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譙)’는 어떤 시설물일까? [이강웅의 수원화성이야기]

화성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우선 화성 규모와 화성 시설물은 정확히 알아야 한다. 화성 시설물은 19개 유형에 60개다. 화성 규모는 4천600보로 5.4㎞다. 이 화성 규모 4천600보에는 옹성과 용도는 포함되지 않는다. 의궤는 옹성과 용도를 성과 별도로 구분해 분류하기 때문이다. 의궤 기준을 따라야 한다. 이 두 가지 기본적인 것에 대해서도 정립되지 않아 아쉽다. 시설물 19개의 유형을 보면 문, 옹성, 적대, 암문, 수문, 은구, 지, 장대, 노대, 공심돈, 봉돈, 각루, 포루(대포), 포루(군졸), 치, 포사, 성신사, 용도, 용연이다. 이는 의궤 도설에 기록된 시설물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순서도 같은 체계다. 발표하거나 안내하는 기관마다 화성 시설물 수가 다르니 세계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을까. 성 규모를 보면 의궤에 “성 둘레가 4천600보인데 이 안에 문이나 초, 치, 포, 대, 돈(譙雉舖臺墩) 등이 차지하고 있는 땅이 635보4척이고, 이 밖에 원성이 3천964보2척”이라고 설명한다. 이 기록에는 화성 전체 규모, 곡성 규모, 원성 규모가 모두 포함돼 있다. 4천600보가 화성 전체 규모, 635보4척이 곡성, 3천964보2척이 원성이다. 당연히 원성과 곡성의 합이 화성 규모다. 이 기록이 중요한 것은 곡성에 포함되는 시설물이 무엇인지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의궤에 곡성을 설명하며 ‘문, 초, 치, 포, 대, 돈’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 유형에 들지 않으면 곡성이 아니라는 말도 된다. 중요한 정의다. 문제는 알 수 없는 용어가 하나 있다는 점이다. 현재에도 그리고 의궤에도 쓰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바로 ‘초(譙)’란 명칭이다. 이곳 외에 의궤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그림이나 설명에도 없는 시설물 이름이다. 유일하게 여기에 단 한 번 나온다. ‘초’는 어느 시설물을 말할까. 밝혀보자. 의궤에 낯선 용어가 나오면 우선 참고하는 자료는 ‘화성성역의궤 건축용어 해설집’이다. 화성성역의궤 번역본과 함께 발간된 책이다. 용어해설집에서 찾아보면, 초를 ‘성 위의 문루나 망루’, ‘성곽의 문루 또는 망루의 총칭’이라 설명한다. 다음 포털에서 찾아보면 ‘궁문 또는 성문 따위의 바깥 문 위에 지은 다락집’이라 나온다. 이런 해설과 설명을 바탕으로 본다면 초는 현재 화성에 보이는 문루 혹은 공심돈으로 일단 판단된다. 그러나 이 같은 사전적 설명으로 화성 시설물 중 어느 유형이라고 확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판단과 사실은 별개다. 누구나 인정하는 확인이 필요하다. 확인을 위해 출발하자. 초를 제외한 나머지 유형의 용어는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문, 초, 치, 포, 대, 돈’ 6개 유형에서 초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유형 시설물은 어떤 것인지 먼저 알아보자. 문은 문, 암문, 수문이고, 치는 치가 해당하고 포는 포루(군졸)이며 돈은 공심돈, 봉돈이 해당하고 대는 적대, 장대, 노대가 해당한다. 포를 포루(군졸)로 본 이유는 원문에 ‘포(舖)’로 돼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60개 시설물, 19개 유형 중 곡성을 이루는 시설물에서 빠진 유형이 하나 남는다. 바로 포루다. 같은 한글 이름이지만 이 포루는 대포를 쏘는 포병 진지 포루(砲樓)다. 이렇다면 현재로는 초는 지금의 포루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초는 포루’라고 확정할 수 있을까. 검증이 필요하다. 가능성과 확정은 별개다. 가장 확실한 건 수치를 활용한 검증이다. 의궤 기록에 “곡성의 총 규모는 문, 초, 치, 포, 대, 돈의 합으로 635보4척”이라 했다. 확인하기에 사용하기 좋은 자료다. 635보4척은 전체 6개 유형의 곡성 길이 합계다. 전체에서 불분명한 초를 제외하고 확실한 나머지 5개 유형의 곡성 길이를 먼저 구해보자. 문은 문 네 곳, 암문 다섯 곳, 수문 두 곳으로 모두 11곳이다. 각 길이를 합하면 140보3척이다. 치는 순수한 치 여덟 곳으로 합이 130보이고 포는 포루(군졸) 다섯 곳으로 합계 85보2척이다. 돈은 남공심돈, 서북공심돈, 봉돈 세 곳으로 합으로 72보4척이다. 그리고 대는 적대 네 곳, 동북노대 한 곳으로 합이 105보다. 의궤에 시설물별로 곡성 길이 기록이 있다. 이 계산에 동북공심돈, 서장대, 동장대, 서노대 길이를 계산하지 않았다. 이유는 이 시설물은 곡성도 아니고 원성도 아닌, ‘성안에 설치된 시설물’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일명 ‘재성신지내(在城身之內) 시설물’로 분류된다. 이 부류는 성과 전혀 관계가 없다. 성에서 돌출시켜 인공적으로 만든 곡성이 아니고 그냥 성안 원지반에 지은 시설물이기 때문이다. 이래서 시설물이 곡성에 해당하는지 구분이 중요하다. 이렇게 초를 제외한 분명한 5개 유형, 27개 시설물의 곡성 길이 합은 533보3척이다. 그렇다면 불분명한 시설물 초에 해당하는 길이는 6개 유형 전체 길이에서 5개 유형을 뺀 나머지가 된다. 나머지 길이가 포루(대포) 다섯 곳 길이의 합계와 일치한다면 ‘초는 포루’임이 증명이 되는 것이다. 6개 유형 곡성 길이 합계 635보4척에서 5개 유형 합계 533보3척을 빼면 102보1척이다. 이것이 초의 규모다. 이 수치가 5개 포루의 합계와 일치하는지 아닌지 확인해보자. 포루 규모는 의궤에 포루별로 기록돼 있다. 북동포루 21보1척, 북서포루 22보, 서포루 18보4척, 남포루 20보3척, 동포루 20보다. 포루 다섯 곳의 합은 102보1척이다. 포루 전체 길이다. 초의 규모는 102보1척이고 포루의 규모도 102보1척이다. 정확히 일치한다. 가능성이 확정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따라서 의궤에 단 한 번 나오는 용어 초는 포병 진지 포루로 확정할 수 있다. 건축용어해설집이나 포털에서 말한 초에 대한 설명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알 것이다. 결론은 ‘초는 포루’다. 비록 지금과 사용 용어는 달라도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은 지금 사용하지 않는 시설물 용어 ‘초’를 알아보며 정조의 화성성역의궤 편찬의 정확성을 엿봤다. 글·사진=이강웅 고건축전문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영아 문화예술권리 확대될까… 경기문화재단 ‘경기 아기공연예술 페스티벌’ 개최

영아 시기 아이들에게 보호 중심의 정책에서 확장해 문화예술을 다양하게 접할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은 0~36개월 미만 영아를 문화권리의 주체자로 규정하고, 영아와 보호자의 문화 향유권 강화를 위한 2025 경기 아기공연예술 페스티벌 ‘작은 몸, 큰 상상’을 오는 23일부터 수원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일주일간 개최한다. 지난해 제정된 ‘경기도 영아 문화향유 환경 조성 지원 조례’의 확산을 위한 사업으로 도내 영아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 지원사업, 문화예술 축제, 정책연구 등이 활발해질지 주목된다. ‘작은 몸, 큰 상상’은 0~3세 미만 아기를 위한 축제다. 경기문화재단이 처음 개최하는 이번 축제는 아기와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국내외 초청 공연과 (예비)부모교육, 전문가 포럼, 창작 워크숍 등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로 꾸려진다. 우선 7월 23일부터 30일까지 한국과 대만, 스페인 등 국내외 예술단체의 아기공연 3편이 진행된다. 페스티벌의 첫 시작을 알리는 23~24일에는 국립극단의 영유아극 창작개발 연구 프로젝트를 거쳐 개발된 국내 예술단체 ‘티키와 타카’의 ‘푹 하고 들어갔다가 푸하고 솟아오르는’이 아기 관객을 만난다. 26~27일에는 대만 최초의 베이비 씨어터 작품인 ‘더블앤크로스 씨어터 그룹(Double & Cross Theater Group)’의 ‘모두 다 꽃이야(We Need a Flower)’가 다. 이탈리아 동요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영아의 신체 발달 단계를 반영한 안무들로 구성됐다. 현대무용과 즉흥 퍼포먼스를 통해 생명의 순환과 만물의 공생을 이야기한다. 29~30일에는 2006년부터 활동해 온 스페인의 예술가 ‘엥그루나 테아트르(Engruna Teatre)’의 ‘내가 처음 만난 우주(Univers)’가 진행된다. 영아를 위한 몰입형 공연으로, 시적인 이미지와 오브제, 라이브 음악으로 구성된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사람과 몸, 사물이 흩어지고 다시 연결되는 과정 속에서 아기 관객들은 새로운 감각과 감정을 마주할 수 있다. 영아 문화예술 관계자와 창작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열린다. 27~28일에는 예술가들을 위한 영아극 창작 워크숍과 국제포럼이 개최되며, 30일에는 도내에서 활동하는 영아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며, 7월1일부터 경기문화재단 누리집에서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다. 이에 앞서 부천문화재단은 지난 2016년부터 특화 콘텐츠로‘ 아기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아기환영도시’ 구축을 위해 추진한 이 사업은 0~24개월 영아의 맞춤형 문화사업을 통한 문화감수성 보호 및 문화권리 신장을 목적으로 한다. 올해는 7월 17∼19일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지역 영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종합형 공연축제 극장놀이터를 펼친다. 24개월 미만 아기를 위한 ‘아기공연’, 어린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어린이공연’, 양육자와 예비 양육자를 위한 무료 공연과 로비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아기공연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빙 전시’도 함께 운영한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축제는 아직은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아기공연예술에 대해 국내외 관계자들의 창작 현황과 실무적인 고민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며 “아기들의 작은 손짓, 발짓, 몸짓이 모여 완성되는 그 무한한 여정에 도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의왕향토사료관, 중앙도서관서 기획전시 ‘연행(燕行) 가는 길’ 진행

의왕향토사료관이 소장한 유물 ‘연사일록(燕槎日錄)’과 ‘한글 연행록’을 8월 30일까지 중앙도서관에서 기획전시한다. 향토사료관은 여름을 맞아 소장한 경기도 지정 국가유산인 유물 ‘연사일록’과 ‘한글 연행록’을 오는 8월 30일까지 두 달 동안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연사일록’과 ‘한글 연행록’은 김직연이 1858년 청나라 연경으로 떠나는 사절단의 서장관으로 임명돼 사행길에 올라 이듬해에 귀국하기까지의 여정을 각각 한문과 한글로 기록한 고문헌이다. 김직연이 연행(사신이 중국 북경으로 감)을 떠났던 1858~1859년의 청나라는 매우 혼란한 시기로 당시 황제였던 함풍제는 1850년 즉위했으며 같은 해 12월 태평천국의 난으로 내란을 겪었다. 1856년에는 영국과 프랑스와의 사이에서 제2차 아편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김직연은 사행길에서 마주한 청나라 백성들의 피폐한 생활모습과 수도 연경의 화려한 모습을 보며 청나라의 정치상황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의왕향토사료관의 대표 문화유산이자 경기도 지정 국가유산이기도 한 ‘연사일록’과 ‘한글 연행록’을 통해 19세기 급변하는 중국의 정세를 바라보는 조선의 시각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상상캠퍼스, 예술축제 ‘공공공간 아츠페스티벌’ 참가작 공모

경기문화재단 경기상상캠퍼스가 오는 15~18일 ‘공공공간 아츠페스티벌’ 참가작을 공모한다. ‘공공공간 아츠페스티벌’은 ‘순환성’을 주제로 숲과 공간을 잇고 예술과 일상, 예술가와 비예술가를 연결하며 공존과 순환의 의미를 공유하는 실험적 예술축제다. 이번 공모는 예술가의 다채로운 시도로 경기상상캠퍼스 공간을 드러내고 변형해 일상의 공공 공간을 예술의 장으로 바꾸기 위해 마련됐다. 공모 대상은 건축, 조경, 퍼포먼스, 시각, 공연, 거리예술, 일상적 행위 등 다양한 방식의 공간을 활용하는 예술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는 오는 9월20일부터 10월26일까지 무인 전시로 운영되며, 10월11~12일엔 작가·단체가 운영하며 관객과 소통한다. 나이·지역의 제한 없이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예술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기획 역량을 갖춘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다. 선정된 단체는 최대 500만원의 프로젝트 비용을 지원받는다. 앞서 경기상상캠퍼스는 지난해 ‘공간간공공간’ 축제를 통해 미개방 공간을 재구성한 뒤 공간·예술·관객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공공예술의 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가고 있다. 이번 공모 역시 그와 관계된 프로젝트로, 다양한 장르의 장작자들이 경기상상캠퍼스의 공간을 자유롭게 해석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공공공간 아츠페스티벌은 예술가와 도민이 함께 상상하고 완성 해가는 참여형 축제”라며 “이번 공모를 통해 공간과 사람, 예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공공예술 콘텐츠가 다양하게 제안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모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경기문화재단과 경기상상캠퍼스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5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14. 용인 한택식물원

꽃이 가득한 숲길을 걸으니 행복하다. 보랏빛 산수국을 비롯한 여름꽃이 봄꽃보다 다양하고 화려하다. 용인시 백암면 비봉산 자락에 자리 잡은 한택식물원 전망대에 올라선다. 눈앞에 펼쳐지는 식물원의 탁 트인 풍경은 더위를 잊게 할 만큼 시원하다. 한택식물원(원장 이택주)은 규모는 물론이고 내용에서도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하는 세계적인 식물원이다. 1만여종의 식물과 34개의 주제원을 갖춘 한택식물원은 산림청이 지정한 ‘국가 희귀·특산식물 보전기관’이자 ‘산림유전자원 관리기관’이다. 또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서식지외 보전기관’이며 ‘생물다양성 관리기관’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나라 전체에 식물원 하나 없던 1970년대에 한 개인이 뜻을 세우고 시작한 사립 식물원이란 사실이다. 한택식물원이 그동안 우리 사회에 끼친 선한 영향력이 상당하다. “한택식물원은 희귀 멸종위기 식물의 대량 번식과 자생지 복원, 신품종 개발, 우리 꽃 화단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 왔습니다.” 27년째 한택식물원에서 일하고 있다는 강정화 이사의 목소리에 긍지와 자부심이 느껴진다. 식물원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전문가답게 그의 발걸음이 가볍고 날렵하다. ■ 감탄하며 만나는 희귀한 풀과 나무 “식물원의 역할은 그 식물원이 위치한 기후대에 적응할 수 있는 전 세계의 식물종을 한자리에 모으는 것이며 기본종을 비롯한 다른 기후대의 식물종 확보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식물원을 평가할 때 얼마나 많은 식물 종을 보유하고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큐 왕립식물원’은 전 세계 식물 2만5천여종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지구상에서 어느 나라가 식물을 가장 많이 보유했을까. 영국 4만5천점, 독일 5만점, 미국 6만점이다. 그렇다면 한택식물원은 얼마나 보유하고 있을까. “한택식물원에 9천700여종이 있는데 이 가운데 자생식물은 2천400여종이고 외래식물은 7천300여종입니다.” 물론 이 식물들은 쓰임이 많은 유용한 종이다. 한택식물원 연구소의 활약이 특히 주목된다. 울릉도 고추냉이 자생지 복원, 대관령 용평리조트내 자생식물 50만본 식재, 경남 진양·경북 구미 자연학습원 조성 지원, 설악산 설악눈주목 복원, 설악산 솜다리 복원, 주왕산 둥근잎꿩의비름 자생지 복원, 두타산·봉화산 깽깽이풀 자생지 복원, 강원도 정선 노랑무늬붓꽃 자생지 복원, 대청부채 자생지 대체복원, 우리꽃화단조성사업, 히어리 자생지 복원, 미선나무 자생지 대체복원, 나도승마 자생지 대체복원으로 이어졌다. 환경부와 함께 ‘우리땅 생명문화 지키기 운동’을 전개하고 어린이에게 ‘우리꽃 보내기 운동’(전국 초등학교 1천개교 자생식물 10만본 배포)을 벌였다. 살림에 유익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사업은 보존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동안 한택조개나물, 노랑무늬참빗살나무, 작은노루오줌 등 50여품종을 개발했습니다.” 우리 땅에 자라는 자생식물을 채소로 개량하거나 약용식물을 개발하는 일도 진행하고 있다니 흥미롭다. 한택식물원의 연구 활동은 농가의 수익 확대 및 유전 자원으로서의 미래가치를 키우는 사업까지 뻗어 있다. “자생식물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지침서를 만들어 배포하기도 합니다.” 한택식물원이 국내 식물연구의 중심에 서기까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을 쏟았을지 상상하기 어렵다. ■ 자연을 배우고 삶이 풍요로워지는 숲속 학교 깨끗한 자연을 배경으로 조성한 한택식물원은 엄격하고 철저하게 주변 환경을 관리해 반딧불이와 가재를 볼 수 있는 청정한 곳이다. 이런 곳에서 학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생태와 환경교육에 정성을 쏟고 있다. 전문가의 안내로 안전하고 즐겁게 체험하는 것이 한택식물원의 강점이다. “생명의 가치와 식물자원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숲을 교육하고 성인을 대상으로 조경 기술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실행하는 프로그램은 전문성을 갖춘 ‘청소년수련활동인증 프로그램’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탐정놀이형’은 책에서 보던 식물을 실제로 만나는 생동감 있는 생태 환경 융합 교육프로그램이고 ‘생태체험형’은 오감으로 체험하는 살아 숨 쉬는 생태 교육 프로그램이다. 청소년 자연생태학교 ‘환경체험형’은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변화와 이에 대응하는 식물과 숲에 대해 인지하고 해결책을 고민해 보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이다. 모두 친환경성과 우수성, 안전성을 인정받아 환경부 우수 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 지정됐다. 한편 ‘진로융합형’은 진로 체험과 생태 교육을 융합한 프로그램으로 천연 화장품 원료로 나만의 화장품을 제작하며 화장품 연구원으로서의 진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모둠마다 과학전공 교사와 생태전공 교사를 배치해 안전하고 전문적인 실험 수업과 생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장화 신고 삽 들고 가꾼 낙원 2003년 5월 정식 개원한 재단법인 한택식물원의 공간 구성이 재미있다. 사계정원, 허브·식충식물원, 어린이정원, 아이리스원, 원추리원, 침엽수원, 자연생태원, 비봉산생태식물원, 무궁화원, 암석원, 관목원, 숙근초원, 비비추원, 난장이정원, 침상원, 살랑떠러지정원, 멸종위기·특산식물원, 약용식물원, 산딸나무원, 억새원, 덩굴식물원, 모란작약원, 화살나무원, 수생식물원, 채소원 등 이름만으로도 공간의 특별한 분위기를 상상할 수 있다. 봄이면 많이 찾는 매화길, 목련길과 사계절 언제나 걷기에 좋은 백송길처럼 곳곳에 산책하기 좋은 아름다운 숲길을 조성한 것도 한택식물원의 자랑이다. 치유정원과 구상나무산림욕장도 갖춰 치유와 휴식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4월18일부터 한 달 동안 봄꽃 축제가 열렸다. 10월에는 들국화 축제와 단풍 축제가 열린다. 우리 아이들을 식물원에서 놀게 해야 한다. 10만명이 배우면 그중 10명은 식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나온다니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지 않은가. 좋아하지 않으면 못 하는 일이다. 식물 이름만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물이 어디서 자라고 어떻게 키워야 한다는 것에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한다. 한택식물원 수생식물원은 여름이면 연꽃과 수련이 만개해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7월부터 100여종의 연꽃과 45종의 수련, 수생 아이리스까지 어우러져 연못 전체가 꽃물결에 휩싸이는 황홀한 풍경이 펼쳐진다. 홍련·백련은 7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한다. 수련은 물 위를 가득 채우며 아침에 활짝 열려 신비로움을 더해 주는 꽃이다. 초여름 붓꽃·아이리스가 화사함을 더해 준다. 낙우송은 나무 뿌리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식물원의 속살을 보려면 여름이 좋다. 여름에 식물원을 찾으려면 서둘러 아침에 집을 나서야 한다. 더위도 덜하고, 특히 수생식물원에서 연꽃과 수련이 선명하게 피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연꽃과 수련이 활짝 핀 연못이 황홀하다. 연꽃과 수련꽃이 수줍듯이 피어나는 물가 산책로를 걸으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울창한 그늘과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여름꽃과 향기로운 허브를 마주하는 시간도 특별하다. 여름의 한택식물원은 물과 숲과 꽃이 만들어내는 청량함으로 신선하다. 강정화 이사는 식물원을 안내하는 중에도 연신 꽃을 피운 망초를 비롯한 잡초를 뽑는다. “씨앗을 맺기 전에 해야 합니다.” 연구원들이 장화를 신고 연못의 잡초를 뽑고 있다. “인부처럼 보이지만 저 사람도 식물학 박사입니다.” 이 놀라운 식물원이 지금까지 운영되는 것은 이처럼 묵묵히 맡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구성원들의 땀과 노력이 아닐까. 관람객들이 쾌적하고 아름다운 식물원을 관람하도록 땀을 흘리고 있는 사람을 기억하면 좋겠다. 권산(한국병학연구소)

고려유물 107개, 뿔뿔이 흩어져…'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 목소리 커져

인천 강화지역에서 고려시대 수도 당시 쓰인 100개 이상의 각종 유물이 나왔지만, 정작 이 유물이 전국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안팎에선 이 같은 강화 출토 고려 유물을 보관·전시할 전용 공간과 함께 교육·연구 등을 위한 국립 강화고려박물관 건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2일 국립중앙박물관 등 전국 국립박물관의 소장품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강화 출토 고려 유물은 지난 6월 기준 총 107개에 이른다. 그러나 이 유물들은 현재 서울·충남·전북 등 전국 각지 박물관에 분산 보관 중이다. 강화에서 발굴이 이뤄졌는데도 이를 체계적으로 전시할 전담 공간이 없다 보니 전국 박물관에 흩어져 있는 셈이다. 특히 이들 강화 출토 고려 유물 중 청자 참외모양 병,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 청자 동화연화문 표주박모양 주전자, 귀면 청동로, 청자 음각 연화문 유개매병 등 국보급 유물만도 48개에 이른다. 이들은 고려시대 수도 39년의 역사에서 왕궁이나 절 등에서 사용하던 유물이다. 여기에 현재 강화에는 고려시대 관련 지정문화유산 65개도 있다. 옛 고려시대 궁궐을 비롯해 성곽이나 관청, 그리고 묘·사찰 등 고려시대의 정치·종교·건축 유산이다. 희종의 석릉, 고종의 홍릉을 비롯해 고려궁지, 강화산성, 선원사지 등 핵심 유적이 모여 있다. 이처럼 강화는 ‘지붕없는 박물관’답게 고려 유물 및 유적이 많지만, 이를 전문적으로 전시·보관하거나 고려사(史) 교육·연구를 위한 별도의 박물관은 없다. 현재 국내에는 신라(국립경주박물관)·백제(국립공주·부여박물관)·가야(국립김해박물과) 등의 전문 국립박물관만 있다. 이날 국민의힘 배준영 국회의원(중·강화·옹진) 주관으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 필요성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강화출토 유물의 전시·보관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형우 인천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는 “고려는 조선과 더불어 우리 역사에서 가장 긴 왕조임에도, 전담 전시공간이 없어 국민들의 고려사 이해가 단편적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화는 39년 간 고려의 수도이자 고려 도성의 실체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유일한 현장”이라며 “고려사의 재조명과 균형잡힌 역사 인식, 강화의 정체성 복원을 위한 국가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배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강화는 고려의 2번째 수도이자, 40년 가까이 자주 국가 고려의 자존심을 지킨 역사적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려 왕실 유물과 도성 유적이 남아있는 강화에 국립박물관이 없는 현실은 국가 정체성과 문화균형 측면에서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토론회가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을 위한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용철 강화군수는 “전국 옛 수도에는 모두 국립박물관이 있다”며 “하지만 옛 고려시대의 수도인 강화에 ‘고려시대 500년’의 역사를 담은 박물관이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 강화 고려박물관 건립 실현을 위해 인천시, 지역 정치권과 함께 공동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기문화재단, 창립 28주년 기념식 개최…“문화 향유 장벽 낮추는 ‘열린 재단’ 될 것”

경기문화재단이 창립 28주년을 맞아 재단 임직원과 경기도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함께하는 기념식을 2일 열었다. 이번 기념식은 1997년 창립 이래 경기도 문화예술 진흥을 이끌어온 재단의 성과를 돌아보고, 미래 비전과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기념식에서 유정주 대표이사는 “문화는 단순한 감상의 영역을 넘어 우리 사회를 연결하고 회복시키는 본질적 힘”이라며 “경기문화재단은 ‘문화로 연결하고, 도민의 삶을 완성하는 기회의 문화예술 경기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 대표이사는 재단이 지향할 핵심 방향으로 ▲MZ세대부터 시니어 세대까지 아우르는 혁신적인 문화환경 조성 ▲권역별 문화자원의 유기적 연결 ▲소속기관 문화자원 기반의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 ▲상징적 뮤지엄 브랜드와 페스티벌 육성 ▲통합 브랜딩을 통한 대표 문화브랜드 창출 등을 제시했다. 특히 2007년 이후 변화 없이 유지돼 온 재단의 CI를 시대정신을 반영한 새로운 형태로 재정립하고, ESG 경영 및 인공지능(AI) 기술 등 최신 트렌드를 아우르는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본격화할 구상을 발표했다. 앞으로 재단은 AI 등 기술을 활용해 도민 누구나 쉽고 자유롭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31개 시군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참여형 프로젝트와 특화 콘텐츠 확산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 조직 내·외부의 경계를 넘어 부서 및 기관 간 협업 체계를 강화하고, 중복을 줄이며 자원을 집중하는 효율적인 운영체계를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유 대표이사는 “도민과의 소통과 참여를 바탕으로 문화 향유의 장벽을 낮추는 ‘열린 재단’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28년의 시간은 재단이 쌓아온 신뢰와 가능성의 역사다. 경기도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문화의 가치를 실현하는 든든한 문화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자이언티부터 AI 어워즈까지”…힙(hip)한 예술의 결합 ‘2025 어반브레이크’ 내달 7일 개막

시각예술과 음악, AI와 토이, 스트리트 패션과 전통 민화, 푸드 등 각양각색 장르의 예술가들이 한데 모여 협업을 펼친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살아 숨 쉬는 예술가들의 창작 이야기는 관람객과 함께 호흡하며 생동감을 더한다.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케이팝과 AI의 결합은 단연 눈길을 끈다. 어반&스트릿 아트를 내세우며 매년 다양한 국내외 아티스트와 실험적인 콘텐츠를 선보였던 ‘어반브레이크 2025(URBAN BREAK 2025)’가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총 15개국 300여 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가운데 ‘Play with Artist’(아티스트와 함께 놀다)를 주제로 한 제6회 어반브레이크는 올해 예술가 중심의 ‘글로벌 아트 페스티벌(예술 축제)’로 진화를 거듭하며 아시아의 창작 허브를 지향한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원철 ㈜어반컴플렉스 대표이사는 “개별 작품보다는 아티스트 한명 한명 인물의 세계관, 라이프 스타일(생활 방식), 창작 활동을 관람객이 직접 경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현장형 콘텐츠로 구성했다”며 “4일간 어반브레이크·토이콘 서울·AIAA 3가지 콘텐츠를 매일 다른 콘셉으로 진행하니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아티스트와 함께 놀자”…예술가 중심, 세계관 펼칠 전시 ‘어반브레이크 2025’는 ▲전시 부스별 독특한 큐레이션 ▲국내 유일 글로벌 아트토이 페어 ‘토이콘 서울(TOY CON SEOUL)’ 동시 개막 ▲뮤지션 ‘자이언티’ 등 음악과 패션을 아우르는 결합 ▲AI 예술가 만남 및 ‘AI 아티스트 어워드(AIAA)’ 신설 등으로 역대 제일 확장된 형태가 될 예정이다. 어반브레이크가 각 아티스트와 함께 구성한 개별 전시 부스는 부스별 정체성을 한껏 드러낸다. 관객과 소통하는 작은 축제 공간으로 부스별 디제잉, 라이브 퍼포먼스 등 다양한 콘텐츠가 관객과 만난다.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로는 런던 아트 비엔날레 2025에 선정돼 시선을 사로잡은 비주얼 스토리텔러 작가 문진성, LA와 베를린에서 독창적인 팝 조형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COARSE(코어스), 이탈리아의 떠오르는 스트리트 아티스트 에만스, 배우이자 팝컬처 아티스트로 아트토이와 캐릭터의 실험적인 확장을 선보이는 미우드 등이 한국 팬들과의 첫 만남을 위해 자리했다. ■ 국내 최초 글로벌 토이 페어 ‘토이콘 서울’ 동시 개막 “국내 아티스트도 대만 등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를 한국에서도 소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 장 대표이사는 어반브레이크가 이번 현장에서 국내 유일로 선보일 ‘토이콘 서울’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올해 가장 괄목할 만한 변화는 ‘어반브레이크 2025’와 동시 개최되는 ‘토이콘 서울’이다. 디자이너콘(미국), TTF(대만) 등 전 세계적 열풍을 이어가는 디자이너 토이 페어가 한국에서도 공식 출범하는 것으로 10개국 100여 팀의 아티스트와 디자이너 토이 브랜드가 참여한다. 관람객은 세계 1위 아트토이 기업 POP MART와 Coolrain, TUD TOY 등 글로벌 토이 아티스트와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만나며 한정 굿즈 드롭 이벤트, 토이 커스터마이징 체험 공간, 아티스트 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 ‘힙(hip)’의 대명사 자이언티 레이블이 선보일 시각예술과 음악의 결합 ‘어반브레이크 2025’에서 대중에게 흥미롭게 다가올 관전 포인트는 단연 뮤지션 자이언티가 이끄는 레이블 ‘스탠다드 프렌즈’와의 만남이다. 이번에 선보일 ‘TRACK 프로그램’은 시각예술과 음악이 만나 서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드러낸다. 특히 자이언티, 기리보이, 슬롬, 원슈타인은 어반브레이크 행사 4일간의 플레이리스트를 선정해 7월 둘째 주 공개할 예정이다. URBARN(도시), FRIENDSHIP(우정), TOY(장난감) 등 4일간 4개의 테마별로 어반브레이크를 위한 맞춤형 음악 큐레이션은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더한다. 대중에게 사랑 받는 싱어송라이터인 이들은 살아 숨 쉬는 라이브 퍼포먼스와 창작 뒷이야기를 스튜디오 및 오피스의 스태프들과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이들의 3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발자취를 담은 아카이브 전시인 ‘We are Friends’를 만나볼 수 있다. 이외 국내외 패션 브랜드와 시각예술 작가의 협업도 어반브레이크만의 정체성을 더한다. H.O.T 출신 장우혁이 발매한 유나이티드워커스과 얼킨, 등 국내 떠오르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가 대표적인 민화 작가 5인과 함께 독특한 작품과 공동 작업한 의류를 선보인다. ■ 기술 활용한 예술 작업 라이브로… ‘AI 아티스트 어워드’ 신설 기술이 발전할수록 결국 예술가 사이에 자기만의 확고한 철학을 가진 이들이 살아남고, 상상력과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어반브레이크에서는 기술과 예술이 결합하는 현재, 전 세계 AI 창작자들을 직접 초대해 만나고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 AI 아티스트 어워드(AIAA)를 개최한다. 전 세계에서 AI 활용하는 다양한 예술가는 창작의 이야기와 과정을 관객에게 직접 선보인다. 이번엔 기리보이, 원슈타인 등 케이팝과 함께 AI 예술과 음악이 만나는 특별 세션으로 창작의 실험이 이어진다. 문화체육관광부 후원 등의 K-POP 기반 영상 콘텐츠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우수작은 실제 공연과 전시로 이어진다. 이와 함께 관람객은 실시간으로 현장에서 생성형 프롬프트를 입력해 그 자리에서 작품을 생성하는 프로그램 존, 전 세계 AI 예술가의 세계관을 시각화한 콘텐츠 전시, 국내외 유명 문화예술인 초청 등 어반브레이크 기간 내 8월8일을 ‘AI 아티스트 데이’ 지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경기문화재단, 뮤지엄 소장품으로 문화상품 발굴…공모 접수

경기문화재단이 ‘제5회 뮤지엄 문화상품 공모’를 열어 문화상품 발굴에 나선다. 경기문화재단은 다음달 13일까지 경기도 소속 8개 뮤지엄의 소장품과 주제를 활용한 오픈형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경기도박물관은 품격과 정교함을 나타내는 소장품인 ‘쌍용문 탁자’와 ‘배자’가 주제다. 경기도미술관과 백남준아트센터는 구성연의 ‘사탕’, 류연복의 ‘DMZ’, 백남준의 ‘달은 가장 오래된 TV’·‘자석 TV’와 같이 인기있는 작품들을 주제로 선정해 참가자들에게 창의적인 발상을 유도한다. 실학박물관은 하반기 ‘초상화’ 기획전시를 맞아 실학을 대표하는 학자 ‘박지원’, ‘김육’ 선생 초상화를 주제로 선정했다. 또 전곡선사박물관은 대표 소장품인 ‘주먹도끼’와 ‘가죽과 뼈’를 주제어로 정했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최문석 작가의 ‘돌고래와 바다의 환상여행’, 캐릭터 ‘뮤지온’을 선정했으며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은 캐릭터 ‘오감이’와 박물관 MI가 주제다. 이와 함께 남한산성역사문화관은 ‘병자호란의 기억’ 기획전시에서 선보이고 있는 조선시대 무기류 ‘화살통’·‘화약통’을 주제로 선정했다. 이번 공모전은 각 뮤지엄별 소장품과 콘텐츠를 일상 속 문화상품으로 재해석해 창의성과 실용성을 갖춘 새로운 상품 개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총 70여종의 상품이 공모전을 통해 개발돼 G뮤지엄 온·오프라인 숍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공모전에 선정된 문화상품은 최대 1천만원의 제작비를 지원받아 G뮤지엄의 9개 온·오프라인 뮤지엄숍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서류 접수는 다음달 13일까지이며, 견본 접수는 다음달 20일까지 진행한다. 장애인, 청년 창업자,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 예비 사회적 기업 등은 가점을 부여하며, 선정된 작품은 오는 9월15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경기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폭싹' 보며 눈물 흘린 李대통령…"우리나라 문화 강국 초입"

이재명 대통령이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 대해 “세계적으로 소프트파워 영향력을 키우는 좋은 소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밭 ‘파인 그라스’에서 ‘문화강국의 꿈, 세계로 나아가는 대한민국’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고 문화 예술계 인사들을 초청해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 방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토니상 6관왕에 오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김원석 감독, 중단편 영화 ‘첫여름’으로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학생 부문 1등 상을 수상한 허가영 감독, 성악가 조수미, 한국 남자 무용수 최초로 스위스 로잔발레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발레리노 박윤재 등이 참석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강유정 대변인은 ‘폭싹 속았수다’에 대해 “대통령을 울린 드라마”라고 소개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어떻게 하면 먹고 살 길을 만들까 고민하던 중 주말에 ‘폭싹 속았수다’를 몰아보다 놀랐다"며 “드라마를 산업으로 키우면 대한민국을 세계에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고부갈등, 남존여비의 가부장적 문화 등에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남미나 유럽에서도 호평을 받는 등 엄청난 공감을 받았다”며 “결국 섬세한 표현력 아니겠나. (드라마를 보며) 운 이유가 당연히 갱년기여서 그런가 했는데 그게 아닌듯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혜경 여사는 “(이 대통령이) 주인공 애순이를 보면서 우리 현대사의 어머니와 누이를 생각한 것 같다”며 “그런 모습이 연상돼 아마 눈물샘이 자극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를 언급하며 "(오늘 행사에서) 소개하고 싶었는데 대외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더라. 온 나라가 축하할 일인데 조용히 넘어간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말미에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가 되는게 내 소망’이라는 김구 선생의 말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김구 선생님이 ‘무력은 우리를 지키는 힘 정도면 충분하고, 경제적 부는 우리가 잘 먹고 잘사는 것 정도면 충분하다. 그러나 문화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일으킨다. 강한 문화력을 갖는 것이 소망’이라고 얘기했다"며 "우리가 김구 선생님이 말한 문화강국의 초입에 서 있는 것 같다. 문화 부분에 대한 투자나 지원을 대대적으로 늘리고, 산업으로도 키우고, 전 세계로 진출해 대한민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키우면 우리가 세계적인 강국으로, 선도 국가로 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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