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극장가 선택의 폭을 넓히는 다채로운 장르의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한다. 먼저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이 오는 8일 개봉한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뒤를 이어 21세기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이다. 감독은 2011년 3월11일 발생했던 동일본 대지진 이후부터 초창기와는 다르게 재난을 매개로 판타지 세계관과 일본의 사회상을 겹쳐놓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재난 이후 일본인의 삶은 언제든 예고 없이 찾아올 재난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너의 이름은’(2016년), ‘날씨의 아이’(2019년)에 이어 다시 한 번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향한 감독의 태도와 시선이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은 배경 작화와 색감도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 중 하나다. 같은 날 서스펜스의 대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똑똑똑’도 극장가를 찾는다. ‘똑똑똑’은 1999년 ‘식스 센스’로 이름을 알린 뒤 ‘언브레이커블’(2000년), ‘23 아이덴티티’(2017년), ‘글래스’(2019년) 등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한 샤말란의 새 작품이다. 별장으로 휴가를 떠난 한 가족이 위기에 빠진다. 이들에게 갑작스레 낯선 불청객 무리가 찾아와 가족 가운데 누군가를 희생하지 않는다면 인류가 위험에 빠진다고 말하면서부터 관객들은 영화의 기묘한 스토리로 빨려들어간다. 외부에서 침입하는 불안과 공포가 평화롭게 유지되는 일상을 뒤흔들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방문자들이 도대체 왜 가족들을 위기로 몰아넣고 위협하는 것일까. 영화는 명확한 설명 대신 은유와 암시를 드문드문 배치해 놓았을 뿐이다. 영화는 상식을 벗어나는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내리는 선택과 결단이 관객들의 현실과 얼마나 가까이 있을지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일제는 식민통치와 독립운동 탄압의 첨병인 경찰들이 무도와 검도를 단련할 수 있도록 주요 경찰서에 무덕관 혹은 무도관 등의 이름으로 연무장을 설치했다. 그 중 현재 남아있는 유일한 곳이 옛 이천경찰서 무도관이다...대표적 항일독립운동가인 이수홍, 유택수 지사도 이천경찰서에 수감된 뒤 혹독한 고문을 당하였으며 사형을 선고받고 순국하였다... 역사와 교육의 측면에서 보존 활용해야 할 일제 유형잔재의 하나로 평가된다.’(이천시 창전동 ‘카페 꼬꼬동’ 앞에 설치된 ‘친일잔재 상징물 안내판’ 내용 중 일부) 올해로 광복 78주년, 3·1운동 104주년을 맞았지만 친일잔재의 상징물은 아직도 대한민국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이미 현대적인 옷을 입었거나 기념비처럼 인식돼 제대로 된 설명 없이는 어떤 역사적 의미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친일잔재 상징물에 역사적 기록을 명확히 담은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의 ‘친일잔재 상징물 안내판 설치사업’이 2021, 2022년 두 해에 걸쳐 도내 17곳에 안내판을 설치하고 이 달 사업을 마무리해 학계와 타 지자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안내판은 ‘경기도 친일문화잔재 조사·연구 용역’을 통해 파악된 친일잔재 상징물에 친일 행적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 설명을 담았다. ‘친일잔재’ 안내판을 관의 이름으로 세운 최초의 시도다. 본보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기록한 ‘친일잔재 상징물 안내판 설치사업’ 2년간의 여정을 5회에 걸쳐 따라간다. 그 끝엔 역사를 바로 알리고 세우는 종착역이 있길 바라며. ■ 3·1운동 100주년 ‘친일잔재 청산 사업’에서 태동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2019년, 일제·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경기도의 움직임은 그 어느 지역보다 선도적이었다. 그해 11월5일 친일잔재청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경호)를 구성하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친일잔재 조사를 시작했다. 도의회에선 2021년 5월 ‘경기도 일제 잔재 청산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일제잔재 청산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민족문제연구소에 ‘경기도 친일문화잔재 조사연구 용역’을 의뢰해 6개월여간 대대적인 자료 조사와 수집 등이 진행됐다. 그 결과 친일 인물(257명), 친일 기념물(161개), 친일 인물이 만든 교가(89개), 일제를 상징하는 모양의 교표(12개) 등이 확인됐다. 그 성과물은 ‘경기도 친일문화잔재 아카이브 포털서비스’를 통해 도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친일 기념물이 161건 확인됨에 따라 친일잔재임을 알리는 안내판 설치 사업이 시행됐다. 안내판은 해당 기념물에 설치돼 기념물에 대한 소개와 함께 기념물이 친일 행적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를 설명한다. 대상별 특징과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2021년 친일 인물을 중심으로, 지난해엔 일제수탈 시설물을 중심으로 ‘친일잔재 상징물 안내판’을 세웠다. 2021년엔 ▲하남 ‘전 광주수리조합장 방공규환 기념비’(하남 창우 양수장) ▲수원 ‘치산치수지비’(수원박물관), ‘홍난파 동상’(수원 올림픽공원), ‘홍난파 노래비’(수원 팔달공원), ‘혼다 코스케 권모범장장 흉상좌대’(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 본관 앞) ▲안성 ‘서상준 안성군수 청덕불망비’(안성 대덕면사무소), ‘최태현 안성군수 청덕애민선정비’(안성 대덕면사무소) ▲용인 ‘팔굉일우비’(용인문화원), ‘현감송공병준선정비’(용인문화원), ‘백작송종헌영세기념비’(용인문화원) 등 총 10곳에 안내판이 세워졌다. 지난해엔 ▲수원 ‘수인선 철도’, ‘권업모범장 경계석’, ‘잠업시험소·여자잠업강습소 표지석’, ‘수원농림학교 터’, ‘수룡수리조합기념비’ ▲양평 ‘북한강철교’ 뿽이천 ‘옛 이천경찰서 무도관’ 등 7곳에 설치해 총 17곳에서 안내판을 볼 수 있다. 민간단체에서 ‘친일잔재 상징물 안내판’을 설치한 적은 있으나 공공기관에서 안내판을 설치한 곳은 경기도가 유일하다. 안내판을 설치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지역 주민이나 토지 소유주, 기관 등의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관계자들은 ‘친일잔재’를 공식적으로 규정하는 것에 우려가 컸다. 이에 재단과 민족문제연구소 등은 “부정적인 역사를 제대로 기록해야 역사가 올바로 기억된다”라고 설득하는 데 노력했다. ■ ‘부정적 역사’도 기록해 인식 제고... 올바른 역사 세워야 이러한 2년간의 노력 끝에 설치된 안내판은 시민들에게 어떤 인식 개선을 할 수 있을까. 이를 확인하고자 지난달 23일 수원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 내에 역사학자와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관계자 등이 이른 아침부터 모였다. 지난 2년간 설치된 ‘친일잔재 상징물 안내판’ 현장 답사를 하기 위해서다. 조상형 경기도 문화종무과장, 송창진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교육본부장, 이학성 재단 정책사업팀장 등 도와 재단 관계자를 비롯해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박진우 민족문제연구소 수원지역위원장,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 김도형 문화재 전문위원, 김해규 평택인문연구소장 등 역사·친일 연구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현장답사단은 일제강점기 조선의 쌀을 수탈하는 데 두뇌 역할을 한 ‘권업모범장’과 이와 관련된 인물인 ‘혼다 코스케 권모범장장 흉상좌대’, ‘잠업시험소·여자잠업강습소 표지석’ 등이 있는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를 시작으로 수원 팔달공원(홍난파 노래비), 수원 올림픽공원(홍난파 동상), 용인문화원(팔굉일우비, 송병준 선정비, 송종헌 영세기념비)을 거쳐, 옛 이천경찰서 무도관을 끝으로 현장 답사를 마무리했다. 친일잔재를 버리고 없애는 게 아니라 친절하게 안내판까지 달아주는 이유는 뭘까. 부정적인 역사도 우리 역사의 한 축이고, 기록하고 기억하고 교육해야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긍정적인 역사이든, 부정적인 역사이든 지역주민들이 남겨진 지역역사문화를 콘텐츠로 활용하거나 역사 특강도 할 수 있다고 본다. 안내판이 세워진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직도 무수히 남은 친일잔재 상징물에 비하며 안내판이 설치된 17곳이 적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경기도에서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매우 뜻깊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친일잔재 청산과 관련된 작업들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負)의 유산이란 식민지나 전쟁 등 과거의 과오를 보여주는 유산으로 부정적 문화유산(negative heritage)으로도 불린다.
3.1절을 맞아 역사를 기억하고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는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수원상공회의소와 수원컨벤션센터는 1일 오후 2시 수원컨벤션센터 열린광장과 이벤트홀에서 수원특례시민과 함께 하는 체험형 문화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김기정 수원특례시의회 의장, 김재옥 수원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수원 시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먼저 야외 광장에서 플래시몹 퍼포먼스 ‘독도는 우리땅’과 수원시립공연단의 창작뮤지컬 ‘독립군’의 일부 발췌 공연이 펼쳐졌다. 뮤지컬이 시작되자 학생들과 아이와 함께 행사를 찾은 가족들은 찬 바람이 부는 광장에 모여 손에 쥔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이어 3.1절 만세삼창과 3.1절 노래를 합창이 진행됐다. 이어 이벤트홀에서 독립영화 ‘혼’이 상영됐다.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독립을 위한 민족대표 33인의 고초와 그들이 기리는 후손들의 노력이 담긴 내용에 객석의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했다. 김재옥 수원상공회의소 회장은 “현재의 상공인들이 역사를 기억하고, 애국의 심정으로 기업 경영에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고 전했다. 이재준 시장은 “수원의 선조들은 방화수류정과 화성 성곽 곳곳에서 3.1운동을 벌였다. 민족 대표 지도자 33인과 더불어 40여명의 지도자들 중 김세환 선생님을 비롯한 수원 사람들이 독립을 함께 이끌었다”면서 “104년이 지난 오늘 다시 만세운동을 벌이신 여러분들이 윤봉길 의사와 안중근 의사의 후손들이다. 함께 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경기도내 아동복지시설이 겨울철 난방비와 전기료 고지서를 받아 들고 운영비 부담에 한숨 짓고 있다. 전기료와 난방비가 인상되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해 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아동복지시설은 아예 대상에서 제외됐거나 대상에 포함돼도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해 요금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은 상황이다. 경기도내 A아동양육시설은 얼마 전 고지 받은 지난 1월 전기요금 청구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전년 요금 464만7천원에서 47만2천300원(10.16%)이나 오른 511만9천300원을 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장치를 설치해 전기 사용량은 전년보다 오히려 16.38%나 줄어들었지만, 지출이 예상 범위를 넘어서 고정된 금액의 운영비에서 빼내어 썼다. A시설 관계자는 "정해진 운영비에서 각종 관리비 등을 예상해 시설을 운영하는데, 예상치도 못한 지출이 늘어나 물품 등 다양한 후원으로 시설 운영비를 충당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B공동생활가정(그룹홈) 역시 지난해 12월 청구된 난방비가 전년보다 22만4천390원(35.73%)이나 오르면서 겨울 1월부터 3월까지 긴축 운영에 돌입했다. B그룹홈 관계자는 “그룹홈은 보건복지부의 난방비 지원 대상에 해당돼 12·1·2월 총 3개월치의 에너지 지원금 60만원을 받지만 한파가 찾아 온 1·2월 난방비가 더욱 늘어나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기요금은 가정용과 일반용 전기 모두 전월보다 9.2%, 지난해보다는 29.5% 올랐다. 갑작스럽게 오른 공공요금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계층이 늘어나자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금 등을 시행해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하지만 아동양육시설은 지방 이양 사업에 해당돼 국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과 경기도의 지원금 대상에서 빠진 상태다. 31개 지자체에서 자체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시설에서 부담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관할인 그룹홈은 정부 대책에 따라 난방비 3개월분 총 60만원을 지원 받는다. 다만 규모 등에 상관없는 일괄적인 금액인데다 방학 기간에 체류 시간이 길어져 난방을 24시간 가동한 만큼 치솟은 비용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평택시는 아동양육시설의 이러한 사각지대를 반영해 지난 24일부터 아동양육시설에 난방비를 지원하기로 한 만큼 도와 지자체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공공요금 인상으로 양육 시설장들의 고충이 깊다는 의견을 받은 상태”라며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선 독립 만세" 일제 식민지에서 벗어나고자 자주독립을 열망했던 그날이 다가왔다. 1919년 3월 1일. 일제의 혹독한 무단통치와 식민지 체계에 반발한 우리 민족은 서울 탑골공원에서 민족 대표 33인의 독립선언을 시작으로, 전국적인 민족해방운동(3·1운동)을 펼쳤다. 2개월간 1천542회의 운동이 전개, 참가인원만 모두 202만4천89명으로 추산된다. 이 때 발생한 사망자는 7천509명, 부상자 1만5천961명, 검거자 5만2천770명에 달한다. 또 이 시기 교회 47개소, 학교 2개소, 민가 715채가 일제의 만행으로 불타 사라졌다. 이를 기억하고자 대한민국 정부는 1949년 10월 1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공포, 삼일절을 우리나라 5대 국경일 중 하나로 지정했다. 나라를 빼앗겼던 뼈 아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삼일절. 단순히 '빨간 날', '태극기 다는 날'에 그치기보단 살아있는 역사를 경험하기 위해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 삼일절, 경기·인천·서울 수도권 내 가볼만 한 ‘역사 현장’을 살펴봤다. ◆ '경기도' 내 역사의 현장 경기도에서 전개된 3·1운동은 1919년 3월 1일 시작해 4월 23일까지 계속됐다. 당시 경기도내 전체 22개 시군이 모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제암·고주리 학살' 항일애국정신 기록... '화성 제암리3·1운동순국기념관' 화성시 향남읍 제암리. 도내 각지 운동 중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 한 곳은 화성시다. 대표적으로는 4월 15일 '화성시 제암리 학살사건'이 있다. 제암리 주민들은 3·1 독립만세운동에 이은 만세운동을 벌였는데 이후 일본 헌병 30여 명이 제암교회에 주민을 감금,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교회와 가옥, 시신까지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 사건은 후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널리 알려져 일제의 만행이 폭로됐던 계기가 됐다. 기념관에선 불탄 예배당에 세워진 순국기념탑과 국내외 관련 자료를 모아놨다. 또 전시·교육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기념관에 상주하고 있는 문화관광 해설사의 상세한 설명과 안내를 받을 수 있으며, 당시 상황을 재현한 짧은 영화도 시청할 수 있다. ■ 1만5천여 명의 애국열사의 넋을 기리자...'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 김포시는 3·1운동 당시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원이 참여한 곳으로 알려졌다. 1919년 3월 22일 월곶·검단면을 시작으로 3월 29일까지 양촌, 고촌, 하성 등지에서 총 15회에 걸쳐 1만5천여명의 시민들이 운동에 참여했다. 김포지역의 3·1운동은 서울 3·1운동에 직접 참여한 인사들에 의해 사전 계획, 조직적으로 전개됐다고 전해진다. 대표적으로 '오라니장터 3·1운동'이 진행됐다. 김포시독립운동기념관에선 전국·경기·김포지역 3·1운동을 자료와 영상을 통해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민족의 얼' 안중근 의사 사진첩도 전시돼 있다. 전시관 곳곳 놓인 스탬프투어 질문을 채워가며 지역에서 벌어진 독립운동의 역사를 만나볼 수 있다. ■ 배 위에 울려퍼진 "조선 독립 만세"...'고양 행주산성 역사공원' 임진왜란 행주대첩으로 나라를 구해낸 호국 전적지로 잘 알려져 있는 이곳, 행주산성은 3·1운동과도 관련이 깊다. 수백 명의 고양시민은 일본 순사의 추격을 피해 행주나루터까지 걸음을 옮겨가며 목이 터져라 "조선 독립 만세"를 외쳤다. 나루터에 도착한 시위대는 배 위에 올라서도, 행주산성 정상 덕양산에 올라서도 3·1만세 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고양 행주산성 역사공원에선 배 위에서도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치기를 두려워하지 않던 영웅들의 흔적과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다. ■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 배출한 지역....안성 3·1운동기념관 '3·1운동 3대 실력항쟁지'로 알려진 안성시에서도 격렬한 독립운동이 일어났다. 안성시는 특히 전국에서 여섯번째, 경기도에서 첫번째로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안성에서 진행된 3·1운동은 다른 지역과 연결되거나 조직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닌, 농민들이 주축이 돼 전 주민이 참가했던 운동이었기에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안성 3·1운동기념관은 공립박물관으로, 국가보훈처 지정 현충시설이다. 정문에는 우리나라 최초 태극기부터 1949년 10월 태극기 제작법을 통일해 대한민국 국기로 공포한 현재 태극기가 배치됐다. 기념관 내 광복사에는 조선 독립과 국권회복을 위해 일제에 항거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328명의 위패가 봉안돼 있으며, '일제의 만행 체험'과 함께 안성독립운동 역사를 공부할 수 있다. ■ "고문도, 죽음보다 나라를 잃는 게 두렵다" 기생 30여 명의 기개...'수원화성행궁' 수원의 자랑인 화성행궁은 돋보이는 규모와 격식을 갖춰 아름다운 궁궐로 꼽힌다. 일제감정기인 1911년부터 '지혜의원'이란 이름의 병원과 경찰서로 쓰이기 시작했다. 1919년 3월 29일엔 지혜의원에 검진을 받으러 가던 기생 30여 명이 태극기를 들고 독자적인 만세운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총검을 든 일본 순사들이 보는 앞에서 만세운동을 펼친 것은 모진 고문과 죽음을 각오한 행동이었다. 이를 계기로 수원 주민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만세운동에 합류했다고 전해진다. ◆ '인천광역시' 내 역사의 현장 1919년 3월 6일 인천공립보통학교(현재 창연초교) 학생들은 동맹 휴교를 주도, 만세 운동을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이틀 뒤인 8일 독립선언서와 시위 참가를 호소하는 격문이 시내에 뿌려졌고, 학생과 청년 약 300명이 각국공원(현재 자유공원)에서 만세 운동을 진행하는 등 대규모의 만세 운동이 이어졌다고 한다. ■ 인천지역 만세운동의 도화선...'황어장터 3·1만세운동 기념관' 황어장터 만세운동은 인천지역에서 가장 대대적으로 전개된 만세운동이다. 인천지역 만세운동의 '도화선 역할'과 전국 만세운동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1919년 3월 24일 600여 명 주민은 장날을 이용해 독립만세를 외치며 일제에 항거했다. 이 운동으로 이은선 열사가 일본 순사의 칼에 맞아 현장에서 순국, 40여 명이 일본경찰에 체포돼 모진 고문을 당하고 심혁성·이담·임성춘·최성옥·전원순 등이 옥고를 치렀다. 전시실, 기념탑, 연못과 황어조형물 등으로 구성된 기념관에는 황어장터 3·1만세운동의 전개와 역사적 의의를 다룬 문건들이 전시됐다. 지난 2005년 5월 국가보훈처로부터 현충시설로 지정됐다. ■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 건물...'인천개항박물관' 3·1운동 이전인 1883년 개항 이후부터 일제 감정기가 시작되는 1910년 이전까지의 역사도 살펴보고 싶다면, '인천개항박물관'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인천개항박물관은 옛 일본 제 1은행 인천지점 건물로 사용되던 곳으로, 일본이 한국의 금융계를 지배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계획돼 세워진 곳으로 아픈 과거가 남겨져 있는 장소다. 중앙 돔형식의 후기 르네상스 양식 석조건축물로 건축된 근대 건축물이다. 총 4개의 상설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 '서울특별시' 내 역사의 현장 서울은 독립만세운동의 시발점인만큼, '3·1운동'하면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 3·1운동의 시작점...'탑골공원' 사적 제354호로 지정된 우리나라 최초 도심 내 공원인 탑골공원은 3·1운동이 시작된 '역사의 현장'이다. 고려시대 흥복사가 있던 자리에 1465년(세조 11년)에 원각사라는 절이 세워졌으나, 연산군 때 폐사됐고 고종 34년에 영국인 브라운의 설계에 의해 공원으로 조성됐다. 3·1운동 당시 이곳에서 시민과 학생들이 모여 만세를 외쳤고, 학생 대표가 독립선언문을 낭독했던 팔각정이 남아있다. 입구는 삼일문으로 돼 있고, 손병희 선생이 대표로 독립선언서를 낭독할 때 그 자리를 함께 한 33인의 성명도 볼 수 있다. ■ 일제 탄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서대문형무소역사관' 대한민국 말 일제의 강압으로 지어졌던 감옥을 그대로 보존한 곳으로, 우리 민족의 근현대사와 선열들의 자주독립정신을 배울 수 있는 대표적인 역사 교육의 장이다. 서대문독립공원 내 있으며 3·1운동 직후 유관순 열사가 투옥돼 숨을 거둔 지하 옥사와 감시탑, 고문실, 사형장, 옥사 7개동, 역사전시관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관사와 고문실로 쓰이던 역사전시관에는 영상자료실, 형무소역사실,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벽관과 독방 등 옥중생활실 등이 있다. 사형장 옆 시신을 몰래 버리기 위해 만든 시구문이 복원돼 있다. ■ 190여 점의 유물을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안중근의사기념관' 우리나라 역사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독립운동가 중 한명인 안중근 의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는 안중근 의사가 남긴 190여 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전시관 내에는 안 의사의 성장 과정, 붓글씨, 사진, 건국공로 훈장과 서한, 공판 당시 신문 보도 내용, 유명 인사 휘호, 추모관, 스탬프 직어 보기 등을 할 수 있는 체험존 등이 있다. 무료 관람과 무료 해설 프로그램 이용이 가능하다.
한국NGO레인보우 13주년 기념행사가 지난 25일 오전 10시30분 광명시 평생학습원 1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13주년 기념식을 비롯해 8기 청소년위원단 발대식, 진로진학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구성으로 준비된 이날 행사는 3년 만에 대면으로 마련된 자리다. 이날 행사장엔 한명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국제공조점검단장, 최우성 수원교육지원청 장학사, 이진수 광명시청소년수련관장, 김성철 백석대학교 교수 등의 각계 내빈과 봉사 단체 관계자, 시민을 포함한 130여명이 참석했다. 천종호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의 축사 및 13주년 기념 영상 시청 순서 이후 사회자와 김도현씨(서울대 치의학과 3년)가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 ‘그들이 알고 싶다’가 진행됐다. 패널들은 실시간 동시 송출 방송을 통해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관리 등의 시기별 대응 전략, 내신 및 진로와 연계된 공부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 사례 및 조언으로 소통했다. 전국 취약계층 및 각 분야의 우수한 청소년 학생 20명에게 꿈씨앗 사업장학금 30만원도 수여됐다. 우수 활동 지회, 우수 봉사자 등에 대한 시상 및 서정아 화성지회장, 임은숙 인천지회장 임명장 수여 등의 순서도 마련됐다. 지난 기수보다 20명가량 증원된 8기 청소년위원단은 친환경 및 탄소중립에 관련된 대면 활동 및 캠페인뿐 아니라 학습 멘토링과 봉사활동을 이어나가게 된다. 김선영 한국NGO레인보우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활동에 제약이 많았다. 향후 각 지회와 더 자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면서 “올해는 13주년이 되는 해인 데다 대면의 기회가 많아진 만큼 취약계층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청소년 노동자의 사각지대를 똑바로 응시하는 영화 ‘다음 소희’가 지난 8일 개봉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영화를 연출한 정주리 감독(42)은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는 직업계고 학생들의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 때문에 카메라를 들었다. 영화는 2017년 벌어진 전주 콜센터 현장 실습생이 사망한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이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할 때, 관객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요소들은 대개 특정 날짜 정보, 구체적인 지명과 장소 정보들이다. ‘다음 소희’에서는 ‘전주(경찰)서’, ‘교육지원청’과 같은 장소라든가 소희(김시은)의 학교, 인물들이 오고 가는 곳에 대한 단서들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지만, 정작 이 요소들이 강조되거나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실제 있었던 일을 스크린으로 불러오는 작업에 있어 현실과 허구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관객들이 사건에 대해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게 영화를 구축하는 작업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영화를 처음 구상할 때부터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을 정해둔 채로 그 사이 여백을 메워갔다. 콜센터 현장에서 수습 사원이 된 고등학생 소희를 따라가면서 시작하는 영화는, 소희가 사라진 뒤에 수사를 맡게 된 형사 유진(배두나)을 밀도 있게 담아내는 방식으로 전반부와 후반부가 명확히 나뉜 구성을 보여준다. 정 감독은 “이 사건이 단순히 우연에 의해 발생한 게 아닐 거라 생각했다. 왜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는지, 왜 그들은 계속해서 어려움에 처하는지 알아보고 싶었다”라며 “영화가 보여주는 구성에 몸을 맡긴다면, 인물들을 통해 피어나는 감흥이 어떤 시점에서 분명히 와닿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중요한 건 ‘다음 소희’가 사건의 비극을 강조하고 고발하는 데 초점을 맞춘 영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정 감독은 원인 규명, 사건의 재구성과 같은 요소들에 깊게 매달리지 않았다. 영화가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를 통해 전개되는 회상 구조(플래시백)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 감독은 “한 학생을 끝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몰고 간 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을 나열하고, 원인 제공은 누구였는지 등을 파헤치는 작업이 영화의 전부가 됐다면 플래시백을 선택했겠지만 이 영화는 그럴 수가 없었다”라며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인물에 밀착해 그들의 감정과 생각이 어떤 변화를 겪는지 따라가는 일이 훨씬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감독은 “제가 이야기를 쓰고 연출을 했지만 그렇다고 소희가 어떤 사람인지 제가 다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전히 소희를 알아가고 싶고 그에게 더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래서 정 감독은 콜센터 현장에서 겪은 부당한 처우에 신음하고 고립된 채 방황하는 위태로운 소희의 모습을 담아내는 가운데, 해가 저물기 직전 문 틈새로 들어와 슬리퍼를 신은 소희의 맨발에 슬며시 닿는 빛을 꼭 영화에 담아내려고 했다. 그는 “벼랑 끝에 몰린 소희가 자신의 발에 닿는 빛줄기를 보면서 따뜻하다고 느꼈을지, 아니면 그것조차도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았을지 모르는 일이다. 소희가 어떤 심정이었을지 관객들 각자가 느끼기 나름”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영화들이 2월의 극장가를 지배하고 있지만, ‘다음 소희’는 개봉한 지 2주가 훌쩍 넘어가는 시점인데도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존재감을 잃지 않고 있다. 정 감독은 “영화 개봉 당시보다 최근 들어 영화가 너무 감명 깊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면서 “오롯이 혼자 삶의 무게를 버텨내야 했던 소희, 그의 흔적을 따라나선 유진의 이야기가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의 마음에 잊히지 않고 오래도록 머물렀으면 한다”고 전했다.
㈔경기도간호조무사회가 ‘국민과 동행 50년! 국민과 함께 하는 간호인력, 간호조무사’의 슬로건에 발맞춰 더 나은 미래를 선포했다. ㈔경기도간호조무사회는 지난 23일 저녁 7시30분 수원 노보텔 앰베서더에서 제49차 정기대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재준 수원특례시장과 최종현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장, 수원 관내 4개 구 보건소장, 도간호조무사회 130명의 대의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총회는 기념촬영과 대한민국 간호조무사 윤리선언, 개회사, 축사, 유공자 시상, 지난해 사업 결산 보고 등으로 이어졌다. 축사를 통해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선도적인 수원특례시의 보건의료 행정에 간호조무사 여러분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더해지면 시민을 위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일들을 함께 해 나가자”면서 “여러분이 추구하는 미래를 한마음으로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최종현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코로나, 메르스 때 현장 곳곳에서 제일 고생하신 분들이 간호조무사분들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서비스에 간호조무사분들의 역할이 크다. 경기도에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으니 중심에서 이끌어 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도간호조무사회는 그동안 코로나19의 상황에서도 회원의 권익 신장과 협회의 성장 발전을 위해 힘을 쏟았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 지역사회 어르신의 건강을 위한 방문간호서비스가 절실히 요구되면서 수원여대, 경복대, 수원과학대, 신한대 등 도내 4개 대학교에서 전문인력 방문간호 간호조무사 양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 회원들이 더 나은 공간에서 법정 보수교육과 직무교육, 임상별 실무교육을 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경기도회 LPN홀을 3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곳으로 이전했다. 김부영 회장은 “올해는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창립 50주년을 맞은 의미 깊은 해다. 간호조무사 선배님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있었기에 간호조무사가 필수보건인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선배님들과 각자 자리에서 묵묵히 일을 하시는 동료, 후배들께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은 “하지만 반백년 역사에도 간호조무사들의 처우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우리의 가장 큰 키워드는 간호사만을 위한 간호사법 제정반대”라며 “이 법안은 특정 직역만을 위한 것으로 간호조무사를 비롯한 보건의료인력의 업무와 권리를 침해하고 보건의료체계에 혼란과 갈등을 조장하는 악법이다. 의료, 복지, 간호, 돌봄은 간호사만의 문제가 아닌 보건의료 직역이 함께 고민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졀되는 사회문제인만큼 종합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간호조무사회는 간호법 제정과 관련해 반대의 뜻을 내비치는 ‘간호법 제정 반대’ 피켓을 들고 단체 사진을 찍는 퍼포먼스도 연출했다.
남양호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신임 원장이 23일 취임했다. 남 신임 원장은 이날 오전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임명장을 받은 뒤 도정회의에 참석하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남 신임 원장은 농협중앙회 인재개발원장, 한국국립농수산대학교 총장, 아주대 부교수 등 다양한 교육 관련 분야의 경력을 통해 전문성 있는 행보를 보여 왔다. 남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도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할 때 학습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평생교육기관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평생교육진흥원이 지닌 고유의 기능과 역할, 정체성을 확립하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기에 도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삼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일상 속에 스며든 지속가능한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정책 관계자, 교육자, 예술가 등의 다양한 시민 주체가 모여 생각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2023 수원시 문화예술교육 발전을 위한 컨퍼런스’가 23일 오후 2시 수원특례시 복합문화공간 111CM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장에는 수원특례시 문화예술교육 정책 관계자를 비롯해 문화기반시설, 학교, 지역아동센터, 복지관 등 문화예술교육 수요기관의 담당자, 예술가 등 다양한 시민 주체 80여명이 모였다. 지역 문화예술교육의 현안과 화두를 다루는 발표에 이은 토론 순서로 구성돼 참석자들과 소통하는 자리였다. 김유리 수원문화재단 예술교육팀장, 김태희 바라컬처스랩 소장, 황연정 경기문화재단 예술교육팀장, 정혜련 장학관(울산광역시교육청 체육예술교육팀장), 이상훈 성남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장, 권현아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본부 문화예술교육팀장이 각자 속한 기관과 연계된 문화예술교육의 현안과 비전에 관한 발제를 통해 시민들과 생각을 나눴다. 발표에 이어 진행된 패널들의 토론에서 황연정 경기문화재단 예술교육팀장은 지방분권과 이양에 따라 광역센터(경기문화재단 등)가 맡아야 하는 역할에 대해 “도가 사업을 직접 진행하는 대신, 수원문화재단과 같은 각 시·군 단위 기관에 대한 지원과 매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수원은 경기도에서 행정 인프라가 많이 몰려 있는 데다 현장 인력 역시 의욕이 가득해 약간의 지원이 활성화된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수원형 문화도시를 위해 수원문화재단이 참고할 수 있는 선례에서도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정혜련 장학관은 “울산은 경기도에 비해 예술자원, 관련 시설 등 인프라도 부족하기 때문에 기회 창출,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에 관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했다”면서 “인프라 부족은 곧 인적 자원을 활용하는 방식에 대한 접근으로 이어졌다. 예술교육 인력, 지역의 단체들에게 먼저 접촉하면서 소통의 기회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상훈 센터장은 인력 네트워크 관리에 있어서 출신 지역보다도 활동하는 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 그는 “성남의 경우 젊은 예술 인력들이 서울로 유출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성남 시민 가운데 전문 예술 강사를 찾는 게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래서 지역 제한을 두지 않는다. 훌륭한 인력을 끌고 올 수 있다면 화성, 고양, 수원 등 각지에서 적극적으로 섭외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권현아 팀장은 일상 속에 스며드는 문화 구축을 강조하면서 “문화도시 사업의 기저는 문화예술교육에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참여하는 자리를 늘려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연자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참여하는 자리였다. 객석에 있던 김봉수 남창초등학교 교장은 “늘 다양한 정책 주체들이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교사와 교직원에 대한 이야기는 잘 다뤄지지 않을 때가 많다”면서 “형식화된 교육 대신 일상에 스며드는 문화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리 팀장은 “문화예술교육은 혼자서는 할 수 없고,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극복하는 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관과 단체, 시민들과 협력하고 만남을 지속하는 네트워크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확인하는 자리였다”면서 “수원시의 문화예술교육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