을 주제로 해 국악 가락에 현대적 리듬을 접목해 아이들이 쉽게 부를 수 있도록 노래를 만들었다"며 "그동안 합창단이 열심히 연습해 이번에 처음으로 발표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음성동요학교는 지난해 6월 개교해 동요 지도전문가들이 상주하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전래동요, 창작동요, 인성동요 등을 보급과 인성교육을 위한 유기농 체험, 전래놀이 체험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1천년전 찬란했던 고려화불의 魂 재현

불교라는 종교는 깊이 들어 갈수록 신비스럽다. 유교와 마찬가지로 한반도로 들어면서 그 멋이나 정취 등 소프트웨어들이 ‘우리식’으로 바뀌어 화려한 꽃을 피운 점도 그렇고, 사찰의 건축양식이나 불경 제작방식, 민중에게 각인된 깊이 등 우리만의 독특한 그 무엇을 갖춘 점도 그렇다. 고려화불(高麗畵佛)도 이같은 맥락에서 한치도 어긋나지 않는다. 고려화불은 많은 문화유산들을 체계화, 가장 아름답게 꽃을 피운 고려시대(918~1391년) 소산이다. 그 가운데 고려의 특수한 사회에서 찬란히 꽃피운 고려화불은 세계적으로 130여점이 남아있어 역사적 자료와 희귀성, 회화적 예술성 등은 세계사에서 가장 우수하고 우리의 혼이 배어 있는 소중한 우리의 문화콘텐츠이다. 바로 1천년 전 이 땅에서 그 품새를 갖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찬란한 꽃도 고려의 멸망과 함께 역사의 뒷장에 묻히고 배불정책으로 전통의 맥은 끊어져 유구한 세월이 지난 이제야 눈을 뜨고 살펴보니 국보급 고려화불은 이미 국외로 유출돼 국내에는 소장가들이 국제경매장에서 어렵게 다시 반입된 20여점만이 남아 있을뿐이다. 그것도 개인소장으로 말이다. 이처럼 안타까운 현실을 묵묵히 타개하고 있는 이가 혜담 스님이다. 그는 1천년의 시공을 훌쩍 뛰어 넘어 고려화불의 맥을 면면히 잇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 가면 혜담 스님의 고려화불을 만날 수 있다. 동국포럼(이사장 정재철)이 주최하고 계태사와 고려화불연구소가 주관하며 경기도의정회와 경기문화재단이 후원하는 혜담스님 고려화불 전시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당대 최고의 화공이 창조한 고려화불. 아미타 신앙의 화불이 많이 만들어졌고 중생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시는 대자비의 화신인 관세음보살, 대원의 본존이신 지장보살 등과 관련된 작품들이 많고 경의 내용을 그리는 사경 변상도가 주류를 이루며 군도의 설법회상형식과 내영자를 향해 설법하시는 모습의 독존 형식으로 구분됩니다.”(허흥식 한국학 중앙연구원 교수) 천의를 수놓고 있는 각종의 많은 문양, 천의 흰 사라는 초세필로 씨실과 날실 등으로 베를 짜거나 수 만번의 꺾인 선을 이어 육각모양으로 사라를 형성하는 실에도 문양을 그리고 다시 그 위에 금선으로 비상하는 봉황문이나 영기문 등을 그렸으며 수많은 영락구슬의 장신구로 장식된, 초세필·초정밀화, 요즘 버전으로는 마이크로 미술이다. 전시회에 이어 허흥식 교수와 이인자 경기대 명예교수, 데이비드 람버스 미국 하바드대 교수, 던비드 로비독스 미국 워싱턴 로너연구소장, 정우택 동국대 박물관장, 김재영 서강대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학술대회도 열린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요한 스트라우스 오케스트라 협연 의정부예술의전당서 ‘왈츠 콘서트’

세계 유수의 오페라극장 무대를 장식한 세기의 소프라노 조수미와 독일 명문의 요한 스트라우스 오케스트라가 오는 18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무대에서 정통 유럽식 왈츠 콘서트를 펼친다. 조수미는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국내 투어를 통해 최고의 소프라노임을 재확인시킨데 이어 올해에는 색다른 컨셉인 왈츠콘서트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번 공연은 귄터 그래프가 지휘하는 유럽 정통의 요한 스트라우스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수미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로 올해의 첫 공식 콘서트. 새로운 20년의 첫 출발을 왈츠콘서트로 출발하게돼 의미가 깊은 공연이다. 늘 ‘왈츠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준다’고 말해온 조수미는 왈츠콘서트를 꿈꿔온 것은 오스트리아를 방문했을 때로 3박자의 왈츠에 맞춰 춤을 추고 빠른 폴카를 들으며 삶에 위안을 느꼈고 언젠가 왈츠와 폴카만으로 콘서트를 열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을 이번 무대를 통해 실현하게 됐다. 이번 공연의 컨셉은 ‘봄의 왈츠’로 봄의 향기로 가득 채울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된다. 공연의 전체적인 컬러인 핑크색 의상을 입고 오는 관객에게 상품을 증정하고 대공연장 중앙 로비에는 봄에 관한 이미지를 담은 포토존을 설치한다. 또한 기존 오케스트라로만 연주해온 왈츠를 요한 스트라우스가 붙인 가사를 직접 부르며 모니터를 통해 독일어 원어와 한글 자막을 제공, 관객들의 곡에 대한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공연에서는 요한 스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를 비롯 ‘봄의 소리’, ‘황제왈츠’, ‘빈 숲속의 종달새’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왈츠와 ‘경쾌한 기질’ 등 빠른 리듬의 폴카 곡들을 들려준다. 한편 조수미는 이번 공연을 위해 레퍼토리는 물론 의상에서부터 무대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봄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지도록 특별한 의상을 준비하고 있어 이번 무대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지 기대된다. 18일 오후 7시30분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공연장. 12만~5만원.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심수봉 단독 인터뷰 “恨 벗고 기쁨 노래합니다”

“그렇게 힘들었던 외로움도 어린 시절부터의 불행도, 결국 하나님을 찾게 하시려고 주신 동기였던 거예요. 하나님의 큰 사랑을 깨닫기 위해 거친 과정이라 생각하면 그 어떤 일도 행복한 마음으로 떠올릴 수 있죠.” 한국 현대사의 불행한 한 페이지에 속해 있던 인물, 늘 10·26이라는 사건과 함께 떠올려졌고 그 슬픈 노랫가락만큼 깊은 아픔을 지닌 사람으로 비쳐졌던 가수 심수봉(51). 그가 천형처럼 짊어져온 한(恨)을 벗어던지고 기쁨의 노래를 시작했다. 오는 11일 복음성가 앨범 ‘데이 바이 데이(Day By Day)’를 발매하는 것. 그동안 기독교인임을 드러내지 않았던 심수봉이 이번 앨범 출시를 앞두고 국민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역삼동 그의 자택에서 만난 심수봉은 봄기운처럼 들뜬 표정이었다. “요즘은 어려운 일이 닥치면 오히려 기뻐요. 기도할 수 있으니까요.” ◇기독교를 거부하던 시절=심수봉은 어린 시절부터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아버지 없이 자란 그는 어려서부터 조숙했다. “인간은 왜 태어나고 또 허망하게 죽을까” 등 고민에 심취했고 운명론자이기도 했다. “사주를 보면 저는 가정을 이루고 살지 못할 팔자라 했어요.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최대의 꿈이었던 저로서는 절망스러웠지만 운명으로 받아들였죠.” 어머니가 한 때 이단에 빠져든 바람에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컸다. 어려서 본 교주의 무서운 형상이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기독교라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게 됐다고. 그러면서도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매던 그는 자연스레 타 종교에 귀의했다. 경전이란 경전은 모두 숙독하고 수행의 일정한 경지에까지 올랐다. 그렇게 젊은 시절을 보내던 중 계기가 찾아왔다. ◇운명을 바꿀 수 있다=“남들은 사업이 부도나고 암에 걸리는 정도 일을 겪어야 바뀌잖아요? 저는 ‘하나님을 믿으면 운명이 바뀐다’는 말 한마디에 돌아섰어요. 저를 위해 오래 기도해온 언니가 해준 말이었는데, 귀가 솔깃하면서 ‘그럼 나도 가정을 꾸릴 수 있다는 말인가’하는 호기심이 생겨 그 때부터 교회에 나갔죠.” 그 때가 1985년이었다. 하지만 교회에 다니면서도 그의 관심은 율법에 머물렀다. “기독교인이라면 일반 사람과는 사는 모습이 달라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에 기독교인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없었다는 것. “이웃과의 작은 다툼이나 억울한 일 앞에서 자유롭지 못한 내가 괴로웠어요. 새벽기도, 금식기도를 하면서 성경 말씀에 순종하려 애써봤지만 안되더라고요. 이혼도 한 번 했고요. 이혼 당시에는 30여분간 ‘하나님은 없다’고 절규하기까지 했었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다=신앙생활에 대전환이 찾아온 것은 2년 전이었다. 재혼 가정을 꾸리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심수봉은 자녀 양육에 관한 상담을 받기 위해 기독교 계열의 치유 상담 프로그램을 찾았다. 미국에서 시작된 ‘그레이스 라이프 세미나’라는 과정이었다. “애들 얘기를 하러 간 것인데 자꾸 제 어린 시절에 대해 묻더라고요. 그렇게 얘기를 풀어가다가 저의 문제를 비로소 알게 됐죠.” 그동안 유달리 외롭고 혼란스러웠던 것이 어려서부터 한 번도 ‘나는 귀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는 점을 알게 됐다. 아버지에게서 받지 못한 사랑을 남편에게 기대한 것도 그 때문이었고, 사랑을 받으려 갖은 노력을 기울이다가도 조금만 무시 당하면 몇 배로 큰 상처를 받고는 헤어나오지 못했던 것도 그래서였다. 결국 완전한 사랑은 하나님으로부터만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머리로만 알고 있던 ‘나를 위해 독생자를 보내 대신 죽으셨다’는 사실을 가슴으로 느끼고 예수님의 풍족한 사랑 속에서 눈물을 흘린 그 며칠이 지나고 나서야 참 신앙을 알게 됐어요. 내가 하나님께 천하보다 귀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나니 사람에게 상처받을 일이 없어진 거죠.” ◇영혼의 노래를 부르다=그리고 삶이 달라졌다. 어려움이 닥치면 기도부터 하게 됐고, 그러면 신기하게도 기적같은 손길이 찾아왔다. 관계에서도 당당해졌다. 남편에게 소소한 부탁을 하기도 한다. 전에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두려워 못했던 것들이다. 또 이전부터 가스펠 앨범을 내려 했는데도 일이 잘 안풀렸지만 최근 묘하게 일이 성사됐다. 실력이 출중한 연주자들이 가스펠 앨범을 함께 만들자고 제의해온 것. “만일 더 일찍 앨범을 냈다면 전혀 다른 결과물이 됐을 거예요. 영혼을 담을 수 없었을테니까요. 이번 앨범은 제가 들으면서 감동을 받아요. 한 곡 한 곡을 부를 때의 심정이 생생하게 떠올라서요.” ◇이젠 기쁨을 나누고 싶다=“저희 집을 개조한 건물이 6월에 완공되면 지하 공연장과 1층을 일반에 공개할 거예요.” 찬양 예배와 치유 세미나 등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치유 상담가가 되기 위해 교육 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연예인 등 특별히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과 치유의 경험을 나누고 싶다”면서 “몸이 아프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섬기는 삶을 살고 싶다”고 고백했다. 곧 녹음에 들어갈 공식 11집 앨범에도 그간 겪은 변화가 담길 것이라고. “심수봉 특유의 정서는 남아있겠지만 이전보다는 밝아질 수밖에 없어요. 제게 인생의 암울한 시기는 이미 지나갔으니까요.” 오십대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고운 얼굴과 목소리의 심수봉. 거기다 인생을 새로 시작할 활기까지 얻은 그에게서는 봄의 신선한 내음이 풍겨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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