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우리'서 버젓이 전시

가짜임이 확인돼 전시 이틀만에 철회됐던 나혜석 외 한국근대서양화 미공개작품들이 이번에는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발행하는 여성 정보 웹진 ‘우리(WoORI)’의 갤러리에 버젖이 전시되고 있어 무리를 빚고 있다. 갤러리 WoORI(www.woorizine.or.kr)는 2002년 1월호에서 ‘나혜석 여사를 비롯한 한국근대화가 미공개작품을 최초로 인터넷을 통해 전시한다’고 밝히고 나혜석의 ‘자화상’ ‘서호설경’, 김관호의 ‘해금강’, 백남순의 ‘불란서 노신부’, 이인성의 ‘붉은 지붕이 보이는 풍경’, 이중섭의 ‘부자(父子)’, 박수근의 ‘지게꾼’, 최영림의 ‘앞 뜰’ 등 10작품을 마치 진품인 것처럼 전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작품은 지난해 12월 수원미술전시관 주최로 열린 ‘한국근대서양화 미공개작품 초대전’에서 진위 여부를 놓고 논란을 거듭하다가 해당 작품이 유족들의 항의로 가짜임이 확인돼 전시 이틀만에 철회된 것들이다. 특히 이인성의 ‘붉은 지붕이 보이는 풍경’은 수원미술전시관 전시중 이인성의 아들인 이채원씨가 직접 방문해 가짜임을 확인, 전시철회 및 도록회수 등을 요구하며 강력 항의했던 작품이다. 이와관련 도 여성계 한 관계자는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가 발행하는 WoORI가 경기여성의 다양한 정보 제공을 표방한 공적 성격의 웹진임에도 불구, 진품인지 위품인지의 검증조차 하지않고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도내 여성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인식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즉각적인 갤러리 철회와 함께 공식적인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WoORI의 한 관계자는 “우리웹진은 사이버 갤러리 등 모든 내용을 외부 업체에 용역을 주고있기 때문에 작품의 진위여부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하나 작품이 가짜임이 판명되면 즉각 전시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작품의 진위 여부에 대한 검증없이 사이버공간에서 전시되고 있는 ‘나혜석 외 한국근대서양화 미공개작품’이 오프라인 전시실에서 이어 온라인에서도 다시 한번 논란과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고려시대 유물 1천여점 전시

고려의 도읍지였던 개성시에는 고려시대 유물만을 전문적으로 전시한 박물관이 있다. 고려박물관이 바로 그곳으로 고려시대 유물만도 1천여점이 전시, 관리되고 있다. 평양방송은 11일 개성시당위원회 김시학 책임비서와 박물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려박물관 창립 50돌 기념보고회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이 보고회에 전달한 축하문에 따르면 고려박물관은 그동안 국보적 의의를 가지는 고려자기를 비롯한 고려시대의 유적, 유물들을 발굴 정리하고 학술연구사업을 강화하며 민족 문화유산의 관리에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됐다. 개성시 인근에는 왕건릉, 공민왕릉, 고려성균관, 선죽교, 표충비, 남대문 등 ‘국보적인 가치’가 있는 고려시대 문화유적·유물들이 옛모습 그대로 보존, 관리되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개성시에서는 이러한 지역내의 유물 유적 보존 및 관리사업 강화를 위해 시당위원회와 시 인민위원회 및 문화유적관리소 관계자들의 지도아래 문화유적·유물의 보존, 관리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며 100여개에 달하는 주요 문화재를 옛 모습대로 복원, 관리하고 있다. 고려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 가운데는 개성시 주민들이 매년 봄과 가을에 문화유적·유물관리사업을 통해 새로 발굴되어 전시된 것들도 적지않다. 90년대 이후에 새로 발굴, 전시된 유물로는 고려청자기의 일종인 ‘봉황새무늬푸른 사기대접’을 비롯해 60여점에 이르고 있다. 개성시 부산동에 있는 이 박물관은 원래 고려시대 교육기관이었던 성균관에 자리잡고 있으며 건물은 하나의 단일 건물체가 아닌 고려시대 명륜당, 대성전, 동재, 서재, 동무, 서무, 계성사, 존경각, 향실 등 18동으로 이뤄져 있다. 전시된 고려시대 유물들은 약 1천여점이며, 유물을 전시한 진열실은 4개의 관으로 돼있다.

'華城행궁' 궁중유물 전시장 탈바꿈

옛 모습으로 복원된 ‘화성행궁(華城行宮)’이 궁중유물 전시장으로 꾸며져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과 연계해 왕궁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 수원시는 복원공사가 마무리 단계인 화성행궁의 활용방안 연구 용역결과가 최근 나옴에 따라 이를 토대로 행궁을 효(孝)의 도시 수원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고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는 품격있는 공간으로 구성, 화성의 관광과 문화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선조 정조대왕이 화성 능행차때 임시로 머물던 거처인 화성행궁은 112칸의 봉수당을 비롯, 복내당(67.5칸) 등 모두 577칸으로 문헌상 알려져 있는 국내 행궁중 가장 큰 규모였으나 일제 이후 갖가지 용도의 건물로 이용되면서 그 모습을 잃었다. 이에 시는 화성과 행궁의 건립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를 토대로 모두 277억원을 들여 화성 축성 200주년을 기념하며 지난 1996년 행궁 복원공사에 착수, 월드컵 이전인 오는 3월말 1단계 복원사업을 마무리를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복원되는 행궁은 공간별로 드라마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세트기법, 미니어처와 모형을이용한 모형 연출기법, 정지된 극적 상황을 묘사한 디오라마 기법 등 모형전시 기법과 화성 축조 및 행궁 복원 과정의 영상연출 기법 등을 동원하고 공간별로 각종 유물을 전시, 살아있는 옛 행궁의 모습을 재현한다. 주 전시장인 봉수당(奉壽堂·정조대왕 처소)에는 병풍에 둘러싸인 내실에 나전칠기 서류함·벼루·인장·사방탁자 등 당시 기물과 함께 회갑을 맞은 모친 혜경궁(惠慶宮) 홍씨에게 예례를 올리는 정조와 수행하는 여관(女官)의 모습 모형이 전시된다. 장락당(長樂堂·혜경궁 홍씨 침전)에는 경대·등촉·고서 등 소도구와 홍씨의 취침전 모습을 연출하는 모형, 홍씨를 수행하는 상궁 모습을 연출하는 모형이 각각 전시된다. 복내당(福內堂·부엌)에는 소반·밥통·냄비·술병·신선로 등 150여가지 부엌 소도구가 전시되는 등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부엌살림살이를 재현한다. 부 전시장인 유여택(維與宅)에는 평상·그림·유여택 설명 그래픽 등의 전시와 함께 어가행렬·과거시험·국궁배례 등 정조의 생애와 사상을 재현하는 궁중의식 이벤트행사장으로 꾸미고 득중정(得中亭)에는 정조의 활쏘는 모습을 재현한 모형을 전시하고 관람객이 활을 직접 쏠 수 있는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한다. 이밖의 공간에서는 관람객들이 궁중의상 입어보기와 문화상품 제작 시연을 할 수 있고 음악연주회, 궁중의식, 가마타기, 투호놀이 등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및 이벤트 장으로 꾸며진다. 시는 행궁의 효율적 관리, 운영을 위해 전담 기구를 설치하고 입장료 수입 및 자체 수입에 의한 운영비 충당을 위해 세미나·심포지엄 등 학술발표, 각종 기획전 등 다양한 유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조선조 문화·예술과 행궁의 품격에 맞는 현대 예술을 보여주는 전시·공연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세계정상 실내악단 ’이 무지치’ 내한공연

2002년 창단 50주년을 맞는 세계 정상의 실내악단 이 무지치(I Musici)가 내년 1월 여덟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20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24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두 차례 무대가 예정돼 있다. 1952년 바이올리니스트 펠릭스 아요를 리더로 로마 산타체칠리아 음악원 출신들이 주축이 돼 창단한 이 무지치는 지휘자 없이 리더가 앙상블을 이끌어가는 것으로 유명하며 1975년 이래 지금까지 모두 7차례의 내한 공연을 가져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특히 아요가 독주자로 나서 녹음한 비발디의 ‘사계’ 음반은 전세계적으로 1천만장 이상 팔리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 ‘이 무지치=사계’를 연상할 정도로 음악팬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각인했다. 초대 아요에 이어 R.미케루치, S.아카르도, P.카르미렐리, F.아고스티 등을 거쳐 현재는 마리아나 시르부가 리더를 맡고 있다. 이 무지치는 내년 1월 한국 공연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서 1년 내내 창단 50주년 기념 순회연주회를 가질 계획이다. 서울 공연에서는 대표 레퍼토리인 비발디의 ‘사계’를 비롯, 파헬벨의 ‘카논과 지그’, 드보르자크의 ‘왈츠 작품 54’,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K.525’ 등 잘 알려진 작품들을 연주한다.

전시회 소식

박성현 미술관 열림전경기대 미술학부 교수로 재직중인 서양화가 박성현씨의 ‘미술관 열림전’이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군포시민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박교수는 최근 군포시 속달동, 산세와 풍수가 아름다운 수리산 자락에 작업공간인 ‘박성현 미술관’을 개관하고 그 기념으로 전시회를 마련했다. 예술은 공간적·시간적 배경의 산물이라 했던가. 건축 토목하는 인부들과 함께 직접 삽자루를 들고 노역을 하며 완성한 미술관에서 박교수는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완성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미술관 개관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에서 박교수는 정감이 넘치는 자연의 사계절 풍경을 담은 작품부터 바닷가 포구 정경, 장미와 여체가 어우러진 붉은 빛의 누드 등 그동안 작업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은숙 첫개인전 ‘향연’ 상명대 대학원 미술학과 졸업을 앞둔 이은숙씨(수원시 파장동)의 첫 개인전 ‘향연(饗宴)’이 5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상명대 자하관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그의 전시의 테마는 꽃으로, 자신 내면의 탐구를 꽃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름모를 들꽃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 따스한 느낌이 드는 친구가 생각난다”는 이씨는 “한 포기 꽃잎마다 생이 있듯이, 우리들이 살아가야할 삶의 모습을 꽃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풍경인 듯 싶다가도 덧없이 사라지는 것이 꽃이듯이, 우리네 인생도 피었다가 지고말지만 활짝 핀 꽃을 피워보고 싶다는 작가의 말처럼 꽃을 담아낸 화폭에서 인생의 의미를 음미해 보는 것은 어떨까. (02)2287-5114 부천가톨릭미술인회전 부천지역 가톨릭 미술인들의 모임인 부천가톨릭미술인회(회장 이상덕)의 13번째 회원전이 11일까지 부천 LG백화점내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한해를 마감하며 즐거운 성탄과 하늘의 영광이 가득한 새해를 맞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련한 가톨릭 미술인들의 전시로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 ‘‘회개’ 등 종교적인 소재의 작품도 선보이고 있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사회풍자·실험정신 가득한 전시회

대만작가의 콜라주기법을 통한 사회풍자정신과 국내작가의 애니메이션을 통한 실험정신을 담은 작품을 한 미술관에서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광주 경안천변에 자리한 영은미술관이 오는 13일부터 내년 1월5일까지 대만작가 리우 쉬 퉁의 조형 전시전 ‘Regeneration’과 국내작가 5인의 애니메이션 영상전 ‘Animation Ⅰ Space Ⅱ’를 제1전시장과 영은홀에서 각각 선보인다. ‘Regeneration(재생)’은 시사잡지의 각종 이미지 사진들로 구성된 콜라주 회화와 빨간 인공거북을 올려놓은 거북이가 대만 전역을 통과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 다큐멘터리, 그리고 살아있는 거북이가 하루방, 자유의 여신상, 인조꽃으로 등을 장식한 채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작업 등을 보여준다. 리우 쉬 퉁이 꼴라주 회화에서 차용한 대량 생산된 이미지들은 화면위에서 무작위로 만나면서 본래의 의미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이미지로 거듭나는 Regeneration(재생)의 과정을 경험한다. 자연물로서의 거북이는 인조꽃 등 인공물과의 조우를 통해 미술품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부여받고 자유로이 움직이며 일종의 방생을 체험하게 된다. 또한 이 전시에서 작가는 무작위로 차용된 콜라주와 온갖 모험을 겪으며 목적지를 향하는 거북을 통해 자연과 환경에 어긋나게 적응하는 인간의 욕심과 무지함을 비판하기도 한다. 대만의 젊은 작가 리우 쉬 퉁은 꼴라주회화, 비디오 영상, 살아있는 오브제 설치 등 다양한 조형어법으로 물질로 서구화 되어 정체성을 잃고있는 대만의 아이덴티티를 찾아가고 있다. 또 하나의 전시 ‘Animation Ⅰ Space Ⅱ’에선 애니메이션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국내 5명의 젊은 작가들이 인간의 사회 존재론적 관계를 냉소적, 감성적으로 표현한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안종혁씨는 ‘...Less’에서 ‘개성’을 무시하는 획일화된 사회를, 이윤택씨는 ‘HA’에서 허구와 삶의 경계가 모호한 사이버세상을, 서혜승씨는 스스로의 틀에 갇혀있는 자폐적 인간상을 각각 비판적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현주씨는 촛불을 의인화해 사랑을 서정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노승관씨는 수직·수평의 움직임의 교차를 통해 도시의 비를 표현해 추상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우리의 사고속에 ‘만화영화’로 고정화된 애니메이션을 움직이는 시각예술의 한 형태로, 미술의 한 장르로써 소개한 단편영화들이다./이승진기자 sjlee@kgib.co.kr

이웃사랑, 나눔의 전시

차가운 겨울을 보내면서 따뜻한 정이 그리워지는 때, 노인 무료급식을 돕기위한 훈훈한 행사가 열려 관심을 끌고있다. 사단법인 한길봉사회 경기도지부(지부장 이지현)가 ‘노인 무료급식 돕기위한 공예품 및 공예작품 전시회’를 4일부터 7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열고있다. 한길봉사회는 지난 98년 11월부터 매주 두차례에 걸쳐 무의탁노인 급식지원 등 소외된 계층에 대한 다양한 복지사업을 전개해 오던중 한국공예·디자인협회(회장 이치주) 주최로 이 전시회를 열게됐다. 이번 행사에는 도내 16명의 공예가들이 목공예품을 비롯해 도자기, 지공예품 등 40여종의 생활공예품을 전시, 판매한다 소박하고 은은한 멋이 일품인 옹기나 질그릇류의 도자기 제품과 주방용 목공예품에서부터 단조로우면서도 화려함이 돋보이는 대추나무 자개장 등 다양한 제품이 전시됐다. 또 밥그릇, 명함통 등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제품들도 전시돼 전체적으로 소박한 분위기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금 전액은 수원시내 무의탁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쓰여질 예정이다. 특히 이 전시회는 불우이웃을 돕겠다는 본래의 취지를 잃지 않기위해 화환 등 일체의 관례적인 전시성의 행사내용을 탈피해 이웃간 나눔의 참뜻을 더하고 있다. 한길봉사회 이지현 지부장은 “이번 행사는 2002년 월드컵 문화관광 상품인 공예상품 전시를 통한 이웃사랑 실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많은 사람들이 관람해 우리 공예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소외된 계층을 위한 사랑을 베풀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53-3523 /이승진기자 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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