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싶은 것을 그렸습니다. 전 순수한 그림이 좋습니다”20일 수원미술전시관 제1전시실. 한국화가 김순기씨(60)의 말에 관람객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김순기 한국화전’이 26일까지 열리고 있다.
산, 들, 나무, 정자 등 영화 ‘취화선’에서 장승업이 그린 것과 비슷한 작품이 걸려있다. 언뜻 보면 4B 연필로 스케치해 놓은 듯 단순한 풍경화 같은 느낌이다. 풍경에는 화려하지 않은 수수한 멋스러움이 배어있다. 수원 화성, 백두산, 그랜드캐년, 하와이 화산섬 등의 모습을 먹으로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꾸미지 않았다.
열번째를 맞는 김씨의 개인전은 자연을 순수하게 표현한 한국화의 매력을 발산한다.
세계 명소나 국내 유적지들을 돌아다니면서 그린 여행스케치를 모은 전시다. 작품들은 사각에서 벗어나 둥근 액자로도 만들어졌고, 입구 정면에는 ‘공산성의 봄날’등의 병풍화를 세워 놓았다.
김씨가 2년 동안 한국 중국 미국 캐나다 등을 여행하면서 틈만 나면 그렸던 작품들 중 60점을 엄선한 것이다.
“‘수원 화성’이 고향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라 가장 애착이 간다”는 그는 저녁 무렵의 풍경을 그린 ‘오후’는 장구의 쇠가죽을 뜯어 그려 한국의 미를 가장 인상적으로 나타냈다고 한다.
산수화를 그리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말하는 김씨는 “이번 전시회는 원의 느낌을 주려고 했다. 한국화에 대한 거부감이나 지루함을 점, 선, 면이 아닌 동양을 상징하는 원으로 달랬다”고 말한다.
40여년간 그림을 그려온 김씨는 2년전 교직생활을 퇴직하고 한국화에만 전념하고 있는데 “순수하고 소박한 한국화로 나만의 색깔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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