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NLL 사격훈련 _ 주민들 표정
조업나간 어민 익숙한 회항 대피소에서도 “쾅쾅” 폭음
서해5도 주민 “강력대응을” 또 다시 거센 긴장의 파고
인천시민들은 ‘충돌 우려’
북한군의 해상 사격훈련과 관련해 ‘강력대응’ 입장을 밝히는 서해 도서지역 주민과 달리 내륙의 인천시민은 연평도 사건과 같은 불상사가 터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등 반응이 엇갈렸다.
31일 오후 1시45분께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주민대피소에서 전화를 받은 조만영 백령도 선주협회 부회장(60)은 “아침 일찍 조업하러 나갔다가 긴급무전을 듣고 회항해 대피소로 들어왔다”면서 “최전방인 만큼 조업을 통제받는 것엔 익숙해진 지 오래”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기자와의 전화 연결 중에서도 1분에 1차례꼴로 포탄을 발포하는 굉음이 수화기 너머로 들렸지만, 그저 허탈한 웃음소리를 낼 뿐 놀란 기색은 전혀 없었다.
백령도의 또 다른 주민 대피소에 있는 김필우 백령농협 조합장(64)도 동요치 않고, 되레 우리 정부에 ‘강력한 응징’을 요구했다. ‘사태가 더 악화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김 조합장은 “항상 각오하며 사는 주민들이 염려하는 건 단 한 가지다.
연평도 포격 당시처럼 우리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며 “다시는 엄두도 못 내게끔 우리 정부가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긴급히 대피소로 피신한 학생들도 무감각한 심경을 내비쳤다. 점심 급식을 먹던 중 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대피소로 피신한 정기효군(19·대청고교 3학년)은 “수차례 대피 훈련을 해 본 경험이 있어 학생들 모두 당황하지 않았다. 일이 커지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해 5도 밖의 인천시내 주민들은 잇따른 북한의 도발 소식을 접하며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백령도가 고향인 김모씨(50·인천시 서구)는 “우리 군이 대응사격을 하고, 전투기까지 떴다는 소식에 고향에 계신 아버지께 다급하게 전화를 했다”면서 “아버지를 육지로 모시고자 수차례 말씀드렸지만, 원치 않으신다. 그저 육지에서 항상 불안한 고향 소식을 접하자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이모씨(31·인천시 남구)는 “여름에 친구들과 놀러 가기 위해 서해 5도 중 어디가 나을지 알아보고 있었다”면서 “TV를 보면서 연평도 사건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여행지를 바꿔야 할 듯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허선규 인천경실련 해양위원장은 “서해 5도 주민들은 북의 도발로 말미암아 생업인 어업은 물론, 관광업에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주민들이 더는 나빠질 것 없는 포기상태로 무감각해졌다는 건 슬픈 현실”이라며 “정부의 일관성 있는 대응 및 지원책과 시민들의 관심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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