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기소리보존회, 경기소리 정기공연

멋과 흥의 ‘경기소리’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임정란씨(한국경기소리보존회 이사장·경기도립국악단 민요악장)와 그의 제자들이 경기소리 정기공연을 갖는다. (사)한국경기소리보존회가 주최하는 공연은 오는 31일 오후 4시 ‘전통과 창작의 어울림’이라는 주제로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경기도무형문화재 제31호 경기소리 예능보유자인 임정란씨를 ‘전통’이란 테마로, 그의 문하생들이 관현악에 맞춰 팔도민요, 현대 창작곡 등을 부르는 것을 ‘창작’으로 이름짓고 그들의 어우러짐을 주제로 한다. 경기소리는 서울·경기지방에서 부르는 경기잡가와 경기민요 등을 통틀어 부르는 명칭으로 서도·남도소리와 대조적으로 음색이 밝고 경쾌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있다. 임정란씨의 스승인 묵계월씨(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예능보유자)는 “제자가 지난 1999년 경기도무형문화재 제31호 경기소리 보유자로 지정된 이래 경기소리의 발전과 보급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열과 성을 다해 학생들을 지도하며 국악의 참맛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40년간 경기소리를 해온 임씨는 “경기민요가 대중화되고 활성화되는 것이 흐뭇하다”며 “제자들을 가르치느라고 하루 7∼8시간씩 소리를 하지만 열심히 따라하는 제자들을 보면 보람이 크다”고 답했다. 그는 또 “외길을 걸어오면서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소리를 할때면 모든 잡념이 사라진다”며 “경기소리가 모두 좋지만 ‘노랫가락’과 ‘금강산타령’이 더욱 맘에 끌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 대해 그는 “관람객들이 경기민요와 함께 창작곡, 관현악, 사물놀이 등 다양한 우리 소리를 접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무대에는 임정란씨를 비롯, 묵계월 선생,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전수교육조교 이오규 선생, 도립국악단 사물놀이팀, 임씨의 문하생 등 50여명이 출연한다. 이번 소리축제의 서막은 임정란 명창이 문하생들이 나와 ‘선유가’를 선보이고, 묵계월 선생과 함께 ‘출인가’를 부른다. 이어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에 맞춰 ‘우리 비나리’ ‘구아리랑’ ‘아리랑’ ‘방아타령’ ‘한강수타령’ ‘장기타령’ ‘궁초댕기’ 등 경기민요 20여곡을 부른다. 이오규 선생은 가곡 ‘승무’를 협연하고, 도립국악단 사물놀이팀이 신명나는 ‘신모듬’을 연주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공연은 무료다. (02)503-5825

’정감 26 동주묵연전’/수원미술전시관

“서(書)란 자연스럽게 펼쳐 나감에 있어 우선 글씨를 쓰기전에 마음 속의 회포를 자연스럽게 해 성정을 풀어놓고 본성에 맡긴 연후에 펼쳐나가야 한다.” 수원을 중심으로 왕성한 창작활동을 해온 동주 이한산 선생의 문하에서 글씨를 써온 동주묵연회(회장 권기섭) 문하생들이 모여 전시를 연다. ‘정감 26 동주묵연전’이란 이름으로 28일부터 9월1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펼쳐진다. 동주묵연회 창립 26주년 기념을 겸한 이번 전시에는 한문·한글·문인화 등 20여명 회원의 10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작가가 붓을 잡은 후 지금까지 경험한 모든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출품된 작품의 다양한 형식과 내용이 눈길을 끈다. 비록 시대적인 유행에 민감하게 대처해 감각적이고 세련된 구성으로 창조된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전통성을 유지하면서 격조높은 현대화를 모색하려는 안목이 돋보인다. 작품들은 대부분 자연과 무위의 즐거움을 노래하고 있다. ‘동방 최고의 명산/깎아지른 듯한 금강의 절경/그 모습 세상에 나타내니/일만이천봉이 무한경이라/구름이 감도는구나(동주 이한산 선생의 ‘금강산시’ 중에서) 회원 전원이 각종 서예대전에서 입상 경험이 있는 동주묵연회의 이번 전시가 가을의 문턱을 풍요롭게 수 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257-2966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김순기 한국화展/수원미술전시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렸습니다. 전 순수한 그림이 좋습니다”20일 수원미술전시관 제1전시실. 한국화가 김순기씨(60)의 말에 관람객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김순기 한국화전’이 26일까지 열리고 있다. 산, 들, 나무, 정자 등 영화 ‘취화선’에서 장승업이 그린 것과 비슷한 작품이 걸려있다. 언뜻 보면 4B 연필로 스케치해 놓은 듯 단순한 풍경화 같은 느낌이다. 풍경에는 화려하지 않은 수수한 멋스러움이 배어있다. 수원 화성, 백두산, 그랜드캐년, 하와이 화산섬 등의 모습을 먹으로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꾸미지 않았다. 열번째를 맞는 김씨의 개인전은 자연을 순수하게 표현한 한국화의 매력을 발산한다. 세계 명소나 국내 유적지들을 돌아다니면서 그린 여행스케치를 모은 전시다. 작품들은 사각에서 벗어나 둥근 액자로도 만들어졌고, 입구 정면에는 ‘공산성의 봄날’등의 병풍화를 세워 놓았다. 김씨가 2년 동안 한국 중국 미국 캐나다 등을 여행하면서 틈만 나면 그렸던 작품들 중 60점을 엄선한 것이다. “‘수원 화성’이 고향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라 가장 애착이 간다”는 그는 저녁 무렵의 풍경을 그린 ‘오후’는 장구의 쇠가죽을 뜯어 그려 한국의 미를 가장 인상적으로 나타냈다고 한다. 산수화를 그리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말하는 김씨는 “이번 전시회는 원의 느낌을 주려고 했다. 한국화에 대한 거부감이나 지루함을 점, 선, 면이 아닌 동양을 상징하는 원으로 달랬다”고 말한다. 40여년간 그림을 그려온 김씨는 2년전 교직생활을 퇴직하고 한국화에만 전념하고 있는데 “순수하고 소박한 한국화로 나만의 색깔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수원시향 정기연주회

수원시립교향악단이 제129회 정기연주회를 29일 오후 7시30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연다. 객원지위자 성기선씨(뉴욕 심포니에타 음악감독)의 지휘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에서는 요셉 요하임의 서곡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를 기리며’,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 브람스의 교향곡 제4번 E단조 등이 연주된다. 특히 첫 무대를 장식할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를 기리며’는 국내 초연되는 곡으로 34세의 젊은 나이에 자살한 독일의 비극적인 천재 문학가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작곡됐다. 1877년 요하임이 베를린 고등음악원 교장으로 재임중에 작곡된 이 곡은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슈만·브람스 등의 음악과 미묘한 대조를 보여 관객의 흥미를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슈만의 최대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피아노 협주곡 A단조는 고도의 피아노 테크닉을 요하는 작품으로 풍부한 인간성을 강하게 요구하는 독일 낭만파 시대의 대표적인 피아노 협주곡이다. 끝으로 연주될 브람스의 교향곡 제4번 E단조는 그의 다른 3개 교향곡과는 달리 어둡고 내성적이며 체념에 가까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이다. 초기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한스 리히터의 지휘로 연주돼 크게 호평을 받게됐다. 한편 수원시향의 이번 연주회에는 객원지휘자 성기선씨의 부인인 피아니스트 주회선씨가 협연, 부부의 음악적인 교감이 관객에게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 A석 5천원, B석 3천원. 228-2813∼5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한국민족인음악협회 ’평화콘서트’

한국민족인음악협회가 ‘평화맞이 문화마당, 평화는 참 좋다’라는 주제의 평화콘서트를 25일 오후 4시 임진각 특설무대에서 개최한다. 이번 공연에는 광대패 모두골의 평화통일을 비는 ‘비나리’, 포크송 가수 손병휘의 통일 노래, 어린이 예술단 아름나라의 동요 공연 등이 펼쳐지며, 경의선 철도 연결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 실현을 퍼포먼스로 형상화할 계획이다. 특히 ‘전쟁과 싸움을 모두 멈추게 하세요. 어린이 가슴에 웃음이 되살아나게’란 타이틀의 어린이 예술단 아름나라의 공연은 임진각을 찾은 시민들에게 진한 감동의 무대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함께 무대 주변에서는 통일만화 그리기대회 수상작과 통일사진 전시회가 열려 임진각을 평화공원으로 수놓고, 시민들의 평화의지를 모아 임진각에 솟대를 세울 예정이다. 민음협 조영신 사무처장은 “이번 행사는 아직도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남과 북의 분단 현실을 극복하고 다가올 민족의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무엇보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미움과 분노를 버리고 사랑과 평화의 마음을 모으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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