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했던 서해5도는 지금… ‘평온 속 긴장’

불안한 재개 어민들 꽃게잡이 무사히 조업 마치고 복귀 학교ㆍ일터 다시 일상생활 여객선 모든 항로 정상운항 북한의 포격 훈련으로 긴장감에 휩싸였던 서해 도서 어민들이 꽃게잡이 정상조업에 나서는 등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1일 해군과 옹진군 등에 따르면 군 당국이 북한의 해상 사격훈련으로 서해 5도 인근 해상의 조업을 통제한 지 하루만인 이날 제한 조치를 해제하면서 꽃게잡이 등 모든 어선의 조업이 정상적으로 재개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6시부터 해경 통제소에 조업신고를 마치고 출항한 어선은 백령도 9척, 연평도 17척, 소청대청도 17척, 서해 특정해역 41척 등 모두 84척에 달했다. 이들 중 북한 사격 훈련으로 피항한 어선을 제외한 5도서 소속 어선 대부분은 무사히 조업을 마치고 항구로 복귀했다. 특히 연평도 꽃게잡이 어선(닻자망) 11척은 꽃게잡이 첫날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해 바다에 그물을 설치한 뒤 풍어를 기원하며 일찌감치 항구로 복귀했다. 연평도 어민 A씨(58)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조업이 통제 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조업통제는 없었다면서 여기저기 크레인을 이용해 그물을 설치하느라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며칠 후 그물을 걷을 때 풍어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 사격으로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 채 비상 정박하거나 아예 기항지에서 발이 묶였던 인천~서해 5도 여객선도 정상 운항에 돌입했다. 인천~백령 항로 여객선 하모니플라워호(2천71t급)가 이날 오전 8시50분 연안부두에서 승객 384명을 태우고 출항하는 등 서해 5도 노선을 포함한 12개 전 항로가 정상적으로 운항을 재개했다. 또 백령초, 북포초, 백령중고, 연평초중고, 대청초중고 등 급식을 먹다 급히 방공호로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던 학생들도 이날 정상 수업에 임하는 등 평온을 되찾았다. 대청고교 3학년 B군(19)은 어제 갑작스레 대피령이 떨어져 당황했었다며 오늘은 평소처럼 등교해 수업도 받고, 청소도 한 뒤 하교했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정체불명 무인항공기 정밀 감식 들어가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무인항공기 1대가 지난달 31일 오후 백령도에 추락해 관계 당국이 정밀 감식에 들어갔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1일 어제 오후 4시18분께 백령도 사곶교회 인근 밭에 떨어진 무인항공기 1대를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면서 관계 당국이 이 비행체를 수거해 정밀 감식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군과 정보기관은 대공 용의점을 염두에 두고 무인항공기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 당국은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500여 발의 각종 포탄을 발사한 직후 이 무인기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발견된 기체가 대남 정찰 목적의 북한 무인항공기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8월9일 서해 NLL로 해안포 110여 발을 발사한 뒤 저녁 무렵 무인항공기를 띄워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을 정찰한 적이 있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무인항공기는 지난달 24일 경기도 파주시 봉일천의 야산에서 추락한 채 발견된 것과 기체 형태가 유사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비행체를 분해해 대공 용의점이 있는지를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은 중국의 무인비행기(D-4)를 도입, 자체 개조해 만든 무인항공기 방현-ⅠⅡ를 최전방 부대에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인천지하철 2호선 공사 ‘나눠먹기 담합’… 건설사 13곳 기소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 등 대형 공사 입찰을 나눠먹기식으로 담합한 중대형 건설사들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인천지검 특수부(정순신 부장검사)는 대형 공사 입찰을 담합한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로 대우건설 등 13개 중대형 건설사 법인을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건설사는 지난 2009년 4월 인천시가 발주한 2조 1천600억 원의 인천대공원과 서구 오류동을 잇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29.3㎞) 공사의 13개 공구 입찰 과정에서 공구별로 낙찰자와 투찰 가격 등을 사전에 정하는 수법으로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13개 중대형 건설사는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두산건설, 롯데건설, 삼성물산, 신동아건설, 쌍용건설, SK건설, GS건설, 태영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이다. 검찰 조사결과 이 가운데 7개 대형 건설사는 서로 경쟁을 피하려 23차례에 걸쳐 담당자끼리 사전에 만나 공사 공구를 배분했다. 또 나머지 중견 건설사도 같은 방법으로 대형 건설사가 정한 공구를 빼고 나머지를 나눠갖기로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건설사는 서로 입찰에서 가격 경쟁을 피하고 낙찰률을 최대한 높이려 서로 들러리를 서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낙찰 건설사는 들러리 건설사의 배신행위를 사전에 차단하려 입찰장에서 입찰서의 투찰 가격을 직접 확인하고, 입찰서 제출까지 직접 체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담합 행위로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평균 낙찰률은 97.56%에 달했다. 당시 국내 턴키 공사 평균 낙찰률이 91.7%인 점을 감안하면 건설사들은 담합으로 756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건설사 대부분은 국내 건설업계를 주도하는 시공 실적 최상위 업체들로 4대 강 살리기 공사 담합 및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공사 담합 때와 같은 수법으로 낙찰을 따낸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월 인천지하철 2호선 건설공사의 입찰을 담합한 21개 건설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천322억 원을 부과하고, 공사를 낙찰받은 15개사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자료 분석을 통해 공정위에서 담합 사실을 부인했던 13개 업체 모두 혐의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달콤한 봄날의 정막 깬 ‘포성’… 백령도 일순간 ‘4년전 악몽’ 엄습

조업나간 어민 익숙한 회항 대피소에서도 쾅쾅 폭음 서해5도 주민 강력대응을 또 다시 거센 긴장의 파고 인천시민들은 충돌 우려 북한군의 해상 사격훈련과 관련해 강력대응 입장을 밝히는 서해 도서지역 주민과 달리 내륙의 인천시민은 연평도 사건과 같은 불상사가 터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등 반응이 엇갈렸다. 31일 오후 1시45분께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주민대피소에서 전화를 받은 조만영 백령도 선주협회 부회장(60)은 아침 일찍 조업하러 나갔다가 긴급무전을 듣고 회항해 대피소로 들어왔다면서 최전방인 만큼 조업을 통제받는 것엔 익숙해진 지 오래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기자와의 전화 연결 중에서도 1분에 1차례꼴로 포탄을 발포하는 굉음이 수화기 너머로 들렸지만, 그저 허탈한 웃음소리를 낼 뿐 놀란 기색은 전혀 없었다. 백령도의 또 다른 주민 대피소에 있는 김필우 백령농협 조합장(64)도 동요치 않고, 되레 우리 정부에 강력한 응징을 요구했다. 사태가 더 악화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김 조합장은 항상 각오하며 사는 주민들이 염려하는 건 단 한 가지다. 연평도 포격 당시처럼 우리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며 다시는 엄두도 못 내게끔 우리 정부가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긴급히 대피소로 피신한 학생들도 무감각한 심경을 내비쳤다. 점심 급식을 먹던 중 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대피소로 피신한 정기효군(19대청고교 3학년)은 수차례 대피 훈련을 해 본 경험이 있어 학생들 모두 당황하지 않았다. 일이 커지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해 5도 밖의 인천시내 주민들은 잇따른 북한의 도발 소식을 접하며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백령도가 고향인 김모씨(50인천시 서구)는 우리 군이 대응사격을 하고, 전투기까지 떴다는 소식에 고향에 계신 아버지께 다급하게 전화를 했다면서 아버지를 육지로 모시고자 수차례 말씀드렸지만, 원치 않으신다. 그저 육지에서 항상 불안한 고향 소식을 접하자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이모씨(31인천시 남구)는 여름에 친구들과 놀러 가기 위해 서해 5도 중 어디가 나을지 알아보고 있었다면서 TV를 보면서 연평도 사건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여행지를 바꿔야 할 듯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허선규 인천경실련 해양위원장은 서해 5도 주민들은 북의 도발로 말미암아 생업인 어업은 물론, 관광업에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주민들이 더는 나빠질 것 없는 포기상태로 무감각해졌다는 건 슬픈 현실이라며 정부의 일관성 있는 대응 및 지원책과 시민들의 관심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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